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언
감초는 다년생 콩과 (Leguminosae) 식물로 전 세계에 약 20 여종 이상이 서식하고 있다 (Karkanis et al., 2016). 이중에서 국내 약전에 기원식물로 등재된 감초 종은 만주감초 (Glycyrrhiza uralensis Fisch.)와 광과감초 (Glycyrrhiza glabra L.), 창과감초 (Glycrrhiza inflata Batal.)로 3 종이다 (MFDS, 2014). 주로 유통되고 있는 감초는 광과감초와 만주감초이지만 광과감초는 시중 가격이 낮아 재배하지 않고 만주감초만일부 재배하고 있다.
감초는 식품 및 의약품으로 오랫동안 사용해온 약용식물중하나이지만 본격적인 재배역사는 매우 짧다 (Obolentseva et al., 1999). 중국 등 감초 원산지 국가의 경우 야생 채취를 통해서도 시장 수요량을 감당할 수 있었기 때문에 그동안 재배의 필요성이 거의 없었다. 야생감초 남획이 사막화 등 환경문제로 대두되자 본격적인 재배가 시작되었는데 그것도 겨우 몇십 년 전에 불과하다 (Kobayashi et al., 2012; Marui et al., 2014; Furukawa et al., 2015).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한방 (韓方)에서 대량으로 소비하는감초를 전량 해외에서 들여와야 하는 부담이 컸기 때문에 일찍부터 재배를 시도하였다. 조선왕조실록에 의하면 세종 때부터 광해군에 이르기까지 왕명에 의해 전국적으로 감초 시험재배가 추진되었다 (GARES, 2001).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기후조건이 맞지 않아 대부분 실패한 것으로 기록되어있다 (Park et al., 2003). 조선시대에 심었던 감초는 몽골과중국 북부 지역에 주로 분포하는 만주감초로 추정되는데, 강수량이 적고 모래가 많은 반 사막지역에서 서식하고 있다 (Kiyotomo et al., 2012; Marui et al., 2012; Kameoka et al., 2015). 이와 달리 우리나라는 위도가 낮아 일장과 기온이다르며, 몬순 기후대에 속해있어 강우량도 많은 편이다 (Han, 2000).
감초는 국내 기후조건에서 야생상태로 생존이 어려워 최소한 남한지역에서는 야생채취 기록이 존재하지 않는다. 현대에와서는 1970년대에 일부 민간 재배시도가 있었고 1990년대에본격적인 시험재배가 시작되었다 (Han, 2000). 그동안 기초 재배법 등에 관한 연구가 부분적으로 수행되긴 하였으나 기후영향이나 국내 재배적지 등에 관한 연구는 거의 진행되지 못하였다 (GARES, 2001; CNARES, 2003; CNARES, 2018). 1990년대 중반에 원산지 기후조건을 토대로 국내 재배적지를추정하려는 시도가 있었는데, 감초가 자생하고 있는 중국의 감숙성 등의 기온조건에 따라 국내 재배 적지를 중북부지방과강원도의 고랭지대로 추정한 사례가 있다 (Park, 1995; Han et al., 2000; Han, 2001). 그러나 직접 재배를 통해 비교 실험을 하지 않고 원산지 기온과 강우량으로 단순 추정하는 적지판정 방식은 한계가 있었다. 실제로 초기 연구자들의 추정과는 달리 국내 예상 후보지역들에서 기후영향으로 인한 생육부진이나 장해가 발생하고 있어 적지에 대한 정밀한 재평가가필요한 상황이다 (RDA, 2017a, b, c; RDA, 2018).
본 연구에서는 감초의 재배환경 조건 중 기온조건에 따른생육과 수량, 약리성분 특성을 평가하기 위하여 다른 환경요인들은 모두 동일하게 통제하고 온도조건만 다르게 처리할 수있도록 고안된 온도구배터널 (temperature gradient tunnel system)을 이용하여 재배시험을 수행하였다. 본 연구결과는 국내 감초 재배를 위한 환경조건 구명 및 적지선정 기초자료로서 활용하고자 한다.
재료 및 방법
1. 재배장소 및 온도처리 조건
본 연구는 2017년 충북 음성 소재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인삼특작부 포장에서 수행하였다. 온도구배터널은 가로 2.6 m ×높이 2.5 m × 길이 27 m 크기의 반 폐쇄형 비닐하우스를 이용한 복합환경제어시스템 (TGC-Soldan, Soldan Co., Seoul, Korea)이다. 입구부분은 개방되어 현지온도와 유사하며 후미부에는 6 개의 환기창이 설치되어있다. 낮 시간동안에는 입구에서부터 점진적으로 가열된 공기를 후미부 방향으로 이동시키며 온도구배가 이루어지고, 밤에는 온풍에 의해 후미부에서 입구방향으로 공기흐름을 유도하여 24 시간 온도구배가 이루어진다.
외부기온 측정을 위해 온도센서 (1400-101, LI-COR Inc., Lincoln, NE, USA)는 하우스 입구 외부 2.5 m 높이에 1 개를 설치하였다. 내부기온 측정은 동일한 센서를 하우스 입구부터 후미부까지 1/3 지점마다 1 개씩 설치하고 데이터로거 (CR 1000, Campbell Scientific Inc., Logan, UT, USA)를이용하여 1 시간 간격으로 측정수치를 기록하였다. 온도구배터널 내 온도는 두시기로 나누어 관리하였다.
감초 유묘기에 생육 안정을 위해 1년생 모종을 정식한 2017년 5월 17일부터 6월 27일까지 약 42 일 동안은 정상재배 하였으며, 이 기간 동안은 하우스 측창을 완전히 개방하여구간별 온도차이가 없도록 하였다. 6월 28일부터 수확일인 2017년 10월 31일 까지는 각 구간별 온도를 다르게 처리하였다. 온도구배는 각각 T1 (외기온도 + 0℃ - 1.5℃), T2 (외기온도 + 1.5℃ - 3℃), T3 (외기온도 + 3℃ - 4.5℃), T4 (외기온도+ 4.5℃ - 5.9℃)로 4 개의 처리구로 나누었다.
2. 감초 시험재료
감초 시험재료는 만주감초 (Glycyrrhiza uralensis Fisch.)를이용하였다. 정식에 사용한 만주감초 모종은 중국에서 수입한감초 종자를 이용하여 제천 농가에서 1년간 기른 것이다. 이종자는 중국 현지의 감초 자생지에서 야생채취 한 것으로 유전적 순도는 떨어지지만 국내 농가에서 대부분 이 종자를 사용하고 있으므로 국내 재배감초의 생육을 그대로 평가하기 위해 시험재료로 선택하였다. 대신 시험의 정밀도를 높이기 위하여 최대한 굵기가 비슷한 묘를 선발하고, 뿌리의 15 ㎝ 아래는 가위로 잘라내어 묘의길이를 동일하게 하였으며, 재배과정에서는 생육 초기에 이형주를 제거 하였다.
3. 재배 및 생육조사
한약재용 감초는 3 - 4년 근을 사용하도록 한약재표준제조공정지침에 규정되어 있다 (MFDS, 2008). 그러나 현재 국내농가에서는 대부분 1년생 묘를 이용하여 봄부터 가을까지 재배한 2년 근을 생산하고 있으며 식품용으로만 유통하고 있다.본 실험에서도 농가와 동일한 기간과 방식으로 재배하였다.
온도구배터널내 감초 재배를 위해, 시비량은 N-P2O5-K2O를 10 a 당 17 ㎏-11 ㎏-14 ㎏을 하였으며 두둑은 높이 35 ㎝로조성하고 검정색 비닐로 멀칭하였다. 재식거리는 20 ㎝ 로 하였다. 감초 모종은 두둑에 수직각도로 정식하였으며 노두부위는 흙으로 살짝 덮어 공기 중으로 노출되지 않도록 하였다.관수는 아침과 저녁으로 각각 15 분씩 점적방식으로 초기 약한달 간만 공급 하였다. 지상부 생육조사는 시기별로 초장, 줄기수 등을 조사하였다. 지하부는 수확 후에 주근수, 주근경, 주근장, 지하경수, 지하경경 및 수량 등을 조사하였다.
4. 지표성분 분석
생육기 기온조건에 따라 감초의 지표성분인 glycyrrhizin 함량에 차이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하여 각 온도구간별로 수확한감초 뿌리를 분석하였다. 분석부위는 지하경과 세근, 잔뿌리를제거한 주근전체를 대상으로 하였다. 손질된 주근은 동결 건조한 후 잘게 분쇄하여 균일하게 섞은 후 시료로 사용하였다. 다음으로 각각의 시료에서 2 g을 취한 후 80% MeOH용액 40 ㎖ 을 넣고 60 분간 초음파 추출하고 0.2 ㎛ 필터로여과하여 사용 하였다. 분석조건은 Table 1과 같았으며 표준품은 코아사이언스 (Coresciences Co., Ltd., Seoul, Korea)에서 구입하여 사용하였다.
Table 1. HPLC conditions for the analysis of glycyrrhizin in Glycyrrhiza uralensis. F.
5. 통계분석
연구 결과의 통계분석은 SAS Program (SAS Enterprise Guide 4.3, SAS Institute Inc., Cary, NC, USA)을 이용하였다. 결과 값은 평균 ± 표준편차 (means ± SD) 나타냈으며,각 처리구간의 유의적 차이는 Duncan’s Multiple Range Test (DMRT) 방법을 사용하여 검증하였다 (p < 0.05).
결과 및 고찰
각 구간의 온도차 없이 비가림만 하여 재배한 생육 초기 약42 일간의 누적 적산온도는 약 857℃ 였다 (Table 2). 온도구배 장치를 가동하기 시작한 6월 28일부터 수확일인 10월 31일까지의 최저온도구간과 최대 온도구간 간의 온도차는 약 5.9℃로 유지 하였다 (Fig. 1). 각 구간의 온도측정 결과를 보면,터널 입구로부터 후미 부까지 비교적 균일하게 온도차가 유지됨을 확인할 수 있었다 (Fig. 1). 수확 일까지의 적산온도는구간별로 평균 약 168℃ 정도 차이가 있었으며, T1과 T4 구간의 최대 적산온도차는 약 505℃ 였다 (Table 2).
Fig. 1. Changes in daily mean air temperature in the temperature gradient tunnel. T1 (ambient temperature + 0.0℃ - 1.5℃), T2 (ambient temperature + 1.5℃ - 3.0℃), T3 (ambient temperature + 3.0℃ - 4.5℃), T4 (ambient temperature + 4.5℃ - 5.9℃).
Table 2. Accumulated temperature for each zone in the temperature gradient tunnel during cultivation periods.
정상온도로 42 일간 재배한 후 약 6 일간 온도처리 한 7월 3일 첫 조사에서는 감초의 지상부 생육이 고르지 않았으며 구간별 평균은 T1 구간이 35.6 ㎝ 로 가장 컸고 T2 구간이 19.5 ㎝ 로 가장 작았다 (Table 3).
Table 3. Changes in height of Glycyrrhiza uralensis Fisch. according to the temperature difference in the temperature gradient tunnel.
감초의 초기 생육은 묘의 굵기 등 묘소질에 영향을 많이 받으므로 정상온도 재배기간 동안에는 개체간의 편차가 크고 다소 불규칙한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생육 중기인 8월 23일 조사에서는 대부분의 구간이 평균초장인 109.0 ㎝에 가깝게 고르게 수렴하였다. 대체로 초기에 키가 컸던 T1과 T3 구간에서는 초장이 각각 193.0%, 302.3% 증가하는데 그쳤고, 키가작았던 T2와 T4 구간에서는 초장이 각각 451.3%, 464.3%증가하여 폭이 컸다. 또한 T1 구간에서 T2, T3, T4 구간으로 갈수록 초장도 104.3 ㎝, 107.5 ㎝, 107.0 ㎝, 118.5 ㎝로 지속 성장하여 고온조건이 생육발달에 도움이 된 것으로추정된다.
10월 12일 조사된 초장의 전체평균은 중기 때 보다 약 16.2 ㎝ 더 자란 125.2 ㎝ 였으며 중기에 결정된 초장의 서열은 생육후기까지 그대로 이어져 크게 바뀌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감초의 지상부 생육은 기온이 높을수록 왕성한 것으로판단되나 개체 간의 초장이 어느 정도 편차가 있어 유의성은없었다. 야생채취 종자를 사용하다보니 유전적 순도가 떨어진것이 원인 중 하나로 추정된다. GARES (2008)는 강릉, 춘천,평창, 태백 등 4 지역에서 재배실험을 하였는데 기온이 가장낮은 평창에서 초장이 55.3 ㎝로 작았고 태백은 63.7 ㎝였으며 기온이 높은 춘천과 강릉에서 각각 65.9 ㎝, 69.9 ㎝로 초장이 더 컸다. 지역별 차이도 있었지만 4 지역 모두 초장 크기가 70 ㎝ 에도 못 미쳐 저온이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ARES (2013)에서 철원, 정선, 태백에서재배 실험한 감초의 초장도 51.8 ㎝에서 63.4 ㎝로 저조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위의 6 지역은 모두 온도구배터널의 시험지보다 기온이 크게 낮은 북쪽지역들이다.
온도구간별 만주감초의 줄기 수는 Table 4와 같았다. 7월 3일 조사에서 평균 약 2.5 개 정도 발생하였다. 개체별 줄기발생수는 다소 불규칙 하였으며 구간별로는 T1, T4 구간에서약 2.8 개로 약간 많았고, T2, T3 구간에서 2.4 개로 작았으나 통계적인 차이나 유의성은 없었다. 8월과 10월 조사에서는각 구간별로 줄기 수에 유의한 차이가 확인되었으나 7월 3일조사 때와 순위 변동이 거의 없어 온도처리에 따른 영향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전체 평균 줄기수가 7월 조사보다 8월과 10월 조사에서 약간 증가한 것으로 미루어 감초의 줄기발생은생육초기에 대부분 결정되는 것으로 판단된다.
Table 4. Number of Stems of Glycyrrhiza uralensis Fisch. according to the temperature difference in the temperature gradient tunnel.
10월 말경 수확한 감초의 온도구간별 뿌리의 특성은 Table 5와 같았다. 만주감초는 1년생 종묘의 뿌리를 중간에서 절단하여 정식하게 되면 뿌리 끝에서 약재로 사용할 수 있을 정도의 크기를 가진 2차근이 여러 가닥 발생한다. 전체 평균은 약4.2 개 이었으며 온도가 가장 높은 T4 구간에서는 3.4 개로약간 저조하였으나 유의성은 없었다. 구간별 평균 2차근 수는조금 차이가 있었으나 온도에 따른 일관된 패턴은 없었다. 주근 직경은 구간별로 큰 차이가 없었다. 주근길이는 유의성은없었으나 온도가 낮은 T1, T2 구간에서 65.3 ㎝ - 66.9 ㎝ 로평균길이인 73.0 ㎝ 보다 작았고, 온도가 높은 T3 구간과 T4구간에서 각각 77.3 ㎝, 81.7 ㎝로 성장하여 고온구간으로 갈수록 증가하였다.
Table 5. Characteristics of roots of Glycyrrhiza uralensis Fisch. by temperature difference in the temperature gradient tunnel at harvest time.
수확 후 만주감초의 온도구간별 지하경 (rhizome) 특성은Table 6과 같았다. 평균 지하경의 수는 유의성은 없었으나 저온구간인 T1 구간에서 약 8.1 개로 약간 적었고 T2, T3 구간에서 각각 약 10.8 개, 11.0 개로 증가하다 T4 구간에서약 9.8 개로 다시 감소하였다. 지하경 지름도 동일한 패턴을보였는데, T1 구간에서 T3 구간으로 갈수록 지름이 약간씩증가하였으며 T4 구간에서는 소폭 감소하였다. 따라서 지상부 생육과 마찬가지로 지하경의 발달에도 적절한 고온이 다소 유리하며 지나친 저온은 지하경 발달을 제한하는 것으로판단된다.
Table 6. Characteristics of rhizome of Glycyrrhiza uralensis Fisch. by temperature difference in the temperature gradient tunnel at harvest time.
지하경은 일반적으로 발생 첫해에는 밝은 노란색을 띄며부피성장을 크게 하지 않고 길이 생장에 치중한다. Park 등 (2003)은 1년근, 2년근, 3년근 감초의 지하경을 비교한 결과재배 연수가 증가할수록 지하경의 수와 굵기가 증가한다고 하였다. 따라서 지하경의 수와 줄기 발달은 기본적으로 재배 연수가 중요하지만 고온조건도 일부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으로판단된다. 지하경은 대한민국 약전에 뿌리와 동등한 약재로 취급 된다 (MFDS, 2014). 또한 생후 3년 이내에는 잘 열리지않는 종자를 대신해 증식에도 활용된다.
온도구간별 만주감초의 최종 수량은 Table 7과 같았다. 10 a 당 수량은 T1 - T3 구간까지 온도가 올라갈수록 각각 1, 204.2 ㎏, 1,769.0 ㎏, 2,078.6 ㎏ 으로 크게 증가하다가 T4구간에서 1,875.3 ㎏ 으로 감소하였다. 증가율은 T1 구간에서T2 구간으로 갈 때 49.6%로 가장 높았고, T2 - T3 구간으로갈 때 17.5%로 증가세가 둔화하였으며, T3 - T4 구간으로갈 때는 9.8% 감소하였다. 최대 증가율은 72.6%였다. 통계적으로는 T1 구간을 제외한 T2, T3, T4 구간 내 수량 차이가없었지만 고온구간으로 갈수록 수량 증가율이 둔화되어 T3 구간을 초과한 온도에서는 더는 수량이 증가하지 않으므로, 국내 기후조건에서는 T3 구간의 온도가 만주감초 생육에 최적인 것으로 판단된다.
Table 7. Yield of Glycyrrhiza uralensis Fisch. by temperature difference in the temperature gradient tunnel at harvest time.
이러한 패턴은 초장과 뿌리길이, 지하경수, 지하경경 등의온도 증가에 따른 발달패턴과도 대체로 유사했다. 단 부위별로최적 생육온도가 T3 구간 또는 T4 구간으로 나타나 차이가조금 있었는데, 지하경수, 지하경경, 10 a 당 수량은 T3 구간에서 최고를 보였고, 초장과 주근길이는 T4 구간에서 최고로나타나 겉으로 보여주는 생육은 온도가 높을수록 좋았지만 실제 수량 확보에 있어서는 지상부가 최고대비 약간 덜 자란 구간이 가장 유리한 온도조건인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기온이가장 낮은 T1 구간의 수량이 가장 낮았으므로 이보다 기온이더 떨어지는 지역의 경우 생육 및 수량이 더 낮을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Han 등 (2001)은 T1 구간보다 기온이 낮은 춘천, 홍천, 양구, 평창 등 강원지역들 중에서 감초 재배 적응성을 확인하기위하여 재배실험을 하였는데 시험지역 모두 감초 생육 및 수량이 극히 부진하였다. GARES (2013)에서도 철원, 정선, 태백 등 저온지역에서 감초재배시험을 하였으나 감초의 건근 수량이 153 ㎏ (10 a) - 270 ㎏ (10 a)으로 따뜻한 지역을 기반으로 한 온도구배터널 감초의 생근 수량 1,204 ㎏ (10 a) - 2,078 ㎏ (10 a)에 비해 매우 저조하였다.
고온기후 조건은 봄과 여름철에 생육발달을 촉진뿐만 아니라 가을철에는 지상부 생육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 이점도 제공한다. 2017년 제주도와 제천시, 동해시, 횡성군 등 국내 감초 재배농가의 포장을 조사한 몇 몇 보고에 의하면 가을철 감초 잎의 낙엽은 저온지역부터 순차적으로 시작된다고 하였다 (RDA, 2017a, c, d, e). 또 다른 RDA (2019) 연구결과에의하면 감초 잎의 생존율과 수량은 정의상관관계에 있다하여기온이 높은 남쪽 지역들이 감초의 생육기 연장 및 수량 증수에 더 유리한 조건을 제공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상의 결과들은 만주감초를 저온성 작물로 보고 국내 적지를 강원도 북부 등으로 추정한 선행연구들 (Park, 1995; Han et al., 2000; Han, 2001)과는 상반되는 경향을 나타내었다.위도가 높아 국내보다 기온이 더 낮은 원산지의 겨울철 기온을 포함해 적지 기온을 추정할 경우 수치가 크게 떨어지므로국내 재배적지는 추운지역으로 오인될 소지가 있다. 겨울철 저온은 생육을 증진시키는데 도움이 되는 요인이 아니므로 생육기 기온과 월동기온은 분리해서 각각의 영향을 별도로 분석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감초의 뿌리의 glycyrrhizin 함량은 0.53 - 0.91%로 온도구간별로 유의한 차이가 있었으나 일정한 경향성이 없어 온도에 의한 영향은 확인할 수 없었다 (Table 8). GARES (2013)는 감초의 육묘 일수 및 방법별 glycyrrhizin 함량를 조사하였는데 본 실험결과와 마찬가지로 시험구별 일정한 경향성이 없이 불규칙 하였다. Gu 등 (2002)은 길림성 등 중국의 14 개지역의 재배감초 (Glycyrrhiza uralensis)의 glycyrrhizin 함량을 조사한 결과 5.75 - 11.41%에 달한 것으로 보고한바 있다.각 지역의 기온차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나 시료의 재배 연수나 분석부위에 대한 언급이 없어 온도에 의한 차이인지, 연생 등 다른 요인에 의한 차이인지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다.
Table 8. Glycyrrhizin content of Glycyrrhiza uralensis Fisch. by temperature difference in the temperature gradient tunnel at harvest time.
Yamamoto 등 (2002)의 연구에서는 중국 내몽골에서 만주감초를 4년간 재배한 결과 측생뿌리 (lateral root)에서 glycyrrhizin 함량이 2.5%를 넘었으나 주근 (taproot)의 경우약 1.5% 수준에 불과하였으며 연생별로는 glycyrrhizin 함량이떨어지는 해도 있었으나 장기적으로는 점진적으로 증가하였다고 보고한 바 있다. Yamamoto 등 (2003)의 또 다른 실험에서도 4년생보다 5년생의 뿌리에서 glycyrrhizin 함량이 더높았다고 보고하였다. Kojoma 등 (2011)은 일본 북해도 (Hokkaido)에서 5년간 재배한 만주감초 뿌리 (whole root) 100 개체의 glycyrrhizin 함량을 조사한 결과 0.46 - 4.67%로나와 개체간의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이상의 선행연구결과들을 종합해보면 감초의 glycyrrhizin 함량은 개체별, 부위별로 차이가 크고, 재배 연수가 경과할수록점진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므로 본 시험결과온도구간별 감초뿌리의 glycyrrhizin 함량의 차이는 온도와의직접적인 연관성보다는 개체간의 편차로 추정된다. 또한 조사된 감초의 전체 평균 glycyrrhizin 함량이 0.75%로 대한민국약전 (MFDS, 2014)의 기준치인 2.5%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단기 재배로는 약전 기준을 충족하는 의약품용 감초를 생산하기 어려우므로 장기재배 및 관련 연구개발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본 연구는 감초 생육 등에 미치는 온도의 영향만 확인한 것으로 재배적지를 평가하기에는 다소 미흡하지만 국내 주요 감초 재배지의 생산에 있어서 다음과 같은 점들을 고려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현재 국내 감초 생산은 전국 약 70여 농가에서 연간 약 300여 톤을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MAFRA, 2018). 이 중 대부분을 기온이 낮은 제천 등에서 생산하고 있어 재배지에 대한 재조정이나 포장온도를 높이는 방법, 장기재배 시에는 겨울철 동해피해를 극복할 수 있는 재배법 등의 개발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최근에는 익산, 산청, 제주 등을 중심으로 토양 파이프를 이용한 감초 재배가 시도되고 있다. 이 지역들은 제천보다 기온이 높은 장점이 있으나 아직 새로운 재배방식에 대한 적정 재식거리, 시비법 등이 정립되어 있지 않고, 노지재배와의 생산성 비교가 미흡하여 더 평가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보다 정확한 재배적지 선정을 위해서는 온도 이외에도 일장, 강우량, 토양 등 많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향후 다양한 요인들에 관한 종합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감사의 글
본 연구는 농촌진흥청 연구사업(과제번호: PJ01270501)의 지원에 의해 이루어진 것으로 이에 감사드립니다.
참고문헌
- Chungchenongbuk-do Agricultural Research and Extension Services(CBARES). (2011). Studies on the development of licorice cultivation method: Studies on growth and quality according to pinching frequency of licorice. Chungchenongbukdo Agricultural Research and Extension Services. Cheongju, Korea. p.54-59.
- Chungcheongnam-do Agricultural Research and Extension Services(CNARES). (2003). Optimal planting distance of licorice. Chungcheongnam-do Agricultural Research and Extension Services. Yesan, Korea. p.1-2.
- Furukawa Z, Yasufuku N, Omine K, Marui A, Kameoka R, Tuvshintogtokh I, Mandakh B, Bat-Enerel B and Yeruult Y. (2015). Settings and geo-environmental conditions of developed greening soil materials(GSM) for cultivating licorice(Lycyrrhiza uralensis Fisch.) in Mongolian arid region. Journal of Arid Land Studies. 25:105-108.
- Gangwondo Agricultural Research and Extension Services (GARES). (2001). Research on herb cultivation technology: Test of licorice cultivation technology establishment. Gangwondo Agricultural Research and Extension Services. Chuncheon, Korea. p.38-41.
- Gangwondo Agricultural Research and Extension Services (GARES). (2008). Study on the suitable seed-gathering region of licorice - Development of seed production techniques of licorice. Gangwondo Agricultural Research and Extension Services. Chuncheon, Korea. p.595-599.
- Gangwondo Agricultural Research and Extension Services (GARES). (2013). Quality improvement and development of seed production techniques of licorice. Gangwondo Agricultural Research and Extension Services. Chuncheon, Korea. p.638-669.
- Gu HY, Gong LD and Yu JH. (2002). Measurement and comparison of glycyrrhizic acid contents in root of licorice (Glycyrrhiza uralensis Fisch.) from different cultivating area. Journal of Forestry Research. 13: 141-143. https://doi.org/10.1007/BF02857240
- Han SS, Kim YB, Chang KJ and Cheol HP. (2000). Adaptability for culture of Glycyrrhiza uralensis Fisch. in Kangwon region. Journal of Agriculture Science. 11:39-46.
- Han SS. (2001). Effects of cultural conditions on growth and yield of Glycyrrniza uralensis Fisch. Ph. D. Thesis. Kangwon National University. p.1-82.
- Kameoka R, Yasufuku N, Omine K, Marui A, Furukawa Z, Tuvshintogtokh I, Mandakh B, Bat-Enerel B and Yeruult Y. (2015). Developing licorice planting techniques with cultural experiments focused on the water conditions of greening soil materials. Journal of Arid Land Studies. 25:97-100.
- Karkanis A, Martins N, Petropoulos SA and Ferreira ICFR. (2016). Phytochemical composition, health effects, and crop management of liquorice(Glycyrrhiza glabra L.): A medicinal plant. Food Reviews International. 34:182-203. https://doi.org/10.1080/87559129.2016.1261300
- Kiyotomo H, Omine K, Yasufuku N, Kobayashi T, Furukawa Z and Shinkai A. (2012). Comparison of quality of licorice (Glycyrrhiza uralensis) under different groundwater levels and soil conditions. Journal of Arid Land Studies. 22:275-278.
- Kobayashi T, Shinkai A, Yasufuku N, Omine K, Marui A and Nagaruchi T. (2012). Field surveys of soil conditions in steppe of northeastern Mongolia. Journal of Arid Land Studies. 22:25-28.
- Kojoma M, Hayashi S, Shibata T, Yamamoto Y and Sekizaki H. (2011). Variation of Glycyrrhizin and liquritin contents within a population of 5-year-old licorice(Glycyrrhiza uralensis) plants cultivated under the same conditions. Biological and Pharmaceutical Bulletin. 34:1334-1337. https://doi.org/10.1248/bpb.34.1334
- Marui A, Kotera A, Furukawa Z, Yasufuku N, Omine K, Nagano T, Tuvshintogtokh I and Mandakh B. (2014). Monitoring the growing environment of wild licorice with analysis of satellite data at a semi-arid area in Mongolia. Journal of Arid Land Studies. 24:199-202.
- Marui A, Nagafuchi T, Shinogi Y, Yasufuku N, Omine K, Kobayashi T, Shinkai A, Tuvshintogtokh I, Mandaka B and Munkhjargal B. (2012). Soil physical properties to grow the wild licorice at semi-arid area in Mongolia. Journal of Arid Land Studies. 22:33-36.
- Ministry of Agriculture, Food and Rural Affairs(MAFRA). (2018). 2017 Production data of industrial crops. Ministry of Agriculture, Food and Rural Affairs. Sejong, Korea. p.80-83.
- Ministry of Food and Drug Safety(MFDS). (2008). Process guidance for herbal medicine standard manufacturing(II). Ministry of Food and Drug Safety. Seoul, Korea. p.1-148.
- Ministry of Food and Drug Safety(MFDS). (2014). The Korean Pharmacopoeia(11th ed.). The MFDS Notification No. 2014-194. Ministry of Food and Drug Safety. Seoul, Korea. p.1-328.
- Obolentseva GV, Litvinenko VI, Ammosov AS, Popova TP and Sampiev AM. (1999). Pharmacological and therapeutic properties of licorice preparations(A review). Pharmaceutical Chemistry Journal. 33:24-31. https://doi.org/10.1007/BF02508412
- Park CG, Yu HS, Park CH, Sung JS, Park HW and Seong NS. (2003). Development of cultural practices in Glycyrrhiza uralensis Fisch. Crop Research Bulletin. 4:1-17.
- Park EH, Ahn SD, Lee SL and Song WS. (1995). Cultivation of medicinal plants. Sunjin Printing. Goyang, Korea. p.59-62.
- Rural Development Administration(RDA). (2017a). Internal report: Report on the results of on-site technical support for licorice farmers for the fall season in Jecheon. Rural Development Administration. Jeonju, Korea. p.1-2.
- Rural Development Administration(RDA). (2017b). Internal report: Report on the results of on-site technical support for field licorice farmers in Jecheon. Rural Development Administration. Jeonju, Korea. p.1-2.
- Rural Development Administration(RDA). (2017c). Internal report: Report on the results of on-site technical support for licorice farmers in Hoengseong. Rural Development Administration. Jeonju, Korea. p.1.
- Rural Development Administration(RDA). (2017d). Internal report: Report on the results of on-site technical support for licorice farmers for the fall season in Donghae City. Rural Development Administration. Jeonju, Korea. p.1.
- Rural Development Administration(RDA). (2017e). Internal report: Report on the results of on-site technical support for licorice farmers in Jeju-do. Rural Development Administration. Jeonju, Korea. p.1.
- Rural Development Administration(RDA). (2018). Internal report: Report on the results of on-site technical support for licorice cultivation farmers in Jecheon. Rural Development Administration. Jeonju, Korea. p.1.
- Yamamoto Y and Tani T. (2002). Growth and glycyrrhizin contents in Glycyrrhiza uralensis roots cultivated for four years in eastern Nei-Meng-gu of China. Journal of Traditional Medicine. 19:87-92.
- Yamamoto Y, Majima T, Saiki I and Tani T. (2003). Pharmaceutical evaluation of Glycyrrhiza uralensis roots cultivated in Eastern Nei-Meng-Gu of China. Biological and Pharmaceutical Bulletin. 26:1144-1149. https://doi.org/10.1248/bpb.26.11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