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론
실어증은 뇌손상으로 인해 말의 표현과 이해, 읽기, 쓰기, 제스처 등과 같은 언어 기능 수행에 어려움이 생기는 의사소통 장애이다[1][2]. 실어증의 주요 원인은 뇌졸중으로 알려져 있으며[3], 뇌졸중 환자들의 약 3분의 1이 실어증을 겪는다고 알려져 있고[4-7], 뇌졸중 발병 18개월 후에도 43%의 환자들은 상당한 정도의 실어증이 유지되었다고 보고된 바 있다[4]. 김향희 등[8]은 국내 뇌졸중 평균 발생률에 기반하여[9] 연 40,000~70,000명 가량의 실어증 환자가 발생할 것이라 추산하였다. 언어재활치료는 주로 좌반구가 손상된 실어증 환자들의 손상되지 않은 일부 좌반구 영역과 우반구 영역의 언어신경망을 재조직하여 언어기능을 회복하는 것을 목적으로 시행한다[10]. 최근 언어재활에서는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에 해당하는 기초적인 언어능력과 이를 응용하여 실제 개인이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기능적 의사소통 능력을 함께 고려한 중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11].
실어증 환자가 언어재활치료에 접근이 얼마나 용이한가는 환자의 언어재활 예후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12] 실어증 치료 과정에서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지만, 현행 언어재활 방식에는 몇 가지 한계점이 존재한다. 여러 선행 연구에서 지적된 환자 수 대비 언어치료사의 부족으로 인한 의료 접근성의 문제로 인해, 환자는 치료사를 만나기 어렵고, 집중적인 치료를 받는 데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상황에서 치료 횟수의 증가는 환자의 경제적인 부담을 크게 가중시킬 수 있다[8][13][14]. 이외에도, 환자가 퇴원 후 언어치료실에 지속적으로 방문하는 것은 뇌졸중 등의 질환으로 인해 이동의 어려움(mobility problem)이 있거나 병원으로부터 멀리 거주하는 환자들에게는 어려운 문제이다. 이러한 인적, 경제적, 지리적 문제는 만성기 실어증 환자의 언어재활치료로의 접근성을 제한할 수 있는 요소이다[15]. 또한, 명사(noun)에 비해 기존의 그림 카드, 낱말 카드 등과 같은 단편적 콘텐츠만으로 온전한 의미 전달이 어려운 동사, 형용사 등의 효과적인 학습을 위해 영상, 가상현실 등의 새로운 형태의 재활 훈련 콘텐츠를 생성하는 것도 필요하다[16][17].
이는 최근 비약적으로 발전한 디지털 기술을 의료분야에 융합하여 디지털 진단[13], 디지털 헬스케어[18], 디지털 치료[19] 등의 다양한 접근이 이루어지고 있는 현 상황에서 중요한 시사점을 제안한다. 실제로 최근 언어재활 분야에도 기술을 활용하여 현행 언어재활의 한계점을 보완하고자 하는 시도가 크게 증가하였다[15].
특히, 기술 기반의 실어증 언어재활 방법을 탐구한 최근 연구들은 가상현실(Virtual Reality; VR)[20-26],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AR)[16][17][27], 모바일 앱[12][28-36] 등의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 콘텐츠를 언어재활 상황에 적용하여 언어능력 향상에의 효과성을 확인하였으며, 이는 다수의 과거 문헌 연구들에서도 설명된 바 있다[15][19][37][38].
이에, 본 연구에서는 주제범위 문헌 고찰을 통해 실어증 환자 대상 VR, AR, 모바일 앱 기반 언어재활을 시행한 최근 연구들의 특징을 종합하고, 이로부터 향후 실어증에 대한 디지털 언어재활 콘텐츠 개발에의 시사점을 제안하고자 한다.
Ⅱ. 연구방법
1. 연구 설계
본 연구에서는 Arksey와 O’Mally가 제안한 5단계의 주제범위 문헌 고찰(scoping review) 프로토콜[39]에 따라 1) 연구 질문 확인, 2) 관련 연구 확인, 3) 문헌 선정, 4) 자료 분석, 5) 결과 수집, 요약, 보고 순으로 진행하였다. 본 연구는 이 중에서 1~3단계는 연구 방법에, 4단계는 결과에, 그리고 5단계는 결론 및 제언 부분에서 서술하였다.
2. 연구 질문
본 연구는 실어증 환자 대상 디지털 기술 기반 언어재활을 시행한 최근 연구의 특징을 종합하여 향후 디지털 기술 기반 언어재활 콘텐츠 개발에의 시사점을 도출하기 위해, 연구 질문을 ‘실어증 환자 대상 VR, AR, 모바일 앱을 이용한 언어재활 중재 콘텐츠와 이를 활용하는 방법의 특성은 무엇인가?’로 설정하였다.
3. 관련 문헌 확인
본 연구에서는 총 세 개의 데이터베이스 - 국외 논문은 Web of Science, CINAHL Plus with Full Text (EBSCOhost), 국내 논문은 학술연구정보서비스(RISS) - 에서 2018년부터 2021년 사이에 출간된 논문을 검색하였으며, 논문의 제목, 초록, 키워드에 다음과 같은 검색어가 포함된 연구를 선정하였다.
국외논문을 검색할 때는 ‘aphasia’ AND ‘language’ AND ‘mobile OR tablet OR smartphone OR app OR virtual reality OR augmented reality’ AND ‘rehabilitation OR therapy’의 검색어를 사용하였고, 국내논문을 검색할 시에는 ‘실어증’, ‘언어’, ‘모바일 OR 태블릿 OR 스마트폰 OR 앱 OR 가상현실 OR 증강현실’, ‘재활 OR 치료’의 검색어를 사용하였다.
4. 문헌 선정
실어증 환자를 대상으로 VR, AR, 모바일 앱 기반으로 언어재활을 시행하고, 2018년부터 2021년 사이에 출판된 연구를 포함하였으며, 아래와 같은 논문들은 제외하였다[그림 1].
그림 1. 문헌 선정 과정
1) 전문을 확인할 수 없는 연구 (n = 4)
2) 문헌 고찰 연구 (n = 7)
3) 한국어나 영어로 작성되지 않은 연구 (n = 4)
4) 실제로 실험을 시행하지 않은 프로토콜, 기술 기반 재활 훈련의 개발만을 시행한 등의 연구 (n = 5)
5) 실어증 환자 대상 언어재활 목적이 아닌 연구 (n = 12)
6) VR, AR, 앱 기반의 기술을 사용하지 않은 연구 (n = 3)
7) 언어 능력에 대한 디지털 기술 기반 언어재활의 효과성을 검증하지 않은 연구 (n = 6)
Ⅲ. 결과
1. VR/AR 기반 중재
가상현실(VR)은 현실과 비슷한 3D 환경을 컴퓨터로 구현하여 사용자로 하여금 가상 세계에 실제로 존재하는 듯한 감각을 느끼게 하는 기술이다. 사용자는 대화형 장치(예: 키보드, 모션 트래킹 등 [40])를 이용하여 가상현실과 상호작용하고, 가상현실에서의 행동에 대한 다중 감각적 피드백을 실시간으로 제공받으며 몰입감을 느끼게 된다[40-42]. De Luca 등[20]은 VR이 환자가 반복적 및 과제지향적인(task-oriented) 훈련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실제 현실과 비슷하면서도 더 안전한 환경을 제공한다고 하였다. Marshall 등[43]은 VR을 이용한 중재는 환자에게 재미있고 몰입감을 높여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에 학습 동기를 유발하여 학습량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하였다.
증강현실(AR)은 가상현실의 한 분야로, 현실 세계에 가상의 사물을 합성하여 현실과 가상의 영상을 함께 보여주는 컴퓨터 그래픽 기법이다[44]. 김윤지, 권순복[17]은 증강현실이 현실 세계에 가상의 객체를 더해 제시하기 때문에 사용자의 거부감을 줄이며 몰입감을 높일 수 있다고 하였고, 배인호 등[45]은 사용자가 직접 증강현실을 조정할 수 있어 참여 동기가 유발되는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고 하였다.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을 이용한 중재의 특징은 [표 1]에 정리하였고, 연구참여자들의 TPO(Time post onset)의평균과 표준편차가 논문에 직접 계산되어있지 않은 경우, 논문에 보고된 내용을 기반으로 연구자가 계산하였다.
2. 모바일 앱 기반 중재
스마트폰과 태블릿과 같은 모바일 기기의 사용이 늘면서 모바일 기반의 앱을 언어재활에 활용하려는 관심도 커졌다[46]. 태블릿은 합리적인 가격과 사용성, 휴대성 등의 특성을 가지며 고품질의 음성, 영상 등을 사용자가 언제 어디서나 재생할 수 있도록 하고[47], 사용자가 직접 터치와 내장 키보드로 조작할 수 있기 때문에 사용자 친화적이다[12]. Kurland 등[47]은 이러한 특성이 환자가 시간과 장소와 상관없이 독립적으로 중재를 시행하는 것을 가능케 하여, 교외지역에 살거나 병원으로부터 멀리 거주하는 환자들도 개인화된 다량의 재활 훈련을 받을 수 있게 한다고 하였다. 또한 Zhou[48] 등은 모바일 앱 기반 재활이 사용이 편리하고 환자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상대적으로 낮아 접근성이 높기 때문에 의료 자원의 부족, 경제적 문제 또는 이동의 문제로 전문기관에서 치료를 받지 못하는 환자들에게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하였다. 모바일 앱을 이용한 중재의 특징은 [표 2]에 정리하였으며, [표 1]과 마찬가지로 TPO의 평균과 표준편차가 논문에 계산되어있지 않은 경우 연구자가 직접 계산하였다.
표 1. VR/AR 기반 언어재활
TPO(time post onset); CG(control group); EG(experimental group); BDAE(Boston Diagnostic Aphasia Examination); RGSa(rehabilitation gaming system for aphasia); CAL(Communicative Activity Log); CT(Conversational therapy); AAT(Aachen Aphasia Test); CAPPA test(Conversation Analysis Profile for People with Aphasia test); CCT(conventional speech and cognitive training);ENPA(Esame Neuropsicologico per I' Afasia); TT(Token test); SFA(Semantic Feature Analysis; VNeST(Verb Network Strengthening Treatment); CADL-2(Communication Activities of Daily Living-2; SEP(Sentence Elicitation Pictures); OANB(object and action naming battery); NAVS: ASPT (the Northwestern Assessment of Verb and Sentences: Argument Structure Production Test); WAB-R(Western Aphasia Battery-Revised); PAS(predicate argument structure); TTR(type-token ratio); PK-WAB-R(Paradise Korea-Western Aphasia Battery); TCM(transcortical motor aphasia) [17]의 표 2-1에 기반하여 직접 계산하였음a
표 2. 모바일 앱 기반 언어재활
TPO(time post onset); SFA(Semantic Feature Analysis); BNT(Boston naming test); WAB-R(Western Aphasia Battery-Revised); ACT(Auditory Comprehension Test); CAT (Comprehensive Aphasia Test); CCRSA(Communication Confidence Rating Scale for Aphasia); CTPD(Cookie Theft Picture Description); CLQT(Cognitive Liguistic Quick Test); WAB-AQ(Western Aphasia Battery aphasia quotient); CETI(Communication Effectiveness Index); CLCD(Cognitive-linguistic communication disorder); PPA(primary progressive aphasia); TCS(transcortical sensory aphasia) pilot 3명을 제외하고 계산하였음a
3. 기술 기반 실어증 언어재활 콘텐츠의 특징
본 연구에서 다룬 선행 문헌에서 개발된 실어증 환자 대상 언어재활 콘텐츠의 특징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었다.
3.1 재활 훈련 콘텐츠의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
가상현실, 증강현실, 모바일 앱으로 시행하는 언어재활 콘텐츠에 게임적 요소를 도입(gamification)하여 환자의 흥미를 높이고 참여도를 향상시키고자 한 연구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1) VR/AR
Grechuta 등[21][22]은 뇌졸중 환자들의 운동 능력 재활을 위해 실어증 환자를 위한 재활 게임 시스템 (Rehabilitation Gaming System for aphasia;RGSa)을 구현하였다. 이는 두 명의 환자가 마주보고 앉아 각자의 컴퓨터 화면을 바라본 상태로 헤드셋과 두 개의 움직임 감지 센서(Kinect2, Microsoft, USA)를 착용한 뒤, 가상현실 내에서 의사소통을 연습하는 과업으로 구성되 어있다. 가상현실에서 환자는 아바타로 구현되며, 환자의 팔 움직임은 실시간으로 아바타의 움직임과 연결되었다. 이 가상현실 시스템 안에서 두 환자는 물건이 놓인 책상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앉아 한 환자가 상대에게 책상 위에 놓인 3D로 구현된 물건 중 하나를 건네줄 것을 구두로 요청하면 상대 환자가 이 요청을 이해하고 건네줄 물건을 선택하는 과업을 시행하였다.
한 순서가 성공적으로 끝나면 요청한 물건과 건네준 물건이 일치했다는 긍정적 피드백과 함께, 목표 단어의 올바른 발음 소리가 제시되었고 환자는 점수를 획득하였다. 각 회기에서 환자에게 주어진 목표는 특정 개수의 물건을 모두 모으거나[21] 가능한 한 많은 수의 물건을 모으는 것[22]이었다. 중재 이후 재활 게임 시스템 시행 집단과 대조군 모두 언어능력이 향상하였으나, RGSa 집단이 대조군에 비해 Communicative Activity Log(CAL)에서 더 큰 향상을 보였다.
2) 모바일 앱
Fleming 등[28]은 게임개발회사 SoftV와 실어증 환자 집단의 협력 아래 구어 이해를 목적으로 하는 언어재활훈련 앱 ‘Listen-in’을 개발하였다. 이 앱은 제시된 단어나 구, 문장을 듣고, 목표 단어에 해당하는 그림을 선택하는 과업을 제공하였는데, 이 때 음운적, 의미적 유사성 유무가 반영된 선택지들이 함께 제시되었다.
앱은 환자의 응답에 대해 정·오답의 피드백을 주었으며, 과업 시행 후 ‘미니 게임’ 등을 통해 짧은 휴식을 제공하면서 환자의 참여도(engage-ment)를 향상시키고, 궁극적으로 ‘Listen-in’ 앱을 더 긴 시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하였다. 비록 CAT(Comprehensive Aphasia Test) 점수에는 유의한 변화가 없었지만, 학습한 단어에 대한 ACT(Auditory Comprehension Test) 점수는 ‘Listen-in’ 앱을 통한 중재 이후 유의한 향상이 있었다.
3.2 재활 훈련 콘텐츠의 환자 맞춤형 개인화
한편, 환자 개개인의 상황과 능력에 따라 가상현실, 증강현실 또는 모바일 앱을 이용하여 개인화된 맞춤형재활 훈련 콘텐츠를 제공하고자 한 연구들도 있었다.
1) VR/AR
Fleming 등[28]에서 제안한 언어재활 훈련 앱 ‘Listen-in’은 적응적 알고리즘(Adaptive algorithm) 을 이용하여 과업의 난이도를 조절하였다. 알고리즘은 각 시행(challenge)의 난이도를 빈도, 언어 구조, 보기의 개수 등의 요소들에 기반 하여 0.1부터 1 사이의 점수로 분류하였다. 중재의 시작 단계에서 모든 환자들은 ‘쉬움’ 단계의 단어들을 학습한 뒤 한 블록이 끝나면 성취도에 따라 난이도가 조정되었다. 한 블록에서 정확도가 70% 이상이면 난이도를 상향, 40-70% 이면 유지, 40% 이하이면 하향했고, 최고 난이도에 도달하면 중간 난이도로 내려간 후 새로운 단어를 학습했으며, 이것을 중재기간동안 반복하였다. Giachero 등[23]의 VR 기반 중재에서는 레스토랑, 슈퍼마켓, 놀이 공원 등과 같은 다양한 장소 상황이 구현되었는데, 각 장소는 다양한 영역의 인지 훈련을 포함하고 있다. 환자가 특정 시나리오를 선택한 횟수에 따라 훈련 난이도가 자동으로 조절되었는데, 예를 들어 동일 시나리오를 복수 번 선택한 경우 환자에게 주어지는 과업이 더 어려워지고, 요구되는 훈련의 횟수가 증가했다.
2) 모바일 앱
Lavoie 등[12][30]은 태블릿 기반 앱 ‘iTSA’를 이용한 중재에서 훈련 단어를 선정할 때 개인화를 시도하였 다. 이 앱은 목표 단어 (예: 연필) 와 의미적으로 관련된 단어 (예: 필기도구) 를 떠올리게 하여 의미적 네트워크를 활성화시키는[49] 의미자질분석중재 (Semantic Feature Analysis;SFA)[50]에 기반 하여, 물건에 대한 의미적 질문에 답한 뒤 해당 물건의 이름을 말하는 과업을 제공하였다. 저자는 훈련 단어를 환자의 관심사 및 일상과 관련성이 높은 기능성 지향 단어 (functionality-oriented vocabulary)와 관련성이 적은 비기능성 지향 단어(nonfunctionality-oriented vocabulary)로 나누어, 각 환자 별로 기능성 지향 단어를 선정하였고, 이에 해당하는 사진도 앱에 추가하였다. 환자들은 첫 회기에서 저자가 선정한 기능성 지향 단어들의 유용성을 평가하였고, 3점 이상을 받은 단어들을 기능성 지향 단어로 포함하여 중재를 시행하였다. 뇌졸중으로 인한 실어증(Post-stroke Aphasia) 환자와 원발진행성실어증(Primary Progressive Aphasia; PPA) 환자를 대상으로 중재를 진행하였을 때, 훈련한 단어에 대한 이름대기 수행에 있어 유의한 향상이 있었으며, 일상적 대화로의 일반화도 관찰되었다고 보고했다. 단어의 기능성에 따른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으나, 저자는 일상적 대화에 훈련 단어의 일반화가 일어났다는 사실을 고려했을 때 환자 개개인의 상황에 맞춤화된 단어(기능성 지향 단어)를 훈련 단어로 설정하는 의미가 있다고 제안하였다. 한편, Stark와 Warburton[29] 가 사용한 Tactus Therapy Solution의 ‘Language Therapy’ 앱도 Lavoie 등[12][30]의 ‘iTSA’와 마찬가지로 환자가 학습하고 싶은 단어나 사진을 직접 등록하여 사용할 수 있었고, 응답의 정답률이 높아지면 난이도가 자동으로 조정되었다. Ballard 등[31]도 언어재활훈련 앱 ‘Word Trainer’를 이용한 중재에서 환자에게 개인화된 훈련 단어를 선정하였다. 환자들은 매주 치료사와의 회기에서 124개의 공통 단어에 대한 검사(probe)를 진행하였고, 이 중 가장 자주 틀린 20개의 단어에 기반 하여 개인화된 훈련 단어가 선정되었다. 환자가 특정 단어가 매우 쉽거나 어렵다고 제안할 경우 해당 단어를 제거하고 새로운 단어를 포함하여 진행하였으며, 중재를 진행하며 치료사는 환자가 숙달하였거나 지속적으로 실패하여 좌절감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한 단어를 원격으로 제거하였다.
한편, Kurland 등[32]은 ‘iBooks Author’ 소프트웨어를 이용하여 각 환자마다 개인화된 대화형 학습 책을 제작하였다. 물체와 행동에 대한 단어들로 나눠 두 권을 제작하였고, 각 챕터는 하나의 단어를 학습하기 위한 것으로써 매 쪽마다 이름대기, 그림-단어, 단어-그림 연결하기, 의미적 질문에 답하기 등의 다양한 과업이 제시되었다. Laures-Gore 등[33]은 이름대기 과업에서 더 나아가 심상훈련(mental imagery)을 함께 제공하는 앱을 고안하였다. 앱 중재 시 초기 난이도는 환자의 기초선(Baseline)에서의 보스턴 이름대기 검사(BNT, Boston Naming Test) 점수에 따라 결정되었 다. BNT 점수가 30점 미만이면 훈련 자극을 높은 빈도의 단음절 또는 2음절로, 30점 이상이면 낮은 빈도의 다음절 단어로 배정하였고, 그 후 시험 회기를 진행하며 정확도가 너무 높거나 낮을 경우 연구자가 직접 난이도를 조정하였다.
3.3 일상적 의사소통 재활 환경 구현
특히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을 이용한 연구들 중에서는 언어 재활 콘텐츠 내에 일상적인 의사소통 환경을 구현하여, 환자가 실제 언어 사용 환경과 유사한 환경에서 보다 자연스럽게 대화를 연습할 수 있도록 하였다.
1) VR/AR
Giachero 등[23]은 Neuro VR 2.0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이용하여 가상환경을 구현하였다. 가상환경에는 호텔, 슈퍼마켓, 레스토랑, 놀이공원, 역 등의 일상적 장소에서의 상황(scenario)이 구현되었고, 각 장소의 상황과 맥락에 맞는 언어, 기억, 주의, 집행 능력 등의 다른 인지 훈련을 제공했다. 예를 들어 환자가 슈퍼마켓 상황을 고른 경우 점원에게 정보를 물어보고, 살 물건의 이름을 말하고, 물건을 계산하는 등의 과업을 진행했고, 여행 상황을 고른 경우 자신이 머물고 싶은 숙소를 고르고 그 이유를 설명하며 다른 환자들을 설득하는 등의 일상적인 의사소통을 연습하였다.
Marshall 등[24][25]과 Carragher 등[26]은 가상현실 기반의 가상세계인 ‘EVA Park’를 이용하여 중재를 진행하였다. EVA Park는 디자이너와 실어증 환자들의 공동설계(codesign)를 통해 만들어진 다중 사용자 (multi-user) 가상세계이다[51]. 집, 레스토랑, 카페, 미용실, 바, 광장 등과 같은 일상적인 환경이 가상으로 구현되어있어 환자들이 실제 의사소통이 필요한 환경과 유사한 상황에서 대화 연습을 할 수 있도록 하였고, 다양한 자연 환경 또는 인어, 로봇 등과 같은 비일상적 요소를 포함하여 사용자의 흥미를 유발하고 대화를 촉진시키고자 하였다. 사용자는 개인화된 아바타로 구현되며 이는 간단한 키패드와 마우스로 조작할 수 있었고, 헤드셋과 마이크를 이용하여 구두로 타 사용자와 의사소통하며 필요에 따라서는 타이핑한 메시지를 보낼 수 있었다. 환자는 EVA Park에서 치료사와 언어재활을 시행할 뿐만 아니라 자율적으로 EVA Park 내 장소들을 탐방하며 다른 사용자와 대화를 나누거나, EVA Park 환경을 이용하여 미용실에서 머리를 잘라달라고 요청하거나, 레스토랑에서 음식을 주문하는 등의 역할극을 수행할 수 있었다.
4. 기술 기반 실어증 언어재활 콘텐츠의 활용방식
본 연구에 포함된 선행연구에서는 기술 기반 언어재활 콘텐츠를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하였으며 이것을 다섯 가지로 분류할 수 있었다. 가상 현실 또는 증강 현실 기술에 기반한 재활 콘텐츠를 활용하는 연구에서는 주로 환자가 치료사와 함께 온라인 또는 오프라인 현장에서 함께 훈련을 진행하였고, 모바일 앱 기반 콘텐츠를 활용하는 연구의 경우 환자가 독립적으로 훈련을 수행하기도 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콘텐츠가 훈련에 활용됨을 확인할 수 있었다[표 3].
표 3. 디지털 기술 기반 언어재활 콘텐츠의 활용방법의 특징과 시사점
4.1 치료사와 함께 훈련하는 것만 가능
첫 번째 유형은 환자가 중재 콘텐츠를 치료사와 함께 사용하는 것만 가능했던 경우로, 모두 가상현실 및 증강현실 기반의 중재 콘텐츠를 사용한 연구들이었다.
1) VR/AR
Grechuta 등[21][22]에서는 병동에서 치료보조사 (therapy assistant) 한 명이 언어재활 훈련을 진행할 환자 두 명과 함께 VR 기반 실어증 환자를 위한 재활 게임 시스템(RGSa)를 이용해 중재를 진행했다. 두 환자는 서로 물건을 요청하고, 요청받은 물건을 건네주는 과업을 수행하였다. 치료사는 모든 회기를 감독하며 기술적 문제 또는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는지 관찰하였으 며, 언어재활이나 추가적인 서비스는 제공하지 않았다.
Giachero 등[23]은 Neuro VR을 이용하여 치료사 한 명과 세 명의 환자가 표정, 제스쳐, 그림 등 가능한 의사소통 자원을 모두 이용하여 대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대화 치료(conversational therapy)[52][23]를 진행하였다. 환자들은 가상환경에서의 장소와 상황(scenario)을 함께 고르고, 가상환경에 대한 대화를 나눈 후 인지 훈련을 시행했다. 치료사는 이 과정에서 대화가 잘 이루어지도록 환자의 응답을 이끌어내고 내용을 발전시켰으며, 환자가 단어 인출에 어려움을 겪을 경우 단서를 제공하기도 하였다. 환자는 스스로 가상환경을 조작할 수 없었고, 치료사에게 구두로 요청하면 치료사가 이에 따라 컴퓨터를 조작하는 방법으로만 가능하였다.
De Luca 등[20]은 운동기능과 인지재활을 위한 반 몰입(semi-immersive) VR 기반 재활 프로그램 ‘BTS-Nirvana’(BTS Bioengineering Corp., Qunicy, USA)를 이용하여 중재를 시행하였다. ‘BTS-Nirvana’는 환자의 움직임에 실시간으로 반응하고 시청각적 피드백을 제공하는 대화형 스크린이다. 환자는 스크린 속 물건을 움직이고 조작하거나 연관된 물건을 묶는 등의 상호작용을 할 수 있었고, 옆에 있는 치료사의 안내를 받아 음운적 및 의미적 과업, 쓰기, 형태학적·구문적 과업을 수행하였다.
한편, 류재경 등[16], 김윤지, 권순복[17]은 부산대학교 연구팀이 개발한 증강현실 기반 재활시스템 앱을 이용하여 중재를 시행하였다. 스마트폰 또는 태블릿의 카메라로 특정 마커를 비추면 방, 욕실, 거실, 부엌의 일상적 공간에서의 동작이 3D 영상이 애니메이션의 형태로 나타났고, 치료사와 환자가 1:1로 함께 앱을 사용하여 동사를 학습하였다. 류재경 등[16]에서는 해당 동사를 활용한 문장 따라 말하기, 김윤지, 권순복[17]에서는 동작 이름대기 과업을 진행하였으며, 환자가 인출에 어려움을 겪을 때 연구자가 단서를 제시하며 도움을 주었다.
4.2 치료사와 함께 훈련하고, 그 외 자유롭게 이용
두 번째 유형은 환자가 중재 콘텐츠를 치료사와 함께 사용한 후 이외 시간에는 혼자 자유롭게 이용이 가능했던 경우이다.
1) VR/AR
Marshall 등[24][25]과 Carragher 등[26]은 환자가 자택에서 컴퓨터로 가상세계 EVA Park에 접속하여 그곳에서 치료사와 재활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였고, 치료사와의 회기 외에도 환자가 자유롭게 접속하는 것을 허용하였다.
Marshall 등[24]에서는 치료사가 EVA Park 내 스크린에 표와 그림을 제시하며 두 명의 환자에게 각각 단서 기반 이름대기 과업(cued naming task), SFA와 동 사의미역강화중재(Verb Network Strengthening Treament; VNeST)[53]를 시행하였고, 이후 환자가 EVA Park 내 일상 공간에서 학습한 단어를 자연스럽게 활용하는 일반화를 연습하도록 하였다. 환자들은 이 외의 시간에도 EVA Park에 접속하여 다른 환자들과 의사소통 할 수 있었다.
더 나아가 Carragher 등[26]은 대화형 스토리텔링 치료(Interactive Storytelling Therapy)[54]를 EVAPark의 환경에 맞춰 진행하였다. 환자는 EVA Park 내 스크린에서 영상을 시청하고, 치료사와 함께 영상에 대한 이야기를 구성하였다. 한 주의 마지막 회기에는 환자가 영상을 시청하지 않은 자원봉사자에게 이 이야기를 구두로 설명하도록 하고, 자원봉사자와 환자는 질문을 주고받으며 의사소통하였다. 그 외 시간에도 환자는 자유롭게 EVA Park에 접속하여 다른 실어증 환자를 만나거나, 로봇 아바타에게 스토리텔링을 연습할 수 있었다.
EVA Park에서 그룹 치료를 기반으로 언어재활 중재를 시행한 연구들도 있었다. Marshall 등[25]은 환자의 웰빙과 성공적 의사소통을 목표로 진행자(coordinator)와 자원봉사자들, 6-9명의 환자들이 한 그룹을 이뤄 EVA Park에서 만나 중재를 함께 시행하는 방식을 제안하였다. ‘실어증 환자로 살아가는 것’과 같은 환자들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주제 및 개인의 성격, 선호와 같이 다양한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주제에 대해 대화를 나누며 성공적인 의사소통을 경험하도록 하고, 개개인의 강점(personal strength)을 활용할 수 있는 팀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다. 진행자는 각 주제를 제시하고 그룹 구성원들의 역할과 순서를 정해주는 등의 활동을 이끌었고, 자원봉사자들은 그룹 활동에 참여하며 질문을 하거나 단서를 제시하며 환자들의 의사소통을 도왔다. 환자들은 치료사와의 회기 외의 시간에 독립적으로 접속하여 함께 EVA Park의 건강센터에서 훈련을 진행하는 등 그룹 간 사회적 연결을 도모할 수 있는 과업을 진행하였다.
2) 모바일 앱
한편, Kiyani와 Naz[34]는 이름 대기, 읽기, 따라 말하기 과업을 제공하는 스마트폰 기반 언어재활훈련 앱을 이용하여 중재를 시행하였다. 환자는 치료사와의 회기에서 함께 앱을 이용하며 언어재활 훈련을 수행하였고, 사용 방법을 학습한 이후에는 자택에서도 하루에 최소 30분씩 스스로 중재를 시행하도록 하였다.
4.3 환자의 독립적 훈련과 치료사의 정기적인 확인
세 번째 유형은 환자가 독립적으로 중재를 시행하고, 치료사와의 정기적인 확인 회기를 진행한 경우이며, 모두 모바일 앱을 활용한 연구였다.
1) 모바일 앱
Lavoie 등[12][30]의 태블릿 기반 언어재활 앱 ‘iTSA’를 이용한 중재에서 환자들은 앱을 이용하여 한 주에 4번씩 4주간 자가 중재를 시행하였다.
단어의 사진이 제시되면 단어와 관련한 의미적 질문에 예·아니요로 답하고 단어의 이름을 말하는 과업을 수행하였고, 해당 학습 내용과 녹음 파일, 사용 시간 등의 사용 기록은 태블릿 파일과 앱에 저장되었다. 환자의 능력에 따라 한 회기를 완수하는 시간에 차이가 있었고, 모든 과업을 한 번에 시행한 환자도 있었던 반면 하루에 한 회기를 두세 번에 나눠 진행한 환자도 있었다. 중재 진행 시 읽기의 어려움 또는 기술사용의 문제로 환자가 스스로 진행하기 어려울 경우, 가족의 도움을 받아 시행하였다. 각 주차의 중재가 끝나면 연구자가 환자의 자택에 방문하여 이름대기 능력을 측정하였 고, [30]의 경우 이 때 환자의 상황에 따라 재활 훈련의 내용을 조정하기도 하였다.
Gallee 등[35]은 환자들에게 태블릿을 제공하여 언어재활 앱 ‘Constant Therapy’(Constant Therapy, Inc., Newton, MA, USA)를 이용한 중재를 시행하였다. 앱은 카테고리 찾기(category matching), 특징 연결하기(feature matching), 운 맞추기(rhyming), 음절 확인하기(syllable identification) 의 과업을 포함 하였고, 정·오답에 대한 피드백을 제공하였다. 환자는 적어도 하루에 한 번 독립적으로 중재를 수행하였으며, 중재를 시행하는 동안 로그인 횟수, 응답 정확도, 응답 지연 시간, 단서 사용 개수 등이 앱에 기록되었다. 대면치료 시 치료사는 로그인의 빈도에 따라 피드백을 제공하고 독립적인 앱 사용에 어려움이 있었는지 확인하였다. 특히, 처치집단에 배정된 환자에게는 단서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 노력을 통해 단어 인출을 시도하도록 안내하는 피드백을 제공하였다.
Kurland 등[32]은 ‘iBooks’를 이용하여 환자에 맞춰 제작한 대화형 언어학습 책을 치료사의 감독 없이 스스로 학습하되 주간 원격 진료를 받도록 하였다. 자가 학습 시 잘못된 발화 생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불확실한 요소가 있을 때에는 발음 영상을 참고할 것을 권장하였고, 읽기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 쓰여진 글자를 발음 소리로 바꾸어주는 TTS(text-to-speech)기능을 사용하도록 안내하였다. 환자는 한 주에 5-6일, 하루에 최소 20분 이상 중재를 시행하도록 요청받았으며, 대부분 독립적으로 중재를 시행할 수 있었고, 불가능한 경우 도움을 받아 진행하였다. ‘iBooks’ 앱은 앱 사용기록을 자동으로 추적하지 않았기 때문에 환자가 직접 사용한 시간을 기록하여 치료사와의 주간 원격 진료 시 보고하였다. 이 회기에서는 치료 충실도(compliance)를 확인하고 환자가 기술적인 문제를 겪고 있는지, 기기 사용에 편안함을 느끼고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였다. 또한 한 달에 한 번 환자가 병원을 방문하여 검사를 수행하였고, 필요 시 언어치료사가 환자의 자택에 방문하여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기도 하였다.
Ballard 등[31]은 자동 음성 인식(Automatic Speech Recognition;ASR) 소프트웨어를 이용한 앱 ‘Word Trainer’를 이용하여 환자가 거의 독립적으로 (near-independent) 진행할 수 있는 중재를 시행하였다. 환자는 이름대기 과업을 진행하며 녹음 버튼을 눌러 자신의 응답을 녹음하였고, 음성 인식 소프트웨어가 정답 여부를 판단하여 피드백을 제공하였다. 환자의 모든 녹음들, 시도한 단어, 정·오답, 사용 시간 등의 앱 사용 기록은 서버에 저장되어 치료사들이 확인할 수 있었 다. 치료사는 학습 기록을 보고 환자의 수준에 맞게 훈련 단어 목록을 수정할 수 있었고, 환자가 3일 이상 앱에 접속하지 않으면 치료사가 도움 필요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환자에게 연락을 취하였다. 환자는 자택에서 독립적으로 하루에 한 시간씩 4일, 또는 개인의 일정에 맞추어 한 주에 20회의 중재를 시행하였고, 매주 대면 또는 Skype로 치료사와의 면대면 회기가 진행되었다. 이때는 검사(experimental probe)를 진행하고, 단어를 학습하며 더 자세한 피드백을 제공하였다.
4.4 치료사의 확인 없는 환자의 독립적 사용
네 번째 유형은 치료사의 확인 없이 환자가 특정 기간동안 독립적으로 중재를 시행한 경우이며, 모두 모바일 앱을 활용한 연구였다.
1) 모바일 앱
Fleming 등[28]은 환자에게 태블릿과 헤드폰을 제공하고 12주간 독립적으로 언어재활 앱 ‘Listen-in’을 사용하게 하였다. 앱은 단어/구/문장을 듣고 그에 해당하는 그림을 선택하는 과업으로 구성되어 있다. 총 100시간의 투여를 목표로 하루에 약 80분까지 사용할 수 있었고, 환자의 생활습관에 따라 각자가 원하는 시간에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어 한 번에 모든 과업을 수행하 거나, 여러 번으로 나누어 진행할 수 있었다. 앱을 사용한 시간과 과업의 정확도 등의 앱 사용 기록은 연구자가 원격으로 확인할 수 있어 환자가 며칠 간 요구된 투여량보다 적게 사용 했을 경우 환자에게 연락하여 목표 투여량을 맞추도록 안내했다. 환자의 간병인 또는 가족은 중재 중 기술 지원 외의 도움을 제공하지 않았다.
Stark와 Warburton[29]은 모든 환자들에게 태블릿을 제공하고 Tactus Therapy Solution의 언어재활 앱 ‘Language Therapy’를 4주간 스스로 사용하게 하였다. 앱은 각각 의미적, 음운적 훈련이 있는 읽기, 이름 대기, 이해, 쓰기 네 가지 영역의 과업을 제공하였고, 환자는 이 중 학습할 영역과 양을 스스로 선택하였다. 앱은 정·오답에 대한 피드백을 제공하였으며, 사용자가 완료한 과업의 개수와 종류, 정확도 등의 사용 기록이 앱에 자동으로 저장되었고, 와이파이에 연결되어 있을 경우 치료사에게 메일로 전송되었다. 그러나 사용시간은 기록이 되지 않아 중재 후 환자 인터뷰를 통해 투여량을 확인하였고 모든 환자는 권장 투여량인 20분 이상 사용했다고 응답하였다. 참여한 환자의 70%가 이전에 태블릿을 사용해 본 적이 없었지만 환자들은 모두 가족의 도움 없이 스스로 앱을 이용했고, 일 20분 이상의 권장 투여량을 충족하였다.
Laures-Gore 등[33]은 환자들에게 언어재활훈련과 심상훈련(mental imagery)을 함께 제공하는 앱이 설치된 태블릿을 제공하여 환자가 스스로 중재를 시행하도록 하였다. 환자는 재활 훈련을 시작하기 전 5분간 심상훈련을 하며 자신이 이름대기 과업을 쉽고 자신감 있게 완료하는 모습을 상상한 후, 이름대기 과업을 진행하였다. 사진이 제시되면 이름을 소리 내어 말하는 것을 녹음하였는데, 이 때 정·오답에 대한 피드백은 제공되지 않았고, 하루에 한 번씩 연구자가 직접 앱에 기록된 응답을 듣고 정·오답을 판별하였다. 환자들은 하루에 20개의 단어를 훈련했고, 일중효과(time of day effect)를 피하기 위해 하루 중 같은 시간에 할 것을 요청받았다.
4.5 치료사와의 치료회기에 대한 숙제로 활용
다섯 번째 유형은 치료사와의 언어재활 회기에 대한 개인 별 숙제로서 활용한 경우이며, 모바일 앱을 활용한 연구였다.
1) 모바일 앱
Meltzer등[36]에서는 환자가 치료사와의 면대면 언어재활 훈련을 수행한 뒤 이에 대한 숙제를 독립적으로 시행하였다. 치료사와의 회기는 별도의 의사소통 파트너와 함께 주 1회, 대면 또는 비대면으로 시행하였고, 자연스러운 대화를 하며 환자에게 말 또는 글로 된 피드백을 제공하는 구조화된 대화연습을 시행하였다. 이에 대한 숙제로 일부 환자는 언어재활 앱 ‘TalkPath’ (Lingraphica Inc., Princeton, NJ, USA)[55]를 사용했고, 결함이 심하지 않은 환자는 앱 외의 다른 언어 훈련을 시행하였다. ‘TalkPath’는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 과업과 기억과 같은 준언어적인(paralinguistic) 인지 능력 훈련을 제공하였다. 앱 사용 기록은 소프트웨어에 저장되었으며 치료사는 원격으로 훈련 진행 정도를 확인하고 충실도가 잘 지켜지지 않는 경우 등에 환자에게 연락을 취하였다.
Ⅳ. 결론 및 제언
디지털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에 따라 언어재활 콘텐츠에 기술을 융합한 다수의 연구들이 등장하고 있으며, 선행 문헌 연구에서도 효과성이 입증된 바 있다 [15][19][37][38]. 이는 지금까지 주로 시행되어 온 언어재활치료 방식의 한계점을 보완하고 치료의 효율성과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본 연구에서는 다양한 기술 중에서도 VR, AR, 모바일 앱 기반 기술을 기반으로 제안된 실어증 언어재활 연구의 특징과 향후 기술 기반 언어재활 콘텐츠에의 시사점을 제공하고자 2018년부터 2021년에 출판된 최근 20편의 논문에 대한 주제범위 문헌 고찰을 시행하 였다.
본 연구에서 다룬 VR, AR기반 중재 연구들에서는 치료사와 환자가 직접 대면하거나 비대면 환경 (예: EVA Park)에서 만나 재활 훈련을 진행하였다. 해당 연구들은 VR, AR을 이용한 새롭고 흥미로운 재활 훈련 콘텐츠로 인해 환자가 재미를 느끼고 집중하였으며 [16][24], 자존감과 기분 상태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었다고 제안했다[23]. 특히, 비대면으로 중재를 진행한 경우[12][24][28][29] 환자가 병원에 방문하지 않고 자택에서 중재를 진행함으로써 환자의 치료 접근성을 한층 개선시켰다. 이를 통해 기술 기반 재활 콘텐츠를 실제 의료 현장에 적용하는 것에 대한 긍정적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로 인한 팬데믹 상황에서 비대면으로 재활 훈련 콘텐츠를 전달할 효율적인 방식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코로나 이후의 시기에도 비대면 활동이 어느 정도 유지될 것으로 예측되는 현 시점에서[56], 이러한 기술을 이용한 원격, 비대면 재활 훈련 콘텐츠는 적절한 대안으로 고려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한편, 본 연구에서 다룬 모바일 앱 기반 중재 연구는 대부분 치료사 없이, 또는 치료사에게 정기적인 확인만 받고 환자가 독립적으로 중재를 시행하는 방식을 취하였다. 이러한 자가 투여(self-administration)는 환자가 중재를 시행할 장소, 시간, 양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어 자신의 치료에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으며 [29][57] 개인의 체력과 상황에 맞춰 훈련을 나누어 진행하도록 할 수 있다[12]. 또한, 스스로 높은 강도의 훈련을 반복적으로 수행할 수 있기에 신경가소성의 주요한 원리인 강도와 반복을 적은 비용으로 달성할 수 있어[12][58], 만성기 환자의 장기적인 재활에 유의미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29].
문헌 고찰을 바탕으로 종합된 기술 기반 실어증 언어재활훈련의 후속 연구를 위한 제언은 다음과 같다.
첫째, 환자가 독립적으로 시행하는 중재의 경우, 환자의 충실도(compliance)를 적절히 유지 시킬 수 있는 설계가 필요하다. Kurland 등[47]은 충실도에 중요한 요인은 환자의 나이나 중증도, 또는 기술을 사용해 본 경험이라기보다 기술을 사용하고자 하는 동기(motivation)와 사용 방법에 대한 적절한 훈련이라고 제안하며, 환자의 능력에 맞춘 개인화된 과업의 중요성을 언급하였다. 따라서 환자가 독립적으로 중재를 시행하도록 중재 방식을 디자인하더라도 과업의 난이도와 훈련 단어는 환자의 언어능력 향상 정도에 맞추어 갱신되어야 할 것이다. 기존의 언어재활에서는 치료사가 재활 회기동안 환자의 특성에 따라 실시간으로 난이도와 단어 종류를 조정하며 회기를 진행할 수 있었지만, 기술 기반 재활 훈련의 경우 치료사와 환자가 비동시적으로 중재에 관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환자의 반응과 수준을 재활 내용에 즉시 반영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치료사가 중재 사전에 훈련 단어를 환자에 맞추어 직접 선택하는 방식이 최근 기술 기반 연구에서도 자주 활용되어 왔으나[27][30-33] 이는 치료사의 추가적인 시간 투자가 필요한 방식으로, 실제 임상 현장에서는 한정된 시간으로 인해 시행에 어려움이 생길 수도 있다 [12]. 이를 고려해볼 때, 환자의 중증도, 증상, 나이, 직 업, 실시간 과업 수행 정도 등에 기반 하여 자동으로 난이도와 훈련 단어 등을 추천해주는 시스템이 후행 연구에서 탐구된다면, 독립적으로 중재를 시행하더라도 환자의 흥미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제안한다.
둘째, 실어증 발병 연령의 다수를 차지하는 고령의환자 집단이 기술 기반의 재활 훈련에 잘 참여할 수 있도록 적절한 기술적 안내를 제공하고 디지털 기기에 대한 능숙도를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32]. 본 연구에서 다룬 연구들 중 몇몇 연구에서는 환자들에게 사용법을 설명하는 훈련 회기를 따로 진행하고, 나중에 환자가 참고할 수 있도록 종이로 된 가이드북을 제공하였다고 보고하였다[12][29][30][35]. 환자를 모집하는 단계에서부터 기술적 능숙성에 대한 사전 평가를 도입한 연구도 있었으며[25], 일부 연구에서는 환자들이 독립적으로 중재를 시행할 때 스스로 기기를 조작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가족의 도움을 받아 진행하도록 하였다 [12][28][29][32]. 이는 기술 기반의 실어증 중재 연구에서 환자들이 중재 기반 기술의 사용법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방법과 프로그램 사용성에 대한 고려가 프로토콜 계획 초기 단계부터 이루어져야 함을 시사한다. 실어증 환자가 기술 콘텐츠를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와 기기의 인터페이스를 직관적으로 디자인하거나, 중재를 시행하기 전에 충분한 정도의 적절한 연습 과업을 함께 제공하고[30], 환자가 가족이나 치료사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도 언제든 참고할 수 있는 종이나 음성 언어로 된 자료를 따로 제공하는 것 등이 그 구체적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기술 기반의 중재 방식은 기기에의 의존성이 높기 때문에 환자가 기기를 직접 소유하고 있지 않은 경우 기기 대여 방안 및 비용이 고려되어야 하며 [28][29], 기기의 기술적 문제로 인해 중재를 완수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한다. 특히 VR, AR 및 앱 기술 기반 중재에서는 컴퓨터, 태블릿, 스마트폰 등의 앱을 구동할 수 있는 기기나 가상현실 경험을 가능케 하는 기기 환경 조성이 필수적이다. Marshall 등[25]에서는 일부 환자들이 EVA Park를 구동할 수 있는 사양의 컴퓨터를 소유하고 있지 않아 컴퓨터를 대여하였고, Carragher 등[26]에서는 연구 팀이 직접 환자의 자택에 방문하여 컴퓨터를 설치하기도 하였다. Lavoie 등[12]은 환자가 단어 학습을 완료하기 전 앱이 강제로 종료되어 전체 회기를 완수하지 못한 환자의 사례를 보고하였고, VR 기반 중재 EVA Park를 시행한 Carragher 등[26]은 화면이 멈추거나 소리가 들리지 않는 등의 기술적 문제 발생을 보고하였다. 이들은 이러한 기술적 문제가 생길 경우 치료사가 전화로 해결책을 설명해 주거나 원격 제어 소프트웨어를 통해 직접 해결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하였다. 이처럼 기술적 문제가 생겼을 때 환자가 중재를 정상적으로 끝마칠 수 있도록 대응방식을 사전에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한다.
마지막으로, 치료사가 진행하는 대면 회기와 기술 기반 재활 훈련을 같이 활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다양한 관점에서의 고찰과 제안이 필요할 것이라 사료된다. 본 연구에서 살펴본 선행연구들에서는 치료사와의 대면 치료 시 치료사가 VR, AR 등을 활용하여 환자의 흥미를 유발하거나[16][20][22][23], 환자가 독립적으로 중재를 시행하고 치료사는 이를 모니터링하며 피드백을 주거나 과업을 수정하는 역할을 수행하였다 [30-32][35]. Meltzer 등[36]은 치료에 대한 환자의 수요에 비해 치료사의 수가 부족한 상황임을 고려하였을 때, 기술 기반 재활 훈련을 도입하여 반복적인 훈련은 환자가 스스로 진행하고, 치료사는 모니터링 및 효과적인 재활 훈련 계획을 수립하는 역할을 수행한다면 더 많은 환자에게 재활 훈련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하였다. 이처럼 기술을 현행 언어재활 방식에 적절히 활용하여 치료사의 시간을 효율적으로 분배하고 더 많은 환자를 만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찰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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