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론
기후 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의 발생 빈도가 지속해서 증가함에 따라 세계적으로 환경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으며, 특히 2019년 기준으로 지난 10년간 과거 경험하지 못한 이상기후 현상이 발생하였다 (KMA, 2019). 이에 대응하기 위하여 태양광, 풍력, 조력 등을 에너지원으로 하는 신재생에너지 산업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Cho et al., 2018). 정부는 이런 흐름에 발맞추어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발표하였으며 이 계획에 따르면 신재생에너지 보급 비율을 2030년까지 20%로 끌어올리고 48.7 GW의 신규 발전 설비를 공급하며 이 중 30.8 GW를 태양광 발전으로 보급하고자 한다 (MOTIE, 2021). 그러나 우리나라 국토는 70% 이상이 산지로 구성되어 있는데, 산지에 태양광 발전 시설을 설치할 때 부지, 진입도로 및 송전선로 공사 등으로 지형변화, 식생의 훼손, 토사 유출 등의 환경 문제가 발생하고 그 과정에서 탄소를 흡수하는 나무를 벌목하기 때문에 태양광 발전의 친환경성에 의문이 남는다 (Kim et al., 2011).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영농형 태양광 발전 시스템 (Agrivoltaic System, AVS)을 들 수 있다. AVS는 농지 위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고 그 하부에서 영농 활동을 병행하는 복합 시스템으로 영농활동을 저해하지 않기 위하여 지면으로부터 수 m 위에 태양광 패널이 설치되며 과도하게 빛을 차단하지 않기 위하여 태양광 패널 사이에 일정 간격을 둔다 (Goetzberger and Zastrow, 1982). 영농형 태양광은 설치 시 별도의 환경 파괴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장점과 더불어 농촌에 부가적인 소득을 제공하여 농촌의 경영상태를 개선하고 농촌의 붕괴를 막는 긍정적인 효과도 가지고 있다 (Jeong, 2020).
한편, 영농형 태양광 발전은 농지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기에, 태양광 패널이 작물 생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일사량은 작물 생장에 필수적인 요소 중 하나인데 (Hunt et al., 1998; Yang et al., 2019), 태양광 패널이 지붕을 50% 이상 덮고 있는 온실 내부의 연평균 일사량은 64% 정도로 줄어든다 (Cossu et al., 2014). 이처럼 태양광 패널이 작물에 도달하는 일사량을 줄여 작물의 생장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할 수도 있지만, 광포화점 이상의 빛을 차단해줌으로써 엽록체의 손상과 수분의 증발을 막아 작물의 생장에 이롭게 작용할 수도 있다 (Jeong, 2020). 또한 태양광 패널은 우박이나 폭우를 막아주어 작물의 생산량을 증대시키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 (Lee et al., 2019). 따라서 태양광 패널이 적절하게 배치된 영농형 태양광 발전 시설은 오히려 작물 생장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러나 태양광 패널 하부의 일사량은 태양의 위치 및 하늘의 상태에 따라 하루 중에도 매우 복잡하게 변동하며 대부분 작물 생장 모델은 태양광을 방해 없이 받는다는 조건 하에서 개발되었기 때문에 간헐적인 인공그늘이 발생하는 환경에서는 작물 생장 예측의 정확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Artru et al., 2018). 이 때문에 태양광 발전시설 하부에서 작물 생장을 모의하기 위해서는 먼저 시설 하부에 발생하는 그늘을 고려한 광환경을 정확히 해석할 필요가 있다.
별도의 파이프 구조물을 설치하여 농지 위에 패널을 설치하고 태양광 발전을 수행하는 현재 형태의 영농형 태양광 발전은 2004년 처음 고안되었으며 (Sekiyama and Nagashima, 2019), 2013년 프랑스 몽펠리에 지방에서 최초로 농지에서의 영농형 태양광 실험이 보고되었다 (Marrou et al., 2013). Majumdar and Pasqualetti (2018)는 미국 피닉스 지역 농지에서 영농형 태양광 발전 시설을 설치하여 실험을 실시하였으며 패널이 설치된 농지는 그렇지 않은 농지와 비교했을 때 60%의 직달일사량을 받는다는 것을 보고하였다. Dupraz et al. (2011)은 태양광 모델 및 작물 모델을 통하여 영농형 태양광 발전 시설이 듀럼 밀 (Durum wheat)의 생산량을 35∼73% 증대시킬 수 있다는 결과를 도출하였으며, Dinesh and Pearce (2016) 역시 태양광 모델 및 작물 모델을 적용하여 영농형 태양광 발전 시설이 일반 농지보다 약 30%의 부가적인 경제적 가치를 생산한다고 평가하였다.
국내에서는 2016년 영농회사법인 ㈜솔라팜이 충북 오창읍 논밭에 15 kW 규모의 영농형 태양광 발전 시설을 설치한 것을 시작으로 2021년 현재까지 다수의 기관 및 업체에서 개발 및 실증을 추진하고 있으며 현재 운영되고 있는 시설은 약 20개소, 발전 규모는 1 GW 정도로 추산된다 (Kim, 2020). Yoon et al. (2019)은 전남 나주 농지에 영농형 태양광 발전 시설과 유사한 형태의 차광 시설을 설치하여 하부 농지에 미치는 차광 정도를 분석하였으나 기간이 한정적이었으며 실제 태양광 발전 시설에서 이뤄진 실험이 아니라는 한계가 존재한다. Son et al. (2017)은 경남 고성 농지에 대해 모의 프로그램을 적용하여 태양광 패널 배치 형태에 따른 하부 일사량을 비교하고 6월부터 9월까지 실제 일사량과 모의 일사량을 비교하여 검증하였지만, 비교 결과 최대 65%까지 차이가 벌어지는 경우도 있었다. Kim et al. (2020)은 충북 청주 오창 지역을 대상으로 모의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영농형 태양광의 모듈 높이, 모듈 각도, 차광율, 모듈 타입 등을 변수로 둔 뒤 다양한 조건에서 농작물이 받는 일사량 분포를 해석하였다. Lee et al. (2020) 역시 충북 청주 오창 지역을 대상으로 태양고도와 일사량 및 조도와의 관계, 운량, 직산 분리 모델 등을 고려하여 시기, 태양광 패널의 각도, 패널 설치 조건 등을 변경해 가며 다양한 조건에서 영농형 태양광 발전 시설 하부에 도달하는 조도량을 계산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영농형 태양광 발전 시설 하부의 일사량 분포를 전산 프로그램을 이용해 모의하고자 하였다. 또 개발된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패널 설치 높이, 각도, 간격 등 다양한 설치 조건에서의 일사량 분포의 차이를 분석하고자 하였다.
Ⅱ. 재료 및 방법
1. 대상 지역
본 연구에서는 대한민국 충청북도 청주시 오창읍에 위치한 솔라팜 (Solar farm)의 영농형 태양광 발전 시범단지의 설계를 토대로 시설물의 규격 및 패널 설치 조건을 설정하였으며, 해당 시설의 실제 설치 사진은 Fig. 1과 같다.
Fig. 1 Agrivoltaic facilities in Solar Farm (a): installed in paddy (b): installed in field
해당 시설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은 하나의 크기가 가로 2.986 m, 세로 0.665 m이다. 구조물이 설치된 면적은 가로 17.5 m, 세로 20.0 m로 약 350 m2이며 패널은 지면에서 3.3 m 높이에 가로 방향으로 5열, 세로 방향으로 10열 총 50개가 설치되어 있다. 패널과 지표면이 이루는 각도는 효율적인 발전을 위하여 1축으로 조절할 수 있으며 수동으로 조절하도록 설계되었다. 실제 현장에서는 구조물이 패널의 폭 방향 축이 정북 방향과 시계방향으로 약 20°의 각도를 이루지만, 본 연구에서는 패널의 일사량 분포 형상분석의 편의를 위하여 패널의 폭 방향 축이 정북 방향이라고 가정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충청북도 청주시 오창읍을 대상 지역으로 선정하였고 이 지역에서의 일사량 계산을 위하여 청주 기상대의 2017년도 기상 자료와 위치 정보를 적용하였다. 청주 기상대의 위도는 36° 38' 22.5"N, 경도는 127° 26' 26.5"E이며 해발고도는 57.16 m이다.
2. 일사량 모델
가. PAR (Photosynthetically active radiation)
식물의 광합성 과정에는 특정 파장을 가지는 복사만이 에너지원으로 사용되며, 이 범위의 복사는 광합성 유효 복사(PAR)이다. 일반적으로 PAR는 파장 범위 400 nm∼700 nm의 복사로 정의되며, 이를 측정하기 위하여 PAR를 광양자속 밀도의 단위로 나타낸 광합성 유효 광양자속 (Photosynthetic photon flux density; PPFD)을 사용한다 (Zhen and Bugbee, 2020). 다른 조건이 일정하다면 식물의 광합성량, 그리고 그에 따른 식물 생체량의 증가는 식물이 흡수한 PAR의 양에 의해 결정된다. 따라서 PAR을 정확히 추정하는 것은 식물 군락의 광합성을 추정하는데 필수적이다. 그러나 이러한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PAR을 정기적으로 측정하기 위한 전 세계적인 네트워크는 아직 구축되지 않았고, 한국에서도 PAR의 장기적인 관측은 매우 제한적으로만 이루어지고 있다. 따라서 PAR은 전 세계적으로 정기적인 측정망이 잘 갖추어져 있는 단파 복사 (Shortwave radiation; SW)로부터 추정된다.
지면 근처에 도달하는 태양복사에 포함된 수평면 PAR은 수평면 단파복사량의 약 절반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기에, 단순한 모형에서는 PAR과 SW의 비율이 일정하다고 가정하기도 한다 (Ge et al., 2011). 그러나 이 비율은 지역 및 기상상태에 따라 편차가 있으므로, 특히 사계절이 뚜렷한 국내의 기후에서는 정확한 추정을 위해서 더욱 상세한 모델을 사용하는 것이 유리할 것으로 생각된다. 본 연구에서는 Mizoguchi et al. (2014)이 제시한 수평면 PPFD (Qp)와 수평면전일사량(Rs)의 관계를 나타내는 모형을 사용하였다 (식 1-4). 해당 모형은 한국과 비슷한 온난 다습한 기후를 가진 지역에서 얻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발되어 한국의 기후 특성을 잘 반영할 것으로 기대되었다.
\(\begin{aligned}\frac{Q_{p}}{R_{s}}=-0.1255 \ln k_{t}-0.02366 \ln m+0.07268 e+1.873\end{aligned}\) (1)
\(\begin{aligned}k_{t}=\frac{R_{s}}{R_{o}}\end{aligned}\) (2)
\(\begin{aligned}R_{o}=I_{o}\left[\left(1+0.033 \cos \left(\frac{360}{365} n\right)\right] \sin \beta\right.\end{aligned}\) (3)
m = p/(p0cosθ) (4)
where, kt: clearness index,
m: optical air mass,
e: vapor pressure (kPa)
p: local atmospheric pressure (hPa)
p0: standard atmospheric pressure (1013 hPa)
Io: solar constant (1367 W/m2)
n: day of year
Ro: extraterrestrial horizontal radiation (W/m2)
Qp: global photosynthetically active radiation (μmol photon m-2s-1)
Rs: global solar radiation (W/m2)
나. 직산 분리 모델
천공으로부터 지면을 향해 오는 일사는 그 전달형태에 따라 크게 직달일사와 산란일사로 나눌 수 있다. 직달일사는 산란되지 않고 태양으로부터 직접 도달하는 일사를 말하고, 산란일사는 구름, 에어로졸 등 대기 입자에 의해 산란되어 하늘의 여러 방향으로부터 오는 일사를 말한다. 두 성분은 식물 캐노피에서 전파되고 에너지를 전달하는 방식에서 차이가 있어 대부분의 캐노피 일사전파 및 광합성 모형에서 각각 독립적으로 다룬다. 그러나 직달 및 산란 일사는 국내 대부분 지역에서 정기적으로 측정되고 있지 않으므로, 일반적으로 전일사량 중 산란 성분이 차지하는 비율을 계산하는 직산 분리 모델을 이용하여 간접적으로 추정한다.
Reindl et al. (1990)은 유럽과 북미에서 측정된 22,000개의 시계열 자료를 토대로 다양한 기상학 및 기하학적 변수들이 단파복사 중 산란일사량이 차지하는 비율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였다. 이때, 산란 일사의 비율을 추정하는 중요한 예측 변수로 청명도 계수 (kt), 태양고도, 기온, 상대습도를 제시하고, 이 변수들과 산란 일사 비율과의 관계식을 세 경우로 나누어 제시하였다. Gu et al. (1999)는 변수 중 가장 산란일사 비율과 연관성 있는 청명도 계수와 태양고도만을 이용하도록 해당 관계식을 단순화하였다 (식 5).
0.1 ≤ Qd/Qp ≤ 0.96 (5)
for 0 ≤ kt ≤ 0.3,
Qd/Qp = kt(1.020 - 0.254kt + 0.0123sin(β))
for 0.3 < kt < 0.78,
Qd/Qp = kt(1.400 - 1.749kt + 0.177sin(β))
for 0.78 ≤ kt,
Qd/Qp = kt(0.486kt - 0.182sin(β))
where, β: solar altitude,
Qd: diffuse radiation (W/m2)
Qp: total radiation (W/m2)
또한, Erbs et al. (1982)는 북미의 네 지점에서 수집된 자료를 기반으로 하여 태양복사의 전 파장대를 대상으로 청명도 계수와 시간당 산란일사 비율의 관계를 다음과 같이 제시하였다 (식 6).
for 0 ≤ kt ≤ 0.22, (6)
Qd/Qp = 1.0 - 0.09kt
for 0.22 < kt < 0.80,
Qd/Qp = 0.9511 - 0.1604kt + 4.388k2t - 16.638k3t + 12.336k4t
for 0.80 ≤ kt,
Qd/Qp = 0.16
이 관계식은 전 파장대를 대상으로 한 모형임에도 불구하고 식물 생물리학 모형에서 수평면 PAR을 각 성분으로 분리하는 데에 많이 사용되었다 (Oliphant and Stoy, 2018). 한편, 전일사량 중 산란일사량이 차지하는 비율은 대상으로 하는 복사의 파장범위에 따라 달라진다. 예를 들어 청천공 (clear sky)의 경우, PAR 파장대에서 전일사량 중 산란일사의 비율은 SW 파장대에서의 약 1.4배이다 (Jacovides et al., 2007). 따라서 단파복사를 대상으로 개발된 모형을 그대로 사용하면 PAR 파장대에서 산란일사량을 과소추정하게 된다. Spitters et al. (1986)은 이러한 차이를 보정해 주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식을 제시하였다 (식 7). 아래 식의 분모는 태양 주변부의 산란일사량이 다른 부분에서의 산란일사량보다 상대적으로 강하기 때문에 이를 직달일사량으로 고려하는 역할을 한다.
\(\begin{array}{l}P A R_{d} / P A R_{g}=\frac{\left[1+0.3\left(1-q^{2}\right)\right] q}{1+\left(1-q^{2}\right) \cos ^{2}\left(90^{\circ}-\beta\right) \cos ^{3} \beta} \\ q=\frac{Q_{d}}{Q_{p} k_{t}}\end{array}\) (7)
where, PARd is diffuse PPFD (μmol photon m-2s-1),
PARg is total PPFD (μmol photon m-2s-1)
그러나 이 방법을 국내 대상 지역에 적용한 결과 태양고도가 낮고 대기가 매우 청명할 때, 전일사량 중 산란일사량의 비율을 과소평가하는 문제가 발생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태양 주변부의 일사량 분포를 별도의 일사 모델을 이용하여 고려하였고 최종적으로 다음과 같은 형태의 식을 사용하였다 (식 8).
Qd/Qp = [1 + 0.3(1 - q2)]q (8)
다. 천공 일사 분포
방위각 α, 고도각 β인 단위 천공반구 상의 한 점에서의 일사량의 크기를 L(α,β)라고 할 때, 지면 근처의 수평면에 도달하는 일사량은 다음과 같은 식에 의해 구할 수 있다 (식 9).
I = ∫AL(α,β)sinβcosβdβdα (9)
이때, 태양광 패널 등 비투과성 물체에 의해 천공의 일부가 가려질 경우 가려진 부분을 제외한 천공 반구면에 대해 위의 적분을 수행하여 일사량을 계산할 수 있다. 그러나 L(α,β)의 계산이 어렵거나 가려진 천공면의 경계가 복잡할 경우 위의 적분을 직접 수행하는 것이 어려우므로 천공면을 여러 개의 미소요소로 분할하여 근사값을 계산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수평면에 도달하는 일사는 식 10과 같이 쓸 수 있다.
\(\begin{aligned} I & \approx \sum_{e=1}^{N_{e}} L(\alpha, \beta) \sin \beta \cos \beta \Delta \beta \Delta \alpha \\ & =\sum_{e=1}^{N_{e}} L_{e} \sin \beta_{e} \Delta A_{e}\end{aligned}\) (10)
where, Le : radiation of the element (W/m2)
βe : elevation of the element
Ae : area of the element (m2)
이때 각 요소의 면적이 같도록 천공반구를 등적 분할하면 일사량을 간단한 형태로 구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천공을 20,482개의 요소로 등적 분할하였다.
이제 분할된 각 천공 요소들에서 일사량이 어떻게 나타나는지, 즉 전체 천공에서 일사량의 분포를 알면 지표면에 도달하는 일사량을 구할 수 있다. 대부분의 작물 광합성 모델에서는 일사량이 균등하게 분포한다고 가정하나 (Myneni, 1991), Goudriaan (1988)에 의하면 천공 일사 분포가 잎의 각도 분포보다 광합성 추정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또한 일사 분포가 등방성을 가진다고 가정하면 경사진 표면이나 작물의 엽면 등에서 전체 일사량 중 산란광의 비율 추정에 큰 오류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Ross, 2012), 작물의 생장을 고려하기 위해서는 불균일 일사 분포 모델을 도입해야 한다.
천공 일사 분포는 이론적 혹은 실증적 모델로부터 얻을 수 있는데, 이론적 모형은 에어로졸 광학두께 (Aerosol optical depth), 에어로졸의 분산 계수 (Scattering coefficients of the aerosol), 대기 중의 분자 구성 (Molecular components of the atmosphere), 지표면의 알베도, 대기 중의 분자와 에어로졸의 밀도 등으로 일사 분포를 모의한다. 이론적 모형은 매우 복잡하며 대기의 광학 특성에 대한 포괄적 지식을 요구하고 이때문에 단순히 작물에 작용하는 일사량만을 모의하기에 너무 과하다 (Grant et al., 1996). 반면 실증적 모델은 직접 측정한 일사량 데이터나 기존 측정된 데이터로부터 유도된 관계식만을 통하여 천공 일사 분포를 모의할 수 있어 본 연구에 더욱 적합하다고 판단되었다.
Grant et al. (1996)은 1993년 미국 Purdue Agronomy Research Center에서 다양한 천공조건에서 PAR 천공 일사를 측정하였고 이를 기반으로 청천공 및 담천공에 대해 실증적인 천공 일사 분포 모델을 제안하였다. 이 모델은 산란 일사 성분 및 태양의 위치 정보만 알고 있으면 간단하게 분포를 계산할 수 있다는 이점이 존재하지만 대기 상태가 Clean continental atmosphere인 지역에서 특정 계절의 측정치로부터 개발되어, 다른 대기 상태를 가진 지역의 다른 시기에 적용할 수 있는지는 검증되지 않았다 (Wang et al., 2005). 또한 천공의 상태를 엄격히 구분하고 각각에 대해 별개의 모델을 제안하고 있어 연속적인 기상 자료를 활용하는 경우 적용이 어렵다.
Igawa et al. (2004)는 1992년에서 1994년 사이에 일본에서 측정된 약 91,000개의 측정치를 기반으로 천공 일사 분포 모델을 제안하였으며 해당 모델은 청천공부터 담천공까지 모든 천공의 상태에 대해 연속적으로 천공의 일사 분포를 나타낼 수 있다. 또한 우리나라와 비슷한 대기 상태를 가진 지역에서 개발되어 본 연구에 사용이 적합하다고 판단되었다.
라. 지표면 일사량 계산
본 연구에서는 먼저 특정 시간의 태양의 고도각과 방위각을 계산하였고 수평면 단파 일사량으로부터 수평면 PPFD를 계산하였다. 그리고 직산 분리 모델을 적용하여 직달 PPFD과 산란 PPFD을 분리하였다. 다음으로 일사량을 추정하고자 하는 지점을 중심으로 무한히 큰 반지름을 가지는 천공반구를 설정하고 이를 20,482개의 미소요소로 분할하여 각 요소의 기하학적 중심으로부터 반구의 중심을 향해 오는 광선들로 산란일사를 표현하였다. 각 미소요소의 산란일사의 크기는 Igawa et al. (2004)가 제시한 천공 일사 분포 모델을 이용하여 계산하였다. 또한 천공에서 태양의 겉보기 크기는 직경 기준으로 매우 작으므로 점광원으로 가정할 수 있기에, 직달 일사는 천공 반구 상의 태양의 위치로부터 반구의 중심을 향해 오는 평행광선으로 가정하여 계산하였다.
다음으로 태양광 패널과 태양광선이 교차하는지에 대한 여부를 확인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태양광 패널이 일사에 대해 완전히 불투명하다고 가정하여 패널과 만나는 태양광선은 완전히 차단되어 지표면에 도달하지 못한다고 판단하여 계산하였다. 패널에 의해 차단되지 않는 태양광선을 모두 더하면 각 위치에서 최종적으로 지표면에 도달하는 PAR을 계산할 수 있다.
Ⅲ. 결과 및 고찰
1. 패널 하부 지면에서의 PPFD 분포
지면에 도달하는 PPFD는 산란 성분과 직달 성분으로 나눌 수 있다. Fig. 2와 Fig. 3은 2017년 6월 8일 낮 12시에 패널 하부 지면에 도달하는 직달 일사와 산란 일사 성분의 분포를 각각 나타낸 것이다. Fig. 2를 보면 직달일사량은 패널에 의해 그림자가 드리우는 위치에는 전혀 도달하지 못하고, 그 외의 위치에서는 온전히 도달한다.
Fig. 2 Relative direct irradiance distribution on 8th June 2017, 12:00 pm (a) top view (b) section AA' (c) section BB'
Fig. 3 Relative diffuse PPFD distribution on 8th June 2017, 12:00 pm (a) top view (b) section CC' (c) section DD'
Fig. 3을 보면 산란일사량은 패널 어레이 중심부에서보다 가장자리에 상대적으로 많이 도달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가장자리 근처는 상대적으로 패널이 하늘을 가리는 비율이 중심부에 비해 작기 때문이다. 즉, 패널에 의해 차단되지 않고 바라볼 수 있는 하늘의 면적이 더 넓으므로 중심부보다 더 많은 일사량이 도달한다. 그러나 패널 중심부에 가까워질수록 산란일사량의 분포가 거의 일정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Fig. 4는 Fig. 2와 Fig. 3을 합한 것으로 패널 하부에 도달하는 총 PPFD의 분포를 나타낸 것이다. Fig. 4의 (b)와 (c)를 보면 특정 시각에 패널 하부에 도달하는 PPFD는 극대값과 극소값이 교대로 나타나는 불균일한 분포를 보이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직달광선에 의한 그림자에 의한 것이다. 따라서 불균일한 분포가 반복되는 간격은 패널의 그림자의 간격에 의해 결정된다. 동-서, 남-북 방향에서의 극대값과 극대값, 극소값과 극소값 사이의 간격은 각 방향으로의 패널의 간격과 같다.
Fig. 4 Relative total PPFD distribution on 8th June 2017, 12:00 pm (a) top view (b) section EE' (c) section FF'
한편, PPFD 분포의 불균일한 정도는 기상상태에 따라 달라지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6월 8일 낮 12시의 경우 직달일사량의 비율이 높은 맑은 날씨로, 직달일사량이 PPFD 분포에 미치는 영향이 커서 일사량 분포가 매우 불균일하다. 이와 비교하기 위해 Fig. 5에 날씨가 흐렸던 2017년 9월 5일 낮 1시 30분의 PPFD 분포를 나타냈다. 극대값과 극소값이 반복되는 패턴은 6월 8일의 경우와 유사하나 직달일사량의 비율이 매우 낮아서 PPFD 분포에 거의 영향을 주지 못하였다. 그 결과 패널 어레이의 가장자리를 제외하고는 균일한 일사 분포가 형성되었다.
Fig. 5 Relative total PPFD distribution on 5th September 2017, 13:30 pm (a) top view (b) section CC' (c) section DD'
2. 패널 하부 지면에서의 월별 누적 PPFD 분포
Fig. 6는 2017년 3월의 누적 상대 PPFD 분포를 나타낸 것이다. 특정 시각의 일사량 분포와 마찬가지로, 동-서 방향으로는 가장자리를 제외하고는 비교적 균일한 일사량 분포를 보인다. 그러나 남-북 방향, 특히 남쪽 가장자리 근처에는 그림자가 발생하지 않고 항상 직달 일사가 도달하는 부분이 생기기 때문에 일사량의 급격한 변화가 생긴다.
Fig. 6 Relative PPFD distribution on March 2017: (a) top view (b) section GG' (c) section HH'
Fig. 7에 나타낸 월별 누적 PPFD 분포를 보면, 태양의 평균 고도의 변화에 따라 일사량 분포의 형상이 이동하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이는 시기별로 누적일사량의 극대값과 극소값이 나타나는 위치가 변화하는 것을 뜻한다.
Fig. 7 Monthly relative PPFD distribution from March to October 2017 (a): March, (b): April, (c): May, (d): June, (e): July, (f): August, (g): September, (h): October
3. 패널 설치 높이에 따른 PPFD 분포 변화
Fig. 8는 패널의 설치 높이를 2.3 m, 3.3 m, 4.3 m로 달리하여 패널 어레이 중심부의 남북방향 상대 PPFD 분포를 나타낸 것이다. 남쪽의 불균일한 부분의 영향을 배제하면 패널의 높이는 하부에 도달하는 일사량의 총합에는 거의 영향을 주지 못한다. 그러나 패널의 높이가 높아질수록 하부 일사량의 균일성이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으며, 패널 높이에 따라 PPFD의 극대값과 극소값이 나타나는 위치가 달라진다.
Fig. 8 Relative PPFD distribution shape by solar panel height (March 2017)
4. 패널 각도에 따른 PPFD 변화
본 연구의 대상시설은 패널 각도를 조절할 수 있으나 별도의 태양 추적시스템이 설치되어 있지 않으므로 월별 혹은 분기별로 태양광 발전 효율을 증가시킬 수 있도록 적절한 각도로 조절해주어야 한다. 태양광 패널이 받는 일사량의 증가는 곧 하부 작물에 도달하는 일사량의 감소를 의미한다. 따라서 패널의 각도를 조절하였을 때 하부에 도달하는 일사량이 과도하게 감소하지 않도록 태양광 발전과 식물 생장 사이에 적절한 타협점을 찾아야 할 것이다.
패널의 각도에 따라 지면에 도달하는 PPFD가 얼마나 변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패널 각도를 0°에서 50°까지 5° 간격으로 변화시켰을 때의 상대 PPFD를 계산하고 Table 1 및 Fig. 9에 나타내었으며 월별로 하부 지면에 일사량이 가장 작게 도달하는 패널의 각도를 태양광 발전량을 최대화하는 최적 각도로 생각하고, 이를 Table 1에 나타내었다. 월별 최적 각도에서의 일사량은 고정식 태양광 발전 시설에 대해 국내에서 일반적으로 권장되는 30°에서 일사량과 비교했을 때 최대 2%p 미만의 차이를 보였다. 이 정도의 차이는 작물의 생장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판단된다. 작물의 생육 정도와 PPFD의 관계식을 나타낸 여러 선행 연구를 참고해 보면, PPFD가 2%p 감소하였을 때 상추의 경우 최대 대략 24 g의 생체중 (Fresh weight) 및 최대 대략 1 g의 건물중 (Dry weight)이 감소하며 벼의 경우 최대 대략 0.4 mg의 종실중 (Grain weight)이 감소한다 (Mun and Lee, 2002; Lee et al., 2009). 따라서 패널 각도는 태양광 발전량을 최대로 할 수 있는 조건에 맞추어 조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된다.
Fig. 9 Monthly cumulative relative PPFD by solar panel angle
Table 1 Monthly cumulative relative PPFD by solar panel angle and monthly optimal angle
5. 패널 설치 간격에 따른 PPFD 변화
본 연구의 대상시설은 남-북 방향으로 패널의 폭과 패널사의 공간의 길이 비가 1:2로 되어 있다. 한편 낮은 일사량에서도 생장에 무리가 없는 작물을 재배할 경우 이보다 간격을 좁혀 더욱 농지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이를 알아보기 위해 기존의 조건을 포함하여 패널의 설치 간격을 1:2, 1:1, 2:1의3가지로 설정하고 이에 따른 하부 지면의 일사량을 계산하였다. 패널의 각도는 전력 생산을 최대화하는 조건을 가정하기 위해 앞에서 계산한 월별 최적 각도로 설정하였고, 패널 어레이 가장자리에서의 불균일한 분포의 영향을 제거하기 위해 아래 Fig. 10의 노란색으로 색칠한 중심영역으로 계산 영역을 제한하였다.
Fig. 10 Top view and stereoscopic view of the three solar panel installation types by solar panel interval (a) 1:2 (b) 1:1 (c) 2:1 (panel : empty space)
Table 2에 그 결과를 제시하였다. 상대 PPFD는 월별로는 크게 차이나지 않았으며 3월부터 10월까지 평균은 1:2 조건에서 0.719, 1:1 조건에서 0.579, 2:1 조건에서 0.442로 나타났다.
Table 2 Monthly relative and cumulative PPFD by solar panel interval
Ⅳ. 결론
본 연구에서는 농지에 설치되는 영농형 태양광 발전 시설 하부에서 작물 생장 양상을 예측하기 위하여 작물 생장에 가장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일사량 분포를 모의하였다. 전체 일사량 중 작물의 생장에 이용되는 파장대의 일사량인 PAR만을 고려하였으며, 작물이 이용하는 방식이 다른 직달 PAR과 산란 PAR로 분리하였다. 또한, 대기 상태 등에 의해 불균일하게 분포하는 일사량의 분포를 계산하였으며, 일사량을 추정하고자 하는 지점에서 천공반구를 그리고 미소분면으로 분할하여 각 미소분면에서 지점으로 입사하는 광선 중 태양광 패널에 가로막히지 않는 것들을 더하여 최종적으로 도달하는 PAR을 계산하였다.
계산 결과, 산란일사량은 태양광 패널 어레이 가장자리에 중심부에서보다 더 많이 도달하는 것을 알 수 있었으며 패널 중심부에 가까워질수록 산란일사량의 분포가 일정해지는 것을 확인하였다. 또한, 월별 누적 PPFD 분포를 살펴본 결과 시기별로 태양 평균 고도가 변화하여 일사량 분포의 형상이 이동하고 이에 따라 누적 PPFD의 극대값과 극소값이 나타나는 위치가 변화하였다. 패널 설치 높이가 높아진다고 하여 하부에 도달하는 일사량에 유의미한 차이가 발생하지는 않았으나 분포의 균일성이 증가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월별로 시설 하부에 가장 많은 PPFD가 발생하는 패널 각도가 달랐으나 최적 각도에서의 하부 일사량과 국내에서 일반적으로 권장되는 각도인 30°에서 최대 2%p 미만의 차이가 발생하였다. 마지막으로 패널의 설치간격을 조정하면서 하부 PPFD 분포를 모의한 결과 패널과 빈 공간의 길이 비가 1:2인 경우 패널이 없을 때 대비 0.719배의 일사량이 도달하였으며 1:1인 경우 0.579배, 2:1인 경우 0.442배가 나타났다.
본 연구에서는 영농형 태양광 발전 시설에서의 설치 조건이나 시기에 따라서 시설 하부 농지의 PAR 분포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규명하여 작물 생장에 피해가 가지 않는 조건에서 태양광 발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기초 자료를 제공하였다.
감사의 글
본 결과물은 농림축산식품부의 재원으로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 (농업에너지자립형 산업모델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연구되었음 (No. 32100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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