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미래 사회의 문제는 높은 복잡성과 다양성으로 인해, 기존의 전통적인 단일한 기술로는 해결하는 것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로 인해 최근에는 동종 및 이종 기술을 결합하거나 연결하여 새로운 기술과 산업을 창출해내는 ‘융합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1].
특히, 지식 기반 경제 사회로 접어든 21세기에는 과학기술 기반의 지속가능한 혁신이 한 국가의 경쟁력을 보장한다. 또한 지속가능한 혁신에 의한 성장은 과학기술 연구개발(R&D)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의 전환을 통해서만 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질적 성장의 일환으로 전 세계에서 융합 기술에 대한 정책 지원이 강조되어왔다[1-2].
Kodama[3]의 연구에서 언급된 바에 따르면, 융합은 기술혁신과 밀접히 관련되어 있으며, 융합 기술에 대한 R&D 투자는 효과적인 과학기술 정책 수단으로 작용한다. 이후, 실제로 R&D 정책 입안자들은 융합 기술에 대한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2002년도에 미국은 나노기술(nano-technology, NT), 생명과학기술(biotechnology, BT), 정보기술(information technology, IT), 인지과학(cognitive science, CS)를 결합한 융합 기술의 개발을 위해 제 1차 NBIC 전략을 수립했다[4]. 이는 융합연구 정책이 전 세계적으로 활성화되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이러한 융합연구에 대한 전세계적 관심은 현재에도 유효하다고 볼 수 있다.
기술 간의 융합에 대한 요구가 가속화됨에 따라 발생하는 또 다른 중요한 이슈는 융합 R&D를 기획하고 관리하는 방법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융합 R&D 기획의 첫걸음은 철저한 선행기획 연구와 적절한 융합기술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다[5]. 이를 위해서는 특정 분야의 융합 R&D가 현재 어느 수준에서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에 대한 파악이 있어야 한다.
보통 사전에 수행된 R&D 연구 영역을 찾는 과정은 전문가의 의견을 종합하는 델파이(Delphi) 방법이 가장 많이 사용된다[6]. 그러나 델파이 기법이 많은 장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개별 전문가의 지식 편향, 독선적인 구성원의 제안이 과도하게 반영되는 점, 합의 과정에 따라 보통 또는 최악의 방안이 대표결과물로 선정되는 최소공통분모(lowest common denominator)와 같은 한계점이 지속적으로 드러남에 따라[7] 보다 객관적인 R&D 연구 영역 도출에 대한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는 실정이다.
본 연구는 특정 분야 과학기술의 융합 R&D 영역을 탐색하는 방법 체계를 모색하기 위한 탐색적 연구를 수행하였다. Porter[8]는 R&D 및 혁신 관리를 위해 R&D 정보자원을 활용하는 테크 마이닝(tech-mining)을 제시한 바가 있다. 본 논문에서도 기술 영역 탐색을 위해 테크 마이닝 방법의 일환으로 해당분야 과학기술 관련 논문을 분석하는 과학계량분석법(scientometric method)을 활용하였다.
본 연구에서 융합 R&D 영역 탐색 대상으로 잡은 분야는 산사태 예방/대응 관련 ICT 기술이다. 최근 기후변화에 따라 전 세계가 다양한 재난에 노출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따라 빅데이터 및 ICT를 재난에 대비하고 더 나아가 재난 복구에 활용하려는 시도가 증가하고 있다[9]. 특히 산사태의 경우 실제 산사태가 일어난 지역에 대한 연구뿐만 아니라, 잠재적으로 산사태가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을 예측하는 연구가 매우 필요한 자연재해이다[10-12].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산사태 예방 및 대응을 위한 ICT 분야에 대해 어떤 융합 R&D가 수행되고 있는지 파악해보고자 한다.
2. 데이터 및 연구 방법론
산사태 예방 및 대응을 위한 ICT R&D 영역을 확인하기 위해 Web of Science(WoS, Clarivate Analytics, Philadelphia, USA) 논문 데이터베이스에서 관련 쿼리를 작성하여 수집하였다. 수집된 논문 데이터 관련 개요는 Table 1에 정리해두었다.
Table 1. Overview of article dataset

2009년에서 2018년도, 즉 10년간 출판된 산사태 예방/대응 ICT 연구 관련 논문 중 영어로 작성된 학술지 논문(Article)을 대상으로 총 2,041건을 수집하였다.
수집된 논문의 연도별 건수를 보았을 때, 2009년도부터 2018년도까지 꾸준히 증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Fig. 1). 논문의 저자 국적을 분석한 결과 세계적으로 93개국에서 관련 연구가 수행중이며, 이들 국가 중 중국이 503편의 논문의 발표하여 전체 2,041편 중 24.64%를 점유하여 가장 많은 논문을 발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Fig. 1 The number of the papers per year
뒤이어 이탈리아는 340편(16.66%), 미국은 267편(13.08%)를 점유하였고, 한국은 99편(4.85%)으로 10위를 차지하였다 (Table 2).
Table 2. The number of the papers by countries

융합 R&D 영역을 확인하기 위한 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로 수집한 산사태 ICT 논문 데이터에서 연구영역(research area) 필드를 기준으로 크게 산사태 관련 연구 도메인과 ICT 연구 도메인을 분리한다. 분리된 각각의 도메인 리스트는 Table 3에 나타내었다.
Table 3. Landslide and ICT research domains and their respective specific research areas

그리고 나서 두 번째로는 Vantage Point®(Search Tech, Inc., U.S.) 소프트웨어를 활용하여 두 연구 도메인 사이에 동시발생 매트릭스(co-occurrence matrix)를 구현하였다. 즉, 두 연구 영역이 겹치는 지점의 연구 논문들을 확인해보면 ICT기반의 산사태 관련 융합 연구를 확인할 수 있다(Fig. 2). 마지막으로 저자 키워드(author keyword) 동시발생 매트릭스를 기반으로 VOSViewer (Leiden University, the Netherlands) 툴을 활용하여 키워드 연구지형도를 구현하였다.

Fig. 2 Specific process of deriving convergence R&D areas
이는 실제로 분야별 연구 강도와 분야별 연관성을 확인하기 위한 과정이다. VOSviewer의 클러스터링 및 매핑(mapping) 알고리즘은 Van and Waltman[13]의 연구에서 확인할 수 있다.
3. 산사태 ICT R&D 영역 도출 및 세부 융합기술 분석 결과
산사태 연구 도메인과 ICT 연구 도메인의 동시 발생 매트릭스 결과는 Fig. 3과 같다. 앞서 언급했듯이 산사태 연구 도메인에 해당하는 세부 연구 영역으로는 지질학(Geology), 공학(Engineering), 수자원학(Water Resources), 환경과학 및 생태학(Environmental Science & Ecology), 기상기후학(Meteorology & Atmospheric Science), 자연지리학(Physical Geography), 지구화학 및 지구물리학(Geochemistry & Geophysics), 건축공학(Construction & Building Technology)으로 총 8개로 구성되어 있고, ICT 연구 도메인의 세부 연구영역으로는 원격탐사(Remote Sensing), 컴퓨터 과학(Computer Science), 수학(Mathematics), 통신학(Telecommunications), 정보과학 및 도서관학(Information Science & Library Science)로 총 5개의 세부 영역으로 구성되어있다.

Fig. 3 Co-occurrence matrix to identify convertgence R&D areas of landslide and ICT
결과에 나타난 것과 같이 지질학(Geology)과 컴퓨터 과학(Computer Science), 공학(Engineering)과 컴퓨터 과학 사이에 나타난 융합 연구 영역에 65건의 논문이 존재하며 가장 많은 논문이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세부 융합기술 영역을 도출하기 위하여 각 도메인이 교차하는 지점의 논문 내용들을 직접 검토하였다. 한편, 지질학(Geology), 자연 지리학(Physical Geography), 지구화학 및 지구물리학(Geochemistry & Geophysics)의 연구영역의 경우, 많은 논문들이 동시에 이 영역 중 2개 이상의 영역에 동시에 분류되어 있어서 위 세 연구 영역은 대부분 융합 R&D 필드에 속하는 논문이 중복되어 나타났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위 세 영역을 하나의 영역으로 간주하여 세부 R&D 영역을 도출하였다. 지질학(Geology)과 원격탐사(Remote sensing) 영역이 만나는 융합 R&D 영역을 예를 들자면 다음과 같다. 이 영역에서는 대표적으로 다음과 같은 논문들이 분포해있다.
⦁ Chen, W., Pourghasemi, H. R., & Zhao, Z.(2017). A GIS-based comparative study of Dempster-Shafer, logistic regression and artificial neural network models for landslide susceptibility mapping. Geocarto international, 32(4), 367-385.
⦁ Chen, W., Shahabi, H., Shirzadi, A., Li, T., Guo, C., Hong, H., ... & Xi, M. (2018). A novel ensemble approach of bivariate statistical-based logistic model tree classifier for landslide susceptibility assessment. Geocarto International, 33(12), 1398-1420.
⦁ Kornejady, A., Ownegh, M., Rahmati, O., & Bahremand, A. (2018). Landslide susceptibility assessment using three bivariate models considering the new topo-hydrological factor: HAND. Geocarto international, 33(11), 1155-1185.
⦁ Kim, J. C., Lee, S., Jung, H. S., & Lee, S. (2018). Landslide susceptibility mapping using random forest and boosted tree models in Pyeong-Chang, Korea. Geocarto international, 33(9), 1000-1015.
위 논문들은 대부분 산사태 민감성(landslide susceptibility)을 매핑하고 탐지하는 연구 내용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다음과 같은 융합 R&D 영역을 도출할 수 있다.
⦁ GIS 기반 산사태 민감도(landslide susceptibility) 매핑을 위한 인공신경망 및 머신러닝 모델
⦁ 산사태 민감도 평가를 위한 앙상블 접근법
⦁ 3D 이미지 기반 산사태 탐지 및 모니터링
⦁ GIS 벡터 데이터를 활용한 산사태 위험평가 지형 공간 모델링
이와 같은 방법으로 모든 영역에 대한 기술명을 정의하였고 전문가 검토를 거쳐 최종적으로 51개의 산사태 ICT 융합 R&D 영역을 도출하였다. 세부 융합 기술영역에 대한 결과는 Fig. 4에 자세히 표기하였다.

Fig. 4 Derived landslide ICT convergence R&D Area
산사태 ICT 융합 R&D 분야에 대한 연구지형도를 구현한 결과(Fig. 5)를 확인해본 결과도 산사태 민감도 분석에는 GIS 정보, 로지스틱 회귀분석, 인공 신경망 등의 키워드가 같은 클러스터를 이루었고, 경사 안정도, 해저 산사태, 퇴적물 흐름 등과 같은 키워드에는 수치모델 관련 키워드가 같은 클러스터를 이루었다. 이는 Fig. 4에 나타난 기술들과 기술적 특성의 맥락을 같이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Fig. 5 R&D topographical map of landslide ICT convergence R&D area
4. 결론
본 연구에서는 자연 재해 중 산사태와 관련하여 ICT 분야와 어떤 융합 R&D가 수행되고 있는지를 과학계량학적인 방법을 통하여 탐색해보았다. 기존의 전문가 중심의 연구영역 탐색과 비교해보았을 때, 더 많은 데이터를 가지고 보다 편향이 줄어든 객관적인 방법으로 연구영역을 탐색하고자 하는 것이 본 논문의 연구 목적이다. 이러한 과학계량학적 방법은 데이터에 근거하여 가시적인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연구 영역 탐색시 강력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그러나 과학계량학적인 방법 역시 그 한계점들에 대한 지적이 나타나고 있기에 보다 더 객관적이고 비편향적인 방법에 대한 연구와 고찰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재난 및 재해에 대해 예방과 대비에 대한 목소리가 커져가는 가운데 이러한 융합 R&D 영역 탐색은 재난대응 융합 R&D를 기획하고 관리함에 있어서 가장 첫걸음이라고 볼 수 있다. 본 연구가 이러한 융합 R&D 기획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 기대해 본다.
Acknowledgement
본 논문은 산업통상자원부의 재원으로 안전기술 상용화플랫폼구축사업(P0003951)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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