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조선후기를 대표하는 화승 의겸이 수화승으로 제작에 참여한 18세기 대형불화 5점(청곡사 영산회 괘불탱(1722), 안국사 영산회 괘불탱(1728), 운흥사 괘불탱(1730), 다보사 괘불탱(1745), 개암사 영산회 괘불탱(1749))을 대상으로, 괘불에 표현된 도상의 특징을 파악하고 분석을 통해 채색 재료를 확인하여 화승과 채색 재료와의 연관성을 과학적으로 비교하고자 했다. 의겸이 제작한 대형불화 5점은 화면 중앙에 석가모니불을 중심으로 보살들을 대칭되게 배치했다는 공통점이 있으나 보살의 구성과 배치 등에서 일부 차이를 보인다. 괘불을 구성한 다양한 도상 중 석가모니불을 중심으로, 도상 표현에 사용된 색상과 채색 재료를 확인하기 위해 휴대용 XRF와 디지털 현미경을 이용하여 비파괴 조사를 했으며 일부 수습한 시편에 대하여 XRD를 이용하여 정밀 분석하였다. 조사 결과, 의겸의 대형불화는 적색과 녹색을 주조색으로, 황색과 청색을 보조색으로 사용하였다. 주로 석가모니불 입술, 두광 화염문, 대의, 군의 등을 적색으로 채색하였으며, 석가모니불 피부는 백색에 가까운 황색, 수염이나 두광, 복견의 등은 녹색, 대의 안감은 청색으로 표현하였다. 분석을 통해 괘불 제작에 진사, 연단, 염화동, 유기염료, 먹, 연백이 공통적으로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석가모니불의 두광은 단일색으로 염화동을 이용하여 채색한 반면, 적색 대의와 화염문은 진사와 연단의 혼합 비율을 달리하거나 같은 계열의 색상을 한 번 더 바림하여 입체감을 표현하였다. 또한 청색 대의 안감은 석청이 아닌 유기염료 쪽과 연백을 주로 사용하였다. 따라서 의겸이 제작한 대형불화 5점은 선행도상을 계승하여 발전시키며, 한정된 채색 재료를 혼합 또는 중첩 채색하는 등 색의 명암을 자연스럽게 표현하고 다양한 색채를 구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