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인구 고령화에 따른 의료비 증가와 건강보험 재정 부담은 전 세계적인 보건정책 과제이다[1].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만성질환 유병률과 의료이용이 늘어나고, 개인의 의료비 지출도 크게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같은 연대기적 연령(chronological age, CA)을 가진 사람들 사이에서도 건강상태와 질병 위험도에는 큰 편차가 존재하며, 이에 따라 의료비 부담 또한 상이하게 나타난다[2]. 예를 들어, 동일한 65세의 두 사람 중 한 명은 건강검진 수치가 양호하여 ‘생물학적으로 젊은 65세’일 수 있고, 다른 한 명은 여러 위험요인이 누적되어 ‘노화가 가속된 65세’일 수 있다. 전자는 향후 의료비 지출이 상대적으로 적을 수 있으며, 후자 는 더 클 수 있다[3]. 이러한 차이는 단순한 연대기적 나이로는 설명되지 않으며, 개인 간 노화 속도의 이질성을 반영하는 새로운 건강지표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개인의 생리적ㆍ기능적 노화 상태를 수치화한 생물학적 연령(biological age, BA) 개념이 주목받고 있다 [4]. BA는 생체 기능의 저하 정도를 반영한 연령으로, CA와 달리 개인별 건강상태를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지표다. BA가 CA 보다 건강결과 예측력이 우수하다는 연구결과는 사망률뿐만 아니라 질병 발생, 건강수명, 기능 저하 등 다양한 지표에서 보고되고 있다[3]. 특히 노쇠지표(frailty index)를 기반으로 개인별 BA를 정의한 Mitnitski 등[3]의 연구에서는, BA가 동일한 CA를 가진 집단 내에서도 사망위험을 더 잘 설명하였으며, BA가 높을수록 생존기간이 유의하게 단축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BA가 단순한 나이 이상의 정보를 담고 있으며, 노화로 인한 건강취약도를 포착할 수 있는 강한 예측인자로 기능함을 시사한다. 또한 BA는 다양한 생물학적ㆍ환경적ㆍ행동적 요인을 반영함으로써, 장기간의 추적 없이도 미래의 질병 위험을 조기에 포착할 수 있으 며, 건강행태 개선이나 만성질환 관리 등 개입의 효과를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지표로도 활용될 수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BA를 의료비 예측에 활용하려는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고령인구 확대에 따라 건강보험 재정 예측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단순한 연령구조(CA)만으로 미래 의료비를 정확히 예측하는 데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같은 CA라도 개인의 만성질환 유무, 다중이환 여부, 건강행태 등 이질적인 요인에 따라 향후 의료비가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5]. 기존 연구들은 의료비 예측에서 연령, 성별, 만성질환 개수 등이 주요 변수임을 확인하였으며, 특히 연령보다 ‘사망에 이르는 시간(time-to- death)’이 의료비를 더 잘 설명한다는 결과도 보고된 바 있다[6]. 이러한 맥락에서, 현재 건강상태와 노화 정도를 통합적으로 반영 하는 BA는 개인별 미래 의료비를 보다 정밀하게 분류할 수 있는 도구로 주목받고 있다. 영국의 한 코호트 분석 연구에서는 후성 유전학적 BA가 향후 5–10년간의 외래 방문 및 입원일수를 예측하며, 특히 입원이용에 있어 CA보다 강한 예측력을 보였다[7]. 또한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활용한 국내 연구에서도 ‘생물학적 연령(BA)–연대기 연령(CA)’ 차이가 클수록 향후 외래 진료일수, 입원일수 및 의료비 증가 폭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크다고 보고 되었다[1]. 하지만 현재까지 BA를 의료비 예측모형에 정량적으로 포함해 CA 기반 예측력과 직접 비교한 연구는 드물며, 국내 대규 모 건강검진 자료를 활용한 시도도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첫째, 건강검진 임상지표와 생활습관요인을 바탕으로 심혈관질환(cardiovascular diseases, CVD) 위험 기반 BA를 산출하고 그 분포 특성을 분석하고자 한다. 둘째, BA 기반 예측모형이 전체 사망(all-cause mortality) 및 연간 총의료 비 예측에 있어 CA 기반 모델과 동등하거나 우수한 예측력을 보이는지를 비교 검증한다. 셋째, BA와 CA의 차이(BA–CA)를 ‘가속노화(accelerated aging, AA)’로 정의하고, AA 수준에 따른 의료비 차이를 회귀모형과 시뮬레이션 분석을 통해 정량화한다. 넷 째, 분석결과를 바탕으로 BA 및 AA 지표의 보건정책적 활용 가능성, 예를 들어 고위험군 조기 선별, 건강개입 효과 모니터링, 건강보험 재정 추계 등에서의 적용 가능성을 논의하고자 한다. 본 연구는 고령화 시대를 맞아 효과적인 의료비 관리전략 수립을 위한 기반 자료를 제시하고, BA 지표의 정책적 유용성과 한계를 종합적으로 평가함으로써 학술적 근거를 제공하고자 한다.
방 법
1. 연구대상 및 자료원
본 연구에서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제공한 맞춤형 코호트 자료를 사용하였다. 연구대상은 2012년부터 2014년에 국 민건강보험공단의 일반건강검진을 받은 40세 이상인 성인 중 (n=17,413,451명), 검진지표 결측 및 이상치 제외, 검진 이전 2 년간 심뇌혈관질환(허혈성 심장질환: I20–I25, 뇌졸중: I60–I69) 기저병력이 있거나 약물치료 중인 대상을 제외한 11,720,781명을 선정하였다. 검진지표의 이상치는 “국민건강정보DB 활용 빅데이터 연구의 질 향상을 위한 분석방법 점검도구 개발 연구: 국민건강정보DB 활용 문헌들의 방법론 고찰” 보고서의 표 3-29, 3–30에 제시된 기준을 참고하여 적용하였다[8].
연구대상자는 기준연도(2012–2014년)로부터 최대 10년간 (2021–2023년)의 CVD 입원 발생 여부, 사망 여부와 의료이용 자료를 추적하였다. 대상자의 건강검진 결과, 진료내역, 사 망 여부는 건강보험공단 자료를 연계 및 활용하였다. 환경적 요인을 반영하기 위해, 3차원 광화학 모델인 CMAQ (Community Multiscale Air Quality)를 활용하여 생성된 초미세먼지 노출 자료를 사용하였다. 이 자료는 검진 시점을 기준으로 과거 3년간의 평균 농도(즉 3년 이동 평균)를 산출한 것으로, 대상자의 거주지 (시ㆍ군ㆍ구 단위)와 연계하여 분석에 활용하였다.
2. 생물학적 연령 및 의료비 지출
본 연구에서는 다음과 같은 단계를 거쳐 BA 및 의료비를 산출하고자 하였다. 먼저, 콕스비례위험모델(Cox proportional hazards model)로 성별에 따른 CVD 입원 발생 위험을 산출 하고, 이를 바탕으로 BA를 산출하였다. BA의 타당도와 예측력을 검증하기 위해 CA와 BA를 각 연령지표로 사용하여 사망 발생과의 연관성을 콕스비례위험모델로 평가하였다. 마지막으로, 성ㆍ연령별 CA와 BA를 바탕으로 기준연도(2012–2014년) 동안 각 개인이 한 해 동안 지출한 총 의료비를 산출하였다.
본 연구의 주요 1차 결과변수는 CVD로 인한 입원 발생(car- diovascular disease hospitalization) 여부이다. 이 변수를 사용한 이유는 CVD가 노화 관련 질환을 대표하면서 암이나 당뇨병, 고혈압 등 주요 질환의 위험인자를 대부분 공유하고 있어 노화의 진행과 관련된 건강영향을 가장 잘 나타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해당 변수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요양급여 청구자료를 기반으로 정의하였으며, 입원 주상병 또는 부상병 코드에 국제질병분류 제 10차 개정판(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Diseases, 10th Revision, Clinical Modification, ICD-10)에 따라 허혈성 심장 질환(I20–I25) 및 뇌졸중(I60–I69)이 포함된 경우를 사건으로 간주하였다. 분석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건강검진 이전에 해당 질환 진단을 받았거나 과거 병력(자가보고 또는 CVD [ICD-10: I00–I99]로 진단 이력이 있는 경우)이 있는 대상자(n=4,439,651) 는 분석에서 제외하였다. 사건 발생 시점은 최초 입원일로 정의 하였으며, 그 이전 기간은 생존기간으로 간주하여 생존 자료를 구축하고, 콕스비례위험모형을 수행하였다. 추적관찰 기간에 사망하거나 추적 종료시점까지 CVD로 인한 입원 발생이 관찰되지 않은 경우 절단처리하였다.
BA는 개인의 건강상태를 수치화한 질병위험 기반 연령지표로, 동일 연령대 내 건강상태 이질성을 반영하기 위한 목적으로 산출되었다. 이 모형은 다음의 건강검진 및 생활습관 변수들, 즉 연령, 체질량지수(body mass index, BMI), 허리둘레, 수축기혈압(systolic blood pressure, SBP), 이완기혈압(diastolic blood pressure, DBP), 공복혈당, 혈색소, 간기능 지표(aspartate ami- notransferase [AST], alanine aminotransferase [ALT], gam- ma-glutamyl transferase [GGT]), 혈청 크레아티닌, estimated glomerular filtration rate (eGFR), 총콜레스테롤, high-densi- ty lipoprotein (HDL) 및 low-density lipoprotein (LDL) 콜레 스테롤, 중성지방, 소변 단백뇨, 흡연상태, 음주습관, 신체활동 수준(중등도 이상 포함), 가족력(뇌졸중, 심장병, 고혈압, 당뇨), 그리고 3년 이동평균으로 계산한 초미세먼지(particulate matter ≤2.5 μm in diameter [PM2.5]) 노출농도 등 26개의 변수를 독립 변수로 포함하였다. 이는 미국 National Health and Nutrition Examination Survey (NHANES) 기반으로 Levine [4]이 개발한 ‘Phenotypic Age’가 향후 10년 내 사망 및 질병 발생 위험을 효과적으로 예측하지만, 이는 9개의 임상화학지표와 연령을 결합 하여 산출되는 것에 비하여 보다 확장된 변수를 사용하는 것이다 [9]. 모형 적합 후, 각 개인의 CVD 입원 발생 예측위험도는 다음 수식을 통해 계산하였다.
여기서 Λ^0(t)는 기저누적 위험함수를 의미한다. β^는 각 지표의 회귀계수, Xij는 개인 i의 j지표값, X-j는 지표의 평균을 의미한다. π^i는 개인 i의 사건 발생 누적 확률을 의미한다. 즉 개인 i가 시점 t까지 CVD로 입원할 확률을 의미한다. 남성과 여성 각각에 대해 독립된 모형을 구축하였으며, 이로부터 개인별 10년의 CVD 입 원 확률을 산출하였다. 이렇게 산출한 개인별 10년 이내의 CVD 입원 예측위험도를 기준으로, 동일 성별 연령집단(예: 40세군, 41세군 등)의 10년 이내 CVD 입원 위험 중위수와 비교하여 각 개인의 위험도가 어느 연령의 평균값과 가장 유사한지를 확인하였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산출된 BA는 성별 및 연령군별 CVD 입원 위험도 중앙값과의 근사도를 기준으로 환산된 질병위험 기반의 생리적 연령지표이다. 이는 개인의 예측위험도가 어떤 연령대의 평균 위험도에 가장 가까운지를 기준으로 BA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예를 들어 10년 내 CVD 입원 확률이 60세의 중앙 위험도와 가장 유사한 경우 해당 개인의 생물학적 연령은 60세로 정의된 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계산된 생물학적 연령은 각 개인의 BA는 60세로 정의된다. 이처럼 BA는 임상지표 기반의 질병위험도를 연령 척도로 환산한 값으로, 동일한 CA 내에서도 개인 간 건강상 태의 차이를 반영할 수 있는 정량적 지표로 활용된다. 다만, 예측 위험도가 40–80세 범위를 벗어나는 경우, 25–39세 및 81–90세 구간의 기준위험도는 외삽법(extrapolation)으로 추정하여 왜곡 을 최소화하였다. 이후 분석에서는 BA 자체뿐 아니라, CA와의 차이인 BA–CA를 ‘가속노화(accelerated aging, AA)’로 정의하고 주요 설명변수로 사용하였다. AA 값이 양수(BA>CA)인 경우 는 생물학적 노화가 앞당겨진 상태, 즉 노화가 가속된 상태를 의미하며, 음수(BA<CA)는 생물학적으로 더 건강하고 노화가 지연 된 상태로 해석된다.
두 번째 결과변수는 전체 사망(all-cause mortality) 여부를 이용하였다. 사망 여부도 건강검진일 기준으로 최대 10년간 추적하였으며, 사망일자를 해당 개인의 추적 종료일로 간주하였다. 사망 발생은 이벤트로 처리하고, 그 외는 우측 절단(right censor- ing)으로 처리하였다. 사망 분석에는 콕스비례위험모형을 이용 하여 생물학적 연령과 사망 간의 독립적 연관성을 평가하였다. 또한 예측모형 성능 비교를 위해 수신자조작특성곡선 아래 면적(area under the receiver operating characteristic curve, AUROC) 및 Akaike 정보 기준(Akaike information criterion, AIC) 등의 평가지표를 산출하였다.
본 연구에서 의료비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요양급여 청구자료를 활용하여 1인당 연간 총진료비로 산출하였다. 총진료비는 공단부담금+본인부담금으로 입원 진료비, 외래 진료비, 약국 조제비용을 포함하였다. 해당 값은 정상분포가 아닌 오른쪽 편향 (right-skewed distribution)을 보이므로 분위별 분석을 통해 의료비 분포의 특징을 시각화하였다(Figure 1). 또한 성별 및 연령 군별 백분위수(percentile)를 산출하여 의료비 분포의 중심경향 및 분산을 파악하였다(Figure 2). 각 연령군 내에서 BA 기반 위험도 10분위, CA 기반 위험도 10분위에 따른 의료비 중앙값을 각각 비교하여 BA가 진료비 예측에 적절한 지표인지를 확인하였다 (Figure 3). 추가로, BA–CA 차이에 따라 예측되는 의료비 차이를 로그-선형 회귀모형 기반으로 계산하고 연령과 비선형적인 관계를 고려하여, 일반화가법모형(generalized additive model, GAM)을 사용하였고(Figure 4), 대표적 시나리오(예: 65세 남성 의 BA가 60세 vs. 70세) 간 예상 의료비 차이를 도출하여 시뮬레이션 분석을 수행하였다.
3. 통계 분석
BA 산출을 위해 먼저 성별로 구분하여 콕스비례위험모형을 활용하여, 10년 내 CVD 입원 발생위험을 예측하였다. 모형에는 연령, BMI, 허리둘레, SBP/DBP, 공복혈당, 혈색소, 간기능 지표 (AST, ALT, GGT), 총콜레스테롤, HDL/LDL 콜레스테롤, 중성 지방, 혈청 크레아티닌, eGFR, 소변 단백뇨, 흡연상태, 음주빈도, 신체활동 수준(중ㆍ고강도), 가족력(뇌졸중, 심장병, 고혈압, 당뇨병), 거주지역 기준 3년 평균 초미세먼지(PM2.5) 노출농도를 포함하였다.
개인별 BA를 산출한 후에는 이를 주요 노출지표로 설정하고, 전체 사망(all-cause mortality) 예측을 위한 콕스회귀모형을 동일한 공변량 구조로 수행하였다. 생존분석에서는 사건 발생까지의 시간(검진일로부터 사망일까지 또는 추적 종료일까지)을 종속 변수로 설정하였으며, 예측모형의 성능 평가는 AIC, Bayesian 정보 기준(Bayesian information criterion, BIC) 및 AUROC를 기준으로 비교하였다.
또한 BA와 CA에 따라 구분한 CVD 위험도 백분위(decile) 그룹별로 각 연령군 내 연간 의료비의 중앙값 및 사분위수 범위 (interquartile range)를 산출하여 시각화하였다. 이를 통해 BA 가 CA보다 의료비 예측에서 더 세분화된 분류 기준이 될 수 있는지를 검토하였다.
의료비는 2012년의 연간 총진료비(원 단위)로 정의하였으며, 분포의 비대칭성을 고려하여 로그 변환 후 선형회귀모형을 수 행하였다. 이때 의료비는 연령과 비선형적인 관계를 가지므로, GAM 및 스플라인 항을 활용하여 성별, BA–CA(가속노화, AA)에 따른 총진료비를 예측하였다.
마지막으로, 회귀분석결과에 기반하여 BA 개선에 따른 의료비 절감효과를 시뮬레이션 분석으로 정량화하였다. 예를 들어, 65세 남성의 BA가 70세에서 60세로 10년 감소했을 때의 의료비 변화를 추정하고, 이를 1만 명 대상에 적용해 사회경제적 비용 절감효과를 추산하였다. 본 시뮬레이션 결과는 Table 1에 정리하여 제 시하였다.
모든 통계분석은 SAS ver. 9.4 (SAS Institute Inc., Cary, NC, USA) 및 R ver. 4.2.1 (R Foundation for Statistical Comput- ing, Vienna, Austria)을 사용하였으며, 유의수준은 양측검정 기준 p<0.05로 설정하였다.
4. 윤리적 고려
본 연구는 이대서울병원 기관윤리심의위원회(Institutional Review Board, IRB)의 승인(IRB 승인번호: SEUMC 2025-01- 008)을 받았으며, 건강보험공단의 자료 제공 승인을 통해 수행하였다. 연구에 사용된 건강보험공단 자료는 비식별 처리된 형태로 제공되었으며, 모든 자료 분석은 폐쇄된 안전한 환경에서 이루어졌다.
결 과
본 연구에서는 건강검진 임상지표를 기반으로 산출한 BA가 전체 사망과 의료비를 예측하는 능력을 평가하였다. 또한 CA와 비 교하여 BA의 예측력, 비용 관련 지표의 분류 성능을 비교 분석하였다.
1. 연령 증가에 따른 의료비 분포
성별과 연령에 따른 연간 총의료비의 분포는 평균 수준뿐 아니라 백분위 수준에서도 현저한 차이를 보였다(Figures 1, 2). Figure 1은 연령별로 남녀의 전체 의료비 분포를 밀도함수 형태로 시각화한 것으로, 고연령으로 갈수록 지출이 오른쪽으로 확산되고 오른쪽 꼬리가 길어지는 경향이 뚜렷하다. Figure 2는 연령 증가에 따라 P10부터 P90까지의 백분위 의료비 곡선을 보여주며, 연령이 높아질수록 평균 수준뿐 아니라 분산 자체가 함께 증가함을 나타낸다. 동일한 CA 내에서도 개인 간 의료비 편차가 컸으며, 특히 상위 90백분위수(P90)의 의료비는 하위 10백분위수 (P10)의 수십 배에 달했다. 예를 들어, 남성 70세의 P90 의료비는 약 3,732,000원으로, P10의 182,000원 대비 약 20.5배 수준 이었다(Figure 2). 이러한 결과는 CA만으로는 개인의 의료비 편차를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하며, 건강위험 기반의 정밀 분류기준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2. BA와 CA 기반 위험도에 따른 의료비 비교
Figure 3은 CA 기반(CA-decile, AㆍB)과 BA 기반(BA-decile, CㆍD)으로 나눈 CVD 위험도 구간별 연령대 내 의료비 중앙값 분포를 비교한 것이다. 남성(A vs. C), 여성(B vs. D) 모두에서 BA 기반 구분은 곡선이 더 부드럽고 그룹 간 격차가 작으며, 특히 Figure 3D의 여성 BA 기반 분류에서는 가장 매끄러운 의료비 증가 곡선이 나타난다. 이는 BA가 연령 대비 건강상태를 더욱 정교하게 반영함을 보여주는 결과로, 동일 연령 내에서도 BA를 활용하면 건강위험의 차이를 보다 정확히 분류할 수 있으며, 의료비 예측에 있어 CA 기반 구분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3. 생물학적 연령과 의료비의 상관성 및 예측
Figure 4는 BA–CA 값(가속노화, AA)에 따른 연간 총의료비의 예측값을 남성과 여성으로 나누어 시각화한 그래프이다. 로그-선형 회귀모형 기반의 예측결과에 따르면, AA가 0인 경우 (BA=CA) 남성의 예측 의료비는 432,317원(95% confidence interval [CI], 431,572–433,064), 여성은 556,590원(95% CI, 555,766–557,415)이었다. 남성의 경우, AA=+5일 때 예측 의료비는 397,393원(95% CI, 396,610–398,178)으로 약 8.1% 감소했으며, 여성은 565,025원(95% CI, 563,429–566,626)으로 약 1.5%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A가 양수일수록 여성의 의료 비는 꾸준히 증가하는 비선형적 패턴을 보였으며, 반대로 남성은 일정 수준 이상의 AA에서 의료비 증가세가 둔화되거나 감소하는 경향을 나타냈다. 이는 성별에 따라 노화의 진행이 의료비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며, 여성은 BA가 높아질수록 의료비가 지속 적으로 증가하는 반면, 남성은 일정 수준 이후 다소 감소하는 형태를 보임을 시사한다. 또한 AA가 음수인 경우(BA<CA), 즉 생 물학적으로 더 젊은 경우에는 남녀 모두에서 예측 의료비가 낮게 나타났으며, 이는 BA–CA 지표가 의료비 수준의 차이를 설명하는 유의미한 변수임을 뒷받침한다.
4. 사망 예측 성능 비교
Table 2에 제시된 AUROC 분석결과, BA 기반 예측모형은 1년 및 10년 전체 사망 예측 모두에서 CA 기반 모델과 유사한 성능을 보였다.
10년 사망 예측의 경우, 남성 65세 미만에서는 CA 기반 AUROC가 0.7395 (95% CI, 0.7381–0.7410), BA 기반 AUROC는 0.7394 (95% CI, 0.7380–0.7409)로 거의 동일하였다. 65세 이상 남성에서도 CA 기반 AUROC가 0.7602 (95% CI, 0.7588–0.7616), BA 기반 AUROC가 0.7599 (95% CI, 0.7585–0.7614)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여성 65세 미만에서는 CA 기반 AUROC가 0.6706 (95% CI, 0.6683–0.6729), BA 기반 AUROC가 0.6705 (95% CI, 0.6682–0.6728), 65세 이상 여성은 CA 기반 AUROC가 0.7784 (95% CI, 0.7768–0.7801), BA 기반 AUROC가 0.7781 (95% CI, 0.7765–0.7798)로 모두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
1년 사망 예측에서도 동일한 경향이 관찰되었으며, BA 기반 모델은 전 연령 및 성별 집단에서 CA 기반 모델과 거의 일치하는 AUROC 값을 나타냈다. 예를 들어, 여성 65세 이상군에서는 CA 기반 AUROC가 0.821 (95% CI, 0.8137–0.8284), BA 기반은 0.8210 (95% CI, 0.8137–0.8283)으로 사실상 동일한 수준이었고, 여성 65세 미만군에서는 각각 0.6893 (CA), 0.6893 (BA)로 완전히 일치하였다. 남성 전체군에서도 1년 사망 예측 AUROC 는 CA와 BA 모두 0.8055 (95% CI, 0.8019–0.8092)로 완전히 같았다.
이러한 결과는 BA가 단지 CA를 대체하는 지표가 아닌, 유사한 예측 성능을 기반으로 개인의 건강위험 변화(BA–CA)의 방향성 까지 반영할 수 있는 실질적 예측변수로 기능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AUROC 외에도 AIC와 BIC 또한 CA(남성 AIC: 6,496,168; 남성 BIC: 6,496,475; 여성 AIC: 3,490,209; 여 성 BIC: 3,490,499)와 BA(남성 AIC: 6,496,552; 남성 BIC: 6,496,859; 여성 AIC: 3,490,495; 여성 BIC: 3,490,784) 모두 큰 차이가 없었다. 추가 분석에서는 BA–CA 차이에 따라 그룹을 나눈 결과, BA–CA <0인 그룹의 사망률은 4.97%, BA–CA >0인 그룹의 사망률은 5.17%로, 상대적으로 생물학적 노화가 가속된 군에서 사망률이 1.04배 높게 나타났다. 이는 가속노화 지표(AA: BA–CA)가 사망위험의 중요한 조기 예측인자로 활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5. BA-CA에 따른 의료비 변화
BA–CA(가속노화, AA)에 따른 연간 의료비 지출 변화는 Table 3에 제시되어 있다. Model 1은 공변량 미보정 단순 선형 회귀모형이며, Model 2는 보험가입자 유형(의료급여, 직장, 지역가입 자) 및 거주지역을 보정한 모형이다. 분석결과, 남성의 경우 AA 가 1세 증가할 때 연간 의료비는 평균적으로 0.62%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으며(Model 2: –0.62%; 95% CI, –0.65 to –0.60), 여성의 경우는 반대로 AA가 1세 증가할수록 의료비가 평균 0.93%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95% CI, 0.89 to 0.97). Model 1에서 도 유사한 방향성을 보였으며, 남성은 –0.55% (95% CI, –0.58 to –0.52), 여성은 +1.06% (95% CI, 1.02 to 1.10)의 변화율을 보였다. 이 결과는 로그-선형 회귀모형을 기반으로 산출된 값으로, BA–CA (AA)의 단위 증가에 따른 연간 의료비 지출의 상대적 변 화율을 의미한다. 즉 동일한 연령(CA) 내에서도 생물학적 노화가 빠른 사람(AA>0)은 여성의 경우 의료비가 증가하는 반면, 남성은 특정 수준 이상에서 오히려 의료비 지출이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남을 보여준다.
이는 성별에 따라 BA–CA와 의료비 간의 상관 패턴이 상이함을 시사하며, 노화 지표가 단순히 비용 증가를 예측하는 지표를 넘어, 건강상태와 의료비 간 관계를 성별 특성에 따라 구분해 반 영할 수 있는 중요한 변수임을 의미한다.
6. 사망 여부에 따른 연간 총의료비 및 비용 구조 차이
2012–2014년 건강검진 수검자를 대상으로 1년 이내 사망자와 생존자를 구분하여 연간 총의료비 차이를 성별로 비교한 결과는 Table 4와 같다. 남성 전체의 평균 연간 총의료비 는 1,050,501원이었으며, 이 중 1년 이내 사망자의 의료비는 3,542,049원, 생존자는 527,549원으로 나타나 사망자가 생존자 보다 약 6.7배 높은 의료비를 지출하였다. 연령대별로 보면, 남성의 경우 모든 연령에서 사망자가 생존자보다 2배 이상 높은 비용을 보였으며, 65세 이상 고령층에서는 평균 4,369,330원으 로, 생존자(937,400원)의 약 4.7배에 해당했다. 여성의 경우 전체 평균 연간 의료비는 1,166,409원이며, 1년 이내 사망자는 4,141,051원, 생존자는 695,308원으로 사망자가 6.0배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65세 이상 여성은 사망자의 연간 총의료비가 3,297,940원, 생존자는 1,232,690원으로 약 2.7배 차이를 보였다.
이러한 결과는 사망 직전 시점에서 의료비가 집중되는 현상 (end-of-life cost concentration)을 뚜렷하게 보여준다. 단기간 내 사망할 가능성이 있는 대상자에게 의료비가 급격히 집중되며, 이로 인해 평균적인 보험재정 부담도 크게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러한 패턴은 기존 문헌에서 제기된 사망 근접성(time- to-death) 개념과도 일치한다[6]. 사망 근접성은 각 개인의 기대 생존기간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BA의 개념과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으며 실제 각 연령별 기대여명에서 CA-BA를 더하면 산출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도 BA 기반 예측모형이 단기 사망 가능성과 밀접하게 연관되었음을 확인하였다. BA가 높을수록 단기 사망위험뿐 아니라 연간 총의료비 급등 가능성도 함께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BA를 활용한 고위험군 조기 선별이 불필요한 입원 또는 과잉치료를 줄이고, 예방적 개입을 강화하는 데 효과적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7. 조건별 BA 차이에 따른 의료비 시뮬레이션
Table 1은 동일한 연령(CA 65세)의 남성을 가정하고, BA가 60세(노화 지연) 또는 70세(노화 가속)일 때의 예측 연간 의료비를 비교한 시뮬레이션 결과를 제시한다. BA가 60세인 경우의 예측 의료비 중앙값은 약 549,454원이었으며, BA가 70세인 경우는 약 893,866원으로, BA 차이 ±5년에 따른 의료비 차이는 약 344,411원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는 동일한 CA를 갖고 있더라도 BA 수준에 따라 의료비가 실질적으로 큰 차이를 보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즉 BA는 실제 건강상태에 근거한 비용 차이를 정량화할 수 있는 지표로 기능할 수 있으며, 의료비 예측과 자원 배분 에서 CA보다 정밀한 근거 자료를 제공할 수 있다.
이러한 개인 수준의 차이를 집단 수준으로 확장할 경우, BA를 활용한 건강개입이 가져올 경제적 효과를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BA가 CA보다 5년 높은 65세 남성 1만 명의 BA를 CA 보다 5년 낮추었을 때, 예측된 의료비 기준으로 연간 총 약 34.4억 원의 비용 절감이 가능한 것으로 추정되었다. 이는 BA–CA(가 속노화, AA)를 조정하는 개입이 단순한 건강증진을 넘어, 건강보험 재정 절감과 같은 정책적 효과로도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와 같이, BA 기반의 타겟 개입전략은 적용 인원, 연간기준, 성별, 연령대별로 필요에 따라 다양하게 적용해볼 수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비용효과성 평가와 예방정책의 경제적 타당성 확보를 위한 핵심 지표로 활용될 수 있다.
고 찰
본 연구는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자료를 바탕으로 BA를 산출하고, 이 지표가 CA에 비해 사망률 및 의료비 예측에서 동등한 수준임을 확인하였다. 동일한 CA 내에서도 개인 간 건강상태의 이질성이 매우 크며, BA는 이러한 차이를 반영하여 연간 의료비와 단기ㆍ장기 사망위험을 보다 정밀하게 예측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특히 BA–CA 차이(가속노화, AA)가 클수록 의료비가 유의하게 증가하였으며, BA 기반 예측모형은 1년 및 10년 사망 예측에서 AUROC 기준으로 CA 기반 모델과 동등한 수준의 성능을 나타냈다. 또한 동일한 조건(예: 남성, 65세)에서 BA가 60세와 70세일 때의 의료비 중앙값 차이가 34만 원 이상으로 나타나, BA가 의료 재정 예측과 정책개입 효과 산정에 매우 유용한 지표임을 실증적으로 확인하였다. 사망자와 생존자 간 연간 의료비는 약 4.5–4.8 배 차이를 보였고, BA 고위험군에서 의료비 집중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 BA의 정책적 활용 가능성을 뒷받침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BA가 단순한 이론적 개념을 넘어, 실제 보건의료 기획 및 보험정책 수립에 있어 핵심 지표로 활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결과는 국내외 선행연구와 대체로 맥락을 같이 한다. 우선, Levine [4]의 연구는 미국 NHANES 자료를 통해 BA가 CA보다 사망 예측에 있어서 우수함을 보고하였으며, Bae 등[1]은 국민건강보험 코호트 자료를 활용해 BA–CA가 클수록 외래 이용과 입원, 의료비 증가와 유의하게 연관됨을 제시하였다. 다만 Bae 등[1]의 연구에서는 회귀분석에 초점을 맞춘 반면, 본 연구는 AUROC 기반 예측력 비교를 통해 BA의 정밀 분류 및 적용 가능성을 검토했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 또한 유전체 수준에서의 노화 측정을 위한 방법으로 영국의 Davillas와 Jones [7]의 연구 는 후성유전학적 BA를 이용하여 향후 5년 외래방문과 입원일수를 예측한 바 있는데, BA가 특히 입원일수에서 연령보다 높은 설명력을 보였다. 한편, DNA 메틸화 패턴을 활용한 후성유전학적 시계(epigenetic clock)도 개발되었으며, Horvath [10]와 Han- num 등[11]은 이를 이용하여 다양한 조직의 메틸화 수준이 실제 연령과 높은 상관을 가진다는 점을 입증하였다. 이러한 DNA 기반 BA는 연대기적 연령과의 차이(BA–CA)를 통해 사망률 및 질병 발생위험을 정량적으로 예측할 수 있음이 보고되었다. 예를 들어, Marioni 등[12]의 연구에 따르면 BA가 실제 나이보다 5세 높은 사람은 동일한 CA 집단에 비해 사망 위험이 2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BA가 의료이용과 의료비 예측에 충분히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생물학적 연령과 의료비의 관계에 대한 생물학적 해석으로, BA는 단순한 나이 이상의 건강누적 손상도를 나타낸다. 노화는 여러 기관의 기능 저하와 만성염증 등을 동반하며, 이는 동시다발적인 질병 발생과 악화를 초래한다[3]. BA가 높은 개인은 이미 이러한 체내 예비력 감소와 질병부담 누적이 진행된 상태로 볼 수 있다. 따라서 향후 의료서비스 필요가 많아지고 비용이 증가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결과이다. 본 연구에서 BA가 만성질환 유병과 유의한 상관을 보였듯, BA는 결국 아직 나타나지 않은 질병의 위험마저 반영한 총체적 건강지표로 이해할 수 있다.
한편, BA를 활용한 위험군 선별의 효용성도 주목할 만하다. 기존에는 주로 연령을 기준으로 노인층을 정의하여 보건정책 대상을 삼았으나, 같은 노인이라도 건강편차가 커 일률적 접근의 한계를 많이 지적해왔다. BA를 활용하면 생물학적 노인을 선별하여 보다 자원집중적인 관리가 가능해진다. 예를 들어, 60대라도 BA가 70대 수준인 사람은 실제 70대와 유사한 관리가 필요할 수 있다. 반대로 70대라도 BA가 젊으면 불필요한 과잉진료나 약물 사용을 피하고 건강증진에 집중할 수 있다. 이러한 정밀의료적 접근이 BA 지표를 통해 가능해진다는 점에서, BA의 정책적 활용 가치는 높다고 할 수 있다.
본 연구결과는 건강검진정책과 보험정책 측면에서 몇 가지 시사점을 제공한다. 첫째, 건강검진결과에 BA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고려해볼 수 있다. 현재 검진결과는 지표별 정상범위만을 제시하여 피검자들이 자신의 전반적인 건강나이를 직관적으로 파악하기 어렵다. 만약 ‘당신의 생물학적 나이는 65세입니다(실제 나이 60세 대비 +5세)’처럼 알려준다면, 개인이 건강행태 개선의 동기를 부여받을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국내외 일부 의료기관과 보험사는 건강나이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예컨대 국내 모 보험사는 생체나이 지표를 개발하여 웰니스 프로그램 에 활용하고 있으며, 참가자의 생체나이가 내려가면 보험료 할인 등의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시험 중이다. 이런 접근은 개인의 자발적 건강관리를 촉진하여 궁극적으로 의료비 절감을 도모하는 보건재정 예방투자전략이라 할 수 있는데, 생체나이가 과학적 근거와 방법론을 기반하여 산출되어야만 타당하게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BA를 건강위험분류에 도입하는 방안이다. 일차 의료나 지역사회 건강관리에서 어떤 대상을 집중 관리군으로 지정할지 결정해야 하는데, 연령, 질병 유무 외에 BA를 고려하면 보다 효과적인 타겟팅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만성질환이 없는 50대 남성 A와 B가 있을 때, BA가 60대인 A를 고위험군으로 분류하여 생활습관 개선, 정기모니터링을 강화하고 BA가 40대인 B는 일반관리군으로 두는 식이다. 이는 개별화된 예방관리에 가까워 관리 효율을 높이고 자원 낭비를 줄일 수 있다. 지역 보건소나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증진사업에서 BA를 활용한 프로그램 개발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셋째, 장기적으로 보험료 부과나 보장성 관리에 BA 개념을 참고할 가능성이 있다. 현행 건강보험체계에서는 연령이 높으면 보험급여 지출 증가를 감안해 노인장기요 양보험 등을 분리운영하고 있지만, 향후 초고령사회에서는 연령만으로 재정을 예측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BA를 집단별로 산출 하면 지역별 인구 건강수준 파악, 미래 서비스 수요 예측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이를 개인 단위 보험료에 직접 반영하는 것은 윤리적 문제가 있다[13]. 유전정보 활용과 마찬가지로 차별과 형평성 이슈가 있기 때문에, BA 활용은 어디까지나 예방 및 관리 차원에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긍정적 수단으로 한정해야 할 것이다. 예컨대 BA 개선 프로그램 참여자에게 보험 포인트를 준다든지 하는 방식은 비교적 수용 가능하다. 넷째, 국가 건강통계 및 정책 평가지표로 BA를 고려할 수 있다. 기대수명 외에 건강수명(유병 기간 제외 기대여명)을 쓰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인구의 노화속도를 정량적으로 보여주지 못한다. BA 분포, 평균 BA–CA 등 의 지표를 추세로 모니터링하면 국민건강의 질적 변화를 포착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예방정책이 성공하여 60세 인구의 평 균 BA가 60세에서 55세로 낮아졌다면, 이는 곧 향후 의료비 절 감과 생산성 향상의 잠재적 효과를 의미한다. 국책연구기관에서 BA 지표를 활용한 인구노화 분석을 시도해볼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BA를 의료비 예측에 직접 적용하여 그 현실적 유용성을 평가한 국내 최초의 연구로서 의의가 있다. 대규모 코호트 자료를 활용하여 신뢰도 높은 추정과 다양한 부문(사망, 의료이용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였다. 특히 BA를 하나의 지표로 끝내지 않고 정책 시나리오까지 도출함으로써 연구결과를 실제 적용 가능하도록 해석했다. 이러한 접근은 학술적 가치뿐 아니라 정책 결정자에게도 바로 활용 가능한 정보를 제공한다. 또한 기존 연구들이 주로 사망이나 발병 등 의료결과에 초점을 맞춘 반면, 이 연구에서는 의료비라는 보건행정적으로 중요한 지표를 다뤘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의료비는 개개인의 건강뿐 아니라 보건재정 지속 가능성과 직결되므로, BA와 의료비의 연관성을 밝힌 것은 BA 연구를 임상의학 범주를 넘어 보건정책 영역으로 확장했다는 의의가 있다. 아울러 본 연구에서는 BA 산출에 일반건강진단에서 구할 수 있는 임상지표를 사용하여 현실 적용성을 높였다. 이는 추후 건강검진 데이터만으로 BA를 산출하여 전 국민 단위지 표를 만들어내는 것도 가능함을 시사한다.
이 연구의 한계로는 첫째, 단면연구이므로 BA와 의료비 간 인과관계를 확정할 수 없다는 점이다. BA가 높아서 의료비가 증가했다기보다, 기저 질병 때문에 BA도 높고 의료비도 높았을 수 있다. 우리는 다변량 보정으로 질병 영향을 통제하려 했으나, 여전히 유전적 소인과 같이 미처 보정되지 않은 교란요인이 있을 수 있다. 둘째, BA 산출모델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후성유전학적 BA, 단일 바이오마커(예: 텔로미어 길이) 기반 BA 등은 고려하지 못했다. 추후 다양한 BA 정의를 동시에 평가하여 어떤 BA 지표가 목적에 최적인지 비교하는 연구가 필요하다. 셋째, 의료비 산출 시 통제하지 못한 구조적 요인이 있다. 본 연구는 전체 의료비에서 본인부담금과 공단부담금을 합산하였는데, 사실 환자의 행태나 민간보험 가입 여부에 따라 의료이용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BA가 높은 사람이 의료이용을 더 하는 것에는 의학적 필요도 높지만, 의료접근성, 재정능력 등의 요소도 개입한다. 이에 대해서는 인과추론기법 등을 통해 보정하는 추가 연구가 요구된다. 향후 BA를 변화시킬 수 있는 중재연구를 통해 BA 개선이 의료비 감소로 이어지는지 실험적으로 검증할 필요가 있다. 넷째, 본 코호트는 건강검진 수검자 기반이어서 인구 대표성이 완벽하지 않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검진 수검자는 건강에 관심이 많고 건강행태가 상대적으로 양호한 편이므로, 전체 인구 보다 BA 분포가 젊게 치우쳤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건강보험 공단 검진은 매우 수검률이 높아(약 70%) bias가 크지 않다고 판단된다. 한편, 본 연구결과를 의료비 수준 추정 등에 직접적으로 사용해서는 안 되며, 경향성 파악에 주안을 두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BA 산출에 사용된 일부 지표는 검진항목 개편에 따라 더 이상 수집되지 않을 수 있다. 향후 BA 모델은 시대 변화에 따라 사용 가능한 핵심 바이오마커를 재선정하고 적응해야 한다. 최근에는 혈액 염증지표(예: 고감도 C-reactive protein)나 대사체 지표 등을 활용한 BA 연구도 진행 중이다. 계속해서 BA 모델을 고도 화한다면 예측 정확도를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고령화 시대에 개인의 생물학적 노화 정도를 나타내는 BA는 전통적 연령지표를 보완하는 유용한 도구임이 본 연구를 통해 확인되었다. 건강검진 데이터를 기반으로 산출된 BA는 향후 사망과 의료비의 차이를 효과적으로 예측하였으며, CA 와 예측력이 동등하였다. 이는 CA와는 달리 건강상태에 따라 변화하는 BA를 활용하여 고위험군을 조기에 찾아내고 선제적인 건강개입을 함으로써 개인의 건강수명 연장과 의료비 절감을 동시에 도모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BA 지표는 건강행태 개선의 동기 부여 수단으로도 활용될 수 있으며, 인구집단의 건강수준을 모니터링하는 지표로 정책평가에 기여할 수 있다. 향후 BA를 임상 및 보건정책에 접목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과제가 남아 있다. 우선 다양한 BA 산출방법을 비교 검증하여 신뢰도 높은 표준지표를 확립해야 한다. 또한 BA를 낮추는 운동, 영양, 약물 등의 효과적인 개입에 관한 연구가 필요하며, 그렇게 낮춘 BA가 실제로 질병 감소와 의료비 절감으로 이어지는지 평가해야 한다. 더불어 BA 활용에 따른 윤리적 문제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BA 정보가 개인 보험료 할증이나 고용상의 차별 등에 악용되지 않도록 법적 테두리를 마련하고, BA는 어디까지나 건강증진 목적에 한정해 사용하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이러한 전제하에, 생물학적 연령은 보건의료 분야에서 점차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개인별 맞춤 건강관리, 고령사회 의료비 관리, 예방 중심의 정책 설계 등 여러 면에서 BA 지표가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 본 연구결과는 그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근거로서, 앞으로 BA 를 활용한 추가 연구와 사업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길 기대한다.
이해상충
이 연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관이나 이해당사자로부터 재정적, 인적 지원을 포함한 일체의 지원을 받은 바 없으며, 연구윤리와 관련된 제반 이해상충이 없음을 선언한다.
감사의 글
이 연구는 국민건강보험공단 맞춤형 코호트 자료를 활용하였다. 자료 제공 및 연구 지원에 감사드린다.
ORCID
Jongmin Oh: https://orcid.org/0000-0002-2980-6943
Yuri Lee: https://orcid.org/0000-0002-2780-7678
Eunhee Ha: https://orcid.org/0000-0002-4224-3858
Jinwoo Cho: https://orcid.org/0000-0002-5848-1770
Yun-Chul Hong: https://orcid.org/0000-0001-901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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