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요약/키워드: "narrative mem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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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랭크 무리스의 콜라주 애니메이션 <프랭크 필름>(1973)에 나타난 내적 표현 : 발터 벤야민의 변증법적 이미지를 중심으로 (The Internal Representations of (1973) as seen through Walter Benjamin's Dialectical Images)

  • 김영옥;문재철
    • 만화애니메이션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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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권3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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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5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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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
  • 19세기와 20세기에 걸친 산업화된 사회에서 이미지들은 욕망의 집적물로서 또는 자아실현의 한 방편으로서 끊임없이 과잉 생산되고 소비되며 그 패턴을 반복해 나갔다. 미국의 독립 애니메이션 작가 프랭크 무리스 Frank Mouris 는 그의 작품 <프랭크 필름 Frank Film>(1973)에서 20세기 중반 미국의 소비사회를 지내온 그의 자전적 이야기들을 산업화된 이미지의 무한한 중첩, 병렬, 교차 등을 통해 끊임없이 강렬한 시각적 흐름으로 담아낸다. 전통 애니메이션의 내러티브와 관습적 형식을 철저히 파괴한 이 작품은 1974년 아카데미 시상식과 앙시 애니메이션페스티벌에서 대상을 거머쥐며 혁신적 아트 애니메이션으로서 평가 받았고, 그 '문화적, 역사적, 미학적' 가치를 인정받아 미국의회도서관에 미국국가영상으로 보존된 바 있다. 본 연구는 프랭크 무리스가 자신의 자전적 이야기를 표현하기 위해 수집한 오십만 개의 이미지들과 그 구성이 비단 연대기적인 시간적 흐름 속에서 일률적으로 구성된 것이 아닌, 발터 벤야민이 정의하는 파편적이고 불연속적인 '변증법적 이미지'의 개념을 통해 그 해석의 지평을 넓혀볼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작가의 내적 재현으로서의 <프랭크 필름>을 탐색한다. 통상적으로 변증법이란 모순 또는 대립을 근본원리로 결국 모순들의 화해를 추구하지만, 벤야민의 변증법적 이미지는 오히려 각각의 고유성을 유지하면서도 또 다른 것이 될 수 있는 새로운 관계들을 그려낸다. 또한 이러한 과거의 이미지들이 더 이상 과거에 머무르지 않고, 그 고유성을 유지하며 그것을 바라보는 현재와 만났을 때 이것이 비로소 벤야민이 주장하는 '변증법적 이미지'가 된다. 과거와 현재를 연속적 관점이 아닌 각각 독립적인 가치를 지닌 시간으로 이해했던 벤야민의 관점에서 새로운 관계적 가치들을 담아내는 시공간으로서의 <프랭크 필름>은 꼴라주를 활용한 애니메이션의 실험적 미학을 제시하는 동시에 동시대 문화와 사회상을 담아내며 깊이 있는 분석 자료로서의 가치를 지닌다. 또한 자전적 애니메이션의 관습적 표현을 탈피한 자유로운 미적 표현과 벤야민의 개념을 통한 이론적 연구는 실험애니메이션 연구의 새로운 관점을 확보, 확장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슈퍼히어로 코믹의 반복과 다양체적 형식에 관한 연구 (A Study on Repetition and Multiplicite of Superhero Comics)

  • 박세혁
    • 만화애니메이션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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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권2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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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2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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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
  • 현재 다양한 플랫폼에서 슈퍼히어로 코믹을 바탕으로 한 미디어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고 영화의 경우만 보면 다수의 슈퍼히어로 영화들이 역대 전 세계 흥행 순위 상위권에 오르는 등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슈퍼히어로의 역습'이라 표현할 수 있는 2012년 국내 극장가에서도 똑같이 재현되고 있다. 슈퍼히어로에 대한 높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고향이나 다름없는 출판코믹은 아직 국내 팬들에게 생소하다. 본 논문은 출판 코믹에서 구현되는 슈퍼히어로의 다양성과 방대한 세계관에 주목하고 이러한 끊임없는 생성과 무한 반복이 슈퍼히어로의 정체성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존재론적 관점으로 연구한 것이다. 먼저, 2장에서 한명의 슈퍼히어로가 다수의 평행우주에 개별적으로 존재하는 슈퍼히어로 코믹의 다중 우주적 세계관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였다. 복수적인 한명의 슈퍼히어로와 복수의 시리즈는 내러티브의 통일성을 무너뜨리고 모순과 역설을 초래하지만 다양한 실험적 창작을 허락하기 때문에 슈퍼히어로 코믹을 생동감 있는 생성/창작의 공간으로 발전시키는데 공헌하였다. 3장에서 본격적으로 반복의 사유로 슈퍼히어로와 코믹 텍스트를 살펴본다. 슈퍼히어로의 반복은 경제적 실리의 잉여적 생산이기 이전에 창조적 역량의 반복임을 주장한다. 질 들뢰즈가 그의 초기 저서 <차이와 반복>(Diff$\acute{e}$rence et R$\acute{e}$p$\acute{e}$tition)에서 현실을 왜곡하는 일반적인 동일성을 지적하고 플라톤의 재현의 체제를 전복하고자 그가 사유한 창조적인 반복을 슈퍼히어로의 반복의 중요한 논리적 근거로 활용한다. 들뢰즈가 창조적이고 역동하는 반복과 니체의 영원회귀 하는 초인이 다르지 않다는 주장에 근거하여 슈퍼히어로가 생기 있는 차이, 동일성에 종속되지 않은 시뮬라크르의 존재라고 주장한다. 즉 슈퍼히어로는 반복이 존재의 근거며 반복되어야 슈퍼히어로로 현실화가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또 반복의 출발, 근원은 들뢰즈가 베르그송에서 주로 차용한 다양제적 잠재성(the virtual)이라는 점에 근거하여 '일자一者'적 슈퍼히어로(예로, 슈퍼맨)이 '다자多者'인 내재적 잠재성을 형성하고 포괄적이고 심층적인 반복을 통해 이전의 모든 슈퍼맨의 통합된 기억, 과거, 지속(잠재성)에서 분화된 슈퍼맨으로 탄생(현실화)한다고 주장한다. 4장에서 수적 다양성과 내적 다양체를 논하고 모든 반복이 들뢰즈의 생성과 역량의 반복으로 귀결되지 않는다는 점을 밝히기 위해 한국만화의 대표적 만화 캐릭터인 이현세 작가의 오혜성과 슈퍼맨을 비교한다.

"나의 피 헌원(軒轅)에 바치리라" - 황제신화(黃帝神話)와 청말(淸末) '네이션(민족)' 구조의 확립 - (The Myth of Huang-ti(the Yellow Emperor) and the Construction of Chinese Nationhood in Late Qing(淸))

  • 심송교;조우연
    • 역사민속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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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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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267-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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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
  • 본고에서는 청말(淸末) 중국 지식인들 사이에서 널리 유행한 황제신화(黃帝神話)와 전통적인 황제(黃帝)전설과의 괴리를 살피고, 나아가 근대중국 '네이션(민족)'구조 형성의 역사과정과 그것이 내포하고 있는 모순, 또 그로 인해 야기되었던 수많은 사회적 충돌에 대해 살피고자 하였다. '네이션(혹 민족)'은 일종 '상상(想像)의 공동체'로서 근대적인 창조물임이 틀림없다. 그럼에도 이러한 '상상'을 하는 행위자들은 항상 그 시선을 아득히 먼 과거에로 돌리고자 한다. 즉 민족의 기원에 확실한 '역사적 근거'를 마련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황제(黃帝)'라는 존재가 바로 이러한 청(淸)왕조 말기라는 시대상황의 수요에 의해 '중화민족'의 시조로 정립되었던 것이며, 20세기 중국 민족의 기호[심볼]로 자리매김하였다. 황제(黃帝)라는 이 기호[심볼]를 중심으로 한 중국 민족의 창조는 청(淸)의 통치를 종식시키고자 한 반만혁명(反滿革命)이라는 현실 정치에 그 목적을 두고 있었으며, 혈연적인 연관성에 바탕을 둔 배타적인 공동체 구성에 불과할 수밖에 없었다. 민족에 관한 '상상'은 단선적으로 진행되는 것만은 아니다. 예를 들어 20세기 초, 논란의 초점으로 된 '황제기년(黃帝紀年)'과 '공자기년(孔子紀年)'의 논쟁은 두 가지 서로 다른 민족관념의 충돌이었다. 또 일부 한족(漢族) 지식인들은 '황제(黃帝)'의 종족개념을 확대하여 '대민족주의(大民族主義)'로써 '소민족주의(小民族主義)'를 대체하고자 하였다. 일부 만주족(滿洲族) 출신의 학자들도 '황제(黃帝)의 후예'임을 자처하면서 스스로의 역사기억을 새롭게 쓰고자 시도하게 된다. 결국 근대 중국의 민족구조를 당시의 정치 문화적인 상황과 연관시켜 분석해봤을 때, 지극히 구조적인 기호[심볼]로써 '황제(黃帝)'관념은 사실상 여러 세력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실현시키고자 각축전을 벌였던 하나의 치열한 투쟁의 장(場)이었던 것이다. 한 중 일 동아시아 3국은 역사문제를 해결함에 있어, 이성적(理性的)인 접근보다는 항상 민족주의라는 감성적(感性的)인 목소리를 앞세우곤 한다. 특별히 중국은 경제대국화와 함께 사회 구성원들의 이탈을 방지하고자, '중화민족'이라는 가상의 공동체 형성에 힘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 이러한 시도가 극에 치달을 경우, 자칫 동아시아에 커다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은 역사적 경험으로부터도 충분히 짐작 가능한 것이다. 역자(譯者)로서는 이러한 서양에서 이미 거의 폐기되다시피 된 구시대적인 민족주의 일변도의 접근에 제동을 걸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들어, 베네딕트 엔더슨의 "상상의 공동체(민족주의의 기원과 전파에 대한 성찰) Imagined communities: reflections on the origin and spread of nationalism" (윤형숙 역, 나남출판, 2002)가 한국 학계에 널리 소개면서 민족주의에 대한 성찰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민족주의에 관한, 특히나 중국의 민족주의의 형성에 관한 본고가 가져다주는 의미 또한 남다르다. 물론 본고 역시 이론의 틀은 "상상의 공동체"의 것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지만, 그러한 이론의 틀에 '중국민족의 형성' 이라는 구체적인 사례를 끼워 맞춰 봤을 때 우리가 현재 알고 있는 '사실'과는 전연 다른 새로운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참신한 시도라고 보아진다. 따라서 이러한 이론의 틀에로의 대입이, 비단 중국뿐만 아니라 한국의 경우도 검토해볼 계기를 마련해 주지 않을까 생각하는 바람에서 본고를 번역하여 학계에 소개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