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론
우리나라 학생의 취학률은 OECD국가에서 가장 높은 수치1를 보이고 있고, 일과 중 대부분을 학교에서 보내고 있는 학교환경은 아동·청소년에게 가장 중요한 사회환경 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다[1]. 청소년기 삶에 중요한 시공간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는 학교가 지식의 전달과 함께 사회적 관계들이 잘 형성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면 더 밝은 미래와 성공, 더 나은 물리적, 정신적 건강으로 연결될 수 있을 것이다[2].
그러나 여러 가지 이유로 학교를 이탈하는 무단결석은 교육의 실패와 학교중도탈락, 비행활동과 성인기의 범죄와 같은 부정적 결과의 주요한 요인으로 밝혀지고 있다[3][4]. 국내의 연구와 보고에 의하면, 무단결석을 하는 학생 청소년의 경우 하지 않는 청소년보다 2배의 중도탈락률을 보였고[5], 실제 수원지법에서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살인, 강도, 성범죄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강력범죄자 159명의 양형조사보고서를 바탕으로 학창 시절을 분석한 결과, 7일 이상의 무단결석 경험 (46.2%)2이 가장 높은 비율로 나타났다[6].
외국의 경우 무단결석이 학교적응의 중요한 요인이라고 생각하여, 무단결석과 청소년 비행 및 학교 부적응과 관련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무단결석 예방 및 개입과 관련된 연구들이 다양하게 이루어졌다[7]. 학교 부적응 학생을 돕기 위해 학교사회복지를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시행한 영국의 경우 학교사회복지사(school social worker)라는 명칭이 아니라 출석담당관 (attendance counsellor, truancy officer)이라는 용어를 사용할 정도로 학생의 학교출석이 학교적응에 매우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다[8].
이에 반하여 국내에서는 무단결석을 주요 변수로 두고 진행한 연구보다는 학교 중도탈락과 학교부적응 주제에 초점을 둔 연구가 거의 대부분이다[9-12]. 그러나 최근 무단결석을 주요 주제로 다양한 연구들[7][13-17] 이 우리나라에서도 다루어지고 있으나 비행과 무단결석과의 관계, 발생시점, 국제비교 등에 집중하고 있고, 요인에 대한 분석은 여전히 부족하다. 외국과 같이 무단결석을 독립된 주제로 삼고 관련 변인 간 연관성과 영향 등을 연구하여 무단결석에 대한 대책을 수립할 수 있는 연구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일반 청소년의 3명 중 1명(37.8%)이 등교거부 의사가 있을 정도로 학생 개개인의 고충이 심각한 상황이며, 한국사회의 변화들(가족해체, 사회 공동체의 해체, 청소년 유해환경의 확대 등)이 학생들이 학교에 적응하는데 쉽지 않은 유해 환경으로 작용하고 있다[16]. 기하급수적으로 발생하는 위험요소를 제거하기 위한 노력도 당연히 지속적으로 해야 하지만 역부족일 수 있다. 이에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보호요소를 강화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보호요소 중 자아인식, 정서문제 등에 대해 깊이 있게 파악해 보고 이에 대한 지원방안에 대해 고민해 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청소년 문제에 대한 접근은 치료적 접근보다는 예방적 접근이 중요하다[18]. 과거 많은 국가에서 치료적이고 통제적인 접근에 치우쳤다면, 최근에는 예방적 접근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7]. 무단결석은 어느 순간 갑자기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잦은 지각이나 조퇴, 혹은 핑계를 댄 학교결석으로 나타나는 다양한 부적응 현상이 무단가출, 학업중단, 심각한 일탈과 비행으로 가기 위한 과정에서 하나의 방아쇠(trigger)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17]. 따라서 무단결석에 대해 연구하고 실질적으로 개입하는 것은 예방적 접근의 중요한 요소하고 생각하며, 무단결석의 경험유무에 따른 청소년의 실태를 파악하는 것은 예방적 접근이 가능하게 할 수 있는 단초를 마련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이에 본 연구는 무단결석 경험이 있는 학생과 경험이 없는 학생의 패널자료를 바탕으로 자신의 현실과 이상을 바라볼 수 있는 자아인식과 심리·정서적인 문제에 대해 비교 분석해 봄으로써 무단결석 학생에게 부족한 부분을 파악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는데 목적이 있다.
Ⅱ. 이론적 배경
1. 무단결석
무단결석(truancy)은 사전에 부모나 교사에게 알리지 않거나 허락을 받지 않고 학교에 나가지 않는 행위로 정의될 수 있다[19]. 이와 유사한 개념으로 학교 공포증(school phobia), 등교거부(school refusal), 학교 결석(school absence)이 있다. 불안감 때문에 학교에 가지 못하는 것은 학교 공포증이라 하며, 공포증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이유로 학교에 나오지 않는 경우는 등교거부라 한다. 동의를 구했든, 구하지 않았든 학교에 나오지 않는 경우는 학교결석이다. 학교 공포증은 병리적인 부분으로 무단결석에 해당하지 않으며, 허락받지 않고 학교에 나오지 않은 등교거부, 규정에 맞지 않은 학교 결석의 경우 무단결석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표 1. 무단결석의 개념
무단결석은 그 자체로도 문제이지만 다른 문제행동 (폭력, 알콜, 약물, 자살계획, 임신 등)과 연관되기 쉽고, 학교 중도탈락의 주요 요인이다[20]. 또한 만성적인 무단결석은 이후 노동시장의 참여를 제한하는 결과뿐만 아니라, 그들의 사회적 자본과 사회의 건강한 일원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할 수 있기 때문에 결코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다[21]. 많은 학자들은 지각, 학교 결석, 무단결석, 비행을 하나의 연속선상에 놓고, 잦은 지각과 결석으로 시작해서 이것이 무단결석이라는 중간단계를 지나 비행과 범죄 등의 보다 심각한 문제행동으로 이어진다고 보고 있다[22][23].
무단결석이 일어나는 원인은 개인요인, 가정요인, 학교 요인, 지역사회 요인으로 크게 구분해 볼 수 있다. 단순히 한 가지 요인에 의해 무단결석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고 상호 영향을 미치기도 하고 영향을 받기도 하면서 발생하게 된다[14][24-27]. 현재 각각의 요인에 대한 개별적인 연구가 부족한 현실에서 본 연구에서는 패널 자료에서 활용한 개인요인(자아인식, 정서문제)을 중심으로 무단결석과의 관계를 검증해 보았다.
그림 1. 무단결석의 원인과 영향
2. 청소년의 자아인식
자아인식이란 나 자신이 타인과 구분됨을 느끼면서 자신에 대한 신뢰감과 자신감을 갖게 되는 것[28]으로 감정, 가치, 역량, 자질 등 스스로를 이해하고 인식하는 능력을 말한다. 청소년 시기는 이러한 자아가 견고하게 형성되는 시기로 매우 중요하며. 이러한 자아인식을 한국 아동·청소년패널에서는 자아존중감, 자아탄력성, 자아 정체감, 진로정체감을 주요변수로 사용하고 있다.
자아인식 요인 중 자아존중감은 사회정서발달의 중요한 변수로 알려져 있으며, 자아존중감은 자신에 대한 긍정적 혹은 부정적인 평가와 관련된 것으로 자기 존경과 자신을 가치있는 사람으로 생각하는 정도[29]라고 정의하고 있다.
자아탄력성은 발달과정에서 경험하게 되는 어려움 속에서도 이에 대하여 적절하게 대응하고 잠재력을 발휘하여 건강한 발달결과에 도달할 수 있는 힘[30]으로 환경적 위험에 노출된 청소년의 경우 자아탄력성이 높으면 공격성이 완화되고, 영적 안녕 및 부모 애착에도 긍정의 보호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보고하고 있다[31-33].
자아정체감(ego identity)은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함축적, 총체적, 일관적인 믿음과 느낌을 말하며, 심리사회적 단계를 여덟 단계로 구분한 에릭슨은 청소년기는 자아정체감 확립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였다. 자아 정체감은 청소년기에 다양한 사회적 갈등과 발달적 성숙 간의 차이를 해결하려는 노력 끝에 형성되어 지는 것으로 특히 청소년과 관련하여 중요한 요인이다. 부모 애착, 또래관계, 인터넷 과몰입이 자아정체감에 영향을 미치며, 사회적지지, 정신건강와 상관관계가 있음이 밝혀졌다[34][35].
진로정체감을 강조한 홀랜드는 개인이 가진 흥미, 능력, 목표에 대해 알맞은 결정을 내리는 자신의 능력에 대한 확신을 의미하며, 미래를 준비하는 청소년기의 주요 발달과정 중에 하나이며 진로영역에서 매우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3. 청소년의 정서문제
청소년의 정서문제를 한국아동·청소년 패널에서는 주의집중, 공격성, 신체증상, 사회적 위축, 우울을 주요 변수로 사용하고 있다.
주의집중은 인지적 요소로서 당면한 과제를 해결하는데 있어 필요한 자극에만 초점을 맞추고, 효율적으로 행동을 관리하며, 집중하고 몰두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아동·청소년기의 낮은 주의집중은 학업성취뿐만 아니라 성인기에서의 부정적인 결과들을 도출할 수 있다고 하였다[36][37]. 연구결과에 의하면 낮은 주의집중은 낮은 학업성취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였다.
공격성은 정신적이거나 신체적으로 타인에게 해를 입히는 의도적 행동으로 20세기 초반부터 오늘날까지 청소년 문제와 관련된 핵심 연구주제로 인식되고 있으며[30], 구체적으로 공격성은 신체적 공격으로 표현되는 외현적 공격성과 타인과의 관계적 측면에서 드러나는 관계적 공격성으로 구분되며 정서적 학대나 친구 관계 문제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다[38].
신체증상이란 의학적으로 신체기관의 이상이 발견되지 않음에도 신체적 불편과 증상을 경험하고 호소하는 경향을 말한다[39]. 아동·청소년에게 표면적으로 심각성이 성인에 비해 덜한 것처럼 다루어져 왔으나 신체 증상의 빈번한 호소는 정서적, 인지적, 사회적인 요인에 영향을 미치며, 학교생활과 자아정체감 형성 등 많은 부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40][41].
사회적 위축이란 새로운 사람이나 환경에 직면하게 될 때, 긴장이나 움츠러드는 모습을 보이고, 주위 사람들과 적절한 관계의 형성 및 유지에 어려움을 나타내어 사회적 또는 정서상의 발달지체를 보이는 것을 의미한다[42]. 학대와 방임, 또래관계 등에서 문제가 있을 경우 사회적 위축이 심해진다는 연구들이 보고되고 있다 [43-45].
우울이란 단순한 슬픔이나 울적한 기분 상태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상실감 및 무력감과 같은 정서상태를 포함하는 광범위한 심리적 상태로 정의된다[46]. 청소년의 우울은 낮은 자존감, 거절에 대한 두려움, 외톨이, 자살 등[47][48] 다양한 문제와 관련이 깊다. 우울이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우울이 결과가 되기도 하는 등 단순하지 않지만 중요한 요인임에는 분명하다.
정서문제는 주의집중이 안되고, 공격성이 높아지며, 신체증상, 우울, 자살 및 비행, 공격 등 사회적 문제로 빈번하게 나타나는 문제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다양한 노력과 시도가 있었다. 학교에서는 상담교사 배치, 자살 방지 교육 등 문제를 예방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나 근본적인 해결책[28]이 되지 못하고 부모의 양육 태도, 자아인식 등 다양한 접근이 체계적으로 지원되어야 한다는 연구들도 발표되고 있다.
Ⅲ. 연구방법
1. 분석자료 및 분석방법
본 연구는 한국아동·청소년 패널조사(Korean Children & Youth Panel Survey; 이하 “KCYPS”)를분석에 활용하였다. KCYPS는 국내에서 아동·청소년을 주된 조사대상으로 수행된 조사이며, 생활·행동·의식 등 폭넓은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어 청소년의 성장과 발달의 다양한 측면을 파악하기에 용이하다.
KCYPS의 표본은 2010년을 기준으로 전국의 초등학교 1학년, 4학년 그리고 중학교 1학년 재학생을 모집단으로 하여 다단층화집락표집 방식으로 추출하였다. 이들을 매년 추적 조사를 수행하였고 2016년 자료를 기준으로 보면 각각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 대학교 1학년에 해당된다. 본 연구는 이 가운데 2016년 기준 고등학교 1학년(2010년 기준 초등학교 4학년 패널) 자료를 분석에 활용하였다. 청소년기는 급격한 신체적· 심리적·사회적 변화를 겪으면서 성장한다.
조사 시기를 기준으로 본다면 중학교 1학년의 경우에는 이러한 변화의 시작 단계라는 점에서 분석에 제외했고, 대학교 1학년의 경우에는 성인이 되었다는 점에서 본 연구의 목적과 부합하지 않다. 그래서 본 연구는 2016년 기준 고등학교 1학년(2010년 기준 초등학교 4 학년 패널) 자료를 분석에 활용하였다. 응답한 전체 2, 378명 가운데 무단결석 경험을 묻는 문항에 답을 한 1, 979명을 대상으로 분석하였다.
2. 분석변수
가. 종속변수
본 연구는 무단결석 경험을 한 청소년이 그렇지 않은 청소년에 비해 자아와 정서 측면에서 어떤 상황인지를 파악해 보는 연구이다. KCYPS에서는 자아인식을 자아존중감, 자아탄력성, 자아정체감, 진로정체감 4가지 항목으로 구성해서 조사를 수행하였다. 또한 정서문제 역시 주의집중, 공격성, 신체증상, 사회적 위축, 우울 이렇게 5가지 항목으로 구성하여 조사하였다. 본 연구는 이항목의 평균값을 활용했고, 점수가 높을수록 각 항목의 점수가 높도록 코딩하였다.3 자아인식의 문항 간 신뢰도는 .863으로 나타났고, 정서문제의 문항 간 신뢰도는 .922이었다.
나. 독립변수
KCYPS자료에서는 연간 행동경험의 유무를 측정한 문항이 존재한다. 이 가운데 연간 무단결석의 경험이 있는지를 묻는 문항이 있다. 이 문항을 독립변수로 활용했다.
다. 통제변수
청소년들의 자아인식과 정서문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을 통제변수에 반영하였다. 성별은 남성을 기준으로, 연령은 만나이로 서열변수로 활용했다. 가구소득 연간 가구소득 정보를 분석에 활용하였다. 본 연구에서 활용한 주요 변수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자아인식은 자아존중감(10문항), 자아 탄력성(14문항), 자아정체감(8문항), 진로정체감(8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정서문제는 주의집중(7문항), 공격성(6문항), 신체증상(8문항), 사회적 위축(5문항), 우울(10문항)으로 구성되었다.
표 2. 주요변수 정리
주1: 점수가 높을수록 자아인식 정서문제 진로인식이 높도록 역코딩 하였음.
주2: 연간 가구소득은 가구균등화 지수를 적용하였음.
질문 내용은 표준화된 척도를 바탕으로 진행되었다. 질문내용을 아래와 같다.
표 3. 질문내용
Ⅳ. 연구결과
1. 응답자의 일반적 특성
본 연구의 응답자의 일반적 특성은 [표 4]에 제시한 바와 같다. 남학생은 52% 여학생은 47%로 비슷했다. 무단결석 경험은 55명이 있다고 응답하였고 전체로 보자면 2.8%의 비율 보였다. 가구 연간 소득은 4, 000만 원에서 6, 000만원 사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약 44%로 가장 높은 비중을 나타냈다.
표 4. 응답자 일반적 특성
2. 자아인식 차이검증
먼저 무단결석의 경험이 있는 학생과 없는 학생들의 자아 인식 간 차이를 비교 해 보았다. 자아인식을 측정한 4가지 항목의 평균을 비교해 보았을 때 무단결석 경험이 있는 학생의 점수는 2.69점으로 무단결석 경험이 없는 학생의 점수인 2.79점 보다 낮은 점수를 나타냈다. t 검증의 결과, 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수준에서의 차이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자아정체감과 진로 정체감에서의 차이를 발견할 수 있었다. 각각 0.15점과 0.17점의 차이로 무단결석 경험이 있는 학생이 더 낮은 점수를 보였다. 청소년기는 다양한 삶의 방식을 탐색하기 위해 폭 넓게 진로를 탐색해야 하는 시기이다. 청소년기 진로 탐색이 성인기 이후의 자아발달과 삶의 질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진로정체감에서 가장 큰 차이를 나타냈다는 결과는 주목할 만하다.
표 5. 자아인식 차이
*p<.05, **p<.01 ***p<.001
3. 정서문제 차이검증
다음으로 무단결석의 경험이 있는 학생과 없는 학생들의 정서문제에 대한 차이를 검증해 보았다. 분석 결과 전체적인 점수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수준의 차이를 발견할 수 있었다. 정서문제는 무단결석의 경험이 있는 학생들이 더 높은 점수를 나타냈다. 세부항목별로 보자면 각 항목별로 다양하게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주의집중, 공격성, 신체증상, 우울 항목에서 무단결석을 해 본 학생들이 더 많은 어려움이 있는 상태에 놓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의집중은 0.56점의 차이로 폭이 가장 컸으며, 우울도 0.26점의 차이로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청소년의 정신건강 및 정서 문제는 폭력, 가정불화, 자살 등의 2차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고 성인기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단결석의 경험을 가진 학생들이 이러한 어려움에 더 많이 노출되어 있다는 결과는 이런 맥락에서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다.
표 6. 정서문제 차이
*p<.05, **p<.01 ***p<.001
4. 회귀분석 결과
앞선 차이검증에서는 무단결석 경험이 자아인식 측면에서는 전체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발견하지 못하였고, 정서문제 측면에서는 차이를 발견할 수 있었다. 세부적으로 보았을 때는 자아인식에서도 자아정체감 진로 정체감 항목에서 차이를 보였다. 다음으로 자아 인식과 정서문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을 통제 해 본 뒤, 무단결석 경험의 영향을 회귀분석을 통해 살펴보았다. [표 7]와 [표 8]은 그 결과를 나타낸 것이다.
표 7. 자아인식에 대한 회귀분석 결과
*p<.05, **p<.01 ***p<.001
표 8. 정서문제에 대한 회귀분석 결과
*p<.05, **p<.01 ***p<.001
우선, [표 7]을 살펴보면 무단결석의 경험에 따른 자아 인식의 영향은 통계적으로 발견하지 못 하였다. 앞선 t검정에서는 자아정체감과 진로정체감에서 유의한 수준의 차이를 발견할 수 있었다. 하지만 회귀분석에서는 이와 같은 결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오히려 가구소득, 성별이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고, 무단결석 경험의 유무에 따른 자아인식의 차이는 통계적으로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표 8]는 정서문제에 대한 회귀분석의 결과이다. 정서문제에 대한 결과는 자아인식의 결과와는 다르게 통계적으로 유의한 수준의 차이를 발견할 수 있었다. 주의집중, 공격성, 신체증상, 우울에서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한 수준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평균으로 살펴보아도 정서문제에 있어서 회귀계수 값이 0.368로 그 크기가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
Ⅴ. 결론
본 연구는 무단결석 경험이 있는 청소년과 무단결석 경험이 없는 청소년에 대한 패널 자료를 바탕으로 자아 인식과 정서문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차이검증과 다중 회귀분석을 통하여 살펴보았다. 분석결과 다음과 같은 내용을 도출할 수 있었다.
첫째, 무단결석 경험이 있는 학생들은 자아인식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t검정 결과 무단결석 경험이 있는 학생들과 무단결석 경험이 없는 학생들은 자아 정체감과 진로정체감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수준에서의 낮은 점수를 나타냈다. 하지만 회귀분석의 결과에서는 유의한 수준의 영향을 발견하지 못하였다. 무단결석 경험은 자아인식에 부적(-) 영향을 미치나 그 수준은 미미한 것으로 보인다.
둘째, 무단결석 경험이 있는 학생들은 정서문제에 있어서 상대적으로 더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t검정 결과 무단결석 경험이 있는 학생들이 주의집중, 공격성, 신체증상, 우울에서 더 높은 점수를 보였다.
이는 회귀분석의 결과에서도 영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무단결석 유무는 정서문제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구체적으로 무단결석 경험이 있는 학생들이 무단결석 경험이 없는 학생들에 비해 정서문제에 더 노출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의 결과들을 정리해보면, 무단결석 경험이 있는 학생들은 미미하지만 자아인식은 상대적으로 낮은 경향을 보였고, 정서문제에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수준에서의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다음과 같은 함의를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첫째, 무단결석에 대한 관리·대응을 함에 있어 지속적이고 포괄적인 사후 관리가 필요하다. 현재 교육부에서는 미취학 및 무단결석 등의 관리 대응 매뉴얼을 보급하며 학교 및 지역사회 차원에서 무단결석 학생에 대한 적극적인 개입을 권고하고 있다. 교육부가 보급한 관리 대응의 흐름도를 보면, 학생들의 소재를 파악하여 안전을 확보하고 이후에는 취학을 유지하는데 주된 방점이 맞추어져 있어 보인다. 물론 안전학보와 취학유지도 중요한 부분이지만 정서문제 등에 어려움을 겪는 무단결석 학생들의 심리적 상황을 파악하고 지속적이고 포괄적인 개입도 수행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
둘째, 무단결석 학생들을 정서적으로 지원해 줄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전문가 또는 지속적인 멘토링이 가능한 인력을 지원함으로써 안정적으로 학교에 적응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구훈 (2003)의 연구에 의하면 무단결석 학생의 학교 적응을 돕기 위해서는 학생을 도와주는 많은 사람이 필요함을 강조하였다. 사회정서 문제를 가진 청소년들의 경우 전문가의 상담·교육 프로그램과 같은 개입이 필요한 부분이다. 따라서 이러한 다양한 전문가들의 신속한 개입이 필요해 보인다. 또한 멘토링 등을 통해 또래나 성인 멘토가 무단결석을 경험한 학생들을 정서적으로 지지하여 성장을 지원하는 것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셋째, 무단결석 경험이 있는 학생들의 심리·사회적 상황에 맞는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개입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의 결과에서는 무단결석을 경험한 학생들과 그렇지 않은 학생들과의 차이를 발견할 수 있었다. 무단결석 학생들에게 개입할 때 획일적인 프로그램이 아니라, 이 학생들의 경험하는 어려움과 상황을 고려한 프로그램을 더 개발하여 보급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무단결석을 경험한 학생들이 심리적으로 어떠한 상황인지를 파악하고자 했다는 점에서 실천적인 의미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특정 학년과 시기를 기준으로만 분석해 보았기 때문에 이러한 결과가 안정적이라고 볼 수는 없다. 즉, 다른 학년과 시기에도 안정적으로 나타나는지 후속 연구를 통해서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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