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세 맥락화하기: 포항 '촉발지진'의 사회적 구성

Situating the Anthropocene: The Social Construction of the Pohang 'Triggered' Earthquake

  • 김기흥 (포항공대 인문사회학부)
  • 투고 : 2019.06.15
  • 심사 : 2019.11.13
  • 발행 : 2019.11.30

초록

본 논문은 2017년 11월 15일에 발생했던 포항지진의 원인을 둘러싼 과학자 사회의 논쟁을 과학기술학적으로 분석하며 이 현상이 인류세의 현상인가에 대해서 논의한다. 2017년 포항지진은 엄청난 경제적 손실과 정신적인 트라우마를 남겼다. 포항지진의 원인을 둘러싸고 과학자 사회는 크게 두 가지 입장으로 분화되었다. 포항지진이 보여준 특이성과 비정상성으로 인해 일부 과학자들은 이 지진이 북부 포항지역에서 진행 중이었던 지열발전소의 액체주입이 그 원인이 되었다고 주장하는 지열발전소에 의한 '유발지진론'의 관점이 제기되었다. 다른 연구자들은 2011년 3월에 발생했던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지각변동과 이로 인해 생성된 응력에서 찾으면서 '자연발생론'을 주장했다. 이 두 관점은 주요한 논쟁의 대상이 되었으며 2019년 3월 20일 정부조사연구단의 최종연구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치열하게 경쟁했다. 정부조사연구단은 포항지진의 원인이 당시 불안정성이 증가하던 상황에서 지열발전소의 액체주입이 '촉발'이 되었다는 "촉발지진"으로 규정하게 된다. 즉, 포항지진은 과거에 유례를 찾기 힘들었던 인간의 지층에 대한 직접적 기술적 개입으로 발생한 재난이었다. 포항지진이 보여준 재난의 성격과 인간이 만들어낸 자연적 재난은 최근 지질학계뿐 아니라 사회과학 분야에서도 확산되고 있는 새로운 개념인 "인류세"의 개념을 이용하여 분석한다. 포항지진이 과연 인류세적 현상인가에 대한 질문에 대해 답을 하면서 인류세의 문제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해 논의하게 될 것이다. 본 논문의 핵심쟁점은 인류세의 재난적 상황이 전 지구적으로 확산되는 단일한 거대담론적 현상으로 이해할 것인가 아니면 상황에 따라 변동하고 구성되는 현상인가의 여부를 확인하게 될 것이다. 특히 인류세의 개념을 과학기술학 분야에 적용하여 재난적 상황에 대해 다루고 있는 브뤼노 라투르와 이자벨스텡거스의 가이아 이론에 대해 비판적으로 논의할 것이다. 본 논문은 인류세적 현상은 불가피하게 특정 맥락에서 상황적으로 이해되어야 한다는 점을 보이게 될 것이다.

On 15th November 2017, the coastal city of Pohang, located in the Southeastern part of South Korea was shaken by a magnitude 5.4 earthquake. The earthquake displaced more than 1,700 residents and caused more than $ 300 million dollars of economic loss. It was the second most damaging earthquake in the history of Korea. Soon after the earthquake, a group of scientists raised a possible link between the first Enhanced Geothermal System (EGS) project and the earthquake. At the same time, another group of scientists put forward a different hypothesis of the causation of the earthquake claiming that it was caused by the geological movements that were initiated by the Great Tohoku Earthquake in 2011. Since then, there were scientific debates between the two different groups of scientists. The scientific debate on the causation of the earthquake has been concluded temporarily by the Research Investigatory Committee on the Pohang Earthquake in 2019. The research committee concluded that the earthquake was caused by the Pohang EGS system: this means that the earthquake can be defined not as a natural earthquake, but as an artificially triggered earthquake. This article is to examine the Pohang earthquake can be defined as an Anthropocenic event. The newly suggested concept, the Anthropocene is a relatively novel term to classify the earthly strata and their relationship to geological time. The current geological period should be defined by human activities and man-made earthly environment. Although the term is basically related to geological classification, the Anthropocene has been widely debated amongst humanist and social science scholars. The current disastrous situation of our planet also implies with the Anthropocene. This paper is to discuss how to understand anthropogenic events. In particular, the paper pays attention to two different scholarly positions on the Anthropocene: Isabelle Stenger's Gaia theory and Barbara Herrnstein Smith's relativist theory. The former focuses on the earthly inevitable catastrophe of Anthropocene while the latter suggests to situate and contextualise anthropogenic events. On the basis of the theoretical positions, the article is to analyse how the Pohang earthquake can be located and situ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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