본고는 금석학의 관점에서 박선수의 "설문해자익징(說文解字翼徵)"을 소개하고, 그것을 한국 금석학의 연구 성과에 포함시키려는 목적으로 작성되었다. 한국의 금석학은 19세기 초 추사 김정희(金正喜)에 의해 하나의 학문 분야로 발전되었다. 이 때문에 한국의 금석학은 대체로 김정희를 기점으로 그 이전과 이후로 시기를 구분한 뒤, 중요한 저작이나 연구자를 소개하는 형식으로 기술되었다. 기존의 연구를 종합해보면, 한국의 금석학은 금석문을 수집하고 한 데 묶어 편찬한 자료집 성격의 서적이 금석문을 해독하고 고증한 연구서 성격의 서적보다 많다는 특징이 있다. 또 저자의 국적에 관계없이 한국의 금석문을 수록한 책은 모두 한국 금석학의 범위에 포함시켰고, 종교적 이유로 편찬된 책도 금석문을 수록하고 있다면 금석학의 범위에서 제외하지 않았다. 이는 한국 금석학의 범위가 매우 넓게 설정되었음을 알려준다. 이러한 상황에서 조선 후기에 금석학에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던 박선수의 연구 성과가 누락된 것은 "설문해자익징"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일 것이다. 박선수의 "설문해자익징"은 금석문을 이용하여 "설문해자"의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려는 목적으로 편찬된 문자학 저작이다. 박선수는 금석문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이를 문자 연구에 활용하는 방법론을 개척했으며, 금석문을 분석하고 해독하는 등의 금석학적 연구를 수행하였다. 따라서 박선수의 "설문해자익징"은 한국 금석학의 연구 성과에 포함되어야 하며, 더 나아가 잘 알려지지 않은 연구자와 연구 성과를 발굴하여 한국 금석학의 성취에 대한 새로운 기술과 평가가 필요하다.
최근 컴퓨터의 급속한 보급과 영상처리기술의 발달로 금석학 분야는 인문학의 범주를 뛰어넘어 문화 정보 공유의 중요한 위치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본 연구는 국내에서 처음 시도 되는 것으로, 수천년 정신문화 산물의 정보자료인 탁본을 영상으로 입력하여 디지털 데이터로 전환하고, 이를 공간 영역에서 종합 분석함으로 탁본영상 고유의 특성을 파악하고자 하였다. 탁본 원영상은 흑백의 두 영역으로 분할되는 완벽한 이진영상이나, 탁본뜨기 수작업과정을 거치면서 관측영상에는 영역간 색도의 혼재가 발생하고 얼룩무늬와 문양이 전체 영상에 분포한다. 이와같은 영상으로부터 필요한 문자나 문양의 정보를 추출하기 위한 전단계로 영상에 관한 종합적인 분석 작업을 하였다. 분석 기법으로는 공간분석법을 사용하였다. 역사적으로 유명한 대표적인 탁본을 위시하여 40여개의 탁본영상 샘플을 무작위로 선택하였고, 공간분석을 통해 색도분포특성과 영역간 색도 중복 및 영역형성 양상과 특성을 찾아내었다.
한국을 비롯한 동양 금석학 정보 인식의 중요한 매체인 탁본을 디지털 영상데이터로 변환하여 영상 특성을 분석하고 수학적 모델을 구현한다. 이를 위해 역사적으로 유명한 대표적 탁본을 포함한 50여개의 탁본영상 샘플을 작위로 선택하였고, 샘플영상 속에 내재되어 있는 영역특성을 중심으로 통계분석을 시도하였다. 탁본 원영상은 흑백의 두 영역으로 분할되는 완벽한 이진영상인데 반하여, 관측영상은 탁본뜨기 수작업과정을 거치면서 영역간 색도의 혼재와 얼룩무늬와 문양이 전체 영상에 분포한다. 본래의 두 영역은 정보영역과 바탕영역으로 구분되나 이들 얼룩무늬들은 또 다른 영역들로 치부되어 주로 바탕영역에 산발적으로 분포되어 영상인식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관측영상 속에 내재되어 있는 영역 본래의 특성과 본뜨기 수작업 과정에서 새로 생성되는 영역들 사이의 기하학적 차이를 통계적으로 분류 처리함으로 관측 탁본영상의 영역 특성의 추이를 추론할 수 있다. 분석 결과, 탁본영상은 영역간 극단적인 확률적 차이를 보였으며, 이 양극성은 곧 탁본 원영상의 속성이 수작업과 관측이라는 훼손 과정을 거치면서도 보존됨을 의미한다. 이를 근거로 영역 특성과 훼손 과정을 수학적으로 모델링하였고 정보영역 추출의 일차적 개연성을 제시하였다.
This study is a physical and textual analysis on an epigraph, the Stone Epitaph of Hong Jeong-Myeong(홍정명 지석). This was edited by Lee Deuk-Sin and transcribed by Gang Se-Hwang. On the view of physical point the Stone Epitagh is made of black stone and its size is 27.8∼28.2cm high, 20.3∼20.7cm wide, and 2.0∼3.6cm thick. On the view of textual point, the text of Stone Epitaph is about the career of Hong Jeong-Myeong, and the printed style of writing is by depressed engraving on 8 black stone plane.
금석문의 영상데이터를 디지털 형태로 검출하고, 영상신호처리 알고리즘을 사용하여 신호의 특성을 분석하고 그 결과를 제시하였다. 대상체는 비석에 음각된 문자로 하였다. 대전 주변의 백제권에서 몇몇 유형의 음각 문자를 형태별로 분류하여 디지털 이미지화한 다음, 문자가 각인된 정보영역과 바탕영역의 신호패턴을 추출하였다. 먼저 칼라 이미지를 grey tone으로 변환한 후, 전처리 과정을 거쳐 이미지의 노이즈나 불명확성을 제거하고 히스토그램 전 영역에 걸쳐 스케일 확장시켰다. 문자가 각인된 정보영역과 바탕영역을 구분하여 무작위로 소이미지 샘플을 취득하고 각 소이미지의 신호패턴을 분석하였다. 그 결과를 중첩의 원리를 이용하여 합성한 후 영역별 신호분석 패턴을 정형화하였다. 유형별로 다소 차이를 보이나 두 영역의 이미지 분석 결과는 차별성을 보였다. 문자 영역은 grey level 범위가 좁고 한정되며 일관성을 보이는데 비해, 바탕영역은 범위가 넓고 광범위하였다. 두 영역의 교차 레벨 범위는 극히 제한적이었으며 패턴 분리에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하였음이 밝혀졌다. 이 일련의 과정은 알고리즘화되어, 1-2분 정도의 사전 작업만 하면 프로그램에 의해 문자를 추출할 수 있다. 이러한 사실들은 종래 무리한 탁본 작업에만 전적으로 의존하던 금석학 분야의 디지털화를 가능케 할 수 있다.
본 연구는 김정희가 제주도 유배 전후 쓴 명호 세 용정의 용도, 의미, 서법 등을 분석하여 그의 서법의 우수성을 제시했다. 세 용정의 기본구조를 바탕으로, 시대 정황 등장인물 사이의 관계가 연구되었다. 그 변화 과정을 통해 다른 작품과의 예술공학적 차이가 비교 분석되었다. 김정희는 의도적으로 '용(龍)'이 들어가는 명호를 쓰며 어려운 상황을 헤쳐나갔다. 그는 주변 상황에 따라 명호 세 용정의 의미, 용도, 서체를 다르게 썼다. 결국, 김정희는 자신의 심정과 의도를 표현하기 위해 임금 헌종과 스님 초의에게 세 용정을 사용했다. 그의 필법은 예술공학적으로 뛰어났고 세계 유일무이했다. 모두 그의 금석학의 식견이 뒷받침되었음이 밝혀졌다. 본 연구 결과가 일반 예술가의 명호에 담긴 의미를 분석하는 데 새로운 연구방법론이 되길 기원한다.
莫友芝(모유지)(1811-1871)는 청나라 말기의 저명한 학자, 시인, 서예가이다. 모유지는 일생 동안 경력이 풍부하고 시야가 넓으며 특히 증국 번 막부에 들어간 10년 동안 많은 정치, 문화 엘리트를 사귀었다. 모유지는 총명하고 부지런하며 학문에 열중했으며 당시 각계각층의 유명인들과 교유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 재능을 충분히 발휘했다. 청대에는 금석학이 전례 없이 번영했고, 서예에서는 비학(碑學)이 서단의 절대적인 주도가 되었으며, 전예서는 진한(汉漢) 이후 처음으로 크게 번영하였다. 시대에 순응한 모유지는 학문에 몰두하고 한묵을 돌보며 자신만의 서예의 길을 걷는것이 사실이다. 그의 글씨 중 전서, 예서, 해서, 행, 특히 전서 예서가 정교하다. 본 고는 예서를 바탕으로 전형적인 풍격과 비정형 형태을 각각 설명하고 예서와 다른 서체 간의 관계에 대해서도 간략하게 논의한다. 마지막으로 당대 예서 창작에 대한 예서의 참고 의의를 간략하게 요약하였다. 논술 과정에서 서예를 근거로 관련 문헌을 탐독하고 모유지의 인생 경험을 결합하여 객관적이게 진술하였다.
국보 제29호인 성덕대왕신종은 신라 중대(中代)의 사상사, 불교사, 정치사, 공예사, 한문학사, 서예사, 금석학사 등 여러 면에서 연구 자료로서의 가치가 높다. 그러나 신종에 대한 일반의 관심도에 비추어 명문(銘文)에 대한 연구는 아직 활발하지 않다. 명문에 대한 판독과 번역의 단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체계적인 분석과 연구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 글은 이런 문제의식에서 기초한다. 부제(副題)를 '사상성의 탐색'으로 한것은 제2차 연구를 염두에 둔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먼저 종래의 판독과 역주(譯註)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하였다. 변려문(騈儷文)의 문체적 특성에 대한 연구도 병행하였다. 그 결과 약 20건 정도의 문제점을 발견하였다. 특히 '工匠?模', '日月?暉' 등 중요한 문구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시도한 것은, 명문 해석의 중요성을 부각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신종의 명문은 사상사의 측면에서 연구할 가치가 높다. 명문에는 불교사상, 유교사상, 도가사상은 물론 우리나라 고유사상 등이 서로 걸림이 없이 무르녹아 있다. 전반적으로 철학성이 높은 글이다. '원공(圓空)'을 주제어로 신종의 의미를 부여하면서, 아울러 불교사상의 핵심과 통치철학을 제시한 것이 돋보인다. 한편 성덕왕의 정치이념, 통치원리가 우리 고유의 풍류도(風流道)에 연결되어 있음을 시사한 것은, 풍류도 전승의 맥락을 추적하게 하는 중요한 단서다. 혜공왕 대에 유교사상에 입각한 개혁파와 민족 고유사상에 기반을 둔 보수파와의 대결을 시사한 대목도 함께 보아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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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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