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최근 문화경관을 바라보는 새로운 도구인 장소기억과 형용사를 이용하여 경관의 숨겨진 구조와 특징을 해석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하여 반표준화 인터뷰를 사용하였으며 생애사적인 관점에서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연구는 산업화 시기를 거쳐 탈산업화 시기를 경험하고 있는 한국의 대표적 근대 산업도시 장항을 대상으로 하였다. 연구 결과, 우리가 바라보고 있는 경관은 정지하거나 고정된 것이 아닌 시간의 흐름 속에서 역동적으로 변화해 왔으며, 장항의 경우 산업화, 한국전쟁과 탈산업화에 의해 크게 구분되었고 그 속에는 수많은 기억의 층위들이 존재하고 있었다. 소수자와 개인의 집단기억은 사라지고, 지역의 산업발전을 상징하는 이미지만이 드러나고 있었다. 특히 일부 경관 이미지는 왜곡되어 있었다. 본 연구에서는 장소에 관한의 계보를 통해 그 위치와 이유를 밝혀낼 수 있었다. 본 연구는 기억을 통한 경관 읽기의 가능성을 살펴보았으며 형용사를 사용하여 구체화하였다. 더불어 우리가 바라보고 있는 경관이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과 같은 모습의 경관인지를 한번 의심해 볼 필요가 있음을 이야기하고자 하였으며, 경관의 생산자인 설계자와 계획가로서 또 다른 왜곡된 기억을 재생산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하였다.
한반도의 서ㆍ남해안 일대는 방어 상의 이유와 넓은 해안 충적평야, 해안 저지대의 농경제적 가치 때문에 다른 지역에 비해 우선적으로 읍성 축조가 이루어졌다. 내포지역은 그러한 대표적인 공간이다. 내포지역의 읍치 경관 원형은 타지역과 마찬가지로 네개의 성문을 가지면서 배후의 객사군과 전면의 아사군 경관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원칙이었다. 이러한 원칙은 방위와 길흉의 연관성에 대한 전통적 관념이나 권력의 자연화 전략을 반영하는 것이었다. (중략)
이 글은 내포지역의 읍성 연구를 사례로 음성취락의 사회공간적 재편과 근대화에 접근한 것이다. 한반도의 서 남해안 일대는 방어상의 이유와 넓은 하안 충적평야, 해안 저지대의 농경제적 가치 때문에 다른 지역에 비해 우선적으로 읍성 축조가 이루어졌다. 내포지역은 그러한 대표적인 공간이다. 내포지역의 읍치경관 원형은 방위와 길흉의 연관성에 대한 전통적 관념이나 권력의 자연화 전략을 반영하며 일정한 원칙 하에 조형되면서도 국지적 단위의 시 공간성을 반영하고 있었다. 조선시대동안 초기 읍성이 지닌 공간성은 군사적 공간으로부터 점차 정치 행정적 중심지로 변화하여 갔다. 일제강점기가 되면, 전통시기의 읍치가 통치 행정 치소로서의 기능을 넘어 자본 축적의 중심, 경제와 교육의 거점, 촌락 공간의 중심지로 변모하기 시작한다. 내포지역에는 개항지가 설치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인의 읍성안 토지 장악은 주요 개항지의 그것보다 훨씬 더 전면적이었다. 더욱이 읍성 공간을 천한 공간으로 여기던 전통적 인식은 조선인들의 신속한 읍성 이탈을 부추긴 반면, 읍성 공간이 갖는 정치, 경제, 사회적 중심성과 서비스업에 종사함으로써 얻은 풍부한 자본력은 일본인들의 광범위한 토지 점유를 가속화한 흡입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이미 1920년대부터 구읍성 일대는 통치 기능 외에 금융, 상업, 교육, 교통 기능의 중심지이자 새로운 도시 문제의 발원지로서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공간성을 갖게 된다. 이와 같이 일제강점기 동안의 경관 변형은 기존 거주민(조선인)에 의해서가 아닌 대체 거주민(일본인)을 통해 주도되었고, 결과적으로 그것은 형태와 기능상의 변혁이었음은 물론이고 매우 급격한 사회공간적 재편이었다.
본 연구는 근대 국민국가와 자본주의 체제가 수립된 이후 급속하게 진행된 로컬 경관의 변화를 새롭게 해석하기 위한 틀을 만들기 위한 시론적 작업으로 이루어졌다. 틀의 토대가 될 주요 개념은 권력(power), 주체성(subjectivity), 수행성(performativity)이며, 향후 이 개념들을 보다 치밀하게 결합된 해석의 틀로 발전시킨 뒤 다양하며 역동적으로 변화한 (탈)중심화 경관의 구체적 현상을 연구하는 데 응용될 것이다. 국민국가 하에서 국가권력은 통치, 국민적 정체성, 중앙집중적 경제발전 등을 실행하기 위해 상이한 로컬의 문화 역사와 다양한 주체들의 가치를 파괴하거나 주변화 시킨다. 이는 경관을 매개로 작동하며, 경관에 나타난다. 그리고 역사의 흐름 속에서 국가 권력에 의해 형성된 경관은 로컬에서 갈등의 동인으로 작동하기도 한다. 경관은 다양한 주체들에 의해 만들어지며, 역으로 생성된 경관은 사람들의 정서, 인식, 행동에 능동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경관과 주체성의 역동적 관계를 근대 이념, 국민국가, 자본주의 체제는 이성/합리성, 전체성/집단성, 이성과 감성의 분리 등에 의해 위장하거나 배제 혹은 주변화시켰다. 그리고 경관과 주체성의 관계에 관한 논의는 주체들의 저항성과 창의성에 무게를 둔다. 마지막으로 경관은 선험적으로 혹은 객관적으로 표현되는 개념 혹은 주체의 감성과 인지와 분리될 수 있는 물체(혹은 객체)가 아니라 상이한 주체들과의 수행적 관계 속에서 해석되어야 한다. 수행성은 경관의 물질성, 권력, 주체성을 결합시킬 뿐만 아니라 경관 자체의 능동적 역할을 이해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본 논문은 당대 지리산에 각인된 민족적 신성함이 어떻게 개인적, 사회적 실천과 그것의 역사적 반복을 통해 형성되어 왔는가를 검토한다. 본 연구는 '도피주의' 에 논의의 초점을 두고, 이를 위한 사례 연구로서 산사람의 삶과 부가적으로 청학동의 재발견 과정을 분석한다. 두 '산사람', 허만수와 함태식은 전근대에서 근대사회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자연을 심미적 관점과 보호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근대적 자연관을 암묵적으로 제시하였다. 그들은 도교적 유토피아를 찾으려는 내면적인 꿈과 근대적이고 민주적인 방식의 자연감상이라는 사회적 실천을 조화시키려고 시도하였다. 궁극적으로, 산사람의 출현과 그들의 실천은 지리산에 대한 전근대적인 지리적 상상-사회(세상)의 바깥에 존재하는 특별한 장소로서의 지리산-의 종말을 의미한다. 그리하여, 근대적 관광지이자 시민적 민족경관으로서의 지리산국립공원은, 사람들의 유토피아에 대한 꿈과, 산의 신성함과 그것이 민중의 삶을 보호할 것이라는 종교적인 믿음이 사라지는 지점에서 구체화되었다.
본 연구는 서양인들의 시각에서 조선이 근대화되기 시작한 19세기말 조선의 경관을 조명하는데 목적이 있으며, 서양인들의 경관 관련 기록의 역사적 의미를 도출하고 이에 대한 경관의 유형화 및 그들의 인식을 분석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당시 조선을 방문했던 서양인들은 조선의 역사적, 정치적 상황에 개입되거나 오랜 기간 여행을 통해 조선의 문화를 이해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설명이 여러 저서에서 공통으로 확인되는 점은 그들의 기록을 통해 당시의 경관을 조명하는 과정이 유의한 것으로 보인다. 둘째, 서양인들의 기록에 나타나는 조선의 경관은 소도시 및 마을, 자연환경, 명승 고적, 근대시설, 경작지 등이 주로 언급되었다. 소도시 및 마을은 허름한 뒷골목과 빼곡히 들어선 가옥들이 주로 언급되고 있으며, 자연경관은 산악경관과 해안 및 하천을 따라 펼쳐지는 다양한 지형경관과 주변식생이 확인되었다. 궁궐과 산성, 사찰 등은 명승 고적의 주요 대상으로 기록되었으며 근대화된 시설에는 외국인 공사관 및 거류지, 교회나 학교 등의 서양식 건축이 언급되고 있었다. 경작지는 낙후되고 방치된 모습이 확인되었으나, 조망구도가 넓어질수록 평화롭고 번창한 분위기의 농촌경관으로 비춰지고 있었다. 셋째, 조선에 대한 당시 서양인들의 인식은 비위생적이고 낙후된 주거환경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빼어난 산수와 수려한 명승고적, 상류층의 주택정원을 대상으로 하는 긍정적 인식이 나타났다. 근대화된 경관에 대해서는 문명화된 경관 개선이라는 점에서 긍정적 인식이 형성되었으며, 전통경관의 훼손 및 이질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유사한 양상을 보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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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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