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론
기후변화 영향과 취약성의 평가는 국가기후변화적응대책과 지자체 단위 시행계획을 비롯하여 다양한 사회부문의 기후변화 적응정책 수립을 위한 주요 기초자료로 활용되므로 실효적 정책 수립을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선행되어야 할 과제이다. 부문별로 어떠한 형태의 영향과 취약성을 가지는지 그 내용과 정도에 대한 분석기술이 개발되고 미래 변화에 대한 합리적인 예측결과가 제공될 때 비로소 실효성 있는 기후변화 대응정책을 수립하고 적극적인 투자를 이끌 수 있다(NIER, 2011). 국내에서는 ‘저탄소녹색성장기본법 (이하 녹색성장법)’ 시행에 따라 법정계획으로서 국가 및 지자체 단위 기후변화 적응대책 수립⋅시행이 의무화되었고, 녹색성장법 제48조에 정부가 각 부문의 기후변화 영향 및 취약성 조사⋅평가하고 이를 공표하고, 기후변화 영향의 완화, 자연재해 대응을 위한 적응대책을 수립⋅시행하도록 하고 있다 (Jang et al., 2019; Kim et al., 2016; Lee, 2011; Myeong et al., 2010; Yoo and Kim, 2008).
기후의존적 산업인 농업에서 기후변화는 작물 생산성 저하와 가뭄과, 홍수, 폭설과 같은 기상이변으로 수확량 감소와 농지침수 등 막대한 손실과 농산물 수급 불안정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대응이 필요하다 (RDA, 2012). ‘농업⋅농촌 및 식품산업 기본법 (이하 농업식품기본법)’은 제47조에 농림축산식품부장관이 기후변화에 따른 농업⋅농촌 영향 및 취약성 평가를 5년마다 조사⋅평가하여 그 결과를 공표하고 이를 정책 수립의 기초자료로 활용하도록 하였다. 국가물관리기본계획과 유역물관리종합계획에서도 이상기상, 기후변화에 의한 농업부문에서의 취약성 평가와 적응방안이 중요한 과제로 고려되고 있다.
농업⋅농촌 분야의 취약성 평가는 농촌진흥청, 산림청, 그리고 한국농어촌공사가 각각의 실태조사 계획을 수립하여 분야별 취약성 평가방법론을 정립하고 있으며, 농어촌용수 및 농업생산기반시설에 대해서는 한국농어촌공사가 취약성 평가의 개념과 방법론을 마련해가고 있다. 최종적으로 농업, 농촌, 산림 등 관련 분야의 통합적인 기후변화 취약성의 평가와 중앙부처의 정책 수립에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모색되고 있다. 농촌진흥청 (RDA, 2012)는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라 농업생물군집의 영향 분석 및 예측을 위한 기후변화 취약성 평가를 수행하였고, 국립환경과학원 (NIER, 2012)은 생태계와 농업부문에 대한 토양침식, 사육시설 붕괴, 작물가축 생산성 등을 취약성 평가 세부항목을 도출하고 기후노출, 민감도, 적응능력을 대용변수로 취약성 지도를 제작한 바 있다. Jang(2006)은 농업가뭄에 영향을 미치는 인자들에 대한 주성분분석 (Principal Component Analysis, PCA)으로 시군단위의 농업가뭄 취약성 평가를 수행한 바 있다. 또 Kim et al. (2018)의 경우는 미래 RCP 8.5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른 미래 농업가뭄 취약성을 분석하였고, Kim et al. (2016)은 기후변화에 대한 논농사의 민감도 변화를 논물수지 분석으로 제시하기도 하였다. Shin et al. (2019)은 밭작물에 용수원인 관정에 취약성 평가를 위해 강수량, 지하수위, 관정 양수량 등 3개의 긍정적 요인과 연속무강우일수, 민간관정비율, 경지면적 등 3개의 부정적 요인을 사용하고 경북 영동과 문경, 전북 무주군을 가장 취약한 것으로 분석하였다. 그리고 Moon et al. (2020)은 시군별 농업용수의 가뭄 취약성 평가를 위해 14개 대리변수에 대한 가중치를 AHP (Analytic Hierarchy Process)법으로 선정하고 호남과 영남 지역이 취약하다고 발표하였다. 이처럼 행정 단위의 취합된 자료를 바탕으로 취약성을 평가하고 정책자료를 생성하는 목적에서 수행된 연구가 대부분이었다. 기후변화 영향을 직접적으로 경감하는 개별 단위에서의 취약성 연구가 부족하기 때문에 현장에서 마련할 수 있는 대안 계획은 물론 실태조차 파악이 되지 않고 있다.
농업용 저수지는 농업용수 공급의 주수원으로서 기후변화로 나타날 수 있는 극심한 가뭄과 홍수 같은 기상재해에 직접적으로 영향 받고 그 피해를 경감할 수 있는 시설물이다. 농업가뭄의 경우 저수지의 용수공급 실태와 기후변화 영향에 대한 검토는 장래 발생할 줄 모르는 물부족에 대비한 구체적인 적응능력 개선을 추진할 수 있다는 면에서 필수적이다. 그러나 취수량 및 공급량 등 기본적인 물수지를 포함한 개별 저수지의 자료와 이력이 체계적으로 관리되어 오지 않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기후변화 취약성 평가를 시도하기 어려웠다. 이에 한국농어촌공사는 「농어촌용수 기후변화 취약성 평가를 위한 실태조사」를 통해서 농어촌용수구역 단위와 저수지, 양수장, 배수장 등 개별 시설에 대한 기후변화 취약성 평가를 위한 기준 마련과 관련 연구를 시작하였다 (KRCC, 2017). 본 연구는 한국농어촌공사가 총저수량 10만톤 이상의 전국 1,651개 농업용 저수지에 대하여 2011년부터 2020년까지 실태조사한 결과를 사용하여 농업가뭄에 대한 기후변화의 잠재적 영향을 분석하였다. 이를 통해서 미래 기후변화의 영향에 대응하고 취약성 평가에 반영할 수 있는 적응능력 평가 대리변수 발굴을 위한 사전지식을 제공하고자 하였다.
Ⅱ. 재료 및 방법
1. 기후변화 잠재영향
IPCC (2007)는 기후변화에 대한 취약성을 기후노출(exposure), 민감도 (sensitivity), 그리고 적응능력 (adaptive capacity)으로 평가하고, 기후노출과 민감도를 잠재영향(potential impact) 지표로 정의하였다 (Fig. 1). 기후변화 재해의 영향을 나타내는 기후노출과 영향을 받는 물리, 환경, 사회, 경제적 시스템의 예상 반응 정도를 나타내는 민감도는 기후변화에 의한 영향을 설명하는 잠재적 취약성 (potential vulnerability)으로 정의되기도 한다 (Choi, 2014; Moss et al., 2001). 적응능력은 외부 영향에 대한 적응, 완화, 그리고 대처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로서 기후변화 피해를 경감할 수 있는 정립된 소프트웨어 (대피방법, 교육의 정도 등)와 하드웨어(수리, 수문학적 능력 등), 재정상태 (GDP, 재정자립도, 경제수준 등) 등을 아우르는 개념이다. 실측할 수 있는 물리값이라기 보다는 정량화가 어렵고 불확실성이 큰 변수들을 사용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대리변수의 선정과 가중치 결정에 주의가 필요하다 (Lee & Choi, 2018). 기후노출과 민감도가 높으면 일반적으로 취약성도 높게 평가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적응능력을 반영하지 않고 잠재영향을 취약성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Yoon et al., 2013).
Fig. 1 IPCC framework for assessing vulnerability to climate change (Johnson and Welch, 2010; Kim et al., 2020)
2. 대리변수 선정과 가중치
농업용 저수지에 대한 잠재영향 평가를 위해 Choi et al.(2019)이 농업용수 관리에 종사하고 있는 현장과 학계의 전문가 271명을 대상으로 광범위한 설문과 AHP법으로 처리하여 작성한 기준을 적용하였다. 연평균기온, 관개기간 평균기온, 연평균강수량, 연평균유효강수일수, 최대연속무강우일수, 관개기간 연평균강수량, 연평균기준증발산량 등 7개의 기후노출 변수와 연평균유효우량, 논 순용수량, 밭 순용수량, 관개면적, 위험저수율 (60% 이하) 발생일수, 그리고 관개일수 등 6개의 민감도 대리변수를 사용하였다 (Table 1).
Table 1 List of proxy variables and weighting for assessing the potential impact on an irrigation reservoir (Choi et al., 2019)
3. 잠재영향 평가와 분류
본 연구에서 기후노출 (EI: Exposure Index)와 민감도 (SI: Sensitivity Index)는 각 대리변수의 표준화 점수와 해당 대리변수의 가중치의 곱의 산술합으로 계산하였고, 기후변화에 의한 잠재영향 지수 (PI: Potential Impact Index)는 Eq. (1)과 같이 기후노출에 0.552, 민감도에 0.448 가중치를 반영한 합으로 도출하였다. 대리변수의 값은 다른 차원 (dimension)과 범위 (range)에 따른 영향을 제거하기 위해 0과 1 사이의 표준정규누적분포확률 (standard normal cumulative probability)로 변환하였다 (Jang et al., 2019). Z-score법, 스케일재조정(rescaling), 기준선과의 차이 (distance to reference country), 범주스케일 (categorical scale) 등 다양한 표준화 방법이 있지만 대리변수와 지표, 잠재영향 모두를 0과 1 사이에 일관되게 분포시키기 위해 표준정규누적분포확률을 사용하였다. 기후변화에 대한 민감도가 클수록, 기후변화에 대한 기후노출이 클수록, 그리고 기후변화의 잠재영향이 높을수록 1에 가깝고 기후변화 영향에 취약한 것으로 해석하였다. 또한, 잠재영향 지수를 4단계로 나눠, 0.0∼0.4 미만은 ‘낮음 (low)’, 0.4∼0.6 미만은 ‘보통 (medium)’, 0.6∼0.8 미만 ‘높음 (high)’, 그리고 0.8 이상을 ‘심각 (critical)’으로 분류하였다.
\(\begin{aligned}\begin{array}{l}E I_{j}=\sum_{i=1}^{7}\left(Z_{j, i} \times W_{i}\right) \\ S I_{j}=\sum_{i=1}^{6}\left(Z_{j, i} \times W_{i}\right) \\ P I_{j}=0.552 \times E I_{j}+0.448 \times S I_{j}\end{array}\end{aligned}\) (1)
여기서, EIj: j번째 대상 (저수지)의 기후변화 기후노출 지수, SIj: j번째 대상의 기후변화 민감도 지수, PIj: j번째 대상의 기후변화 잠재영향 지수로 이론상 최대 1.0 (가장 취약)이고 최소는 0.0 (가장 양호). Zj,i: 대리변수 i에 대한 대상 j의 표준정규누적함수 값, Wi: 대리변수 i의 가중치로 민감도와 기후노출 각각의 모든 대리변수의 가중치 합은 1.0이다.
Ⅲ. 결과
1. 대상 저수지
제주도를 제외하고 한국농어촌공사 관할의 총저수량 10만톤 이상인 1,651개 농업용 저수지를 대상으로 가뭄에 대한 기후노출 7개 항목과 민감도 6개 항목에 대하여 2011년부터 2020년까지의 10년 자료를 수집하였다. 시도별로는 전남이 417개로 가장 많고 경북과 경남이 각각 279개소, 254개소, 전북 199개소, 충남과 충북이 각각 172, 121개소, 경기 75개소, 강원 70개소, 기타 광역시에서 64개소가 선정되었다. 대상 저수지 전체의 평균 수혜면적은 215 ha이고, 평균 유역면적은 834.1 ha, 평균 총저수량은 1,730천톤, 평균 경과년수가 50년으로 대부분 노후화 시설로 조사되었다 (Table 2).
Table 2 Basic statistics of the collected data by proxy variable
2. 기후노출 분석
가뭄에 대한 기후노출의 대리변수 중 연평균기온 (E1), 관개기간 평균기온 (E2), 최대연속무강우일수 (E5), 그리고 연평균기준증발산량 (E7)는 값이 클수록 가뭄에 대한 기후노출이 높은 것으로 처리하였다. 반대로 연평균강수량 (E3), 연평균 유효강우일수 (E4), 관개기간 연평균강수량 (E6) 등 3개 대리변수는 값이 낮을수록 표준정규누적분포확률을 1에 가깝게 변환하고 가뭄에 대한 기후노출이 큰 것으로 해석하였다. 대상 1,651개 저수지들에 대하여 각 대리변수별 가중치를 고려한 기후노출 평가 결과를 시도로 구분지어 도시하면 Fig. 2와 같다. 기후노출 지수가 0.8 이상인 저수지가 36개소 도출되었고, 전반적으로 대구와 경북지역의 저수지들에서 기후노출 지수가 최고값 0.855에 이를 정도로 가뭄에 대한 기후노출이 큰 것으로 분석되었다. 전남과 경남, 충북에서도 각각 132개, 58개, 70개 저수지가 기후노출 지수가 0.5 이상 높게 나타났다. 시도별로 보면, 강원도 원주시 운남, 정산, 손곡 저수지(EI=0.621), 경기도 시흥시 매화, 소래 저수지 (EI=0.757), 경남 합천군 율원, 창녕군 월곡 저수지 (EI=0.855), 경북 경산시 외촌, 송림 저수지 (EI=0.855), 대구 12개 저수지 (EI=0.855), 전남 영암군 성양, 무안군 이동과 일로2 저수지 (EI=0.662), 전북 익산시 도순, 완주시 어두 저수지 (EI=0.571), 충남 홍성군 벽정, 보령시 청천 저수지 (EI=0.591), 그리고 충북 증평군 영수, 삼기 저수지 (EI=0.662) 등이 가장 취약한 것으로 도출되었다(Fig. 3). 기후노출 대리변수가 강우량, 기온 등 저수지 위치의 지리기후적 특성을 따르기 때문에 저수지별 편차보다는 권역별 편차가 뚜렷하게 구분되는 양상을 보였고 우리나라의 일반적 기후 상식과 일치하는 결과를 나타냈다.
Fig. 2 Exposure to agricultural drought by an irrigation reservoir (the higher EI, the more vulnerable to climate change impact)
Fig. 3 Exposure of an irrigation reservoir to agricultural drought
3. 민감도 분석
가뭄에 대한 민감도 평가의 대리변수 중 논과 밭의 필요수량 (S2), 관개면적 (S4), 위험저수율 (60% 이하) 발생일수 (S5)는 값이 클수록 가뭄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 것으로 처리하였다. 연평균유효우량 (S1)은 강우의 크기와 분포가 양호할 경우에 커지는 항목으로서 가뭄에 대한 민감도를 낮추는 인자로 해석하였고, 관개일수 (S6)도 수원공 가용수량이 충분할 때 커지는 변수로서 관개일수가 적을수록 민감도는 커지는 것으로 분석하였다. Fig. 4에서 보듯이 경북지역과 전남지역의 일부 저수지에서 가장 높은 민감도를 나타냈다. 대상 저수지 중 민감도가 0.6 이상인 저수지가 312개로 전체의 약 18.9%였고, 이 중 227개가 경북과 전남 소재 저수지로 72%를 넘었다. 기후노출 지수가 높은 경북지역은 관개면적을 제외한 모든 대리변수에서 가뭄에 취약하여 민감도 지수도 높게 산정되었다. 경북 하곡저수지가 SI가 0.862로 가장 가뭄에 민감한 시설로 도출되었고, 전북 부안군 사산 저수지 (SI=0.842), 전남 무안군 일로2 저수지 (SI=0.836), 경북 경주시 하곡 저수지 (SI=0.862) 등이 0.8를 넘는 민감도를 보였다 (Fig. 5). 다른 시도에서는 강원도 강릉시 신왕저수지 (SI=0.611), 경기도 용인시 이동 저수지 (SI=0.694), 경남 거창군 가북 저수지(SI=0.679), 충남 홍성군 홍양과 풍전 저수지 (SI=0.681) 등이 민감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Fig. 4 Sensitivity to agricultural drought by an irrigation reservoir (the higher SI, the more vulnerable to climate change impact)
Fig. 5 Sensitivity of an irrigation reservoir to agricultural drought
4. 잠재영향 분석
농업가뭄에 대한 저수지의 기후변화 잠재영향 지수 (PI)를 Eq. (1)과 같이 기후노출과 민감도 결과로부터 0과 1 사이로 계산하였다. Fig. 6은 각 저수지의 가중치를 적용한 기후노출과 민감도를 나타낸 것으로 잠재영향 지수는 최대 0.816, 최소 0.143의 범위를 보였다. 기후변화에 의한 잠재영향이 가장 큰 저수지는 경북 경주의 하곡 (PI=0.816)과 보문 (PI=0.797) 저수지로 나타났다. 대상 1,651개 농업용 저수지 중 잠재영향이 ‘심각’ 단계로 분류된 저수지는 하곡이 유일하였다.
Fig. 6 PI of climate change on an irrigation reservoir (the higher PI, the more vulnerable to climate change impact)
시도별로 보면, 경기는 흥부 저수지 (PI=0.689), 경남은 창녕군 월곡 (PI=0.715), 합천군 율원 (PI=0.701) 저수지, 전남에선 무안군 일로2 (PI=0.740), 이동 (PI=0.728) 저수지, 전북은 부안군 사산 (PI=0.675), 고마 (PI=0.655) 저수지, 충남은 홍성군 홍양과 풍전 저수지, 그리고 예산군 예당저수지가 모두 PI=0.617로 가장 큰 값을 보였다 (Fig. 7). 충북은 증평군 삼기저수지가 PI=0.623을 보였고, 강원도에선 삼척군 미로 저수지와 홍천군 개운 저수지가 각각 0.569, 0.567로 가장 큰 잠재영향 지수를 보였다. 본 연구의 대상이 농업용 저수지 전체가 아니지만, 전북, 강원, 경남지역의 농업용 저수지들은 기후변화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Fig. 7 Potential impact on an irrigation reservoir to agricultural drought
0.6 이상의 PI가 계산된 저수지는 1,651개 대상 저수지의 약 23.1%인 381개소였고, 경북지역에 216개소가 분포하였다. Table 3에서 보듯이 대구, 울산과 함께 경북의 평균 PI가 가장 높았고 최대 PI가 경북 소재 저수지에서 나타났다. 대상 저수지의 개소수가 지역별로 다르지만, 경북은 대상 279개 중 77.4%가 PI가 0.6 이상이었고, 지리적으로 가까운 대구와 울산에서도 대상 저수지 33개 모두가 잠재영향 단계가 ‘높음’으로 평가되었다. 반면, 전북과 충북은 대상 320개 중 5% 미만만 0.6 이상, ‘높음’ 단계 이상의 잠재영향을 보였고, 강원도는 대상 저수지 70개 모두 잠재영향 지수가 0.6 미만으로 ‘낮음’이나 ‘보통’ 수준이었다. 본 연구 대상 중 가장 많은 농업용 저수지를 갖는 전남은 417개 중 약 18%만이 잠재영향이 ‘높음’ 단계 이상이었고, 254개의 경남도 약 10%만이 PI가 0.6 이상을 보였다 (Fig. 8). PI가 0.4 미만으로 잠재영향이 ‘낮음’ 등급인 저수지는 경남에서 137개 (53.9%)로 다른 지역보다 기후변화 영향에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Table 3 Results of EI, SI, and PI by province
※ bold font: the highest value
Fig. 8 Number of reservoirs by province and potential impact class
‘높음’ 단계 이상의 잠재영향을 갖는 저수지들의 기후노출과 민감도 분포를 분석한 결과, 기후노출 지수는 0.525에서 0.855 사이에 분포하였고 민감도 지수는 최저 0.447에서 최고 0.862 사이로 나타났다. 기후노출이 0.4∼0.6 범위에 들어간 저수지 중에서 잠재영향이 ‘높음’ 이상 나온 저수지는 24개로 주로 전북과 충남에 위치하였고 민감도가 평균 0.702로 높았다. 기후노출이 0.6 이상일 경우엔 민감도가 0.4∼0.6 구간에 131개소, 0.6∼0.8 구간에 178개소, 그리고 0.8 이상이 12개소로 나타났다. 전남은 기후노출과 민감도 모두 높은 저수지들이 주로 분포하였지만, 경북은 기후노출이 0.6 이상으로 높으면서 민감도는 0.4 이상이거나 0.6 이상인 경우가 각각 91개, 93개로 비슷하게 나타나 민감도보다는 기후노출의 영향이 주효했던 것으로 판단되었다 (Fig. 8 & 9). Fig. 9에서 보듯이 경남, 경북, 그리고 전남에서 PI가 0.6 이상인 저수지들은 기후노출이 잠재영향에 미치는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Fig. 9 Number of reservoirs with EI, SI, or PI more than 0.6 by province
Ⅳ. 요약 및 결론
기후변화 대응의 최전선에 있는 현장 물관리에 있어서 가장 핵심적인 농업용 저수지의 기후변화 영향을 살펴보기 위해 전국 1,651개 저수지를 대상으로 기후노출과 민감도, 잠재 영향을 각각 평가하였다. Choi et al. (2019)이 농업용수 관리 현장 전문가와 연구자들에 대한 광범위한 설문을 통해 선정한 기후노출과 민감도 대리변수와 가중치를 적용하였다. 기후노출은 관개기간 강우량 등 7개 대리변수를, 민감도는 연평균유효우량 등 6개 대리변수를 사용하였고, 저수지별 대리변수는 2011년부터 2020년까지 10년간의 자료를 수집하여 평균값을 분석하였다.
평균기온이 높고 강우량이 적은 대구, 경북지역의 저수지들에서 기후노출 지수가 높았고, 전북지역 대상 저수지들의 기후노출 지수는 평균이 가장 낮았다. 기후노출 대리변수 중 가중치가 가장 큰 관개기간 강우량, 즉 여름철 강수량이 적은 경북지역에 있는 저수지들에서 기후노출이 높았고, 강우량이 많은 경남과 전남 남부 일대의 저수지들은 낮은 기후노출 지수를 보였다. 민감도가 높은 저수지들도 울산, 경북 등에 많이 분포하였고, 대전, 충북 등 내륙에 소재한 대상 저수지들은 전반적으로 낮은 민감도를 보였다. 높은 평균기온으로 인한 높은 증발산량으로 필요수량이 크지만 적은 강수량으로 인해 낮은 저수율 일수가 많은 경북지역에서 농업용 저수지의 민감도 지수가 높게 산정되었다. 반면에 충북과 강원 등의 대상 저수지들은 민감도 대리변수 모두에서 다른 시도보다 낮은값을 보였다. 결과적으로, 기후변화의 잠재영향은 기후노출과 민감도에서 모두 취약한 경향을 보인 대구, 경북, 울산 등 저수지에서 높게 나타났고, 전북, 경남, 강원 지역의 농업용 저수지들은 기후변화의 잠재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기후변화 잠재영향이 큰 저수지는 적응능력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기후변화에 매우 취약하게 되므로 저수지의 기후변화 취약성을 높일 수 있는 적응능력 개선 사업이 우선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농업용 저수지에 대한 적응능력의 진단과 취약성 평가가 선행되어야 한다.
본 연구에서 농업용 저수지의 가뭄에 대한 기후변화 잠재영향 평가에 사용한 대리변수는 농업용 저수지의 물부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양한 요인들 중에서 자료의 취득이 가능한 항목만 선정되었다. 중요성이 인정됐음에도 현실적으로 조사가 어려운 부분은 반영되지 못하였고 여건 변화에 따라 새로운 요인들이 발굴되고 가중치가 바뀔 수 있으므로 지속적인 보완이 요구된다. 따라서 ‘농업⋅농촌 및 식품산업 기본법’에 따라 5년마다 수행되는 기후변화에 따른 농업⋅농촌 영향 및 취약성 평가 과정에서 대리변수와 가중치 등 기준의 재검토와 개선도 반드시 수반될 필요가 있다. 또한, 대리변수 중 필요수량과 유효우량, 위험저수율 일수 등은 물관리를 비롯한 영농관리에 따라 개선될 수 있는 부분으로서 향후 적응능력의 대리변수 선정에서도 이를 적극적으로 고려하여야만 한다. 적응능력 향상에 따라 민감도 등 기후변화 영향도 개선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통해 보다 현실적인 기후변화 취약성 평가와 더불어 농업용 저수지의 물관리 현장에서 취약성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이행계획 수립과 추진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감사의 글
본 연구는 한국농어촌공사 (연구과제명: 농어촌용수 및 농업생산기반시설 기후변화 영향⋅취약성 평가 보완 및 2주기 실태조사 방법론 고도화)의 지원에 의해 이루어졌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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