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금 설계 및 고온 공정 최적화를 위한 열역학 계산 활용

  • 김민수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전북본부)
  • 발행 : 2022.10.01

초록

키워드

1. 서론

지난 수십 년간 발전해 온 열역학 계산 혹은 열역학 모델링은 신합금 개발 및 합금 제조 공정 최적화에 널리 활용되어 왔다. 특히 평형 상태를 예측하는 열역학 계산의 특성상, 화학 반응이 급속히 진행되는 고온 조건, 그 중에서도 물질 전달이 빠른 액상 조건 혹은 유동이 인가되는 공정 조건 등 평형 상태에 빠르게 도달하는 환경인 용해, 정련, 주조 분야 등에서 열역학 계산은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열역학 계산을 전문적으로 활용하는 연구자가 아니고서는 열역학 계산의 원리에 대해 이해하고 계산 결과의 의미 및 정확도, 적용 한계를 고려하여 계산 결과를 활용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또한 열역학 계산을 적용해보고자 하는 합금계는 복잡하고, 계산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정보는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수행중인 연구개발을 위해 어떤 계산이 필요하고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결정하는 것도 쉽지 않다. 이에 본 지면을 통해서 열역학 계산 혹은 모델링을 전공하지 않은 연구자도 열역학 계산의 주요 원리와 특징을 이해할 수 있도록 관련 내용을 최대한 쉽게 설명하고 비교적 상세하게 열역학 계산 활용 사례를 소개하여, 합금 설계 및 공정 최적화에 있어 열역학 계산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설명하고자 한다. 본 고에 첨부되어 있는 모든 열역학 계산 결과는 상용 열역학 계산 소프트웨어인 FactSage[1,2]로 계산되었다.

2. 본론

2.1. 열역학 계산에 대한 이해

열역학 계산의 원리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상태도 계산을 예로 들어 보면, 그림 1(b)와 같은 Al-Si 이원계 상태도는 그림 1(a)와 같이 특정 온도조건 (이 경우 600℃)에서 각 상별로 계산된 깁스에너지 간 비교를 통해 얻어진다. 평형상태에서는 전체 시스템의 에너지가 가장 낮아지므로 (그림 1(a) 내 G), 낮은 에너지 상태로 존재하기 위해서 단상만 존재하는 경우 (그림 1 B 영역) 혹은 다른 상과 같이 존재하는 경우 (그림 1 A 영역)가 계산되어 특정 온도 조건에서 합금 조성 변화에 따른 상경계가 계산되는 것이다. 결국, 원하는 온도 범위에서 위와 같은 계산을 반복적으로 수행하게 되면 그림 1(b)와 같은 조성 및 온도에 따른 안정상 변화를 확인할 수 있는 상태도를 얻을 수 있다. 이렇게 각 상의 깁스에너지를 기반으로 상태도를 계산하는 방법을 CALPHAD (CALculation of PHAse Diagrams) 기법이라고 하며, 계산된 깁스에너지를 활용하여 그림 2 [3]와 같이 엔탈피, 활동도 등 다양한 야금학적 정보를 계산할 수 있기 때문에, 상태도 계산뿐만 아니라 깁스에너지에 기반을 둔 다양한 열역학적 정보를 계산하는 방법을 CALPHAD 기법으로 통칭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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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Al-Si 이원계 열역학 계산 결과 ; (a) 600℃ 조건에서 합금 조성에 따른 각 상의 깁스에너지 변화, (b) 합금 조성-온도 상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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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깁스에너지를 활용한 열역학 정보 계산 [3].

열역학 계산은 각 상의 깁스에너지를 바탕으로 수행된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각 상의 깁스에너지는 어떻게 정의되는 걸까? 용체열역학에 따르면 Al-Si 이원계 액상의 깁스에너지 (GLiq)는 아래 식과 같이 정의한다.

GLiq = oGAlLiqXoAl + oGSiLiqXSi + RT(XAllnXAl + XSilnXSi) + GLiqex

오른쪽 첫 번째 항은 순수 알루미늄 액상의 깁스에너지 및 몰분율, 두 번째 항은 순수 실리콘 액상의 깁스에너지 및 몰분율을 나타낸다. 세 번째 항은 알루미늄과 실리콘이 상호작용 없이 이상적으로 섞일 때 발생하는 에너지이다. 마지막항은 액상 내 섞여 있는 알루미늄과 실리콘 간 인력 혹은 척력이 발생하는 경우 이러한 비이상적인 거동을 에너지의 형태로 표현하기 위한 항이다. 비이상 거동을 기술하는 GLiqex은 아래와 같이 Redlich-Kister 다항식 [4] 형태로 표현할 수 있다.

GLiqex = XAlXSi(0LLipAl,Si + 1LLipAl,Si(XAl - XSi) + 2LLipAl, Si(XAl - XSi)2)

여기서 0LLipAl,Si, 1LLipAl,Si, 그리고 2LLipAl,Si는 모두 모델 파라미터로서 온도에 대한 함수이다. 이렇게 다소 복잡하지만 Al-Si 이원계 액상에 대한 깁스에너지는 결국 온도 및 조성에 의한 함수로 표현되며, 온도 및 조성 이외의 파라미터들은 다른 연구자들에 의해 보고된 값을 활용하게 된다. 예를 들어 순수 알루미늄 액상의 깁스에너지는 아래와 같이 온도에 대한 함수 형태로 보고 [5]되어 있다.

oGAlLiq = +3028.879 + 125.251171T + 24.3671976Tln(T) − 1.884662E - 3T2 − 0.877664E − 6T3 + 74092T-1 + 7.934E − 20T7 (298.15 < T(K) < 700)

= − 271.21 + 211.206579T - 38.5844296Tln(T) + 18.531982E − 3T2 − 5.764227E − 6T3 + 74092T-1 + 7.934E − 20T7 (700 < T(K) < 933.47)

= -795.996 + 177.430178T − 31.748192Tln(T) (933.47 < T(K) < 2900)

한편 0LLipAl,Si, 1LLipAl,Si, 2LLipAl,Si 등 Al-Si 이원계 액상의 비이상 거동에 관한 계수는 아래 파라미터 [6]가 널리 활용되고 있으며, 역시 온도에 관한 함수 형태로 되어 있다.

0LLipAl,Si = -11340.1 – 1.23394T

1LLipAl,Si = – 3530.93 + 1.35993T

2LLipAl,Si = 2265.39

이와 같은 원리로 액상뿐만 아니라 합금계 내 다양한 상들의 깁스에너지가 수학적으로 표현되기 때문에 열역학 계산이 가능해진다. 이렇게 특정 합금계에서 각 상의 깁스에너지를 수식화하고, 실험데이터를 잘 만족시키는 파라미터를 도출하는 과정을 열역학 모델링이라고 부른다. 기존에 보고된 0GLiqAl와 같은 순물질의 깁스에너지 값이나, LAl,SiLip과 같이 열역학 모델링 연구를 통해 도출된 비이상 거동 파라미터 등이 모두 데이터베이스화되어 열역학 계산 프로그램에 내장되어 있기 때문에 다양하고 복잡한 합금 계에서의 열역학 계산도 수행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림 1을 통해 열역학 계산의 원리에 대해서 대략적으로 이해했다면, 열역학 계산 결과의 정확도는 아래 2가지 항목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1) 계산하고자 하는 합금계의 성분, 온도 범위에서 생성될 수 있는 안정상이 모두 계산에 포함되었는가? (입력된 합금계에서 생성되는 상들의 깁스에너지가 계산에 모두 포함되었는가?)

2) 열역학 계산에 포함된 안정상들의 깁스에너지 식들이 실험데이터를 정확히 재현할 수 있을 정도로 잘 정의되어 있는가? (특정 조성 및 온도 영역에서만 계산결과가 정확하도록 에너지 식이 모델링 되어 있는 건 아닌가?)

이렇게 열역학 계산의 원리 및 특징에 대해 가장 먼저 설명한 이유는, 열역학 계산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있어야 열역학 계산 결과의 정확도 및 한계에 대해서 명확히 인지할 수 있고 보다 유용한 결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열역학 계산의 정확도는 각 상의 깁스에너지가 얼마나 정확히 모델링되어 있느냐에 따라 달려있으며, 이는 계산에 활용되는 모델 파라미터가 우리가 관심 있는 합금 성분 및 온도 범위에서 알려진 실험결과를 잘 재현하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상평형 데이터 등 열역학 모델 계산과 비교할 수 있는 실험데이터가 많고, 열역학 모델링 연구도 많이 수행되어 온 합금 (대표적으로 저탄소강)의 경우 열역학 계산 결과가 상당히 정확한 편이나, 상대적으로 최근에 연구되고 있어 열역학 모델링에 활용할 실험데이터가 적거나, 첨가원소 함량이 수십 퍼센트 이상으로 기존 열역학 모델링에서 주로 고려된 조성 범위가 아닌 합금의 경우에는 상용 열역학 계산프로그램 내 모델 파라미터에 따라 특정 온도 및 조성 영역에서 열역학 계산 결과의 정확도가 다소 떨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상용 열역학 계산프로그램으로 예측이 어려운 고망간 고알루미늄 강에서의 기지상 및 κ 카바이드 상 간의 상경계를 재현하기 위해서, κ 카바이드상 깁스에너지 모델의 수정 및 파라미터 최적화 [7]를 통해 별도의 열역학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어서 계산을 수행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므로 열역학 계산을 적용하고자 하는 합금계에서 직접 실험하여 얻어진 평형 데이터 혹은 문헌에 보고된 열역학 데이터와 계산 결과 간 비교를 통해 열역학 계산의 정확도를 먼저 검증해 보면 계산 결과를 어디까지 신뢰할 수 있으며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판단하는데 도움이 된다. 열역학 계산과 비교 검증할 수 있는 대표적인 실험 데이터는 최대한 평형상태에 근접하게 (특정 온도에서 오랜 기간 열처리된) 제작된 합금 내 안정상 종류 및 분율, 혹은 각 안정상 별 조성 등이 있으며, 이러한 평형 실험 데이터가 없다면 비평형 상태에 가까운 as-cast 시편에 대한 분석 데이터 혹은 문헌에 알려진 유사 합금의 평형 상태에서 측정된 야금학적 정보를 이용해도 좋다.

2.2. 열역학 계산 수행에 앞서

앞서 언급한 열역학 계산의 한계점 이외에, 본격적인 열역학 계산 수행에 앞서 실제 합금 설계 혹은 고온 공정 최적화를 위해 열역학 계산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 열역학 계산으로부터 얻어지는 결과는 평형상태에서 합금의 야금학적 정보이고 이는 현장 제조 공정 및 환경과 같은 비평형 상태에서 합금의 야금학적 특성과는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그러므로 특정 공정 조건에서는 합금이 평형 상태와 유사하다고 간주할 수 있어 열역학 계산 결과를 폭넓게 적용할 수 있는지, 혹은 비평형 상태에 가까운 공정을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어떻게 열역학 계산으로 모사 가능할지 등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또한, 신합금 설계를 목적으로 열역학 계산을 활용하고자 한다면 합금의 성분 혹은 미세조직과 원하는 열적/전기적/기계적 특성 간 상관관계에 대해서 충분히 파악하고 있는지를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열역학 계산을 통해서 합금의 조성 및 온도에 따른 상관계, 안정상의 조성 등 평형 상태에서의 합금 내 미세조직 정보들을 예측할 수 있으나, 이는 실제로 비평형 상태에 가까운 합금의 미세조직과는 다를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냉각속도별 주철 합금 내 페라이트 분율과 열역학 계산으로 얻어지는 페라이트 분율).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 합금 제조 공정을 고려할 때 열역학 계산으로 부터 예측되는 합금의 미세조직 정보 중 어떠한 결과들이 실제 상황과 유사할 수 있는지, 이렇게 비교적 정확도가 높은 열역학 계산 결과와 이미 알려져 있는 합금의 미세조직과 열적/전기적/기계적 특성 간 상관관계를 어떻게 활용하여 합금 설계를 진행할지 고민해보는 것이다.

2.3. 열역학 계산 활용 사례

본 고에서 소개할 열역학 계산 활용 사례는 Nb 및 Ti가 미량 첨가된 개량 HP 내열주강의 합금 성분 및 주조공정 설계사례이다. ASTM 297 규격에 명시되어 있는 HP 내열주강은 25wt%Cr, 35wt%Ni, 0.5wt%C, 그리고 1wt% 정도의 Mn 및 Si을 포함하고 있다 [8]. HP 내열주강은 850℃ 이상의 높은 온도 및 부식 환경에서 사용 가능한 소재로 스팀 개질기용 라디언트 튜브나 석유화학 플랜트의 크래킹 튜브 등에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HP 내열주강에 Nb이 첨가되게 되면 Cr 함량이 높은 M7C3 혹은 M23C6 탄화물과 Nb 함량이 높은 MC 탄화물을 안정화시켜 크립 특성이 향상된다고 알려져 있어 [9] HP 내열주강에 Nb을 첨가한 개량 HP 내열주강 또한 많이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Nb 첨가 시 생성되는 Nb-rich MC 탄화물이 700℃ 이상의 고온에 오래 노출되면 Ni16Nb6Si7(G상)로 변태되며 [10,11], 생성된 G상과 기지상의 계면에서 크랙이 발생한다 [12-14]고 보고되고 있다. 그래서 Nb 포함 HP계 내열강의 우수한 크립 특성을 위해 소량의 Ti을 첨가하기도 하는데, 합금 내 첨가된 Ti은 NbC 탄화물 내 고용되어, (Nb,Ti)C 탄화물 가장자리부터 진행되는 G상으로의 변태 시 탄화물 내부에서 G상으로 공급되어야 하는 Nb의 확산을 억제하기 때문에 G상 분율을 감소시킨다고 알려져 있다 [13].

본 사례에서도 HP 내열주강 원심파이프 내 Nb 및 Ti을 첨가하여 우수한 특성을 얻고자 하였으나, Nb만 첨가된 원심 파이프 대비 Nb과 Ti가 동시 첨가된 합금에서 오히려 인장특성이 낮아지는 현상이 발생하여 이에 대한 원인 파악 및 개선 방안을 도출하기 위해서 시편 분석 및 열역학 계산을 수행하였다. 그림 3과 같이 Nb 및 Ti가 첨가된 개량 HP 내열합금 2종에 대한 FE-SEM 분석을 진행해 본 결과, 오스테나이트 기지상, Cr 탄화물, Nb 탄화물 이외에 Nb 첨가 합금의 경우 원형 Mn-Si-O계 산화물이, Nb과 Ti 동시 첨가 합금의 경우 다각형 TiN 질화물이 추가로 확인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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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개량 HP 내열주강 원심주조 시편의 미세조직 ; (a) Nb 첨가 시편, (b) Nb 및 Ti 동시 첨가 시편.

합금 내 산화물 혹은 질화물이 생성되었으므로 용탕 내 산소 혹은 질소 농도가 높았을 가능성에 대해 먼저 검토해봐야 한다. 내열주강의 용해 및 주조시 나탕 상태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대기와의 반응에 의해 산소 및 질소가 용탕 내로 유입되기 마련이다. 일반적인 용해 온도와 유사한 1600 및 1700℃ 조건에서 내열주강 용탕과 대기 간 반응에 의해 얼마나 많은 산소 및 질소가 유입될 수 있는지 열역학 계산을 통해 예측해 보았다. 용탕과 대기 간 반응을 열역학 계산으로 모사하기 위해서, 합금 조성과 동일한 100g의 용탕이 존재한다고 가정하고 용탕과 반응하는 상대습도 60%의 대기 (0.772N2-0.21O2-0.018H2O) 양이 점점 증가할 때 평형상 및 용탕 내 원소함량 변화를 계산하여 그림 4와 같이 나타내었다. 그림에 나타난 바와 같이 1600 및 1700℃ 용탕 온도 조건에서 용탕과 반응하는 대기의 양이 증가함에 따라서 질소 및 산소 농도는 점차 증가하다 포화용해도에 가까워지면 거의 변화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열역학 계산에서 예측된 질소의 포화용해도는 약 2천 ppm 수준이며, 산소의 포화용해도는 1천 ppm 수준이었는데, 실제 1600에서 1700℃ 사이의 내열주강 용탕에서 측정된 질소 함량인 1400ppm과 산소 함량인 400ppm과 유사한 값을 보여주었다. 그림 4에서 눈여겨 볼 점은 산화되기 쉬운 원소인 C, Mn, Si 등이 지속적인 용탕-대기 간 반응에 의해 산화되어 그 농도가 감소한다는 것이다. C의 경우 소량의 대기와의 반응 시에도 산화되는 것으로 예측되었으며, Mn 및 Si의 경우 용탕 내 산소가 포화되기 전까지는 산화되지 않다가, 용탕 내 산소가 포화된 이후 추가적으로 산소가 유입될 시에는 산화되어 액상 슬래그를 생성한다고 예측되었다. 이러한 계산 결과는 실제 현장에서 용해 후 주조 전까지 용탕 보온 과정에서 C, Mn, Si 등 일부 원소가 산화되는 현상과 일치하며, 출탕 전 용탕 성분 분석 그리고 필요시 원소재 추가 투입을 통해 용탕 성분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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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Nb 첨가 개량 HP 내열주강 용탕과 반응하는 대기량의 증가에 따른 안정상 및 용탕 내 첨가원소 함량 변화; (a) 1600℃ 조건에서 안정상 변화, (b) 1700℃ 조건에서 안정상 변화, (c) 1600℃ 조건에서 용탕 내 성분 변화, (d) 1700℃ 조건에서 용탕 내 성분 변화.

그럼 실제로 개량 HP 내열주강 용탕 내 질소 및 산소 함량이 높을 경우, 주조 시에 액상 개재물 혹은 TiN 개재물이 생성되는 것일까? Nb 및 Ti이 첨가된 개량 HP 내열주강에 1400ppm의 질소와 400ppm의 산소가 포함되어 있다고 가정하고, 합금의 용해 및 응고 시 상변화를 계산하여 그림 5 및 6과 같이 나타내었다. 이때, 합금별로 평형계산 (그림 5(a) 및 6(a)) 및 Scheil cooling 계산 (그림 5(b) 및 6(b))의 2가지 방법으로 열역학 계산을 진행하였는데, 이는 원심주조 공정 특성상 용탕이 급냉되는 환경이기 때문에 냉각속도가 빠를 때 비교적 높은 정확도를 나타내는 Scheil cooling 계산 결과[15]와 평형 계산 결과를 함께 고려하여 합금의 용해 및 응고 현상을 예측해보기 위함이다. Nb 및 Ti이 첨가된 개량 HP 내열주강 2종의 계산결과 (그림 5), SEM 분석에서 확인된 오스테나이트 기지상, Cr 탄화물 상, Nb 포함 탄화물 상이 예측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편 Nb이 첨가된 개량 HP 내열주강에 대한 열역학 계산 결과, 소량의 액상 슬래그가 1500℃ 부근에서 생성된다고 예측되고 있으며, 시편에서 확인되지 않은 소량의 Cr2O3 및 SiO2의 생성 또한 예측되었다. 만약 액상 슬래그가 1500℃ 이상에서 실제로 생성되며, 용탕 주입온도가 이보다 높다면 주조 전 용탕에서 탈산을 진행하여 액상개재물이 생성되지 않는 낮은 산소 농도를 확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용해 및 용탕 보온과정에서 용탕 내 Mn 및 Si이 지속적으로 산화되어 페로망간 및 페로실리콘을 추가 투입할 경우에도 이러한 Mn-Si-O계 액상 산화물이 생성될 수 있으므로 용해 및 주조시 슬래그 제거를 신경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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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5. 질소와 산소가 소량 포함된 Nb 첨가 개량 HP 내열주강의 온도에 따른 안정상 변화 ; (a) 평형 계산, (b) Scheil-Gulliver cooling 계산.

Nb 및 Ti가 동시 첨가된 개량 HP 내열주강의 경우 (그림 6)에는 용탕 내 높은 질소 및 산소 함량에 의해 1600℃에 조금 못미치는 온도에서부터 (Nb,Ti)(N,C) 상 및 Ti3O5 개재물이 생성된다고 예측되었다. 한편 앞서 언급했던 700°C 이상 온도 조건에서 (Nb,Ti)(N,C) 상으로부터 변태되는 G상은 본열역학 계산에서는 확인되지 못했는데, 이는 열역학 계산에 활용한 소프트웨어 내에 G상이 모델링되어 있지 않아 열역학 계산에 포함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계산 결과 중 흥미로운 점은 그림 7에 나타난 바와 같이, (Nb,Ti)(N,C) 상의 조성은 합금이 모두 액상 상태인 고온에서부터 응고가 종료되는 온도까지는 TiN에 가까우며 Cr 탄화물이 본격적으로 생성되기 시작하는 온도부터는 Nb 및 Ti을 포함한 탄화물 조성으로 예측되었다. 이는 Nb와 Ti를 모두 포함한 개량 HP 내열주강 원심주조 시편에서 확인된 (Nb,Ti)C 탄화물과 TiN 개재물과 일치하는 결과였다. 열역학 계산 결과에 따르면 TiN은 용탕 단계에서부터 생성되었다고 추정되며, 만약 TiN 생성에 의해 합금의 인장특성이 저하되었다면 TiN 생성은 억제하면서도 (Nb,Ti)(N,C) 상 내 Ti가 충분히 고용되도록 용탕 내 질소 함량 및 Ti 첨가량을 제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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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6. 질소와 산소가 소량 포함된 Nb 및 Ti 동시 첨가 개량 HP 내열주강의 온도에 따른 안정상 변화 ; (a) 평형 계산, (b) Scheil-Gulliver cooling 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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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7. 질소와 산소가 소량 포함된 Nb 및 Ti 동시 첨가 개량 HP 내열주강의 온도에 따른 (Nb,Ti)(N,C) 상의 조성 변화 ; (a) 평형 계산 , (b) Scheil-Gulliver cooling 계산.

그렇다면 TiN 개재물 생성을 억제할 수 있는 최적의 질소 및 Ti 함량은 어떻게 예측할 수 있을까? 그림 8과 같이 용탕 내 질소 및 Ti 함량에 따라 TiN이 생성되기 시작하는 상경계를 계산해서 합금 설계에 활용해볼 수 있다. 상경계 조성보다 Ti 혹은 N 농도가 높다면 (곡선 기준 우측 상단 영역) TiN이 생성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응고가 진행되는 온도와 가까운 1350℃ 조건에서 용탕 내 질소 함량이 1400ppm이라면 약 0.11wt% 이상으로 Ti 첨가시 TiN이 생성되는 것을 피할 수 없다. 동일한 방식으로 1350℃ 용탕 내 질소 함량이 100ppm 이하로 낮으면 Ti이 0.4wt% 수준으로 첨가되더라도 TiN 생성을 억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되는데, 주로 나탕 상태로 용해 공정을 진행하는 현장 조업 환경을 생각해보면 용탕 내 질소 함량을 낮게 제어하기란 쉽지 않다. 또한 진공 정련과 같은 탈질 조업이 불가능한 경우라면, 용탕 온도는 너무 높지 않게 신속해 용해를 진행한 후 최대한 빨리 주조하는 방법이 용탕 내 질소 함량을 낮게 제어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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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8. Nb 및 Ti 동시 첨가 개량 HP 내열주강 용탕 내 Ti 및 질소 함량에 따른 TiN 안정도.

나탕 조업이라는 특성상 용탕 내 높은 질소 농도를 피할 수 없다면, 0.11wt% 이하로 소량 첨가된 Ti가 과연 NbC 상의 개질 및 크립 특성 향상에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일반적인 방법은 Nb이 첨가된 개량 HP 내열주강 내 Ti 함량에 따른 크립 특성 변화를 연구한 문헌 자료를 찾고, 보고된 실험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발 합금 내 Ti 함량을 설정한 후 실험을 통해 검증하는 방법일 것이다. 조금 더 야금학적 관점에서 합금 설계를 생각해본다면, NbC에 고용된 Ti에 의해 G상 변태가 억제되므로 [13] (Nb,Ti)(N,C)상 내 고용된 Ti 함량과 고온 크립 특성 간 상관관계를 확인해보고, 만약 이러한 상관 관계가 성립한다면 이를 합금 설계에 활용하는 방법도 고려해 볼 수 있겠다. 그림 9는 합금의 실사용 온도와 유사한 1000℃ 온도 조건에서 Nb 및 Ti이 동시 첨가된 개량 HP 내열주강 내 생성된 (Nb,Ti)(N,C) 상에 고용된 원소들의 함량을 합금 내 Ti 함량에 따라 예측한 그래프이다. 합금에 첨가된 Ti 함량이 증가함에 따라 (Nb,Ti)(N,C) 내 Nb의 함량은 줄어들고 Ti의 함량이 증가함을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합금을 구성하는 상의 조성에 따라 합금의 열적/전기적/기계적 특성이 발현되는 경우에는 합금의 조성 및 온도에 따른 안정상 및 안정상의 조성이 예측되는 열역학 계산이 유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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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9. 1000℃ 조건에서 Nb 및 Ti 동시 첨가 개량 HP 내열주강 합금 내 Ti 함량에 따른 (Nb,Ti)(N,C) 상의 조성 변화.

3. 결론

열역학 계산은 실험적으로 확인해보지 못한 다양한 조성 및 온도 조건에서 특정 합금의 야금학적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얻어지는 계산 결과가 엄밀히는 평형 상태에서의 열역학 정보라는 점, 그리고 모델링된 각 상의 깁스에너지에 기반한 계산 메커니즘에 의해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예측 정확도 문제 등 열역학 계산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염두해야 하는 한계가 분명히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발하고자 하는 합금의 열적/전기적/기계적 특성이 발현되는 야금학적 원리, 합금에 제작되는 고온 공정 조건 및 제약 사항 등을 충분히 이해한 다음, 연구 개발에 필요한 핵심 정보를 예측할 수 있도록 열역학 계산을 십분 활용한다면, 열역학 계산은 합금 설계 및 고온 공정 최적화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다.

감사의 글

본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의 기계산업핵심기술개발사업 (과제번호 20014761)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결과이며 이에 감사드립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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