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는 인지와 행동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치며, 정서단어는 심리학 연구에서 활용되는 주요 재료이다. 한국어를 포함하여 다양한 언어권에서의 정서단어 목록은 두 유형의 정서단어로 구성되어 있다. 정서를 가리키는 정서지시단어(예, 슬픔, 기쁨)와, 정서를 직접적으로 가리키지는 않지만 정서적 내용을 내포하고 있는 정서함축단어(예, 전쟁, 졸업)이다. 본 연구에서는 점화 패러다임에서 어휘판단 과제를 실시하여 두 유형의 정서단어처리가 다른지를 알아보았다. 실험 1에서는 한국어 정서단어에서 정서 단어 유형에 따라 점화효과가 나타나는지 살펴보았다. 점화-표적 쌍이 정서지시단어 유형일 때와 정서함축단어 유형일 때를 나누어 표적과 관련된 점화단어의 효과를 250ms 자극 시차에서 비교하였다. 실험 2는 점화효과가 초기 단계에서 나타나는지 살펴보기 위해 자극 시차를 100ms로 단축하였다. 실험 결과, 250ms 자극 시차에서는 관련 점화효과가 정서지시단어에서만 나타났으며, 100ms 자극 시차에서는 두 유형 모두 점화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본 결과는 정서 활성화가 두 유형의 정서단어에서 시간적으로 다르게 전개된다는 것을 시사해준다. 정서지시단어의 정서 정보는 상대적으로 빠르게 활성화되어 250ms 자극 시차에서 표적단어처리에 영향을 미치는 반면, 정서함축단어는 그렇지 못했다. 그러나 정서지시단어에서도 100ms 자극 시차에서는 점화효과가 사라지는데, 이는 정서정보가 활성화되기 위해서 적어도 100ms보다는 긴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