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론
1. 연구의 배경 및 목적
현대 산업사회에서는 생산기술의 상향평준화에 따라 제품 그 자체의 가치보다는 문화적·감성적 영역에 속하는 디자인 및 브랜드 등과 같은 부가적 가치가 시장경쟁력 확보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산업구조가 고도화됨에 따라 주도적으로 새로운 제품의 콘셉트를 제시하고 기획하는 창조적 소비자 그룹(Cresumer)이 출현하기 시작하였으며, 따라서 창의성을 갖춘 개인의 역할이 점점 증대되고 있다[1]. 이러한 배경에서 창의성은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매우 중요한 요소이자 미래 사회에서 개인이 갖춰야 할 소양으로서 부각되고 있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국가의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창의성을 증진하기 위한 교육방법론은 점점 더 중요해질 것으로 생각된다.
대표적인 디자인 교육자 파파넥(V. Papanek)은 두뇌가 성장하는 시기인 아동기부터 디자인교육을 실시하면 창의적 사고 능력 발달에 효과적이라고 주장하였다[2]. 또한 토란스(E.P. Torrance, 1995)의 창의성 발달 경향에 대한 연구에서도 창의성은 아동기 전반에 걸쳐 지속적인 성장세를 나타낸다고 하였다[3][4]. 오유영(2017)을 비롯한 국·내외 다수의 선행연구에서도 아동기의 아동들을 대상으로 하는 창의성 및 통합적 사고력을 배양하는 교육법이 매우 효과적임을 나타내고 있다[5]. 디자인 선진국에서는 일찍이 창의성, 지적 능력, 문제해결 능력 등의 통합적 사고력을 증진시키는 방법으로서 디자인교육의 교육적 가치를 인식하고 아동기 보편교육 단계에서부터 이를 체계적으로 적용하려는 지속적인 노력을 해오고 있다.
중국은 1978년 대외개방 이래 급속한 경제성장을 달성하였다. 국민소득의 증대와 생활수준의 향상에 따라 선진적인 교육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중국의 교육산업은 입시위주 과목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창의성과 관련된 교육의 규모는 매우 작은 실정이다[6]. 이 또한 대부분 일부 사교육 업체가 해외 교육 프로그램의 라이센스를 획득하여 몇몇 대도시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이다. 중국의 디자인교육에 대한 인식은 전문교육의 영역에 한정되어 있으며, 아동의 창의성 발달 등을 목적으로 하는 보편교육의 영역으로 시야가 확대되지 않고 있다. 디자인교육의 방식은 낙후되어 있고 불명확한 교육 목표, 체계성 및 내용 확립 부재 등의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7]. 또한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디자인교육에 대한 인식과 연구가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최근 중국의 성장세가 둔화됨에 따라 질정 성장 동력을 만들어내는 창의성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미래의 국가경쟁력 향상을 위해 창의적 인재들의 중요성이 증대될 것으로 생각된다. 선행연구에서 나타난바, 효과적인 창의성 증진 교육은 두뇌가 성장하고 있는 아동기에 실시되는 것이 가장 적합하며, 성인이 된 후에는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모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중국 아동의 창의성 증진을 위한 디자인교육 프로그램을 제안하고, 프로그램의 창의성 증진효과를 검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2. 연구의 방법 및 범위
본 연구는 문헌 조사를 통해 창의성에 주요개념 및 그 중요성에 관한 선행연구 고찰을 진행하였다. 또한 아동기 디자인교육의 필요성 및 디자인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각 국가들의 사례를 정리하였다.
중국 아동의 창의성 증진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개발 및 검증의 구체적 과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초등학생 자녀를 둔 중국의 학부모를 대상으로 면대면(face-to-face) 심층 인터뷰 조사를 진행하여 디자인교육에 대한 중국학부모의 인지도, 기대효과, 의견에 대해 파악하고 프로그램 개발의 방향성을 도출하였다. 둘째, 이를 바탕으로, 현재 교육에 종사하는 전문가 그룹과 아이디어 발상 및 정리를 통해 디자인교육 프로그램의 3가지 초안을 제안하였다. 셋째, 3가지 초안에 대해서 면대면 심층 인터뷰 형식으로 전문가 및 학부모의 평가를 진행하였고, 최종적으로 하나의 안을 선정하여 디자인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였다. 넷째, 9~10세 사이의 아동들을 대상으로 수업을 실시하였다. 또한 아동의 창의력 증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수업 이전과 실시 이후에 가장 보편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공인된 측정도구인 Torrance Tests of Creative Thinking (TTCT)를 이용한 창의성검사를 실시하였다. 이후 공식기관을 통해 결과를 분석하여 수업 전후의 창의력 지수 변화를 비교하여 디자인교육 프로그램의 효과를 검증하였다.
본 연구는 중국 아동의 창의성 증진을 위한 디자인교육 프로그램 사례를 개발하고 검증하는 목적으로 실시된 것으로, 전문적 디자인교육이 아닌 보편교육으로서의 디자인교육 관점에서 진행되었다.
II. 이론적 고찰
1. 창의성의 개념
교육심리학에서 창의성의 정의는 ‘새롭고, 독창적이고, 유용한 것을 만들어 내는 능력’ 또는 ‘전통적인 사고방식을 벗어나서 새로운 관계를 창출하거나 비일상적인 아이디어를 산출하는 능력’[8] 등으로 되어있다.
창의성은 현대사회에서 매우 중요한 특성으로 강조되고 있으며, 그 실체를 구체적으로 규명하고 계발하여 활용하고자 하는 무수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광범위한 분야에서 다양한 연구모델로 연구가 이뤄지는 대상인 만큼, 창의성에 대한 정의는 시대적 배경 및 각 학문 영역에 따라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
창의성에 대한 현대적인 연구는 1950년 미국심리학회의 Guilford를 기점으로 하고 있다. 초기의 창의성 연구는 창의적이라고 여겨지는 사람들의 사고 구조 및 그들이 창출해낸 산출물에 주로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1970년대에는 주로 인지적 측면과 문제 해결 과정 중심으로 창의성을 연구하였다. 이후 1980년대에는 과정 중심의 창의성과 대조적으로, 창의성을 결과 위주의 평가를 통해 해석해야 한다는 관점이 등장했다. 그리고 현대에 이르러 이전 연구에서 나타난 관점인 창의적 사람(Person), 과정(Process), 산출물(Products)과 더불어 환경(Press) 요인이 복합적으로 상호작용한다는 4p와 같은 통합적 상호작용의 관점이 나타났다. 창의성에 대한 연구의 흐름을 정리하면 다음의 [표 1]과 같다[9].
표 1. 창의성에 대한 여러 관점의 정의
[표 1]과 같이 창의성에 대한 연구는 각 시대에 따라 다양한 양상을 보인다. 이러한 의견들을 전체적으로 관통하는 종합적인 견해로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생각이나 능력’, ‘현재 상황에서 가장 적절하고 효과적인 방법 및 과정’ 등의 맥락을 유출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김정운(2014)은 인간의 창의성이란 기존에 존재하던 사물을 편집함으로써 모종의 맥락 안에서 새롭게 느껴지도록 만드는 능력이며, 누구나 훈련을 통해 창의성을 훈련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10]. 이러한 관점으로 기존의 창의성에 대한 맥락들을 종합해서 본다면, 인간의 창의성은 적절한 교육과 학습을 통해 훈련이 가능한 대상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창의성은 주변 환경에 따라 다양한 양상으로 발현될 수 있다는 가설을 세울 수 있으며, 최근 창의성에 관련된 연구에서도 환경적 요인은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는 주제이다.
따라서 아동의 창의성을 증진하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설계함에 있어 대상 아동들이 처해있는 교육 환경 및 사회문화적인 맥락을 고려하고, 이에 부합할 수 있는 현지화 된 교육방법을 모색해야 할 필요가 있다 판단된다.
2. 창의성의 구성요소
선행연구에서 나타난 것처럼 창의성에 대해서는 다양한 관점이 존재하며, 어떤 요소가 창의성을 구성하고 있는지에 대한 견해도 다양하게 나타난다.
Guilford(1959)는 확산적 사고를 창의성의 기본으로 하여 유창성, 융통성, 정교성, 독창성, 재구성 능력, 집요성을 제시하였으며, Torrance(1962)는 유창성, 융통성, 독창성, 정교성을 포함하여 제목의 추상성, 개방성, 용기, 독자성, 직관, 낙관, 모험심, 몰두, 호기심과 같은 요소들을 제시하였다. Lubart(1994)는 창의성을 발현시키는 요소로서 지적 능력, 지식, 사고 양식, 개인적 특성, 동기, 환경을 제시하였으며, Urban(1995)은 이러한 구성요소들을 크게 인지적 측면과 정의적 측면으로 구분하여 종합적으로 제시하였다[11].
최근의 창의성 연구에서는 위의 흐름에서 나타난 인지적 측면 및 정의적 측면의 구성요소와 환경적 요인의 상호작용을 강조한 통합적 접근 방식이 주요 맥락을 형성하고 있다.
본 연구의 실험에서 사용한 창의성 측정 도구는 TTCT이므로, Torrance(1962)가 제시한 구성요소를 고려하여 교육 프로그램 개발을 진행하였다.
3. Torrance Tests of Creative Thinking (TTCT)
Torrace Tests of Creative Thinking (TTCT) 또는 토란스 창의력 검사는 세계적으로 많이 알려진 대표적인 창의성 검사 도구이다. Torrance는 발산적 사고를 창의력으로 정의하였으며, 발산적 사고란 다양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많이 만들어내는 능력을 의미한다. Torrance는 발산적 사고의 하위 요소로 ‘문제나 결손에 대한 민감성’, ‘유창성’, ‘융통성’, ‘독창성’, ‘정교성’ 등을 제시하였다. Torrnace에 따르면 이러한 요소들은 창의적 사고에서 지배적 역할을 수행하며, TTCT를 개발하여 이를 측정할 수 있는 방법론을 제시하였다.
TTCT는 크게 언어와 도형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언어 창의력 검사는 ‘유창성’, ‘융통성’, ‘독창성’의 항목을 평가하며, 도형 창의력 검사는 ‘유창성’, ‘독창성’, ‘제목의 추상성’, ‘정교성’, ‘성급한 종결에 대한 저항’ 항목을 평가한다. 언어와 도형 창의력 검사의 문항은 다음의 [표 2]와 같다[12][13].
표 2. TTCT 창의력 검사의 평가 문항
TTCT는 아동에서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대상으로 창의성 검사가 가능하다. 또한 각 연령별로 백분위 환산을 통해 제공되는 데이터로써 피검사자의 창의력 지수가 어느 수준에 있는지 직관적으로 파악하기 용이하다[14]. TTCT의 언어와 도형 부분은 A와 B 유형이 있으며, 사전평가(Pretest)와 사후평가(Posttest)로써 다양한 분야의 교육 프로그램의 창의성 증진 효과를 검증하는 도구로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III. 디자인교육
1. 디자인교육의 개념
교육에서 디자인은 목적에 따라 크게 일반교육과 전문교육으로 구분된다. 바우하우스가 등장한 이후 디자인교육은 주로 전문 디자이너들을 양성하기 위한 전문교육과정을 중심으로 발전하였다.
표 3. 디자인의 일반교육으로서의 가치[15]
이후 시대의 변화에 따라 디자인의 범위는 크게 확대되었으며, 디자인에 요구되는 역할 또한 변화하였다. 선진국에서 실시되고 있는 일반교육으로서의 디자인은 통합적 사고능력을 배양함으로써 창의적인 문제해결능력을 개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Charles Burnette은 디자인은 완전히 일반적인 프로세스이며, 누구나 디자인 행위를 한다고 주장하였으며[5], Nigel Cross는 디자인교육을 통해서 일반적 지식을 전개하는 능력을 더욱 발달시킬 수 있다고 보았다[16]. 이러한 견해들은 디자인을 전문적 교육에 한정하지 않고. 보편교육의 도구 혹은 분야로서 인식하고, 여러 분야에 적용하여 문제해결에 기여할 수 있다고 보는 관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전문교육으로서 디자인은 수단적 성격을 가지며, 일반교육으로서의 디자인은 보다 교육의 본질적 영역에서 다뤄지고 있다고 생각된다. 아동기에 적합한 디자인교육을 통해 심미적 감각과 더불어 정서적 발달의 촉진을 유발할 수 있다[17]. 따라서 일반 과목으로서 디자인의 학문적 지위에 대한 진지한 고찰이 필요하다 생각된다.
Torrance(1995)의 창의성 발달 경향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창의성은 아동기 전반에 걸쳐 지속적인 성장세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3]. 이와 더불어 Torrnace의 이론에 영향을 받은 Alieldin(1979)의 연구를 위시하여, Carroll(1979), Leven(1984) 등의 연구에서도 유치원·초등학교 과정에 있는 아동들의 창의성은 연령증가에 수반하여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남을 보여주고 있다[4].
아동기에 실시되는 적절한 디자인교육은 아동의 심미적 능력 향상과 정서적 발달을 촉진할 수 있다. 홍혜경(2011)은 아동기 디자인교육을 경험했던 사람은 성장한 이후에도 디자인을 향유하고 평가할 수 있는 소양을 갖추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하였다[17]. 디자인교육은 아동의 문제해결 능력 발달을 촉진하는데 효과적이며, 창의적으로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증진시킬 수 있다.
3. 디자인교육의 선진사례
디자인 선진국에서는 디자인교육의 가치를 인식하고, 일반적 교육과정에 디자인을 적용하는 노력을 지속해오고 있다. 이러한 교육과정들은 아동의 창의성이 발달하는 단계인 유아기·아동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디자인적 사고 및 프로세스 과정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대표적 사례로서 영국, 미국, 일본의 디자인교육의 특징을 정리하면 다음의 [표 4]와 같다.
표 4. 디자인 선진국의 디자인교육 사례
위와 같은 사례에서 나타나는 교육 프로그램들은 공통적으로 조형 활동 및 과제 해결 등에서 아동이 직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방안에 접근하는 과정을 통해 아동의 창의성이 증진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IV. 디자인교육 프로그램 개발
1. 프로그램 개발 방향성 도출
본 연구에서는 디자인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함에 앞서, 현지의 교육환경에 적합한 개발 방향을 탐색하기 위해 중국의 학부모를 대상으로 심층인터뷰 조사를 진행하였다. 조사는 2019년 8월 21일부터 2019년 8월 31일까지 중국 톈진(天津)시의 난카이구(南開區) 및 허핑구(和平區)에서 진행되었다. 인터뷰 참여자의 구성은 다음의 [표 5]와 같다.
표 5. 심층 인터뷰 참여 학부모 개요
심층인터뷰는 구두로 진행하였으며 약 60분 내외로 진행되었다. 인터뷰 내용들은 스크립트로 정리하여 분석을 진행하였다. 인터뷰는 편안한 분위기에서 자녀의 교육에 관한 이슈에서 창의성 증진 및 디자인교육으로 범위를 확대하며 진행하였다. 이는 조사자가 인터뷰를 주도하는 상황을 방지하고, 친밀감을 형성하여 보다 솔직한 답변을 유도하기 위함이었다. 인터뷰를 통해 확인하고자 하였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a) 디자인교육에 대해 알고 있는가?
b) 아동의 창의성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가?
c) 창의성 증진을 위한 디자인교육 프로그램이 있다면 가장 기대하는 효과는 무엇인가?
d) 중국의 교육환경에 맞는 디자인교육은 어떤 특성들이 필요한가?
인터뷰의 내용들을 정리하여 종합하여 정리한 요점은 다음의 [표 6]과 같다. 유사한 개념을 동일한 문장으로 통합하고, 답변의 빈도를 표기하였다.
표 6. 인터뷰 결과 요약
위와 같은 주요 항목에 대한 결과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다. 피조사자들은 디자인교육에 대한 단편적인 정보들을 준거집단 교류를 통해 획득한 경험이 있었다. 그러나 그 인식은 전문적 교육에 한정되어 있었으며, 아동을 위한 창의성 교육으로서 활용할 수 있다는 인식은 갖고 있지 못했다. 그러나 아동의 문제해결 능력 및 창의성 증진에 대해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또한 주요 교육 효과로서 자기주도성 강화 및 독립성 배양에 대한 기대가 높았으며, 프로그램의 방향성으로서 중국의 문화 콘텐츠 활용에 대한 요구가 많았다.
표 7. 심층인터뷰 내용 종합
2. 프로그램 설계
본 연구는 Torrance가 정의한 발산적 사고의 창의성을 창의성의 범주로 설정하였다. 프로그램을 통해 아동이 발산적 사고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주어진 문제들을 아동이 독자적인 생각과 방법으로 정리하여 결론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학습방향을 설정하였다.
교육 프로그램의 기본적인 수업 전개 방식은 지식경제부가 2008년부터 추진해온 국내의 ‘방과 후 디자인 교실’의 구성 방식을 차용하였다. 수업의 전개방식은 총 3단계로 구분되며, 디자인 이해하기, 문제의 발견 및 문제 해결하기, 발표 및 통합 과정으로 세분화 되어 있다.
본 연구에서 개발한 프로그램은 이러한 3단계 과정을 ‘이해하기’, ‘디자인하기’, ‘제작하기’, ‘발표하기’의 4단계로 재구성하여 디자인교육 프로그램을 설계하였다.
이를 기반으로 중국 학부모에 대한 조사연구에서 도출된 결과에 따라, 중국의 문화 콘텐츠 요소와 그것에 내포되어 있는 중국의 전통적 가치관을 포함하고자 하였다. 또한 Torrance가 제시한 창의성의 구성요소를 고려하여 프로그램 개발을 진행하였다. 이러한 과정을 요약하면 다음의 [그림 1]과 같다.
그림 1. 디자인교육 프로그램 개발 방향
디자인교육 프로그램의 수업을 제안하기 위해 아이디어 발굴 회의를 진행하였다. 회의그룹은 본 연구자를 포함하여, 현재 중국 교육에 종사하고 있는 디자인학 박사 1명, 서양화 전공 교사 2명, 총 4명으로 구성되었다. 회의는 브레인스토밍 형식으로 진행하였으며, 다양한 중국의 문화 콘텐츠 및 그 내용에 대해 정리하였다.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도출한 아이디어를 마인드맵 형식으로 시각화하여 정리하면 다음의 [그림 2]와 같다.
그림 2. 아이디어 발상 전개 요약
아이디어 회의 과정을 통해 중국의 전통문화 요소들을 도출하였으며, 카테고리별로 정리하여 문화적 요소와 연관된 가치관에 대해 정리하였다. 그중에서 아동들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에 적용하기 적합하고, 표현의 다양성을 확보하기에 용이하다고 판단되는 요소로서 전통극, 전통의상, 전통공예를 선정하였다. 이를 통해 중국의 문화적 요소를 포함한 3가지의 디자인교육 프로그램 수업 방안을 제안하였다. 각 수업 제안은 다음[표 8]과 같다.
표 8. 각 수업계획안 요약
3. 프로그램 방안 평가 및 선정
앞에서 제안한 3가지 수업 방안에 대한 선호도를 평가하고, 각 방안에 대한 의견수렴 및 개선점을 조사하기 위해 앞선 인터뷰 조사와 동일한 집단을 대상으로 2차 심층인터뷰 조사를 진행하였다.
프로그램 방안 평가를 위한 2차 심층인터뷰 조사는 2019년 11월 20일부터 2019년 11월 30일까지 진행되었다. 음성 및 영상통화를 통한 인터뷰를 진행하였으며, 각각 약 30분 이상 진행되었다. 사전에 인터뷰 진행에 필요한 기초 참고자료를 학부모 그룹에게 전달하였으며, 개별 인터뷰 내용은 모두 문자화하여 정리하였다.
각 수업 제안에 대한 인터뷰 내용들을 종합하면, 인터뷰 그룹은 각 제안들은 모두 문화적 요소와 가치관이 포함되어 있으며, 아동들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요소들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 가지 제안에 대한 학부모의 선호도는 위의 [표 9]와 같이 ‘1번 전통극’ - ‘2번 전통의상’ - ‘3번 전통 도자기’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표 9. 수업 제안에 대한 선호도 조사 결과
*선호도 순서를 직관적으로 제시하기 위해 각각 3, 2, 1점으로 가중치를 적용하여 표기함.
특히 전통극의 요소를 활용한 프로그램에 대해 기존의 색칠놀이 형식의 전통극 관련 교육과 차별화되어 있다는 점에서 높은 관심을 보였다. 또한 경극의 인물 표현요소를 활용하여 아동이 자신의 성격에 대해 생각하고 이를 본인의 캐릭터로 만드는 과정에 대해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무엇보다 전통극의 요소를 활용한 수업 방안이 다른 수업제안에 비해 난이도가 낮아 아동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으로 적합할 것 같다는 의견이 많았다. 또한 언어적 표현에 관련된 학습의 비중이 조금 더 컸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다수 있었다. 1번 방안에 대한 개선보완 의견으로는 ‘전통극의 양식을 있는 그대로 심도 있게 학습하기보다, 아동이 자신의 생각을 잘 정리해서 더욱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제공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다. 따라서 ‘전통극’의 요소를 중심으로 구체적인 수업방안 및 교재를 디자인하고, 전통극의 심층적 내용보다는 표현 양식과 전통극에 대한 아동의 개인적 느낌들을 정리하고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수업 콘텐츠를 개발하고자 하였다.
4. 디자인교육 프로그램 제안
전통극을 활용한 디자인교육 프로그램은 경극의 주인공이 되어 자신의 분장을 만들어보자는 주제를 제시하고, 크게 이해하기, 디자인하기, 제작하기, 발표하기의 4단원으로 구성하였다. 프로그램은 전통적 경극의 분장 양식을 학습하고 직접 디자인해보는 과정을 통해서 창의성 증진과 자국 전통 문화 예술에 대한 이해도 향상을 목적으로 하였다.
또한 아동이 자신의 성격을 파악하고 이를 경극의 분장 형식으로 디자인하는 과정에서 자신을 비롯하여 또래 집단의 의견을 반영하게 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자기객관화 및 자기반성을 경험할 수 있도록 지도하였다. 각 학습단계의 구성은 앞의 [표 10]과 같다.
표 10. 프로그램의 학습 단계별 구성
5. 수업 실시 및 검증
연구를 통해 제안한 디자인교육 프로그램의 창의성 증진 효과를 검증하기 위한 실증연구로서 2019년 12월 13일부터 12월 22일까지 중국 톈진(天津)시의 거주 중인 만 9~10세 사이의 초등학생 10명을 대상으로 수업을 실시하였다. 이들은 미술학원에서 입시미술 과정을 밟고 있는 학생들 중에서 선정된 그룹이었다. 수업은 각 과정별로 60분씩 총 4회에 걸쳐 진행하였다. 전체적인 수업 일정은 다음의 [표 11]과 같다.
표 11. 디자인교육 프로그램 수업 실시 일정
디자인교육 프로그램을 통한 수업을 진행하기에 앞서 대상 아동들을 대상으로 TTCT 창의력 검사를 이용한 사전평가를 실시하였다. 또한 수업을 종료한 이후 동일한 방식으로 사후평가를 실시하여 창의성 증진 효과가 발생하였는지 관찰하였다. TTCT를 통한 사전·사후평가는 모두 언어와 도형 창의력에 대한 검사를 진행하였으며, 공인된 기관을 통해 평가를 받았다. 수업 전후의 아동의 창의성에 대한 평과 결과는 다음의 [표 12]과 같다. 언어 검사 및 도형 검사를 통해 평가된 각 부분의 창의력 지수는 표준점수와 이에 해당되는 백분위 점수로 표시하여 제시되었다.
표 12. TTCT 창의력 검사 평가 결과 비교 – 도형
위의 [표 12], [표 13]에서 나타난 것과 같이, TTCT 검사 사전·사후 평가 결과를 통해서 본 연구의 디자인교육 프로그램의 아동의 창의력 증진 효과를 검증하였다. 수업 이후 사후평가의 도형 부분은 33%, 언어 부분에서는 41.1%만큼 평균 백분위 값이 향상하였다. 또한 평균 표준점수는 도형과 언어 부분이 각각 13.5점과 24.4점 향상되었다.
표 13. TTCT 창의력 검사 평가 결과 비교 – 언어
Ⅴ. 연구 결과
1. 사전사후검사 평균 비교
본 연구에서 제시한 디자인교육 프로그램이 아동의 창의성 증진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치는지 분석하기 위해 실시된 TTCT 사전·사후평가의 자료에 대해 SPSS Window (Ver.21) 프로그램을 이용한 대응표본 t-검증(Paired t-test)을 실시하였다. 분석결과 언어 및 도형 창의성에서 모두 유의미한 변화를 보였다.
표 14. 사전·사후 창의력 검사 평균 비교
* = p<0.5, ** = p<0.1, *** = p<0.001
2. 사전사후검사 하위요인 평균 비교
본 연구는 대응표본 t-검증(Paired t-test)을 실시하였다. 분석결과 언어 창의성의 하위요인인 유창성(t(9)= -4.626, p<.01), 융통성(t(9)= -5.094, p<.01), 독창성(t(9)= -3.291, p<.01)에서 유의미한 변화를 보였다.
도형 창의성의 하위요인에서는 제목의 추상성(t(9)= -3.213, p<.05) 및 성급한 종결에 대한 저항(t(9)= -2.834, p<.05)에서 유의미한 변화를 보였다. 반면 유창성(t(9)= -.095, p>.05), 독창성(t(9)= -1.843, p>.05), 정교성(t(9)= -2.000, p>.05)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으며, 점수가 소폭 상승하는데 그쳤다.
표 15. 사전·사후 창의력 검사 하위요인 평균 비교
* = p<0.5, ** = p<0.1, *** = p<0.001
Ⅵ. 결론
본 연구에서는 중국 아동의 창의성 증진을 위한 디자인교육 프로그램 개발하였다. 중국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심층인터뷰에 기반하여 중국의 문화적 콘텐츠 중 전통극의 요소들을 활용하여 ‘이해하기, 디자인하기, 제작하기, 발표하기’의 4단계로 구성된 프로그램을 개발하였고, 중국의 초등학교 3·4학년 아동들을 대상으로 수업을 실시하였다. 또한 본 교육 프로그램의 창의성 증진의 효과성을 검증하기 위해 수업 이전과 이후에 참여 아동들을 대상으로 Torrance Tests of Creative Thinking(TTCT) 검사를 실시하여 아동들의 도형 및 언어 창의력 지수의 변화를 관찰하였다.
TTCT를 통한 사전·사후 평가의 결과를 대조한 결과, 수업에 참여한 아동들의 도형 창의력 지수가 평균 표준점수 13.5점, 평균 백분위 값이 33% 향상되었으며, 언어 창의력 지수는 평균 표준점수 24.4점, 평균 백분위 값이 41.1% 향상되었음을 확인하였다. 또한 사전·사후평가 결과에 대해 대응표본 t-검증을 실시하여 본 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한 이후의 사후 평가에서 아동의 창의성이 유의미하게 증진되었음을 확인하였다. 사후 평가에서 언어 창의력 지수가 도형 창의력 지수에 비해 향상 폭이 크게 나타남을 확인하였다. 이는 본 교육 프로그램을 설계하는 과정에서 언어적 표현의 비중이 많으면 좋겠다는 학부모 의견을 수렴하여 이를 수업에 반영한 결과로 생각된다. 수업 참여 아동들은 전문적인 미술교육을 받는 그룹으로서 일과 중 많은 시간을 미술에 할애하고 있었다. 학부모들은 이를 의식하여 자녀들이 상대적으로 강점을 가지지 못한 부분에 대한 보완을 요구한 것으로 추측된다.
TTCT의 언어·도형 창의력 지수의 하위요인에 대한 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다.
언어 창의력 지수의 하위요인 유창성(63.6%), 융통성(70.5%), 독창성(63.8%)은 모두 수업을 실시한 이후의 사후 평가에서 평균적으로 크게 향상되었다. 또한 하위요인의 평가 결과에 대해 대응표본 t-검정을 실시하여 통계적으로도 유의미한 증진효과가 있음을 확인하였다.
도형 창의력 지수의 하위요인 제목의 추상성(37.1%), 성급한 종결에 대한 저항(15.4%), 독창성(15%), 정교성(12.9%), 유창성(3.1%)은 모두 사후 평가에서 평균적으로 향상되었다. 대응표본 t-검정을 실시한 결과 제목의 추상성, 성급한 종결에 대한 저항 항목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증진효과가 있음이 나타났다. 반면 독창성, 정교성, 유창성은 항목의 지수가 향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허정윤(2016)의 연구에서도 TTCT의 결과를 분석한 결과, 전체적인 창의성 지수는 향상되었으나 유창성, 독창성과 같은 하위요인에서 변화가 미미하거나 오히려 점수가 하락했다는 결과가 보였다[18]. 본 연구의 디자인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한 아동들은 모두 입시 미술교육을 받는 그룹으로 기초적인 미술적 표현능력을 갖추고 있었다. 이로 인해 표현행위와 관련된 유창성 및 정교성과 같은 항목에서 상승의 폭이 높지 않았던 것으로 추측된다. 또한 본 연구에서는 10명의 아동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하여 다수의 표본을 확보하지 못한 점도 이러한 결과에 일정 정도 영향이 있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TTCT에서 정의하는 창의성이란 이를 구성하는 하위요인들의 집합이다. 즉 일부 하위요인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확인할 수 없었으나, 창의성을 하위요인들의 집합으로 보는 관점에 기반하여 참여 아동들의 창의력 지수가 종합적으로 향상된 것으로 보아 본 교육 프로그램이 아동 창의성 증진에 기여하였다고 판단된다.
이론연구에서 고찰한 것과 같이 창의성은 유·아동기에 급격한 성장곡선을 보이며, 성장단계에 적합한 교육이 필요한 적시교육의 성격을 갖고 있다. 따라서 유·아동기에 창의성 증진을 위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에 본 연구는 중국 아동을 위한 창의성교육의 다양성을 제고하기 위해 중국의 문화적 콘텐츠를 활용한 디자인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그 효과성을 검증하였다. 이는 창의성교육의 사례로서 중국 아동의 창의성 증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고유의 문화적 콘텐츠를 활용하여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한 사례로서 다양한 교육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본 연구에서 개발한 교육 프로그램은 아동들을 대상으로 실제 수업을 실시하여 그 효과를 검증하였다. 그러나 수업에 참여한 인원이 10명으로 국한되어 있는 한계점이 있다. 이는 향후 보다 많은 아동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함으로써 보완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의 실험에 참여한 아동들은 입시를 위한 전문 미술교육을 받는 그룹이었으므로, 추후 연구에서 입시 미술을 경험해보지 않은 일반 공교육 기관의 아동들을 대상으로 한 검증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지역 문화, 도시와 농촌, 민족정체성 등에 따른 다양한 분류를 통해 다각적인 비교·검증연구를 진행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된다.
향후 미래 세대를 위해 중국뿐만 아니라 여러 국가의 문화적 콘텐츠를 활용하여 창의력 증진을 포함한 다양한 목적의 교육 프로그램 개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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