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주자는 외국인 근로자나 유학생보다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그 영향은 결혼이주자들의 자녀로 인해 계속 증가하게 될 것이므로 중요한 지역연구 대상이다. 그러므로 본 연구는 결혼이주자들의 차별적인 거주지 형성을 가져오는 근본적인 원인을 알아보고자 한다. 외국인 근로자나 유학생의 경우 처음에는 주거지 선택과정이 외생적 비자발적으로 이루어졌을지라도 점차 이주의 시간이 흐름에 따라 자생적 자발적으로 거주지 선택하는 방향으로 변화하는 반면에, 결혼이주자들의 주거지 분리과정은 자발적인 선택이 거의 어려운 상황에서 이주할 뿐만 아니라 이주 후에도 주거지 변동 혹은 선택이 자유롭지 못한 것이 특징이다. 그러므로 결혼이주자들의 차별적 주거지 분리패턴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을 지역사회가 선택한 결혼이주자들의 민족적 배경과 관련지어 설명하고자 한다. 국적별 결혼 이주자의 주거지 분포 경향과 분리정도를 고찰한 후 베트남계와 필리핀계 결혼이주여성의 분포패턴을 중심으로 그 민족적 배경과 집중 분포지역의 관계를 알아보고자 한다.
이 연구는 초국적 이주자의 미시적 이주배경과 의사결정과정을 결혼이주자, 이주노동자, 전문직 이주자, 외국인 유학생 등 4가지 이주유형별로 분석하고자 한다. 분석 결과, 첫째 본인의 직업이나 가정의 경제수준 및 소득원 등 미시적 이주 배경에 있어 결혼이주자와 이주노동자는 상대적으로 낮은 지위를 나타낸 반면, 전문직 이주자와 외국인 유학생은 높은 수준을 보였다. 둘째, 한국에 관한 이미지에 있어 지리적 인접성에서는 이주노동자가 가장 가깝게 느낀 반면, 문화적 유사성에 있어서는 결혼이주자가 이주노동자에 비해 다소 더 상이하게 인식하고 있다. 이주노동자와 외국인 유학생은 한국의 생활환경에 대해 다른 유형들보다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만, 이주노동자는 한국의 기술 수준을 높게 평가한 반면, 외국인 유학생은 교육 수준을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했다. 셋째, 이주의 용이성 측면에서, 결혼이주자는 낮은 점수를 보였으며, 이주노동자와 전문직 이주자는 한국의 취업환경을 상대적으로 좋게 평가하고 있다. 넷째, 4가지 유형의 외국인 이주자들 모두에서 스스로 이주를 결정했다는 비율이 다른 사람들의 영향에 의해 결정했다는 비율보다도 더 높았다. 또한 전문직 이 주자는 다른 유형들에 비해 다른 국가를 방문한 경험이 월등히 높았지만, 결혼이주자와 외국인 유학생은 해외 거주 가족들과의 연계를 부분적으로 활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글에서는 한국 여성 결혼이주자정책의 특징과 한계를 상호문화주의(interculturalism)적 측면에서 조망하고 과제를 제시하고자 한다. 연구의 초점은 한국에서 압축적으로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다인종사회화의 현황과 정책적 대응을 개괄하고, 여성 결혼이주자정책에서 나타나고 있는 인종 지향적이고 젠더 편향적인 이슈들을 검토한다. 그리고 여성 결혼이주자들은 '초국적 사회적 장'(transnational social field)에서의 독특한 정체성 재형성 과정을 거친다는 점에서 한국 여성 결혼이주자정책이 지향할 수 있는 현실적 지향점으로서의 상호문화주의의 개념과 특징, 유럽의 정책 및 사업 사례를 예시하고, '상호문화적 시민권'에 대한 인식 제고와 교육 프로그램 강화, '선택적 동화'를 통한 '다원적 통합' 지향, 여성 결혼이주자의 상호문화적응프로그램 강화, 한국의 특성을 고려한 상호문화성 측정 지표 개발과 평가 결과의 이주자정책에의 피드백 등 상호문화성 강화를 위한 과제를 제시한다.
외국인 이주자들이 급증함에 따라, 사전 지식과 경험이 없는 이들이 거주 지역에 어떻게 적응하는가가 주요 관심사가 되고 있다. 이들의 지역 적응과정을 분석하기 위해 한편으로 지역환경 및 지역주민과의 관계를, 다른 한편으로 이들에 관한 지리적 지식과 상상력을 축으로 하는 모형이 제시될 수 있다. 이 모형에 바탕을 두고, 설문조사 결과를 분석하면, 외국인 이주자들의 지역 환경 적응에서, 자연환경에 대한 적응도가 상대적으로 가장 높고, 주거 및 주변 환경, 소비 여가시설, 그리고 의료 행정기관의 이용 순으로 나타났다. 지역 주민들과의 관계에서 의사소통에는 큰 어려움이 없지만, 호혜적 행동(경조사 참석, 돈을 빌림 등)은 어려운 것으로 느끼고 있다. 또한 이들은 지역 생활에 필요한 정보를 얻기 위해 'TV, 인터넷, 지도'등에 많이 의존하며, 다음으로 '같은 출신국 친구'와 '직접 경험'에 의존하고 있다. 이들의 심상도는 이주 유형과 지식 수준에 따라 다소 차이를 나타내었다. 지역사회에서 느끼는 어려움은 결혼이주자들이 가장 적고 이주노동자들 (특히 미등록)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어려움에 대해 결혼이주자와 이주노동자는 '혼자 참는' 경향이 큰 반면, 전문직 이주자와 외국인 유학생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 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지역사회 적응 정도와 어려움은 유형별, 성별, 출신국적별, 거주지별로 차이를 나타내며, 따라서 이들의 특성과 차이에 적합한 정책들이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본 연구는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다문화 TV 프로그램인 '러브인 아시아'에 나타난 결혼이주여성의 직업적 전문성에 따라 결혼이주여성에 대한 수용자의 인식이 어떠한 차이를 보이는지 조사하고자 하였다. 통제집단사후설계 방식을 이용하여 분석한 결과 '이주여성이 전문기술을 갖고 있다', '이주여성은 의사소통 능력이 뛰어나다', '이주여성은 독립심이 강하다'는 항목들에 대해 전문직 이주여성 TV프로그램을 시청한 응답자와 비전문직 이주여성 TV프로그램을 시청한 응답자 간에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TV프로그램에서 드러난 직업적 전문성 유무가 결혼이주여성에 대한 수용자의 인식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전문가그룹의 자문시스템 구축 및 결혼이주여성의 다양성 보장과 같은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
본 연구는 필리핀 국제결혼 이주여성들이 한국사회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초국가적 행태의 원인을 국가, 시장, 사회의 상호작용을 중심으로 고찰하였다. 자본주의적 시장경제체제 하에서 시장의 역할은 확대되고, 국가의 시장통제와 사회보호는 약화되며, 사회는 이러한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선택을 하게 된다. 지구화의 영향으로 교류와 접촉의 기회가 증가함에 따라 국제결혼의 가능성이 다양한 수준으로 확대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국제결혼이주를 선택하는 많은 수의 필리핀 여성들은 시장경제체제의 소외계층에 속하며, 이들을 맞이하는 한국 남성들도 많은 경우 국내 결혼시장에서 소외된 계층에 속한다. 이들의 초국가적 행태는 지구화 시대에 국경을 넘나들며 다양한 외국어 능력을 갖추고, 타국 문화에 익숙하며, 품위 있는 직장을 가진 '세계시민'의 그것과는 대조적이다. 오히려 시장경제체제 하에서 소외된 사람들의 생존전략의 하나로 볼 수 있다. 기존의 초국가주의 논의가 이주자 개인의 삶과 출신지의 변화에 초점을 두었다면, 본 연구의 국제결혼이주와 연관된 초국가적 행태는 생존전략으로서의 선택이라는 측면과 정착지 사회의 변화에 초점을 두었다.
이 연구는 한국에 이미 입국한 국제결혼여성들을 분석한 기존의 연구와는 달리, 필리핀의 국제결혼여성들이 어떤 국적의 남편과 결혼하는가를 살피고 있다. 필리핀의 국가통계에 따르면, 한국으로 시집가는 필리핀 여성들이 증가하고 있지만, 미국 등을 비롯한 다른 국가에 비해 그 규모도 작고, 역사도 짧다. 필리핀 신부들의 관점에서 보면, 한국은 자신들이 시집갈 수 있는 여러 국가의 하나에 불과하다. 국제결혼을 하고 출국을 기다리는 필리핀 신부들에 대하여 사회 조사를 실시해 본 결과, 자료가 갖는 한계나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남편의 국적에 따라 필리핀 신부와 남편의 특성은 매우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일본을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으로 시집가는 여성들은 북미, 유럽, 오세아니아 지역 등으로 시집가는 여성들에 비해 매우 젊으며, 교육수준이나 영어구사 수준이 낮다. 또한 동아시아 지역의 남편들은 저학력자가 많다. 부부가 만난 경로에서도 지역간 차이가 나타난다. 북미, 유럽, 오세아니아 지역 국적의 남편들과는 인터넷을 통해 만난 사례가 두드러지는 반면, 동아시아 지역 국적의 남편들과는 친지 및 제3자의 소개를 받은 사례와 학교나 직장에서 만난 사례가 많다. 필리핀 신부들의 국제결혼 과정과 배경을 단순화시키기에는 무리가 있으나, 동아시아 지역과 북미, 유럽, 오세아니아 지역으로의 국제결혼 이주 양상은 필리핀 결혼이주 여성들내에서도 계층화 현상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가늠하게 한다.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의 국제결혼의 가장 중요한 동기로는 경제적으로 보다 여유로운 삶의 추구를 들 수 있다. 그러나 이들 결혼이주자들의 결혼 전후의 경제적 상황을 비교분석한 경험적 연구는 전무하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본 연구는 한국의 베트남 여성 결혼이주자를 사례로 결혼 전후의 경제상황의 변화에 대한 인식을 그들의 사회 경제적 특성과 관련하여 분석하였다. 한국의 베트남 여성 결혼이주자의 결혼동기 역시 경제적인 이유인 경우가 약 80%정도를 차지하였다. 그러나 실제로 이들 가구의 경제적 수준은 상대적으로 매우 낮다. 이를 반영하듯 이들의 절반 정도는 결혼 전후 경제적 상황이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결혼 후 경제적 상황이 나아졌다고 인식하는 비율이 그렇지 않다는 비율보다는 4배 이상 높았다. 이러한 결혼 전후의 경제상황의 변화에 대한 인식과 그들의 사회 경제적 특성과의 관계에서는 본인과 남편의 교육수준, 한국어 능력, 직장 유무, 남편의 소득 수준 그리고 가계관리 여부, 한국에서의 거주기간과는 정(正)의 상관관계가 있었다. 그러나 베트남에서의 직업 유무 및 베트남으로의 송금 여부와는 상관관계가 별로 크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베트남 여성 결혼이주자의 대부분은 현재 본인의 가족뿐만 아니라 베트남 가족의 경제적 여건을 제고하기 위한 취업에 대한 의욕이 매우 높았다. 따라서 이들의 취업을 위한 보다 구체적인 정책적 대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이 연구는 국제결혼이주여성이 노동자에서 배우자, 어머니, 시민이라는 사회적 위치의 변화 과정에 따라 자신들의 정체성과 주체성도 달라지고 있음을 구미지역에 거주하는 8명의 이주여성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 방법으로 분석하였다. 본 연구는 이주여성들의 생애사적 체험을 토대로 개인적인 삶을 재구성하고 해석하는 과정을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사례분석 결과, 이주여성들은 미혼여성노동자, 배우자, 어머니, 시민이라는 자신들이 처한 사회적 위치성에 따라 자신의 정체성이 유동되어짐을 보여주었다. 사회적 위치성은 이주라는 공간이동을 통하여 발생하는 새로운 영역과 사회적 관계를 동시에 보여준다. 본국의 과거성에서 출발하는 자신의 정체성은 정착국의 상황, 조건에 따라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결혼이주여성이 정책의 대상이나 매스컴의 대상으로 부각되면서 상대적으로 이주여성을 어려운 생활에 있는 피해자나 빈곤한 나라에서 온 무지한 자로 자신들을 상정하는 것에 결혼이주여성은 강한 거부감을 표시하였다. 이것은 주체적으로 선택한 국제결혼에 대한 이중적인 감정이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정부정책으로 인한 결혼이민자가족지원센터라는 공간의 형성은 이들에게 집단적 여성주체로 설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해 주었다. 그 결과 국제결혼이주여성을 결혼하기 위해 이주해 온 단일그룹으로서가 아닌 행위 주체로서의 이주여성들에 대한 다양하고 복잡한 상황들을 반영할 수 있는 연구들이 요구된다.
이 연구의 목적은 결혼이주여성들의 새로운 직업인 통번역사의 창출 배경과 노동 경험을 분석하여, 통번역사 노동이 가진 에스닉 노동의 성격을 밝히는 것이다. 연구의 주요 결과인 통번역사의 에스닉화된 노동의 성격은 다음과 같다. 첫째, 결혼이주여성 통번역사의 창출 배경은 차별배제적 성별화된 한국 이주정책의 특성에서 찾을 수 있다. 외국인 노동자들에게는 정주가 부인되고 취업이 제한되는 반면, 결혼이주여성은 한국 가족에의 편입을 전제로 한 포섭과 지원의 대상이기 때문에 통번역사로 고용될 수 있는 것이다. 둘째, 통번역사라는 직업은 이주노동시장에서 비교적 좋은 일자리로 인식되지만, 실제 노동조건은 한국 노동시장 내에서 저임금과 불안정 고용을 특징으로 하는 에스닉 층화구조의 하층에 위치하고 있다. 셋째, 결혼이주여성 통번역사들은 이주노동자와 결혼이민자들에게 자신의 이주 경험과 언어 자원을 서비스로 제공하는 중립적 통역자이기도 하지만, 실제 노동과정에서 선주민의 차별과 불신을 경험하면서 그들의 대변인으로서의 역할과 자신 또한 이주여성이라는 정체성 사이에서 갈등을 겪는다. 결론에서는 직업으로서의 결혼이주여성 통번역사의 지속 가능성을 결혼이주여성의 임파워먼트와 노동시장 전망에 대한 쟁점을 중심으로 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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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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