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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uses and Hierarchy of Loanwords Word-initial Glottalization

외래어 어두경음화 발음의 원인과 사회계층

  • Received : 2020.12.29
  • Accepted : 2021.02.02
  • Published : 2021.02.28

Abstract

It is necessary to pay attention to the appearance of word-initial glottalization among social classes. The higher the academic ability, the more formal it is, the more likely it is to avoid word-initial glottalization due to the psychological factors that are close to the English pronunciation.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prove and clarify this through experimental research and the Praat voice analysis program. In previous discussions on word-initial glottalization, there have been various discussions such as strengthening expressions, the conclusion of competition of modern society, Korean historical analysis, differences in Korean and English phonetics, and attempts to regularize the pronunciation of loanwords. In this paper, it was revealed that the higher the academic ability, the weaker the pronunciation of loanwords word-initial glottalization appears in formal and formal situations, by using experimental research and voice analysis program Praat. The presence or absence of pronunciation of the initial specification of loanwords acts as a psychological base for expressing one's status and hierarchy.

사회계층에 따라 어두경음화가 나타나는 양상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학력이 높을수록, 공식적이고 격식적인 자리일수록 영어 원어와 가깝게 발음하기 위해 어두경음화를 되도록 피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이에 대해 실험 조사와 Praat 음성 분석 프로그램을 통해 사회계층에 따라 외래어 어두경음화 약화 현상을 증명하여 밝히는 것이 본 연구의 목적이다. 외래어 어두경음화 원인에 대해 기존 논의에서는 표현 강화, 현대 사회 경쟁의 결과, 무조건적인 경음화, 국어사적 분석, 한국어와 영어의 음성음운 차이 기인, 외래어 발음의 규칙화 시도 등으로 다양하게 논의되어 왔으나, 사회계층에 기인한 분석은 부족한 실정이다. 본고에서는 실험 조사와 음성 분석 프로그램인 Praat을 이용하여 학력이 높을수록, 공식적이고 격식적인 자리일수록 외래어 어두경음화 현상이 약하게 나타난다는 것을 밝혔다. 외래어 어두경음화 발음 여부는 자신의 신분과 계층을 표출할 수단으로 보는 심리적 기제로 작용함을 알 수 있다.

Keywords

Ⅰ. 서론

한국어 어두경음화의 실현 배경은 다양하게 나타나는데 그 원인을 언어학적으로 분석함에 있어 Praat 음성 분석 프로그램으로 원인을 밝히고 사회계층에 나타나는 양상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학력이 높거나 공식적이고 격식적인 자리일수록 영어 원어와 가깝게 발음하고자 하는 심리적 요인으로 어두 경음화를 되도록 피하는 경향이 나타나는데 이에 대해 실험 조사와 Praat 음성 분석 프로그램을 통해 증명하여 밝히는 것이 본 연구의 목적이다.

그간 외래어와 관련한 학술적 논의는 주로 외래어 표기법과 표준 발음이 관련한 문제가 주를 이루었다. 논의의 시작은 외래어에 관한 표기법은 있지만 외래어 표준 발음법이 없다는 데 있다. 다시 말하면 외래어가 다양하게 발음되고 있다는 것이다.

외래어 표준 발음법의 부재는 곧 언중의 발음 혼란, 즉 외래어가 다양하게 발음되는 것으로 표출되는데 그중 특히 외래어 어두경음화가 빈번하게 나타난다. 그래서 본고에서는 외래어 발음의 어두경음화 현상을 사회계층과 관련하여 분석하고자 한다.

어두경음화의 실현 환경이 언어 내적인 설명이 힘든 위치인 어두에서 일어나고, 예외적이고 불규칙적으로 일어나는 수의적 현상에 해당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일관된 설명과 원인을 찾기가 어렵다.

외래어가 활발하게 도입하기 시작한 1920년대에는 외래어 표기법이 정해져 있지 않았고, 언중들이 원어가 들리는 대로 발음을 해 왔고, 현재는 최대한 원어와 가깝게 발음을 하기 위해 외래어에서 어두경음화 현상이 나타난다고 본다. 이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초 분절 자질 중 강세로 보았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이를 Praat을 이용하여 음향 음성학적으로 접근하여 분석하고자 시도하였다.

따라서 본고는 학력이 높거나 공식적이고 격식적인 자리일수록 원어와 가깝게 발음하고자 하는 심리적 요인으로 어두경음화를 되도록 피하는 경향이 나타난다는 것을 실험 조사를 통해 사례로 들고자 한다.

그동안 외래어 어두경음화 발음을 음향음성 학적으로 접근하여 분석하는 시도가 없었는데 본 논의를 계기로 외래어 어두경음화 현상 원인 분석에 보탬이 될 수 있을 것이다.

Ⅱ. 외래어 현실 발음의 특징

1. 외래어 구분과 외래어의 수용 범위

외래어는 외국어와 구분된다는 점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다. 본 절에서는 본고의 연구 목적을 수행하기 위해 외래어를 외국어와 어떻게 구분해야 하는지, 외래어의 범위는 어디까지 보아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부터 해야 할 것이다.

이희승(1955)에서는 ‘외래어는 외국어가 아니다. 외래어는 그 받아들인 민족이 외국어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다. 음운이나 어형을 자민족의 언어의 성질이나 법칙에 맞도록 개변 동화하여 외국어라는 의식이 없이 자기들의 고유어와 함께 자유롭게 사용한다.’고 하였다. 그리고 외래어의 조건으로 ① 순수한 외국어가 아닐 것, ② 음운상으로 귀화한 것이라야 할 것, ③ 충분히 일반화되어야 할 것이라고 하였다.

김민수(1973)에서는 외래어 구분 방법을 다섯 단계로 제시하고 있다. ① 귀화 이전의 단계는 외국어로서 발음이나 뜻이 순(純) 외국어의 모습대로 쓰이는 시기다. ② 귀화 시초의 단계에서는 외국어라는 의식이 뚜렷하다. ③ 귀화 도중의 단계에는 발음이나 형태의 어떤 점이 국어적인 것으로 변화한 모습이 생기고, 차차 익숙해진 채 두루 쓰여 생소한 의식이 없어진다. ④ 귀화 말기의 단계에는 외국어라는 특징이나 의식조차 없어지고 우리말로 여기게 된다. ⑤ 귀화 완료의 단계에 가면 국어에 아주 융합되어서 고유어와 구별할 수 없게 된다. 그리고 외래어의 귀화 과정에 대해 세 가지로 구분하고 있다. ① 외국어는 발음이나 뜻이 순외국어의 모습 그대로 쓰이는 단계의 말로, 쿠데타, 에고이즘, 오페라 등이 있다. ② 차용어는 발음이나 그 형태 등이 어느 시점에 있어서 국어적인 것으로 변화한 모습이 있는 단계로, 나일론, 소다 등이 있다. ③ 귀화어는 외국어라는 특징을 잃어버리고 국어 사회에서 고유어와 다름없는 것으로 인식되어 쓰이는 것이다. 붓, 먹, 절 등의 예가 있다[1].

엄태수(1999)에서는 외국어가 국어에 수용될 때의 세 가지 경우를 제시하고 있다. 첫째, 우리말에 개념도 있고 소리도 있는데 단지 소리만이 다른 언어에서 차용되어 사용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happy’의 단어개념은 ‘행복’인데, 이는 이미 한자어로 우리 언어에 존재하는 단어이다. 그러므로 어떤 화자가 우리말을 하는데 ‘해피’를 섞어서 쓴다면 이는 외국어를 쓰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둘째, 우리 언어에 개념은 있으나 소리가 없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버스’, ‘가스’ 등이 그런 경우다. 물론 이들 어휘의 개념은 소리와 동시에 외국에서 들어온 것이다. 이들 단어의 소리는 그 단어의 개념이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이므로 우리가 차용한 것이다. 셋째, 우리말에 개념도 없고 소리도 없는데 우리 생활에 굳이 필요하지 않는 어휘들인데, 이런 어휘는 외국어다[2].

임홍빈(1996)에서는 외국어 단어가 외래어가 되려면, 우리말 체계에 동화되어야 한다는 ‘동화의 조건’과 우리말 문맥에서 실제로 쓰여야 한다는 ‘쓰임의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고 보았다[3].

그리고 정희원(2001)에서는 임홍빈(1996)의 논의를 받아들이면서 외래어라는 용어를 현실 속에서 사용하는 개념과 일치시키려면, 국어로 굳어진 낱말뿐만 아니라 동화 과정에 있는 외래 어휘들까지 포함하도록 의미를 확장해야 한다고 보았다[4].

이상혁(2002)에서는 국어화 과정에서 외국어 어휘의 외래어 적정 조건으로 연역하여 네 가지로 제시하였다. ① 외국어 어휘는 국어화 과정에서 발음 변화의 양상을 거쳐야 외래어로서 적정하다. ② 외국어 어휘는 국어화과정에서 표기 형태 변화의 양상을 거쳐야 외래어로서 적정하다. ③ 외국어 어휘는 국어화 과정에서 의미 변화의 양상을 거쳐야 외래어로서 적정하다. ④ 외국어 어휘는 국어화 과정에서 그 절대적 사용 빈도의 우위와 산포도의 균형성이 확보되어야 외래어로서 적정하다[5].

이상규(2011)에서는 국어에서 전혀 사용되지 않은 말들도 표기하기 위한, 이들 단어들 때문에 외래어를 적기 위한 표기법이 아니라 ‘외국어’를 적기 위한 표기법이라는 비판을 하기도 했다[6].

조남호(2014)에서는 외래어의 수용과 대응에 대해 정리해 놓았다[7].

이상의 논의를 간략하게 정리하면, 외래어는 고유어와 대립되는 개념이고 외국어는 국어와 대립되는 개념으로 볼 수 있다. 외래어는 외국에서 들어온 말 중에서 한국어의 문법 체계에 동화되고, 우리의 일상 생활에 자주 쓰여서 우리말의 일부로 받아들여지게 된 어휘를 가리킨다.

과거 외래어 표기법을 놓고 크게 대립되었던 두 원칙은 이상억(1994)을 통해 살펴보면, 외래어를 그 원래 사용 지역의 원어 음으로 적을 것이냐, 우리 국어에 수용되어 통속화된 국어식 발음으로 적을 것이냐는 두 입장이었다[8]. 그러나 여기서는 표기법이 아닌 외래어 발음에 대해서 살펴볼 것이다.

이상의 논의를 통해 본고에서는 외래어를 고유어와대립되는 보편적인 개념을 따르되, 외래어의 범위는 일상 생활에서도 자주 쓰이는 것으로 확대하는 것으로 보겠다. ‘노트’와 같은 단어의 경우, 우리말에 ‘공책’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순화하여 사용하지 않고 ‘노트’를 일상생활에서 더 자주 사용한다는 점에서 본고에서는 ‘외래어’의 범위는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이는 어휘도 포함시키고자 한다.

2. 외래어 현실 발음

외래어는 표기법은 정해져 있지만 고유어, 한자어와 달리 표준 발음은 정해져 있지 않다. 많은 언중들이 외래어를 여러 변이형으로 발음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서 비롯된다. ‘국립국어원’의 ‘묻고 답하기’나 여러 국어 관련 사이트에서 외래어의 표준 발음에 관한 문의가 빈번하게 올라온다. 외래어 표준 발음법 부재에 의해 언중들은 혼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외래어의 현실 발음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같은 외래어에 대해 서로 다른 발음이 공존한다.

표 1. 외래어 현실 발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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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같은 외래어에 대해 서로 다른 발음이 공존하는 예가 있다. 외래어를 받아들이는 과정이 단순하지 않기 때문에 외래어의 발음과 표기가 한 가지로 고정되지 않고 여러 형태가 공존하기 때문이다[9].

위의 표에서 보듯이, 언중은 외래어를 발음할 때 어두 경음화 하여 발음하는 경우가 많다. 국립국어원의 표준 발음 실태 조사(2002)에 따르면 어두에 오는 ‘ㄱ, ㄷ, ㅂ, ㅅ, ㅈ’을 발음할 때 언중들의 경음화 현상이 상당히 고착화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10].

그렇다면 외래어의 어두 경음화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다음 장에서 살펴볼 것이다.

Ⅲ. 외래어의 어두경음화 원인 분석

1. 어두경음화에 대한 기존 논의

외래어의 어두경음화에 대한 기존 논의는 사회언어학적으로 해석하거나 한국어와 원어의 음운음성 차이로 설명하고자 하는 견해 정도로 대별(大別)해 볼 수 있다.

최현배(1937)에서는 말씨가 곱게 다듬어진 서울말보다는 곱게 다듬어지지 못한 시골말이 더 많은 된소리를 쓴다고 하였고, 허웅(1965)에서는 어두경음화 현상을 강화로 보았다. 이기문(1959, 1972)에서는 격렬한 동작을 의미하는 동사가 심리적으로 강한 발음을 요구하였고, 이돈주·홍순탁(1965)에서는 심리적 조건, 기후 및 자연 환경의 조건 때문에 어두경음화가 나타난다고 하였다[11][12].

이규창(1975)에서는 표현 효과를 증대하기 위한 것으로써, 청취자의 청각 영상에 호소하려는 통시적 변화라고 하였고, 이영석(1986)에서도 청각상을 강하게 하기 위해 경음으로 발음하는 것은 심리 작용에 의한 것이라고 하였다. 김태곤(1987)에서도 일종의 강화 현상으로 보고 있다.

현대 사회의 경쟁의 결과로 어두경음화가 나타났다는 견해도 있다. 김형규(1961, 1976, 1982)에서는 인간 사회의 복잡화와 경쟁의 격화에 따라 인간의 언어도 차차 강한 발음을 가지게 되었다고 하였고, 최원기(1970)에서는 생동적인 현대인의 생리와 사회의 복잡성에서 오는 마음의 여유 상실에 그 원인이 있다고 하였다. 노재봉(1974)에서는 사회생활의 경쟁이 강해졌기 때문에 강한 발음을 하게 된다고 하였다.

유성곤(1987)이나 권영주(1995)에서는 화자 자신의 의사를 분명히 하고자 하는 심리적 원인에서 어두 경음화 현상이 나타난다고 보았다. 특히 유성곤(1987)에서는 경음화 현상은 외래어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말에 많이 있는데 그 원인으로는 전쟁과 같은 비극이나 사회적 변화를 겪으면서 사람의 심리가 모질어져 경음화 현상이 촉진되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한 요즘은 효과적인 표현 의욕으로 농촌보다는 도시에서, 노년층보다는 젊은 층에서 두드러진다고 하였다.

언중의 심리적 요인으로 보는 경우도 많다. 오정란 (1988)에서는 어두경음화 현상은 사회 심리적 기능의 차원에서 심리적 강화 욕구에 의한 것으로 문명의 진보로 인간의 물질문명은 급성장하였으나, 정신적인 공허함이 증가하였고 이러한 심리 상태를 표면에 드러내 보이지 않으려는 자기방어의 노력이 언어 활동시에는 자기 과시 현상으로 나타난 것이라고 하였다.

이미재(1989)에서도 어휘 개별적으로 적용되는 어두 경음화 현상이 주로 강한 정도성을 가진 어휘에서 발견된다고 보고, 그 원인을 화자의 심리를 극대화하고자 하는 작용에서 찾고자 한다고 하였다.

강돈묵(1988)은 표현을 좀 더 강하게 하려는 화자의 의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고 하였다. 즉 상대에게 자신의 주장을 분명히 전달하기 위해서라고 하였다.

박진석(1999)은 음성 환경과 표현 대상에 대한 언중들의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보았다. 외딴 이웃끼리 이산에서 저 산의 일터까지 분명한 의사 소통을 위해서는 강렬한 발음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하였다.

신호현(1994)에서는 어두경음화 현상을 무조건적인 경음화로 보고 일본어 및 서양어의 영향, 매커니즘적강화, 상징어·첩어, 전위에 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어두경음화는 현대 국어 화자에게만 나타나는 공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국어사적으로 그 흔적을 찾을 수 있다. 정길남(1985:176)에서 어두경음화는 말의 청각 상을 더 강화하려는 데서 나타난 현상으로 이조 초기부터 사용되던 어두의 ㅅ계 합용병서가 17세기에 이르러 ㅂ계와 더불어 혼용되다가 18세기에 이르면서 어두에서 ㅅ으로 통일되어 나타나 지금의 경음으로 존재하게 되었다고 하며 어두경음화의 역사적 측면을 설명한 바 있다.

또한 정길남(1986)에서도 19세기 간행된 교과서의어두된소리 표기를 조사하여 연구하였는데 주로 ㅅ계합용병서가 교과서에 고루 분포되어 쓰이고 있다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한국어와 영어의 음성, 음운 차이로 설명하고자 하는 견해가 있다. 이진성(2000)에서는 영어에서 /s/ 다음에 오는 /p, t, k/는 의무적인 이음 환경이 되어 예외 없이 경음 [p’, t’, k’]로 발음되는 것에 주목하였다. 경음 [p’, t’, k’]는 한국어의 음소이므로 한국인이 [뻐쓰, 써클] 등으로 경음화하는 것은 표기법의 영향보다는 영어 철자의 영향으로 어두경음화 된다는 것이다[13].

김상중(1996)에서도 마찬가지이다. s, c, psy의 영어철자를 중심으로 몇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어두 경음화를 조사하였다[14]. 그러나 ‘dollar’를 [달러], [딸러]와 같이 발음하는 등의 경우도 있어 영어 철자의 영향으로 어두경음화 한다는 것으로 충분한 설명이 되지는 못한다.

따라서 외래어 발음의 어두경음화 현상 원인을 보다 구체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 홍순성(1995)과 박동근(1997)에서는 외래어 발음의 어두경음화 현상을 조건에 따라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 규칙화를 시도하였다 [15]. 그러나 어두경음화 현상을 규칙화하여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이상을 분석해 보면 어두경음화 원인에 대해 심리적 요인으로 보는 분석, 표현을 강화하려는 의도, 의미 분화의 기능, 일본어 및 서구어의 영향, 국어사적 관점, 외래어 발음의 규칙화 시도 등으로 분석하여 보고 있다. 이상의 기존 논의를 다음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표 2. 어두경음화에 관한 기존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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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외래어 어두경음화 원인 분석

그렇다면 외래어가 어떤 요인으로 어두경음화 현상이 나타나는지 고민해야 한다. 본절에서는 초 분절 자질 중 강세(stress)가 어두경음화 현상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본다.

강세(stress)는 발화할 때 음절, 단어에 주는 강도를 말하며, 소리의 상대적 크기로 나타난다. 강세(stress) 는 일반적으로 음장, 강도, 기본 주파수 등이 함께 나타난다. 한 단어 내에서 어느 한 음절이 강세를 받으면 강한 조음의 힘으로 발음되어 주위의 다른 음절보다 상대적으로 크게 들리고 강하게 발음된다.

다음은 외래어의 강세(stress)를 제시한 것이다.

표 3. 외래어 강세(st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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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강세의 규칙화는 여러 학자들에 의해 시도되어왔는데 이용재(1996:328~346)에서는 영어의 2음절 어인 경우 75%가 첫 음절에 강세가 온다고 하였다. 따라서 위에서 보듯이 첫 음절에 강세가 오는 외래어가 많이 나타난다[16].

본고에서는 외래어의 어두경음화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로 원어의 발음과 같아지게 하기 위해서라고 본다. 따라서 원어의 발음과 외래어 발음을 음향 음성학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강세는 모음이나 자음 조음 같은 분절 특성에 영향을 미친다[22][23]. 강세 음절의 분절은 비강세 음절보다 더 큰 조음적인 동작을 보인다. 이는 음성음향 유형으로 구현된다. 따라서 강세 음절의 모음은 대개 뚜렷한 포먼트 유형을 지니게 된다.

다음은 음성 분석 프로그램 Praat(6.0.3.9)을 이용하여 외래어 중 ‘버스(bus)’를 [뻐스]와 [버스]로 발음한 것과 원어민이 발음한 것을 스펙트로그램과 포먼트로 나타낸 것이다. 참고로, 이때의 버스는 ‘요금을 받고 정해진 노선을 운행하며 승객을 실어나르는 대형 자동차’를 의미한다. 그런데 [뻐스]가 아니라 [버스]로 발음을 하면 ‘컴퓨터에서 데이터를 전송하는 통로’의 의미가 된다.

어두경음화는 외래어를 의미 분화하기도 하는데, 예를 들면, ‘(머리, 공을) 커트 친다’와 ‘컷(삽화에서와 같은 cut)’의 경우도 의미 분화된다. 또한 ‘막대기’를 의미하는 bar는 [바]로 발음이 되지만, ‘술집’을 의미할 때는 [빠]로 발음한다. 이렇듯 하나의 외래어에 대해 서로 다른 발음이 존재하는 것 중에 의미 분화가 일어나는 경우가 있다.

그 이유는 언중들이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이는 어휘(승객을 실어나르는 대형 자동차 버스, (머리, 공을) 커트친다, 술집의 bar)인 경우에는 먼저 경음화하고 그 외 다른 의미로 쓰일 때(데이터 전송하는 통로, 삽화에서의 cut, 막대기의 bar)는 의미 분화를 위해 평음으로 발음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음은 음성 분석 프로그램 Praat(6.0.3.9)을 이용하여 외래어 중 ‘버스(bus)’를 [뻐스]와 [버스]로 발음한 것과 원어민이 발음한 것을 스펙트로그램과 포먼트로 나타낸 것이다.

그림 1. [p’əs] 발음의 스펙트로그램

그림 2. [p’əs] 발음의 포먼트

그림 3. [pəs] 발음의 스펙트로그램

그림 4. [pəs] 발음의 포먼트

그림 5. 원어민의 [bʌs] 발음

그림 6. 원어민의 [bʌs] 포먼트

음향 스펙트럼(spectrum)으로 음성을 분석하는 것은 소리 성질의 내부 음향 구조를 제시할 때 가장 유효한 수단이다. 상당한 양의 스펙트럼 정보는 개별 음성에 대해 유용하다.

원어민의 [bʌs] 발음에서 가장 높은 주파수는 195.73919174812116Hz이고, [bʌs] 발음 지속 시간은 0.487388초이다. 그리고 [p’əs] 발음에서 가장 높은 주파수는 229.0436354800155Hz이고, [p’əs] 발음 지속 시간은 0.217초이다. [pəs] 발음에서는 가장 높은 주파수가 161.2639537077127Hz이고, [pəs] 발음 지속 시간은 0.256619초이다.

강세 받는 음절에 나타나는 높은 주파수는 성대의 긴장이 증가함으로써 생긴다. 후두내윤상갑상근에 가해지는 이러한 별도의 노력은 호흡량을 더욱 증가시킴으로써 배가된다. 이것은 성문하압을 높이고, 주파수를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이로써 성대를 원래의 위치로부터 멀리 밀어내면서 강세 음절에 더 강한 신호를 일으키게 된다.

강세 음절의 더 긴 지속시간은 일반적으로 조음기관에 더 많은 근육의 움직임을 필요로 한다. 강하게 강세를 받는 음절을 조음하기 위해 증가된 시간은 조음기관이 강세 받는 음절 모음의 목표 위치에 도달하도록 허용한다. 이것은 조음기관이 목표점에 이르지 못한, 강세를 덜 받는 음절의 포먼트 주파수와 강세 받는 모음의 주파수를 비교할 때 잘 나타난다(Gloria J.Borden, Katherine S.Harris, Lawrence J.Raphael, 1994)[24].

또한 [그림 2][그림 4][그림 6]에서 각 발음의 포먼트를 비교해 보면, 강세(stress)가 있는 [bʌs]와 [p’əs] 발음의 포먼트가 [pəs] 발음의 포먼트보다 더 뚜렷한 양상을 보임을 알 수 있다. 강세 음절의 분절이 비강세 음절보다 더 큰 조음적인 동작을 하게 되는데 뚜렷한 포먼트 유형으로써 나타나는 것이다.

또한, [그림 1][그림 3][그림 5]의 스펙트로 그램에서 각 노란색 실선은 강도를 나타내 주고 있는데, 강세 (stress)가 있는 [bʌs]와 [p’əs]의 노란색 실선 기울기 정도가 같고, [pəs] 발음의 노란색 실선 기울기는 완만함을 알 수 있다.

또한 외래어에서 어두경음화가 빈번하게 나타나는 이유는 원어(특히 영어)에서 2음절인 경우 첫음절에 강세가 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전언(前言)하였듯이, 영어에서 2음절인 경우 첫음절에 강세가 오는 경우가 75% 정도 되기 때문에 외래어를 발음할 때 어두경음화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위의 결과 분석으로 알 수 있는 사실은, 언중들은 원어와 최대한 가깝게 발음하고자 외래어에서 어두 경음화 하여 발음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를 음향 음성학적으로 접근하여 분석하였다.

Ⅳ. 사회계층에 의한 외래어 어두경음화 현상의 실제

1. 실험 방법

앞선 논의에서 외래어 어두경음화는 원어와 최대한 가깝게 발음하기 위한 것임을 음성음향학적으로 분석하였다. 본고의 논의를 더 강화하기 위해 외래어 어두 경음화 실제를 보이고자 한다.

외래어 어두경음화로 발음하는 것은 예를 들어, ‘배터리’를 ‘[빳떼리/빠떼리/빼떠리/빼터리]’ 등과 같이 어두 경음화 발음은 공식적이고 격식적인 자리에서는 지양하고, 학력이 높을수록 사용하고 있다. 즉, 학력이 높을수록, 공식적인 자리일수록 외래어 어두경음화를 지양하고 최대한 원어에 가깝게 발음하고자 하는 경향이 있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다음의 실험을 수행하였다.

사회계층별 외래어 어두경음화를 분석하기 위해 1:1 직접 면담의 방법과 음향 음성학적 분석을 시도하였다. 먼저, 실험하고자 하는 실험 자료인 외래어를 무작위로 선별하면 다음과 같다.

다음은 위의 [표 4]에 대한 언중의 외래어 현실 발음을 제시하였다.

표 4. 실험 자료 외래어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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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5. 실험 자료 외래어 현실 발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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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같은 외래어에 대해 서로 다른 발음이 공존하는 예가 있다. 외래어를 받아들이는 과정이 단순하지 않기 때문에 외래어의 발음과 표기가 한 가지로 고정되지 않고 여러 형태가 공존하기 때문이다.

이 외래어 목록을 실험 대상자들에게 인터뷰 형식으로 자유 발화하도록 하였다. 실험 대상자는 길거리 캐스팅에 의한 참가자와 지인으로 구성된 참가자이고, 1:1 면담으로 자유 발화를 하도록 실험을 진행하였다. 조용한 곳에서 실험을 하였으며, 녹음을 한 후 음성 분석 프로그램인 Praat(6.0.3.9)으로 분석하였다.

실험 대상자 목록은 다음과 같다.

표 6. 실험 대상자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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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실험 결과

실험 결과 고학력자의 경우 외래어 어두경음화 현상이 약하게 나타나고 저학력자의 경우 외래어 어두 경음화 현상이 강하게 나타났다.

다음은 음성 분석 프로그램인 Praat(6.0.3.9)을 이용하여 외래어 중 ‘배터리’ 발음한 것을 스펙트로 그램과 포먼트로 나타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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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7. 실험대상자 2의 ‘배터리[배터리]가 있어요’의스펙트로그램과 포먼트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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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8. 실험대상자 4의 ‘배터리[빳떼리]가 있어요’의스펙트로그램과 포먼트 분석

실험대상자 2의 첫음절 주파수는 258.3811이고, 실험대상자 4의 첫음절의 주파수는 269.39869이다. 강세 받는 음절에 나타나는 높은 주파수는 성대의 긴장이 증가함으로써 생긴다. 후두내윤상갑상근에 가해지는 이러한 별도의 노력은 호흡량을 더욱 증가시킴으로써 배가된다. 이것은 상문하합을 높이고, 주파수를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이로써 성대를 원래의 위치로부터 멀리 밀어내면서 강세 음절에 더 강한 신호를 일으키게 된다.

Ⅴ. 결론

외래어 표기법과 표준 발음 논의에 앞서 꾸준하게 다루어져 온 논의는 외래어의 현실 발음이었다. 하나의 외래어에 대해 다양한 발음을 한다는 것은 언중들의 혼란을 가중시킨다. 그만큼 외래어 발음은 규칙화하여 설명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기에 외래어 현실 발음에 관한 논의가 꾸준히 이루어져 왔다.

그중에서도 외래어는 어두경음화 현상이 빈번하게 나타나는데, 이에 대해 사회언어학이나 음운 음성학적으로 접근하는 시도가 있었다. 하지만 외래어 어두 경음화현상에 대해 충분한 설명이 되지 못하고 있다.

외래어는 1920년대 활발히 도입하면서 언중들이 외래어를 들리는 대로 발음할 가능성이 컸다. 또한 현재에는 외래어를 원어와 최대한 가깝게 발음하기 위해 어두 경음화 하여 발음하는 것이다.

이를 분석하기 위해 음향 음성학적으로 접근하였다. 강세 받는 음절은 성대가 긴장하여 주파수도 높게 되고, 이로써 성대를 원래 위치로부터 더 멀리 밀어내면서 강세 음절에 더 강한 신호를 일으킨다. 이는 곧 강세 음절의 지속 시간이 길어지게 된다. 강하게 강세를 받는 음절을 조음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조음기관에 더 많은 근육의 움직임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는 다시 포먼트의 뚜렷한 유형으로 이어진다.

원어민이 발음하는 [bʌs]와 한국인이 발음하는 [p’əs] 의 발음이 [pəs]로 발음하는 것보다 스펙트로그램과 포먼트에서 포먼트에서 많은 유사점이 발견되었다. 높은 주파수와 또렷한 포먼트, 발음 지속 시간 등이 그러하다. 이로써 외래어의 어두경음화 현상은 원어의 발음과 최대한 가깝게 하기 위해 나타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를 지지하기 위해 실제 사례를 들어 보였다. 학력이 높을수록, 공식적이고 격식적인 자리일수록 외래어 어두 경음화 현상이 약하게 나타난다는 사실을 음성 음향학적으로 보였다.

학력이 높고, 공식적인 자리일수록 원어 발음과 최대한 가깝게 하고자 하는 경향이 있었다. 외래어를 어두 경음화 하여 발음하는 여부에 따라 자신의 신분과 계층을 표출할 수 있는 수단으로 느끼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심리상태는 설문조사와 인터뷰 등으로 차후 추가적으로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본 연구는 외래어 어두경음화 현상은 원어와 최대한 가깝게 발음하고자 하는, 또한 자신의 신분과 계층을 표출할 수단으로 보는 심리적 기제로 작용을 한다는 것으로 설정하고 이를 음성음향 학적으로 분석하였다는 데서 의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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