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도깨비는 우리에게 친숙한 것만큼이나 우리와 동떨어진 어떤 괴물이다. 도깨비를 두고 '친숙한 함정'이니 '낯 익은 괴물'이니 하고 부르는 이유는 도깨비의 경계인으로서의 성격 때문이다. 도깨비는 신에서는 한참 멀리 있지만 그렇다고 인간도 아니어서 결국 어디에도 속할 수 없이 지금도 우리 주위에서 서성거리고 있다. 대부분의 이방인, 신, 괴물은 인간심리의 심연에 존재하는 균열의 증거들이다. 그것들은 우리가 의식과 무의식, 친숙한 것과 낯선 것, 같은 것과 다른 것 사이에서 어떻게 분열되었는지를 말해준다. 이방인과 괴물은 우리가 어떤 방식으로 다른 것들을 타자화했는지의 결과물이다. 이 글은 도깨비가 '주체화된 타자'·'두 겹의 타자'·'이중 자아를 생성하는 타자'의 성격을 지닌 것으로 논의한다. '주체화된 타자'로 파악되는 도깨비는 인간 주체에 의해 타자화 된 괴물 이야기가 아니다. 이 이야기에는 주체와 '내재화 된 타자'가 나타난다. '두 겹의 타자'로 파악되는 도깨비는 현실에서 남성이 여성을 타자화하는 방식을 그대로 모방하여 그것을 이야기 안에서 실현하고 있다. '이중 자아를 생성하는 타자'로 기능하는 도깨비는 우리 안에 있는 또 다른 우리를 우리가 어떻게 취급해야 하는지, 내 안의 또 다른 내가 얼마나 위험한 것인가를 드러내고 있다.
This paper explores the concept of otherness through the lens of Dokkaebi, a figure in Korean folklore. Dokkaebi serves as a monster that is both familiar and distant-a 'familiar trap' or 'well-known monster'-reflecting its nature as a marginal being. Though far from divine, Dokkaebi is also not human, existing in a liminal space that allows it to wander among us even today. Outsiders, gods, and monsters often reveal the cracks within the human psyche, illustrating our divisions between consciousness and the unconscious, the familiar and the unfamiliar, and the same and the different. Outsiders and monsters emerge from our tendency to other various entities. This paper discusses how Dokkaebi embodies the characteristics of a 'subjectivized other,' a 'dual other,' and an 'other that generates a double self. As a 'subjectivized other,' Dokkaebi transcends the narrative of a monster othered by humanity, revealing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subject and the 'internalized other.' As a 'dual other,' Dokkaebi mimics the ways in which men other women, bringing this dynamic vividly to life within the tales. Lastly, functioning as an 'other that generates a double self,' Dokkaebi prompts us to consider how we treat the other within ourselves and the dangers posed by that inner oth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