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는 많은 국가들에게 건강 및 사회ㆍ경제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특히 정신건강적으로 스트레스, 불안, 우울증 및 외상 후 스트레스 증가, 대면활동의 변화, 디지털 의존도 증가 등의 변화를 가져왔다. 한국 정부는 코로나19 전후 상당 기간 국민의 정신건강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정신건강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정신장애 평생 유병률은 27.8%로, 이는 일반 인구 중 1/4 이상이 평생 중 한 번 이상 알코올 사용장애, 니코틴 사용장애, 불안장애, 혹은 우울장애를 경험한다는 것으로 조사되었다[1]. 성별과 연령대에서의 정신장애 평생 유병률은 남성이 32.7%로 50대(39.5%)에서 높게 나타났으며, 여성은 22.9%로 18–29세(24.1%)에서 높은 평생 유병률을 보이고 있다[1]. 또한 ‘서울시민 정신건강 실태조사’에서 서울 시민의 52.5%가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33.8%), 우울(26.2), 불면증(19.0%) 등의 정신건강에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
2021년 중증정신질환으로 인한 의료이용 인구는 743,582명으로 중등ㆍ재발성 우울장애 환자가 346,056명(47%)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였다. 진단별로 보면 조현병 환자의 평균 재원 일수(480.1일)가 가장 길었고, 분열형 및 망상장애(233.9일), 조증에피소드(171.3일), 물질 관련 중독장애(175.4일), 양극성 정동장애(128.9일), 중등도 이상 우울에피소드 및 재발성 우울장애(89.7일) 순이었다[3]. 정신질환과 관련하여 중증질환자의 경우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을 중심으로 정신건강의학과에 입원하여 관리를 받고 있다. 인구 10만 명당 정신질환치료 수진자 수는 2018년 4,143명에서 2021년 5,152명으로 1,009명 증가하였으나, 같은 기간 정신의료기관 병상 수는 7만 9,257개에서 7만 5,474개로 3,783개 감소하였다[4]. 2021년도 기준 정신 질환 의료이용자는 약 3,376,576명으로 추산되며 이 중 4.1%인 139,704명이 입원진료를 이용하고 있다. 입원진료 이용자 중 연간 180일 이상 장기입원자는 55,508명으로 전체 입원환자의 38.3%로 조사되었다. 2021년 입원자의 재원일수 중위값은 52일 이며, 180일 이상 입원환자는 31.9%으로 나타났다[3].
우리나라의 입원환자 평균 재원일수는 2020년 기준 16.1일로 Organiz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 ment (OECD) 국가(2019년) 평균 재원일수인 8.0일의 2배 정도이다[5]. 정신질환자의 2018년 평균 재원일수는 131.5일로, 2014–2018년 기간에 연평균 3.0% 증가하였다. 이는 OECD 회원국 평균 49.0일(2017년)의 2.7배이다[6]. 2008–2019년 기간에 중증정신질환자의 평균 재원기간은 145.4일로 조현병 308.3 일, 정신지체 295.8일 순으로 평균 재원기간이 길었다[7].
재원일수를 관리하는 다양한 방법 중 Hoe [8]의 연구에서는 중증정신질환자의 장기입원의 문제를 정신보건제도 및 전달체계, 정신의료기관의 운영방식, 의료보장제도, 주거시설, 사회적 지지(가족, 지역사회) 등이라고 강조하였다. 이때 정신질환자의 치료와 급성기 병원의 고유기능인 급성기 환자 관리를 위한 입원병상 확보의 이해 상충관계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이 요구된다고 하였다. 기존의 정신질환자들이 사회로부터 격리되어 시설에 수용되어 치료하는 상황에서 거주시설이나 지역사회로 복귀하는 돌봄 시스템이 성공적으로 수행되기 위해서는 중증정신질환자의 급성 기간 동안 돌봄을 수행하는 병원의 체계적이고 통합적인 관리시스템이 요구된다.
정신보건시설에서의 재원기간에 관련된 다수의 연구가 수행되었으나[6,9-11], 우리나라 정신건강관리의 가장 큰 문제점은 정신질환 초기 발견이 늦고, 급성기 집중치료가 적기에 이루어지지 못하다는 것이다[3]. 또한 조현병과 같은 질환의 장기입원이 증가 했을 때, 입원 서비스에 따른 편익보다 환자의 사회적 적응도 하락과 관리비용의 증가에 따른 의료급여 재정의 증가 등의 손실이 커진다[12].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아직까지 급성기 병원에서의 중증정신질환자를 중심으로 재원일수 차이를 분석한 연구는 거의 없었다. 따라서 본 연구는 급성기 병원에 입원한 중증정신질환자의 장기입원 현황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는 장기입원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파악하여 급성기 의료기관의 중증정신 질환 입원환자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방 법
본 연구는 급성기 의료기관에서의 중증정신질환을 주진단으로 입원한 환자를 재원기간에 따라 장기기간과 단기기간으로 구분하여 대상자의 인구사회학적 특성, 입원 및 질환 특성, 의료기관 특성을 비교하고 장기 재원기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파악하기 위한 서술적 조사연구이다.
1. 연구대상 및 자료수집
본 연구는 2013년부터 2022년까지 질병관리청의 퇴원손상심층조사 자료(퇴원자료)를 이용하였다. 퇴원자료는 2005년 우리나라 만성질환 발생 및 손상규모에 대한 대표 통계를 생산하기 위해 도입한 조사자료로 100병상 이상 170개의 급성기 병원의 의무기록 자료를 이용하여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수집된 자료는 효율적이며 과학적 근거 기반의 정책수립 및 평가의 보건통계 목적에 활용되고 있다.
연구대상 질환은 주상병이 중증정신질환인 경우를 기준으로 정의하였다. ‘중증ㆍ정신장애인 의료체계 실태조사’ 연구에서는 중증정신질환을 “장애인복지법” 제2조 및 동법 “시행규칙” 제2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한 “장애등급판정기준”의 ‘정신장애 판정 기준’과 전문가 자문 의견을 토대로 중증정신질환의 질환코드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 Korean Standard Classification of Diseases-10 코드)를 조현병과 조현 정동장애를 포함하고 있는 F20–F29(조현병ㆍ분열형 및 망상장애), F31(양극성 정동장애), F33(재발성 우울장애)로 정의하였다[13]. 따라서 본 연구에서의 중증정신질환은 기존 연구와 국가 정신건강현황보고서의 기준을 준용하여 조현병(F20), 분열형 및 망상장애(F21–F29), 조증에피소드(F30), 양극성 정동장애(F31), 중등도 이상 우울에피소드 및 재발성 우울장애(F32.1–F32.3, F33.1–F33.3)로 정의하였다. 주 진단이 중증정신질환인 환자 중에서 의료보험 유형이 국민건강 보험과 의료급여인 경우만을 포함하여 연령이 19세 이하와 100세 이상인 경우, 입원경로가 기타 또는 불명인 경우를 제외하고 최종 7,736건을 연구대상으로 선정하였다[14,15].
2. 변수 정의
1) 종속변수
정신질환의 장기입원 기준은 연구에 따라 차이가 있다. 2008년 기준으로 정신보건시설에서의 재원기간 중앙값은 153일이었으며, 이 중 6개월 이상 입원자가 46%를 차지하였다[16]. 만성 조현병 환자 대상의 Jang 등[12]의 연구에서는 12개월을 초과하여 입원치료를 지속하고 있는 환자를 장기입원군으로 선정하였다. 과거 정신보건법에서는 치료를 위한 입원기간을 6개월 이내로 명시하고 계속 입원이 필요한 경우에는 6개월마다 입원 연장 심사를 받도록 규정하였다[17]. 2016년 정신보건법이 전면개정 이 되기 이전까지 가장 일반적인 보호의무자의 입원(정신건강복 지법 43조 ⑤항)의 경우 6개월 단위로 연장 입원을 심의하였기 때문에 6개월(180일)을 장기입원의 기준으로 삼았다[18]. 2015 년 기준 국내 정신질환자 평균 재원기간은 247일, 조현병 의료급여 환자의 경우 493.8일로 이탈리아 13.4일, 스페인 18일, 독일 24.2일 등 다른 OECD 국가들의 평균 재원기간 10–35일과 비교했을 때 월등히 길다[19,20].
본 연구의 종속변수인 정신질환자의 장기입원은 현재 기준이 명확하게 제시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급성기 병원에서는 국민건강보험법시행령 제19조 제1항 관련[별표2] ‘본인일부부담금의 부담률 및 부담액’ 제5호에 따른 ‘질병 또는 환자 특성상 16일 이 상 장기입원이 불가피한 경우’의 범주로 간주한다. 2021년 정신 질환을 주상병으로 입원한 실인원은 139,704명이며, 1개월 미만 실인원은 66,734명(47.8%)을 차지하였고, 이들의 전체 입원건수 (에피소드)는 210,305건이며, 1개월 미만 입원건수는 85,248건 (40.5%)으로 조사되었다[3]. 이에 본 연구는 급성기 병원에 중증 정신질환을 주진단으로 입원한 환자를 대상으로 하였기 때문에 30일 이상 재원한 경우를 장기입원군으로 정의하였다.
2) 독립변수
본 연구의 독립변수는 인구사회학적 특성, 입원 및 질환 특성, 의료기관 특성으로 구분하였다. 인구사회학적 특성으로 성별, 연령, 보험유형을 분석하였다. 연령은 생애주기에 따라 청년(19–29 세), 중년(30–49세), 장년(50–64세)과 노년(65세 이상)으로 구분 하였다. 보험유형은 국민건강보험과 의료급여로 구분하였다.
입원 및 질환 특성은 입원경로, 주상병, 동반상병으로 분석하였다. 입원경로는 외래와 응급실 경유로 구분하였고, 주상병은 주진단을 기준으로 조현병(schizophrenia, F20), 분열형 및 망상 장애(schizotypic and delusional disorders, F21–F29), 조증에 피소드(manic episode, F30), 양극성 정동장애(bipolar affec- tive disorder, F31), 중등도 이상 우울에피소드 및 재발성 우울장애(moderate to severe depressive episodes and recurrent depressive disorder, F32.1–F32.3, F33.1–F33.3)로 구분하였 다. 동반상병은 Charlson 동반상병지수(Charlson comorbidity index, CCI) 환자의 동반상병 중증도 평가지표로 CCI 점수 합계 를 0점, 1–2점, 3점 이상으로 범주화하였다[21].
의료기관 특성은 정신과 질환자 비율과 병상규모로 구분하였다. 특정 질환의 집중화 정도에 따른 해당 질환의 환자 비중은 재원기간(length of stay)에 영향을 미친다는 기존의 연구를 기반으로 집중화 정도를 정신과 질환자 비율로 정의하였다[22]. 중증 정신질환에 대한 환자집중도는 병원서비스의 집중수준을 측정하는 내부허핀달지수(internal Herfindahl index)를 이용하였다 [23]. 정신과 질환자 비율은 주진단 코드가 ‘F’인 경우로 산과(주 진단 코드 O)와 신생아 환자(주진단 코드 P)를 제외한 전체 환자 중 정신과 질환 비율을 계산하였다. 병상규모는 병상 수에 따라 100–299병상, 300–499병상, 500–999병상, 1,000병상 이상으로 층화하였다.
3. 분석방법
본 연구의 분석은 Stata ver. 17.0 (Stata Corp., College Sta- tion, TX, USA)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분석하였으며, 모든 분석의 유의수준은 5%로 설정하였다. 구체적인 분석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연구대상자의 특성을 파악하고 비교하기 위해 빈도분석을 실시하였다.
둘째, 연구대상자를 장기입원군과 단기입원군 두 그룹으로 분류하고, 특성별 두 그룹의 차이를 분석하기 위해 카이제곱 검정 (chi-square test), Fisher 검정과 t-test (Student t-test)를 실시 하였다.
셋째, 장기입원에 미치는 요인을 분석하기 위하여 독립변수에 대한 다중공선성을 검토하였다. 검토한 모든 독립변수의 지수 값이 10 미만으로 전 변수를 투입하여 로지스틱 회귀분석(logistic regression analysis)을 수행하였다.
4. 연구윤리
본 연구는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13조에 따라 연세대학교 생명윤리심의위원회(Institutional Re- view Board, IRB) 승인을 받은 후에 진행되었다(IRB 관리번호: 1041849-202404-BM-093-01). 연구자료는 질병관리청의 공공이용 원시자료인 퇴원손상심층조사 자료(연구관리번호: KDCA-12-02-DI-2024-000019)를 활용한 것으로 해당 기관으로부터 자료요청 승인을 받은 뒤 개인 식별정보가 삭제된 상태의 자료를 제공받아 분석하였다.
결 과
1. 일반적 특성
전체 연구대상의 평균 재원기간은 39.88±198.75일이었다. 인구사회학적 특성에서는 여성이 5,106명(66.0%), 남성이 2,630명(34.0%)으로 여성의 비율이 더 높았으며, 연령별로는 30–49세의 중년층이 2,940명(38.0%)으로 가장 많았다. 보험유형으로는 국민건강보험이 6,864명(88.7%)으로 대부분을 차지하였다.
입원 및 질환 특성에서는 입원경로는 응급실이 5,312명 (68.7%)으로 많은 부분을 차지하였다. 질환별로는 조현병(schizophrenia)이 2,719명(35.1%), 중등도 이상 우울 에피소드 및 재발성 우울장애(moderate to severe depressive episodes and recurrent depressive disorder) 2,092명(27.0%), 양극성정동장애(bipolar affective disorder) 1,912명(24.7%) 순으로 많았다. CCI 지표는 0점이 7,695명(99.5%)으로 대부분을 차지하였다. 의료기관 특성 중 병상은 500–999병상이 4,572명(59.1%)으로 가장 많았으며 환자집중도인 내부허핀달지수는 0.995± 0.519였다(Table 1).
2. 단기입원과 장기입원 환자 특성별 비교
단기입원군 5,425명(70.1%)과 장기입원군 2,311명(29.9%) 두 그룹으로 나누어 특성별 차이를 구분한 결과, 모든 변수에서 통 계적으로 유의미하였다. 인구사회학적 특성에서는 성별의 경우 단기입원군(67.6%)과 장기입원군(62.2%) 모두 여성 비율이 높 았다. 연령별로는 단기입원군(37.5%)과 장기입원군(39.2%) 모두 30–49세 비율이 가장 많았다. 보험유형은 단기입원군(91.0%)과 장기입원군(83.5%) 모두 국민건강보험이 많았다.
입원 및 질환 특성에서는 입원경로는 응급실이 단기입원군 (70.8%)과 장기입원군(63.6%)에서 모두 높았다. 질환별로는 단기입원군은 중등도 이상 우울 에피소드 및 재발성 우울장애 (moderate to severe depressive episodes and recurrent depressive disorder, 31.3%), 장기입원군은 양극성 정동장애 (bipolar affective disorder, 21.8%)가 가장 많았다. CCI 점수의 경우 단기입원(99.6%)과 장기입원(99.1%) 둘 다 CCI 점수 0점이 가장 많았다. 의료기관 특성으로 병상의 경우 단기입원군(60.3%) 과 장기입원군(56.3%) 모두 500–999병상이 가장 많았다. 내부 허핀달지수는 단기입원군은 0.978±0.457, 장기입원군은 1.035 ±0.641이었다(Table 2).
3. 장기입원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특성별 장기입원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수행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인구사회학적 특성을 살펴 보면, 성별에서 여성(odds ratio [OR], 0.894; 95% confidence interval [CI], 0.804–0.994)의 장기입원이 낮았고, 보험유형은 국민건강보험보다 의료급여(OR, 1.326; 95% CI, 1.128–1.560) 인 경우 장기입원이 높았으며, 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
입원 및 질환 특성에서는 입원경로의 경우 외래 대비 응급실 입원경로(OR, 0.680; 95% CI, 0.610–0.758)가 낮았다. 질환별로는 조현병(schizophrenia) 대비 분열형 및 망상장애 (schizotypic and delusional disorders)는 0.617배(95% CI, 0.525–0.725), 양극성 정동장애(bipolar affective disorder)는 0.525배(95% CI, 0.460–0.599), 중등도 이상 우울 에피소드 및 재발성 우울장애(moderate to severe depressive epi- sodes and recurrent depressive disorder)는 0.339배(95% CI, 0.293–0.392)로 장기입원 가능성이 낮았다. CCI의 경우 0 점보다는 1–2점 이상에서 장기입원 확률이 2.944배(95% CI, 1.426–6.079)였다. 이는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 의료 기관 특성으로 병상의 경우 100–299병상 대비 300–499병상 (OR, 0.778; 95% CI, 0.605–0.999), 500–999병상(OR, 0.550; 95% CI, 0.441–0.684), 1,000병상 이상(OR, 0.520; 95% CI, 0.411–0.658) 장기입원이 적었으며, 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Table 3).
고 찰
본 연구는 급성기 의료기관에 중증정신질환으로 입원한 환자 를 재원기간 30일을 기준으로 단기입원군과 장기입원군으로 구 분하여 장기입원에 미치는 영향요인을 인구사회학적 특성, 입원 및 질환 특성, 의료기관 특성으로 나누어 분석하였다. 이를 통해 급성기 의료기관에서의 중증정신질환 입원환자를 체계적으로 관 리할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근거자료를 제공하고자 한 다. 이에 본 연구의 주요 결과와 제언은 다음과 같다.
첫째, 정부와 지역사회가 연계된 의료기관의 역할과 환자 특 성에 따른 장기입원의 기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연구자들에 따라 다양한 장기입원 기준이 있다. 국내 정신건강 의료이용의 현황에 대한 다수의 연구에서는 일부 질환만을 대상으로 검토되 었다[6,16,17]. 그러나 전체 질환을 대상으로 재원일수에 대한 연 구에서는 재원일수의 관리는 의료의 질이 동일하거나 더 나은 결 과를 도출하는 경우 진행되어야 하며 종합적으로 관리되어야 한 다고 하였다[24]. 따라서 본 연구에서 선정한 장기재원에 대한 정 신과적 측면에서의 적절성에 대한 추가 연구가 진행되어야 할 것 이다.
둘째, 보험유형은 환자의 치료형태에 영향을 미친다. 우리나 라의 의료급여 대상자는 전체 인구의 약 3% 정도이다. 특히 의료 급여 1종은 급여진료에 대해서 본인부담이 없으므로 환자의 치 료과정인 재원기간에 영향을 미친다. 의료급여 정신수가는 초기 1–3개월 입원수가를 5% 인상하는 등 조기 집중치료를 통한 퇴 원을 유도하고 의료급여 입원환자의 재원일수에 따라 일당정액 수가 체감제를 강화하여 정신질환자의 불필요한 장기입원 억제 하도록 하였다. 이를 위하여 2017년부터 입원 1–3개월까지는 115%, 4–6개월까지는 100%, 7–9개월까지는 90%, 10–12월 이 후에는 85% 등 의료급여 정신수가체계를 더 세분화하였다[25].
2021년 장기재원 정신질환자의 71.0%는 초발 후 경과기간이 10년 이상인 것으로 만성화된 정신질환자이며, 이 중에서 50.5% 의 장기입원 정신질환자에서 초발 이후 3회 이상 반복적인 장기 입원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태로 보고되었다. 특히 대다수가 장기 입원 정신질환자의 53.1%가 의료급여로, 이들의 초기 치료가 이 미 지연되었음을 알 수 있다[3]. 기존의 다양한 질환 대상의 연구 들은 의료급여 환자와 건강보험 환자와는 다른 재원일수, 진료 비, 의료서비스 양의 차이 등 다른 진료 의료자원 이용을 언급하 였다[10,26,27]. 이러한 결과는 의료급여의 재원일수 증가는 의 료급여 장기입원자, 돌봄자의 부재, 불안정한 주거지 문제, 높은 예방 가능한 입원율, 낮은 응급 이용량 등의 주요 요인과 관련이 있다[28,29]. 본 연구와 같이 다양한 질환의 다수의 연구에서 의 료급여 환자의 재원기간이 국민건강보험 환자보다 길었다. 피보 험자의 의료비를 지급하는 의료보험은 의료서비스의 과잉 이용, 의료비의 급격한 상승, 의료자원의 낭비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30]. 따라서 본 연구의 결과가 의료보장 유형이 장기 입원 가능 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기존의 연구와 일치하는 것으로 환자의 치 료효과 향상과 장기입원 발생률 감소를 위한 의료급여시스템의 개선 및 보완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셋째, 본 연구에서 입원유형의 경우 외래 대비 응급실 경유 입 원인 경우 장기재원 가능성이 낮았다. 중증질환 대상의 Kim과 Lee [31]의 연구에서는 입원경로 외래를 기준으로 응급의 재원일 수가 높았다. 경찰과 함께 응급실을 내원한 환자에 대한 연구에 서 응급입원은 5.1%로 외국과 비교하여 현격히 낮았다[32]. 이와 같이 경찰과 함께 내원한 환자는 평소 정신질환이 관리되지 않다 가 증상이 악화되고, 공격성을 지니며, 더욱 치명적이고 난폭한 방법의 자살 시도의 특징을 나타냈다. 따라서 본 연구는 급성기 병원의 퇴원 시 주진단 상병을 대상으로 추출하는 방법으로 진행 되었기 때문에 연구결과에서의 차이를 나타난 것으로 판단된다. 입원 시 육체적 손상에 따른 중증도가 높은 경우 응급실에서의 치료 또는 이송으로 해당 에피소드를 종결하거나, 입원 후 환자 가 정신질환 외 육체적 손상이 있는 경우 정신질환 관련 치료는 협의진단으로 치료가 진행되어 주진단으로 상병이 선정되지 않 은 것으로 추정할 수 있겠다. 따라서 응급실을 입원경로를 택한 경우의 장기입원 가능성이 낮은 결과에 대하여 질환 특수성을 파 악하는 추가 연구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넷째. 질환별로는 조현병(schizophrenia) 대비 분열형 및 망 상장애(schizotypic and delusional disorders)는 0.617배(95% CI, 0.525–0.725), 양극성 정동장애(bipolar affective disorder) 는 0.525배(95% CI, 0.460–0.599), 중등도 이상 우울 에피소 드 및 재발성 우울장애(moderate to severe depressive epi- sodes and recurrent depressive disorder)는 0.339배(95% CI, 0.293–0.392)의 장기입원 가능성이 낮았다. 건강보험ㆍ의료급여 청구자료를 활용하여 2021년 기준 정신질환 장기재원자 특성 및 진단별로 살펴보면, 정신질환 입원환자의 1인당 평균 입원일수 는 147.2일이었고, 조현병(237.1일), 분열형 및 망상장애(122.3 일), 양극성 정동장애(81.9일), 조증 에피소드(74.3일), 중등도 이 상 우울 에피소드 및 재발성 우울장애(55.6일) 등으로 조현병은 타 증증 정신질환보다 입원일수가 가장 길었다[3].
국민건강보험법시행령 제19조 제1항 관련[별표2]에서는 질병 또는 환자 특성상 16일 이상 장기입원을 인정하는 범주에 질병코드 F00–F99를 인정하고 있다. 국내 정신보건시설의 재원기간 과 관련된 정신사회적 요인에 대한 연구에서 정신보건시설의 종 류, 연령, 결혼 경력, 경제적 상태, 의료보장 형태, 가족지지 정도, 입원 형태, 주진단명, 발병 연령, 입원횟수, 임상증상, 종합적 기 능장애, Global Assessment of Functioning 점수, 현저한 사고 및 지각장애, 기억력 및 지남력의 심한 손상, 기괴한 행동 및 현저 한 퇴행, 개인위생, 의사소통 및 대인관계, 소지품 및 돈 관리, 대 중교통 및 공공시설 이용 등이 재원기간과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9]. 따라서 질환별 재원기간에 영향을 주는 다양한 요인에 대한 추가 연구가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다섯째. 의료기관 특성으로 병상 수가 증가할수록 장기입원 확 률이 낮아졌다. 일반적으로 병상규모가 큰 의료기관일수록 중증 도가 높은 환자가 입원할 가능성이 높음에도 장기재원 가능성이 낮다는 것은 병상 수가 많은 의료기관에서 환자의 재원기간을 보 다 효율적으로 관리함을 의미하는 것이다.
2021년 전체 장기입원환자 51,519명 중에서 의료기관 유형별 로는 병원(37,209명), 정신병원(16,877명), 요양병원(8,137명), 의원(1,835명), 종합병원(1,671명), 상습종합병원(47명) 순이었 다. 정신질환 장기입원환자의 대부분이 병원, 정신병원, 요양병 원, 의원 등에 주로 입원하고 있는 상태이고, 낮은 입원일당 진료 비로 장기입원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어 상당수가 이미 수용화 (institutionalization) 상태에 있는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3]. 특 히 사립정신병원의 경우에는 장기입원환자의 비율도 높은 편인 데, 이는 정신질환자의 장기입원을 유도하거나, 입 퇴원에 대한 절대적인 영향권을 가진 의사진료권의 행사가 장기입원에 매우 큰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33,34].
Hung 등[35]은 지역병원과 도시 병원의 정신과 입원환자 진료 의 질적 차이와 변화를 알아본 결과, 지방 정신과들이 대부분의 영역에서 도시 정신과보다 더 높은 치료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으로 나타났다. 이는 퇴원, 재입원 및 정신장애로 인한 응급실 방 문 후 자살 사망의 유병률이 도시 거주자에 비해 지역 거주자에 서 더 높다는 점을 감안할 때 지역 정신과 시설에서 입원환자 치 료의 질이 더 높은 것은 필수적이다. 반면, 2015년부터 2019년 까지의 기간 동안 모든 시설에서 30일 및 7일 후 퇴원 후 추적치 료 비율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감소는 지역 시설에 서 더 빨리 진행되었다. 본 연구는 지역시설의 정신건강서비스 향상을 위해서 치료 지속성을 강화하고 기록관리를 개선하는 등 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따라서 장기입원 관리를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지원하는 시스템을 지원하여야 할 것이다.
본 연구는 중증정신질환 환자의 급성기 병원에서의 장기입원 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한 것으로 몇 가지 한계가 있다.
첫째, 재원기간에 영향을 주는 의료 외적 사회적 지지, 생활 환 경, 경제적 상태, 의료기관 특성 등 다양한 요인이 있을 것인데, 본 연구는 2013년부터 2022년까지의 퇴원손상심층조사 자료만 을 사용했기 때문에 최신 경향이나 변화된 정책 영향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였다. 둘째, 대상질환을 중증정신질환으로 한정하 였기 때문에 다른 유형의 정신질환에 대한 결과를 일반화하기 어 려우며 입원의 구체적 원인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였다. 셋째, 재원기간에 영향을 주는 환자의 임상적 요인 외 서비스, 보건의 료체계 등의 다양한 요인을 반영하지 못하였다.
이와 같은 한계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급성기 의료기관에 입 원한 중증정신질환 환자의 장기입원 현황에 대한 분석으로 장기 입원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파악하였다. 막대한 사회적, 경제적, 심리적 비용을 초래하는 장기입원한 중증정신질환자의 사회복귀 를 위해 지속적이고 시기적절한 치료가 적기에 이루어져서 이들 의 사회참여 촉진과 부적절한 재원 감소에 필요한 정책 마련되어 야 할 것이다. 이에 따른 중증정신질환자의 특성, 입원 및 질환 특 성, 의료기관별 특성에 맞는 효율적인 장기입원관리를 위한 체계 적 방안이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 본 연구가 중증정신질환 입원 환자의 재원기간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정책수립의 기초 자료 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
이해상충
이 연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관이나 이해당사자로부터 재정적, 인적 지원을 포함한 일체의 지원을 받은 바 없으며, 연구윤리와 관련된 제반 이해상충이 없음을 선언한다.
ORCID
Sang-Mi Kim https://orcid.org/0000-0002-6657-3624
Hyun-Sook Lee https://orcid.org/0000-0003-2338-36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