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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질리언스 관점에서 수변 공간 계획에 관한 고찰 - 리질리언트 바이 디자인 공모전과 스펀지 시티 프로젝트를 바탕으로

A Study on Waterfront Planning and Design from the Perspective of Resilience - Focusing on Resilient by Design Challenge and Sponge City

  • Jinhyun Jun (Department of Landscape Architecture, Pusan National University)
  • 투고 : 2023.07.20
  • 심사 : 2023.09.04
  • 발행 : 2023.09.30

초록

연구목적: 본 연구는 물과 관련된 재난의 심각성과 이에 대한 도시 대응 전략마련의 중요성에 초점을 맞추어 탄력적인 수변 공간 재구조화의 방향성 모색을 목표로 한다. 연구방법: 이를 위해 도시 리질리언스의 이론적 고찰을 토대로 해외의 계획 및 설계사례를 분석하여 국내 수변 공간 계획·설계에 적용 가능한 물리적·사회 시스템적 설계요소를 도출하였다. 연구결과: 리질리언트 바이 디자인 공모전의 제안들은 기존 계획안들과 비교하여, 더욱 체계적인 방식으로 탄력적인 사회 시스템 마련과 지속가능성을 위한 전략들을 담고 있었으며, 스펀지 시티 프로젝트들에서는 탄력적 도시 수변 공간조성을 위한 다양한 물리적 설계전략과 기술들을 발견하였다. 결론: 교육적 기능의 제고와 주민참여의 확대, 가버넌스 시스템의 마련과 체계적인 지속가능한 계획 수립, 생태적 접근방식과 다양한 저영향개발기법 도입 등은 재난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국내 수변 공간 계획·설계에 고려되어야 할 요소들이다.

Purpose: This study aims to provide a direction for restructuring resilient waterfront spaces, emphasizing the severity of water-related disasters and the significance of developing responsive urban strategies. Method: To achieve this objective, the study analyzes overseas planning and design cases based on the theoretical framework of urban resilience. The goal is to identify physical and social systemic design elements that can be applied to waterfront space planning and design of Korea. Result: The proposals from the Resilient by Design Callenge included strategies for enhancing social systems and promoting sustainability in a more systematic manner. Additionally, various physical design strategies and technologies were identified in the Sponge City projects, which aim to create a flexible urban waterfront space. Conclusion: When planning and designing Korean waterfront spaces to effectively respond to disasters, several elements should be considered, such as enhancing educational functions, expanding local resident participation, establishing a governance system, developing systematic sustainable plans, adopting ecological approaches, and implementing various low-impact development techniques.

키워드

서론

지난 수십 년간 폭염, 한파, 홍수, 폭우, 산불 등 기후변화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사회·경제적 피해가 급증했다. 많은 주요 도시들이 해안 및 강을 두고 성장했으므로 특히 물과 관련된 재난은 더욱 많은 이들의 일상과 가까워졌다. 뉴욕에는 2012년 10월 전례 없는 규모의 허리케인 샌디가 수십만 가구의 주택을 파괴하고 650억 달러가 넘는 경제적 피해를 줬다. 2021년 중국 양쯔강 유역의 강수량은 1961년 이후 최고를 기록하여 380만 명 이상의 이재민 발생했다(Cai et al., 2022). 우리나라 역시 다양한 재난에 더욱 빈번히 노출되고 있고, 특히 강우 패턴이 변화해 호우 재해대처가 어려워지고 있다(Seo et al., 2022). 2022년 8월 서울에는 관측 역사상 가장 많은 비가 내렸다. 반나절 동안 연평균 강수량의 30%를 넘는 426.5mm 비가 쏟아졌다. 특히 서울 동작구에는 1907년 서울에서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래 최고치의 비가 내렸다(Shin et al., 2019).

우리나라를 비롯해 산업화시대를 거친 많은 도시가 강을 도시기반시설 혹은 재해 발생 영역으로만 간주하여 수변공간과 인간의 삶을 분리해왔다. 과거의 관점은 산업 시대의 요구들을 재빨리 충족시키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으나 이제 도시의 수변공간은 섬세하고 통합적인 계획을 통해 재난에 대응하고 주요한 생태서식처가 됨과 동시에 도시의 사회적 기능을 더욱 강화하는 방향으로 거듭나야 한다(Park et al., 2011).

1970년대부터 연구되기 시작한 리질리언스 이론은 생태 시스템이 외부 위기에 대응하여 본래의 상태를 어떠한 방식으로 유지하고 복원할 수 있을지에 대한 것이었으며, 이는 전례 없는 변화를 겪고 있는 오늘날의 도시 상황에 매우 큰 의미를 갖는다(Kim et al., 2019). 이에 도시전문가들은 도시 생태계의 자율적 회복능력과 미래적응 능력에 초점을 맞추어 지속가능한 도시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즉, 리질리언스 이론은 재난에 대응하는 사회·공간시스템을 확보함과 동시에 생태서식처를 마련하고, 인간을 위해 더욱 다양한 활동을 담을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기 위한 방법론으로 확장·적용되고 있는 것이다(Chen et al., 2020).

이와 같은 이론적 탐구와 관련하여 리질리언트 바이 디자인 공모전(Resilient by Design challenge)과 스펀지 시티(Sponge City Program)의 다양한 설계·계획들은 도시 시스템과 공간들이 기후변화를 비롯한 다양한 미래 변수에 대응할 수 있는 전략들을 제안하고 있다. 2017년 개최되었던 리질리언트 바이 디자인 공모전은 샌프란시스코 연안 지역(Bay area)이 직면한 다양한 문제해결을 위해 아홉 개의 팀이 광역적인 계획을 제안하고 있다. 공모전에 참여한 대다수 팀이 광역적인 스케일에서 사회적, 공간적 시스템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면 콩지안 유(Kongjian Yu)가 이끄는 튜렌스케입(Turenscape)이 제안한 스펀지 시티의 계획들은 비교적 작은 스케일의 공간이 실제 설계되어 도시·생태적으로 작동하고 있는 사례들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본 연구는 광역적 계획인 리질리언트 바이 디자인 공모전의 아홉 개의 안과 스펀지 시티의 여러 설계사례 중 다수의 수상 이력을 가지고 있는 네 개의 프로젝트를 바탕으로 국내 수변 공간 계획·설계에 적용 가능한 물리적 설계요소와 사회시스템 설계요소들을 도출하여 보다 탄력적이고 지속가능한 방식의 수변 공간 재구조화의 방향성을 모색한다.

리질리언스 이론

리질리언스 개념이 처음 생태학 분야에서 언급되었던 것은 1973년 홀링의 논문 ‘생태계의 리질리언스와 안정성(Resilience and Stability of Ecological Systems)’이며, 그는 리질리언스를 외부의 교란에 대응하여 기본적인 기능적 특성을 유지하는 생태계의 능력으로 정의했다(Holling, 1973). 홀링은 시스템이 교란 이전 상태로 되돌아가는 능력을 의미하는 ‘공학적’ 복원력과 핵심 기능을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동적 ‘생태적’ 복원력을 구별하였다. 이와 같은 틀에 의한 생태계에 대한 이해는 다학제적 사고를 가진 생태학자 그룹이 이끄는 사회 생태 시스템(SES, socio-ecological system) 이론의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Folke et al., 2002). SES 이론은 자연과 사회를 서로 얽혀 있고 공진화하는 시스템으로 개념화함으로써홀링의 생태학적 개념을 ‘사회적’으로 연장했다. 이후 리질리언스 개념은 광범위한 실증적 맥락에 생태계의 메커니즘을 적용하여 특정 분야를 분석하고 다루는 ‘사고방식’으로써 확장되었다(Meerow et al., 2019). 즉, 리질리언스는 도시 시스템, 자연재해 관리, 심리학, 사회학, 지리학, 정신의학, 공중보건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어 사람, 사물, 서비스 등 물리적 현황과 연계된 다양한 스케일의 시스템에서 연구되고 활용된다(Lee et al., 2018).

도시 리질리언스

급속한 도시화는 범람지역의 확대, 이상기후, 전염병의 확산 등 수많은 사회, 경제적 문제를 초래했다. 이는 인구가 밀집된 도시지역에 집중되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도시의 물리적, 사회적, 생태적 취약성을 총체적으로 분석해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 다양한 분야의 협업, 보다 넓은 범위의 이용자 참여, 새로운 기술의 적용 등 기존의 방식과는 다른 계획·설계 방식이 요구되고 있으며 이에 부응하기 위해 학계와 업계에서는 리질리언스 이론에 입각한 도시대응전략을 마련하고 있다(Resilient Bay Area, 2017). 도시 리질리언스는 시공간적 척도에 걸쳐 사회 생태적, 사회 기술적 네트워크가 교란에 직면하였을 때 바람직한 수준의 기능으로 신속하게 복귀하거나 변화에 적응하는 능력을 의미한다(Meerow et al., 2017). 도시 리질리언스의 초점은 교란 또는 충격과 스트레스에 대한 적응에 있다. 여기에서는 기존의 정치적, 경제적 구조를 바꾸기보다는 현재의 충격과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이에 적응해야 할 필요성이 강조된다(Leitner et al., 2018).

이를 위한 전략마련은 국가, 도시 단위에서 혹은 공공, 민간, 비영리 분야의 네트워크에 의해 전 세계 도시에서 시행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록펠러 재단Rockefeller Foundation과 같은 미국 기반 자선단체는 2014년 리빌드 바이 디자인(Rebuild by Design), 2017년 리질리언트 바이 디자인 공모전을 통해 거시적 관점의 문제해결 방안을 보여주었으며 중국 정부에 의해 주도된 스폰지 시티 프로그램(Sponge City Program)은 이미 중국 수변 지역 곳곳에 적용되어 리질리언스 이론에 입각한 저영향 기법(LID)의 활용이 실제 공간조성에 효과적으로 현실화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리질리언트 바이 디자인 공모전 (Resilient by Design challenge)

2017년 시작된 리질리언트 바이 디자인 공모전은 지구 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 날로 빈도와 강도가 높아지는 허리케인, 홍수, 지진문제를 겪고 있는 샌프란시스코 연안 지역을 대상으로 리질리언스 관점에의해 문제에 접근하고 디자인 해결책을 제시한 설계 공모이다. 록펠러재단의 후원을 바탕으로 지역주민, 지역 정부 및 산업계의 힘이 더해져 추진된 본 공모전은 특정 대상지를 새롭게 조성하고자 하는 단순한 설계공모가 아닌, 상황을 바꾸려는 대책의 일환이며, 장기적이고 대대적인 전환을 일으키고자 하는 움직임이다(Lim et al., 2018). 지역이 필요로 하는 공동체를 조직하고 미래 사회가 직면하게 될커다란 도전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전략들이 아홉 개의 컨소시엄(Permaculture+Social Equity, Bionic, Common Ground, The Home, All Bay Collective, Public Sediment, Field Operations, HASSELL, BIG+ONE+Sherwood)에 의해 제안되었다.

본 공모전은 기존의 설계방식과 다른몇 가지 특징을 보이는데 그 중 첫 번째가 물리적인 공간재구성보다 사회적 문제, 그중에서도 지역 불균형에 대한 문제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이다. Permaculture+Social Equity(P+SET)팀은 소외된 취약커뮤니티에 주목하여 지역사회 역량 및 지역 생태 문해력을 구축하는데 집중하고 있고 Bionic, The Home, All Bay Collective팀 역시 지역 불균형 해소를 설계의 가장 궁극적인 목표로 설정하고 지역사회 회복력 강화를 위한 전략들을 제시한다. 공모전의 두 번째 특징은 첫 번째 특징의 연장 선상에서, 지역이 처한 문제를 보다 현실적으로 해결하고 이용자가 직접 경험하고 있는 대상지의 특징을 파악하기 위해 대부분 팀이 계획 과정에서 주민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P+SET 팀은 지역주민들과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시범운영하여 지자체, 규제 기관 및 지역 이해 관계자와의 소통을 확장 시키는 중장기 프로젝트를 개발하였다. Bionic팀 또한 주민 공청회를 수차례 실시하고 로고 제작, 스티커·브로셔·책 등을 배포하였는데, 특히 3D 프린트된 홍수 키트(flood kit)를 통해 보다 직접적으로 일반인에게 프로젝트의 필요성을 홍보하고 지역사회의 요구를 파악하였다. Field Operations팀 역시 주민 의견을 수렴하고 일상생활과 더욱 가까워진 재난에 대한 정보전달을 위해 사우스 시티의 교회, 마켓, 학교 등지에 ‘스펀지 허브(sponge hub)’라는 이름의 모바일 스테이션을 운영하여 투어를 진행하였다. 세 번째로는 보다 탄력적으로 재난에 대응할 수 있는 사회시스템을 마련하기 위해 모든 팀이 가버넌스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Bionic팀은 대상지를 국유지와 사유지로 구분하여 시간이 지남에 따라 최종적으로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경영 모델 제안하고 있고 Common Ground팀은 광역적 36번 국도를 중심으로 다양한 주체가 연계되어 통합된 계획, 프로그래밍, 정책 제정을 할 수 있는 체계를 제안하고 있다. 기존의 관리 운영방식을 뛰어넘는 경영 주체의 구성을 제안한 팀들도 눈에 띄는데, All Bay Collective팀은 다양한 주체의 네트워크인 에스튜어리 커먼즈를 제안하여 사회적, 경제적, 환경적 공동 이익을 창출 도모하였고 BIG+ONE+Sherwood팀은 이스랄리스 하천 유역을 총체적으로 관리 운영하는 주체인 Islais Creek Authority(ICA)를 제안하였다. 네 번째로 모든 팀은 지속가능성을 위해 결론이 확정된 마스터플랜을 제안하는 것이 아닌현실적 시스템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이는 다양한 형태로 제안이 되었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장기적인 재원 마련을 위한 계획들이 다수의 안에서 발견된다. All Bay Collective팀은 ‘Resilient equity hub’이라는 장기 임대형태의 주택단지 개발을 통해 지속적인 프로젝트 비용 충당을 계획하였고 The Home팀은 일자리를 성장시키는 ‘녹색기금’ 조성을 제안하는 한편 소규모 택지 개발을 통한 재원 조달 방안을 제시한다. Field Operations팀 역시 ‘Land swap’이라는 전략을 통해 저평가된 고지대 부지의 가능성을 발굴해 장기적으로 펀딩 소스 마련하고자 하였다. 마지막으로 본 공모전에서는 물리적 설계방법에 있어 모든 팀이 생태 시스템에 주목하여 인간이 변화하는 자연에 적응할 수 있는 설계 방안들을 제안하고 있다. Bionic 팀은 인구가 밀집되어있는 저지대가 해수면 상승 때문에 침수된 이후에도 활용될 수 있는 건축적 해법 제시하고, 수중 도시가 포함된 새로운 수상 네트워크 마련하는 한편 인공 암초를 연속적으로 조성하여 분절되었던 연안 생태계 연결할 수 있는 설계를 제안한다. Public Sediment팀은 유역 하구의 퇴적물 확보를 위해 상류에서 퇴적물이 운반될 수 있는 호안을 설계하였고, 퇴적물이 쌓이는 영역, 생태 영역, 인간 활동 영역을 구분하고 조합하여 공간을 제안하였다. Field Operations팀은 주연부 효과를 위해 연못, 염습지, 계절성 담수 습지, 범람원, 기타녹지공간을 스펀지의 형태로 배치하여 변화에 탄력적인 물리적 공간을 제시한다. Table 1은 각 팀의 주요 설계방법을 요약하고 있다.

Table 1. Contents of the nine teams’ desi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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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펀지 시티

리질리언트 바이 디자인 공모전이 광역적이고 장기적 관점의 계획 단계에 머물러 물리적 실체가 아직 드러나지 않은 제안들이라면 콩지안 유의 스펀지 도시 프로젝트들은 비교적 작은 스케일의 대상지에 빠르게 조성되어 구체적 설계전략, 기술요소 등을 파악할 수 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스펀지 시티는 2013년 중국의 중앙정부 도시학회(Central Government Conference on Urbanization)에서 시진핑 주석이 홍수와 같은 재난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생태적 도시 재개발의 모델로써 처음 공식적으로 언급한 용어로, 2015년부터 ‘스펀지 시티 프로그램’(Sponge City Program)의 형태로 중국 도시 곳곳에 적용되어왔다(Jia et al., 2017). 다양한 저영향기법(LID)이 도시스케일로 확대되어 적용된 것이 스펀지 시티 프로그램의 기본적인 전략이며(Lu et al., 2023) 이를 공간설계에 실천해오고 있는 선두주자로 콩지안 유가 이끄는 조경 설계 회사인 튜렌스케이프를 들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튜렌스케이프가 준공을 마친 다수의 스펀지 도시 공간 중 국제적으로 다수의 수상 경력이 있는 네 개의 프로젝트들(상하이 후탄 공원, 톈진 퀴아오유안 공원, 하얼빈 쿤리 빗물 공원, 산야 맹그로브 공원)을 사례지로 선정하였다.

네 개의 프로젝트들은 모두 수변공간의 탄력적인 활용을 위한 방안을 제시하고 있으며 급속한 도시화를 통한 부작용을 해결하기 위해 건축적인 해법을 지양하고 생태적 시스템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따라서 리질리언트 바이 디자인 공모전과 마찬가지로 정태적인 마스터플랜 마련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인간과 자연이 지속적으로 공존할 수 있는 도시 속 생태계의 진화과정을 강조한다.

상하이 후탄 공원 Shanghai Houtan Park (2010)

대상지는 1.7km, 폭 30~80m의 선형공원으로 황푸강변 14헥타르의 제철소와 항만 이전지이다. 강물의 수질은 5등급으로 매우 낮았고 1000년 주기 홍수에 대비한 6.7m의 콘크리트 둑이 접근성을 방해하고 있었다.

이와 같은 제약사항들을 극복하기 위해 팀은 대상지 전반에 걸쳐캐스케이드 공간을 제안하였다. 강물과 도시에서 흘러오는 우수는 지형의 단차를 이용해 조성된 총1.7km, 11단계의 캐스케이드 수경 공간을 거치면서 수질이 5등급에서 3등급으로 향상된다. 각테라스들은 각기 다른 오염물질 정화를 위해 다른 식물 종이 식재되고 이는 도시와 강 사이의 지형단차를 이용하여 설계되었기 때문에 이용자의 접근성을 향상한다. 또한, 모든 영역에 1000년 주기 홍수에 대비한 벽을 존치 시키지 않고, 분석을 통해 선택적으로 20년에서 1000년 주기 홍수에 대비하여 콘크리트 벽을 생태적으로 변경해 토양의 침식을 예방하고 보다 넓은 영역에 생태서식처를 마련하였다. 산업 시대 구조물들은 행잉 가든, 전망대의 용도로 남겨졌고, 주요 재질의 선택 역시도 장소성을 고려하여 현장에서 회수된 철제 패널들을 바닥포장, 전망대 프레임 등으로 활용하였다.

톈진 퀴아오유안 공원 Tianjin Qiaoyuan Park (2008)

사격장, 쓰레기 매립지로 이용되었던 대상지는 텐진의 급격한 도시화로 슬럼 지구에 둘러싸이게 되었다. 장기간 오염에 노출된 대상지의 토성은 염류성과 알칼리성에 걸쳐 다양했으며 그 정도가 매우 심각하였다.

생태서식처가 마련되고 인간이 이용할 수 있을 정도로 오염된 토양을 회복시키기 위해 설계팀은 공학적 기술을 활용하였다. 이러한 기능적 접근은 동시에 공원 공간설계의 기본 틀이 되었는데, 오염토의 위치와 오염 정도를 조사하여 폭 10~14m, 깊이 1~5m의 구덩이 21개를 파내고 절토된 오염 토사를 차단층으로 봉인하여 성토하여 마운딩을 조성하였다. 지하수 위가 높은 곳에 있는 대상지의 각기 다른 깊이와 크기의 구덩이는 날씨와 계절에 따라 연못, 습지, 레인가든, 건조지역 등 다양한 환경이 조성된다. 공원 조성시에 포설된 식재 시드는 습도와 알칼리성에 반응하는 종들로 구성하여 토착 수종들과 함께 시간과 날씨의 변화에 따라 습기의 정도, 토성의 변화와 함께긴 호흡을 두고 자리 잡았다. 결과적으로 22헥타르 규모의 톈진퀴아 오유안 공원에는 다양한 생태서식환경이 조성되었고, 이용자는 다양한 수변공간을 경험할 수 있음과 동시에 오염되었던 대상지의 변화하는 과정을 관찰할 수 있다.

하얼빈 쿤리 빗물 공원 Harbin Qunli Stormwater Park (2011)

과거 규모 있는 습지였던 대상지는 기후변화로 인해 강우량이 증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사방이 도로로 막히며 건조화의 위기에 처해 있었다. 급격한 도시화로 인해 주변의 불투수 포장률이 매우 높아져 있는바, 30헥타르 규모의 대상지를 통해 도시의 우수를 처리하는 한편 이를 이용하여 습지를 재건하는 것이 하얼빈 쿤리 빗물공원의 단기적 목표였다(Bassett, 2022).

설계팀은 먼저 공원과 도시의 관계를 설정하기 위해 공원 둘레 부에 절토·성토를 통해 연못·마운딩의 연속된 고리를 설계하였다. 이 주변부는 우수를 여과하여 보존된 중앙부 습지에 깨끗한 물을 공급하는 한편 이용 빈도가 가장 높은 공원의 경계부에 도시민들을 위한 다양한 장소를 제공한다. 토착 수종이 식재된 다양한 깊이의 습지, 초지, 연못으로 이루어진 주변부에는 다양한 자연 천이가 일어나는 한편토착 수종 교목인 은자작나무(Betula)가 식재된 마운딩을 통해 이용자는 더욱 다양한 레벨에서 공간을 경험할 수 있다. 하얼빈 쿤리 빗물공원은 도심지 한가운데 위치한 도시공원임에도 불구하고 무겁고 인위적인 구조물 혹은 공학적 장치가 배제된 생태적 접근방식에 의해 설계되었다(Yin et al., 2022).

산야 맹그로브 공원 Sanya Mangrove Park (2015)

10헥타르의 대상지는 프로젝트 시작 전까지 쓰레기 매립지로 활용되던 곳이었다. 대상지는 조수간만 차로 인해 담수와 해수가 교차하며 만나는 생태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곳임에도 불구하고 관광도시의 토지확보를 위해 콘크리트 둑이 생기며 맹그로브습지가 심각하게훼손되는 한편 공공의 접근성까지 매우 제한되었다.

설계팀은 먼저맹그로브습지의 재생과 보존에 집중하였다. 맹그로브형성에 해를 끼칠 수 있는 강한 열대성 폭풍과 상류의 범람 및 오염을 완화하기 위해 절토·성토 작업을 통한 구불구불한 형태의 호안을 설계하였다. 이는 육지와 물이 만나는 주연부의 길이를 늘이고 물이 육지에서 빠져나가는 시간을 지연시키는 한편 다양한 고도의 호안 서식지를 제공한다. 도시 도로와 수면의 9m단차극복을 위해 계단형으로 설계된 ‘바이오 테라스’는 도시의 포장면에서 흘러오는 빗물을 단계적으로 여과하고 정화하며 다양한 높이의 공공 공간을 제공한다. 또한, 지형을 따라 설계된 보행 동선에는 다섯 개의 파빌리온이 설계되었는데, 이곳은 이용자의 주요 휴식 장소가 되고 생태서식처와 조류 관찰 등의 활동을 할 수 있는 곳이다.

Table 2는 스펀지 시티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조성된 네 수변공원의 주요 설계전략을 요약하고 있다.

Table 2. Contents of the four sponge city projects (Pelsmakers et al.,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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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도시 리질리언스 이론에 바탕을 둔 리질리언트 바이 디자인 공모전의 아홉 안과 스펀지 시티 프로젝트 네 사례에 대한 고찰을 통해 도출된 물리적·사회시스템적 설계요소와 특징들은 다음과 같다.

리질리언트 바이 디자인 공모전의 안에서는 사회시스템의 탄력성을 근본적으로 제고하기 위해 첫째로 미국 샌프란시스코 연안 지역의 고질적인 사회문제인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전략들을 제시하고 있다. 안들은 지역 불균형 해소와 지역 균등 발전을 도모하고 있는데, 모든 팀이 제안하고 있는 광역적, 미시적 접근성의 향상 역시도 모든 계층의 주민들이 동등하게 양질의 공간에 다다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지역민의 경험을 경청하고 기후변화라는 안건의 심각성을 사회적으로 알리기 위한 투어를 조직하는 등 기존보다 적극적으로 주민참여의 범위를 넓히고 있다는 점도 균형 있는 발전을 위한 하나의 전략으로 볼 수 있다. 두 번째로 공모전의 안들은 지속가능한 사회적, 물리적 기반 마련을 위한 전략들을 기존 설계에서보다 체계적이고 현실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공모전에서 드러난 대부분의 전략들은 단기적인 설계전략들이라기보다 가버넌스 시스템의 마련, 재원조달방식의 제안 등 도시의 장기적인 생존을 위한 것들이다.

스펀지 시티 프로젝트들에서는 주로 도시화와 산업화에 따른환경적 기능 저하를 극복하여 극적인 효과를 거둔 사례들이 주를 이룬다. 재난에 대응하고 우수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며 자연 생태계를 회복하고 보전함과 동시에 이용자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고자 하는 기본적인 목표는 모두 같지만, 대상지의 특수성에 따라 다양한 물리적 설계 해법과 기술요소들을 발견할 수 있다. 첫째로 도시와 수변공간의 단차를 극복하기 위해 설계된 계단형 공간은 도시의 오염수를 정화함과 동시에 경관적, 심미적, 공간적으로 이용자들에게 활용된다. 둘째로 절토와 성토를 통한 지형조작은 스펀지 시티 프로젝트에서 자주 관찰되는 설계방식으로 이는 다양한 생태서식처를 조성하고 주연부의 길이를 늘여 서식처의 면적을 넓히는 기능을 한다. 셋째로 스펀지 시티의 공원 설계에서는 생태 영역과 인간의 활동 영역 간의 관계설정이 중요시 다루어진다. 즉, 콩지안 유의 설계팀은 지형조작, 교목 식재, 파빌리온, 동선과 교량의 위치설정 등을 통해 인간과 생태 공간을 분리하면서도 이용자가 자연을 경험할 수 있는 장치를 곳곳에 마련한다. 마지막으로 투수포장면적의 확대, 빗물정원의 활용, 식생도랑, 식생체류지 등 다양한 저영향 개발 기법들이 상황에 맞게 적용된 사례를 관찰할 수 있다.

리질리언스 바이 디자인 공모전과 스펀지 시티 프로젝트들 모두에서 공통적으로 보이는 설계요소와 그 특징은 첫 번째로 대부분의 프로젝트가 도시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조적이고 건축적인 접근보다는 생태적이고 조경적인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1990년대 후반 도시 인프라스트럭쳐로써 기능하는 조경과 생태적 기반의 중요성이 논의되었던 랜드스케이프 어바니즘의 연장 선상으로 바라볼 수 있으며, 본 프로젝트들에서 도시화를 진행시켰던 개발중심의 관점이 총체적으로 재검토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둘째로 모든 프로젝트가 결과 마련을 위한 마스터플랜의 제안이 아닌 과정 중심적 설계를 지향하고 있다. 두 프로젝트 모두 생태계의 점진적이고 자족적인 변화를 고려하고 있으며 프로젝트를 통해 대상지의 변화를 모니터링하고 평가를 통해 수정하는 등 예측하기 힘든 미래의 상황에 유연히 대처할 수 있는 전략들을 제시하고 있다. 셋째로 리질리언트 바이 디자인 공모전에 제시된 안들과 스펀지 시티 프로젝트들은 변화하는 상황에 대처하고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하나의 공간에 단일 기능만을 대입하기보다 다양한 기능을 담으려 시도하고 있다. 이는 기후변화와 재난에 대한 대응을 목표로 하는 도시공간이 생태적임과 동시에 사회적 기능을 담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습지 및 수공간 설계시 인간의 이용과 생태적·생산적 기능이 동시에 고려하고 있는데, 예를 들어 에코파크, 생태수영장, 오염정화 연못 등 많은 시설과 공간들이 여가 공간임과 동시에 교육공간으로 작동한다. 넷째로 모든 프로젝트가 프로젝트의 교육적 측면을 매우 중요시 다루고 있다. 앞서 언급된 교육적 기능을 담고 있는 수많은 공간은 이용자와 바람직한 방식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으며, 리질리언트 이론에 입각한 도시 수변 공간설계의 주민참여는 그들이 생태적 문해력을 가지고 있을 때 가능하다. 그러한 공간의 설계가 왜 중요한지 지역사회가 배워나가는 것은 본 프로젝트들이 궁극적인 목표를 이루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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