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론
1. 연구의 필요성과 목적
노년기의 불안정한 심리는 노인문제의 주요 원인이다. 사회활동에서 소외로 ‘상실’의 문제에 직면하면서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에 놓인다. 이러한 심리상태가 지속되면 우울증을 유발하며 이로 인해 극단적인 선택으로 생을 마감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2017년보건복지부의 노인실태조사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노인의 21.1%가 우울 증세를 보이고 있고, 이는 2017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높은자살률의 원인으로 지적되었다[1].
노인의 불안정한 심리는 노화라는 인생의 변화에 창의적으로 적응하지 못해 삶의 흥미를 잃고 사회적 고립을 자초하는 생활태도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삶의 흥미와 창의적이고 유연한 사고는 노년기에 더욱 요구되며 이는 생활만족도를 높이는 요인이 된다. 생활만족도가 낮은 노인일수록 우울을 경험할 확률이 높다는 것은 여러 선행연구에서 확인된다[2-4]. 생활만족도는 개인의 삶 전반에 대한 주관적 평가이자 삶 과정의 성공적인 적응을 의미한다[5]. 노년기 생활만족도를 높이기위해서는 주체적이고 창의적인 삶의 동기가 요구된다. 스스로 노인이라는 한계를 설정하고 자신의 능력을 과소평가함으로써 느끼는 무력감과 소외감에서 탈피할 수 있는 동기가 제공되어야 한다는 것이다[6].
여가활동은 이러한 노인문제의 해결방안으로 제시된다. 여가활동은 노인에게 심리적, 신체적, 사회적 만족감을 높이는 긍정적 효과가 있으며 이를 통해 노인의 생활만족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입증되고 있다[7].
문제는 여가활동 자체가 노년 삶의 만족감을 높이는 요인이 아니라는 점이다. 노인의 생활만족도는 여가활동의 유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8]. 이는 노인의 여가활동에 있어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단순히 무료한 시간을 달래주는 식의 여가활동은 노인의 삶에 질적인 변화를 줄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 우리나라 노인의 여가활동은 상당히 단순하고 수동적인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국내 노인 여가활동의 실태에 관한 연구[9]에 의하면 조사대상자 대부분이 TV시청 등 수동적인 활동에 참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 노인이 향유할 만한 여가활동 프로그램은 주로 경로당, 노인교실, 노인복지관 등 사회복지기관에서 제공되며 건강, 취미, 교양, 오락, 자원봉사, 사회활동 등 여러 유형이 있으나 내용이 획일적이고 편중돼 있다[10].
이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되는 것이 문화예술 활동이다. 여가활동 유형의 하나인 문화예술 활동은 문화예술적 경험으로 개념화할 수 있다. 문화예술적 경험은 문화예술의 영역에서 창작 또는 감상을 통해 개인의 생각이나 감정을 표상화하는 활동이다[12]. 연구자에 따라서는 소통이나 심미적 경험으로 설명되기도 한다. 문화예술적 경험이 노인의 삶에 긍정적 요인이 되는 것은 문화예술적 경험을 통해 정서적 안정감과 사회적 통합감을 지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14][15]. 정서적 안정감과 사회적 통합감은 노년기 삶에 가장 요구되는 심리적요소이다.
노인의 문화예술적 경험에 대한 중요성이 인식되면서 노인의 문화예술적 경험증진을 목적으로 하는 프로그램이 늘고 있는 추세이나 상당수 프로그램이 문화예술의 본래 지향점을 간과하고 있다. 문화예술적 경험은 문화예술이 지닌 속성을 통해 인간의 창의성을 자극하거나 발현한다. 문화예술적 경험의 창의성 촉진이 노인에게 예외적인 특성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상대적으로 도외시되어온 경향을 보인다. 문화예술 교육프로그램뿐 아니라 관련 국내 연구 또한 지적, 정서적 발달이 왕성한 청소년기에 집중되어 있다. 창의성은 오히려 노인시기 삶의 질을 풍요롭게 할 수 있는 개인의 특성이 될 수 있다.
Kaufman(1993)은 노인에게 창의성은 자신의 삶을 반추하였을 때 느끼는 상실감이나 고통, 실망 등 부정적 정서를 초월하여 ‘삶의 의미를 만들려는 노력’으로 보았다[16]. 따라서 노년기의 창의성은 삶의 ‘의미 만들기(meaning-making process)’를 촉진할 수 있는 매개가 될 수 있다. Hurwich(1992)와 Leclerc(1992)는 창의적으로 사는 노인은 삶의 모든 경험이 의미 있다고 믿고 자신의 건강에 낙관적이며 대인관계가 원만한 특성을 보인다고 하였다. 또한 스스로에게 관용적이며 자신이 여전히 발달과정에 있다고 믿는 경향이 있다고 하였다[17].
이와 같이 창의성이 노인의 삶에 긍정적 의미를 부여하는 동기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간과되었던 것은 생물학적 노화현상에 몰입된 사회적 편견의 영향 때문으로 보인다[18]. 노인은 모든 세포가 쇠퇴하는 노화과정에 있고, 정신적으로도 치매와 같은 질병에 취약하다는 고정관념이 일반적으로 존재한다. 그러나 실제 노년기에도 발달사적으로 성장과정은 지속하며 오히려 인생의 지혜에 도달하려는 의욕이 강해져 노년기를 인생의전환기로 보아야 한다는 견해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19].
개인의 창의적 특성은 개인의 특성에 속한 창의성으로, 창의성은 사람과 과정, 산출물, 환경 중 어떠한 요소에 중점을 두느냐에 따라 다소 다르게 정의될 수 있으나 융통성, 독창성, 유창성, 논리성 등 사고능력과 경험적·지식적 능력, 개방적이고 도전적인 성향을 내포한다[12].
문화예술적 경험은 개인의 창의적 특성을 촉진할 수 있다. 이는 구성주의(Constructivism) 학자들의 심리, 교육, 학습이론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으며, 그들은 인간이 주체적인 경험과 감각 및 이성에 의한 질적 사고를 통해 지식을 발전해 나간다고 주장한다[20]. 특히 질적사고를 효율적으로 훈련할 수 있으며[21], 개인의 사고능력을 강화하고 새로운 환경에 새로운 생각을 자극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22].
노인의 생활만족도에 관한 선행연구에서 문화예술적 경험은 주요한 논제로 다뤄지고 있으나 노인의 창의성과 연관되어진 연구는 상대적으로 미흡한 실정이다. 이는 실제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여러 문화예술적 경험프로그램이 문화예술의 본질적 효과와 다소 동떨어져 표면상의 긍정적 영향에 머무는 이유와도 상관이 있다. 구체적으로 문화예술적 경험이 지닌 속성인 사고능력과 경험적·지식적 능력, 개방적이고 도전적인 성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데 기인한다. 결국에 노인의 신체적, 정신적 특성에 대한 편견적 사고에서 벗어나 노인의 창의성에 대한 대중적인 인식전환이 요구된다.
본 연구는 노인들이 여가활동으로서 문화예술적 경험이 생활만족도 향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요인임을 검증하고 개인의 창의적 특성이 문화예술적 경험과 노인의 생활만족도의 영향관계에서 매개요인의 역할을 하는지를 확인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노년기 문화예술창작 또는 감상활동이 노인 개인의 창의성을 촉진하고 삶의 만족감을 높이는 여가활동이 될 수 있는 방향성과 정책적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2. 연구문제
본 연구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문화예술적 경험의 유형과 형태, 빈도 등 구체적 내용을 조사하고 문화예술적 경험이 노인생활만족도에 유의미한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한다. 또 연구대상의 개인 창의적 특성이 문화예술적 경험과 노인생활만족도의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매개효과를 확인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위해 설정한 가설은 다음과 같다.
첫째, 문화예술적 경험이 노인생활만족도 미치는 영향은 어떠한가.
둘째, 문화예술적 경험이 개인 창의적 특성에 미치는 영향은 어떠한가.
셋째, 문화예술적 경험이 노인생활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데 있어 개인 창의적 특성의 매개효과는 어떠한가.
Ⅱ. 이론적 배경
1. 문화예술적 경험
문화예술적 경험은 문화와 예술 영역의 창작 또는 감상 행위를 포괄한다. 문화예술은 일반적으로 문화와 예술을 통칭하는 용어로서, 문화는 예술보다 넓은 범주로 인간의 신념과 지식, 가치를 포함하는 정신활동의 소산이며[23], 예술은 개인의 사상이나 감정을 타인에게 전달할 목적으로 다양한 소재를 활용하여 표상화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24]. 문화예술 분야는 미술, 음악, 무용, 문학, 연극, 영화, 사진, 건축, 애니메이션, 디자인, 공예 등이 포함된다. 이를 토대로 최승은[12]은 창작과 감상을 통한 심리적, 물리적 활동의 총체로 규정하였다. 즉, 자신의 사상이나 감정을 표현하는 창작물을 만들거나 이를 감상하고 소통하는 활동을 문화예술적 경험으로 본다. 따라서 문화예술적 경험에는 심리적, 물리적 활동이 모두 내포되어 있다. 문화예술적 경험은 창작과 감상의 경험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창작의 경험은 느끼거나 만지거나 볼 수 있는 감각의 대상물을 통해 사상이나 감정을 전하려는 의도를 가져야 한다. 이러한 경험은 물리적, 심리적 몰입의 경험을 제공한다. 감상의 경험은 창작물이라는 객체를 통해 정서를 경험하게 되며 이는 창작경험과 같은 물리적, 심리적 몰입의 경험으로 정의된다[25][26]. 창작경험에는 작품 출품이나 전시, 공연 경험 등이 포함되며 감상경험은 문학, 영상, 공연 등의 감상활동이 사례가 될 수 있다. 이러한 활동에는 시간과 경제적 투자가 전제된다.
문화예술적 경험은 학습이론에서 분화한 구성주의(Constructivism)를 근간으로 한다. 구성주의는 경험을 기초로 의미를 구축하는 방식을 추구하며 지식은 경험을 통해 구성되는 것으로 본다. 이는 문화예술이 교육으로서 의의와 효과를 지닌 대상이 될 수 있는 이론적 바탕이 된다. 교육으로서 문화예술은 여가활동의 질적 향상과 균형적 인간육성, 문화예술적 역량향상 등의 역할을 한다[27]. 구성주의적 관점의 예술미학은 예술적 경험을 사고의 훈련법으로 강조한다. 훈련을 통해 창의성을 증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주장하며 지지하고 있다. 따라서 예술교육과 경험은 개인의 사고능력을 강화하고 새로운 상황에서 새로운 생각을 자극하는 수단이 된다고 제시한다[21]. 새로운 상황에서 새로운 생각은 결국 새로움과 유용성을 지향하는 창의성의 속성과 결부되어 진다. 이러한 구성주의 시각에서 보면 문화예술적 경험과 개인의 창의적 특성의 인과관계를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경험이라는 자극을 통해 잠재되어 있던 창의성을 활성화하고 창의적 사고를 훈련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28]. 경험과 자극, 관심의 정도는 개인과 집단 차원에서 창의과정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으로 제시된다[29]. 이 같은 관계는 문화예술분야에서 경험이 개인의 창의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들로 입증되고 있다[30].
본 연구에서 문화예술적 경험은 문화예술 분야에서 개인의 사상 또는 감정을 타인에게 전달할 목적으로 소재를 활용하여 창작하거나 창작물을 감상하는 심리적, 물리적 활동으로 정의하고 창작경험과 감상경험으로 구분하여 측정하였다. 이를 통해 노인의 여가생활로서 문화예술 분야의 참여가 노인들에게 물리적, 심리적 몰입경험을 제공함에 따른 생활의 긍정적 변화와 새로운 상황에서 새로운 사고를 자극하는 개인의 창의적 특성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확인하기 위하여 독립변인으로 구성하였다. 문화예술적 경험의 효과가 노년기 개인 삶에 유의미한 긍정 영향을 미친다면 노인 여가생활에 있어 학습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교양 프로그램을 통해 삶의 의욕을 앙양할 수 있는 개인 창의성 계발과 활성화에도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2. 노인생활만족도
노년학에서 생활만족도는 노년 시기를 보내는 개인의 행복감을 판단하거나 평가하는 지표로 간주된다. 노년기의 일상에 어느 정도의 만족감을 느끼는지를 알 수있는 개념으로 활용되고 있다.
생활만족도는 삶에 대한 주관적 평가이며 성공적인 적응을 의미한다[5]. 이는 생활만족도의 고전적 개념이며 활동이론과 분리이론의 검증을 위해 도입한 개념이었다. 이후 생활만족도는 객관적인 수치화가 가능한 신체 건강이나 경제력에 치우친 협의의 개념에서 정신 건강과 정서 등 주관적 지표가 폭넓게 수용되면서 광의의 개념으로 확장하였다. Jan과 Masood는 생활만족도가 인간의 안녕에 제한된 삶의 평가나 판단이 아니라 감사의 마음이나 만족의 태도 등 다양한 심리적 측면이 고려된 주관적 평가임을 강조한다[31]. 따라서 생활만족도는 객관적 지표에 의한 평가와 주관적인 만족감을 내포한 개념으로 이해된다.
생활만족도가 노년층 삶의 질을 평가하는 중요 척도가 되는 이유는 광의의 개념에서 개인 삶의 다양한 측면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20세기 후반부터 생활만족도에 관한 연구에서는 생애 전반과 미래 전망을 포괄하는 삶의 의미, 목적 등이 반영되고 있다[32]. 이러한 관점의 생활만족도는 단순히 삶의 여러 영역에서 개인이 느끼는 주관적 만족감에서 벗어나 생활만족을 과거, 현재, 미래로 시간적 차원에서 다루고 있다. 따라서 생활만족도는 과거, 현재, 미래 3개의 하위 영역으로 구분된다. 생활만족도의 요인들은 몇몇 사회심리학 이론에 의해 진보하면서 인간의 다양한 삶의 측면을 반영하게 되었다. 이는 많은 시간의 생을 보내고 인생 후반기를 맞은노년층의 삶에 필요한 생활만족 요인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노년층의 생활만족도 요인을 사회심리학 이론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욕구이론은 인간이 기본적 욕구를 충족하면 차원이 높은 다른 욕구를 갈망하게 된다는 것이 핵심 가설로 신체적 건강과 경제적 안정 등 생활만족도 초기이론의 근본이 된다[33]. 분리이론은 노년층의 사회적 고립현상과 사회적 관계의 폐쇄성이 미치는 영향에 주목한다[34]. 활동이론과 연속이론은 노인의 생활만족도를 높이는 방안으로 분리이론에서 제기된 사회적 관계와 사회활동 지속의 필요성을 제시한다[5][35]. 생활만족도가 삶에 대한 개인의 주관적 평가라는 점에서 사상과 감정의 표현과 소통의 속성을 가진 문화예술활동의 긍정적 영향을 예측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한 선행연구를 살펴보면, 문화예술 참여가 스트레스를 줄이고 정신건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36]가 있으며, 문화예술 여가활동이 생활만족 향상에 인과관계가 있다는 연구보고[37]도 있다. 또한 노인의 문화예술 활동과 생활만족도에 관한 연구[38]에서는 창작경험에 속하는 문화예술 활동 참여정도가 높을수록 생활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감상경험에 해당하는 공연예술 관람활동 또한 생활만족도와 정적인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39].
본 연구에서는 노인생활만족도를 개인이 전 생애 차원에서 삶 전반에 대해 느끼는 주관적 만족감으로 정의하고, 노년층이 겪는 사회적, 심리적 문제를 극복하는데 요구되는 요인들을 반영하였으며 노년기를 건전하고 안정적으로 보낼 수 있는 긍정적인 삶의 태도를 알아보는 척도로 활용되었다.
3. 개인 창의적 특성
독창적인 것을 만들어 내는 능력인 창의성은 인간에 내재되어 있으며, 이러한 능력은 다양한 사고능력 요인과 경험적 지식을 요구한다[40]. 창의성은 그 과정과 결과, 환경에 따라 다소 다른 정의가 내려진다[41]. 과정을 중시한 개념에서는 새로운 것을 창출하는 능력이 부각되며, 결과에 중점을 둔 개념은 새로운 결과물에, 환경 중심 개념은 일상 속의 창의적 활동, 즉 새롭고 특이한 방법에 주목한다. 따라서 창의성의 정의는 학자마다 어디에 초점을 두느냐에 따라 차이가 난다.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통찰력을 동원하여 새롭고 독창적인 산물을 만들어 내는 능력[42], 일상에서 수시로 직면하는 각종 문제를 새롭고 독특한 방법으로 해결하는 활동[43], 문제 상황에서 새롭고 적절한 것을 만들어내는 의지와 능력[44], 자신만의 독특한 방법으로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활동과 과정[45] 등으로 창의성은 특정관점에서 다양하게 정의되고 있다.
이처럼 창의성은 관점에 따라 여러 유형으로 정의되지만, 분석해 보면, 새로움, 유용함, 이를 창출하는 능력등 공통 요소를 발견할 수 있다. 개인의 창의적 특성은 이와 같이 다양한 측면과 공통적 요소를 지닌 창의성이 개인의 특성으로서 발현되는 것을 의미한다. 최승은[12]은 개인의 창의적 특성을 “특정 목표를 위해 독창적이고 유용한 산출물과 그 생성과정을 가능하게 하는 개인의 내재된 능력과 성향”으로 정의하였다. 여기에는 독창성, 유창성, 논리성 등 사고능력 요인과 함께 특정영역의 축적된 경험적 지식이 결합되어 있다. 이는 개방적인 접근방식으로 창의적인 개인의 성향과 경험적지식, 과정 등을 다원적 측면으로 반영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 주목하는 점은 개인의 창의적 특성이 개인의 삶에 미치는 영향이다. 경험적 지식은 개인의 창의적 특성을 이루는 중요 구성요소로 다뤄진다. Kaufman은 경험적 지식을 바탕으로 한 창의성이 개인의 고정적인 사고를 극복하는 자극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28]. 따라서 경험을 통해 습득된 지식으로 창의성을 발휘한다면 오랜 기간 내면화한 사고에도 변화를 줄 수 있다는 예측이 가능하다. 노년층의 유연하지 못한 사고는 사회적 관계를 약화시켜 스스로 고립화하고, 새로운 시도를 주저하게 하는 요인이 된다. 사회적 상호작용의 관점에서 새로운 지식은 사회적 상호작용과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효과는 경험적 지식이 다양할수록 높아지며 지식의 가용 범위를 확장하는 흡수역량도 높인다[46].
선행연구를 통해 개인 창의적 특성과 문화예술적 경험, 생활만족도의 관계를 살펴보면, 문화예술적 경험의 경우 개인의 창의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보고되고 있다. 문화예술적 경험은 정서적 효과만이 아니라 정보의 수용과 처리, 지각, 사유 등 인지능력 등 개인 창의성의 구성요인을 활성화하는 데 긍정적 효과가 있는 것으로 기술된다[47]. 또한 생소한 상황에서 새로운 사고를 발휘하게 하는 개인 창의성의 긍정적 기능을 촉진하는 수단이 된다[22]. 예술적 창작교육을 통해자기성찰, 새로운 지식에 대한 도전의식, 집중력 등 창의적 태도를 개선하는 현상이 보고되기도 한다[30]. 특히 창의적 능력 향상이 여가활동으로서 문화예술 활동의 지향하는 목적인 점을 고려하면 문화예술적 경험이 생활만족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과정에서 개인의 창의적 특성의 매개역할을 예측해 볼 수 있다. 문화예술 활동을 통한 창의적 사고능력 향상으로 생활만족도에 미칠 긍정적 효과를 예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노인의 창의성에 관한 선행연구 중에는 창의성이 주관적 안녕감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보고가 있다[48]. 이 연구에서는 창의성이 높은 노인집단이 낮은 집단보다 주관적 안녕감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관적 안녕감은 생활만족도와 정적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입증되고 있다[49][50]. 또한 개인의 창의성이 여러연구[51-53]를 통해 생활만족도와 정적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확인된 긍정심리자본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54]. 이밖에도 개인의 창의성이 직무만족과도 정적인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55][56].
본 연구에서는 개인의 창의적 특성을 개방적 접근 방식을 취하여 일상생활 속에서 직면하게 되는 특정 문제해결을 위해 독창적이고 유용한 산출물과 그 생성과정을 가능하게 하는 개인의 능력과 성향이라고 정의하고 노년층의 문화예술적 경험이 개인 창의적 특성의 자극제 역할을 하여 생활만족도를 높이는 환경을 조성하는지를 알아보고자 한다. 이를 통해 문화예술적 경험을통한 개인의 창의적 특성이 노인에게 새로운 사고를 발휘하고 사회적 관계에 적극적인 태도를 취할 수 있게하는 변화의 수단으로서 역할을 제시하고자 한다.
Ⅲ. 연구방법
1. 연구모형
본 연구에서는 선행연구를 토대로 문화예술적 경험과 노인생활만족도, 개인 창의적 특성의 영향관계를 나타내는 [그림 1]과 같은 연구모형을 설정하였다.
그림 1. 연구모형
2. 연구대상 및 표집방법
본 연구의 조사는 설문기법으로 진행하였으며, 서울과 경기지역에 거주하는 만 60세 이상 노인 144명을 대상으로 하였다. 이들은 노인복지시설에서 제공하는문화예술 교육프로그램을 수강하면서 취향이 비슷한 수강생끼리 조직한 동호회나 소모임을 통해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에 정기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창작경험은 수강 중인 프로그램 중 창작을 요구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한 내용을 중심으로, 감상경험은 동호회나 소모임을통해 이뤄지는 공연, 전시 관람 등 문화예술 감상경험을 중심으로 응답하도록 하였으며 사전에 설문목적을 설명한 뒤 동의를 구하여 이에 응하는 대상자에게만 설문을 진행하였다.
자료수집 기간은 2020년 1월 6일부터 2월 4일까지며, 연구 변인별로 구조화된 질문에 답하는 방식의 설문지 200부를 배부하여 159부를 회수하였으며, 불성실한 응답이나 오기, 중복 기입 등으로 신뢰도가 현저히낮은 15부를 제외하고 최종 144부를 연구조사에 반영하였다.
3. 측정도구
본 연구에 사용된 주요 변인을 측정하는 척도의 출처와 문항구성, 신뢰도는 다음과 같다.
3.1 문화예술적 경험
문화예술적 경험 척도는 성인을 대상으로 문화예술적 경험의 업무성과 영향에 관한 연구를 위해 최승은[12]이 제작한 척도를 활용하였다. 이 척도는 5점 리커트 척도 방식이며 하위 요인으로 창작경험과 감상경험총 16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창작경험과 감상경험의 각 신뢰도 Cronbach’s α= 0.71, α= 0.89를 나타낸다.
본 연구에서는 창작경험과 감상경험의 신뢰도가 각각 α= 0.87, α= 0.85로 나타났다.
3.2 개인 창의적 특성
개인 창의적 특성 척도는 최승은[12]의 성인 대상 개인 창의성 특성 연구에 사용한 척도를 활용하였다. 이척도는 유창성(3문항), 융통성(3문항), 독창성(4문항),논리성(3문항), 개방성(4문항), 도전성(4문항) 등 6개하위요인 총 21개 문항에 리커트 5점 척도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위요인의 신뢰도 지수는 0.77∼0.93에분포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노령인 연구대상자 특성의 적합성을고려하고 내용 타당도를 높이기 위해 유사성이 있는 문항을 제거하여 독창성 4문항, 도전성 4문항, 유창성 3문항, 융통성 3문항, 개방성 4문항으로 구성하였으며,산출된 신뢰도는 α= 0.87이다.
3.3 노인생활만족도
노인생활만족도 척도는 최성재[32]가 개발한 척도를 활용하였다. 이 척도는 20개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본 연구에서는 연구 대상에 적합하고 내용 타당도를 높이기 위해 유사성이 있는 문항을 제거하여 11개 문항을 리커트 5점 척도 방식으로 구성하였다. 신뢰도는 α=0.87로 나타났다.
4. 자료처리 및 통계분석
본 연구에서 통계분석은 SPSS 18.0을 사용하였다.척도의 타당도는 탐색적 요인분석, 신뢰도는 Cronbach's α를 사용하여 검증하였다.
연구 대상자의 인구사회학적 사항과 주요 변인에 대해 빈도분석과 기술통계 분석을 진행하였다. 문화예술적 경험과 개인 창의적 특성의 주요 요인이 노인생활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회귀분석을 사용하였다. 개인 창의적 특성의 매개효과 확인을 위해 Baron & Kenny[57]가 제시한 3단계 방법을 사용하고 소벨테스트(Sobel test)를 활용하여 매개효과의 유의성을 검증하였다.
Ⅳ. 연구결과
1. 주요 변인의 기술분석
본 연구의 주요 변인을 기술통계 분석한 결과는 [표1]과 같다. 인구사회학적 변인으로 남녀성비 구성은 24.3%와 75.7%로 나타났으며, 학력은 고졸(24.2%)이 가장 많았고 대졸(21.7%)이 다음으로 많았다. 또한 여가활동의 경제적 여력을 비교할 수 있는 한 달 용돈은 10∼30만원(19.7%)과 30∼60만원(19.3%)의 응답이다수였다. 일주일 문화예술 관람횟수는 1회(23.8%)가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으며, ‘없다(17.6%)’는 응답도다음으로 큰 비중을 보여 본 연구에서 문화예술적 경험으로서 노년층의 관람활동은 주 1회 이하로 다소 낮은수준으로 나타났다.
표 1. 주요 변인의 기술통계
주요 변인의 수준을 나타내는 평균값은 문화예술적경험의 하위요인인 창작경험과 감상경험이 각각 2.13,2.02, 매개변인인 개인 창의적 특성이 3.21, 종속변인인 생활만족도는 3.30으로 나타났다. 문화예술적 경험의 하위요인을 비교하면 창작경험이 감상경험보다 평균값이 다소 높은 수준을 보인다. 이는 본 연구에서 노년층의 문화예술적 경험이 감상활동보다 창작활동에다소 치중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주요 변인의 정규성을 살펴보면 왜도는 -.060∼1.089 사이, 첨도는 -.031~2.765 사이에 분포하며, 각각의 변인은 정규 분포를 이루고 있다.
2. 주요 변인 간 상관관계
본 연구의 주요 변인 간 상관성을 분석한 결과는 [표2]와 같다.
표 2. 주요 변인 간 상관관계
*p<.05,**p<.01
상관계수는 .179∼.677 사이에 분포하고 있다. 문화예술적 경험의 하위요인인 감상경험과 창작경험은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며, 두 요인 중 생활만족도와는 감상경험이 창작경험보다 다소 높은 상관관계를 나타낸다. 반면, 개인 창의적 특성과는 창작경험이 감상경험보다 높은 상관관계 계수를 나타낸다.
3. 주요 변인의 영향 관계 및 매개효과 검증
본 연구에서는 문화예술적 경험의 하위요인인 창작경험과 감상경험이 노인생활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고 이러한 영향 관계에서 개인 창의적 특성의 매개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회귀분석 방법을 활용하였다.
창작경험과 생활만족도의 영향 관계에서 개인 창의적 특성의 매개효과를 분석한 결과는 [표 3]과 같다.
표 3. 매개효과 결과(창작경험)
*p<.05,**p<.01,***p<.001
1단계 분석에서 창작경험(β=.179)은 생활만족도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으며, 개인 창의적 특성을 종속변인에 투입한 2단계에서도 창작경험(β=.329,p<.001)은 유의미한 영향을 나타냈다. 개인 창의적특성을 매개변인으로 투입한 3단계에서는 창작경험(β=.096, p<.01)이 생활만족도에 미치는 영향력이 감소하여 부분 매개효과가 검증되었다. 따라서 문화예술적 경험의 하위요인인 창작경험은 노인생활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며 개인 창의적 특성은 두 변인 간의 영향 관계에서 매개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를 소벨테스트로 확인한 결과 Z=2.420으로, 소벨테스트 결과값(Z)이 1.96보다 크거나, -1.96보다 작으면 매개효과가 유의미하다고 판정된다[53]는 가정에따라 매개효과가 유의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예술적 경험의 하위요인인 감상경험과 생활만족도의 영향관계에서 개인 창의적 특성의 매개효과의 분석결과는 [표 4]와 같다.
표 4. 매개효과 결과(감상경험)
*p<.05,**p<.01,***p<.001
감상경험과 생활만족도의 관계를 알아보는 1단계 분석에서 감상경험(β=.310, p<.001)은 생활만족도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다. 개인 창의적 특성을 종속변인으로 투입한 2단계 분석에서도 감상경험(β=.345, p<.001)은 유의미한 영향을 나타냈다. 감상경험과 생활만족도의 영향관계에서 개인 창의적 특성의 매개효과를 알아보는 3단계 분석에서 감상경험(β=.240, p<.01)은 1단계보다 생활만족도에 미치는 영향력이감소하여 개인 창의적 특성의 부분 매개효과가 확인되었다. 이를 소벨테스트로 검증한 결과 Z=2.125로 매개효과가 유의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예술적 경험의 하위요인과 노인생활만족도, 개인창의적 특성의 영향관계 분석 결과를 살펴볼 때 문화예술적 경험은 개인 창의적 특성과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으며 문화예술적 경험 하위요인 모두가 개인 창의적 특성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문화예술적 경험의 하위요인과 노인생활만족도의 관계에서 개인 창의적 특성은 문화예술적 경험을 통해 생활만족도가 높아지는 데 있어 매개역할을 할 수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Ⅴ. 논의 및 결론
1. 논의
본 연구에서는 문화예술적 경험이 노인생활만족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며, 개인 창의적 특성이 양 변인의 관계에서 매개효과를 나타내는지를 알아보았다. 연구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문화예술적 경험의 하위변인인 창작경험과 감상경험은 노인생활만족도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며 노인생활만족도를 높이는 변인임이 확인되었다. 두 하위 요인 모두 노인생활만족도에 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창작경험과 감상경험의 수준에 따라 노인의 생활만족도도 변화함을 알 수 있었다. 이로써 서론에서 제시한 첫 번째 가설이 지지되었다. 첫 번째 가설의 핵심은 문화예술적 경험이 노인생활만족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될 수 있는가이다. 본 연구에서 나타난 결과로 볼 때 문화예술적 경험은 노인생활만족도의 긍정적 요인임이 확인되었다.
둘째, 문화예술적 경험의 하위변인인 창작경험과 감상경험은 매개변인인 개인 창의적 특성에도 유의미한 영향을 미쳐 서론에 제시한 두 번째 가설을 충족하였다. 문화예술적 경험의 두 하위요인은 상관관계 조사에서 개인 창의적 특성과 유의미한 상관성을 보였다. 이로써 문화예술적 경험이 개인 창의적 특성을 자극할 수있다는 선행연구들을 지지하고 있다.
셋째, 문화예술적 경험과 노인생활만족도의 영향 관계에서 개인 창의적 특성의 매개효과에 관한 세 번째가설도 지지되었다.
본 연구에서 문화예술적 경험의 하위 변인인 창작경험과 감상경험이 노인생활만족도에 미치는 영향력이 매개변인인 개인 창의적 특성에 의해 감소하였음이 확인되어 부분 매개효과가 검증되었다. 주목할 결과는 창작경험과 감상경험이 개인 창의적 특성에 의해 생활만족도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력이 상승한다는 것이다. 이는 노인에게 개인 창의적 특성이 문화예술적 경험을 통해 얻는 생활만족도를 높일 수 있음을 입증한다. 기존연구에서는 문화예술적 경험과 생활만족도의 관계, 문화예술적 경험과 창의성의 관계 등 개별적인 영향관계에 제한되었다. 결과적으로 노인의 창의성이 문화예술적 경험을 통한 생활만족도를 더욱 증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상과 같이 연구결과를 종합하면 문화예술적 경험의 감상경험과 창작경험은 생활만족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며 개인 창의적 특성은 감상경험과 창작경험 등 문화예술적 경험의 하위 요인과 생활만족도의 영향 관계에서 매개효과를 보인다. 이는 감상경험과 창작경험이 창의성 발현의 동기가 될 수 있으며 개인의 창의적특성을 자극할수록 생활만족도가 높아짐을 시사한다. 따라서 노인의 문화예술적 경험에서 창의성 촉진은 중요한 요소이다.
문화예술적 경험이 본질적으로 창의성을 자극하는 요소를 내포하고 있지만, 그 유형에 따라 자극의 수준은 달라질 수 있다. 또한 노인의 창의적 특성을 촉진하는 문화예술적 경험은 노년기 삶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직접적일 것이다. 즉, 노인의 창의성 개발을 목적으로하는 문화예술프로그램이 일반적인 프로그램보다 노인 삶의 질 개선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이다.
그러나 기존의 국내 노인 대상 문화예술교육은 생애 사적 역량이나 자아 재발견, 문화욕구 충족 등 주로 긍정적 정서 형성을 통한 삶에 대한 태도변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58][59]. 이는 굳이 문화예술이 아니더라도일반 여가활동을 통해 성취 가능한 지향점으로 창의성발현이라는 문화예술 본연의 속성을 효과적으로 수용하지 못한 한계성을 드러낸다. 미국의 경우 지역 내 미술관과 아트센터 등 문화예술기관을 활용하여 창작경험을 통해 노인의 창의성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 활성화되어 있다[59]. 영국 또한 지역 박물관, 미술관 등 지역 문화예술 네트워크를 통해노인들에게 자신에게 맞는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선택권을 주고 이들 프로그램 중에는 단순히 관람이나감상 수준에서 머물지 않고 전문가의 조언과 지도를 받을 수 있는 워크숍을 제공하고 있다[60]. 노인에게 창작경험에 참여하고 전문가의 조언과 지도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은 개인의 창의성을 향상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것을 의미한다.
개인의 창의적 특성이 노인의 만족스러운 삶의 동인이 될 수 있는 이유는 새로운 사고를 통한 사회성 회복기능 때문이다[6]. 창의성을 통해 발현되는 새로운 사고는 노년기를 생의 전환기로 인식하게 하는 긍정적 사고를 의미한다. 사회적 역할 축소에 따른 상실감과 무력감, 고독 등 부정적 정서를 창의적 활동을 통해 극복하고 청장년기와는 다른 새로운 삶의 의미를 창출하며 노년의 생을 변화시킬 수 있다. 또한 사고의 유연성을 제고하거나 사고의 지평을 넓혀 새로운 대인관계를 통해 노년기 삶의 질을 저해하는 사회적 고립을 예방할 수있다. 이는 노인 대상 문화예술프로그램이 창의성에 주목해야 할 이유이다.
만족스러운 노년의 삶에 기여하는 노인의 창의성 개발은 고령화 사회로 대변되는 현대사회에서 심화하는노인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다.
2. 제언
본 연구는 문화예술적 경험과 노인생활만족도, 개인창의적 특성이 어떠한 영향 관계를 나타내는지를 파악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도되었다.
우리나라의 노인복지 현실에서 노인이 향유할 수 있는 여가활동은 상당히 한정되어 있다. 2005년 문화예술교육지원법이 제정된 이후에야 노인 대상 문화예술교육이 확대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불과 15년이라는 짧은 기간 노인 대상 문화예술프로그램의 질과 효과를 논하기는 시기상조일 수 있으나 그간의 국내 노인 문화예술교육은 사회적응훈련의 한 과정이라 할 만큼 편향성을 띠었고, 교육방식 또한 대체로 단순 참여나 강사의 지도에 따른 ‘따라 하기’ 식에 머물러 문화예술이 지닌 창의성 발현이라는 특성을 적절히 활용하지 못하는 한계성을 노출하였다[59]. 본 연구결과와 같이 노인에게 문화예술적 경험은 개인의 내면에 잠재된 창의성을 자각하게 하고 이를 통해 스스로 자신을 둘러싼 환경과 긍정적 관계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삶의 만족감을 느끼게 하는 역할을 할 때 의의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기존의 노인 문화예술교육은 양적성장 이외의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따라서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문화예술교육이 노인의 창의성 개발을 지향할 때 고령화 사회에 대비한 노인복지로서 잠재적 가치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예를들자면 미국에서 시행되고 있는 노인 예술가 육성 프로그램이나 박물관, 미술관, 전시관 등 지역 문화예술 자원과 연계하여 노인에게 장기적으로 다양한 문화예술경험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표본이 될 수 있다[60]. 노인 예술가 육성프로그램의 경우 정부차원에서문화예술교육을 통해 늦은 나이에 자신의 예술가적 자질을 발견한 노인의 작품 활동을 지원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문화예술프로그램에 참여한 노인들이 삶의 경험과 지혜를 공유할 수 있는 워크숍을 제공하는 방안도 있을 수 있다. 워크숍에 예술가와 심리상담가 등 전문가가 조언자로서 참여한다면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문화예술 활동에서 나타나는 교류와 소통의 효과는 사회성을 회복할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다.
구체적 방안을 제시하자면 노인 대상 문화예술 프로그램의 전문화에 방향성을 두고 감상경험 프로그램과 창작경험 프로그램으로 구분하여 노인의 창의성을 증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구성해야 할 것이다. 감상경험 프로그램의 경우 감상을 통해 노인의 창의성을 자극할 수 있도록 이를 고려한 전문가의 기획 아래 박물관, 공연장, 전시장 등 지역사회 문화예술 인프라를 활용해 프로그램의 전문성을 높일 수 있어야 한다. 창작경험위주 프로그램의 경우에는 프로그램 참여를 통해 개인의 예술적 소질을 발견하고 계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수반되어야 한다. 프로 작가가 아니더라도 소질을 살려노후 전문적인 창작활동을 지속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감상경험과 마찬가지로 전문가의 참여가 필요하며 예술가적 기질을 검사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요구된다. 전문가로는 노후 재능기부 활동을 하는 예술가가 활용될 수 있으며 지역사회 문화예술 인프라 활용은 지자체와 사회단체, 예술단체의 협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노인생활만족도를 높이는 방안으로 문화예술적 경험의 유효성과 개인 창의적 특성의 증진효과를 알아보았다. 그러나 문화예술적 경험이 노인생활만족도를 높이는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두 변인 간의 속성에 근거한 관계성 조사가 수반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 예로 노인 대상 문화예술 프로그램의 다양성을 위해 문화예술적 경험의 종류와 정도, 수준에 따라 노인생활만족도에 구체적으로 어떠한 변화가 있는지를 분석할 필요가 있다. 또한 개인 창의적특성이 노인생활만족도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하여 개인 창의적 특성의 속성인 하위변인에 따른 영향관계도 파악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위변인에 따른 생활만족도의 차이는 노인을 대상으로 한 개인 창의성 개발에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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