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수업에서 학습은 주로 교사의 발문, 발문에 대한 학생의 응답 그리고 이에 대한 교사의 피드백으로 이어지는 언어적 상호작용으로 이루어진다.1 이 중 교사의 발문은 수업을 진행하거나 학생의 지식을 확인하는 것 뿐 아니라 학생의 사고를 파악하고 학생의 지식 구성을 돕는데 큰 영향을 미친다.2−5 특히 교실 수업은 학생 특성, 수업 분위기, 수업단원 등의 다양한 맥락이 복잡하게 연계되어 있어, 교사의 발문에 대한 이해와 상황에 적절한 발문은 성공적인 수업을 이끄는 데 중요한 요소라고 볼 수 있다.6,7 따라서 교사의 발문 전문성은 수업의 질을 향상시키는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우리나라 현직 및 예비과학교사의 발문 전문성은 부족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예를 들면 과학교사들은 발문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하고 있었으나 과학수업에서는 단순히 과학 내용을 확인하는 유형의 발문을 주로 사용하였고, 학생이 자신의 생각을 설명할 수 있도록하는발문은잘사용하지않았다.8,9 예비교사역시학생의 이해를 돕기 위한 발문이나 정보를 제공하는 발문을 주로 활용하였고, 학생의 반성적 사고를 촉진하기 위한 발문은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10,11 또한 학생의 응답을 고려하거나 활용하는 발문을 사용하는 데 어려움을 보이기도 하였다.12,13
이에 현직 및 예비교사의 발문 전문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연구들이 일부 이루어졌다. 가령 과학교육 분야에서는 Kang14은 발문의 종류와 대기시간에 관한 내용을 중심으로 구성한 발문 전략 프로그램을 예비과학교사에게 적용한 뒤, 수업 시연에서의 발문 실행 변화를 양적으로 분석하였다. 또한 Shin15은 비디오 및 전문가와의 반구조화된 면담을 통한 반성 활동을 예비초등교사에게 적용한 뒤, 교육실습의 과학 수업에서 예비초등교사의 발문과 피드백 빈도 변화를 조사하였다.
이러한 연구들은 주로 Bloom et al.16의 교육 목표 분류나 Gallagher & Aschner17의 발문 분류 체계를 기반으로 인지적 관점에서 교사 발문을 분류하고 발문의 빈도를 산출하여 발문 변화 양상을 분석하였다. 교사의 발문 전문성 향상을 위해 고안된 프로그램의 방향성이나 프로그램에서 제공된 발문 유형 역시 인지적 관점을 기반으로 발문의 필요성을 소개하고 이러한 종류의 발문 활용을 촉진하는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교사의 발문 전문성과 관련된 선행연구들은 인지적으로 높은 수준의 발문이 학습에 효과적이기 때문에 이러한 발문의 빈도가 높은 수업이 바람직한 수업이라고 간주하고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인지적 관점으로만 교사의 발문을 분류하고 평가하는 것은 교실 담화 맥락 속에서 이루어지는 교사 발문의 적절성이나 효과성을 충분히 설명할 수 없다.5,18,19 교실 담화는 인지적 요소뿐 아니라 사회적, 정의적 요소 등 다양한 맥락적 요소가 함께 복합적으로 연결되어있어20 교사의 발문은 담화 맥락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예로 개방적인 발문은 인지적 관점에서는 학생의 고차원적인 사고를 촉진한다는 점에서 높은 수준의 발문이지만, 학생에게서 적절한 응답이 나오기 어려워 수업의 흐름을 끊는 발문이라면 좋은 발문이라고 볼 수 없다.
이러한 관점에서 최근에는 담화 맥락을 고려하여 교사의 발문을 분석하는 연구가 주목받고 있다.4,5,12,21이 연구들은 주로 교사의 발문이 이루어진 맥락, 발문 내용, 발문에 대한 응답의 3가지 기준을 바탕으로 담화 맥락을 고려하였고, 이에 기초하여 교사의 발문을 분석하였다. 대표적인 예로 Kayima & Jakobsen5은 과학 수업에서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담화 맥락을 고려한 교사의 발문 분석틀을 제안하고 적용 가능성을 탐색하였다. 즉 담화 속에서 교사가 발문의 필요성을 인식하는 단계, 학생 응답을 해석하고 평가하는 단계, 이를 바탕으로 교사가 다시 반응하는 단계로 나누어 담화 전반에서 교사의 발문 의도를 파악하였고, 이를 토대로 교사의 발문을 내용 관련 발문, 정의적 발문, 폐쇄적 발문, 수사적 발문, 구조적 발문의 다섯 가지 발문 유형으로 분류하였다. 그 결과 같은 발문이라도 담화 맥락이 다르면 다른 발문 유형으로 분류되었으며, 교사는 발문을 학생의 학습 뿐 아니라 의사소통 수단으로 활용하기도 했음을 알아내었다.
그러나 담화 맥락을 고려한 교사의 발문 관련 선행연구들은 대부분 현직 및 예비교사가 사용하는 발문의 특징을 분석하거나 발문 유형에 따른 빈도와 비율을 분석하는 등 발문 실태를 분석하는 것에 그쳤다.3−5,12 때문에 현직 교사와 예비교사의 담화 맥락을 고려한 발문 전문성 수준을 피상적인 수준에서만 파악할 수 있었을 뿐, 교사가 발문을 할 때 담화 맥락을 어떻게 고려해야 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 등 교사의 발문 전문성 향상 방안을 모색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정보를 충분히 얻지는 못하였다. 따라서 현직 및 예비교사의 발문 전문성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담화 맥락을 고려한 교사의 발문 향상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이를 현직 및 예비교사에게 적용하여 그 효과성을 다각도로 살펴보는 연구가 필요하다.
교사의 수업 전문성을 향상시키는 방법 중 하나로 수업에 대한 반성 활동이 있다. 수업에 대한 반성은 자신의 교수행위를 다양한 시각으로 되돌아보고 개선함으로써 자신의 수업 전문성을 향상시키는 데 효과적이다.22,23 수업에 대한 반성 방법 중에서 수업 영상을 활용한 수업 반성은 교사의 발문 반성을 위한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24 수업영상은 기억에 비해 정확한 기록을 제공하여 수업 중 인식하지 못했던 학습자의 응답이나 수업 맥락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하는 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25−27 이에 Kim et al.24은 예비과학교사가 교육실습에서의 자기과학 수업 영상을 보면서 자신의 발문을 반성할 때 수업 전문성 요소 중 어떤 측면을 통합적으로 고려하는지를 분석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 연구는 예비과학교사가 발문에 대해 반성할 때 고려하는 수업 전문성 요소에 초점을 맞추어 어떤 측면을 주로 고려하고 통합하는지에 대한 정보만을 단편적으로 제공하였고 예비교사가 발문이 이루어진 담화 맥락을 어떻게 고려하여 반성하였는지에 초점을 맞추지는 않았다. 즉 예비과학교사가 어떤 발문을 긍정적, 부정적으로 평가하는지, 평가할 때 발문 전후에 이루어진 담화 내용이나 학생의 특성 등을 어떻게 고려하는지 등 담화 맥락을 고려한 교사의 발문 향상 프로그램에서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고려해야 할 점 등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실정이다.
이 연구는 담화 맥락을 고려한 교사의 발문 향상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한 기초 연구로, 담화 맥락을 고려한 교사의 발문과 수업 영상을 활용한 반성 활동을 접목하였다. 즉 담화 맥락을 고려한 교사의 발문 향상 워크숍을 고안하여 예비과학교사에게 적용한 뒤, 이들이 교육실습에서의 자기 과학 수업 영상을 보며 자신의 발문을 반성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특징을 분석하였다.
연구 방법
연구 참여자
서울특별시 소재 사범대학 화학교육과에 재학 중인 4학년 예비과학교사 중에서 교육실습이 시작하기 전과 교육실습이 끝난 후에 모두 연구 참여에 동의한 4명(A, B, C, D)을 연구 참여자로 선정하였다. 코로나 상황으로 인하여 교육실습은 대면 실습과 비대면 실습이 병행되었다. 대면 수업의 경우 예비교사 A와 B는 H 중학교에서 중학교 3학년 과학의 ‘질량보존법칙’에 관한 수업을 진행하였으며, 예비교사 C와 D는 K 중학교에서 중학교 1학년 과학의 ‘증발과 확산’에 관한 수업을 진행하였다. 네 명의 예비교사 모두 교생실습에서 수업을 계획하고 지도안을 작성할 때 발문을 구체적으로 계획하지 않았으며 계획을 하더라도 큰 틀에서 발문의 방향성 정도만 계획하였다.
모든 연구 참여자는 ‘화학교육론’을 3학년 1학기에, ‘화학 교재 연구 및 지도법’을 3학년 2학기에 수강하였으며, 이 연구에 참여한 4학년 1학기에는 ‘화학교육연구’를 수강하고 있었다. 그리고 ‘화학 교재 연구 및 지도법’ 과목에서 모의 수업을 계획하고 실행하거나, 교육실습에서 과학 수업을 계획하고 실행할 때 자신의 발문에 대한 피드백을 일부 받은 것을 제외하고는 교직 과목이나 교과교육학 수업에서 발문과 관련하여 집중적으로 학습한 경험이 없었다. 예비교사들은 발문의 다양한 목적이나 유형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지 못하였으나 교사의 발문이 수업에서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다만 예비교사별로 발문이 중요하다고 생각한 이유는 조금씩 달랐다. 예를들어 발문은 학생들이 개념을 잘 이해하고 기억할 수 있게 하는데 도움이 되며(A, B), 학생이 직접 대답하게 하여 개념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게 하기 때문에(A, C) 발문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또한 발문을 통해 학생과 교사 사이의 상호작용을 원활히 할 수 있으며(C, D) 학생의 수업 참여 및 주의 집중을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A, C, D) 응답하였다.
연구 절차
연구 참여자는 교육실습에서 배정된 과학 수업을 스스로 계획하여 실행하였는데, 그 중 대면으로 진행된 한 차시의 과학 수업을 녹화하였다. 이때 연구 참여자가 이 연구가 교사의 발문에 관한 연구라는 것을 인지하면 교사의 발문에 더 초점을 맞춘 과학 수업을 계획하여 진행할 수 있으므로, 연구 참여자가 과학 수업을 계획하고 진행할 때에는 이 연구의 목적과 내용을 알려주지 않았다.
교육실습이 끝나고 연구 참여자에게 이 연구의 목적을 사후 설명한 뒤, 담화 맥락을 고려한 교사의 발문 향상 워크숍을 진행하였다. 이 워크숍은 교사의 발문과 관련된 연구1−5,12,28를 참고하여 발문 내용, 발문에 대한 학생의 응답, 발문이 이루어진 맥락의 3가지 차원을 고려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워크숍은 총 세 단계로 구성하였다.
첫 번째 단계는 예비교사가 자신의 수업이나 수업 중 자신의 발문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자신의 수업 영상을 보는 단계이며, 50-60분 정도 소요되었다. 이때 필요하다면 발문이 실행된 상황 앞 뒤로 자유롭게 영상을 반복하여 볼 수 있도록 하였으며 당시의 수업 분위기나 흐름 등을 떠올리며 수업 영상을 보도록 안내하였다.
두 번째 단계는 담화 맥락을 고려한 교사의 발문을 안내하는 단계이며, 30분 정도 소요되었다. 이 단계에서는 우선 발문의 정의를 질문과 비교하며 간략하게 설명한 뒤, 교사의 발문 뒤 학생에게 대기시간을 충분히 주는 것의 중요성과 좋은 발문의 구성 지침 등 교사가 발문을 사용할 때 고려해야 할 점을 소개하였다. 이후 담화 맥락을 고려한 교사의 발문 분류틀을 소개하였다.5 이 발문 분류틀에서는 발문을 크게 ‘내용 관련 발문’, ‘정의적 발문’, ‘폐쇄적 발문’, ‘수사적 발문’, ‘구조적 발문’의 5가지 유형으로 나누고 있다. ‘내용 관련 발문’은 학습 목표나 내용 등 수업에서 중요한 요소들과 관련된 발문이며, 11개의 하위영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정의적 발문’은 교실 운영을 위한 발문 중 학생의 태도, 가치, 기분을 묻는 발문이며, ‘폐쇄적 발문’은 학생의 응답이 제한된 발문이다. ‘수사적 발문’은 학생의 응답을 기대하지 않는 발문이고, ‘구조적 발문’은 교실 운영을 위한 발문 중 학생들이 활동을 실행, 수업 목표로 향해 가게 하는 발문이다. 연구 참여자에게 각 발문 유형에 대한 예를 제시하여 다양한 발문 유형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하였다. 그러고 나서 학생이 교사의 발문의도를 파악하여 적절하게 응답하였는지를 파악하는 것과 학생의 응답을 고려하여 추후 발문이나 조언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하였다. 그리고 수업 영상을 보며 자신의 발문을 반성할 때 발문에 대한 학생의 응답과 더불어 발문 전후 담화의 흐름이나 맥락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함을 구체적인 예를 들어 안내하였다.
세 번째 단계에서는 두번째 단계에서 소개한 내용을 적용해 연구 참여자가 교육실습에서의 자신의 과학 수업 영상을 보며 발문에 대해 반성하는 활동을 진행하였다. 반성활동을 수행하는 동안 이뤄지는 반성 내용은 발문 반성 활동지에 작성하도록 하였다. 발문 반성 활동지는 예비교사가 담화 맥락을 고려하여 자신의 발문을 반성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먼저 예비교사가 자신의 과학 수업에서 사용한 발문을 수업의 단계와 담화 맥락에 따라 묶어 발문 반성 활동지에 적도록 하였다. 그리고 수업 영상을 보며 영상 속 각 발문에 대해 발문 유형, 학생 응답, 발문 평가를 적도록 하였다. 이때 발문 유형의 경우 담화 맥락을 고려한 Kayima & Jakobsen5의 발문 유형을 적도록 하였고, 학생 응답의 경우 교사의 발문에 대한 학생의 응답 여부와 그 응답이 교사의 의도에 적절하였는지 여부를 적도록 하였다. 또한 이를 바탕으로 각 발문에 대해 발문의 목표 달성 여부와 적절성 및 추후 수업에의 반영 여부, 개선 사항등을 적도록 하였다. 이와 함께 기타 특징적인 부분에 대해 자유롭게 적도록 하였다.
세 단계로 이루어진 워크숍을 마친 뒤, 반구조화된 개별면담을 실시하였다. 면담에서는 먼저 연구 참여자의 발문에 대한 배경 정보를 파악하기 위해 교사의 발문에 대한 학습 경험과 인식 등에 대해 질문하였다. 그 후 연구 참여자가 작성한 발문 반성 활동지에서 담화별로 좋은 발문과 아쉬운 발문은 무엇인지와 그 이유, 발문을 평가하는 기준, 아쉬운 발문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등과 같이 발문 반성 활동지만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연구 참여자의 구체적인 생각에 대하여 질문하였다. 면담은 개인 당 60분 정도 소요되었으며, 모든 면담은 녹음 및 녹화하여 전사본을 작성한 뒤 분석하였다.
분석 방법
예비과학교사가 자신의 발문을 반성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특징을 담화 맥락을 고려하여 분석하기 위해 연구자가 모든 수집 자료를 반복적으로 검토하며 특징의 범주와 의미를 정교화하는 지속적 비교 방법29을 사용하였다. 이때 연구 참여자의 발문 반성 활동지와 면담 전사본를 주된 분석 자료로 활용하였으며, 수업 영상에 대한 전사본, 수업 활동지와 PPT 자료는 참고자료로 활용하였다. 즉 연구자 중 2명이 모든 수집 자료를 반복적으로 분석하여 연구 참여자의 발문 반성 과정에서 나타난 특징을 발췌 및 정리하였다. 정리된 내용을 분석하여 예비과학교사의 발문 반성 과정에서 나타나는 특징에 대한 하위 범주를 추출하였다. 이후 타당도를 확보하기 위하여 추출한 범주는 연구참여자에 의한 확인(member checking)을 받았다. 이후 추출한 범주를 정교화한 뒤 모든 연구자와 과학교육 전공 대학원생이 참여한 세미나를 여러 차례 진행하여 각 하위 범주의 적절성과 타당성을 점검받아 최종 하위 범주를 확정하였다. 그리고 각 하위 범주에 대한 논의 내용의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각 논의 내용과 모든 수집 자료들을 지속적으로 비교하여 정당화하는 삼각측정(triangulation)의 과정을 거쳤다. 또한 모든 연구자와 과학교육 전공 대학원생이 참여한 세미나에서 논의의 적절성과 타당성을 점검받아 수정하였다.
연구 결과 및 논의
예비과학교사의 담화 맥락을 고려한 발문 반성 과정에서 나타나는 특징으로는 ‘새롭게 알게 된 발문 유형을 적극적으로 고려’, ‘학생의 정의적 측면에 대한 고려 부족’, ‘학생의 응답 여부를 중요한 반성 요소로 고려’, ‘발문 빈도를 바탕으로 한 발문 평가’, ‘단일한 발문에 초점을 둔 반성’, ‘다양한 PCK 요소에 대한 종합적인 고려 부족’의 6가지 하위 범주를 도출할 수 있었다. 이후에는 각 하위 범주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논의하였다.
새롭게 알게 된 발문 유형을 적극적으로 고려
예비과학교사들은 워크숍에서 소개받은 분류틀을 활용하여 자신의 발문이 어떤 발문 유형에 해당하는지 분류하는 활동을 진행하였다. 이 과정에서 그들은 새롭게 알게 된 발문 유형인 폐쇄적 발문과 수사적 발문 및 구조적 발문에 대한 인식이 증가하였으며 발문을 반성하고 개선안을 제시할 때 각 발문 유형의 특징을 고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예비과학교사들은 폐쇄적 발문을 반성할 때 응답의 폐쇄성 뿐 아니라 학생이 느낄 난이도 등을 고려하여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다(예비교사 A, B, C, D). 예비교사 A의 경우 적용 단계에서 물 32 g이 수소와 산소로 분해될 때 생성되는 산소의 질량을 계산하는 문제를 제시하고 이를 설명할 때 폐쇄적 발문을 활용하였다. 이에대해 A는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것처럼 보여서 폐쇄적 발문을 활용하였고, 덕분에 학생들이 더 쉽게 대답한 것 같다.’라고 자신의 발문을 긍정적으로 반성하였다. 또 예비교사 C는 마무리 단계에서 사용한 증발에 대한 개방적 발문에 대해 반성하였다. C는 자신의 발문이 개방적이어서 학생들이 대답하는 데 어려움을 느꼈다고 생각하며 폐쇄적 발문을 적절하게 사용했다면 더 효과적이었을 것이라고 반성하였다.
설명할 때 폐쇄적 발문으로 단계를 나누어 학생들에게 물어보았어요. 학생들이 한번 설명하게 할 수도 있었는데 학생들이 다른 부분 설명할 때보다 어려워하는 게 확 느껴졌고 답도 평소보다 덜 해서. 이렇게 폐쇄적 발문을 통해 물어보니 오히려 학생들이 더 쉽게 대답했던 것 같아 더 효과적이었던 것 같아요.
(예비교사 A와의 사후면담)
연구자: 그러면 개선하고 싶었던 발문이 있다면 혹시 어떤 걸까요?
예비교사 C:‘우리가 배운 증발, 증발이 무엇이죠?’라는 발문이요. 이 발문이 너무 개방적인 발문 같아요. 그래서 딱 들었을 때 무엇부터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좀 학생들이 좀 어려움을 느꼈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폐쇄적 발문을 사용해서 한 단계씩 이제 물어보는 식으로 발문을 제시하는 게 적절하지 않았을까. 예를 들면 표면에서 일어난다든지 아니면 액체가 기체가 된다든지 그런 증발의 여러 측면 중에서 어떤 측면에 대해서는 폐쇄적 발문으로 던지고 교사가 종합해서 설명을 하고 이런 식으로 하는 것이 좀 적절하지 않았을까 생각했습니다. 개방적 발문이다 보니 학생들 응답도 나오기가 어려웠던 것 같고요.
(예비교사 C와의 사후면담)
예비과학교사들은 워크숍 이전에는 학생의 응답을 기대하지 않는 발문을 단순히 자신의 언어 습관이며 발문이 아니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하지만 워크숍 이후에는 이러한 발문을 수사적 발문으로 분류하였다. 나아가 수사적 발문으로 분류한 일부 발문을 학생의 응답을 들을 수 있는 발문으로 바꾸는 개선안을 제시하기도 하였다(예비교사 C, D). 예를 들어 예비교사 C는 아세톤의 확산 실험 후 입자가 여러 방향으로 퍼져나가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 사용한 발문이 수사적 발문이었다고 응답하였다. 그리고 이 발문을 학생의 응답을 들을 수 있는 발문으로 단계적으로 바꾼다면 더 효과적인 발문이었을 것 같다고 반성하였다.
연구자: 워크숍 이후 발문의 종류 중 새롭게 알게 되신 부분이 있으실까요?
예비교사 C: 음. 수사적 발문. 용어는 몰랐는데 용어를 알고 제 발문을 보니까 이런 발문을 자주 사용한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중략)⋯
예비교사 C: ‘입자들이 무조건 오른쪽으로만 가거나, 왼쪽 방향으로만 가거나 이렇게 한쪽 방향으로만 가고 그럴까? 아니겠죠?’, 이 발문은 확산이 사방에서 자유롭게 운동해서 일어나는 현상임을 설명하기 위해서 쓴 수사적 발문인데, 이 부분에 대해서 학생들이 대답할 기회를 준다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일단 학생들이 답을 할 수 있도록 기다리다가‘입자가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까요?’라고 발문을 하고, 잘 대답을 못한다면 그림을 그려가면서‘이렇게 움직이게 될까요?’라고 하며 점점 좁혀나가는 방식으로 발문하는게 더 좋을 것 같아요.
(예비교사 C와의 사후면담)
예비과학교사들은 워크숍 이전에는 구조적 발문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하지는 않았지만, 워크숍 이후에는 구조적 발문이 학생 참여 유도나 학생 활동 수준 파악 등의 역할이 있을 것이라고 응답하였다(예비교사 A, B, C, D). 또한 구조적 발문에 대해 반성할 때는 다른 유형의 발문에 대해 반성할 때와는 달리 학생들의 비언어적 반응도 함께 고려하여 반성하였다(예비교사 A, B, C, D). 예비교사 B와의 면담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이는 예비과학교사들이 구조적 발문을 사용할 때 나타나는 학생의 비언어적 반응을 통해 학생의 참여나 활동 정도 등을 파악할 수 있다고 인식하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구조적 발문은 그냥 발문일 것 같다고는 생각했는데 크게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어요. 지금은 수업 시간에 교사가 학생들에게 활동을 시킨 후에 구조적 발문을 통해서 학생들의 참여를 촉진할 수 있고 교사 입장에서는 학생들의 진행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해요.
(예비교사 A와의 사후면담)
이 발문은 학생들이 활동지를 다 채웠는지 확인하기 위한 발문이었는데 학생들의 대답도 고려하긴 했지만 학생의 눈빛이나 고개 끄덕임 같은 비언어적 반응을 통해서 학생들의 활동 진행 상태를 확인하려고 했어요.
(예비교사 B와의 사후면담)
내용 관련 발문의 경우 예비과학교사들은 워크숍을 통해 학습 내용과 관련한 다양한 발문 유형에 대해 인지하게 되었으며, 발문의 개선안을 제안할 때 다양한 유형의 내용 관련 발문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반성하였다(예비교사 A, C, D). 예를 들면 예비교사 C는 실험 결과에 대해 토의할 때 워크숍에서 배운 다양한 종류의 내용 관련 발문을 사용했다면 학생들이 다양한 생각을 이야기하는 수업이 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하였다. 예비교사 D 역시 학생의 지식 주장을 명료화하는 발문이나 지식 주장 사이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명료화하는 발문을 사용하였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반성하였으나, 실제로 발문을 개선하는 것은 어려워하였다.
내용 관련 발문이 굉장히 다양한 유형의 발문 종류가 있게 되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실험 결과에 대해 토의하는 담화에서 학생들의 지식 주장 명료화라든지 그런 다양한 유형의 발문을 활용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그래야 좀 더 다양하고 다채로운 활동이 되고, 학생들 역시 다양한 생각을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부분에서 아쉬움이 남는 것 같습니다.
(예비교사 C와의 사후면담)
예비교사 D: 과학 개념을 설명하는 담화에서 학생들이 지식 주장을 하는데 거기에 대한 공통점과 차이점의 명료화. 이런 발문이 제가 전혀 없더라고요. 그리고 학생의 지식 주장 명료화하는 것도 필요할 것 같고요. 학생들이 자신의 의견을 얘기하면 이에 대한 또 다른 의견을 받고 저는 이에 대한 공통점과 차이점에 대해서 발문하고, 혹은 아이들에게 명료화하여 전달해주고 이런 점이 더 있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연구자: 그렇다면 혹시 이 담화에서 쓴 발문을 이러한 형태의 발문으로 개선해보신다면요?
예비교사 D: 음, 이 학생의 생각은 어떤 것 같아요? 아 아니다. 막상 바꿔보려니까 어떻게 해야 할지 좀 어렵네요.
(예비교사 D와의 사후면담)
교사의 발문 관련 연구들은 주로 인지적 수준에 따른 발문 분류틀을 기반으로 이루어졌다.9,30−32 그래서 인지적 관점에서 비교적 수준이 낮은 폐쇄적 발문은 대체로 부정적으로 평가되어 왔다.18,31 그러나 발문 연구들을 메타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발문의 인지적 수준과 학생의 성취 사이의 상관관계는 명확하지 않다.33 이는 발문이 이루어진 상황이나 학습자 특성 등의 다양한 맥락을 고려하지 않고 인지적 측면만을 고려하였기 때문일 수 있다.5,18,19 이 연구에서는 담화 맥락을 고려한 발문 유형 안내와 이를 바탕으로 한 1차시 수업의 발문 반성 활동을 진행하였다. 그 결과, 이와 같은 안내 및 반성 활동만으로도 담화 맥락을 고려한 발문 유형에 대한 인식이 증가하고 각 발문 유형의 특징을 고려하여 반성하는 모습은 고무적인 결과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내용 관련 발문 유형의 경우 특정 발문의 유형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하더라도 개선안을 제시하는 활용까지 이어지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 점은 개선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발문 유형에 대한 안내 뿐 아니라 수업 시연이나 교육실습 과정에서 자신의 발문을 직접 개선해보고 개선한 발문을 실제로 활용할 기회를 확대해야 할 것이다.
학생의 정의적 측면에 대한 고려 부족
워크숍에서예비과학교사에게소개한 Kayima & Jakobsen5의 발문 분류틀에서는 기존의 다른 발문 분류틀과 달리 학생의 가치와 태도, 기분 등을 물어보는 정의적 발문 유형을 포함하고 있다. 이에 예비과학교사들은 워크숍을 통해 정의적 발문에 대해 새롭게 인식하게 되었다고 응답하였다. 예비과학교사들은 자신의 발문을 분류할 때 평균 4개 이하의 발문을 정의적 발문으로 분류하여 정의적 발문을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또한 예비과학 교사들은 정의적 발문을 반성할 때도 학생의 인지적 측면을 주로 고려하였고 정의적 측면에 대한 고려는 거의 하지 않았다(예비교사 A, B, D). 가령 예비과학교사들은 학생의 정의적 측면을 파악하기보다는 과학 개념 이해 확인을 위한 수단으로 정의적 발문을 사용하려는 경향을 보였다. 다음 사례에서 예비교사 A는 화학반응식을 통해 질량보존법칙을 설명하던 중 ‘내용이 조금 어렵나요?’라는 정의적 발문을 사용하였는데, 그 이유가 학생들의 이해 정도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였다.
이 발문은 정의적 발문인데 학생들의 수업에서 다루는 개념의 이해 정도를 파악하여 어려워하는 부분을 보충 설명할 수 있기에 사용하였습니다.
(예비교사 A와의 사후면담)
한편 예비과학교사의 정의적 발문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은 발문에 대한 인식에 따라 다른 양상을 보이기도 하였다. 즉 발문의 역할을 학생과의 상호작용 촉진으로 인식한 예비교사 C는 정의적 발문의 사용이 학생들의 과학에 대한 흥미나 인식 등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생각하여 정의적 발문을 사용할 때 학생의 과학에 대한 태도나 인식에 대해 고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연구자: 발문의 역할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예비교사 C: 상호작용이요. 교사와 학생이 정말 상호작용을 잘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발문을 통해 상호작용이 잘되어야 학생들도 수업에 참여하고 교사들도 이에 대해 긍정적인 피드백을 제공하고. 이러한 과정이 발문의 효과를 증대시킬 것 같아요.
연구자: 정의적 발문을 사용한다면 중요하게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예비교사 C: 예를 들어‘어렵지 않나요?’와 같은 발문이 정의적 발문이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런 발문을 사용할 때 주의해야 할 것 같아요. 그렇게 어렵지 않은 내용인데도 이런 발문을 사용하면 학생들이 과학은 어렵다고 인식하거나 이 내용은 어렵다고 인식할 수 있기 때문에요. 학생들이 과학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예비교사 C와의 사후면담)
반면 발문을 교사의 개념 전달 및 학생의 개념 이해 확인 수단으로 인식한 예비교사 B는 정의적 발문이 수업에서 꼭 필요한 발문이 아니라고 응답하였다. 즉 B는 수업 도입에서 스테이크를 굽는 영상과 함께 학생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발문들을 사용하였고, 이를 정의적 발문으로 분류하였다. 그러나 발문 반성 활동지에서는 이 발문들을 ‘평가 해당 사항 없는 발문’이라고 적었다. 그 이유에 대해 B는 이 발문들을 통해 학생의 흥미를 유발하였음을 인지하였지만, 수업에서 필요한 발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하였다.
연구자: 발문의 역할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예비교사 B: 학생의 이해 정도를 파악하는 것, 그리고 정확하게 개념을 전달하는 것이요. 그래서 교사가 정확하게 개념을 설명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요. 발문을 통해 교사가 설명한 개념이랑 학생들이 이 개념에 대해서 받아들인 결과가 일치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연구자: 활동지에 3가지 발문의 경우‘해당 사항 없음’이라고 표시를 해주셨는데 혹시 이건 어떤 의미일까요?
예비교사 B: 제가 생각하기엔 그렇게 중요한 발문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학생들이 좋아했지만 그냥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하려고 했던 것이기 때문에 굳이 필요한 발문은 아니었고 이렇게 많이 질문할 필요도 없을거라고 저는 개인적으로 생각했습니다.
(예비교사 B와의 사후면담)
정의적 발문은 학생의 개념 확인 뿐만 아니라 학생의 과학 수업에 대한 긍정적인 감정이나 주의 집중을 유발하거나 학생의 정의적 태도를 파악하기 위하여 사용될 수 있다.5 또한 학생의 정의적 측면은 수업의 효과를 결정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므로, 과학 수업에서 학생의 정의적 측면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34−36 그러나 예비 과학교사들이 자신의 발문 중 정의적 발문으로 분류한 발문은 적게 나타났으며 정의적 측면 고려의 중요성을 워크숍에서 명시적으로 안내했음에도 정의적 발문을 인지적 측면과 관련 지어 반성하고 활용하려는 모습을 보인 것은 아쉬운 결과이다 따라서 예비과학교사에게 과학 수업에서 학생의 인지적 측면뿐 아니라 정의적 측면의 중요성 및 정의적 발문의 효과성 등을 효과적으로 체감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교육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또한 예비과학교사의 발문에 대한 인식이 발문의 실행과 반성 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확인하였으므로, 예비과학교사가 발문에 대해 올바른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도 필요하다.
학생의 응답 여부를 중요한 반성 요소로 고려
예비과학교사들은 자신의 발문에 반성할 때 학생의 응답여부를 중요한 요소로 고려하였다(예비교사 A, B, C, D). 즉 예비과학교사들은 학생의 응답이 나오지 않은 발문의 경우 그 이유를 추론하여 학생이 응답할 수 있도록 발문의 종류나 표현을 수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예를 들어 학생에게 단서가 될 만한 발문을 단계적으로 제시하거나, 학생이 더 쉽게 답변할 수 있도록 발문을 명료화하거나, 현상 설명을 요구하는 발문을 학생의 다양한 생각을 묻는 발문으로 수정하였다. 다음 사례에서 예비교사 C는 확산개념을 설명하기 위해 ‘만약 아세톤을 교실 가운데에 두고 뚜껑을 열었더라도 아세톤 입자들이 퍼져서 온 교실에서 냄새를 맡을 수 있겠죠?’라는 발문을 사용하였는데, 어떤 학생도 대답하지 않았다. 이에 대한 발문 반성 과정에서 C는 이 발문을 내용 관련 발문 중 과학 지식에 대한 평가나 복습을 위한 발문으로 분류하였으며, 사후면담에서 학생이 이 발문에 답변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발문이 아쉽다고 평가하였다. 덧붙여 자신의 의도와는 달리 학생들이 이 발문을 수사적 발문으로 인식하였으며 대기시간이 짧아 대답할 필요가 없다고 느낀 것 같다고 말하였다. 그리고 자신의 발문을 학생이 현상에 관한 생각을 이야기하고 그 대답에 맞춰 추가 발문을 제공하거나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는 방향으로 수정하는 개선안을 제안하였다.
이 발문에서 학생들이 대답을 하지 않아서 아쉬움이 좀 남는 것 같습니다. 저는 학생들이 배웠던 내용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발문했는데, 학생들 입장에서는 대기시간도 짧고 그렇다 보니 교사가 대답하길 기대하지 않는 수사적 발문의 느낌을 받았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이 발문의 경우‘냄새를 맡을 수 있겠죠?’가 아니라‘아세톤 병을 교실 가운데 두고 선생님이 뚜껑을 열었어요. 그러면 어떻게 될까?’라고 학생의 생각을 들을 수 있는 발문으로 수정하고, 학생들이‘냄새가 나요’혹은‘확산해요’라고 대답을 하면 그에 맞춰서 또 다른 식으로 확산과 연결지어서 발문을 던지거나 피드백을 제공하는 것이 조금 더 적절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예비교사 C와의 사후면담)
예비교사 B는 발문을 개선할 때 발문의 종류나 표현을 수정하는 것이 아니라 발문을 하지 않고 개념을 설명하는 대안을 제시하기도 하였다. 즉 B는 질량보존법칙 수업에서 탄산수소나트륨과 식초의 반응을 뚜껑을 열고 진행했을 때와 뚜껑을 닫고 진행했을 때의 실험 영상을 학생들에게 보여주었다. 그리고 ‘입구의 개폐 여부가 질량의 변화에 영향을 주는 이유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제시하였으나, 학생은 이에 대해서 응답하지 않았다. B는 학생이 응답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해 이 질문이 추상적이고 학생이 이해하기 어려운 질문이었을 것이라 말하며 이를 교사 설명으로 바꾸겠다고 반성하였다.
연구자:‘입구를 열고 닫는 것이 질량 변화에 영향을 주는 이유가 무엇일까?’, 이 질문에 대해 개선이 필요한 발문이라고 체크해주셨어요. 혹시 어떤 이유에서 이렇게 체크해주셨을까요?
예비교사 B: 학생들이 이 발문에 대해 대답을 하지 않았어요. 제가 생각했을 때는 이렇게 물어본 게 너무 추상적이고 학생들 입장에서 어렵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차라리 학생들에게 질문을 던지는 대신 약간 결론을 내리는 식의 설명으로 바꿨을 것 같습니다. 너무 이 개념이 어려울 것 같아서요.
(예비교사 B와의 사후면담)
반면 학생의 응답이 있는 발문에 대해서는 거의 반성하지 않았다(예비교사 A, B, C, D). 예를 들어 예비교사 B는 기체를 포함한 화학반응에서의 질량보존법칙 수업을 진행한 후 마무리 단계에서 ‘화학 변화에서 질량이 줄었을 수도 늘었을 수도 있는데 질량을 같게 해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고 발문하였다. 이에 대해 학생이 ‘밀폐된 공간이어야 한다.’라고 응답하자 B는 정답이라고 하면서 이후 수업을 이어갔다. 기체가 포함된 화학반응의 경우 질량이 변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반응 후에도 질량은 보존되며, 밀폐된 공간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B의 발문에서 화학 변화 시 질량이 변할 수 있다고 한 것은 잘못된 표현이며, 이 발문은 ‘기체가 포함된 화학 반응에서 질량보존법칙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는 맥락으로 수정되어야 한다. 하지만 B는 해당 발문에 대해 화학 반응에서 반응 전 후 질량 고려와 관련한 내용을 전달하기에 적절했다고 평가하였다.
이 발문의 경우 화학 변화와 질량 보존 법칙에 대한 단원이잖아요. 그래서 화학 반응에서 반응 전 후 질량을 고려하는 것과 관련해서 다시 한번 짚어주고 중요하다는 것을 전달해주기에 괜찮은 발문이었던 것 같아요.
(예비교사 B와의 사후면담)
과학 수업에서 학생은 교사와의 담화를 통해 과학 개념을 발달시킨다.1 이러한 맥락에서 교사의 발문은 학생들에게 쉽게 이해되고 명확하게 전달되어야 하며,37 발문에 대한 학생의 응답 및 반응의 적절성은 학생이 발문을 잘 이해하였는지를 평가하는 주요 기준이 된다.5 이런 점에서 볼 때 예비과학교사들이 학생의 응답 여부를 발문 개선의 주요한 기준으로 고려하고 이를 토대로 학생이 응답할 수 있는 발문으로 자신의 발문을 개선하려고 했던 점은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발문에 대한 워크숍 없이 교육실습 수업을 반성한 예비과학교사들이 학생의 응답보다 자신의 발문 실행 방식에 집중하여 발문 개선을 시도했던 선행연구의 결과와 비교한다면 주목할 만한 결과이다.38,39 특히 응답이 없는 발문에도 주목하며 응답이 나오지 않은 이유를 발문 맥락과 연결 지어 생각하고 개선하려는 했던 점은 주목할 만 하다. 이는 워크숍에서 예비과학교사에게 발문 반성에 있어 학생의 응답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함을 명시적으로 안내했던 것의 효과로 보인다. 하지만 추상적이거나 학생들이 대답하기 어려울 것이라 예상되는 발문의 경우 교사의 발문을 교사의 설명으로 대체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였다. 이는 발문을 실행할 때 학생의 이해 수준이나 특성에 대한 고려가 부족했기 때문일 수 있으므로, 예비과학교사들이 학생의 발달 수준이나 특성에 맞는 발문을 계획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안내할 필요가 있다. 또한 예비과학교사들은 학생의 응답이 있는 발문의 경우에는 학생의 응답 수준과 방향을 토대로 자신의 발문의 적절성에 대해 고민하기보다는 단순히 학생의 응답이 있었기 때문에 적절하다고 판단하여 심도 있게 반성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였다. 이는 예비교사가 교실에서의 상호작용 중 표면적인 특성에만 초점을 기울여 수업을 반성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일 수 있으므로,40 예비 과학교사들에게 단순히 응답 여부를 넘어 발문과 응답의 내용에도 초점을 맞추어 반성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할 것이다.
발문 빈도를 바탕으로 한 발문 평가
예비과학교사들은 자신이 묶은 담화 전반에서 발문을 평가할 때 자신이 사용한 발문의 수를 바탕으로 발문을 평가하는 경향이 있었다(예비교사 A, B, C, D). 예를 들어 예비교사 B는 기체를 포함한 화학반응에서의 질량보존법칙을 설명하는 담화에서 ‘반응물에 기체가 포함되면 질량보존법칙에 어긋나는 것일까요?’라는 한 개의 발문만을 사용하였다. 그런데 해당 발문 전 B가 제시한 실험은 반응물에 기체가 포함되어있지 않은 실험이어서 해당 발문은 수업 맥락에 적절한 발문이 아니었다. 또한 학생들이 해당 발문에 응답하지 않아 학생들에게 발문 의도가 잘 전달되지 않았거나 학생 수준에 비해 높은 수준의 발문이었다. 그러나 발문 반성 과정에서 B는 이에 대한 고려 없이 이 단계에서 사용된 발문이 한 개밖에 없어 아쉬웠다며 발문의 수를 바탕으로 발문을 평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응물에 기체를 포함하는 반응에서의 질량보존법칙을 설명하는 담화에서 발문이 한 개밖에 없어서 아쉬워요. 좀 더 발문을 많이 했으면 좋았을 것 같네요. 학생들에게 질문을 여러 개 했으면 좋았을 텐데.
(예비교사 B와의 사후면담)
이와는 반대로 담화 맥락에 대한 고려 없이 발문의 수가 많아서 자신의 발문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경우도 있었다(예비교사 A). 예를 들어 예비교사 A는 연소 시 질량보존법칙이 성립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담화에서의 발문을 반성할 때 상당수의 발문에 학생의 응답이 없어서 개선이 필요하다고 표시하였다. 그러나 A는 학생의 응답이 없는 발문이 많았으므로 학생의 응답을 이끌어냈어야 한다는 등의 평가 대신 단순히 해당 담화에서 사용한 발문의 수가 많기 때문에 발문 활용이 긍정적이었다고 평가하였다.
발문을 분류하는 과정을 통해서 내가 이 담화에서 내가 발문을 많이 사용했구나, 적게 사용했구나, 이러한 측면에서 반성이 되었던 것 같아요. 특히 학생들이 질량보존법칙을 실험 관련 논의 단계에서 질문을 제가 많이 사용했는데 이점에서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예비교사 A와의 사후면담)
수업에서 사용된 교사의 발문의 빈도는 교사의 발문 습관이나 활용 방식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므로, 교사가 자신의 발문을 반성하고 평가할 때 유효한 기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같은 내용의 발문이더라도 발문자의 의도와 담화 맥락에 따라 발문의 효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발문이 사용된 담화 맥락에 대한 고려 없이 단순히 개별 발문의 빈도수를 바탕으로 수업이나 발문의 질이 평가되는 것은 발문의 의미나 역할을 제대로 고려하지 못한 평가라고 볼 수 있다.3,12,18 따라서 예비과학교사들이 자신의 발문을 반성할 때 발문의 사용 빈도뿐 아니라 발문이 이루어지는 맥락과 그 맥락에서의 발문의 역할, 학생 반응 등과 같은 다양한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반성하도록 교육할 필요가 있다.
단일한 발문에 초점을 둔 반성
예비과학교사들은 특정 발문을 사용하기 전과 후의 다양한 담화 맥락을 고려하지 않고 단일한 발문에만 초점을 두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다(예비교사 A, B, C, D). 예를들어 예비교사 D는 적용 단계에서 교과서 속에 제시된 향수가 퍼져가는 그림을 바탕으로 확산을 설명하기 위해 발문을 활용하였다. D는 향수 입자가 퍼져나가는 것이 확산임을 설명하기 위해 ‘입자가 퍼져나가는 것을 모형으로 나타냈죠?’라는 발문 뒤 ‘이걸 뭐라고 부른다고요?’라는 발문을 활용하였다. 하지만 학생은 교사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하고 ‘모형이요.’라며 교사의 의도에 적절하지 않은 응답을 하였다. D는 ‘이걸 뭐라고 부른다고요?’라는 하나의 발문에 대해 자신이 예상하지 못한 학생의 응답이 나왔음에 대해서만 반성할 뿐 이전 발문 상황에서 교사가 강조한 정보가 입자 모형이었기 때문에 학생들이 교사의 발문 의도를 파악하지 못했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지 못했다.
예비교사 D: 아까 입자 모형 기억하나요? 기억 나죠?
학생: 네
예비교사 D: 교과서에 있는 그림인데 향수죠? 어떻게 되어있어요?
학생: 향수 뚜껑이 열려있어요.
예비교사 D: 입자들이 퍼져나가는 걸 모형으로 나타냈죠?
학생: 네
예비교사 D: 이걸 뭐라고 부른다고요?
학생: 모형이요.
(예비교사 D의 수업 중)
저는 ‘이걸 뭐라고 부른다고요?’라는 질문이 어렵지 않을거라고 생각했고 당연히 ‘확산’이라고 이야기 할 거라고 생각했지 ‘모형’이라고 학생들이 대답할 것은 예상하질 못해서 조금 당황했어요.
(예비교사 D와의 사후면담)
예비교사 A는 질량보존법칙을 화학반응식으로 설명하기 위하여 메탄올의 화학반응식을 제시한 뒤 반응 전과 후 각 원자의 종류와 개수를 비교하는 발문을 활용하였다. 이때 A는 앞에서 사용한 반응 전과 후의 각 원자의 개수와 관련된 발문과 학생의 응답 등에 대한 고려 없이 ‘반응전과 후에 각 원자의 종류가 변했나요?’라는 한가지 발문에 대해서만 반성하였다. 또한 A는 해당 발문을 개선할 때에도 해당 발문 전에 나타난 담화에 대한 고려 없이 단일한 발문만을 보고 개선안을 제시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예비교사 A: 반응 후 산소 원자가 몇 개?
학생: 8개
예비교사 A: 내가 이걸 왜 물어봤을까?
학생: (대답 없음)
예비교사 A: 그러면 반응 전과 후에 각 원자의 종류가 변했나요?
학생: (대답 없음)
(예비교사 A의 수업 중)
연구자: 이 맥락에서 조금 아쉬웠다고 생각하는 발문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예비교사 A:‘반응 전과 후에 각 원자의 종류가 변했나요?’이 발문이 조금 아쉬운 것 같아요. 물어봤는데 학생들의 대답이 나오지 않아서요.
연구자: 어떻게 고쳐볼 수 있을까요?
예비교사 A: 음. 글쎄요. 잘 모르겠어요.
(예비교사 A와의 사후면담)
한편 예비교사 C는 개념을 설명하기 위해 단계적으로 발문을 사용한 담화를 반성할 때 이전에 사용한 발문과 학생의 응답 등을 고려하여 자신의 발문을 고려하기도 하였다. C는 손소독제를 바른 후 시간이 지나면 어떤 현상이 일어나는지 물어본 발문에 대해 반성하였는데, 이때 앞서 자신이 했던 발문과 이에 대한 학생들의 응답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자신의 발문이 효과적으로 활용되었다고 평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예비교사 C: 여기(저울 한 쪽)에는 손소독제가 묻어 있겠죠? 그러면 어때요?
학생: 다시 수평이 돼요.
예비교사 C: 소독제가 어떻게 되기 때문에?
학생: (응답 없음)
예비교사 C: 여러분들이 아까 교과서에 쓴 답 있었죠? 손소독제가?
학생: 증발해요.
(예비교사 C의 수업 중)
이 발문 전에 실험 결과를 예측하게 하는 발문을 했고 학생들이 응답을 잘했어요. 학생들이 이 현상을 자신이 배운 과학적 용어를 활용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손소독제가 어떻게 되기 때문에?’라는 발문을 사용했어요. 그런데 학생들이 대답을 하지 못하고 있길래 앞에 활동 때 교과서에 채웠던 것을 상기시켜주었고 이후 아이들이 대답을 잘해서 이 부분이 저는 효과적으로 발문이 활용되었다고 생각해요.
(예비교사 C와의 사후면담)
과학 수업 중 특정 상황에서 사용된 발문은 해당 발문이 이루어지기 전에 학습한 내용, 교사의 이전 발문과 이에대한 학생의 응답 및 이해 수준 등 다양한 담화 맥락과 연결되어 있다.5 따라서 특정 발문에 대해 반성할 때는 이전의 다양한 담화 맥락과 관련지어 종합적으로 반성하는 것이 효과적인 발문 반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워크숍에서 연구 참여자에게 담화 맥락 고려한 발문 반성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였지만, 여전히 예비과학교사들은 담화 맥락을 고려하여 발문을 반성하는 것에 어려움을 보였다. 이는 단순히 담화 맥락 고려한 발문 반성의 중요성을 안내하는 것만으로는 발문 개선에 한계가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예비과학교사들에게 발문이 이루어진 전과 후 담화를 연계하여 발문을 반성하는 경험을 제공하고 이를 위한 스캐폴딩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다양한 PCK 요소에 대한 종합적인 고려 부족
교사의 수업 전문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로 PCK(Pedagogical Content Knowledge)가 있다.41−43 PCK는 교과내용 지식과 교육학 지식이 결합된 지식 체계로 연구자마다 조금씩 다르게 정의하고 있지만, 주로 교수 신념, 교과내용 지식, 교육과정에 대한 지식, 교수전략에 대한 지식, 학습자에 대한 지식, 평가에 관한 지식 등의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PCK의 구성 요소는 서로 밀접하게 상호작용할 뿐만 아니라 교수-학습 상황과도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어 교사의 PCK는 수업 단원, 학생 특성, 수업 맥락 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교사의 발문 또한 교수전략에 대한 지식의 요소이므로,24,44 교사가 자신의 발문을 반성할 때 다양한 PCK 요소를 고려하는 것은 발문 상황과 관련된 다양한 맥락을 고려하는 방법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즉 교사가 자신의 발문을 효과적으로 반성하기 위해서는 해당 발문이 제시되기 전에 다루었던 학습 내용, 실험 등의 교수전략, 학생의 다양한 인지적 및 정의적 특성과 해당 발문에 대한 이해 수준, 교육과정 지식, 발문의 목적과 내용 등을 통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
그러나 예비과학교사들은 대부분 다양한 PCK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지 않은 채 단일한 요소만을 바탕으로 발문을 반성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예비교사 A, B, C, D). 예를 들면 예비교사 D는 수업 도입에서 사용했던 ‘입자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나요?’라는 발문을 평가할 때 자신의 수업 영상을 보고 발문 반성 활동지에 학생들이 애매하게 응답하였으며 발문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였다고 작성하였다. 그런데도 ‘수업의 중요 개념과 관련되어 좋은 발문이라고 생각한다.’며 교과 내용 측면만을 바탕으로 발문을 반성하였다. 하지만 D가 교과 내용 지식 뿐 아니라 교육과정에 대한 지식과 학생에 대한 지식 및 교수전략에 대한 지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면 좀 더 발전된 반성이 이루어졌을 것이다. 예를 들어 해당 단원이 입자 개념이 처음 제시되는 단원이고 학생들이 입자 개념 이해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퍼즐 소재가 비유 전략이었음을 인지했다면 효과적인 비유 사용 전략과 학생 수준을 고려한 발문을 활용하는 것이 필요함을 인지하고 개선할 수 있었을 것이다.
예비교사 D: 퍼즐처럼 그 조각들이 전체 부품을 이루는 것들을 본 적 있어요?
학생: 네
예비교사 D: 그런 것처럼 입자도 여기 알갱이들이 모여서 하나의 어떤 덩어리를 만들거든요. 입자는 어때요, 우리 눈에?
학생: 안 보여요.
예비교사 D: 자, 그런데 입자가 어떤 특징을 갖고 있나요?
학생: 안 보여요.
(예비교사 D의 수업 중)
‘입자가 어떤 특징을 갖고 있나요?’, 이번 수업에서 입자가 중요한 개념 중 하나인데 수업에 중요한 개념과 관련되어서 좋은 발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예비교사 D와의 사후면담)
한편 예비교사 C는 학생 지식과 응답, 교과 내용과 수업환경 상황을 함께 통합적으로 고려하여 발문을 반성하기도 하였다. 즉 C는 아세톤의 증발과 확산 실험에서 아세톤이 날아가 저울의 눈금이 점차 줄어들었다는 학생의 답변에 ‘그렇다면 아세톤이 날아갔다는 건 아세톤이 아예 사라져버린 건가요?’라고 연이어 발문하였다. 그리고 이 발문을 좋은 발문으로 평가하면서 그 이유를 학생의 오개념과 인지 발달 수준 등의 학생 특성, 실험에서 다루는 지식이나 실험과 이론의 연계 등의 교과 내용, 교사 설명 방법과 발문 등의 교수전략, 해당 단원의 목표 개념 등의 교육과정 등을 함께 고려하여 설명하였다.
아세톤의 증발과 확산 실험이 끝나고 결과에 대한 이유를 발표하는 과정이에요. 이 발문은 증발에 대해서 학생들이 가질 수 있는 오개념을 확인할 수 있는 발문이고 아세톤 입자가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구체적 조작기의 학생들에게 도전적인 질문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 이 도전적인 질문에 학생들이 논리적으로 방어할 수 있도록 증발이라는 과학적 용어와 개념을 가지고 설명을 하였고 이러한 과정에서 학생들이 증발에 대해서 좀 더 확실하게 개념을 이해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서 좋은 발문으로 평가했습니다.
(예비교사 C와의 사후면담)
이처럼 교사가 자신의 발문 반성에서 다양한 PCK 요소를 고려하는 것은 효과적인 발문 반성을 넘어 더 나은 발문 실행으로의 개선까지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예비과학교사들은 발문 반성을 할 때 다양한 PCK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지 못하는 경향성이 있다. 24 본 연구에서 예비과학교사들은 발문을 반성할 때 다양한 맥락을 고려하여 반성해야 한다는 것을 워크숍에서 안내 받았고 이는 다양한 PCK의 종합적 고려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었다. 그러나 예비과학교사들은 워크숍 후 발문 반성에서도 PCK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지 못한 채 대부분의 발문을 단일한 요소를 바탕으로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므로 추후 워크숍에서 발문 맥락을 고려하는 방안 중 하나로 PCK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명시적으로 안내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결론 및 제언
이 연구는 교사의 발문 전문성 향상을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한 기초 연구이다. 이를 위해 담화 맥락을 고려한 교사의 발문 향상 워크숍을 개발하였고 이를 예비과학교사 4명에게 적용하였다. 그리고 워크숍 과정 중에 예비과학교사가 교육실습 기간에 진행한 자신의 과학 수업중 발문에 대해 반성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특징을 분석하였다.
연구 결과, 예비과학교사는 워크숍에서 새롭게 알게 된 발문 유형에 대한 인식이 증가하였다. 특히 예비교사들은 폐쇄적 발문, 수사적 발문, 구조적 발문 유형의 특징을 고려하여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다. 내용 관련 측면 발문의 경우 다양한 유형을 인지하고 이를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반성하였으나 이를 적용하여 개선안을 제시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예비과학교사는 학생의 정의적 측면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였다. 즉 예비과학교사는 정의적 영역과 관련된 발문을 반성할 때 인지적 측면만을 주로 고려할 뿐 정의적 측면에 대해서는 거의 고려하지 않았다. 그리고 정의적 발문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은 예비교사가 가진 발문에 대한 인식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기도 하였다. 학생의 응답 여부는 예비과학교사가 자신의 발문을 반성할 때 중요하게 고려한 요소 중 하나였다. 예비과학교사는 학생 응답이 없는 발문에 대해서는 학생이 응답할 수 있는 발문으로 개선안을 제시하였지만, 학생의 응답이 있는 발문에 대해서는 학생의 응답 여부에만 관심을 둘 뿐 발문 속 과학 내용이나 표현의 적절성 등에 대한 반성은 거의 하지 않았다. 예비과학교사는 담화 전반에의 발문을 반성할 때 발문 빈도를 바탕으로 발문을 평가하는 경향이 있었으며, 발문 전후의 담화를 거의 고려하지 않고 단일한 발문에 초점을 맞추어 반성하는 경향이 있었다. 마지막으로 다양한 PCK 구성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지 못한 채 일부 구성 요소만을 바탕으로 발문을 반성하였다.
이상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예비과학교사의 발문 전문성 향상을 위한 방안을 제안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이 연구를 통해 담화 맥락을 고려한 발문 유형을 소개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과학 수업 중 발문에 대해 반성해 보는 활동만으로 폐쇄적 발문, 수사적 발문, 구조적 발문 유형에 대한 인식과 활용도가 높아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따라서 현재의 워크숍 방식을 교사의 발문 향상 프로그램에 반영한다면 폐쇄적 발문, 수사적 발문, 구조적 발문 유형에 대한 예비과학교사의 인식과 활용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예비과학교사가 다양한 유형의 내용 관련 발문을 적용하여 자신의 발문에 대한 개선안을 제시하는 데에는 여전히 어려움이 있었으므로, 내용 관련 발문의 활용을 촉진하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다양한 내용 관련 발문의 활용 사례를 제공하고 직접 실습해보는 것이 좋은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함께 예비과학교사가 학생의 정의적 측면을 더 적극적으로 고려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에서 예비교사들은 워크숍에서 정의적 발문에 대해 소개받았으나 발문 반성을 할 때 학생의 정의적 측면을 잘 고려하지 못하였다. 따라서 예비과학교사가 과학수업에서 학생의 정의적 측면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정의적 발문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명시적으로 지도할 필요가 있다. 예비과학교사에게 정의적 발문을 통해 과학 수업을 진행하는 사례를 제공하고, 정의적 발문을 직접 사용하고 개선해보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한 가지 방안이 될 수 있다.
한편 이 연구에서는 단순히 담화 맥락 고려한 발문 반성 과정을 안내하는 것만으로는 예비과학교사가 담화 맥락을 고려하여 발문을 반성하기에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예비과학교사에게 다양한 담화 맥락을 고려하여 자신의 발문에 대해 반성할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제공할 필요도 있다. 여러 관점을 가진 동료와 수업의 다양한 맥락을 고려할 수 있는 협력적 반성 활동 또한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45 이를 통해 발문의 빈도나 단일한 발문을 중점으로 반성하기보다는 발문 전후의 담화나 교사의 발문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PCK의 다양한 구성요소와 관련 지어 반성하도록 유도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더불어 이 연구에서는 예비과학교사의 발문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발문 반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침을 확인하였다. 따라서 예비과학교사가 발문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함양하도록 하는 것도 교사의 발문 전문성 향상을 위한 좋은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이 연구는 담화 맥락을 고려한 교사의 발문 향상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한 기초 연구로, 워크숍에 참여한 4명의 예비과학교사가 1개 차시 수업의 발문을 반성할 때 나타난 특징만을 귀납적으로 추출한 기초 연구이다. 따라서 이 연구의 결과를 토대로 워크숍을 수정 및 보완하여 적용하는 다양한 후속 연구들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이 연구에서 모색한 방안을 종합하여 담화 맥락을 고려한 교사의 발문 향상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그 효과성을 탐색하여 개선하는 연구가 필요하다. 또한 이 연구에서는 예비 과학교사 자신의 발문에 대한 개선안을 제시하는 것에 그쳤으므로, 그 개선안을 실제 수업에서 어떻게 활용하고 개선하는지를 심층적으로 조사할 필요도 있다. 또한 예비 과학교사의 개인 특성이나 과학 수업의 유형 등에 따라 예비과학교사가 자신의 발문을 반성할 때 나타나는 특징이 다를 수 있으므로, 이를 분석하는 후속 연구도 필요하다.
Acknowledgments
Publication cost of this paper was supported by the Korean Chemical Society.
References
- Mortimer, E.; Scott, P. Meaning Making in Secondary Science Classrooms; Open University Press: Maidenhead, UK, 2003.
- Blosser, P. E. How to Ask the Right Questions; NSTA Press: Arlington, VA, 2000.
- Chin, C. Journal of Research in Science Teaching 2007, 44, 815.
- Kawalkar, A.; Vijapurkar, J. International Journal of Science Education 2013, 35, 2004. https://doi.org/10.1080/09500693.2011.604684
- Kayima, F.; Jakobsen, A. Research in Science Education 2020, 50, 437.
- Back, S. Y.; Kim, D. H.; Lee, K. E. Teacher Education Research 2014, 53, 400.
- Cho, M.; Jang, J.; Yoo, J.; Kim, S.; Lee, H. Journal of Learner-Centered Curriculum and Instruction 2010, 10, 407.
- Choi, K.; Park, J.-Y.; Choi, B.-S.; Nam, J.; Choi, K.-S.; Lee, K.-S. Journal of the Korean Association for Science Education 2004, 24, 1039.
- Choi, C. I.; Cho, M.-J.; Yeo, S.-I. Journal of Korean Elementary Science Education 2012, 31, 57.
- Kang, K.-H. New Physics: Sae Mulli 2014, 64, 1172.
- Kang, K.-H. Biology Education 2019, 47, 107.
- Kim, S.; Kim, J.; Noh, T.; Kim, M. Journal of the Korean Association for Science Education 2022, 42, in press.
- Cho, M.; Paik, S.-H. Journal of the Korean Association for Science Education 2020, 40, 177.
- Kang, K.-H. New Physics: Sae Mulli 2017, 67, 56.
- Shin, A.-K. Journal of Korean Elementary Science Education 2007, 26, 428.
- Bloom, B. S.; Engelhart, M. D.; Furst, E. J.; Hill, W. H.; Krathwohl, D. R. Taxonomy of Educational Objectives: The Classification of Education Goals: Handbook 1: Cognitive Domain (Vol. 1); David McKay: New York, NY, 1956.
- Gallagher, J. J.; Aschner, M. J. Merrill-Palmer Quarterly of Behavior and Development 1963, 9, 183.
- Chung, H.; Shin, D. Journal of the Korean Earth Science Society 2021, 42, 221.
- Ho, D. G. E. Regional Language Centre Journal 2005, 36, 297.
- Turner, J. C.; Meyer, D. K. Educational Psychologist 2000, 35, 69.
- Kayima, F.; Mkimbili, S. T. Research in Science Education 2021, 51, 647.
- An, J.; Kim, H.-B. Journal of the Korean Association for Science Education 2021, 41, 519.
- Yoon, H.-G.; Song, Y. Journal of the Korean Association for Science Education 2017, 37, 553.
- Kim, S.; Jeon, Y.; Kang, H.; Noh, T. Journal of the Korean Association for Science Education 2022, 42, 97.
- Borko, H.; Jacobs, J.; Eiteljorg, E.; Pittman, M. E. Teaching and Teacher Education 2008, 24, 417.
- Sneoyink, R. Journal of Digital Learning in Teacher Education 2010, 26, 101.
- Wang, J.; Hartley, K. Journal of Technology and Teacher Education 2003, 11, 105.
- Southerland, S. In Teaching Science to Every Child: Using Culture as a Starting Point; Settlage, J., Southerland, S. A., Smetana, L. K., Lottery-Perdue, P. S., Eds.; Routledge: New York, NY, 2018; p 263.
- Strauss, A.; Corbin, J. In Basics of Qualitative Research: Grounded Theory Procedures and Techniques; Strauss, A., Corbin, J., Eds.; Sage Publications: Thousand Oaks, CA, 1990; p 101.
- Kim, O.-B.; An, U.-H.; Kim, E.-A.; Ko, M.-S.; Yang, I. Journal of the Korean Association for Science Education 2013, 33, 1354.
- Jhun, Y. The Journal of Korea Elementary Education 2021, 32, 223.
- Chung, J.; Kim, M.; Kang, J. Journal of the Society for the International Gifted in Science 2009, 3, 125.
- Gayle, B. M.; Preiss, R. W.; Allen, M. In Classroom Communication and Instructional Processes: Advances Through meta-analysis; Gayle, B. M., Preiss, R. W., Allen, M., Eds.; Lawrence Erlbaum Associates: Mahwah, NJ, 2006; p 279.
- Kwak, Y.; Journal of the Korean Association for Science Education 2017, 37, 135.
- Shin, Y.; Kwak, Y.; Kim, H.; Lee, S.-Y.; Lee, S.; Kang, H. Journal of the Korean Association for Science Education 2017, 37, 335.
- Jeong, E.; Park, J.; Lee, S.; Yoon, H.-K.; Kim, H.; Kang, H.; Lee, J.; Kim, Y.; Jeon, J. Journal of the Korean Association for Science Education 2022, 42, 325.
- Sanders, R. E. ISA Transactions 1993, 32, 19.
- Kim, S. Y. Biology Education 2018, 46, 165.
- Kang, H.; Kim, Y.-S. Biology Education 2003, 31, 72.
- Barnhart, T.; van Es, E. Teaching and Teacher Education 2015, 45, 83. https://doi.org/10.1016/j.tate.2014.09.005
- Hume, A.; Cooper, R.; Borowski, A. Repositioning Pedagogical Content Knowledge in Teachers' Knowledge for Teaching Science; Springer: Singapore, 2019.
- Park, S.; Chen, Y. C. Journal of Research in Science Teaching 2012, 49, 922.
- Park, S.; Oliver, J. S. Research in Science Education 2008, 38, 261.
- Yoon, H.-G. Journal of the Korean Association for Science Education 2012, 32, 703.
- Zhang, M., Lundeberg, M., Koehler, M. J., Eberhardt, J. Teaching and Teacher Education 2011, 27, 4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