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우리나라 남해 연안해역은 크고 작은 섬과 반도, 곶과 만이 발달하여 해안선이 복잡하고 수심이 얕다. 또한 육상으로부터 공급되는 유기물이 많아 기초 생산력이 높을 뿐만 아니라, 먹이생물이 풍부하고 포식자를 피할 수 있는 은신처가 많기 때문에 많은 어종들의 산란 및 생육장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Soh and Choi, 2004). 남해 연안의 자어 군집은 계절에 따른 고온의 대마난류와 왕복성 조류, 섬, 만, 저염의 연안수 등 다양한 물리적 환경의 영향으로 소수종이 우점하고, 다양한 어종이 소량 출현하는 특성을 가진다(Cha and Park, 1994; Han et al., 2001; Han et al., 2002; Park et al., 2005; Huh et al., 2011; Ryu et al., 2011; Kwak and Park, 2014; Choi et al., 2015; Yoo et al., 2017; Moon et al., 2018; Koh et al., 2019).
가덕도는 남해 동부 연안에 위치한 면적 20.78 km2의 바위섬으로, 부산신항 개발로 인해 육지와 연결되어 있다. 북쪽으로는부산, 창원 등의 대도시와 인접하고, 서남쪽으로는 거가대교를 통해 거제시와 연결되어 있다. 해상으로는 서쪽에 진해만, 동쪽에 낙동강 하구역과 인접해 있다. 서쪽에 위치한 진해만은 육상 기원의 오·폐수 유입 영향으로 적조와 빈산소 수괴의 발생이 빈번하고, 양식으로 인한 저층 환경오염이 심각해지고 있다(Lim et al., 2006; Jang et al., 2015; Seo et al., 2015). 동쪽의 낙동강 하구역도 1980년대 하구언 공사 이후로 지속적인 생태계 변화를 겪고 있다(Yang et al., 2001).
가덕도 인근해역에서 진행된 어란 및 자어에 관한 연구는 진해만(Yoo et al., 1992; Huh et al., 2011; Lee et al., 2014; Kim, 2016; Han et al., 2018; Kim et al., 2018; Moon et al., 2018), 통영(Park et al., 2005; Ko et al., 2010), 낙동강 하구역(Cha and Huh, 1988; Choi et al., 2015) 등이 있다. 이들은 조사범위가 일부 지역에 국한되었거나, 조사기간이 짧은 경우가 많고, 자어 조사의 대부분은 수평채집에 의한 연구(Cha and Huh, 1988; Yoo et al., 1992; Park et al., 2005; Ko et al., 2010; Huh et al., 2011; Choi et al., 2015; Kim, 2016; Kim et al., 2018; Han et al., 2018) 결과였다. 자어 군집조사에서 경사채집은 조사해역의 전수층에 분포하는 자어를 채집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현재까지는 진해만에서 수행된 종조성 및 군집구조 연구가 있을 뿐이다(Lee et al., 2014; Moon et al., 2018). 그러므로 만과 섬, 하구역 그리고 외양과 연결되어 있는 다양한 환경을 가진 남해 동부 연안역 자어군집의 종조성과 계절변동을 설명하기에는 다소 부족함이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남해 동부 연안의 가덕도 인근해역에서, 계절별로 경사채집을 수행하여, 자어 군집의 종조성과 계절별 특성을 파악하고자 하였다.
재료 및 방법
조사는 2019년 5, 8, 11월과, 2020년 2월에 수심 9.5~56 m 범위의 가덕도 인근해역의 15개 정점에서 수행되었다(Fig. 1). 채집은 RN100네트(망구 100 cm, 망목 300 μm)를 이용하여 네트의 궤적이 V자 모양이 되게 경사채집하고, 정점별로 1.5∼2 knot 속도로 10∼15분 동안 예인하였다. 정량분석을 위하여 네트입구에 유량계(HYDRO-BIOS)를 장착하여 채집하였으며, 단위부피당 개체수(ind./1,000m3)로 표준화하였다. 또한 채집된 수심을 확인하기 위하여 수심계(RBR duet T.D)를 부착하였다. 채집된 시료는 현장에서 알코올(99.5%)에 고정하여 실험실로 운반하였다.
Fig. 1. Map showing location of sampling station off Gadeok-do, South Sea, Korea.
실험실에서 Sieve를 이용하여 고정액과 시료를 분리하고 물로 세척한 후, 입체해부현미경(Stemi 2000, Zeiss)을 이용하여 자치어를 Sorting하고 동정하였다. 자어의 형태 동정은 Okiyama (2014), Kim et al. (2011), Ji et al. (2020) 등을 참고하였고, 분류 체계 및 학명은 Eschmeyer et al. (2019)과 국가해양수산생물종목록집(MBRIS, 2021)을 기준으로 정리하였다.
출현한 자어의 계절별 종다양성은 풍부도와 다양도지수를 구하여 파악하였다. 종별 개체수를 이용하여 풍부도(Richness Index)와 종다양성지수(H′, Shannon and Weaver, 1963)를 구하였다. 종별 개체수 자료를 근거로 군집분석을 수행하였는데, 자어의 출현 개체수를 Fourth root로 변환하여 Bray-Curtis 유사도 지수를 구하였으며, 집괴분석(Cluster analysis)을 하여 수상도(dendrogram)로 나타내었다. 구분된 그룹 간의 유의한 차이는 one-way ANOSIM (analysis of similarities) 분석을 통해 검증하였고, SIMPER (Similarity-percentage procedure) 분석으로 각 그룹에 기여한 종 또는 분류군을 파악하였다. 이와 같은 모든 분석은 PRIMER 6.0 프로그램을 사용하였다.
또한 계절별 자치어의 출현량과 환경요인(수온, 염분, 밀도, 산소량, pH, DO, SS 등) 및 식물(엽록소-a), 동물플랑크톤(총 개체수, 요각류)과의 상관관계(Spearman Rank Correlation)를 구하고 유의성을 파악하였다. 상관성 분석은 Sigma-plot 13.0 프로그램을 이용하였다.
결과
1. 수온과 염분
조사기간 동안 수온은 9.1~26.9℃의 범위였다. 2019년 봄철(5월)에는 15.1~17.4℃ 범위를 나타내었고, 진해만 안쪽과 거제도 인근보다, 외해와 인접한 정점 10~15에서 수온이 낮았다. 여름철(8월)에는 26.0~26.9℃ 범위였고, 다른 계절에 비해 정점 간 수온 차이가 가장 적었다. 가을철(11월)에는 18.9~20.0℃ 범위였고, 정점 간 수온 차이가 크지 않았다. 2020년 겨울철(2월)에는 9.6~13.5℃ 범위였고, 거제도와 가덕도 인근보다 진해만 안쪽의 정점 1~3에서 낮은 수온을 나타내었다(Fig. 2).
Fig. 2. Seasonal variation of water temperature and salinity off Gadoek-do, South Sea, Korea.
조사기간 동안 염분은 29.3~34.3 psu 범위였다. 2019년 봄철(5월)에는 30.8~32.8 psu였다. 여름철(8월)에는 29.3~30.7 psu 범위였고, 낙동강 하구에 인접한 정점 6에서 가장 낮았다. 가을철(11월)에는 30.6~33.1 psu 범위로, 전반적으로 만 안쪽이나 연안 가까운 곳보다는 외해와 인접한 바깥쪽 정점에서 높은 염분을 나타내었다. 2020년 겨울철(2월)에 32.3~34.3 psu 범위였고, 대체로 진해만 안쪽보다는 거제도 인근이나 외해와 인접한 정점 8~15에서 염분이 높게 나타났다(Fig. 2).
계절별 평균수온은 11.7~21.8℃로 여름철에 가장 높고 겨울철에 가장 낮게 나타났으며, 평균염분은 29.3~34.4 psu로 여름철에 가장 낮고 겨울철에 가장 높게 나타났다.
2. 종조성 및 출현개체수
조사기간 동안 자어는 총 45과 85종이 출현하였다(Table 1). 이 중에서 농어목(Perciformes)에 속하는 자어가 22과 40종으로 전체 분류군의 47.1%를 차지하였다. 그 다음으로 쏨뱅이목(Scorpaeniformes) 어류가 7과 15종으로 17.6%, 가자미목(Pleuronectiformes) 어류가 3과 9종으로 10.6%였고, 그 외 나머지 분류군이 24.7%를 차지하였다.
Table 1. Species composition of larval fish (inds./1,000 m3) collected off Gadeok-do, South Sea, Korea
조사기간 동안 멸치(Engraulis japonicus)가 3,419개체/1,000 m3로 전체 출현량의 39.6%를 차지하여 가장 우점하였다. 그 다음으로 우점한 주요 종은 망둑어류(Gobiidae spp.)로 2,374개체/1,000 m3가 채집되어 전체 출현량의 27.5%를 차지하였고, 청어(Clupea pallasii)는 579개체/1,000 m3로 전체 출현량의 6.7%였으며, 가라지(Decapterus maruadsi)는 497개체/1,000 m3가 출현하여 5.8%를 차지하였다. 계절별 우점종을 살펴보면, 봄철에는 돛양태류(Callionymidae sp.)가 봄철 출현량의 63.7%를 차지하여 우점하였고, 여름철에는 멸치가 출현량의 45.7%, 망둑어류가 34.8%였다. 출현량이 가장 적은 계절인 가을철에는 멸치, 쏨뱅이(Sebastiscus marmoratus)가 각각 48.7%, 17.6%였고, 겨울철에는 청어가 63.8%, 용가자미(Hippoglossoides pinetorum)가 15.5%를 차지하여 우점하였다.
자어의 계절별 출현양상을 살펴보면, 봄철에 9종, 여름철에 46종, 가을철에 24종, 겨울철에 25종으로, 여름철에 가장 많은 분류군이 출현하였고, 봄철에 가장 적었다(Fig. 3a). 계절별 출현량은 317~6,823개체/1,000 m3 범위로 여름철에 가장 높게 나타났고, 가을철에 가장 낮았다(Fig. 3b). 종풍부도(d)와 다양도지수(H′)는 모두 봄철에 낮고, 여름철에 가장 높았다가 가을, 겨울철로 갈수록 낮아지는 양상을 나타내었다(Fig. 3c, 3d).
Fig. 3. Seasonal changes in the Number of species, Abundance, Richness index (d) and Diversity index (H′) of larval fishes off Gadeok-do, South Sea, Korea.
조사기간 동안 자어의 계절에 따른 정점별 출현량 변동을 Fig. 4에 나타내었다. 봄철에 자어의 정점별 출현량은 12~107 ind./1,000 m3 범위였고, 봄철 우점종인 돛양태류의 출현량이 다소 높았던 낙동강 하구의 정점 6과 멸치가 우점한 거제도 동쪽의 정점 14에서 높은 출현량을 나타내었다. 여름철에 자어의 정점별 출현량은 38~1,376 ind./1,000 m3 범위였다. 진해만 북쪽에 위치한 정점 1~5와 낙동강 하구의 정점 6에서 높은 출현량을 나타내었는데, 여름철 출현량의 약 80%를 차지하여 우점한 멸치와 망둑어류 때문이었다. 가을철에 자어의 정점별 출현량은 2~64 ind./1,000 m3 범위였다. 만 바깥쪽보다는 진해만 안쪽에서 출현량이 다소 높게 나타나는 경향을 보였다. 겨울철에 자어의 정점별 출현량은 2~224 ind./1,000 m3 범위였다. 주로 진해만 북쪽 연안과 가덕도 연안에서 겨울철 우점종인 청어가 높은 출현량을 나타내었다.
Fig. 4. Spatial distribution of larval fish (ind./1,000 m3) off Gadeokdo in 2019 and 2020.
3. 군집구조
출현 자치어의 계절별, 정점별 군집구조의 유사도 분석 결과, Bray-Curtis 유사도 지수 30% 수준에서 계절별로 4개의 그룹(A, B, C, D)으로 구분되었다(Fig. 5). 여기서 가을철의 정점 9는 제외되었는데, 다른 정점에 비해 출현량이 적고, 이 정점에서 처음 출현한 통구멍류(Uranoscopus sp.)가 포함되어 있었다. One-way ANOSIM 분석을 통해 집괴분석으로부터 나누어진 그룹 간 군집의 유의한 차이를 확인한 결과, 각각의 그룹 간 차이는 모두 99% 신뢰수준에서 유의하였다.
Fig. 5. Dendrogram for hierarchical clustering for larval fish communities based on Bray-Curtis similarities of the individuals density of the larval fish off Gadeok-do in 2019 and 2020.
구분된 그룹 간 군집의 유의한 차이에 영향을 미친 종을 파악하기 위해 SIMPER 분석을 실시하여, 누적기여율이 70% 이상인 분류군들을 선별하였다. 봄철 군집에 기여한 종은 돛양태류와 망둑어류로 나타났고, 여름철에는 멸치, 망둑어류, 청보리멸(Sillago japonica), 동갈양태류(Repomucenus sp. 2), 주둥치(Nuchequula nuchalis), 청베도라치(Parablennius yatabei), 가을철에는 멸치, 쏨뱅이, 동갈양태류였으며, 겨울철에는 용가자미, 청어, 볼락(Sebastes inermis), 미끈망둑류(Luciogobius sp.)가 계절별 군집에 대한 기여율이 높게 나타났다(Table 2).
Table 2. Results from SIMPER analysis showing the species contributing between four groups
계절별로 자치어의 출현량과 환경요인(수온, 염분, 밀도, 산소량, pH, DO, SS 등) 및 식물(엽록소-a), 동물플랑크톤(총 개체수, 요각류)과의 상관관계(Spearman Correlation)를 Table 3에 나타내었다. 봄철(5월)과, 겨울철(2월)에는 자어의 출현량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P values<0.05) 환경요인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시기에 출현한 생물군(식물 및 동물플랑크톤)과도 유의한 상관관계가 나타나지 않았다. 여름철(8월)에는 환경요인 중 표층 pH와 음의 상관관계를 나타내었으며, 같은 시기에 출현한 생물군 중, 저층엽록소-a 및 전체 동물플랑크톤 개체수와 양의 상관관계를 나타내었다. 가을철(11월)에는 환경요인 중, 저층 수온, 표층 산소량 및 DO, 부유물질 등은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고, 표층수온, 저층염분, 저층밀도, 저층산소량 등은 음의 상관관계를 나타내었다. 또한 같은 시기에 출현한 생물군 중, 저층엽록소-a와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으나, 동물플랑크톤과는 유의한 상관관계가 없었다. 한편 수온은 사계절 전체 자어 출현량과 양의 상관관계를 나타내었다.
Table 3. Spearman correlation and significance between seasonal appearance and environmental factors (*p<0.05, **p<0.01, ***p<0.001)
Table 4. Comparison with dominant species among previous studies collected in the Coastal Waters of South-East Korea
고찰
본 연구는 우리나라 남해 동부 연안에 위치한 가덕도 주변해역에 출현하는 자어의 계절변동을 파악하기 위하여 수행되었다. 계절에 따른 수온변화에 영향을 받아 자어군집은 계절별로 뚜렷하게 구분되었고, 출현종도 대부분 남해 서부와 중부 연안에서 출현하였던 연안정착성 어종과 회유성 어종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가덕도 인근해역에서 수행되었던 자어 분포에 관한 연구들을 살펴보면, 진해만의 계절별 자어 군집 연구에서는 총 37개 분류군이 출현하였고, 청어, 꼼치(Liparis tanakae), 돛양태류, 세줄베도라치(Ernogrammus hexagrammus), 멸치 등이 주요 종이었다(Moon et al., 2018). 남해 중부연안역에서 봄, 여름철에 수행된 자어 군집구조 조사에서는 총 42개 분류군이 출현하였고, 이 중에서 주요종은 망둑어류, 멸치, 수조기(Nibea albiflora), 용서대(Cynoglossus abbreviatus), 쏨뱅이 순이었다(Yoo et al., 2017). 진해만 남서부에서 출현하는 자어의 종조성 및 계절변동 연구에서는 총 46개 분류군이 출현하였고, 이 중에서 청어, 쥐노래미(Hexagrammos otakii), 전어(Konosirus punctatus), 멸치, 청베도라치(Parablennius yatabei) 등이 우점하였다(Huh et al., 2011). 낙동강 하구역에서 출현하는 자어의 종조성 및 계절변동 연구에서는 총 43개 분류군이 출현하였고, 이 중에서 망둑어류, 청어, 멸치, 전어 등이 주요 종으로 나타났다(Choi et al., 2015). 본 연구에서 출현한 자어는 총 85개 분류군으로 앞에서 언급한 선행 연구들에 비해서 다양한 자어들이 출현하였는데, 이것은 연안의 일부 지역에서만 조사가 이루어졌던 연구들에 비해 본 조사는 만, 하구역, 연안 가까운 조사정점 등 다양한 환경을 가진 지역을 대상으로 하였고, 경사채집을 통해 저층부터 표층까지 채집이 이루어졌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그 밖에 출현종수의 차이를 나타낼 수 있는 요인은 연구자의 종 동정 수준, 채집방법, 해역의 환경특성, 지형적 특징에 의한 해수순환 정도 등이 있다고 보고되었다(Han et al., 2001; Park et al., 2005; Choi et al., 2015).
본 조사에서 채집된 자어 중에서 멸치는 전체 출현량의 39.6%를 차지한 우점종이었다. 계절별 조사시기에 모두 출현하였으며, 여름철에 진해만과 거제도 북부해역(정점 1~5)과 가덕도 인근 및 낙동강 하구역에서 출현량이 높게 나타났다(Fig. 6). 그러나 남해 중부연안역에서는 여름보다 봄철에 멸치의 출현량이 더 높게 나타난 결과를 보였는데, 이것은 조사시기인 2016년 8월에 이상고온현상으로 인해, 멸치의 산란 적정수온(15~25℃)이 4~7월에 형성된 것이 원인이었다(Yoo et al., 2017). 멸치는 우리나라 연안 자어군집 조사에서 대부분 우점종으로 나타났는데, 특히 남해안을 포함하여 제주도, 동해 연안의 자어군집 조사에서도 최우점종이었다(Cha and Park, 1994; Kim et al., 1994; Chun et al., 2004; Park et al., 2005; Lee et al., 2006; Huh et al., 2013; Choi et al., 2022). 멸치는 우리나라 전 연안과 일본, 동중국해에 이르는 수심 200 m 이내의 대륙붕 지역에 분포하는 어종으로(NFRDI, 2004) 우리나라에서 수산자원학적 가치가 가장 높다. 특히, 북해나 미국 동부연안과 같은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빠른 성장으로 인해 생산성이 높은 멸치가 전 연안에서 우점하면서 크기가 더 큰 어류의 먹이가 되어, 안정된 수산물 잠재생산량을 유지해 준다고 할 수 있으며, 멸치로 인해 우리나라 연안 해역이 극심한 환경변화에도 잘 적응하는 탄력적인 생태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보고하였다(Jung and Houde, 2014). 본 연구에서 망둑어류는 전체 출현량의 27.5%였으며 형태적인 유사성으로 인해서 대부분 과(Family) 수준으로 동정되었다. 사계절 모두 출현하였고 여름철 출현량이 가장 높았으며, 멸치와 마찬가지로 진해만과 거제도 북부해역(정점 1~5)과 가덕도 인근 및 낙동강 하구역에서 출현량이 높게 나타났다(Fig. 7). 남해 중부연안역에서는 봄~여름철에 걸쳐 전체 출현량의 37.9%를 차지하여 가장 우점하였으며(Yoo et al., 2017), 낙동강 하구역에서도 전체 출현량의 63.2%로 최우점종이었고(Choi et al., 2015), 영산강 하구역에서는 전체 출현량의 91.0%를 차지하여 극우점하였다(Kim et al., 2003). 이와 같이 우리나라 남해안의 하구역은 여름철에 낮은 염분으로 인하여 기수종이자 주거종인 다양한 종류의 망둑어류가 우점하고 있었다. 겨울산란군인 청어는 겨울철 출현량의 63.8%였으며, 진해만 안쪽과 거제도, 가덕도 인근 해역(정점 1~10)에서 채집되었고, 외해쪽인 정점 11~15에서는 채집되지 않았다. 특히 진해만의 가장 안쪽(잠도 인근 정점 1, 3)에서 높은 출현량을 나타내었다. 겨울철에 진해만에서 수행된 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를 나타내었는데, 거제도 북쪽의 잠도 인근에서 높은 출현량을 나타내었고(Lee et al., 2014; Moon et al., 2018), 낙동강 하구역 조사에서도 겨울철 우점종으로 나타났다(Choi et al., 2015).
Fig. 6. Spatial distribution of Engraulis japonicus larvae off Gadeokdo in 2019 and 2020.
Fig. 7. Spatial distribution of Gobiidae spp. larvae off Gadeok-do in 2019 and 2020.
본 조사와 환경이 비슷한 지역의 자어군집의 계절변동을 살펴보면, 진해만 남서부의 경우, 봄철(3~5월) 군집은 정점 간 유사도가 낮고, 특정 종에 의한 우점현상이 나타나지 않았으며, 5월의 경우 여름군집과 비슷한 자치어 출현양상을 보였는데(Huh et al., 2011), 수심이 낮은 내만 지역(5~10 m)에서 수온 상승에 따라 여름철 군집과 비슷한 종조성을 보인 것으로 판단된다. 남해 중부 연안의 경우, 조사시기인 4~8월 중 5월을 제외하고는 수온이 높아짐에 따라 종 다양성이 높아졌고, 예년에 비해 2016년 8월에 나타난 이상고온 현상이 여름철 자어 군집 및 종조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Yoo et al., 2017). 그러나 여름철 낙동강 하구역에서는 자어 군집구조가 시·공간적으로 분리되는 특징을 보이는 원인을 염분차이에 의한 것으로 보고하였다(Choi et al., 2015). 본 연구에서 가덕도 인근해역의 자어 군집은 계절별로 뚜렷이 구분되었는데, 각 그룹 간에도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 계절변동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환경요인은 수온이었다. 봄철 그룹은 출현량, 다양도가 사계절 중 가장 낮았고 돛양태류와 망둑어류가 기여종으로 나타났다. 여름철 그룹은 출현량과 종 다양성이 가장 높았다. 멸치와 망둑어류가 전 정점에서 출현하여 우점하였고, 가라지(D. maruadsi), 청보리멸(S. japonica), 양태(Platycephalus indicus), 동갈양태류(Repomucenus sp. 2), 그물코쥐치(Rudarius ercodes), 참서대(Cynoglossus joyneri) 등의 다양한 정착성 어종과 수조기(Nibea albiflora) 등의 회유성 어종이 소량 출현하였다. 이것은 섬과 만으로 이루어진 복잡한 해안선을 가진 지형적 특성이 해수유동을 제한하여 먹이생물이 풍부하고 생산성이 높아, 여름철에 다양한 자어가 성육하기에 적합한 환경을 조성하였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가을철 군집은 가장 낮은 출현량을 나타내었고 멸치와 쏨뱅이 등이 기여종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겨울철 군집은 청어와 용가자미, 꼼치 등 겨울산란 어종이 우점하는 특징을 보였는데, 조사지역의 수온 범위는 9.1~13.5℃로 이들의 적정 부화수온이 형성되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대부분 침성란을 낳는 겨울 산란 어종은 난 점착 성의 정도, 선호하는 부착기질, 해저지형에 따른 퇴적물 조건 등이 다르므로(Hirai, 2003; Lee et al., 2014; Moon et al., 2019) 효율적인 수산자원관리를 위한 자어군집의 계절변동 연구에는 각 종의 산란특성과 부화 이후 자어의 분포수심을 고려한 채집이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사사
이 논문은 2022년도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의 기본사업(EA0013)과 2023년도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의 국가연구개발사업(M63392)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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