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촉매란 빛을 흡수하여 화학반응을 촉진시키는 물질로, 대기 및 수질 오염 물질 제거, 항균, 신재생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되고 있다.1 대기 오염물질 제거에 대한 광촉매의 작동 원리를 간단히 살펴보자면, 광촉매는 빛을 흡수하여 전자-정공 쌍을 형성하게 되고, 이것이 주변의 산소와 물과 상호작용하면서 초산소(O2-)와 하이드록실라디칼(•OH)을 형성시키게 되며, 이들의 강력한 산화력으로 인해 고체 광촉매 표면 위에 흡착되어 있는 대기오염물질은 산화되며 대기 중으로부터 제거된다. 산성비와 이차 미세먼지의 원인물질로 알려져 있는 질소산화물(NO, 또는 NO2. NOx라고 총칭함)의 경우 광촉매 표면 위에서 산화되어 질산이온(NO3-)을 형성하며 광촉매 표면 위에 고정되게 되고, 광촉매가 물방울에 닿게 되면 표면의 NO3-는 씻겨 내려가며, 광촉매 표면이 다시 원상 복구되어 새로운 NOx 분자를 대기 중으로부터 제거할 수 있게 된다.2,3
광촉매로 가장 널리 사용되는 물질은 이산화티타늄(TiO2)으로서, 특히 광촉매 활성이 높다고 알려져 있는 아나타제(anatase) 결정상을 주성분으로 하는 TiO2 제품들이 상용화되어 있고, 이들은 높은 광촉매 활성을 위해 비표면적을 극대화시킨 나노 입자의 형태(입자크기 ~ 20 나노미터)로 제조된다.1−3 Anatase TiO2의 경우 자외선만 흡수할 수 있는 성질이 있어, 가시광선만 존재하는 실내 조명하에서는 적용이 어려우나, 자외선이 존재하는 실외 자연광하에서는 작동하는데 문제가 없다. 최근, 이런 TiO2 나노입자를 시멘트, 콘크리트, 페인트 등의 건축 자재와 배합하여 건축물에 적용할 경우 실외 공기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많은 연구자들이 제안한다.2,3 그러나, 실험실 환경이 아닌, 실제 환경에서 광촉매가 얼마나 큰 효능을 발휘할 것인지, 입자 크기가 큰 벌크(bulk) 형태에서는 인체에 무해하다고 알려져 있는 물질들도 화학적 조성이 변하지 않아도 나노입자로 크기가 작아지면 인체에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어, TiO2 나노입자가 비산될 경우 문제가 되지는 않을지,4 광촉매가 건설분야에 적용되기에는 너무 가격이 비싸지 않은지에 대한 의문점들이 아직까지는 존재한다. 이러한 의문점을 해소하기 위한 많은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고 앞으로도 진행될 것으로 생각된다.
본 연구는 TiO2 입자를 시멘트와 배합한 소재의 광촉매 활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여기서 사용된 TiO2는 입자크기가 100-300 나노미터 정도이며, 표면의 대부분이 알루미나(Al2O3)와 지르코니아(ZrO2) 등으로 덮여있고 루타일(rutile) 결정 구조를 가지는 상용품이다. 이 TiO2 소재는 빛의 굴절률이 높고, 광촉매 활성이 매우 낮으며,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여 현재 연구분야 뿐만 아니라 백색 안료로도 실제 건설 현장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는 물질이다. 백색 안료가 페인트에 첨가되어 광촉매 활성을 발현한다면, 페인트의 노화를 촉진시킬 수 있는데, 백색 안료로 사용되는 TiO2 입자의 표면을 Al2O3와 ZrO2로 비활성화(passivation)함으로써 광촉매 활성을 억제할 수 있다. 그러나, 이 rutile TiO2가 시멘트와 일정 비율로 결합되면, 기존의 광촉매용 anatase TiO2 나노입자와 견줄만한 질소산화물 제거 활성을 보임을 보여줄 것이다.
광촉매 활성을 측정하기 위한 home-made 장치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이미 타 논문에 보고하였고, 여기서는 그 장치에 대해 짧게 묘사하고자 한다.3 원통형 반응기에 건조 공기, 습도가 있는 공기, NO를 각각 일정한 유량으로 주입할 수 있는 장치를 갖추었으며, 반응기를 통과해서 나오는 공기의 NO, NO2, NOx, NH3의 농도를 검출할 수 있는 장치(Serinus 44, Ecotech ACOEM Group, Australia)가 구비되어 있다. 반응기의 윗면은 석영유리창으로 되어 있어서, 그 위에 광원을 놓을 경우 반응기 안에 있는 시편의 윗면이 빛에 노출될 수 있다. 반응기에 주입된 기체의 습도는 실온 기준으로 상대습도 50±10% 였으며, 광원으로는 자외선(BLB 352 nm UV, Sankyo-denki, Japan) 및 청색 광원 (KWLDB1207W, Kwangwonlight, Korea)을 사용하였다.
본 연구에서 사용한 TiO2 소재는 Lomon Billions, China에서 구입한 R996이라는 상품명을 가지는 소재로써 그 구조는 본 연구실의 선행 연구에서 자세히 조사된 바가 있다.3,5 입자 크기는 100-300 nm이며, 표면은 Al2O3 및 ZrO2로 덮여 있고 그 자체로는 매우 낮은 광촉매 활성을 가진다. 예를 들어 그 자체의 광촉매 활성은 NOx 제거율 기준으로 1% 미만으로, 표면이 Al2O3와 ZrO2 등으로 비활성화되어 있어서 광촉매 활성이 거의 없는 것이다. 본 연구에서 사용된 물의 경우 3차 증류수를 사용하였다.
Fig. 1에는 NO의 광촉매 활성에 의한 제거에 대한 실험 결과가 나타나 있는데, 광촉매 시편으로 사용된 물질은 백색시멘트, R996 TiO2, 물을 100:15:50으로 배합한 후 5×10 cm2 넓이의 보도블록 위에 도포한 후에 말려서 얻은 것이다. 빛(자외선)을 켜기 전에는 1 mol ppm의 NO가 반응기를 통과하여 검출되는 것을 확인할 수가 있으며, 빛을 켠 후 NO의 농도가 급격히 감소하는 것으로 보아 반응기 안에 있는 시편의 광촉매 활성에 의해 NO가 대기중으로부터 제거됨을 확인할 수 있다. NO가 제거됨과 동시에 NO2는 생성됨을 알 수 있는데, 이는 NO가 산화되어 궁극적으로는 NO3-로 바뀌어 시편의 표면 위에 고정되어야 대기 중으로부터 완전히 제거되는 것인데, 완전 산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NO2가 표면을 탈착할 수 있음을 의미하게 된다. 실제 NOx 제거량은 NO 제거량에서 NO2 생성량을 빼준 값이며, Fig. 1에서는 빛을 켜 준 5시간 동안 평균적으로 16% 정도의 NOx가 제거되었음을 알 수 있다. 빛을 켠 바로 직후에는 NO 및 NOx의 제거량이 각각 34%, 30%에 해당하나, 시간이 지날수록 이 값이 점점 줄어드는 것을 확인할 수 있고, 이는 시편이 빛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표면에 증착된 NO3-의 개수가 많아지면서, 비어 있는 표면 활성 자리의 수가 감소하여 촉매반응속도가 낮아지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2,3
Figure 1. 백색시멘트와 R996 TiO2를 배합하여 보도블록 위에 도포한 시료의 자외선 하에서의 질소산화물 산화 실험 결과.
Table 1에서는 Fig. 1에서 사용된 시료의 다양한 전처리 조건과 광원에 따른 광촉매 활성에 대해 정리하고 있다. 전처리의 경우 크게 두 단계로서 물로 세척한 후 열처리하여 건조하는 단계와 자외선을 16시간 조사하는 단계로 진행하였으며, 실험은 각 단계의 순서를 바꿔서도 진행하였다. 자외선 조사를 먼저 한 경우, 50 ℃에서 건조한 시료는 자외선 하에서 약 18.0% 정도의 NOx 제거율을 보였다. 전처리 건조 온도를 100 ℃로 올렸을 때는 NOx 제거율이 13.7% 정도로 감소하였다. 이는 전처리 건조 온도를 증가시킴에 따라서 대기 중의 휘발성유기화합물이 부분산화되어 시료 표면에 흡착될 확률이 증가하고, 흡착된 부분 산화물이 광촉매를 피독시키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6,7 세척 및 건조 단계를 먼저 수행하고 자외선을 조사한 시료의 경우, 앞선 시험과 비교하여 현저히 낮은 NOx 제거율을 보였다. 앞서 설명한 건조 과정에 따른 피독에, 자외선 조사에 따른 추가적인 부분 산화물 형성으로 인한 촉매 피독이 더해졌기 때문에, 활성이 낮아진 것으로 생각된다. 반면 자외선으로 먼저 처리하고 물에 담근 경우에는 자외선 조사 시 생성된 표면 부분산화물이 물에 씻겨 내려가기 때문에 피독의 정도가 덜 해지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겠다. 이를 통해 전처리 온도와 전처리 단계의 순서가 광촉매 활성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자외선이 아닌 가시광 하에서 광촉매 실험을 진행했을 경우에도 13.9%의 NOx 제거율이 확인되었다. 실험에서 사용된 자외선보다 가시광선의 세기가 더 크기 때문에, 동일한 광조건에서 본 연구의 시편이 자외선과 가시광선에서 비교할만한 활성을 보인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으며, 아마도 동일한 광원 세기에서는 가시광선보다는 자외선에서 활성이 훨씬 더 크게 나타났을 것이다. 참고로 자외선의 경우 광원 제조사에 의하면 그 세기가 10 W/cm2이며 가시광의 경우 본 연구실에서 160 W/cm2로 측정된 바 있다.8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시광선에서도 꽤 높은 활성을 보인다는 것인 실내 주차장 등에도 이 소재가 적용 가능함을 보여주는 결과이다. 특이한 것은 청색 광원을 이용한 실험의 경우 NO와 NOx 제거율이 거의 유사했다는 것이다. 광원의 세기가 클 경우 NO가 NO2 로만 산화되어 탈착되는 현상이 억제되고, 제거된 NO는 거의 모두 NO3-로 표면에 고정됨을 의미한다.
Table 1. 백색시멘트와 R996 TiO2를 배합하여 보도블록 위에 도포한 시료의 다양한 전처리 조건 및 광원에서의 실험 결과 요약
전처리는 시료를 증류수에 2시간 담근 뒤에 표에 제시된 온도에서 6시간 동안 건조시킨 단계와 그 전 또는 후에 광촉매 활성 실험에서 사용한 것과 동일한 세기의 자외선 광원으로 대기중에서 16 시간 동안 노출시킨 것임
본 연구에서는 입자크기 100-300 nm의, 표면이 비활성화되어 있으며 이미 안료용으로 대중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rutile TiO2를 사용하였기 때문에, 기존의 광촉매보다 유해성 문제가 훨씬 덜 할 것으로 예측된다. 광촉매가 혹시라도 비산되더라도 표면이 비활성화된 형태로 비산될 가능성이 높아 유해성 문제는 덜 할 것이고, 입자 크기도 100 nm 이상으로 나노 독성학 문제에 대해 조금은 더 자유로울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안료용 TiO2의 가격이 시장에서 이미 광촉매용 anatase TiO2 나노입자보다 훨씬 더 낮게 형성되어 있음을 감안하면 본 연구에서 사용된 소재들의 경제성도 매우 우수하다고 볼 수 있다. 효율의 경우에도 실험실 환경에서는 기존의 광촉매 소재들과 비교하여 결코 뒤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더 우수하다고 볼 수 있는 결과가 도출되었지만, 향후 실 환경에서의 대기 오염물질 제거 효율에 대한 연구가 더 필요하다. 참고로, 본 연구에 사용된 시료를 한국산업기술시험원에 의뢰하여 NOx 제거효율을 평가하였다.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의 전처리 과정은 시료를 세척한 뒤 105 ℃로 열처리하여 건조한 후, 16시간 동안 자외선 조사하여 진행되었다. 이 시료에 대해 광촉매 효율을 측정한 결과, NOx 제거율이 2.2%에 해당하는 결과를 받았다. 전처리 조건 및 순서가 유사한 Table 1에서의 활성 결과와 비교하면 ~5% 정도의 차이를 보여주었다. 이러한 광촉매 활성의 차이는 ISO 22197-1에 적용된 표준 반응기와 home-made 장비에 적용된 반응기의 구조적인 차이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광촉매협회에서는 이 국제표준조건에서 NOx 제거효율이 1.5% 이상인 제품에 광촉매 인증을 시행하고 있으며, 본 연구에서 사용된 시료의 NOx 제거효율이 인증기준을 상회하기 때문에 광촉매로서 활용 가치가 있다고 판단된다.
본 연구에서는 안료용으로 사용되는 입자 크기가 100-300 nm이며 rutile 상을 가지는 TiO2가 백색시멘트와 배합되었을 때 굉장히 높은 자외선 및 가시광선 NOx 제거 광촉매 활성을 보임을 알 수 있었다. 원래 광촉매 활성이 굉장히 낮은 이 TiO2가 백색시멘트와 배합되었을 때 왜 높은 광촉매 효율을 보이는 지에 대한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나, 이 연구가 향후 광촉매를 건축 소재 분야에 응용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표면에 비활성화되지 않은 일부분의 TiO2와 백색시멘트의 계면이 높은 광촉매 활성을 띄며, 이 부분에서 형성된 NO2 또는 NO3-는 시멘트 표면위로 확산되어, 이 시멘트와 TiO2 사이의 활성 자리가 피독되지 않고 계속 반응물의 흡착에 관여하도록 해준다고 제안할 수 있겠다. 활성 자리의 국지적인 구조 및 활성 원인의 분자수준에서의 규명은 후속 논문을 통해 보고하려고 한다.
Acknowledgments
본 연구는 연구재단의 지원(NRF-2021R1F1A1046312)으로 수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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