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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alyzing Factors Affecting Foreign National Students' Life Satisfaction Utilizing Neo-racism as a Theoretical Framework

신인종주의적 관점으로 분석한 유학생 생활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 황동진 (대구대학교 다문화사회정책연구소) ;
  • 김혜영 (대구대학교 다문화사회정책연구소)
  • Received : 2021.01.11
  • Accepted : 2021.01.27
  • Published : 2021.05.28

Abstract

This study attempts to investigate what systematic support is needed for foreign national students studying in South Korea by analyzing the relationship between foreign national students' life satisfaction and experiences of discrimination. The study utilized neo-racism as a theoretical framework and assumed that foreign national students' experiences of discrimination may lower life satisfaction while disrupting related policies to be effective. Cluster sampling was used to collect surveys, and a total number of 322 cases were analyzed. The study result reveals that experiences of discrimination resulting from students' nationality and Korean language pronunciation led to low life satisfaction in general. Based on the findings, the authors suggest ways to promote awareness around (un)intentional discriminatory actions both at institutional and political levels.

국내에서 수학하는 외국인 유학생의 수가 매년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이들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본 연구는 외국인 유학생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학교 및 정부 차원의 지원이 무엇인지 알아보고자 유학생의 유학생활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분석하였다. 특히 유학생의 차별 경험이 유학생활의 만족도를 낮추는 기제로 작동할 뿐만 아니라 유학생 지원정책의 실효성 또한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가정하에 외국인 유학생의 차별 경험과 유학생활만족도 간의 상관관계를 신인종주의적 관점에서 분석하였다. 군집표집 방법으로 모집된 설문조사 결과, 국적과 한국어 발음으로 인한 차별을 경험했을 때 유학생의 유학생활만족도가 낮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국가 간 경제적 위계에 의한 차별과 문화적 우월주의, 즉 신인종주의가 발현된 지점으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외국인 유학생의 유학생활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실질적 방안들을 모색 및 제언한다.

Keywords

Ⅰ. 서론

2004년, 교육인적자원부(현 교육부)에서 ‘Study Korea Project’를 내세워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시작한 이후 국내 고등교육기관에서 수학하는 외국인 유학생의 수는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1]. 외국인 유학생에 대한 통계가 처음 집계되었던 2003년 당시 12,314명에 불과했던 외국인 유학생의 수는 2020년 현재 153,695명으로, 지난 17년간 무려 12배가 넘게 증가하였다[2]. 이는 일반대학, 전문대학 및 대학원 전체 재학생의 5%가 넘는 비율로, 대학 캠퍼스 내에서 외국인 유학생의 존재를 쉽게 마주할 수 있는 현실을 보여준다.

이렇듯 가시적인 외국인 유학생의 양적 증가에도 불구하고, 이들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이 부족해 국내 학생 및 외국인 유학생 모두 불편을 겪고 있다. 국내 학생의 경우 외국인 유학생의 과제 수행 능력 또는 언어 능력 문제를 이유로 들며 이들과 함께 수업을 듣는 것이 어렵다고 불만을 토로하는 반면[3], 외국인 유학생의 경우 외국인에 대한 차별과 편견으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한다[4]. 특히, 단일 민족성이 강한 한국 사회에 만연한 배타적 민족주의와 세계 경제 질서에 의한 선진국 중심의 담론은 국내 대학생들의 차별 인식에 영향을 미쳐[5] 외국인 유학생들로 하여금 학교생활(수업, 조모임, 학과 행사 등) 전반에 걸쳐 차별을 경험하게 한다[6].

기존 연구에 따르면 한국 학생들은 우리보다 경제적 수준이 높고 영어 상호작용이 가능한 미주·유럽 국가 출신 백인 학생을 선호하는 반면[7], 우리보다 경제적 수준이 낮다고 인지되는 국가 출신의 학생들에 대해서는 차별과 편견을 가지고 있다[8]. 국내 외국인 유학생 중 44.4%가 중국, 23.4%가 베트남, 23.2%가 일본, 몽골을 포함한 기타 아시아 국가 출신으로 우리나라에서 유학하고 있는 학생 대부분(91.0%)이 비영어권 아시아 국가 출신 유색인종임을 감안할 때, 대다수의 외국인 유학생이 차별을 경험한다고 가정할 수 있을 것이다[9].

최근에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외국인 유학생의 차별 경험에 대한 연구가 서서히 이루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연구 대부분이 외국인 유학생의 교내 생활에 한정하여 이들의 경험을 이해하고자 하는 경향이 있으며, 유학 목적국에서의 적응 문제 일환으로 조사된 경우가 대부분이라 이들이 실질적으로 겪는 다양한 경험의 영역을 이해하고 분석하고자 하는 시도는 미흡한 것으로 보인다[10][11]. 국내 유학생 정책 역시 유학 생활의 양적인 측면과 질적인 측면을 함께 고려하기 위한 방향으로 수정되어지고 있으나 일부 영역에 제한적으로 다루고 있어 실효성이 낮은 실정이다[12]. 이렇듯 외국인 유학생의 경험에 대한 이해 불충분으로 인해 이들에 대해 적절한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고 볼 수 있다.

더군다나 기존의 연구를 살펴보면 외국인 유학생이 한국인으로부터 차별을 경험한다는 사실에는 크게 이견이 없으나, 외국인 유학생들이 경험하는 차별의 종류나 형태에 대해서는 연구가 미흡한 실정이다. 그동안 외국인 차별의 이유는 주로 인종주의적 관점에서 설명되어져 왔다. 그러나 같은 아시아 국가 출신 학생임에도 차별을 당하는 현재 한국사회의 상황은 기존의 인종주의적 관점으로 해석하는데 무리가 있다. 이는 한국사회에서 생물학적 차이에 기인한 차별보다는 국적에 따른 혹은 문화 우월주의에 따른 차별요인이 보다 강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13].

이에 본 연구는 신인종주의적 관점을 이론적 틀로 활용하여 외국인 유학생의 차별 경험과 유학 생활 만족도 간의 상관관계를 알아보고자 한다. 특히 유학생의 차별 경험이 유학 생활의 만족도를 낮추는 기제로 작동할 뿐만 아니라 유학생 지원정책의 실효성 또한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가정하에 유학생의 차별 경험이 전반적인 유학 생활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이 중에서 어떤 특정한 차별 요소에 의해 영향을 받는지 분석하였다. 이를 통해 외국인 유학생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학교 및 정부 차원의 지원이 무엇인지 알아보고자 한다.

본 연구의 연구자들은 외국인 유학생이 단순히 대학의 재정난을 메우기 위한 존재가 아니라 초국적 이주자로 인지되어 사회참여자로 인정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는바, 이들의 경험에 귀 기울이고 이를 반영한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에 본 연구는 외국인 유학생의 유학 생활과 경험을 보다 구체적으로 이해하고, 이를 통해 국내 학생 및 교수의 인식 변화를 위해 노력하는 정책을 제안하고자 한다. 궁극적으로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외국인 혐오와 (신) 인종주의를 타파하고 외국인 (유학생)의 차별적 경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한다.

Ⅱ. 이론적 배경

1. 유학생의 생활 만족도

일반적으로 생활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제 활동을 의미한다. 생활은 의식주와 관련한 생명 유지의 필수적인 활동뿐만 아니라 사회구성원으로서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활동도 포함된다[14]. 생활을 구성하는 다양한 활동 속에서 개인은 주관적 판단을 통해 생활의 만족감을 형성하게 된다[15]. 생활 만족도는 개인의 목표나 기대가 현재 처한 상황과 얼마나 일치하는지, 혹은 목적이 얼마나 달성되었는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16]. 이러한 일상생활 만족도에 관한 개념적 논의를 바탕으로 유학생들의 유학 생활을 탐색하고 만족 수준을 분석한 연구들이 진행되어왔다[17-19]. 이들 연구는 유학생활의 어려움과 영향요인을 탐색하는 데 기여하였다. 그러나 위 연구들은 유학생의 생활 범주를 대학이라는 공간 내에서 한정하여 살펴봤으며, 주로 유학생의 학교생활 적응 여부와 관련하여 다루어왔다. 이러한 협소한 관점은 유학생의 경험을 포괄적으로 이해하는 데 부족할 뿐만 아니라 유학생의 경험을 구성하는 환경(이를테면 대학, 또는 한국 사회)의 역할을 간과하게만 든다.

외국인 유학생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최근에는 이들의 학교 내 경험 외에도 주거생활 및 아르바이트 등과 같은 학교 밖 경험에도 주목하기 시작하였다[20][21]. 그러나 이들 연구 역시 유학생 개인의 경험에 초점을 맞출 뿐 기관(institution) 및 사회의 역할에 대해서는 크게 주목하지 않았다. 본 연구는 한국 사회 기저에 깔려 있는 차별적 이데올로기가 어떻게 외국인 유학생의 유학 생활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봄으로써 유학생 개인의 경험에 초점을 맞춘 기존 연구에서 나아가 유학생의 경험을 형성하는 사회적 요인을 분석하고자 한다. 특히 한국 사회에 만연한 외국인 혐오 (xenophobia) 현상에 주목하여 이를 조장하는 신 인종주의를 활용한 연구를 진행하고자 한다.

2. 신인종주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유학 생활

신인종주의는 전형적인 반(反)이민 이데올로기이다. 전통적 인종주의가 피부색과 같은 생물학적 요인에의 한 차별을 의미한다고 하면, 신인종주의는 주류 집단과 이주민 간의 문화 차이를 바탕으로 한 차별 기제이다. 이는 영국과 프랑스 같은 서유럽 국가에 이주민 유입이 증가한 1970년대 등장한 개념으로, 이주민의 증가로 인해 “문화적 어려움(cultural difficulties)”이 발생하자 이들에게 본래 속한 나라로 돌아갈 것을 종용하며 문화적 이질성은 환원 불가능하다고 하는 주장이다[22]. 이러한 주장의 기저에는 특정 문화(즉, 주류 집단의 문화)가 다른 문화(이주민의 문화)보다 우월하다는 전제가 깔려 있으며, 이는 나아가 출신국의 경제적 상황에 따라 차별을 정당화하고 이주민을 배제하는 논리로 사용되어 왔다[23]. 이렇듯 특정 문화, 언어 등에 대한 우월주의에 기반한 차별을 뜻하는 신인종주의는 문 화적 인종주의(cultural racism), 탈근대적 인종주의 (postmodern racism), 또는 차이 주의자의 인종주의 (differentialist racism)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24].

최근 국제적으로 유학생이 증가하면서 유학생의 경험을 이해하기 위한 이론적 틀로 신인종주의가 활용되고 있다. 그동안 유학생에 대한 연구는 주로 유학생의 적응 미흡으로 인해 어떠한 문제들이 야기되었는가에 초점을 맞추었다. 이를테면, 언어적 어려움, 문화 적응 및 충돌, 경제적 어려움, 교우관계 등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타국에서 공부하는 유학생에게 기인한 문제라는 관점이다. 이러한 접근은 유학 주 목적국인 미국, 캐나다, 호주 등과 같은 나라에서 최근 비판받기 시작하였으며 유학생을 문제 유발자로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유학 목적국의 전략 문제로 보기 시작하는 움직임이 생겨났다. 이러한 관점의 전환을 유발한 이론적 배경 중 하나가 신인종주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신인종주의적 관점을 적용한 유학생 관련 연구의 경우, 유학생의 적응 어려움이 유학생 개인의 역량, 혹은 이질적 문화로 인한 갈등이 아니라 유학 목적국의 문화 우월주의에 의한 것이라고 해석하였다[25]. 본 연구 역시 이러한 관점과 맥을 같이하여 유학생의 차별 경험을 알아볼 때 신인종주의적 관점을 활용하고자 한다.

Ⅲ. 연구 방법

1. 연구대상 및 조사 방법

본 연구는 외국인 유학생의 차별 경험과 유학 생활만 족 수준 간의 관계를 규명하고 이를 신인종주의적 관점에서 분석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대구·경북 소재의 대학교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외국인 유학생의 지역선정이 수도권으로 편중됨에 따라 기존 유학생 관련 연구 역시 수도권 위주로 실시되는 경향이 있었다. 이에 보다 다양한 유학생의 경험을 드러내고자 대구·경북 소재의 대학교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연구를 실시하였다. 자료 수집은 군집 표집 방법을 통해 학교별로 유학생을 모집하였다. 총 450명을 대상으로 설문지를 배포하였으며, 회수된 설문지는 350부로 회수율은 약 77.7%로 분석을 하는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회수된 350 케이스 중 불성실한 응답 및 반복 응답 등의 28 케이스를 제외한 322 케이스를 최종분석 대상으로 선정하였다.

설문지는 한국어, 영어, 러시아어, 중국어, 베트남어 총 5개국 언어로 작성되었으며, 대학교별로 설문조사자 가 대면조사를 실시하였다. 조사는 2019년 11월 18일부터 2020년 1월 31일까지 약 두 달 반에 걸쳐 진행되었다.

2. 변수구성

2.1 종속변수: 유학 생활 만족

유학 생활의 만족도는 총 10개 문항(주거, 교내·외 일자리, 기숙사 서비스, 대학의 장학제도, 안전, 의료 관련 제도, 출입국·체류 법률 지원, 물가, 한국 사람과의 사회적 네트워크 형성, 한국 문화 체험 기회)으로 구성하여 만족 수준을 측정하였다. 만족 수준은 ‘전혀 만족하지 않는다=1점’, ‘만족하지 않는다=2점’, ‘만족한다=3점’, ‘매우 만족한다=4점’으로 리커트 척도로 구성하였다. 분석모형에 투입 시 10개 문항을 합산하여 투입하였으며 점수가 높을수록 만족 수준이 높음을 의미하도록 구성하였다. 신뢰도는 Cronbach’s alpha 값이 0.839로 신뢰할 수 있는 수준으로 확인되었다.

2.2 독립변수: 차별요인

차별요인은 총 다섯 가지 항목(성별, 국적, 인종, 외모, 한국어 발음)으로 구성하여 측정하였다. 차별의 수준은 ‘전혀 없다=1점’, ‘거의 없다=2점’, ‘가끔 있다=3점’, ‘자주 있다=4점’으로 리커트 척도로 구성하였으며, 점수가 높을수록 차별 수준이 심함을 의미하도록 구성하였다. 신뢰도는 Cronbach's alpha값이 0.883으로 신뢰할 수 있는 수준으로 확인되었다.

2.3 통제변수

선행연구에서 유학 생활만 족에 영향을 준다고 알려진 요인은 차별요인의 영향력을 검증하기 위해 통제하였다. 주요변인으로 다루어져 온 유학생의 일반적인 특성들을 통제 변수로 투입하였다. 통제 변수는 성별, 학년, 부모의 소득, 경제적 수준(한 달 생활비)이다. 이상의 변수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 [표 1]과 같다.

표 1. 변수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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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분석 방법

신인종주의적 관점에서 차별요인이 유학 생활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하기 위해 다중 회귀 분석을 실시하였다. 인과관계를 분석하기 전 기본적으로 연구대상자의 일반적 특성 및 분석 도구의 타당도들 분석하기 위해 기술통계분석, t-test, ANOVA 등 기초분석을 실시하였다. 분석을 위해 STATA 16 통계 프로그램을 활용하였다.

Ⅳ. 연구 결과

1. 기초분석

1.1 연구대상자의 일반적 특성

연구대상자의 일반적 특성은 아래 [표 2]와 같다.

표 2. 연구대상자의 일반적 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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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지 응답자 중 남자는 28.5%(91명), 여자는 71.47%(228명)이었으며, 학년 구성은 1학년 54.0%(169명), 2학년 18.2%(57명), 3학년 21.1%(66명), 4학년 6.7%(21명)로 집계되었다. 부모의 소득분포는 150만 원 이하가 50.2%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였으며, 150만 원 초과 200만 원 이하는 16.4%, 200만 원 초과 300만 원 이하는 17.4%, 그리고 300만 원 초과는 16%를 차지하였다. 경제적 수준은 한 달 생활비 기준으로 측정하였으며, 50만 원 이하는 46.0%, 50만 원 초과 100만 원 이하는 49.3%, 100만 원 초과는 4.7%로 확인되었다.

성별, 국적, 인종, 외모, 한국어 발음으로 인한 차별 수준은 각각 1.58, 2.31점, 1.63점, 1.71점, 2.23점으로, 성별, 인종, 그리고 외모로 인한 차별 경험 수준에 비해 국적 및 한국어 발음으로 인한 차별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기 점수 자체만으로는 유학생들이 경험한 차별의 수준이 높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으니 이들이 국적 및 한국어 발음과 같은 신인종주의 적 요소로 인해 차별받는 경험이 더 많다는 사실은 본 연구의 문제의식과 일치하는 지점으로 해석할 수 있다.

1.2 일반적 특성에 따른 유학 생활 만족 차이

연구대상자의 일반적 특성에 따른 유학 생활만 족의 차이를 분석한 결과는 아래 [표 3]과 같다. 선행연구에서 유학 생활 만족 수준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된 요인들이 본 연구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 3. 일반적 특성별 유학 생활 만족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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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차별요인과 유학 생활 만족도 간의 관계

외국인 유학생의 차별 경험 유발 요인(성별, 국적, 인종, 외모, 한국어 발음)과 유학 생활 만족도 간의 상관관계를 검증하기 위해 다중 회귀 분석을 실시하였으며 결과는 아래 [표 4]와 같다.

표 4. 유학 생활 만족 영향요인 검증

분석 결과, 차별요인 중 차별의 이유가 성별, 인종, 외모인 경우에는 전반적인 유학 생활 만족도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국적과 한국어 발음으로 인한 차별의 경우, 이러한 경험이 많을수록 유학 생활 만족도가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적과 한국어 발음으로 인한 차별 경험 정도가 많다는 점은 외국인 유학생 대다수가 아시아계 학생인 국내 상황을 반영한 결과로 여겨지는데, 피부색에 의한 차별이 아닌 국가 간 경제적 위계에 의한 차별, 또 이로 말미암아 한국어가 외국인 유학생의 모국어보다 우월하다는 문화적 우월주의, 즉 신인종주의가 발현된 지점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신인종주의적 차별이 유학 생활의 질적인 측면을 감소시키는 기제로 작동한다는 점인데, 외국인 유학생의 유학 생활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학교 및 정부 차원에서 국적 및 한국어 발음 등에 의한 신인종주의적 차별 경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Ⅴ. 결론 및 논의

본 연구는 한국에서 수학하는 외국인 유학생에게 필요한 학교 및 정부 차원의 지원이 무엇인지 알아보고자 유학생의 유학 생활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분석하였다. 특히 유학생의 차별 경험과 유학 생활 만족도 간의 상관관계를 신인종주의적 관점으로 분석함으로써 유학 생활 만족도를 유학생 개인의 특성에 한정하여 이해한 기존 연구에서 나아가 유학 생활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요인(즉, 차별 요인)이 무엇인지 알아보고자 하였다.

연구 결과, 성별, 외모와 같은 일반적 특징이나 인종과 같은 노골적이고 전통적인 인종주의에 의한 차별 경험은 많지도 않을뿐더러 외국인 유학생의 유학 생활만 족도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국적과 한국어 발음으로 인해 차별을 경험하는 경우 유학 생활 만족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국적과 한국어 발음에 의한 차별 모두 전형적인 신인종주의적 차별 현상으로, 유학생 출신국의 경제적 위치에 따라 차별적 인식을 가지고 이에 따라 문화적 위계를 설정하여 주류 집단(한국인)의 언어가 유학생의 모국어보다 우월하다는 전제하에 나타나는 차별 양상이라고 볼 수 있다. 이는 한국 학생들이 저소득국가 출신의 학생들에 대해서 편견을 가지는 반면, 국제사회에서 인정받고 통용되는 언어(영어)를 사용하는 선진국 출신의 학생은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밝힌 기존 연구 결과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이러한 신인종주의적 차별은 한국인과 외국인 유학생을 차별함과 동시에 유학생 간에도 위계적 관계를 형성한다는 위험이 있다[23].

신인종주의의 경우 문화적 ‘차이’를 앞세워 차별을 정당화하기 때문에 전통적 인종주의에 비해 문제의 심각성이 희석되는 경향이 있고, 오히려 자국민 혹은 주류 집단의 문화를 보존해야 한다는 당위적 주장으로 이어지기도 한다[26]. 하지만 연구 결과가 보여주듯, 신 인종주의적 차별은 차별을 경험하는 당사자의 생활 만족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만큼 심각하게 인지될 필요가 있다. 직·간접적인 신인종주의적 차별 행위와 이로 인한 유학생의 생활 만족도 저하 문제는 대학 및 정부 차원에서 공론화될 필요가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다각적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먼저, 유학생에 대한 사회적 시선을 바꾸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국의 유학정책은 학령인구 감소와 이로 인한 대학의 재정난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시작되었다[27]. 이는 한국 이외 나라에서도 자주 보이는 현상으로, 미국, 호주와 같은 나라에서 유학생은 종종 “꾸준한 수익을 가져다주지만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낮은 제품이나 산업”을 일컫는 ‘캐쉬 카우(cash cow)’라는 용어 [28] 로 비유된다[29]. 이렇듯 유학생을 우리의 문제를 해결해주기 위한 ‘경제적 수단’으로 보는 접근 방식은 유학생이 필요로 하는 지원에 대해 간과하게 만든다. 목표한 유학생 유치 수치를 채우기 위해 급급한 유학정책은 유학생 및 교내 구성원 관리에는 소홀해지는 결과를 초래했고[27], 이로 인해 한국에서 수학하는 외국인 유학생, 그리고 이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는 국내 학생 모두에게 불편을 초래했다. 외국인 유학생들이 경험한 차별 역시 이러한 유학생 지원 인프라 및 인식 관리 미흡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서 유학생을 ‘초국적 이주자’로 인지하고 한국의 교육 문화를 더 풍요롭게 하는 지식 생산의 주체로 이해 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30]. 특히, 다수의 유학생이 학 위 과정 이후에도 가족 및 직장 생활의 이유로 유학 목적국에 정착하기를 원하는 현실을 고려하여[31] 유학생 역시 우리 사회의 일원이라는 포용적인 시선을 가지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둘째, 이러한 시선을 바탕으로 대학을 이루고 있는 구성원들의 태도와 인식의 변화를 도모하는 것이 필요하다. 외국인 유학생의 국적 및 한국어 발음으로 인한 차별 경험은 교내·외에서 모두 벌어질 수 있지만, 특히 이들이 주로 생활하는 학교 반경 내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많은 경우, 교수 혹은 함께 수업을 듣는 학생으로부터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편견과 선입견에 기반한 차별 대우를 받는다고 한다[32]. 앞서 말하였듯이 신인종주의는 인종주의보다 은밀하고 덜 노골적이기 때문에 차별 행위를 행하는 당사자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때문에 학생, 교수, 및 교직원을 대상으로보다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차별 금지 교육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에 편재한 차별적 이데올로기와 외국인 혐오 현상에 대해 올바른 정보로 배움으로써 일상생활에서 마주하는 크고 작은 차별적 행위들을 경계하고 주의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유학생의 필요를 중심으로 하는 지원 프로그램 구성이 필요하다. 기존의 유학생 대상 지원 프로그램들은 신인종주의에 기반한 시혜적 차원의 프로그램들이 많았다. 이는 유학생을 단순히 유학 목적국의 문화에 적응하고 동화해야 하는 존재로 바라보았기 때문이다[31]. 이를테면, ‘봉사’ 개념으로 한국인 학생에게 외국인 학생을 1:1로 전담하게 하거나 한국문화 체험을 도모하는 현재의 유학생 관련 프로그램들은 문화 우월주의에 기반한 동화주의적 접근법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인식은 본 연구에서 보여진 것과 같이 차별을 낳게 되고 이로 인해 유학생의 생활 만족도 저하를 야기한다. 때문에 국적과 문화가 다른 이를 배척하거나 일방적으로 동화시키기 위한 신인종주의적 양상의 지원 방식이 아닌, 유학생들이 실질적으로 겪는 어려움(즉, 차별 경험과 같은 것들)을 고려한 지원 방안에 대해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외국인 유학생의 필요를 알아보는 방안으로 이들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그동안 기존의 유학생 대상 연구들은 외국인 유학생의 현실과 목소리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12]. 본 연구 역시 설문지를 기반으로 한 양적 연구로써 유학생들의 목소리를 담는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 결과상으로는 신인종주의적 차별 경험이 전반적인 유학생활 만족도를 떨어뜨림을 알 수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어떠한 차별 경험이 유학 생활의 어떤 측면을 저해하는지에 대해서 이해하는 데에는 부족함이 있었다. 따라서 외국인 유학생들의 차별 경험을 보다 심도 있게 이해하고 이들의 목소리를 실제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서 이들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질적 연구가 시행될 필요가 있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는 말이 있다. 유학정책 역시 단기적인 이익이 아니라 장기적인 미래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유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근시안적인 노력을 한 후 이후 이로 인해 외국인 유학생이 겪게 되는 유학 생활의 어려움을 개인적 원인으로 돌린다면 한국의 유학정책은 밝은 미래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반면 사회적 차원에서 외국인 유학생의 어려움—예를 들어, 본 연구 결과와 같이 신인종주의로 인한 차별에 대해 이해·공감하고자 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외국인 유학생은 물론, 국내 구성원(학생, 교직원, 교수 등) 역시 풍요로운 교육환경을 경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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