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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gital Therapeutics Policies in the United States and Germany: Trends and Policy Implications

디지털 치료기기에 대한 국외 정책동향과 시사점: 미국과 독일을 중심으로

  • Sun-jung Cha (HIRA Research Institute, Health Insurance Review and Assessment Service) ;
  • Boram Sim (HIRA Research Institute, Health Insurance Review and Assessment Service)
  • 차선정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심사평가정책연구소) ;
  • 심보람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심사평가정책연구소)
  • Received : 2025.03.20
  • Accepted : 2025.05.13
  • Published : 2025.09.30

Abstract

Digital therapeutics (DTx) are emerging as an innovative medical technology that utilizes software-based interventions to prevent, manage, and treat diseases. This study analyzes the policy changes and adoption processes of digital therapeutics in the United States and Germany, which are leading in DTx policy development, to derive implications for South Korea's health insurance reimbursement policies, which are still in the early stages. In the United States, the Food and Drug Administration has established a regulatory framework for digital therapeutics. However, the lack of reimbursement policies, along with low acceptance among patients and healthcare providers, has hindered market expansion. In contrast, Germany enacted the Digital Healthcare Act in 2019 and introduced a fast-track approval process, allowing digital therapeutics to be covered by statutory health insurance. Nevertheless, challenges such as high initial pricing, insufficient long-term effectiveness evaluation, and low adoption rates persist. Thus, ensuring the sustainability of digital therapeutics requires a multilayered approach that simultaneously considers regulatory approval, a well-defined reimbursement policy, and the acceptance of both healthcare providers and patients. As South Korea is in the process of establishing its policy framework, efforts should focus on developing a framework to assess the clinical and economic effectiveness of DTx, as well as integrating these therapies into the healthcare system and enhancing stakeholder acceptance.

디지털 치료기기(digital therapeutics)는 소프트웨어 기반으로 질병을 예방, 관리, 치료하는 혁신적인 의료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본 연구는 디지털 치료기기 관련 정책을 선도하는 미국과 독일의 정책 변화 및 실제 의료현장에서의 도입과 확산과정을 분석하여, 정책 초기 단계에 있는 국내 건강보험 급여정책에 대한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한다. 미국은 식품의약국(Food and Drug Administration)을 중심으로 규제체계를 정립하고 있으나, 공적 재원과 민간보험의 비용 상환체계가 제한적이며, 환자 및 의료제공자의 수용성이 낮아 시장 확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면, 독일은 2019년 디지털 헬스케어법(Digitales Versorgungsgesetz)을 제정하여 신속 등재절차를 도입함으로써 디지털 치료기기의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높은 초기 가격과 장기적인 효과성 검증 부족, 낮은 도입률 등의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디지털 치료기기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규제 승인뿐만 아니라 명확한 급여정책과 함께 의료제공자 및 환자의 수용성을 고려한 다층적 접근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역시 정책적 기반을 마련하는 단계에 있으므로, 임상적 및 경제적 효과성을 검증할 평가 프레임워크 구축과 의료시스템 내 통합 및 수용성 제고를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

Keywords

서 론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 중 하나인 ‘디지털 헬스(digital health)’는 의료분야에 빠르게 도입되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디지털 치료기기(digital therapeutics)는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가상현실(virtual reality, VR)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질병을 예방ㆍ관리ㆍ치료하는 혁신적 의료기술로 주목받고 있다[1,2]. 특히 미국 식품의약국(Food and Drug Administration, FDA) 이 2017년 세계 최초로 의사 처방 기반의 디지털 치료기기를 허가한 이후,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 치료기기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관련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3,4]. 현재 진행 중인 디지털 치료기기의 임상시험을 살펴보면, 정신질환(31.1%)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신경계 질환(22.2%) 및 내분비계 질환(20.0%)이 그 뒤를 잇는다[5]. 이는 디지털 치료기기가 주로 행동 변화를 유도하여 질병을 관리하는 특성을 가지므로, 신경정신과 및 만성질환 치료에서 특히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되 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재 시장에 출시된 디지털 치료기기의 상당수가 이러한 적응증을 중심으로 개발 및 상용화되고 있다.
  디지털 치료기기와 같은 혁신적인 의료기술이 등장함에 따라, 이를 안전하게 관리하고 의료체계 내에서 적절히 적용하기 위한 정책적 대응 또한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현재 여러 국가에서 디지털 치료기기의 상용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나, 그 규제방식은 국가별로 상이하게 운영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 벨기에, 프랑스 등에서는 디지털 치료기기를 의료기기의 하위 범주로 규정하여 관리하는 반면, 독일과 영국에서는 이를 독립적인 범주로 분류하여 별도의 규제체계를 운영하고 있다[6]. 현재 시장에 출시된 대다수의 디지털 치료기기는 미국 FDA의 승인 또는 유럽 CE (Conformité Européene) 마크 인증을 획득한 제품들이다[5].
  이와 함께, 디지털 치료기기의 지속 가능한 활용을 위해 시장 진입을 위한 허가뿐만 아니라 건강보험 급여 적용과 같은 보상체계 마련도 중요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그러나 국가별로 급여 정책의 마련 속도와 적용방식에는 차이가 존재한다. 예를 들어, 미국과 독일은 디지털 치료기기를 포함한 소프트웨어 의료기기 (software as medical device, SaMD)에 대한 구체적인 규제체계를 가장 선도적으로 수립한 국가들로 평가된다[7]. 미국의 경우, 국제의료기기규제당국포럼(International Medical Device Regulators Forum, IMDRF) 내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의 규범 형성과정에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 해 왔다. 또한 미국은 SaMD의 특성을 고려한 사전 인증 프로그램(pre-certification program) 등을 선도적으로 마련하였으나, 건강보험 급여 적용에 있어서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존재한다[8]. 반면, 독일은 디지털헬스케어법(Digitales Versorgungsgesetz, DVG)을 제정하여 단순한 규제를 넘어 처방 가능한 디지털 헬스 어플리케이션을 급여화한 최초의 사례를 마련하였다[9]. 이러한 독일의 제도적 모형은 이후 프랑스, 벨기에 등 유럽 국가들의 급여모형 구축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10].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서 2020년 8월, ‘디지털 치료기기 허가ㆍ심사 가이드라인’을 발간하여 디지털 치료기기의 개발, 임상 및 허가를 지원해 왔다. 또한 2023년 8 월에는 디지털 치료기기의 건강보험 등재를 위한 가이드라인이 발표됨으로써 건강보험 적용을 위한 정책적 기반이 정비되었다 [11,12]. 이에 따라 현재까지 총 4개 제품이 식약처의 허가를 획득하였으며, 이 중 일부 제품이 2024년 상반기부터 의료현장에서 처방되기 시작하였으나 실제 활용 및 확산 수준은 아직 제한적인 것으로 보고된다[13].
  이처럼 각 국가별로 디지털 치료기기의 도입 및 활용을 적극 지원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료현장에서의 효과적인 사용을 뒷받침할 근거 자료는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디지털 치료기기의 시장 확산 속도와 임상적 유효성 간에는 간극이 존재하며, 일부 제품의 경우 효과성을 입증할 과학적 근거가 미비하여 실제 의료현장에서 충분히 활용되지 못한다는 한계도 지적된다[5]. 따라서 디지털 치료기기의 효과적인 활용을 위해서는 과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한 임상적 유효성 검증과 치료 프로토콜의 확립이 필수적이며, 이를 통해 디지털 치료기기가 의료체계 내에서 안정 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주요 논점은 이러한 과도기 단계에 있는 디지털 치료기기의 비용을 건강보험 기금이나 세금 등 공적 재원으로 보상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있다[14]. 미국과 독일은 이에 대한 정책적 접근방식에서 차이를 보 이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정책은 독일과 일부 유사한 방식을 채택하면서도 상대적으로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디지털 치료기기의 등재 및 보상체계가 합리적으로 작동할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으며,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요구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15-17].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국제적으로 가장 먼저 SaMD에 대한 규제체계를 수립한 미국과 독일을 대상으로 최근 정책 변화와 디지털 치료기기의 도입 이후 실제 의료현장에서 사용 및 확산과정을 고찰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정책 초기 단계에 있는 국내 디지털 치료기기의 급여화 정책 추진과정에서 참고할 수 있는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연구문제를 설정하였다. 첫째, 미국 및 독일의 디지털 치료기기에 대한 규제 및 급여화 정책방향은 어떠한가? 둘째, 이러한 정책적 차이가 의료 현장에서의 디지털 치료기기의 사용 및 확산에 어떠한 결과를 초래하였는가? 이때, 미국과 독일은 제도적 기반과 정책 목표, 운영 방식에 있어 본질적 차이가 있음을 고려하였다. 이에 따라, 본 연구는 정형화된 분석 틀을 적용하기보다는 각 국가의 정책적 특징 과 추진과정을 맥락 중심적으로 분석하고 고찰하였다. 본 연구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연구윤리심의위원회(Institutional Review Board, IRB)의 심의 승인을 받았다(IRB no., 2023-036-006).

미 국

1. 미국의 디지털 치료기기 규제 및 비용 상환체계의 변화

  미국은 전 세계 디지털 치료기기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국가로, 디지털 치료기기를 포함한 SaMD의 규제와 정책 수립을 선도하고 있다. 특히 미국 FDA는 IMDRF1) 가 2013 년 SaMD의 정의 및 규제원칙을 정립하는 가이드라인을 마련 할 당시 의장국으로서 해당 작업에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였다[18]. 이에 더하여, 2017년에는 전통적인 FDA의 규제방식이 SaMD 제품의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한계점을 인식하고, SaMD의 특성을 반영한 사전 인증 파일럿 프로그램(pre- certification program)을 도입하여 보다 유연한 규제방식을 모색하였다[8]. 아울러, 2019년에는 IMDRF의 SaMD 개념을 반영하여 FDA의 관련 가이드라인을 개정하였으며, 의료 목적의 소프트웨어 기능과 일반 건강관리 기능을 명확히 구분하는 기준을 제시함으로써 디지털 치료기기의 혁신을 촉진하는 동시에 환자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규제체계를 강화하였다[19].
  이러한 규제정책의 진전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 디지털 치료기기의 비용 상환체계는 여전히 제한적이다. 미국 메디케어 (Medicare)는 현재 디지털 치료기기를 공식적인 급여 범주로 포함하지 않고 있으며, 일부 주정부의 메디케이드(Medicaid) 프로그램 및 민간보험사에서만 제한적으로 급여를 적용하고 있다 [20,21]. 미국의 Centers for Medicare and Medicaid (CMS)에서는 혁신 의료기술의 도입을 촉진하기 위해 NTAP (new tech- nology add-on payment)와 같은 지불보상제도가 운영되고 있으나, 아직까지 일부 인공지능 기반 의료기기에 한정적으로 적용되고 있어 디지털 치료기기에 대한 전반적인 비용 상환체계는 여전히 미흡한 상황이다[22]. 이에 2022년 미국 상원에서는 ‘처방용 디지털 치료기기의 접근성 향상을 위한 법안(Access to Pre- scription Digital Therapeutics Act)’이 발의되었다[23]. 이 법 안은 메디케어 급여목록에 처방형 디지털 치료기기를 추가하고, CMS가 해당 제품군의 비용 지급방식 및 개별 코드를 부여하도록 규정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본 법안은 통과되지 못하였으며, 2023년에 유사한 내용으로 다시 발의되었으나 최종 통과 여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그러나 최근 몇 년 동안 CMS는 디지털 치료기기의 비용 상환 체계를 개선하기 위한 정책적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Table 1). 디지털 치료기기의 시장 초기에는 FDA 승인을 받은 제품이 일부 지불자의 급여목록에 포함되었으나 청구코드 부재로 비용 상환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CMS는 2022년 2월, FDA 승인 디지털 행동치료 처방을 위한 Healthcare Common Procedure Cod-ing System (HCPCS)2) Level Ⅱ 코드(A9291)를 신설하였으며, 이를 통해 의료현장에서 디지털 치료기기의 비용 청구 및 상환이 부분적으로 가능해졌다[24]. 이후, 2023년 3월에는 AppliedVR의 허리통증 완화를 위한 몰입형 솔루션(RelieVRx)이 HCPCS Levell Ⅱ 코드(E1905)를 부여받았다[25]. CMS는 해당 제품을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VR 헤드셋, 호흡센서)가 결합된 하나의 통합 의료기기로 간주함으로써 기존 코드와의 차별성을 인정하였다. 특히 RelieVRx는 하드웨어를 포함하고 있어 ‘내구적 의료
장비(durable medical equipment)3)’로 분류되었다. 더불어, 최근에는 디지털 정신건강 치료(digital mental health treatment, DMHT)에 대한 새로운 HCPCS 코드 신설이 검토되고 있으며 [26], 이는 디지털 치료기기의 제공, 사용법 교육, 데이터 검토 등의 서비스에 대한 내용을 포함한다. 해당 코드는 기존 인지행동 치료(cognitive behavior therapy) 관련 코드와 구별되며, 디지 털 치료기기 고유의 기능과 사용환경(예: 환자가 가정에서 직접 사용)을 반영하여 설계된 것으로 평가된다.

2. 미국 Pear Therapeutics의 사례

  미국은 현재 제한적인 급여정책으로 인해 디지털 치료기기의 사용 및 확산과정을 평가할 수 있는 자료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미국을 대표하는 디지털 치료기기 개발 기업인 Pear Therapeutics의 사례를 분석함으로써, 미국의 정책적 환경이 시장에 미친 영향을 평가하고자 한다.
  Pear Therapeutics는 2017년 처방형 디지털 치료기기로서 최초로 미국 FDA의 허가를 받은 약물남용 치료 애플리케이션 ‘reSET’을 개발한 기업이다[3]. 이후, 2018년과 2019년에는 각각 오피오이드 중독 치료용 애플리케이션(reSET-O)과 수면장애 치료용 애플리케이션(Somryst)을 연이어 출시하며 디지털 치료기기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였다. 또한 Pear Therapeutics는 처방형 디지털 치료기기의 비용 상환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추진하였으며, 특히 지불자의 급여 적용을 유도하기 위해 임상적 유효성과 더불어 비용효과성에 대한 근거를 마련하는 데 주력하였다. 대표적인 사례로, 2021년 발 표된 연구에서는 reSET-O를 기존 약물치료와 병용한 환자군에서 총 75만 4,657달러(환자당 2,150달러)의 순비용 감소효과가 있는 것으로 발표하였다[27].
  그러나 Pear Therapeutics의 사업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2022년 발표된 운영성과에 따르면, 2021년 대비 처방건수는 증가하였으나 목표로 설정한 처방건수(5–6 만 건)에 미치지 못하였다(Table 2). 이는 미국의 시장규모 대비 처방 비중이 미미할 뿐만 아니라, 해당 수치가 단일 제품이 아닌 Pear Therapeutics가 보유한 세 가지 제품의 누적 처방건수라는 점에서 그 성과는 더욱 제한적으로 해석될 수 있다. 특히 발표된 성과지표 중 이행률(fulfillment rate)은 환자가 치료를 시작하여 지불 의무가 있고 수익으로 인식되는 처방전의 수를 총 처방전 수로 나누어 산출된다[28,29]. 다시 말해, 처방된 디지털 치료기기 중 환자가 실제 치료를 이행한 비율을 의미한다. Pear Therapeutics 제품들의 이행률은 2021년 대비 증가하였으나 여전히 53% 수준에 머물러, 전체 처방 환자 중 절반 정도만이 실제로 치료를 수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디지털 치료기기에 대한 환자의 수용도가 높지 않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이유로, Pear Therapeutic는 일부 주정부 메디케이드 및 민간보험을 포함한 총 39개 지불자와 계약을 체결하며 보장 인구를 확대하였으나, 2022년 기준 약 3억 2,350만 달러의 누적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보고되었다[28]. 결과적으로 Pear Thera- peutics의 제품은 시장의 제한적인 반응과 급여체계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기존 의료체계에 안정적으로 편입되지 못하였으며, 2023년 4월 파산 신청에 이르렀다[30]. 당시 Pear Therapeutic는 일부 환자와 의료제공자가 디지털 치료기기를 기존 치료보다 효과적이지 않고 복잡하다고 인식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에 따라 기존 치료방식을 대체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하였 다[28]. 특히 미국 내에서 디지털 치료기기에 대한 제3자 지불체계(third-party reimbursement system)가 불확실하다는 점으로 인해 의료제공자 및 환자들이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하였다. 다시 말해, 미국의 지불자들이 디지털 치료기기의 급여 적용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다는 점을 비판하며, 디지털 치료기기의 시장 정착을 위한 보다 명확한 급여정책의 필요성을 언급하였다.

독 일

1. 독일의 디지털 치료기기 급여정책

  2019년 11월, 독일은 DVG를 제정하여, 디지털 헬스 애플리케이션인 Digitale Gesundheitsanwendungen (DiGA)를 법적 건강보험 급여목록에 포함하였다[31]. 이는 처방 가능한 디지털 헬스 어플리케이션의 급여를 제도화한 첫 사례에 해당하며, 수많은 건강 어플리케이션 중 환자에게 실제로 임상적 가치를 제공하는 제품을 선별하여 제도권 안으로 통합시킨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 다.
  이러한 제도 도입을 통해 독일은 디지털 치료기기의 도입을 가장 전략적이고 신속하게 추진하는 국가 중 하나로 평가되며, 이러한 정책은 독일 정부의 여러 전략적 목표를 반영한다. 첫째, DiGA 급여화는 독일 의료시스템 전반의 디지털화를 추진하기 위한 국가적 비전의 일환으로 이해할 수 있다. 독일은 그동안 의료 부문을 포함한 사회 전반의 디지털화 수준이 국제적으로 뒤쳐져 있다는 평가에 대응하여 디지털 전환을 체계적으로 준비해 왔다[32]. 이러한 흐름 속에서 제정된 DVG는 디지털화를 통해 환자들에게 보다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33]. 이에 따라 독일은 DiGA 개발 시 독립적인 제품이 아닌 전자 건강보험카드(elektronische Gesundheitskarte), 전자개 인건강기록(elektronische Patientenakte), 보험자의 디지털 플랫폼 및 원격의료시스템 등 국가 차원의 전자건강(e-Health) 인프라와의 연계를 의무화하고 있다[9]. 둘째, 산업적 측면에서는 디지털 헬스 산업의 활성화와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정책적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DiGA 급여화는 제조업체들에게 명확한 시장 진입경로와 기회를 제공한다는 특징이 있다. 특히 DiGA 신속 등재절차(fast-track)는 규제 승인과 건강보험 급여 등재절차를 간소화함으로써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보다 신속하게 의료체계에 편입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34]. 나아가, 디지털 헬스 산업의 육성을 통해 독일은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서 새로운 국제적 표준을 선도하고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고자 하였다[33].

2. 급여 등재절차 및 가격 산정

  DVG 제정에 따라, 독일에는 DiGA 신속 등재절차가 마련되 었으며, 이는 원칙적으로 평가기간이 3개월로 제한되어 있어 신청 후 단기간 내 등재 여부가 결정된다[9]. DiGA의 등재 여부는 독일의 연방의약품의료기기연구소(Bundesinstitut für Arz- neimittel und Medizinprodukte, BfArM)에서 심사하며, 평가 과정에서는 다음 두 가지 핵심 요건이 고려된다(Table 3). 첫째는 DiGA에 대한 기본 요건(general requirement)으로, 기기의 안전성, 사용 적정성, 데이터 보호 및 정보보안, 기기의 품질 등을 포함한다. 둘째는 긍정적 치료효과(positive care effect)로, 임상적 편익과 치료과정에서의 긍정적 개선을 평가하는 기준이다. 평가기준 중 기본 요건만 충족하더라도, 해당 DiGA는 DiGA 디렉터리에 임시 등재되며, 1년간 건강보험 수가를 적용 받으며 임상 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다. 아울러, 이 기간 동안 추가적인 임상연구를 수행하여 긍정적 치료효과를 입증하면, 영구 등재도 가능하다. 2024년 7월 기준, 64개의 DiGA가 BfArM에서 승인되어 35개 제품은 영구 등재, 21개 제품은 임시 등재되어 있으며, 8개 제품은 등재목록에서 제외된 것으로 확인된다[35].
  한편, 독일에서 DiGA의 건강보험 가격 산정방식은 전통적인 약가 설정방식과 유사한 구조를 따른다. DiGA 제품이 처음 등재될 때, 임시 등재든 영구 등재든 관계없이 등재 후 12개월동안은 제조업체가 제시한 가격이 보상기준으로 적용된다[9,36]. 그러나 등재 13개월째부터는 이전 1년간의 사용 성과를 바탕으로 건강보험 기금과 제조업체 간 가격협상을 거쳐 최종 수가가 결정 된다. 이러한 구조로 인해, DiGA의 초기 가격은 비교적 높은 수준으로 결정되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첫해의 DiGA 평균 가격은 90일당 444유로(119유로[일회성]부터 744유로[90일당])로 보고되었다[36]. 이에 독일 연방건강보험조합연합(GKV-Spitzen- verband, GKV-SV)과 DiGA 제조업체연합은 DiGA의 상한 가격을 설정하기 위한 논의를 지속하였으며, 2021년 12월 최종적인 가격 산정 합의안을 도출하였다. 이어, 2022년 1월에는 최초 등재된 DiGA의 등재기간이 13개월을 넘어가면서 DiGA 제품에 대한 첫 번째 공식적인 가격협상이 이루어졌다. 그 결과, 수면 장애 치료를 위한 DiGA인 Somnia의 가격이 기존 464유로에서 223유로로 52% 인하되었다[36]. 이후 진행된 가격협상에서도 여러 DiGA 제품들의 가격이 초기 설정된 수가 대비 29%–67% 감소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3. DiGA 신속 등재절차 운영결과

  독일의 GKV-SV의 DiGA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9월 첫 번째 DiGA 처방이 이뤄진 이후 2023년 9월까지 총 374,377 건이 처방된 것으로 보고되었다. 연도별로는 2020년 9월–2021년 9월에 41,000건, 2021년 10월–2022년 9월에는 124,000건, 2022년 10월–2023년 9월에는 209,000건이 처방되어 매년 지 속적인 증가 추세를 보였다. 특히 상위 15개 DiGA 제품이 전체 처방의 약 82% (308,000건)를 차지한 것으로 보고되며, 이 중 가 장 상위 제품인 Zanadio, Vivira, Kalmeda는 각각 비만, 근골격계 질환, 이명을 대상으로 하고, 일일 평균 60–77건의 처방이 이루어진 것으로 분석되었다[35].
  한편, 독일의 최대 건강보험기금 Techniker Krankenkasse에 서는 DiGA를 1회 이상 사용한 환자 244명을 대상으로 사용 경험에 대한 조사를 수행하였다[37]. 조사결과, 응답자의 84%는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 이상 DiGA를 사용하였으며, 3분의 1 이상은 매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응답자의 10%는 한 달에 몇 번만 사용하였고, 6%는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고 응답하여, 환자별로 DiGA를 이용한 치료의 수용성이나 치료 충실도가 다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아울러, DiGA에 대한 환자의 만족도 또한 양분된 결과를 보였다. 응답자의 62.7%는 DiGA가 자신의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되었다고 평가한 반면, 33.2%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응답하였다. DiGA 사용에 대한 불만족 이유로는 DiGA를 통해 추가적인 가치를 얻지 못했다는 점(28.6%)이 가장 큰 응답을 차지하였다. 그 외에도 개인화(personalization)의 부 족(24.5%), 애플리케이션 사용의 어려움(16.3%), 동기 부여 부족 (10.2%), 의사ㆍ치료사와의 대면 접촉 부족(8.2%), 애플리케이션 오류(6.1%) 등이 주요 문제로 지적되었다. 향후 DiGA 사용 의향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52%가 향후 질병 발생 시 DiGA를 다시 사용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하였으며, 34%는 사용을 고려할 수 있 다고 답변하였다. 반면, DiGA를 더 이상 사용하지 않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11%로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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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 론

본 연구는 디지털 치료기기에 대한 미국과 독일의 정책적 접근 방식을 비교 분석함으로써, 우리나라의 정책방향 설정에 대한 시사점을 도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미국의 경우, FDA가 디지털 치료기기에 대한 규제체계를 선제적으로 마련하면서 혁신적 의료기술의 신속한 시장 진입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SaMD 개념을 기반으로 한 사전 인증프로그램을 도입함으로써 디지털 치료기기의 시장 활성화를 촉진하는 기반을 마련하였다. 그러나 공적보험인 메디케어에서는 여전히 디지털 치료기기를 급여목록에 포함하지 않고 있으며, 민간보험에서도 일부 제품에 한해 제한적으로 적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규제기관과 지불자 간 평가기준이 상이함을 반영하며,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위한 근거 마련이 주요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다시 말해, 지불자 관점에서는 초기 규제승인 단계에서 평가되는 안전성과 효과성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임상적 효과 및 비용 대비 효과성을 입증하는 것이 필수적이며, 이를 뒷받침할 충분한 임상적 및 경제적 근거가 요구된다 할 수 있다[38]. 이러한 요구에 부응하여, 최근 디지털 치료기기에 대한 비용-효과성 분석연구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러한 연구들은 급여화 논의를 한 단계 발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39,40]. 다만, 디지털 치료기기의 효과는 환자의 건강행동, 인지과정, 감정 등 다양한 요인에 영향을 받을 수 있어 개인별 차이가 클 뿐만 아니라, 적용 맥락 또한 높은 변동성을 갖는다[41]. 이에 따라, 연구에서 도출된 결과가 실제 임상환경에서도 유효한지에 대한 장기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또한 미국에서는 환자들의 수용성도 중요한 도전과제로 나타나고 있다. Pear Therapeutics의 실적 보고서에서는 처방받은 환자의 약 50%만이 실제로 디지털 치료기기를 활성화하여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낮은 이행률(fulfillment rate)은 환자가 직접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구조와 디지털 치료기기의 사 용방법 및 효과에 대한 인식 부족에서 기인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일부 기업들은 환자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쿠폰 제 공 등의 전략을 도입하였으나, 효과는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42].
  결과적으로, 명확한 비용 보상체계의 부재와 낮은 환자 수용성으로 인해 미국 내 일부 디지털 치료기기 기업들은 수익 창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시장 성장에도 제약이 발생하고 있다. CMS에서 디지털 치료기기의 특성을 반영한 HCPCS 코드를 발표하고 있어 디지털 치료기기의 임상적 적용이 확대될 가능성이 존재하지만, 디지털 치료기기의 비용 상환방식에 대한 지불자 간 명확한 합의가 부재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급여화 논의에 여전히 어려움이 있다[38,43]. 이에 따라, 일부 디지털 치료기기 개발기업들은 기존의 처방 기반 모델(prescription digital thera- peutics)에서 일반 소비자용 제품(over-the-counter)로 전환하는 전략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44].
  반면, 독일의 정책은 정부 주도의 명확한 급여체계와 비용 상 환체계 마련으로 디지털 치료기기의 의료시스템 내 정착과 신속한 상용화를 촉진하는 핵심 기제로 작용하고 있다. 독일이 도입 한 DiGA 신속 등재절차는 일정 요건을 충족한 경우 우선 건강보 험에 등재될 수 있도록 하고, 이후 임상적 근거가 추가로 축적되 면 영구 등재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는 DiGA의 의료현장 도입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있으나, 이러한 접근 방식이 건강보험의 진입 장벽을 지나치게 낮추고 건강보험의 재정 부담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비판적인 시각이 존재한다[45]. 특히 임시 등재된 DiGA들이 향후 긍정적 치료효과 요건을 충족하여 영구 등재로 전환될 가능성을 충분히 갖추고 있는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었다. 그러나 최근까지의 운영결과를 살펴보면, 전체 등재 신청 건 중 최종적으로 임시 또는 영구 등재된 제품의 비율은 22%에 불과하며, 등재된 모든 제품이 무작위 통제 연구 (randomized controlled trial)를 거친 것으로 보고된다[37]. 이는 DiGA 등재 가이드라인에서 제시된 것보다 더 높은 수준의 요건을 충족하는 것으로, 신속 등재절차가 DiGA의 무분별한 시장 진입을 허용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수준의 심사 강도를 유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46,47].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제품이 임시 등재 종료 후 급여목록에서 제외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으 며, 이러한 제외가 등재절차에서 엄격한 평가기준이 적용된 결과 인지, 혹은 임상적 근거가 부족한 제품이 상대적으로 낮은 진입 요건을 통해 등재되었기 때문인지는 향후 장기적인 관찰과 평가를 통해 규명될 필요가 있다[7].
  또한 DiGA 신속 등재절차는 기존의 의료기술 평가방식과 달리, 치료적 이점을 보다 광범위하게 인정하는 특징이 있다. 예를 들어, 환자와 의료진 간의 상호작용, 치료과정에서의 편의성 향상 등이 치료적 이점으로 고려되며, 이는 디지털 치료기기의 특성을 반영한 정책적 접근방식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대부분의 제품은 임상적 효과를 주요 평가지표로 설정한 연구 결과를 근거로 등재되었으며, 구조적 개선요소와 관련된 평가는 상대적으로 적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35,46]. 이는 구조적 개 선과 관련된 측정도구가 부족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연구결과가 향후 가격협상에서 불확실성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으로 보인다[48]. 따라서 DiGA의 혁신성을 반영할 수 있도록 평가체계가 보다 성숙해질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이에 더하여, DiGA의 가격 산정방식은 여전히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부 제품은 건강보험에 등재되기 이전의 시장가격보다 400%–500% 높은 수준으로 책정된 것으로 보고되며[49], 제조업체가 자유롭게 설정 가능한 DiGA의 초기 수가 수준이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문제가 심화되고 있는 양상을 보인다[36]. 특히 첫 해 동안 입증된 편익을 바탕으로 실시된 가격 조정결과, 초기 책정 수가 대비 29%–67%까지 낮은 수준으로 결정되었다는 점은 초기 DiGA의 치료적 가치가 과대평가되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할 때, 향후 독일의 DiGA 가격 산정방식이 건강보험 재정에 미치는 영향과 향후 조정 방향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한편, 독일의 DiGA 급여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첫 번째 DiGA가 등재된 이후 사용 건수가 빠르게 증가한 것으로 보고되었다. 이는 DiGA가 법정 건강보험 급여목록에 포함됨에 따라 환자가 경제적 부담 없이 이를 이용할 수 있었던 점이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50]. 그러나 이러한 성장세는 새롭게 등재된 DiGA 제품 수의 증가와 코로나19 팬데믹 등의 외부 요인의 영향을 반영한 결과일 가능성이 높아, 향후 DiGA 사용 추이가 지속적으로 증가할지에 대한 전망은 불확실한 상황이다[48]. 특히 전반적인 관점에서 볼 때 DiGA의 도입률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43]. 독일 내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실시 된 한 조사에 따르면, 일반 국민의 72.8%가 DiGA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DiGA에 대한 대중적 인식이 아직 보편화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51]. 따라서 DiGA의 활용 확산을 위해서는 DiGA를 처방하는 의료제공자를 대상으로 한 정책적 지원과 전략적 접근이 필수적인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독일 내에서 의료제공자의 인식은 최근 몇 년간 점차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여전히 처방에 있어 주저하는 경향이 병존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52]. 이는 DiGA에 대한 정보 부족, 관련 의료서비스에 대한 수가 부족, 의학적 근거 부족, 법적 및 기술적 불확실성, 환자 준수에 대한 우려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53,54].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DiGA의 효과적인 확산과 활용을 위해서는 일반 국민들의 인지도 향상과 의료제공자를 대상으로 한 교육 및 지원정책 강화가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DiGA를 경험한 환자의 관점에서 보면, DiGA 사용자 중 52%가 향후 재사용 의향을 보였으나, 실제 사용자 중 3분의 1은 기대했던 치료효과를 얻지 못한 것으로 보고되었다. 이 중 불만족 요인으로 DiGA 사용을 통해 추가적인 가치를 실감하지 못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이는 디지털 치료기기의 치료효과에 대한 환자의 기대와 실제 효과 간의 차이를 보여주는 결과로 해석 될 수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DiGA의 급여정책이 초기 사용자 확대에는 긍정적 영향을 미쳤으나, 지속적인 사용과 정착을 위해서는 환자에게 충분한 치료적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상의 내용을 종합해 보면, 미국은 디지털 치료기기의 근거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급여화 논의가 본격적으로 진행되지 못 하고 있으며, 사용 및 확산은 시장 자율에 의존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나타난 일부 기업 사례는 디지털 치료기기 같은 혁신 기술이 비용 상환체계 없이 초기 시장을 안정적으로 형성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Table 4). 반면, 독일의 사례는 신속 등재 절차를 통해 디지털 치료기기의 빠른 도입과 확산을 제도적으로 추진해 왔으나, 높은 초기 가격 책정과 장기적인 효과성 검증 부 족 등의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처럼 두 국가의 접근방식은 상이하나, 디지털 치료기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정책의 추진과정에서 주요한 제약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사성을 보인다. 이에 더하여, 양국 모두에서 나타나는 저조한 도입률은 시장진입 규제를 완화하거나 비용 보상체계를 마련하는 것만으로는 시장 확대를 유도하는 데 충분한 인센티브가 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더욱이, 독일의 사례는 단순히 급여 적용 자체만으로는 성공적인 정착을 보장하기 어렵고, 환자와 의료제 공자가 적극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함께 수반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특히 디지털 치료기기에 대한 근거 축적을 위해서는 충분한 임상 적용 사례가 전제되어야 하며, 각 사례에서 환자의 참여 정도에 따라 치료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사용자의 수용성은 향후 근거 기반의 정책 추진을 위한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 따라서 디지털 치료기기의 보편적 확산을 위해서는 규제 승인과 비용 보상체계, 그리고 환자 및 의료제공자의 수용성을 동시에 고려하는 다층적인 정책 설계가 필수적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혁신의료기술 통합심사’ 제도를 통해 디지 털 치료기기의 시장 진입기간을 상당히 단축하였고, 건강보험 급 여화 측면에서는 ‘임시 등재’ 제도를 통해 디지털 치료기기가 제도권 내에서 활용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었다[12]. 이에 따라, 제조업체는 정식으로 건강보험 급여등재 여부를 평가받기 이전에 임시로 건강보험에 등재하거나 비급여로 형태로 현장에서 사용되며 임상근거를 창출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제도적 변화는 건강보험정책이 혁신의료기술을 수용하고자 보다 개방적이고 탄력적인 접근방식을 모색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또한 현재 미국과 독일 등 디지털 치료기기를 선도적으로 도입한 국가에서도 여전히 명확한 근거 부재로 정책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이러한 중간 단계는 새로운 기술에 대한 임상적 유효성과 비용효과성, 사용자 수용성 등을 평가하는 과정으로 적극적으로 활용되어야 할 것이다[14]. 아울러, 디지털 치료 기기가 의약품이나 다른 의료기술과 마찬가지로 치료 목적을 지닌 전문 의료영역에 속하는 만큼 건강보험 제도권 내에서 관리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혁신의료기술에 대한 환자의 접근성을 제고하고, 혁신적 기술을 매개로 비급여 영역이 무분별하게 확산 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현재 국내에서는 임시 등재 동안의 가격 수준이 제조업체의 기대에 미치지 못해 많은 제품들이 비급여 진입을 선택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어, 한 제품은 임시 등재 시 약 2만 원 수준으로 평가되어 비급여 적용을 선택하였으며, 이후 약 25만 원의 가격을 책정하였다[15]. 이로 인해 정부와 산업계 간 디지털 치료기기의 적정 가격 수준에 대한 논의가 지속되고 있으나, 독일에서도 가격 산정방식과 수준에 대한 논란이 여전히 존재하는 만큼, 국내 정책에 실질적인 참고 사례가 제한적이라는 어려움이 있다. 더욱이, 이전 연구에서는 일반 국민의 최대지불 의사가 약 14,000–18,000원 수준으로 나타나 환자와 산업계 간 에도 가치 인식의 상당한 간극이 있음을 보여주며, 이는 국내에 서도 사용자의 인식도 제고와 수용성이 향후 정책 추진의 핵심 과제가 될 것임을 시사한다[55,56]. 결과적으로, 디지털 치료기기의 효과적인 도입과 활용을 위해서는 모든 이해관계자가 수용 가능한 가치를 입증하고, 이를 기반으로 정책을 조율하는 과정이 요구된다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정부는 임시 등재 이후 정식 등재 단계에서 적용 가능한 평가기준 및 보상체계를 마련 중이다. 이를 통해 디지털 치료기기의 임상적ㆍ경제적 효과성을 체계 적으로 검증하고, 환자와 의료제공자의 수용성을 제고하며, 의료 시스템 내에 효과적인 통합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접근 은 디지털 치료기기가 혁신 의료기술로서 본연의 잠재력을 실현하고, 국민들이 실질적인 편익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이해상충


  이 연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관이나 이해당사자로부터 재정적, 인적 지원을 포함한 일체의 지원을 받은 바 없으며, 연구윤리와 관련된 제반 이해상충이 없음을 선언한다.


ORCID

Sun-jung Cha: https://orcid.org/0000-0002-3044-8653
Boram Sim: https://orcid.org/0000-0003-0981-5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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