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최근 세계 각국에서 내연기관차의 배기가스 배출 규제에 따라 친환경차 도입이 가속화되면서 전기차 시장이 급속도로 확장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 (International Energy Agency)가 발표한 ‘2021 글로벌 전기차 전망’에 따르면 2030년 전기차의 수가 총 1억 4천 5백만 대에 이를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1]. 전기차 분야에서 항속거리를 늘리는 것은 주요한 기술적 이슈이며, 이를 위해서는 차체 경량화가 필수적이다. 알루미늄은 밀도가 2.7g/cm3로 철의 밀도 7.87g/cm3와 비교해서 3분의 1 정도로 가벼울 뿐만 아니라 우수한 기계적 물성, 내식성 및 전기전도성으로 인해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라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소재이다. 다만 철과 비교해 강도가 낮으므로 충분한 강도와 인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중량이 다소 증가할 수밖에 없어, 이를 극복하기 위해 알루미늄 합금 소재의 고강도화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주조용 알루미늄 합금은 주요 합금 성분에 따라 Al-Si계, Al-Mg계, Al-Cu계, Al-Mg-Si계 및 Al-Si-Cu-Mg계 등으로 나뉘며 이 중 가장 널리 사용되는 합금계는 Al-Si계 합금이다. Si는 용탕의 유동성을 증가시켜 주조성을 개선하고, 균열(crack)과 수축 기공 (shrinkage porosity)을 감소시킬 수 있어 알루미늄 합금의 상업적 활용을 가능하게 하는 주요 합금 원소이다. Al-Si계 합금의 기계적 물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응고조직의 제어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따라서 본 고에서는 Al-Si계 합금의 응고조직 제어 방안에 대해 다루고자 한다.
2. 알루미늄 합금의 응고조직 제어 방안
2.1 Al-Si계 합금의 응고조직
Al-Si 이원계 상태도를 보면 (그림 1), Si의 공정점은 12.6wt.%Si에 위치하며 공정온도는 577℃이다. 이 공정점을 기준으로 Si의 첨가량이 12.6wt.% 이하인 경우를 아공정 Al-Si 합금이라 한다. 아공정 Al-Si 합금은 액상으로부터 응고 시 초정 α-Al상이 수지상 형태로 먼저 정출되어 성장하게 되고, 공정온도인 577℃에 도달하면 초정 α-Al의 수지상간 영역에서 Al과 Si의 공정조직이 생성된다. 이때 Al과 Si의 공정조직은 판상 형태로 성장한 Si 상이 Al상과 층상을 이룬다. 따라서, 아공정 Al-Si 합금의 주요조직은 수지상으로 응고된 α-Al상과 공정조직이며, α-Al상과 공정조직의 형상, 크기 및 분포를 제어함으로써 우수한 기계적 물성을 유도할 수 있다.
그림 1. Al-Si 이원계 상태도.
Si 첨가량이 공정점인 12.6wt.%Si 전후로 첨가된 경우에는 액상으로부터 응고 시 Al과 Si상이 층상을 이루는 공정조직이 형성된다. 공정 Si 상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판상 형태로 성장하는 특성을 가지기 때문에 기계적 물성에 주요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따라서 공정 Si상을 적절히 제어하여 물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과공정 Al-Si 합금은 Al-Si 상태도의 공정점에 해당하는 Si 첨가량 12.6wt.% 이상의 Si가 첨가된 합금이다. 과공정 Al-Si 합금은 액상으로부터 응고 시 초정 Si상이 먼저 정출되어 성장하게 되고, 공정온도인 577℃에 도달하면 초정 Si상 외의 미응고 영역에서 Al과 Si의 공정조직이 생성된다. 이때 초정 Si상이 조대하게 성장하게 되면 응력집중 및 불균일한 조직의 발생 등으로 인해 기계적 물성이 저하된다. 따라서, 과공정 Al-Si 합금은 초정 Si상과 공정 Si상을 적절히 제어하는 것이 요구된다.
그림 2에 Al-Si 합금의 Si 첨가량에 따른 응고조직이 정리되어 있다. 본 고에서는 Al-Si계 합금계를 구성하는 주요 상인 초정 α-Al상, 공정 Si상 및 초정 Si상에 대한 응고조직 제어 방안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그림 2. Al-Si 합금의 Si 첨가량에 따른 응고조직.
2.2. 초정 α-Al상 제어 방안
수지상으로 성장하는 초정 α-Al상을 제어하기 위해 용해 공정에 미세화제를 첨가하는 방식이 가장 널리 사용된다. 미세화제는 Ti, B, Zr, V 등 다양한 종류가 있으며, 이중에서도 Ti 혹은 Ti-B 복합 첨가 시 미량으로도 초정 α-Al상이 효과적으로 미세화되는 것으로 확인되어 산업적으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 그림 3은 Al-7Si계 합금에 미량의 Al-5Ti-1B [2] 및 B 단독 첨가 [3]에 따라 결정립 미세화가 효과적으로 발생한 것을 보여준다. Ti계 미세화제를 통한 조직제어 기구에 대해서는 여러 가설이 제안되었다. 그 중 Cibula와 Greer 등은 Ti가 용탕에 첨가되면 용탕에 잔류하는 C와 Ti가 반응하여 TiC를 형성하여 핵생성 site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제안하였으며, TiC는 NaCl 구조로 FCC 구조의 α-Al상과 결정구조가 유사하며 격자상수 차이가 작고, 높은 융점으로 인해 안정적인 핵생성 site로 작용할 수 있음을 근거로 제시하였다 [4,5]. 최근에는 미세화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Ti나 B에 Ce, La, Er, Y 등의 희토류를 함께 주입하여 효과를 분석한 연구들도 보고되고 있다. 그림 4는 Al-6wt.%Si계 합금에 La를 첨가하여 α-Al상이 효과적으로 미세화되는 것을 보여준다. Zheng 등은 La 첨가에 따라 응고계면의 젖음성 (wettability)이 감소되어 핵생성이 촉진될 수 있다고 제안하였다 [6].
그림 3. Al-7wt.%Si계 합금의 결정립 미세화; (a) Al-5Ti-1B 첨가에 따른 결정립 미세화 [2], (b) 미세화제 B 미첨가 및 (c) 미세화제 B 200ppm 첨가에 따른 결정립 미세화 [3].
그림 4. La 첨가에 따른 Al-6wt.%Si계 합금의 결정립 미세화; (a) La 미첨가 (b) 0.01%La 첨가, (c) 0.02%La 첨가, (d) 0.04%La 첨가, (e) 0.06%La 첨가, (f) 0.1%La 첨가 [6].
다만, 미세화제를 첨가하여 초정 α-Al상의 응고조직을 제어하는 방안은 미세화제에 첨가된 원소별 특성에 의해 제약사항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Al-Ti-B계의 경우 아공정 Al-Si 합금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미세화제 중 하나이지만 TiB2의 응집 특성과 Zr, Cr 및 Mn 등에 의해 미세화 효과가 저감되는 등의 단점이 있다. 또한 Al-Ti-C계 미세화제는 액상 Al과 흑연 도가니 사이의 낮은 젖음성으로 인해 제조 및 활용에 제약이 따른다.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용탕에 외부에너지를 인가하는 방법을 통한 결정립 미세화 방안이 최근 활발히 보고되고 있다. 여기서 외부에너지는 기계적 진동, 초음파, 전자기장 및 전류 등의 다양한 형태를 포함한다.
그림 5는 아공정 Al-Si의 응고 중 주형에 기계적 진동을 인가하여 결정립 미세화를 유도한 결과이다. Zhao 등은 이러한 기계적 진동에 의한 결정립 미세화 효과가 주형으로부터 생성된 핵이 용탕에 인가되는 진동으로 인해 미응고 영역으로 활발히 공급되거나 기생성된 수지상정의 파괴에 의한 새로운 핵의 생성에 기안한다고 분석하였다 [7]. 기계적 진동 방식은 결정립 미세화 효과 외에 수축공 저감, 편석 억제 및 탈가스 효과 등의 부가적인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8].
그림 5. 진동에너지 인가에 따른 Al-7wt.%Si계 합금의 결정립 미세화; (a) 진동에너지 조건에 따른 미세조직, (b) 미세조직 분석 결과 [7].
초음파 용탕처리를 이용하여 결정립 미세화를 유도한 연구결과도 다수 보고되었다 [9,10]. 그림 6에 초음파 용탕처리 유무 및 용탕 주입 온도에 따른 결정립 미세화 분석 결과가 도시되어 있다. 초음파 용탕처리를 통해 초정 α-Al상의 결정립이 효과적으로 미세화되는 것이 확인된다. 최근에는 초음파 인가에 따른 결정립 미세화 기구 규명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몇 가지 가설에 대해 간략히 소개를 하자면, 초음파 인가 시 발생한 공동현상 (cavitation)에 의해 용탕 내 기포가 빠르게 팽창하여 기포 표면이 과냉각되면서 새로운 응고핵이 생성되고, 이때 기포 붕괴에 의해 상당한 수의 응고핵이 분산됨으로써 불균일 핵생성이 촉진된다고 제안된 바 있다. 또 다른 가설은 기포 붕괴에 의해 용탕 내 압력이 발생하면 Clapeyron 식에 의해 용탕의 융점이 증가되는 효과가 발생하여 상대적으로 용탕이 과냉각 상태가 됨으로써 불균일 핵생성이 향상되는 것으로 설명한다. Kim 등은 용탕에 초음파를 인가함으로써 MgAl2O4 입자의 용탕 내 젖음성이 향상되고 Al 기지 내에 특정 방향성을 가지는 불균일 핵생성 거동이 촉진되어 미세화 효과가 야기된다고 제안하였다 [9].
그림 6. 초음파 (Ultrasonic melt treatment, UST) 용탕처리에 의한 Al-7wt.%Si계 합금의 결정립 미세화 [9].
그림 7와 같이 전자기장 교반에 의한 결정립 미세화 효과도 다수 보고되고 있다 [11]. Metan 등에 의하면 전자기장 교반에 의한 결정립 미세화 거동은 전자기장 교반에 의해 발생한 용탕 내 유동이 응고계면의 수지상정의 파괴를 야기하고, 파편들이 새로운 응고핵으로 작용하면서 미응고 영역으로 이동하여 등축정의 생성을 촉진시키는 것으로 설명한다 [12].
그림 7. 전자기장 교반 (Electromagnetic stirring, EMS)에 의한 Al-7wt.%Si계 합금의 결정립 미세화 [11].
최근에는 용탕에 전류를 직접 인가함으로써 결정립 미세화를 유도하는 방법이 보고되고 있다. Zhang 등은 Al-7wt.%Si 용탕에 펄스형태의 전류를 직접 인가하여 그림 8와 같이 결정립 미세화가 효과적으로 발생함을 보고하였다. 전류 인가에 의한 결정립 미세화 기구를 규명하기 위한 연구도 다수 보고되었으며 다양한 가설이 제안되었다. 기생성된 α-Al의 수지상이 전류에 의해 용탕에 발생한 강제 유동에 의해 파쇄되면서 새로운 핵생성 site를 공급한다고 보는 가설이 제안된 바 있으며 [14,15], 전류 인가에 의해 응고계면 특성이 영향을 받아 α-Al의 수지상 성장이 억제되거나 계면에서의 핵생성 속도가 증가한다고 주장하는 연구결과도 보고되었다 [16,17].
그림 8. 펄스 전류 (Electric current pulse, ECP) 인가에 의한 Al-7wt.%Si계 합금의 결정립 미세화 [13].
2.3. 공정 Si상 제어 방안
Si는 방향성 공유결합을 형성하며 facet 형태로 성장 시 이방성을 보이며, 응고속도 변화에 따라 성장 이방성이 영향을 받아 다양한 형태의 조직이 관찰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Day와 Hellawell에 의해 제안된 메커니즘에 의하면 그림 9에 도시된 바와 같이 온도구배와 성장속도에 따라 Al-Si 공정조직의 형상이 달라지는 것을 볼 수 있다 [18]. 다만, 특별한 처리를 하지 않은 이상 공정 Si상들은 기본적으로 침상 형태로 성장하며, 조대한 침상 (coarse plate-like structure)으로 분포할 경우 균열 발생 지점으로 작용하여 소재의 기계적 물성을 저하시키게 된다. 따라서, 실제 산업적 적용을 위해서는 공정 Si상에 대해 미세한 섬유상 (refined fibrous structure) 혹은 층상 구조 (lamellar)로의 개량화가 요구된다.
그림 9. 온도구배 (Temperature gradient)와 성장속도 (Growth velocity)에 따른 Al-Si 합금 공정조직의 형상 변화 [18].
공정조직을 개량화하기 위해 후공정 열처리를 통한 공정조직 개량화를 유도하기도 하는데, Si 결정의 spheroidization은 많은 시간이 소요되어 공정비용 측면에서 불리하다. 하지만, 개량화제를 첨가하여 as-cast 상태에서 공정 Si 조직을 개량화처리한 후 열처리를 수행하게 되면 spheroidization에 소요되는 시간이 절반 이상 단축되는 것이 보고된바 있어 효과적인 공정Si상의 제어 방안으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 [19]. 1921년 NaF 소량 첨가에 의해 공정 Si상이 효과적으로 개량화된 것이 첫 보고된 이후, Sr, Eu, Ba, Ca, Y, Yb등 다양한 개량화제들에 대한 연구들이 보고되었으며 실공정에서 활용되고 있다. 그림 10은 Sr을 첨가하여 공정 Si상이 개량화된 것을 3차원으로 분석한 사례이다. Al-12wt.%Si계 합금에 Sr을 미첨가한 경우, 1um 전후 두께의 공정 Si plate가 조대한 침상 형태로 형성되어 있는 것이 관찰되는 반면, Sr을 170ppm 첨가한 경우 공정 Si의 형상이 미세 섬유상으로 변한 것이 확인된다 [20].
그림 10. Sr 첨가에 따른 Al-12wt.%Si계 합금의 공정 Si상 개량화 사례; (a) Sr 미첨가, (b) 170 ppm Sr 첨가 [19].
개량화제 첨가에 의한 공정Si 개량화에 대한 메커니즘 규명에 대한 연구들도 지속적으로 수행되어 왔으며, 여러 가설들이 제안되어 있다. 고전적으로는 개량화 원소 첨가 (X)에 따라 Al-Si-X에 의한 3원계에서 새로운 상이 생성되어 공정반응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 제안된 바 있다. 한편, 개량화제 첨가에 따라 공정 핵생성 반응이 억제되어 공정조성을 더 높은 Si 함량으로 이동시켜 공정조직의 형상 변화가 발생한다고 보는 가설도 있다. 또한, 개량화제가 첨가됨에 따라 Al의 표면장력이 변화하고 Al 용탕 내 Si의 확산속도가 둔화됨에 따라 Al과 Si의 성장 속도 차이가 유발되고 응고된 Si상이 Al 용탕에 의해 완전히 둘러싸이게 되어 Si상이 계속해서 새로운 핵생성을 형성할 수 있게 되어 공정 Si의 연결성 (connectivity)을 포함한 조직이 변화된다고 제안된 바 있다. 공정상의 성장과 관련하여 개량화 메커니즘에 대해 고찰한 연구도 보고되었다. 해당 연구는 공정 Si의 성장 시 개량화제들이 액상과 Si 쌍정의 계면에 우선 결합하여 해당 방향으로의 공정 Si 성장을 안정화시킴으로써 Si의 성장이 등방성으로 이루어지도록 유도하는 것으로 개량화 기구를 설명한다 (impurity induced twinning mechanism) [21]. 다만 해당 모델은 실험적 증거를 모두 설명하는데에는 한계가 있음이 보고되었다.
개량화제 첨가에 의한 공정 Si의 조직제어가 가장 산업적으로 많이 적용되고 있지만, 개량화제가 용탕 내 존재하는 불순물과 반응하여 비금속개재물이 형성되어 물성이 저하되거나, 기포 결함, 수축기공의 발생 및 표면 품질 저하 등의 단점이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초정 α-Al상 제어 방안과 마찬가지로 응고 중 다양한 외부에너지를 인가함으로써 응고조직을 제어하고자 하는 연구가 보고되고 있다. 여기서 외부에너지는 앞서 소개한 바와 같이 기계적 진동, 초음파, 전자기장 및 전류 등을 인가하는 방식을 포함한다.
Abu-Dheir 등은 [22] 주형에 기계적 진동을 가하여 Al-12.5wt.%Si계 합금의 공정 Si 형상이 섬유상으로 제어된 결과를 보고하였다 (그림 11). Puga 등 [23] 및 Kotadia 등 [24]은 Al-Si 합금에 초음파 용탕처리를 실시함으로써 공정 Si가 효과적으로 개량된 것을 보고하였으며 (그림 12), Li 등은 [25] 아공정 Al-Si합금에 회전자기장을 인가하여 공정 Si상의 분포도가 균일화되고 수지상 간격이 감소될 수 있음을 보고하였다. Hongsheng 등은 [26] Al-17wt.%Si계 합금에 펄스 전류를 인가하여 공정 Si상이 개량화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공정 Si상의 균일 분포를 통해 강도와 연성을 포함한 기계적 물성이 향상되었음을 보고하였다 (그림 13).
그림 11. 진동에너지 인가에 따른 Al-12.5wt.%Si계 합금의 결정립 미세화; (a) 진동에너지 미인가, (b) 진동에너지 인가 [22].
그림 12. 초음파 (Ultrasonic melt treatment, UST) 용탕처리에 의한 Al-7wt.%Si계 합금의 공정 Si상 개량화; (a) 초음파 미인가, (b) 초음파 인가 [23].
그림 13. 펄스 전류 인가에 의한 Al-17wt.%Si계 합금의 공정 Si상 개량화; (a) 펄스 전류 미인가, (b) 펄스 전류 인가 [26].
화학적 개량화제 첨가를 통한 공정 Si상 제어 시 과량으로 첨가하게 되면 과개량화가 발생하여 오히려 물성의 저하가 일어나므로 첨가량을 적절히 주입하는 것이 요구된다. 마찬가지로 외부에너지를 인가하는 경우에도 과한 에너지가 인가되는 경우 공정 개량화 효과가 상쇄되거나 기공 발생이 우세해져 물성이 저하되는 것이 여러 문헌을 통해 확인되었다. 따라서 공정조직의 효과적인 개량화를 위해서는 개별 주조 환경에서의 조성, 용탕 청정도, 응고 속도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하여 적절한 양의 개량화제나 외부에너지가 인가되어야 함을 유념해야 한다.
2.4. 초정 Si상 제어 방안
초정 Si상은 높은 용융 엔트로피로 인해 facet 형태로 조대 성장하고자 하는 특성이 있으며, 알루미늄에 비해 낮은 비중으로 인해 응고 중 중력 편석이 발생하기 쉽다. 이는 기계적 성질의 저하뿐만 아니라 주조성, 절삭성 등을 감소시키므로 초정 Si상을 미세한 크기로 균일 분포시키는 응고조직 제어 방안은 과공정 Al-Si 합금에서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초정 Si상은 그림 14와 같이 응고 거동에 따라 star 형상, fish-bone 형상, plate 형상, 다면체 형상, 수지상 형상, 깃털 형상 등 다양한 형태를 보인다 [27-29]. 초정 Si상이 조대하게 정출되는 이유로는 초정 Si상의 핵생성이 어려워 큰 과냉도가 요구되며, 이로 인해 핵생성 site로 작용하는 응고핵의 수가 적어 조대 Si가 정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초정 Si상을 미세화하기 위해서는 핵생성 site의 수를 증가시키는 방안이 고려된다.
그림 14. 과공정 Al-Si 합금에서 정출되는 Si상의 다양한 형태; (a) star 형상, (b) fish-bone 형상, (c) plate 형상, (d) 다면체 형상, (e) 수지상 형상, (f) 깃털 형상 [27-29].
이를 위해 활발히 활용되는 방법은 미세화제를 첨가하는 방법이다. 초정 Si 미세화제로 첨가되는 원소로는 P, S, Ti, As, Se 등이 있으며, P를 첨가하는 방식이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 P를 첨가하여 초정 Si상이 미세화된 예시가 그림 15에 도시되어 있다. 용탕에 P를 첨가하면 Al과 결합하여 AlP를 형성하고, 이 AlP가 Si의 불균일 핵생성 site로 작용한다는 것이 보고되었다. 이때 AlP는 Cubic, Si는 diamond Cubic 결정구조를 가지며, AlP의 격자상수는 약 5.42Å로 Si의 격자 상수 5.43Å와 거의 유사하여 AlP가 Si의 불균일 핵상성 자리로 작용하기에 유리한 것으로 알려진다 [30]. 그림 16에서 보는 바와 같이 정출 Si상의 내부에 P가 존재하는 것이 확인되었다 [31]. 다만 P는 초정 Si상의 미세화에만 기여하고 공정 Si의 개량화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림 15. P첨가에 의한 Al-18wt.%Si 합금의 정출 Si상 미세화; (a) P 미첨가, (b) P 첨가 [30].
그림 16. Al-18wt.%Si 합금의 정출 Si상 내부에서 확인되는 AlP; (a) SEM 이미지, (b) EBSD 이미지, (c) 정출 Si상 내부에서 관찰되는 다중방위(multi-fold branched orientation) [31].
용탕에 P를 첨가하기 위해서는 CuP, AlCuP 및 P 플럭스(flux) 형태 등이 활용될 수 있다. 그러나 CuP나 AlCuP등은 AlP 형성을 위해 800℃ 이상의 고온에서 수십 분 유지해야 하므로 용탕 내 수소가스 혼입이 증가하고 회수율이 낮은 단점이 있으며, P 플럭스는 주입 후 Cl2 가스 발생에 따른 용탕의 유동으로 인해 수소 혼입의 문제 등이 발생한다. 화학적 첨가제에 따른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앞서 소개한 정출 α-Al상이나 공정 Si상의 조직제어 방안과 마찬가지로 정출 Si상 미세화를 위해서도 외부에너지를 활용하는 방안이 적용될 수 있다.
그림 17은 기계적 교반에 의해 Al-17wt.%Si 합금의 정출 Si상의 미세화가 효과적으로 일어난 것을 보여준다. 기계적 교반에 의한 정출 Si상 미세화 기구는 앞서 설명한 바와 동일하게 기생성된 핵의 파쇄로 인한 추가적인 응고핵의 제공에 의해 불균일 핵생성 자리가 증가하는 것으로 설명된다 [32].
그림 17. 기계적 교반에 따른 Al-17wt.%Si 합금의 정출 Si상 미세화; (a) 기계적 교반 미인가, (b) 기계적 교반 인가 [32].
그림 18는 전자기장 교반에 의한 정출 Si상 미세화 결과로 적절한 에너지의 전자기장 교반을 유도하면 정출 Si의 미세화를 효과적으로 유도할 수 있음이 보여준다 [33]. 다만, 과도한 에너지를 인가한 경우 미세화 효과가 상쇄될 수 있어 적절한 공정변수의 선택이 요구된다.
그림 18. 전자기장 교반(EMS)에 의한 Al-17wt.%Si계 합금의 정출 Si상 미세화; (a) 전자기장 교반 미인가, (b) 전자기장 교반 인가 (1kHz 조건), (c) 전자기장 교반 인가 (10kHz 조건) [33].
초음파를 인가하여 정출상을 제어한 결과는 그림 19에 소개되어 있다. Al-14wt.%Si 합금에 대해 초음파를 인가하여 정출 Si상 뿐만 아니라 비금속개재물인 (Al,Si)3(Zr,Ni,Fe)의 형상도 제어될 수 있음이 보고되었다 [34]. Jo 등은 [34] 미세 조직 분석을 통해 초음파 인가에 의해 초정 Si상의 핵생성을 위한 AlP가 비금속 개재물의 핵생성에도 기여하는 것을 밝힌바 있다.
그림 19. 초음파 (Ultrasonic melt treatment, UST) 용탕처리에 의한 Al-14wt.%Si계 합금의 초정 Si상 개량화; (a) 초음파 미인가, (b) 초음파 인가 [34].
마지막으로 전류를 용탕에 직접 인가하여 초정 Si상이 미세화된 결과도 보고되었다. 그림 20에서와 같이 용탕에 직류 전류를 인가함으로써 초정 Si상의 미세화를 유도할 수 있음이 확인되었다 [35]. 다만, 전류 인가에 따라 용탕 내 발생하는 유동을 적절히 제어해야 정출 Si상의 분포도를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
그림 20. 직류 전류 인가에 의한 Al-17wt.%Si계 합금의 초정 Si상 개량화; (a) 직류 전류 미인가, (b) 직류 전류 인가 [35].
3. 결론
본 고에서는 Al-Si계 합금의 응고조직 제어 방안에 대해 다루어 보았다. Al-Si계 합금의 주요 응고조직인 정출 α-Al상, 공정 Si상, 정출 Si상의 미세화와 개량화에 대한 다양한 방안을 소개하고 그 원리에 대해 정리해보았다. Al-Si계 합금이 Al계 주조용 소재 중 널리 사용되는 소재이긴 하나 실제로는 Mg, Cu, Zn 등 다양한 원소를 추가하여 우수한 기계적 물성을 유도하기 때문에, 실제 사용하는 Al-Si 기반 Al계 주조용 합금은 위 언급한 주요 상 외에 추가 합금원소 첨가에 따른 새로운 상들이 존재한다. 이러한 상들은 앞서 소개한 응고조직 제어 방안에 여러 영향을 미친다. 또한, 최종 응고조직은 합금 원소의 종류뿐만 아니라 용탕의 청정도, 냉각 속도 등 다양한 공정변수에 따른 응고 거동의 변화 등 복합적인 작용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요구 특성을 만족하는 물성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앞서 소개한 조직제어 방안 적용 시 여러 제반 환경을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 미세화제나 개량화제의 적절한 주입량 및 주입조건, 외부에너지별 인가 조건 등 실공정에 적용하기 위한 자세한 기술적 설명은 본 고에서 다루지 않았지만, 다양한 조직제어 방안과 기구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통해 Al-Si 합금의 응고조직 제어를 위한 전반적인 이해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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