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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Study on the Music of Musical based on Conceptual Blending Theory

개념적 혼성 이론을 통한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음악 연구

  • 성찬경 (상명대학교 일반대학원 뉴미디어음악학과 강사) ;
  • 장민호 (상명대학교 일반대학원 뉴미디어음악학과 교수)
  • Received : 2020.06.24
  • Accepted : 2020.08.25
  • Published : 2020.09.28

Abstract

In essence, Musical theatre is a multimedia show, so when you listen to musical numbers, you will experience it through multiple senses. Therefore, in order to analyze musical numbers, emphasis should be placed on its interaction with various media such as lyrics, dance, and theatre, which have a direct association with the music. Through the Conceptual Blending Theory, which can comprehensively consider the combination of text and music, the combination of movement and music, and the combination of visual elements and music, this study analyzes the music of Musical . By exploring the result of interaction between lyrics and music, the interaction between choreography and music, and the interaction between stage and music, the artistry and intrinsic value of the work can be proved. In addition, we can discover the process and system of integrated interpretation through music analysis applying Conceptual Blending Theory. Therefore, Conceptual Blending Theory has sufficient utility as a methodology for music analysis of musical theatre.

본질적으로 뮤지컬은 다매체성을 지니기 때문에 뮤지컬 음악을 감상할 때 복합적인 감각을 통해 체험하게 된다. 그러므로 뮤지컬 음악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그 음악과 직접적인 연관을 가진 가사, 무용, 무대와 같은 다양한 매체와의 상호작용에 주안점을 두어야 한다. 본 연구는 텍스트와 음악의 결합 양상, 움직임과 음악의 결합 양상, 시각적 요소와 음악의 결합 양상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개념적 혼성 이론(Conceptual Blending Theory)을 통해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음악을 분석한다. 뮤지컬에서 가사와 음악의 상호작용으로 만들어지는 결과물, 안무와 음악의 상호작용으로 만들어지는 결과물, 무대와 음악의 상호작용으로 만들어지는 결과물을 탐구함으로써 작품의 예술성과 내재되어 있는 가치를 증명할 수 있다. 또한 개념적 혼성 이론을 적용한 음악 분석을 통해 통합적 해석의 과정 및 체계를 발견할 수 있다. 따라서 개념적 혼성 이론은 뮤지컬 음악 분석 방법론으로써 충분한 효용성을 갖게 된다.

Keywords

I. 서론

뮤지컬 음악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뮤지컬의 구성요소 및 속성을 알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뮤지컬의 구성요소를 대사와 노래, 그리고 춤으로 설명하는 데는 이견이 없다[1]. 따라서 뮤지컬 음악이란 뮤지컬의 구성요소를 따라 대사를 반영한 음악, 노래를 반영한 음악, 춤을 반영한 음악이며, 음악을 포함해 둘 이상의 다른 매체가 결합된 매체, 즉 멀티미디어의 속성을 지니게 된다.

뮤지컬 역사학자이자 비평가인 스티븐 서스킨 (Steven Suskin)의 경우 뮤지컬 음악을 이야기(story), 춤(dance), 버라이어티(variety), 연주회용(concert)의 4가지로 분류하였다. 그리고 뮤지컬의 황금기 시대에 맹활약을 펼친 편곡가 돈 워커(Don Walker)는 “이야기의 중요성을 견지한 극음악 작곡가는 무대 위에서 일어나는 모든 물리적인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하여야 한다”고 주장하였다[2]. 이렇듯 뮤지컬 음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대사 및 가사뿐 아니라 안무 및 무대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 뮤지컬은 무대 위에서 이루어지는 공연예술이기에 시각적 요소가 두드러진다. 뮤지컬에서의 음악은 듣는 음악이자 곧 보는 음악이 되기 때문에 현장에서 관객이 경험하는 시각적 요소와 청각적 요소의 결합에 따른 감상으로의 접근이 중요하다.

본질적으로 다매체성(multimediality)을 지닌 뮤지컬은 그 음악을 감상할 때 복합적인 감각을 통해 체험되기 때문에 뮤지컬 음악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보다 복합적인 분석 도구가 필요하다. 일반적인 음악 분석의 도구를 사용하게 되면 결여되는 부분이나 간과되는 지점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뮤지컬 음악 분석을 위해서는 보다 종합적이고도 객관화된 이론이 필요로 하며 특히 공연예술로써 뮤지컬의 특성을 고려한 준거틀이 필요하다.

본 연구의 목적은 개념적 혼성 이론(Conceptual Blending Theory)을 통해 뮤지컬에서 가사와 음악의 상호작용으로 만들어지는 결과물, 안무와 음악의 상호작용으로 만들어지는 결과물, 무대와 음악의 상호작용으로 만들어지는 결과물을 탐구함으로써 뮤지컬 음악의 분석 도구와 해석의 과정 및 체계를 발견하는 것이다. 결국 이 연구는 뮤지컬 음악의 연구방법론에 관한 것으로 개념적 혼성 이론이 뮤지컬 음악 분석방법론으로써 효용성이 있음을 밝히고자 한다.

뮤지컬 음악을 분석하고자 할 때 텍스트나 극의 내용에만 의존하는 한계를 넘어서야 한다. 연극과 다르게 뮤지컬은 서사에 충실한 사실적 재현일 뿐 아니라 춤과 볼거리 등에 의한 양식적 환상을 표현하기 때문이다[3]. 이러한 가운데 음악과 연관을 맺으며 가사, 무용, 무대의 영역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개념적 혼성 이론은 이미 다양한 예술 분야에서 작품 분석의 틀로써 사용되어 왔다.

개념적 혼성 이론을 음악 분석에 처음 적용한 즈비코프스키(Lawrence M. Zbikowski)의 가곡 연구[4]를 시작으로 김선빈의 논문 “리스트의 가곡 《오 사랑하라》(O Lieb)에 나타나는 음악과 가사의 상호작용 - 개념적 혼성 이론과 쉔커식 이론의 관점으로”와 심은주의 논문 “개념적 혼성 이론을 통한 음악 공간 들여다보기: 슈만과 마이어베어의 '줄라이카'를 중심으로”는 모두 개념적 혼성 이론을 가지고 19세기 예술가곡의 논의를 심화시키며 곧 텍스트와 음악의 관계에 집중하였다.

새로운 학제 간 연구로써 무용음악학(choreomusicology)의 가능성과 관련 연구를 활발히 개진하고 있는 스테파니 조던(Stephanie Jordan)의 경우 안무가 마크 모리스(Mark Morris)의 [Dido and Aeneas] 무용을 분석하는 데 있어 개념적 혼성 이론을 개괄적으로 사용하였다[5]. 더불어 김자현도 논문 “미하엘 바일의 오디오-비주얼 퍼포먼스 분석: [Caravan]을 중심으로”를 통하여 신체의 움직임과 음악의 관계에 개념적 혼성 이론이 적용 가능함을 보여주었다.

영국의 저명한 음악학자 니콜라스 쿡(Nicholas Cook)은 음악적 멀티미디어를 분석한 연구에서 매체 사이의 유사성(similarity)의 원리에 입각하여 개념적 혼성 이론을 사용한 바 있다[6]. 자동차 광고 영상과 배경음악인 모차르트 음악의 혼성을 사례로 제시한 쿡은 곧 시각적 이미지와 음악의 관계에 개념적 혼성 이론이 적용될 수 있음을 시사해 주었다. 합창지휘자 마크 도에리스(Mark Doerries) 역시 멀티미디어와 유사한 개념인 ‘다학제적 공연(multidisciplinary performances)’의 해석의 도구로써 개념적 혼성 이론을 전면에 내세우며 시각적 요소와 청각적 요소가 혼재된 영화 음악을 통찰하였다[7].

이와 함께 공연예술 및 하나의 작품을 해석하는 데 있어 필수적인 관객의 경험 및 감정 연구에서도 개념적 혼성 이론이 사용되었다. 브루스 맥코나치(Bruce McConachie)는 개념적 혼성 이론을 가지고 관객이 공연예술에서 경험하는 공감, 기억, 정서 등에 관한 연구를 지속해왔으며, 그는 유사성 혹은 동질성(identity)이라는 인지 개념이 곧 개념적 혼성을 가능하게 한다고 주장하였다[8]. 한편, 영문학자이자 연극학자인 에이미쿡(Amy Cook)은 현대 공연예술 연구에서 인지과학과 극의 상호관계에 집중하는 학자로 개념적 혼성 이론을 ‘극적 환상(theatrical make-believe)’의 근본[9]으로써 제시하기도 하였다.

벤자민 조나단 맥퍼슨(Benjamin Jonathan MacPherson)의 논문은 뮤지컬 분석에 본격적으로 개념적 혼성 이론을 적용한 가장 대표적인 연구라고 할수 있다[10]. 다만 배우가 직접 악기를 연주하며 공연하는 액터-뮤지션(actor-musician)의 특수한 형태에서 배우와 관객의 관계에 중점을 둔 이 논문은 ‘작품’으로써의 뮤지컬 분석보다 ‘퍼포먼스’로써의 뮤지컬 분석에 가깝다. 인간의 신체성과 경험에 의거한 생체미학(somaesthetic)에 초점을 두고 뮤지컬 분석 모델을 제시하는 맥퍼슨의 연구는 상대적으로 음악적 분석이나 해석이 부족하다.

필자는 즈비코프스키가 가곡의 분석 방법으로 시도한 개념적 혼성 이론을 뮤지컬 음악 분석의 방법으로써 전면에 내세운다. 그리고 음악에 내재된 객관적인 구조성을 함께 제시하여 분석의 설득력을 높이고자 한다. 이를 위해 조성음악 분석방법론 가운데 확고한 지위를 가진 쉔커식 분석 이론(Schenkerian theory)을 통해 음악의 내적 논리를 공고히 하고자 한다. 분석의 핵심은 어떤 한 매체가 다른 매체의 의미를 단순히 묘사하는 소극적 개념을 넘어서 각기 다른 두 매체가 상호작용했을 때 발생하는 심화된 양상에 집중하는 것이다. 뮤지컬 구성요소들의 단순한 나열식 연구를 지양하고, 가사와 음악, 무용과 음악, 무대와 음악과 같이 뮤지컬의 다양한 요소를 음악과 연결 지어 그 상호작용에 주안점을 둔 것이 본 연구의 차별점이다.

연구 대상이자 분석의 대상이 되는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West Side Story)>는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동시대의 관점으로 미국의 상황과 정서에 맞게 재해석한 것으로 1957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되었다. 대사와 노래, 춤, 그리고 그것이 이루어지는 공간인 무대라는 현장성까지 모두 고려해야 하는 뮤지컬 음악 분석에서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가 각 요건을 모두 충족하는 대표적인 작품이기에 분석 대상으로 적합하다고 여겼다. 이 작품은 전체 극 중 대사, 노래, 춤이 균형감 있는 비율로써 적절하게 배치되어 있다. 대본과 음악, 그리고 무용이 각기 자신의 고유한 성격, 특성을 주장하면서 또한 동시에 서로 수평적인 보완 관계 속에서 상호작용, 그리고 상호 결합된 대표적인 작품이다[11]. 특히 플롯의 전개와 인물의 성격 및 상황 등을 춤으로써 적극적으로 표현한 것이 특징적이다[12].

대본, 가사, 작곡, 안무, 무대에 해당하는 뮤지컬 창작진들이 당대 최고의 평가를 받아온 각 분야의 뛰어난 예술가였다는 점 역시 이 작품이 권위를 인정받는 주된 이유이다. <집시>, <아나스타샤> 등을 집필한 아서 로렌츠(Arthur Laurents)의 대본, 현대 뮤지컬 창작자로써 살아있는 전설로 평가받는 스티븐 손드하임 (Stephen Sondheim)의 작사,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며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레너드 번스타인(Leonard Bernstein)의 음악, 뉴욕 시립 발레단을 이끌었던 현대 무용의 거장 제롬 로빈스(Jerome Robbins)의 안무 및 연출, 본 작품으로 제12회 토니상 (Tony Awards)에서 무대상을 수상한 무대 디자이너 올리버 스미스(Oliver Smith)까지 모두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한 작품을 위해 뭉쳤다.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무엇보다 뮤지컬에서 역사적 의의가 있는 매우 가치 있는 고전(古典)이다. 뮤지컬의 황금기였던 1950년대의 뮤지컬은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뮤지컬 코미디(Musical Comedy)와 이야기 및 그에 협력하는 음악이 극 전체의 중심이 되는 북 뮤지컬(Book Musical)이 강세를 보였다.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당시 뮤지컬의 흐름과는 다르게 비극적인 결말을 보이고, 미국 이민자 사회의 갈등을 소재로 삼은 현실적 접근을 취하며, 무엇보다 움직임과 춤을 극적 전개의 중요한 요소로 제시하며 차별화된 실험적 뮤지컬을 추구하였다. 상업적 흥행에만 집착하던 기존 뮤지컬들과 달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뮤지컬의 수준과 예술성을 한층 고양시킨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뮤지컬 평론가 박병성은 “혁신적인 예술의 완성도나 현실적인 주제를 천착하면서도 보편성 확보라는 측면에서 지금까지도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와 견줄만한 작품은 많지 않다”고 말한다[13].

게다가 해당 작품이 예술성뿐만 아니라 상업적으로도 큰 성공을 거두었다는 것은 대중성을 중요한 척도로 두는 뮤지컬 분야에서 연구 대상의 의미를 더욱 공고히 하게 한다.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브로드웨이 초연은 734회나 공연되었고, 작품은 이듬해 웨스트엔드로 건너가 관객 및 비평가들의 찬사 가운데 1000회가 넘는 공연을 이어가며 최고의 흥행 성적을 거두었다. 올해 12월에는 스티븐 스필버그(Steven Spielberg) 감독의 뮤지컬 영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가 개봉 예정이며 수많은 비평가들과 관객들의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이는 곧 해당 작품이 현재까지도 많은 창작자들에게 영감을 주고 영향력이 유효한 작품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바이며, 이러한 시의성으로 인해 연구의 필요성을 절감하였다.

본문에 소개된 공연 영상의 출처는 1989년 토니상의 축하무대이다. 보존 자료 가운데 각 동작을 선명하게 확인할 수 있으며 실제 초연 버전의 안무와 음악과도큰 차이가 없기에 위 공연 영상을 출처로 삼았다. 가사와 음악을 파악하기 위하여 악보는 G. Schirmer가 출판한 1959년 판본을 기준으로 하였다.

Ⅱ. 본론

1. 즈비코프스키의 개념적 혼성 이론

개념적 혼성 이론은 인지언어학의 이론으로, 국립국어원의 ‘우리말 샘’에서는 “의미의 구성이 둘 이상의 개별적인 부분의 합 이상을 도출하는 구조의 통합에서 이루어진다고 보는 인지적 작용”이라고 설명한다. 개념적 혼성 이론의 핵심 주제는 바로 동일성, 통합, 상상력의 작용이다[14]. 이 이론은 1980년 레이코프(George Lakoff)와 존슨(Mark Johnson)이 주장한 ‘개념적 은유(conceptual metaphor)’를 1995년 포코니에 (Gilles Fauconnier)와 터너(Mark Turner)가 확장하여 발의한 것으로 그 정의는 다음과 같다. “지각에 관한 사고나 상상력에 의해 일시적으로 촉발된 심적 구조를 표상하는 네 개의 심적 공간들, 즉 한 개의 총칭공간 (generic space)과 두 개의 입력공간(input space), 그리고 두 개의 입력공간이 만나 창출되는 한 개의 혼성공간(blended space) 사이의 기본적인 심적 작용”[15].

개념적 은유는 두 영역 사이의 사상(寫像, mapping) 을 조건으로 하며, 개념적 혼성은 두 개의 입력공간에서 사상을 통해 만들어지는 공통적이고도 통합적인 의미의 ‘혼성공간’을 특징으로 한다. 아래 제시된 ‘개념적 통합 연결망’(conceptual integration networks, 이하 CIN)은 개념적 혼성의 체계를 도식적으로 보여주며, 분석 및 해석의 근거를 마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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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개념적 통합 연결망(CIN)의 일반적 모형[16]

즈비코프스키는 인지언어학 및 인지심리학에서 논의 되는 개념적 혼성을 음악 분석에 적용한 대표적인 음악 학자이다. 그의 19세기 예술가곡 분석을 통해 이전 가곡 분석에선 볼 수 없는 새로운 통찰력을 발견할 수 있다. 즈비코프스키는 두 개의 입력공간으로써 가사공간과 음악공간을 제시하였고, 가사와 음악의 연결 양상과 함께 그 연유를 밝혔으며, 그 연결을 통해 만들어지는 새로운 결과물 역시 효과적으로 설명해냈다. 김선빈은 즈비코프스키가 “가곡 분석을 통해 보다 풍부한 의미들을 체계적인 방식으로 추출해 낼 수 있는 길을 열었다고 평가할 만하다”고 밝혔다[17].

개념적 혼성을 적용한 즈비코프스키의 음악 분석 가운데 조합(Composition), 완성(Completing), 정교화 (Elaborating)의 뜻을 서술하는 부분은 그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대목이다. 그는 조합, 완성, 정교화의 개념을 가지고 입력공간의 정보가 혼성공간을 지나 변화하는 양상을 새롭게 설명한다.

조합은 “입력공간으로부터의 요소들을 결합하여 혼성 공간에서 새로운 실체들을 생산하는” 과정을 뜻한다. (중략) 완성은 혼성공간에서 얻어낸 결과물을 가지고“배경지식에 의존”하여 그 의미를 확장하는 과정이다. (중략) 정교화는 “완성보다 더 확정된 과정”이다. 즈비코프스키는 “혼성에 의해 명시된 원칙과 논리를 축적 하면서 혼성공간 구조를 발전”시키는 것을 정교화의 과정으로 설명한다. 즉 입력공간에서 얻어진 정보들을 총칭공간이 제시하는 원칙과 논리에 따라 종합하고, 기존의 배경지식을 동원해 보다 풍부한 의미를 생성하는 과정을 거듭함으로써 보다 확장된 풍부한 의미를 얻어내는 마지막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겠다[18].

음악학자 정혜윤은 “개념적 혼성 이론이 음악과 의미가 연계되는 긴밀한 방식에 대한 명료한 설명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음악의 의미에 관한 기존의 이론들에 비해 설명력의 우위를 갖는다”고 말한다[19].

이렇듯 탁월한 음악 분석 도구로 검증된 개념적 혼성 이론을 가지고 필자는 뮤지컬에 적용하여 그 음악을 분석하고, 뮤지컬 음악의 해석 과정과 체계를 파악하고자 한다. 따라서 뮤지컬에서의 텍스트, 다시 말해 가사와 음악이 이루는 혼성을 살펴보고, 이어서 신체의 움직임과 음악이 이루는 혼성을 살펴보며, 끝으로 무대와 음악이 이루는 혼성까지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음악을 다각도로 분석하고자 한다.

2. 가사와 음악이 이루는 혼성공간

1막의 7번째 노래인 ‘America’는 베르나르도의 여자친구인 아니타와 푸에르토리코 여인들이 부르는 곡으로 가난한 푸에르토리코를 떠나 미국으로 온 이민자들의 희망과 기대감이 표현된 노래이자 그들에게 허상으로 존재하는 아메리칸 드림이 나타낸다. 우리가 주목할 부분은 이 곡에서 로자리나와 아니타가 주고받는 2중창 부분이다. 이것은 곧 [그림 2]과 같은 CIN으로 나타낼 수 있다. CIN의 총칭공간은 대조 및 대비를 중심으로 나타난다.

그림 2. ‘America’ 中 로자리나와 아니타 2중창 부분의 CIN

가사공간에서 로자리나는 고향인 푸에르토리코의 산후안으로 돌아갔을 때의 희망적인 내용을 의지의 표현과 함께 낙관적으로 나타낸다. 반면 아니타는 수백 명의 사람이 우글대고, 차가 달릴 도로가 있겠으며, TV를 가져간들 거기에 전류가 있겠냐며 시종일관 고향에 대한 비관적인 태도를 보인다. 로자리나와 아니타가 나누는 대조적이고 익살스러운 가사를 통해 이민자들의 고단한 삶과 처지를 읽을 수 있다.

음악공간 역시 로자리나와 아니타의 대조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그림 3]과 같이 로자리나는 반복 중심의 선율과 함께 후악구에서는 고음역의 선율을 보인다. 반면 아니타는 로자리나 선율의 변형된 형태를 노래하고 후악구에서는 상대적으로 저음역의 선율을 보인다. 또로자리나 노래 부분은 으뜸화음에서 딸림화음으로의 진행(Ⅰ→Ⅴ)이 나타나지만 아니타의 노래 부분에서는 딸림화음에서 웃으뜸화음으로의 진행(Ⅴ→Ⅱ), 다시 말해서 딸림화음이 안정적으로 해결되지 않는 변격진행 (Plagal Progression)이 나타난다. 그리고 로자리나의 노래엔 와팡고(huapango) 리듬의 동적인 반주가 시종 일관 유지되지만 그에 비하여 아니타의 노래에서는 반주가 휴지되면서 단절감과 또 다른 긴장감을 유발한다.

그림 3. ‘America’ 中 로자리나와 아니타 2중창 부분의 악보

이렇듯 로자리나와 아니타의 대조 및 대비로 나타나는 상관관계는 곧 혼성공간에서 각 개념들이 연결되어 인물의 말과 행동의 이해를 도우며 ‘긍정적이고 안정적인 상황과 부정적이고 불안정한 상황의 연합’을 보이게 된다. 이것은 곧 조합(Composition)의 개념으로써 설명될 수 있다. 즈비코프스키에 따르면 “음악이 가사의 의미를 그저 반영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가사와 더불어 새로운 의미를 생성시킬 수 있는 것은 음악이 개념화하는 영역이 언어가 개념화하는 영역과 구별되기 때문이다”[20].

즈비코프스키는 슈만(Robert Schumann)의 가곡<라인 강에서(Im Rhein)>의 분석에서 ‘대조’를 상정하는 총칭공간을 따라 가사공간과 음악공간의 의미를 조합하여 혼성공간을 해석한 바 있다[21]. 그는 해당 곡을 분석하면서 혼성공간을 ‘잿빛의 차가운 외부 및 친밀하고 안정적인 내부’의 공존이라 밝혔다.

3. 무용과 음악이 이루는 혼성공간

‘The Dance at The Gym 中 Mambo’는 안무가 겸 연출가인 제롬 로빈스의 독창성과 재능이 여실히 드러나는 주요한 춤곡 장면이다. 폴란드계 이민자인 제트파와 푸에르토리코계 이민자인 샤크파 두 집단의 갈등 및 대립을 화려한 춤을 통해 표현하는 장면으로, 혈기 왕성한 젊은이들의 열정과 충동을 언어를 넘어선 춤으로써 전달한다. 제롬 로빈스는 일상의 동작을 기반으로한 채 발레 요소를 담은 춤을 선보였는데 이 곡에서 제트파는 재즈 스타일, 샤크파는 맘보와 차차차로 대조를 주기도 하였다. 이 곡은 아래 [그림 4]와 같은 CIN으로 나타낼 수 있으며 여기서 CIN의 총칭공간은 상승 및 상향으로 나타난다. 두 개의 입력공간은 무용공간과 음악공간으로 제시되었다.

그림 4. ‘The Dance at The Gym 中 Mambo’의 CIN

모든 배우들이 발레의 기본 발인 포인(point) 상태에서 두 팔을 위로 높이 들어 올리는 동작에서 강한 상승적 이미지를 발견할 수 있는데, 이는 곧 81마디의 첫 박으로 이어지는 음악의 상승 도약과 대응한다.

그림 5. ① - 81마디에서 나타나는 상승의 안무[22]와 음악 (Piano Reduction)

“Mambo!”의 경쾌한 외침과 함께 등장하는 이 곡의 유명한 멜로디는 다음과 같이 100마디의 첫 강박에서 부터 시작한다. 이 부분에서 샤크파의 여인들이 배 쪽을 향해 왼손으로 치마를 잡고 오른손을 둥글게 모아 위로 올리는 동작을 통해 상향 작용을 느낄 수 있다. 상체를 중심으로 볼 때 이는 곧 발레에서의 제4포지션과 앙오(En Haut) 동작을 연상케 한다. 100마디 이후 나타나는 섹션은 브라스의 고음과 악센트가 두드러지는 악구가 특징적이다.

그림 6. ② - 100마디에서 나타나는 상승의 안무[23]와 음악 (Piano Reduction)

한편, 무용과 음악이 가지는 상승 작용의 근거와 해당 총칭공간의 설정 원리는 다음 글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즈비코프스키에 따르면, 음고를 ‘아래’와 ‘위’로 개념화하는 서구 유럽의 전통은 낮은 소리를 낼 때 가슴이 공명하고 높은 소리를 낼 때 소리의 원천이 머리 쪽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느끼는 인간의 신체 경험에 근거한다. ‘수직성 도식’(Verticality Schema)이 개념적은유의 원천영역에 자리 잡으며 음악의 물리적 공간을 인간의 신체 경험의 세계로 끌어들여 음악의 이해를 돕고 있는 것이다[24].

128마디 이후 섹션에서는 샤크파의 춤이 끝나고 제트파가 새로운 음악을 이어받아 춤을 시작한다. 128마디 강박에서 음악이 이전과 다르게 바뀌면서 제트파 남자 배우들의 점프 동작으로 춤이 시작된다. 전진하는 가운데 몸과 팔을 위로 뻗어 뒤로 젖힌 채 도약하는 상향 지향적이며 역동적인 자세를 선보인다. 128마디 강박에서 음악은 강한 악센트와 정점을 찍는 고음을 동반하는데 특히 이 부분에서 처음으로 악보에 포르티시시모(fff) 표기가 등장한다.

그림 7. ③ - 128마디에서 나타나는 상승의 안무[25]와 음악 (Piano Reduction)

제트파의 춤이 끝나면 다시금 샤크파의 춤이 시작된다. 남자 배우가 여자 배우를 위로 들어 올리는 리프트 동작이 170마디에서 유일하게 등장하며 이를 통해 강한 상승 및 상향 작용을 느낄 수 있다. 이것은 곧 169마디에서 170마디의 첫 박으로 이어지는 음악의 상승도약과 조응한다.

그림 8. ④ - 169마디에서 나타나는 상승의 안무[26]와 음악 (Piano Reduction)

결국 우리는 이 곡에서 역동적인 무용과 정열적인 음악의 조화로 인해 고조된 감각과 흥분된 상태를 혼성공간을 통하여 융합적으로 감상할 수 있다. 그러면서 대립 상태에 있는 두 집단의 앞으로의 상황을 이전 장면을 통해 알아 온 배경지식을 통하여 추측해 볼 수 있다. 춤이 이루어지는 체육관은 두 집단이 결투를 하기로 한 선전포고의 장소이기에 관객들은 앞으로 두 집단의 치열한 싸움이 시작될 것이라는 고양된 긴장감을 가지고 이 장면을 보게 된다. 이렇게 대사와 노래는 없지만 상상력을 가지고서 의미의 확장과 적극적인 감상을 이루는 것은 ‘혼성공간에서 얻어낸 결과물을 가지고 배경지식에 의존하여 그 의미를 확장하는 과정’에 해당하므로 곧 즈비코프스키가 제시한 완성(Completing)의 단계로써 설명될 수 있다.

4. 무대와 음악이 이루는 혼성공간

마리아가 살고 있는 건물 비상계단 위에서 두 주인공이 부르는 유명한 이중창이 ‘Balcony Scene’에서 등장한다. 마치 『로미오와 줄리엣』의 발코니를 연상시키는 이 장면에서 마리아와 토니는 그들에게 주어진 심리적 장애물을 극복하고 오늘 밤 느끼는 사랑의 기쁨과 즐거움을 마음껏 노래한다. 이 장면은 채도가 낮은 배경 및 조명 가운데 철제 계단이 주는 딱딱하고 고정적인 이미지의 무대와 시종일관 서정적이고 반복적인 악구가 강조된 노래가 함께 혼합되어 나타난다.

이 곡은 위 [그림 9]와 같은 CIN으로 나타낼 수 있으며 여기서 CIN의 총칭공간은 단순 및 고정으로 나타난다. 두 개의 입력공간은 무대공간과 음악공간으로 제시되었다.

그림 9. ‘Balcony Scene’의 CIN

‘Balcony Scene’의 무대공간은 앞에서 언급하였듯이 어두운 조명 가운데 낮은 채도의 벽돌이 배경을 이루며 철제 계단과 발코니라는 공간만으로 비교적 단순 하게 나타난다. [그림 10]에서와 같이 초연 당시의 무대(왼쪽)와 최근 공연된 2018년 캘리포니아 힐번 극장 (Hillbarn Theatre)의 무대(오른쪽)가 모두 비슷한 양상으로 표현됨을 알 수 있다. 이렇게 배경보다는 오히려 인물을 뚜렷하게 부각해주는 고정적이고도 단조로운 무대는 관객으로 하여금 시각의 고정성을 부여하며 두 주인공이 부르는 사랑의 이중창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도와준다.

그림 10. ‘Balcony Scene’의 무대[27][28]

음악공간 역시 단순성과 고정성의 개념이 아주 뚜렷 하게 나타나는데, 이것은 결국 ‘반복’이라는 원리로 표현된다. 일종의 도입부 기능을 하는 루바토(rubato)적인 섹션을 지나 본격적으로 새로운 노래가 시작되는 몰토 알레그로(Molto Allegro) 이후(50마디)의 형식은‘A-A-B-A’의 형태가 총 3번 반복되는 양상이다. 첫 A에 제시되는 ‘tonight’의 선율과 화성이 곡 전체를 지배하며 성악과 기악에서 꾸준히 반복적으로 사용되는 가운데, 반음계적 화성 및 빈번한 조바꿈을 통한 낭만적 특성을 함께 발견할 수 있다. 반복되는 A-A-B-A 중에서 첫 번째 A의 음악 구조를 나타낸 쉔커식 베이스 스케치는 다음과 같다.

그림 11. ‘Balcony Scene’ 中 52∼82마디의 쉔커식 베이스 스케치

변박 및 혼합박자나 역동적인 리듬 진행이 돋보이는 다른 곡들과는 달리 4분음표, 2분음표, 온음표 중심의 비교적 평이하고 단순한 리듬을 통하여 아름다운 선율 선과 인물의 감정을 강조한 것도 이 곡의 중요한 특징이다. 곡의 배경을 이루는 반주부 역시 단순한 호모포닉 텍스처(homophonic texture)를 보이며, 복잡한 대선율이나 농후한 내성(inner voice)의 진행은 찾아볼 수 없다. 게다가 마리아와 토니의 이중창은 단 한 번의 화음 없이 한결같이 제창(unison) 형태로만 나타난다. 이는 곧 선율의 원형 자체를 더 강조하려는 작곡가의 의도가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단순 및 고정이라는 총칭공간을 거친 무대공간과 음악공간의 혼성을 통하여 우리는 어둠 가운데 빛으로 표현되는 슬픔 속의 기쁨을 엿볼 수 있다. 두 개의 입력공간에서 제시된 일종의 물리적, 물질적인 정보가 혼성공간에서 ‘감정’의 결과물로 창발된 것이 꽤 특이하다. 폴에크만(Paul Ekman)은 기본감정(basic emotions)이라는 개념을 통해 크기 및 범주가 다양한 감정의 전형을 분노, 두려움, 슬픔, 기쁨, 혐오, 놀람으로 각각 제시하였는데[29], 음악과 감정적 반응에 관하여 수많은 음악학자들의 연구를 통해 음악이 기본감정을 유발한다는 가정이 성립되었다[30]. 필자는 위의 기본감정을 참고하여 해당 혼성공간에서 창발된 감정을 슬픔과 기쁨으로 해석하였다.

차갑고 어두운 느낌의 단순한 무대와 따뜻하고 밝은 느낌의 단순한 노래 사이의 ‘대비’는 관객으로 하여금두 주인공의 가슴 아픈 사랑을 절절히 음미하게 하고, 이후 가슴 아플 사랑 역시 충분히 짐작할 수 있게 한다. 이처럼 무대 정보와 음악 정보의 일차원적인 합성을 넘어서 ‘대비’라는 개념을 활용하여 혼성공간의 의미를 확장하는 것은 적극적인 감상을 강조하는 완성 (Completing)의 개념을 보다 뛰어넘어서 정교화 (Elaborating)의 의미까지 도달한다고 설명할 수 있다. 왜냐하면 “혼성공간이 상상적으로 가동될 때 혼성공간의 창발적 구조는 혼성공간의 구성 원칙과 논리 위에서 확장되며 ‘상세화’”되기 때문이다[31].

Ⅲ. 결론

위에 서술한 일련의 분석 글과 같이 뮤지컬 음악의 분석은 텍스트와 음악의 결합 양상, 움직임과 음악의결합 양상, 시각적 요소와 음악의 결합 양상이 모두 종합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본 연구는 드라마 중심으로 서술되던 기존의 뮤지컬 음악 분석 방법을 탈피하고, 뮤지컬 음악과 직접적인 연관을 가진 가사와 무용, 무대 모두를 포괄할 수 있는 개념적 혼성 이론을 통하여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음악을 분석해보았다.

가사와 음악이 이루는 혼성공간은 ‘America’ 중에서 로자리나와 아니타의 2중창을 예를 들어 설명하였고, 대조 및 대비로 나타나는 가사공간과 음악공간의 관계를 통해 긍정적이고 안정적인 상황과 부정적이고 불안정한 상황의 연합이라는 혼성공간을 도출하였다. 무용과 음악이 이루는 혼성공간은 ‘The Dance at The Gym 中 Mambo’를 예시로 삼았으며, 상승 및 상향 작용이 두드러지는 역동적인 무용과 정열적인 음악의 조화로 인한 고조된 감각과 흥분된 상태의 혼성공간을 이끌어 내었다. 무대와 음악이 이루는 혼성공간의 경우‘Balcony Scene’을 사례로 들었으며, 단순 및 고정이라는 근본적인 원리로써 표현된 무대공간과 음악공간을 각각 나누어 설명한 후 어둠 가운데 빛으로 표현된 슬픔 속 기쁨의 노래라는 혼성공간을 도출하였다.

“음악이 특정한 의미를 가지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상황에서 특정한 의미를 창조할 잠재력을 갖는 것이다[32]”라는 음악학자 쿡의 의견을 따라 뮤지컬 음악을 분석함에 있어서 음악과 각 매체와의 상호작용에 주안 점을 두고, 그것에 대한 방법론으로써 개념적 혼성 이론을 택하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음악을 분석하였을 때 감상 및 해석의 근거를 발견함과 동시에 그 해석이 공고화되는 과정을 나타낼 수 있었다. 또한 분석을 통해 작품의 예술성과 작품에 내재되어 있는 가치를 증명할 수 있었으며 작품에 대한 이해가 더욱 깊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작품이 복합적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가능성은 곧 분석 및 해석 연구의 맹점일 수 있으나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은 예술의 본질과 가치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33]이라고 주장한 철학자 데이비스(Stephen Davies)의 의견에 근거해 논지를 전개하였다.

본 연구에서 작품의 모든 수록곡이 분석되지 못하고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보다 거시적 시각에서의 음악 분석이 제시되지 못한 것은 한계점으로 남는다. 이후 한 작품 내에서 등장하는 모든 총칭공간 및 혼성공간의 양상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연구가 필요하다. 그리고 개념적 혼성 이론에서는 본문과 같이 2개가 아닌, 3개 내지는 그 이상의 다양한 입력공간이 동시에 존재할 수 있는데, 이러한 특성을 바탕으로 하나의 특정 곡 안에서 이루어지는 가사, 무용, 무대, 음악 등의 거대한 상호작용을 다루는 연구도 가능하다. 더불어 관현악 기법과 관련한 상세한 음악 분석이 함께 제시되지 못한 점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뮤지컬 음악 분석이 오케스트레이션 부분까지 확장된다면 더욱 세심하고 구체적으로 극적 음악의 양상을 관찰할 수 있을 것이다.

위와 같이 본 연구의 한계점을 바탕으로 뮤지컬 음악에 관한 후속연구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길 기대하며, 무엇보다 뮤지컬 음악을 분석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론이 꾸준히 논의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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