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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애의 로망, 1987의 정동 -<영웅본색>과 홍콩-한국 커넥션

Romanticism of Brotherhood, Affect of 1987 -A Better Tomorrow and Hong Kong-Korea Connection

  • 이영재 (성균관대학교 비교문화연구소)
  • 투고 : 2021.01.06
  • 심사 : 2021.02.15
  • 발행 : 2021.02.28

초록

<영웅본색>은 1987년과 88년 사이라는 한국 사회의 기점적 시간에 도착하였다. 그리고 이로부터 시작된 홍콩영화 붐은 1990년대를 전후하여 절정에 이르렀다. 이 사실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 왜 그때 한국의 10대와 20대 젊은 남성들은 이 세계에 그토록 '진지하게' 심취할 수 있었는가? 1960년대 후반부터 홍콩영화가 이곳에서 수용되었던 독특한 방식, 그 속에서 이 영화들이 거의 전적으로 젊은 남성들의 하위문화로서 기능했던 양상을 염두에 둔다면, 이 '진지한' 열광은 <영웅본색>이 도착한 바로 그 시간, 즉 1987과 그 이후적 정동과 관련된 것은 아닐까? <영웅본색>과 1987, 이 겹침은 우연한 것이지만, 이 영화가 한국에서 불러일으킨 열기는 이곳의 들끓는 열망과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우연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이 영화는 20대 전후의 특정 세대와 그들의 장소에 긴박되어 경험되었다. 그 경험은 역사적으로 1960년대 이래의 홍콩 영화의 향유 방식과 연결되어 있기는 했지만, 계급적으로 확대된 '대중'으로서의 대학생 집단까지를 포괄하고 있었다. 이 영화는 젠더적으로 청년남성 관람성의 전형적 특징을 보여주는 한편 1987이라는 역사적 순간의 정치적 정동과 격렬하게 반응했다. 부정(不正)에의 상상적 복수라는 관람성은 이 정치적 시간을 지배한 폭력과 대항폭력의 문제와 강하게 결속되어 있었다. <영웅본색>의 '번역가능성'이란 결국 인의의 형제애라는 문제였으며, 그것은 1987-1991의 한국이라는 고유한 운동과 정동의 세계 안에서 수용된 하나의 번안과 같은 것이기도 하였다. 요컨대, 홍콩 느와르에 대한 한국에서의 열광은 이 지역의 오래된 남성 하위문화의 정념이 1987-1991의 젠더적 정동과 만난 하나의 극적인 사례이다. 1987, <영웅본색>은 "'동지'라고 지칭되는 '아들들의 연대', 구체적으로는 '형제애'에 기반한" 저항담론의 그 장소에 말 그대로 '제 시간에 도착'하였다. 정치적 주체로서 '젊은 남성'만을 상상해낼 수 있는 시대착오성까지 포함하여. 이것이야말로 1987 한국에서의 <영웅본색>이 하나의 '역사적' 사건인 이유이다.

John Woo's A Better Tomorrow arrived at the turning point of Korean society between 1987 and 1988. The Hong Kong movie boom that started here reached its peak around the 1990s. What does this phenomenon mean? Hong Kong action films have functioned as an important resource for Korean young male subculture since the late 1960s. The audience of A Better Tomorrow matches the audience of previous Hong Kong films in a generational and gendered way. The fascination of Hong Kong action films by young Korean men from 1987 to 1991 has nothing to do with Hong Kong's political context. However, a certain affect is shared between Korean and Hong Kong audiences. It could be said to be the brotherhood within the struggling group. The affective economies of this fraternity embodies the broad solidarity of 1987, the solidarity of comrades seeking to resist the violence of the world. It also works on symbolic and practical gender bias. In other words, this loyalty is nothing but loyalty between the (male) brothers who are confronting the injustice of the world. This is the "translational possibility" of A Better Tomorrow.

키워드

과제정보

이 논문은 2019년 대한민국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 (NRF-2019S1A5B5A070914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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