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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Effect of Classes Using the Scratch for Quasi-Microscopic Representation Approaches in Dynamic Equilibrium Learning

동적 평형 학습에서 준미시적 표상 접근을 위한 스크래치 활용 수업의 효과

  • Seongjae Lee (Changwon Jungang High School) ;
  • Sungki Kim (Korea Institute for Curriculum and Evaluation) ;
  • Seoung-Hey Paik (Department of Chemistry Education, Korea National University of Education)
  • Received : 2023.04.05
  • Accepted : 2023.05.26
  • Published : 2023.08.20

Abstract

This study aims to increase students' understanding of equilibrium, one of the many concepts in chemistry that students find difficult. Dynamic equilibrium must be dealt with at the sub-microscopic level where the real and the representation overlap in order to microscopically understand the constant motion and interaction of particles and to understand the macroscopic characteristics expressed through this. However, as a result of analyzing 9 Chemistry I textbooks, the expression approach for equilibrium had some limitations. As a strategy to understand equilibrium at a sub-microscopic approach, the classes using scratch were consisted of a total of 4 hours, and it was implemented with 56 students. The classes were composed of 6 steps, and it was designed to understand equilibrium step by step. As a result of comparing the pretest and post- test, the number of students who got both the microscopic and macroscopic explanations of chemical equilibrium correct increased largely. Through this, it was possible to get a glimpse of the applicability of classes using scratch as the approach strategy of the sub-microscopic representation.

이 연구는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화학의 여러 개념 중 하나인 동적 평형에 대한 학생의 이해를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동적 평형은 입자들의 끊임없는 움직임과 상호 작용을 미시적으로 이해하고, 이를 통해 발현되는 거시적인 특성을 이해할 수 있도록 실제와 표상이 겹친 준미시적 수준으로 다루어야 한다. 하지만 9종의 화학 I 교과서를 분석한 결과 평형에 대한 표현 방식은 다소 한계가 있었다. 준미시적 표상 접근을 통해 평형을 이해할 수 있는 전략으로 스크래치를 활용한 수업을 4차시로 구안 하였고, 56명 학생을 대상으로 실행하였다. 4차시 수업은 6단계로 구성이 되며, 단계적으로 평형을 이해하도록 설계하였다. 사전 검사와 사후 검사를 비교한 결과, 학생들이 화학 평형에 대해 미시적 설명과 거시적 설명을 모두 옳게 하는 학생이 크게 증가하였다. 이를 통해 준미시적 표상의 접근 방식으로 스크래치를 활용한 수업의 적용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Keywords

서론

화학 개념 학습이 가진 어려움은 입자의 무작위적 움직임과 입자 간의 상호 작용으로 발현되는 관찰 가능한 거시적인 특성이 어떻게 발현되는지에 대한 상세한 기계론적 설명의 부재로 찾아볼 수 있다.1,2 화학은 미시적 수준을 바탕으로 거시적 현상과 실제를 설명하는 것이 가장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설명 방식으로 기체 발생이나 용액의 색 변화, 온도 변화 등과 같은 거시적 수준의 변화를 원자, 이온, 분자와 같은 미시적 입자 간의 상호작용으로 설명한다.35 하지만 화학은 과학의 다른 영역과 달리 거시적인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사용하는 미시적 입자들의 상호 작용은 눈으로 관찰하기 어렵다는 특징이 있어 학생들이 화학과 관련한 여러 개념 학습에 어려움을 가진다.5,6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하고자 Johnstone3은 준미시(submicro)적 수준을 도입하여 화학 개념을 설명할 때 Fig. 1과 같이 3가지 수준을 적절하게 연결 지어 이해하도록 하는 것을 강조하였다. Chittleborough & Treagust7는 Johnstone의 생각을 발전하여 3가지 수준과 실제 및 표상의 관계를 Fig. 2와 같이 나타내었다. 관찰 가능한 거시 세계와 관찰 불가능한 미시 세계를 실제(real)라고 하며 이러한 실제 세계를 표현하기 위한 표상(representation)으로 상징적 표상과 준미시적 표상이 존재한다. 준미시적 수준은 실제 세계와 표상이 겹침이 일어나는 지점으로 이를 교수학습 전략에 잘 활용하면 학생들의 화학 개념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다.8 즉, 관찰 불가능한 미시 세계를 표현하기 위한 도구로써 미시 세계를 입자 모형으로 설명한 준미시적 표상의 활용은 매우 중요하며 학생들에게 미시적 수준을 상상할 수 있도록 시각적 자극에 지속적으로 노출시키는 것이 필요함을 강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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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1. The multilevel thought in chemistry education.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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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2. The links between the three levels of chemical representation of matter.7

준미시적 표상과 관련하여 교과서에 제시된 표상을 분석한 선행 연구에서 화학Ⅱ교과서에 제시된 여러 산, 염기 모델에 대한 표상을 분석하였다.9 아레니우스 모델과 브뢴스테드-로리 모델의 구분 없이 모델을 교과서에서 표상화하는 것에 문제를 제기하였으며, 각 모델이 갖는 특성에 기반한 표상이 요구됨을 주장하였다. 개념 학습과 관련한 선행연구에서는 고등학교 3학년 30명을 대상으로 산, 염기 모델에 대한 이해를 학생들이 묘사한 준미시적 표상을 통해 알아보았다.8 연구결과 학생들은 산, 염기 반응을 물리적 변화로 인식하고 있으며, 입자들의 상호작용을 화학 결합으로 표상화하는 데 어려움을 갖고 있었다. 산, 염기 반응에서 거시와 미시를 연결하는 준미시적 표상화 능력이 결여되었음을 주장하면서 학생들이 준미시적 표상을 통해 화학 개념을 학습하기 위한 수업 전략이 요구됨을 주장하였다. 거시 세계와 미시 세계를 연결하는 준미시적 표상 능력의 결여는 비단 한국의 학생에게서만 발생한 것은 아니다. 그리스 11학년 학생과 대학교 화학과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화학 원소에 대한 개념에 대해 거시적, 준미시적, 상징적 수준을 조사한 선행 연구에서도 두 집단 모두 준미시적 표상 능력이 결여된 것으로 나타났다.10 특히, 실제 세계를 상징적 표현으로 번역하기 위해 준미시적 표상을 활용하는 부분에서 낮은 능력을 보였다. 이처럼 준미시적 표상은 거시와 미시를 연결하고, 이를 상징적인 기호로 표현하는 연결 통로이기 때문에 준 미시적 표상의 접근은 화학 개념 학습에서 매우 중요하다.

한편, 화학에서 다루어지는 여러 개념 중 동적 평형과 관련된 개념 학습에서 학생들의 어려움이 여러 나라에서 보고되었다.2,1116 동적 평형 개념 학습의 어려움으로 동적 평형 개념이 갖고 있는 복합성이 언급되고 있다. 즉, 평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화학 개념들을 동시에 적용해야 하기 때문에 관련한 화학 개념을 모르는 경우나 잘못 알고 있는 경우, 알고는 있으나 여러 개념의 종합적인 고려가 부족한 경우에 동적 평형 이해의 어려움에 마주하게 된다.2 평형이나 평형 이동과 같은 평형의 원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열역학적 접근과 속도론적 접근이 있다.1719 열역학적 접근은 평형 상수와 반응 지수를 비교하여 평형을 예측하는 것이며, 속도론적 접근은 정반응 속도와 역반응 속도를 비교하여 평형의 이동방향을 예측하는 것이다. 두가지 접근 중 정반응과 역반응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동적인 시스템을 이해하기 유리한 접근은 바로 속도론적 접근이다.20 속도론적 접근을 이용하여 평형을 알아본 연구에서 평형을 정반응과 역반응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는 시스템으로 이해하기보다는 정반응만 발생하는 시스템으로 이해하는 경향이 컸다.19 더불어 속도론적 접근에서는 속도의 농도 의존성, 온도 의존성뿐만 아니라 유효 충돌과 관련된 확률적 사고가 추가적으로 요구된다.20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되면서 기존 2009 개정 교육 과정에서 비가역 반응만 다루었던 화학Ⅰ에 동적 평형 개념이 등장하게 되었다. 동적 평형 개념의 어려움을 고려하여 교육과정 해설에서는 평형을 정성적인 수준으로 한정하여 다루도록 되어 있다.21 평형 개념의 어려움으로 인하여 화학Ⅱ에만 다루어진 평형 개념이 화학Ⅰ로 이동한 것은 화학 교육과정의 변화에서 매우 주목할 만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얼마 전에 발표한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도 평형의 개념은 여전히 화학Ⅰ에서 다루어지도록 되어 있으며, 2015 개정 교육과정 화학Ⅱ에서 다루어진 평형 상수와 평형의 이동 개념까지 화학Ⅰ로 이동하게 되었다.22 이처럼 교육과정 개정을 반복하면서 평형 개념은 일반 선택 과목으로 이동하였고, 더불어 반응 지수나 평형 상수와 같은 정량적인 평형 상태의 표현까지 포함되면서 학생들에게 평형에 대한 보다 넓은 폭의 이해를 요구하게 되었다.

Chiu et al.은 학생들이 평형 학습에서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다루어지는 개념의 난이도뿐만 아니라, 미시적 세계에서 입자들의 다른 입자와의 다양한 형태의 상호 작용을 동시다발적으로 이해하는 정신 모델을 구성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하였다.23 동시다발적인 입자들의 상호 작용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평형에 도달하면 반응은 멈춘다’와 같은 오개념에 여전히 학생들이 머물려 있음을 주목하였으며, 이러한 학생들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동시다발적인 입자들의 상호 작용을 이해하도록 하는 교수학습 전략이 필요함을 주장하였다.

Chiu et al.이 제시한 바와 같이 평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거시 세계의 특성을 계에 존재하는 다양한 입자들의 상호 작용을 통해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평형 상태에서는 반응이 멈춘다는 학생들의 오개념은 실제 거시 세계의 특성을 미시적인 입자들의 움직임으로 설명하는 능력이 결여됨을 보여주는 것으로 동적 평형에 대해서도 준미시적 표상화에 대한 능력이 결여됨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학생들의 동적 평형에 대한 이해를 준미시적 표상을 통해 이해하도록 하는 전략이 요구된다. 특히, 거시적인 변화는 없으나 미시적인 움직임이 계속 일어나고 있는 동적 평형의 경우 미시적인 입자들의 끊임없는 움직임을 표상화하기 위해서는 입자들의 계속적인 움직임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실제로 여러 선행 연구에서 입자들의 계속적인 움직임을 준미시적으로 표상화하는 전략으로 컴퓨터 코딩 프로그램을 활용하였다.24-26 따라서 동적인 준미시적 표상화 전략을 위해 종이형 매체보다는 컴퓨터 코딩 프로그램을 활용한 전략이 학생들에게 보다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이 연구는 교육과정 개정에 따라 그 개념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평형에 대해 학생들의 개념 이해를 돕는 교수학습 전략을 실행하여 그 효과를 알아보고자 한다. 먼저 평형과 관련하여 기존 교과서의 표현 방식이 Chittleborough & Treagust7가 주장한 준미시적 수준에서 실제와 표상이 잘 연결되어 표현되고 있는지를 점검하였다. 이후, 준미시적 표상으로 입자들의 동시다발적인 상호 작용을 학생들이 가시적으로 볼 수 있는 방안을 탐색하였으며, 이러한 전략으로 여러 입자의 움직임과 반응을 직관적으로 설계하고 가시적으로 볼 수 있는 코딩 프로그램을 활용하였다. 다만, 이 연구는 학생들이 코딩을 짜는 활동에 관심을 갖기보다는 준미시적 표상을 활용하는 전략으로 코딩을 활용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코딩 자체에 어려움을 갖지 않고 직관적으로 코딩할 수 있는 블록 코딩 방식의 스크래치를 이 연구에서 활용하였다. 스크래치는 여러 연구에서도 다른 코딩에 비해 학생들의 장벽이 높지 않아 많이 활용되고 있다.2729 본 연구에서 보이는 준미시적 수준을 활용한 화학 개념 학습 전략은 2022 개정 교육 과정에 기반한 교과서가 집필될 때 유용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있으며, 현재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평형 개념과 관련하여 학교 현장에서 실제 교사가 활용 가능한 활동의 사례를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구 방법

연구 대상

이 연구의 연구 대상은 크게 기존의 표현 방식을 분석하기 위한 교과서와 실제 스크래치를 활용한 수업에 참여한 학생으로 나누어진다. 교과서 분석의 경우 2015 개정 교육과정을 적용하여 시중에 출판된 9종의 화학Ⅰ 교과서를 대상으로 하였다. 스크래치를 활용한 수업에 참여한 학생은 화학Ⅰ을 선택한 C시 고등학교 2학년 학생 56명을 대상으로 하였다. 스크래치를 활용한 수업을 실시하기 이전에 연구에 참여한 학생들이 스크래치와 같은 블록 코딩 기반의 프로그래밍 경험이 있는지를 조사하였다. 고등학교 1학년 때 모든 학생이 정보 과목을 수강하였고, 정보 시간에 블록 코딩에 대한 내용을 간접적으로 경험하였다. 더불어 56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블록 코딩의 경험을 조사한 결과 64.3%(36명)의 학생이 블록 코딩을 경험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하였다. 비록 고등학교 1학년 때 간접적으로 블록 코딩을 경험하였지만, 실제 블록 코딩 경험에서 일부 학생들이 경험하지 않은 것으로 응답한 점을 고려하여 수업 전 스크래치 코딩과 관련된 영상을 시청하도록 하였다.

스크래치를 활용한 수업 구안

스크래치를 활용한 수업은 2NO2(g) ⇆ N2O4(g) 반응에 초점을 두어 구안하였으며, 총 4차시 수업으로 진행되도록 설계하였다. 4차시 수업은 Table 1과 같이 6단계의 활동으로 구성된다.

Table 1. The main activity by st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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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은 노트북 또는 태블릿을 1인 1기기로 운영하였으며, 모둠을 구성할 때 코딩을 다룰 수 있는 능력을 다양하게 편성하여 코딩에 대한 어려움이 발생한 경우 모둠에서 도움을 받아 해결할 수 있도록 하였다. 학생들은 교사가 각 단계별로 미시적 분자 거동을 코딩하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활동지에서 주요 활용 블록을 제시하여 코딩에 어려움이 있는 학생들은 제시된 주요 활용 블록을 이용하여 코딩을 하도록 하였다. 다만, 동일한 결과를 산출하더라도 다양하게 코딩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교사가 단계별로 제시한 과제를 해결하는 데 어려움이 없는 학생의 경우 활동지에 제시한 주요 활용 블록을 반드시 활용하지 않아도 된다고 언급하였다.

1단계에서는 반응물 분자의 무작위한 움직임을 표현하도록 하였다. 이때 NO2 분자를 표현한 스프라이트는 학생들에게 제공하였으며, 2개의 스프라이트에 블록 코딩을 활용하여 두 개 분자의 거동을 표현하도록 하였다. 2단계에서는 1단계에서 표현된 2개의 NO2 분자가 충돌을 통해 반응이 일어나 1개의 N2O4 분자가 생성되는 반응을 구현하도록 하였다. 다만, 이때는 단순히 정반응만 고려한 비가역 반응으로 한정하였다. 충돌을 통해 반응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두 입자의 배향이 중요하다. 이러한 배향을 고려하여 정반응이 구현되도록 하였다. 3단계는 결합한 N2O4가 다른 입자와의 충돌로 인해 다시 분리되는 역반응을 표현하도록 하였다. 단계 1부터 단계 3을 구현한 코딩 예시는 Fig. 3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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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3. Example of block coding implemented from step 1 to step 3.

4단계에서는 여러 입자의 동시다발적인 상황을 고려하도록 하였다. 실제 미시 세계에서 동시다발적인 반응을 고려해야 할 분자 입자의 수는 무수히 많지만, 스크래치를 통해 그만큼의 입자를 구현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이에 학생들에게 10개 NO2 분자에 한해서 동시다발적인 정반응과 역반응을 표현하도록 하였다. 5단계에서는 입자들의 충돌을 통해 반응이 일어나지만, 모든 충돌이 반응으로 이어지지 않으며 확률적으로 반응이 일어나는 것을 구현하도록 하였다. 또한, 정반응이 일어날 확률과 역반응이 일어날 확률에 따라 화학 평형의 지점이 어느 쪽으로 치우쳐지는지와 같은 평형 지점이 결정되도록 하였다. 더불어, 평형 이동은 온도와 밀접한 변수이다. 따라서 5단계에서 확률의 개념을 적용한 코딩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정반응이 일어날 확률, 역반응이 일어날 확률, 온도라는 3개의 변수가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학생들에게 이 3가지 요소에 대해 간단히 설명한 후, 이를 구현하기 위해서 3가지 변수를 설정하는 코딩이 필요함을 언급하였다. 정반응과 역반응이 서로 경쟁하기 때문에 이를 구현하기 위해, Fig. 4에 제시된 예시 코딩에서는 정반응과 역반응이 일어날 확률의 합이 100이 되도록 하였다. 또한, 온도가 올라갈수록 제시된 화학 반응은 역반응이 보다 지배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온도가 증가하면 역반응이 일어날 확률도 같이 증가하게 된다. 다만, 고등학교 수준에서 이러한 여러 변수의 관계를 정량적인 수준까지 엄밀하게 요구하기보다는 정성적으로 이해를 하도록, 본 연구에서는 편의상 학생들에게 273 K에서 역반응의 확률이 0으로, 373 K에서 역반응의 확률이 100이 되도록 설정하도록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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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4. Example coding related to setting up a three-variable relationship.

5단계까지는 미시적인 입자의 거동을 모델링 하는 것에 해당한다. 하지만 화학은 미시적인 입자의 움직임을 이해하는 것은 거시적인 변화를 설명하기 위함이다. 따라서 마지막 6단계에서는 거시적인 변화를 표현하도록 하는 활동으로 구안하였다. 이를 위해 먼저 학생들에게 5단계에서 설정된 온도 변수의 값이 입자의 속도와 관련이 있음을 언급한 후, 이 변수를 활용하여 입자의 움직이는 속도가 달라지도록 하였다. 이를 위해 기존 1단계에서 작성한 코딩에서 입자의 움직임과 관련 블록 코딩 부분을 수정하도록 하였다. 또한, 여러 교과서에서 동적 평형의 예시로 2NO2(g) ⇆ N2O4(g)가 다루어지고 있는 것은, 눈으로 거시적인 변화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거시적인 변화도 스크래치를 통해 구현하도록 하였다. 학생들에게 구현하는 용기 안의 색을 NO2만 존재하여 적갈색인 경우(273 K, 정반응 100)부터 N2O4만 존재하여 무색인 경우(373 K, 역반응 100)를 고려하여 온도에 따라 여러 색이 구현되도록 하였다. 이와 관련된 예시 코딩은 Fig. 5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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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5. Example coding related to the color implementation in the container according to the temperature range.

이 연구에서 다룬 2NO2(g) ⇆ N2O4(g) 반응은 온도에 의해 화학 평형 이동이 실험으로 잘 구현되며, 압력의 영향을 고려한 평형 실험 개선점이 제안되기도 하였다.30 실험을 통해서 온도나 압력에 따른 화학 평형 이동을 거시적인 실제 세계의 특성을 통해 학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동적 평형을 미시적으로 이해하는 데 다소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이 연구는 거시적인 동적 평형 특성을 미시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준미시적 표상의 접근에 초점을 두고 있다. Fig. 6은 이 연구에서 학생들이 동적 평형을 표상화한 최종 결과물 예시이다. 이 예시와 같이 코딩을 통해 거시적인 용기 속 색깔뿐만 아니라 실제 미시적인 입자들의 형태와 움직임이 모두 표현되어 학생들이 준미시적으로 동적 평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다만, 이를 스크래치로 구현하는데 실제 반응과 달리 273~373 K의 범위에서 모델링하도록 하였다. 학생들에게 이러한 온도 범위 설정은 스크래치로 코딩하는 데 편의상 설정한 범위이며, 실제와는 차이가 있음을 학생들에게 안내하여 학생들이 실제 이 반응에 대해 오개념을 갖지 않도록 지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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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6. The example of final result.

자료 수집 및 분석

동적 평형에 대한 교과서의 표현 방식을 분석하기 위해 동적 평형이 다루어지는 ‘역동적인 화학 반응’ 단원에서 동적 평형을 처음 소개되는 부분에 한정하였으며, 이후 물의 자동 이온화나 브뢴스테드-로리 정의를 도입하면서 다루는 평형은 분석에서 제외하였다. 이 연구는 준미시적 수준에서 교과서의 표현 방식에 초점을 두기 때문에 텍스트로 기술된 동적 평형보다는 거시적 또는 미시적으로 동적 평형이 교과서에서 어떻게 제시되고 있는지를 분석하였다. 하나의 교과서에서 동적 평형에 대해 여러 표현 방식을 제시한 경우, 제시한 방식 각각을 모두 교과서별로 나열하였다. 나열된 교과서의 표현 방식은 1차적으로 과학교육 박사 1인과 현장 교사 1인이 유사한 표현 방식끼리 묶어 범주화하였으며, 나열된 모든 방식이 범주화되도록 하였다. 이후 2차적으로 과학교육 박사 2인과 현장 교사 1인이 나열된 교과서 표현 방식이 해당 범주에 적절한지를 공동 검토하여 범주화의 타당성을 갖고자 하였다.

스크래치를 활용한 수업의 효과를 알아보고자 사전 검사와 사후 검사에 학생들의 동적 평형 상태에 대한 개념을 확인할 수 있는 설문지를 개발하여 활용하였다. 사전 검사는 화학 평형에 관해 교사와 학생의 개념을 조사한 정은주31의 연구를 참고하여 크게 상평형, 용해 평형, 화학 평형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후, 평형 상태에 도달할 때 거시적인 변화와 평형에 도달한 후 실제 일어나는 분자들의 미시적인 거동을 물어보도록 제작되었다(<부록 1>). 사전 문항은 크게 3개 문항이며, 3개 문항은 다시 2개의 소문항으로 구분된다. 소문항의 첫 번째는 거시적 특성에 대한 이해를 물어보는 문항이며, 두 번째는 미시적 특성에 대한 이해를 물어보는 문항이다. 사전 검사지에 각 문항별로 제시된 거시적, 미시적 특성의 선다형 보기 5가지는 다소 중첩이 있으나, 이는 정은주31의 연구에서 보인 실제 학생들이 갖는 평형에 대한 오개념을 모두 나열한 것이다. 다만, 분석 시 거시적 특성과 미시적 특성을 옳게 이해하는지, 그렇지 않는지에 초점을 두었다. 사후 검사는 사전 검사에서 제시한 3개 상황 중 이 연구에서 실제로 투입한 화학 평형 상황에 기반한 문항으로 제작하였다. 사후 검사의 경우 사전 검사와 유사한 상황을 물어 프로그램의 효과 해석을 위협하는 검사 효과를 줄이고자 사전 검사와 동일한 문항을 활용하지 않았다. 거시적 특성의 경우 학생들이 실제 수업함에 따라 색깔의 변화를 인지하고 있어, 사전 검사에서 수업 전 다양한 오개념을 모두 나열하지 않고, 3개의 선다형 문항으로 단순화하여 제시하였다. 미시적 설명에 대한 문항의 경우 사전 검사에서 선다형 문항으로 제시하여 검사 결과 해석을 저해하는 요인을 제거하고자 사후 검사에서는 실제 미시적 설명을 선다형 문항이 아닌 주관식 문항으로 제시하여 학생들에게 동적 평형을 묘사하게 하였다. 이처럼 사후 검사에서 학생의 동적 평형에 대한 이해에 대한 판단은 사전 검사와 달리 실제 주관식으로 학생들에게 동적 평형을 묘사하도록 요구하기 때문에 사전 검사에 비해 우연히 과학적 개념을 갖고 있는 학생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낮다. 사후 검사의 분석도 사전 검사와 유사하게 거시적 특성과 미시적 특성을 이해하고 있는지에 대한 유무만을 판단하였다. 제작된 설문지는 과학교육 박사 2인, 현장 교사 3인의 검토 및 수정을 통해 최종 완성되었다. 각 문항별로 동적 평형에 대해 미시적 설명과 거시적 현상의 설명이 옳게 되었는지를 판별하였고, 2가지 설명의 옳고 그름을 통해 산출된 총 4가지 유형에 대한 빈도와 비율을 계산하였다. 더불어 사후 검사 결과를 사전 검사 중 유사한 상황인 화학 평형 상황의 응답 결과와 비교하여 스크래치를 활용한 수업을 통한 학생들의 동적 평형에 대한 이해 변화를 판단하였다.

연구 결과 및 논의

기존 교과서 표현 방식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동적 평형은 화학Ⅰ의 ‘역동적인 화학 반응’ 영역에서 처음 다루어진다. 기존의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 화학Ⅰ은 비가역 반응에 한정하여 화학 반응을 다루었지만,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되면서 동적 평형이 일부 개념이 화학Ⅰ로 내려오게 되었다. 동적 평형이 여러 연구에서 언급하듯 학생들이 이해하기 쉬운 개념이 아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2015 개정 교육과정 문서에는 화학Ⅰ에서 동적 평형은 용해 평형과 상평형 현상 등을 예를 들어 동적 평형 상태를 다루도록 한정하였다. 이러한 교육과정 해설에 기반하여 9종의 화학Ⅰ 교과서 모두 상평형과 용해 평형을 다루고 있었다. 다만, 화학 반응과 관련된 동적 평형은 9종 중 6종의 교과서가 다루고 있었으며, 6종 교과서에 제시된 화학 평형의 예시로 4종의 교과서가 2NO2(g) N2O4(g)를 제시하였다.

또한, 교과서마다 동적 평형을 표현하는 방식에서 다소 차이가 있었으며, 이러한 차이는 Table 2와 같이 3가지 유형으로 나누어졌다. 첫 번째 방식은, 거시적인 변화에 초점을 두어 동적 평형을 제시한 경우이다. Type A와 같이 평형 이전의 거시적인 특징과 평형 시점에 도달하였을 때 거시적인 특징을 보여주는 경우이다. 2가지 초기 상태가 다른 경우를 제시한 후, 동적 평형이 도달하였을 때 동일한 거시적 특성이 발현됨을 보여준다. 이러한 설명은 동적 평형에서 입자의 미시적인 거동에 대한 이해를 배제된 것으로, 이러한 방식으로는 미시적 입자의 거동을 포함하여 동적 평형을 이해하는 것이 다소 어렵다.

Table 2. Dynamic equilibrium expression meth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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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ype B와 같은 두 번째 경우는, 동적 평형을 거시적인 변화에 초점을 두어 설명하기는 하였으나, Type A와 달리 평형 시점에 존재하는 입자를 묘사하여 설명하였다. 25 ℃에서 거시적 특징인 색과 그때 존재하는 입자를 제시한 후, 0 ℃에서 이러한 특징이 달라짐을 보여주었다. 이후, 다시 25 ℃로 온도를 변화시키면 초기 평형일 때의 특징으로 돌아옴을 보여준다. 이러한 설명은 평형이라는 것이 고정된 것이 아니며, 온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 주는 표현 방식이다. 하지만, 입자의 거동에 대한 표현 없이 특정한 시점에서 존재하는 입자별 개수를 표현한 것은 마치 동적 평형이 더 이상 반응이 일어나지 않는 시점이라는 오개념을 학생들에게 심어줄 수 있다. 더불어, 입자의 거동이 표현되지 않아, 새로운 평형에 도달하기까지 입자들이 어떻게 거동하여 평형에 도달하였는지를 학생들이 인지하기 어렵다.

끝으로 Type C는 Type A와 B의 문제점을 일부 극복하여, 평형 이전과 평형 시점, 평형 이후 시점에서 입자들의 거동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표현은 동적 평형이 고정된 것이 아니며, 입자들이 끊임없이 거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이 표현에서는 증발과 응축되는 분자에 초점을 두었기 때문에 증발 또는 응축되는 분자에만 화살표가 표시되어 여러 분자 중 일부 입자만 거동을 한 것으로 묘사가 되어 있다.

물론 하나의 교과서가 Type A~C에서 하나의 표현 방식만을 취하여 동적 평형을 설명하지는 않았으며, 이중 2개 정도를 섞여 동적 평형을 다루고 있었다. 동적 평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미시적인 입자들의 역동적인 거동을 이해해야 하는데, 기존의 3가지 유형의 설명 방식은 준미시적으로 동적 평형을 이해하는 데 다소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스크래치 활용 수업의 효과

동적 평형에 대한 사전 검사 결과는 Table 3과 같다. 동적 평형 상태에서 미시적 설명과 거시적 설명이 모두 올바른 경우는 상평형 상황에서 35명(62.5%), 용해 평형 상황에서 17명(30.4%), 화학 평형 상황에서 21명(37.5%)으로 대체로 낮은 수준의 이해를 보였으며, 특히 용해 평형과 화학 평형에 대한 이해가 상평형에 비해 낮았다. 설명이 일부 불완전한 경우는 미시적 현상에 대한 설명은 옳지 않지만 거시적 현상에 대한 설명이 옳은 경우와 미시적 현상에 대한 설명은 옳지만 거시적 현상에 대한 설명이 옳지 않은 경우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일부 불완전한 설명의 경우 상평형과 용해 평형이 상대적으로 미시적 현상에 대한 설명을 옳게 응답한 많은 반면, 화학 평형의 경우 절반 가까이 되는 학생들이 거시적 현상에 대한 설명은 옳게 하였으나 미시적 현상에 대한 설명에 어려움을 가졌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화학 평형에 대한 동적 평형을 특히나 미시적 수준으로 이해하는 것에 어려움을 가진 것을 알 수 있다.

Table 3. The frequency and ratio by type for different equilibrium situations in pre-t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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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화학 평형 문항에서 화학 반응의 동적 평형 상태를 잘못 이해하고 있는 6명의 학생은 화학 평형 상태를 설명할 때 ‘화학 반응이 일어나지 않는 상태’, ‘정반응과 역반응이 일어나지 않는 상태’, ‘반응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는 것’ 등과 같이 화학 반응이 끊임없이 일어나는 상황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였다. 화학 평형 상태에서 거시적으로 관찰되는 현상이 아무런 변화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화학 반응 자체가 멈춘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화학 평형 상태에서 관찰 가능한 거시 영역의 아무런 변화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미시 세계에서 정반응과 역반응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지만, 많은 학생들이 화학 평형에서 역동적인 화학 평형 상태에 대한 개념 이해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크래치를 활용한 수업을 진행한 후 화학 평형에 대한 사후 검사를 사전 검사 결과와 비교하여 분석한 결과는 Table 4와 같다. 미시적 설명과 거시적 설명을 모두 옳게 응답한 학생은 34명(60.7%)로 사전 검사에 비해 2배 가까이 상승을 보였다. 사전 검사와 사후 검사의 유형별 빈도를 보면, 34명 중 19명이 사전 검사에서 일부 불완전한 설명(b와 c) 또는 틀린 설명(d)에 해당한다. 특히, 사전 검사에서 거시적 설명은 옳게 하지만 미시적 설명은 틀리게 한 유형(b)의 학생 12명(21.4%)이 과학적 개념으로 옮겨 갔다. 눈여겨볼 만한 것은 거시적 설명과 미시적 설명이 모두 옳지 않았던 유형(d)은 사후 검사에서 발견되지 않았다. 이를 통해 스크래치를 활용한 수업이 학생들의 동적 평형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데 효과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Table 4. The frequency and ratio by type for chemical equilibrium comparing pre- and post-t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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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화학 평형에 대해 미시적 수준에 대한 설명이 불완전한 16명 학생들의 사후 검사에서 평형에 대해 그린 미시적 수준의 설명을 살펴본 결과 Fig. 7과 같이 2가지 유형으로 범주화가 되었다. 하나는 여전히 평형 상태를 가역 반응으로 이해하지 못하고, 한쪽으로 반응이 완전히 진행된다고 생각하였다. 이 유형에 해당하는 학생은 4명이었으며, Fig. 7의 (a)와 같이 평형 이전에 NO2 2개 분자, N2O4 1개 분자를 그렸지만, 평형에서는 N2O4 2개 분자를 그려 화학 반응이 한쪽으로 완전히 흘려가게 그렸다. 이러한 형태는 여러 선행연구에서 보고한 평형에 대해 학생들이 갖는 대표적인 오개념이다.2,12,23 스크래치를 활용하여 가역 반응을 강조하였음에도 여전히 4명의 학생들은 이러한 오개념이 변화하지 못하였다. 이를 통해 평형을 비가역 반응으로 생각하는 오개념이 매우 견고함을 알 수 있었다. 또 다른 유형은 평형 이전과 평형에서 입자를 그릴 때 입자의 개수가 보존되지 않게 그린 것으로, 이 유형에 해당하는 학생은 12명으로 평형을 비가역 반응으로 오인하는 유형에 비해 훨씬 많았다. Fig. 7의 (b)에 제시된 예시처럼, 평형 이전에 NO2 6개 분자, N2O4 1개 분자를 그렸고, 평형에서 적갈색이 연해짐을 설명하기 위해서 NO2 2개 분자가 반응하여 N2O4 1개가 생성되도록 그렇지만, 추가적으로 NO2 2개 분자를 제거하여 그렸다. 때문에 전체 입자의 개수가 보존되지 않았다. 박철용 등32은 산, 염기 화학 반응을 논리적으로 사고하기 위해서 필요한 학습 발달단계를 탐색하였으며, 논리사고 발달에 입자의 보존 논리가 가장 기반이 되며, 이후 조합 논리와 비율 논리가 추가로 필요하다고 하였다. 이 연구에서 12명의 학생들은 입자의 보존 논리가 결여된 경우로 많은 학생들이 기본이 되는 사고가 결여되어 있었다. 입자의 보존 논리는 중학교 ‘화학 반응의 규칙과 에너지 변화’에서 다루어지기 때문에 이 연구에서 수업을 통해 크게 강조한 내용은 아니었으나, 학생들의 그린 표상을 통해 입자의 보존 논리 역시 화학 평형을 다룰 때 강조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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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7. Examples of student responses that misrepresent equilibrium.

한편, Table 4을 보면 사전 검사에서 미시적, 거시적 설명이 모두 옳았으나 사후 검사에서 불완전한 설명으로 바뀐 학생은 6명이다. 미시적 설명은 옳게 하였으나 거시적 설명이 틀린 3명의 학생들(a→c)은 모두 시간이 지나 화학 평형 상태에 도달하게 되면 밀폐 용기 안의 색이 ‘변화하지 않는다’고 응답하였다. 3명의 학생이 작성한 그렇게 응답한 이유를 살펴본 결과, 3명 모두 ‘역반응과 정반응이 같은 횟수로 일어나는 동적 평형 상태이기 때문’이라고 답하였다. 거시적 설명에 해당하는 문항의 질문이 ‘화학 평형에 도달하면’으로 되어 있어, 평형이후 시점에서의 거시적인 색 변화를 묻는 것으로 학생들이 오인한 것으로 판단된다. 추후 관련한 연구를 진행할 때 평형이전에서 평형에 도달할 때까지 시점인지, 아니면 평형 이후의 시점인지를 명확하게 진술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한편, 거시적 설명은 옳게 하였으나 미시적 설명이 틀린 3명의 학생들(a→b)의 미시적 설명을 살펴보면 2명은 입자의 개수가 보존되지 않게, 나머지 1명은 비가역 반응으로 묘사하였다. 비가역으로 평형을 묘사한 것이 평형을 비가역반응으로 생각한 오개념에 기반한 것일 수 있지만, 이 연구에서 코딩의 편의를 위해 설정한 273 K과 373 K는 정반응 또는 역반응만 일어나는 온도로 이 연구에서 제시한 이 극한 상황의 온도에 기반한 판단일 수도 있다는 점은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추후 코딩을 위해 편의상 임의의 온도 범위를 설정하더라도 온도에 따라 정반응과 역반응의 정도만 달라질 뿐 항상 두 반응이 일어나도록 지도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결론 및 제언

이 연구는 교육과정 개정에 따라 그 개념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평형에 대해 학생들의 개념 이해를 돕는 교수학습전략을실행하여그효과를알아보고자한다. 먼저 평형과 관련하여 기존 교과서의 표현 방식이 Chittleborough & Treagust7가 주장한 준미시적 수준으로 실제와 표상이 잘 연결되어 표현되고 있는지를 점검하였다. 이후 동적 평형을 준미시적 표상으로 입자들의 동시다발적인 상호 작용으로 학생들이 가시적으로 볼 수 있는 방안을 탐색하였으며, 이러한 전략으로 여러 입자의 움직임과 반응을 직관적으로 설계하고 가시적으로 볼 수 있는 코딩 프로그램을 활용하였다. 학생들이 코딩 자체에 어려움을 갖지 않고 직관적으로 코딩할 수 있는 블록 코딩 방식의 스크래치를 이 연구에서 활용하였다.

2015 개정 교육과정 화학Ⅰ을 분석한 결과 교과서에 제시된 표현 방식은 준미시적으로 동적 평형을 이해하는데 다소 어려움이 있었다. 스크래치를 활용한 수업은 총 4차시 수업을 적용한 후 사후 검사 결과, 미시적 설명과 거시적 설명이 모두 옳게 응답한 학생이 사전 검사에서 37.5%인데 반해 사후 검사에서 60.7%로 상승하여 수업의 효과를 엿볼 수 있었다. 더불어 일부 불완전한 설명의 경우 기존에 미시적 설명이 올바르지 않고 거시적 설명만 옳은 학생이 사전 검사에서는 41.1%로 가장 많은 유형에 여기 속했었는데, 사후 검사에서 28.6%로 상당수 그 비율이 줄어들어 미시적인 동적 평형의 이해가 높아졌다.

이를 통해 화학 평형과 같이 입자들의 동시다발적인 지속적인 상호작용을 준미시적으로 표상하기 위해 스크래치를 활용한 수업이 직관적인 입자의 움직임과 가시적인 거시 세계 특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엿볼 수 있었다. 따라서 화학 수업에서 준미시적 표상의 전략으로 스크래치를 활용한 수업의 가치를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동적 평형과 관련된 수업은 학교에서 일반적으로 2~3차시로 운영되는 것과 달리 이 연구는 4차시로 동적 평형 수업을 진행함에 따라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수업의 양이 증가함에 따른 효과가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해석에 주의가 요구된다.

이 연구 결과를 토대로 학생들의 화학 개념 학습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전략을 제언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컴퓨터 코딩 프로그램을 활용한 화학 개념의 표상 전략과 관련된 연구가 요구된다. 화학은 관찰 가능한 거시적 특성을 관찰 불가능한 미시 세계의 입자를 이용하여 설명하는 학문이다. 이러한 거시적 수준과 미시적 수준 간의 괴리에 따라 학생들이 여러 개념 학습에 어려움이 있음이 보고되고 있다. 이 연구는 이러한 괴리를 줄이고자 준미시적 표상의 접근으로 동적 평형 개념을 도입하였으며, 이러한 전략은 학생들의 개념 학습에 효과가 있었다. 이 연구에는 동적 평형에 국한되어 개발되었으나, 여러 화학 개념은 동적 평형과 같이 준미시적 수준으로 제시될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하여 화학의 여러 개념을 컴퓨터 코딩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준미시적으로 제시할 수 있는 방안과 관련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더불어, 이 연구는 코딩에 문턱이 가장 낮은 블록 코딩 방식의 스크래치를 활용하였다. 스크래치는 직관적으로 코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다양한 상황을 구현하는 데는 다소 한계가 있다. 또한, 요즘 정보 관련한 수업에서 학생들은 여러 코딩 관련 프로그램을 경험하기도 한다. 따라서 내용 영역에 대한 다양한 개발뿐만 아니라 코딩의 수준에 따라서 동일한 내용도 다양한 코딩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둘째, 준미시적 표상을 컴퓨터 코딩 프로그램으로 제시하기 위한 교사 연수가 요구된다. 준미시적 표상으로 화학 개념을 도입하는 주체는 결국 교사이다. 때문에 교사가 컴퓨터 코딩 프로그램에 대한 거부감이나 활용에 어려움이 있다면 이러한 수업 전략이 교실 현장에서 실행되기 어렵다. 선행연구에서 화학 교사들은 코딩을 활용한 수업을 실천하는 데 여러 장벽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다.33 화학 교사들의 이러한 여러 장벽을 해소하고 화학 개념을 코딩을 통해 표상화할 수 있는 수업 전략을 구안할 수 있도록, 코딩 자체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화학 개념과 코딩을 어떻게 연결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접근 중심의 연수가 요구된다.

셋째, 디지털 교과서 개발을 고려한 화학 개념의 표상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교육부는 2025년에 수학, 영어, 정보 교과에 한정하여 초등학교 3, 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공통 및 일반 선택과목에 우선적으로 디지털 교과서를 도입함을 발표하였다.34 도입되는 디지털 교과서는 학생들의 학습을 도울 수 있도록 교과의 특성에 맞게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나오지 않았으나, 학생 맞춤 학습 지원, 체험 및 실습 강화를 주요 내용으로 제시하고 있다. 과학은 디지털 교과서 도입에 포함되지는 않으나, 거시적인 세계를 미시적인 입자 수준으로 설명하는 과학이 기존의 서책형 교과서가 갖고 있는 표상 방식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35 서책형 교과서는 정적인 매체이기 때문에 화학 평형과 같이 끊임없는 입자의 움직임을 표상화하는 데 한계가 있으며, 이러한 의미에서 학생들에게 화학 개념을 보다 준미시적으로 잘 전달하는 방식을 취하기 위해 보다 교과서의 정보 방식이 동적일 필요가 있다. 다만, 디지털 교과서가 단순히 서책형 교과서에 제시된 정보를 디지털 접근으로 전환되기보다는 화학 개념이 준미시적 표상으로 잘 표현될 수 있는 개발이 요구된다. 때문에 디지털 교과서 도입 이전에 여러 과학 개념에 대한 준미적 표상화 전략의 연구가 요구된다.

Acknowledgments

이 논문은 2022년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과제번호 NRF-2022R1A2C2005683).

부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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