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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Study on the Change of Gender Expression in Animation and Live Action Films Characters : In the Enneagram Perspective

<알라딘> 애니메이션과 실사영화 캐릭터 젠더표현 변화에 관한 연구 : 에니어그램을 중심으로

  • 정재필 (중앙대학교 예술공학부)
  • Received : 2022.04.14
  • Accepted : 2022.07.04
  • Published : 2022.07.28

Abstract

This study investigates trends and changes in gender expression in film and animation. It compares how gender, race, and class discrimination that was socially and culturally expressed differently in past and modern media contents. Indiscriminate content appreciation by the "digital native" generation is likely to unconsciously create false stereotypes. In this study, 「Aladdin」(1992) and 「Aladdin」(2019) were analyzed. This study looks at in the characters have changed since the original, which was a 2D animation in 1992, was re-released as a live-action film in 2019. For character analysis, we compare and analyze major characters and find out the differences based on the nine personality types of Enneagram, which define human personality types. As a result, Princess Jasmine's character change was remarkable. In the past, Disney animations had the majority of patriarchal and male-dependent princess characters, but now Disney is aiming for self-directed and independent female characters. Also, scenes that could instill stereotypes of gender, race, and class were changed. Disney's change can be seen as expressing the gender image that the public wants. Analysis of the change in character's personality in these works can be a useful methodology for creating attractive characters for the public.

이 연구는 영화, 애니메이션에서 젠더표현에 대한 시대의 흐름과 변화를 살펴보고 있다. 사회적, 문화적으로 있었던 성별, 인종, 계급의 차별이 과거와 현대의 작품에서 어떻게 다르게 표현되었는지 비교한다.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의 무분별한 콘텐츠 감상은 잘못된 고정관념을 무의식적으로 만들어 주기 쉽다. 본 연구에서는 「알라딘」(1992)와 「알라딘」(2019)를 분석하였다. 1992년 2D 애니메이션이었던 원작을 2019년에 실사화 재개봉하면서 캐릭터들이 어떻게 변화되었는지 알아본다. 캐릭터 분석을 위해 인간의 성격 유형을 규정하고 있는 에니어그램의 9가지 성격 유형을 토대로 주요 캐릭터들을 비교 분석하고 차이점을 알아본다. 결과적으로 자스민 공주 캐릭터의 변화가 돋보였다. 과거의 디즈니 애니메이션에서는 가부장적이고 남성 의존적인 공주 캐릭터가 대다수였다면, 현재 디즈니는 자기 주도적이고 독립적인 여성상을 지향하고 있었다. 또한 성별, 인종, 계급의 고정관념을 심어 줄 수 있는 장면은 변경되어 있었다. 디즈니의 변화는 대중이 원하는 젠더 이미지를 표현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작품 속 캐릭터 성격 변화에 대한 분석은 대중들에게 매력적인 캐릭터 제작에 있어 유용한 방법론이 될 수 있을 것이다.

Keywords

l. 서론

1. 문제 제기

영화, 애니메이션은 상업적 목적이 강한 장르로써 관객과의 소통을 중요시한다. 작품 안의 매력적인 캐릭터의 존재를 통해 관객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이는 작품의 성공을 좌지우지한다.

유년기부터 디지털 매체를 삶의 일부로 접하며 이를 모국어처럼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세대를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라고 일컫는다. 이러한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의 아이들에게 영상 매체에 대한 접근은 스마트기기를 통해 다양한 OTT 플랫폼(유튜브, 넷플릭스, IPTV 등) 으로 점차 확장되면서 영상 콘텐츠들에 대한 수요와 소비는 급증하고 있다. 실제로 2017년 방송통신위원회는만 13세 미만 자녀를 대상으로 미디어 이용 시 스스로 채널을 선택하여 시청하는 비율을 조사하였는데, TV의 경우 만 1~6세 75%, PC/노트북은 만 4~6세 13.0%, 스마트폰은 만 6세 이하가 24.6%, 스마트 패드는만,846세 이하 11.6%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1].

이렇듯 유년기 어린이들은 성장하면서 지속적으로 애니메이션을 소비하는데 이 과정에서 애니메이션은어린이들의 젠더 정체성에 큰 영향을 끼친다. 애니메이션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역할과 성격은 아이들에게 이미지로 각인되고, 무의식의 영역까지 깊은 영향을 준다. 7세 이하의 영유아들은 영상 내용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어 미디어의 특정 메시지에 지속적으로 노출되거나 강하게 각인되는 물방울 효과 (Drip-drip) 또는 흠뻑 효과(Drench)로 잘못된 고정관념을 갖기 쉽다[2]. 7세 이하의 영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뽀롱뽀롱 뽀로로'의 경우 재미와 더불어 사회성과 인성적 요소를 포함한 교육프로그램으로 에듀테인먼트를 강조하고 있지만[3], 다른 한편으로는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 고착이라는 점을 묵과하고 있었다[4].

또한, 아동의 인종 의식 발달에 대한 선행 연구들을 살펴보면, 7세 이전의 아이들은 자민족중심주의적인 경향을 보인다. 하지만 7세 이후부터 내집단과 외집단 모두에 대해 분화된 관점을 갖기 시작한다. 10세까지 아동은 인종 집단에 대해 균형 잡힌 관점을 보여준다. 그관점은 내집단과 외집단의 부정, 긍정적인 요소들을 모두 포함한다. 이러한 발견은 인종 편견이나 인종차별의식을 변화시키는 것에 있어서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4-6세와 7-10세 아이의 인종 편견이나 의식을 변화시키려는 시도는 분명히 달라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유아교육 현장에서는 반편견 교육에 대한 논의는 1990 년대 중반부터 진행되어 왔다[5].

본 논문에서는 이러한 내용들을 고려했을 때 전체관람가 등급의 애니메이션, 영화 알라딘의 장면 분석을통해 그 변화를 살펴보고자 한다.

2. 연구 내용 및 방법

디즈니 애니메이션은 전통적으로 가부장적, 보수적인 젠더 성향을 고수해왔다. 작품 속 젠더 고정관념에 의한 역할과 행위를 강조하는 경향은 점점 완화되고 있는중 이지만 여전히 계속되고 있었다[6]

하지만 한국의 애니메이션과 영상 미디어의 역사는비교적 길지 않아 변화와 비교대상을 찾기가 적합하지 않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디즈니에서 1992년 제작한 애니메이션「알라딘(Iohn Musker, 1992)」과 2019년에 실사영화로 재개봉한「알라딘(Guy Ritchie, 2019)」을분석 대상으로 선정하였다. '알라딘'은 페르시아의 천일야화 중 알라딘과 이상한 램프'를 바탕으로 한 것으로 1992년 디즈니에서 제작한 애니메이션이 원작이다. 2019년에 재개봉하면서 어떻게 각색되었는지 분석하 고, 특히 자스민' 공주 캐릭터의 변화에 대해 집중적으로 분석한다.

그림 1. 「알라딘(John Musker, 1992)」(좌), 「알라딘(Guy Ritchie, 2019)」(우)

애니메이션 캐릭터의 변화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에니어그램을 사용한다. 성격이란 선천적, 후천적 요소의 상호 작용으로 결정되어 비교적 일관되게 한 약간를징짓게 하는 독특한 심리사회적 특성'[7]이다. BC 2500년경에 중동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에니어그램은 인간을 신체의 3가지 중추를 중심으로 모두 9 가지 유형으로 구분한 것으로서 융의 심리학, 프로이드, 호나이의 이론, 정신의학적 성격장애(DSM-IV)등과 연관성 있는 이론적 포괄성을 지니고 있다[8]. 다양한 추상성까지 포함할 수 있는 에니어그램을 활용하여 9가지 성격 유형을 나누고 알라딘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어떻게 변화했는지 알아본다. 이를 통해 대중이 요구하는 젠더 고정관념에 대한 변화를 어떻게 표현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Ⅱ. 젠더 정체성과 애니메이션

1. 젠더 정체성

디즈니를 비롯한 아동용 제품 중에는 '파란색=남성' 와 '분홍색=여성'으로 구분해 놓은 경우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여자아이에게 여성스러움을 강요하고 분홍색의 디즈니 공주인형을 선물하는 것이 당연하게 생각되는것은 '분홍색=여성'이란 사회적 학습이 만들어낸 영향이다. 사실 20세기 초까지 빨강과 분홍은 남자의 컬러였다. 그 예로 군인 제복만 보더라도 19세기 이전까지는 빨간색 제복이 많았다. 런던대학교 버크벡칼리지 Gavin Evans 교수가 쓴 <컬러 인문학>에는 1897년 <뉴욕타임스>에 실린 기사 중 "분홍은 대개 남자아이의 색으로, 파랑은 여자아이의 색으로 간주되지만 어머니들은 그 문제에서 자신의 취향을 따르면 된다"는 인용구가 있다. 1950년대까지만 해도 분홍은 남자의 색깔이었다.

남자는 파랑, 여자는 분홍의 이미지를 굳힌 것은 제품을 팔기 위한 기업들의 컬러 마케팅이었다. 수많은 물건과 매체에서 남자는 파랑, 여자는 분홍이란 이미지를 각인시켰고, 결과적으로 1960년대부터 지금과 같은 남자는 파랑, 여자는 분홍 구도가 확고해졌다. 성별을 구분 짓는 젠더 마케팅은 남자는 어때야 하고, 여자는 어때야 한다고 고정관념과 차별을 야기한다. 1970년대 들어 페미니즘에선 이런 색깔 구분에 대해 저항하기 시작했고, 영국의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2018년 4월 27 일, "The rise of gender-neutral beauty'라는 기사를 통해 이러한 성별을 구분 짓는 젠더 마케팅은 낡은방식이라고 다루고 있다[9].

젠더 고정관념에 대한 변화의 과도기에 제작되었던 애니메이션 <겨울왕국, 2013>은 폭발적인 대중의 지지와 함께 성공하였는데, 관객의 관심이 무엇에서 비롯되었는지에 대한 연구가 거듭되었다. 결과적으로 이전 디즈니 애니메이션들과 비교했을 때 <겨울왕국>에는 남성의 도움 없이 위기를 돌파하는 진취적인 모습의 여성상이 있었고, 이를 작품의 성공 이유로 보는 선행 연구들을 찾을 수 있었다[10].

2. 애니메이션과 제더 정체성

디즈니 장편 애니메이션에서 보이는 진일보한 젠더의식이 상업 애니메이션들에게 시사하는 바는 크다. 실제로 디즈니, 타깃(미국의 대형 할인마트), 아마존 등은 2016년부터 성별을 구분하는 표지를 없앴다. 아마존은 장난감 코너에서 'Boys, Girls'라는 구분을 지우고 'Kids'로 통일했고, 타깃은 장난감 코너에서 성병을 연상시키는 디자인과 컬러 배치를 없았다[8]. 이렇듯 무의식적으로 어린이들이 애니메이션 콘텐츠에 노출되는 것을 감안했을 때, 이 아이들이 성장했을 때 사회에 미치게 될 파장은 간과 될수 없다.

애니메이션이 공감과 재미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관객이 지향하는 것에 민감하게 반응해야 한다. 젠더구분에 둔감했던 한국 사회에서 페미니즘이 확산되는 이유는 젠더 고정관념에 대한 변화를 요구하는 대중의 움직임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관객의 변화에 대응하며 변화를 선택하는 것은 상업적인 목적성이 강한 애니메이션 장르에서는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요소이다.

Ⅲ. 알라딘에서 나타난 캐릭터의 변화

1. 에니어그램의 9가지 성격 유형

분석 방법은 에니어그램의 9가지 성격 유형으로 캐릭터를 분석한다. 에니어그램은 1991년 스탠퍼드 대학에서 국제워크숍이 개최되어 전 세계에서 모인 약 4,000 여 명의 연구원과 학습자들이 회합을 가진 이래 국제적인 보급과 검증 활동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1996 년에는 시카고의 로욜라 대학에, 1997년에는 워싱턴DC의 타우슨 대학에 약 8,000여 명의 에니어그램 지도자들이 모였다. 그리고 2000년에는 에니어그램 세계대회가 개최되었다. 이러한 국제회의에서 각국으로부터 보고된 데이터는 에니어그램의 신빙성을 더욱 더 공고히해주고 있다[11].

이러한 에니어그램은 성격 유형을 9가지로 나누고 유형간의 연관성을 표시한 기하학적 도형으로, 성격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이해를 돕는 도구이다. 에니어그램이라는 말은 아홉이라는 뜻의 그리스어 에니어(ennea) 와 그림이라는 뜻의 그라모스(grammos)에서 유래했다[7]. 에니어그램의 9가지 성격 유형은 감정, 행동, 관계 세 개의 영역으로 나뉘며 이러한 상호관계는 [그림 2]와 같다.

그림 2. 에니어그램의 9가지 성격 유형[10]

에니어그램은 '수평적'인 분류 뿐만 아닌, '수직적'인 분류를 위해 발달 수준에 따라 건강한 범위, 평균 범위 건강하지 않은 범위로 세부적으로 구분하고 있다. 발달수준에 따라 어떠한 유형에서는 건강한 범위와 건강하지 않은 범위가 전혀 다른 유형에 속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표 1].

표 1. 에니어그램의 유형

2. 장면별 변화

애니메이션 <알라딘(Aladdin, 1992)>은 아동용 애니메이션인 것을 감안했을 때 자극적인 장면이 다수 등장했다. 이러한 장면들은 서론에서 언급했듯 젠더 고정관념을 무의식적으로 고착화시킬 수 있다. 사회적 성(社會 的 性) 또는 젠더(Gender)는 남성성과 여성성이라는 단어로 특정되고 구분되는 특성 전반을 뜻한다. 단어가쓰이는 맥락에 따라 해당 특성에는 생물학적 성별 (남성, 여성 또는 간성 등의 상태) 또는 성별 기반 사회구성체 (성 역할 등), 성정체성 등이 포함된다[12]. 즉,이러한 사회적, 문화적 배경에서 고착화 된 젠더 고정관념은 차별을 야기할 수 있다. 실사영화 <알라딘(Aladdin, 2019)>은 이러한 장면들을 수정했다.

2.1 폭력적인 상인

배고픈 아이에게 먹을 것을 주고 돈을 내지 못하는 자스민은 상인에게 붙잡힌다. 알라딘(1992)에서 상인은 돈을 못 낸 자스민을 칼로 위협하는데, 알라딘(2019)에서 상인은 칼도 소지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폭력적인 언행을 보이지 않는다[13]. 과거에는 중동문화에 대해 폭력적이고 부정적으로 표현했던 작품들이 많았는데, 이를 문제로 판단하고 수정함으로써 시청자들에게 인종적 편견을 심어주지 않기 위함이다[그림3).

그림 3. 알라딘(1992)의 상인(좌), 알라딘(2019)의 상인(우)

2.2 시녀 캐릭터의 등장

알라딘(2019)에서 새로운 캐릭터가 등장하는데 자스민 공주의 시녀이다. 영화에서 자스민과 시녀는 서로를 이해해주고 결혼, 꿈, 미래에 대한 고민을 들어주는 친구 같은 정신적 연대감을 보인다. 엔딩 시퀀스에서 시녀 또한 자유의 몸이 되어 인간이 된 지니와 여행을 떠나게 된다.

그림 4. 알라딘(2019)의 시녀

2.2 자스민의 유혹

자파가 결혼을 요구하고 왕국이 위기에 빠지게 되는데 이를 구하러 알라딘은 잠입한다. 이 시퀀스에서 알라딘(1992)에서는 자파의 눈을 돌리기 위해 자스민은 자파를 미인계로 유혹하고 급기야 키스까지 한다[그림 5]. 하지만 알라딘(2019)에서 자스민은 결혼 서약을 요구하는 자파에게 굴복하지 않고 오히려 램프를 훔쳐 달아난다.

그림 5. 알라딘(1992) 유혹하는 자스민(상) 알라딘(2019) 거절하는 자스민(하)

2.3 술탄(왕)이 된 자스민

자파를 물리치지만 가짜 왕자 행세를 했던 좀 도둑 알라딘은 정체가 밝혀진다. 공주는 왕자하고만 결혼할 수 있는 것이 법이었던 상황 속에서 자스민의 선택이 남은 작품의 엔딩 시퀀스이다. 알라딘(1992)에서 자스민은 알라딘을 사랑하지만 주저하고 있을 때, 자스민의 아버지 술탄(왕)이 법을 제정해준다. 그러자 자스민은 알라딘을 선택한다. 알라딘(2019)에서 자스민은 공주는 술탄이 될 수 없다는 관습에 반대하며 본인이 술탄이 되고자 하는 독립적인 모습을 보이는데 결국 술탄 자리를 물려받게 된다. 그리고, 술탄이 된 자스민은 법을 제정하고 그대로 알라딘에게 가서 과감하게 키스한다.

그림 6. 알라딘(1992) 술탄의 허락을 받은 자스민(좌), 알라딘(2019) 술탄이 된 자스민(우)

3. 에니어그램을 통한 캐릭터 분석

3.1 자스민

작품 속에서 왕궁은 자스민 공주를 구속하는 공간이다. 원하지 않는 결혼이 싫었던 자스민은 자유를 찾아 왕궁을 나가고, 그 과정에서 알라딘과의 첫 만남이 이루어진다.

알라딘(1992)에서 자스민은 에니어그램 상의 6번(충실한 사람-행동영역)에 속한다. 자파에게 붙잡힌 자스민 공주를 알라딘이 구하러 온다. 그 와중에 알라딘이 발각될 뻔하는 위기의 순간에 처하자 알라딘을 구하기 위해 자파에게 미인계를 써 유혹하고 키스까지 하기도 한다. 또한 작품의 후반에는 알라딘을 사랑하는 마음은 크지만 왕자하고 밖에 결혼할 수 없다는 나라의 법 때문에 고민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헌신적이면서도 한 나라의 공주라는 자신의 위치에 책임감 있는 6번(충실한 사람-행동영역)의 모습이다.

알라딘(2019)에서 자스민은 3번 유형(성취하는 사람-감정영역)의 모습을 보인다. 원하지 않는 결혼을 하기보다 자신이 술탄(왕)이 되어 누구보다 나라를 잘 다스릴 수 있음을 아버지(술탄)에게 어필하고, 작중에도 "내백성들"이라는 표현을 종종 사용한다. 또한 지니의 힘으로 술탄이 된 자파는 자스민을 억압하고 가두라고 경비병에게 지시한다. 그리고 경비병들에게 자스민이 끌려가는 장면에서는 자스민의 독백 뮤지컬 시퀀스가 등장 하는데 아무리 굴복시키고 쓰러뜨리려고 해도, 자신은 절대 겁먹거나 침묵하지 않을 것이라는 가사 내용을 담고 있다.

과거의 1992년 알라딘에서는 자스민 공주가 다소 현실에 충실하고 순종적인 캐릭터로 보여졌었다면, 2019 년 알라딘에서 자스민 공주는 자기 주도적으로 성취하려는 용기와 결정이 돋보인다. 이는 자스민 캐릭터의 변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장면이다[그림 7].

그림 7. 알라딘(2019) 자스민 독백 뮤지컬 시퀀스

알라딘(1992) 엔딩 시퀀스에서 술탄(아버지)에게 결혼을 허락받기 전까지 사랑하는 알라딘과 공주의 책임감 속에서 주저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알라딘(2019)에서는 술탄이 된 자스민이 성문을 열고 나가, 백성들이 보는 곳에서 알라딘에게 먼저 다가가 과감하게 키스한다[그림 8]. 이렇듯 스스로 당당하게 성취해내는 캐릭터로 재탄생했음을 엿볼 수 있다.

그림 8. 알라딘(1992) 엔딩 시퀀스(좌), 알라딘(2019) 엔딩 시퀀스 키스씬(우)

3.2 알라딘

알라딘은 1992년, 2019년 작품에서 모두 7번 유형(열정적인 사람-행동영역)의 건강한 범위의 특징을 보인다. 쾌활하고 긍정적이며 새로운 도전을 지향한다. 작중 알라딘은 가짜 왕자 행세를 한 좀도둑이었다는 정체가 밝혀지고 위기에 처한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지혜롭게 자파를 물리치는 영웅적인 면모를 보인다.

마침내 왕국을 구하고 이제 사랑하는 자스민 공주와 결혼하기 위해서는 지니에게 마지막 소원을 빌어 진짜 왕자가 되어야 하는 상황 속에서 알라딘은 현재 상황에 만족하고 지니에게 자유라는 최고의 선물을 선사한다.

그림 9. 알라딘(2019) 자유를 얻은 지니

3.3 술탄(자스민의 아버지)

술탄은 1번 유형(개혁가·관계영역)의 모습을 보인다. 술탄으로서 리더십 있고 원칙적으로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왕국 이끌고, 딸(자스민 공주)을 마땅한 상대를 찾아 혼인 시키려고 한다. 하지만 작중 마지막에는 위기 상황 속에도 용감하고 강인했던 딸의 모습을 보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현명한 아버지이자 지도자의 모습을 보인다.

3.4 지니

지니는 9번 유형(평화주의자·관계영역)의 유형을 보인다. 램프의 주인이 원하는 소원을 무엇이든 3가지 들어주고, 스스로의 이야기를 하는 것보다 이타적인 모습을 보인다. 지니는 램프의 주인에게 무조건 복종해야 한다는 극중 설정이 있기는 하지만 자파가 램프의 주인이 되었을 때, 스스로를 억압하고 자파가 원하는 소원을 그대로 들어주는 장면에서 9번 유형(평화주의자· 관계영역)의 건강하지 않은 범위의 모습을 살펴 볼 수 있다.

그림 10. 알라딘(1992) 자파의 소원을 들어주는 지니

3.5 자파

자파는 8번 유형(도전하는 사람-관계영역)의 건강하지 않은 범위의 특징을 보인다. 욕망과 권력욕으로 몸을 내맡긴 인물이다. 이것은 8번 유형의 건강하지 않은 상태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는데, 자신의 위치에 만족하지 않고 술탄이 되고자 하는 반사회적인 인물이다. 다른 사람을 지배하려 들고 힘에 대한 욕망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해소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마지막까지 2인자에 만족하지 못하고 세상에서 가장 강한 자가 되고 싶다는 소원을 빌게 되는데 이는 스스로를 램프에 가두게 되는 비극을 초래하게 된다.

그림 11. 알라딘(1992) 자파

Ⅲ. 결론

본 연구에서는 영상 미디어 속에서 나타나는 젠더 의식의 변화에 대해 영화 알라딘'의 캐릭터를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하였다. 이에 따른 본 연구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사회적, 문화적 차별에 대한 젠더 고정관념을 허무는 요소들을 담고 있었다. 중동문화에 대한 폭력적이고 부정적인 편견을 심어주지 않기 위해 오해의 소지가 있었던 장면들은 대체되어있었다. 또한, 1992년 작품에는 없었던 시녀 캐릭터를 자스민의 친구 같은 모습으로 등장시킴으로써 계급, 신분의 차별을 지양하고 있 었다. 그리고 과거 대부분의 디즈니 애니메이션 공주캐릭터는 순종적이고 주도적으로 일을 해결하지 못하고 남성에게 의존했었다. 하지만 2019년 알라딘'은 기존의 가부장적인 젠더 고정관념을 타파하고자 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수렴한 것을 자스민 공주 캐릭터의 변화에서 찾아 볼 수 있었다. 오로지 자스민의 감정과 결단을 표현하기 위해 독백 뮤지컬 시퀀스까지 사용해가며 주체적이고 독립적인 여성상을 강조해 표현하고 있었다. 공주는 술탄이 될 수 없다는 관습에 반대하고 억압으로부터 굴복하지 않으려는 모습을 강조해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시련을 통해 결국 술탄이 되는 자스민 공주의 모습을 통해 시대가 원하는 여성상을 엿볼수 있었다[그림 12].

그림 12. 알라딘에서 <자스민> 캐릭터의 성격 변화

결과적으로 서론에서 언급한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의 자녀를 두고 있는 보호자라면 콘텐츠에 내포되어있는 젠더 의식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2019년 알라딘'은 대중이 원하는 사회적, 문화적 젠더 의식을 파악하고 개선하여 적절히 리메이크하였다고 판단된다. 이를 통해 기존 영화의 평가를 개선하는 일 뿐만 아니라 유년기, 청소년기의 학생들에게 무분별하게 노출되어 잘못된 고정관념을 심어주지 않도록 콘텐츠 기획 단계에서 전향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나아가 이러한 시도는 대중들에게 매력적인 캐릭터 제작에 있어 유용한 방법론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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