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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Case of Chronic Diarrhea with Symptoms Named 'San (疝)' Every Fall

매 해 가을에 반복하는 설사를 주증으로 내원한 산증환자(疝症患者) 치험 1례

  • Ha, Soo-jin (Dept. of Clinical Korean Medicine, Graduate School, Kyung Hee University) ;
  • Lee, Jin-moo (Dept. of Gynecology, College of Korean Medicine, Kyung Hee University) ;
  • Lee, Chang-hoon (Dept. of Gynecology, College of Korean Medicine, Kyung Hee University)
  • 하수진 (경희대학교 대학원 임상한의학과) ;
  • 이진무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부인과교실) ;
  • 이창훈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부인과교실)
  • Received : 2019.06.07
  • Accepted : 2019.07.13
  • Published : 2019.06.30

Abstract

Objective: The aim of this clinical study was to describe the case of a patient who experienced chronic diarrhea related to seasonal changes that improved with herbal medicine treatment. Methods: A patient with diarrhea and globus hystericus was treated following treatment with Hoehyangbanchong-san-hap-Ukgan-san and Gamisachil-tang. A defecation and urination diary, the Bristol Stool Form Scale, and the Visual Analog Scale (VAS) were used to evaluate the effectiveness of this treatment. Results: During treatment, the patient's Bristol Stool Form Scale score changed from Type 7 to Type 4, and the VAS score was significantly decreased. The symptoms of diarrhea and globus hystericus almost subsided. Conclusion: In this case, Korean traditional herbal medicine reduced the clinical symptoms of diarrhea and globus hystericus.

Keywords

Ⅰ. 서 론

설사는 장관의 수축 이완 운동의 항진과 장관 내수분의 흡수 저하로 인한 수분과다, 장점막의 분비항진으로 장관에 수분 과다를 초래하는 증상을 말한다1. 정상 성인의 대변은 하루 200 g 이하이며, 배변 횟수는 매일 3회에서 주3회로 다양하다. 하루에 대변량이 200 g을 넘거나 배변 횟수가 3회를 초과하는 경우를 설사로 정의할 수 있다2. 한의학적으로 설사는 大便溏薄而細緩者를 泄이라하고 大便淸稀如水直下者를 瀉라하여 泄과 瀉를 구별하고 있으며 보통 총칭하여 泄瀉라 한다3. 그 기전은 感0受外邪, 飮食所傷, 脾腎兩虛, 情志失調로 말미암아脾胃의 運化機能障礙와 小腸의 受盛 및 泌別淸濁機能失調, 그리고 大腸의 傳導機能失調를 초래하여 설사를 일으킨다4.

≪內經≫에서는 ‘病在小腹, 腹痛不得大小便, 病名曰疝, 得之寒.’이라 하여5, 疝病을 寒氣로 인해 아랫배의 병증 및 복통과 대소변의 장애가 발생하는 것이라 설명하였다. 또한, ≪仁齊直指≫6에서는 ‘疝之爲病, 外腎⋅小腹作痛, 或功刺腰脇, 或遊走背脅,或冷氣搶心, 或手足厥冷. 有壯熱惡寒者, 有洒淅寒熱者, 有不得大小便者, 有下泄者, 有自汗者, 有積聚如盃⋅如臂⋅如桃李⋅如盤大. 其於陰間卽卵有大小而上下不常, 嚢有腫脹痛歇無定, 挾冷⋅觸怒卽塊物上衝心胸 心平氣咊卽塊物歸入囊中.’라 하여, 疝症으로 하복부 통증과 함께 대소변 장애가 동반될 수 있다고 하였다7. 이러한 疝症은 寒濕邪 또는 氣血의 문제에 의해 발생한다8. 그 기전에 대해 ≪丹溪心法≫에서는 ‘始於濕熱在經 鬱而至久 又感寒氣外束所以作痛’이라 하여 오래된 濕熱의 울체와 寒氣가더해져서 발생하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7.

그동안 다양한 원인과 기전으로 발생한 설사에 대한 증례보고가 꾸준히 이어져왔다. 그러나 원인불명으로 특정 시기에 裏急疝痛을 동반한 설사에 대한 증례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다. 본 증례의 환자는 매 해 기온이 내려가는 가을에 梅核氣 증상을 시작으로 하여, 밤낮으로 참을 수 없는 裏急腹痛 및 설사와 便意 발생 시에 心悸가 있는 듯한 증상이 반복되는 것을 주소로 내원하였다. 이를 계절적 변화에 의한 寒邪의 침습과 정서적 鬱火에 의해 발생하는 疝症으로 진단하여, 치료 기간 동안 증상의 상당한 소실과 일상생활로의 의미 있는 회복을 보였기에 보고하는 바이다.

Ⅱ. 증 례

1. 성 명 : 신○○

2. 성별/나이 : 여자/43세

3. 주소증 : 환절기에 발생하는 상세불명의 설사 증상

4. 발병일 : 2018년 11월 초

5. 과거력

40대로 들어서면서부터 3-4년 째 매해 10월 중순에서 11월쯤 되면 같은 증상이 발생하였다. 주증과 관련하여 양방에서 위⋅대장 내시경 검사, 일반 혈액 및 호르몬 검사, 심전도 검사를 하였으나 이상 소견이 없어 정신과 치료를 권유 받았다. 그러나 환자가 정신과 약물에 대한 거부감이 있어 추가적인 진료는 받지 않았다.

6. 가족력 : 없음.

7. 사회력 및 약물 복용 : 없음.

8. 현병력

2018년 11월로 접어들면서 특별한 이유 없이 날씨가 추워지면서 목에서의 이물감과 함께 하복통 및 설사가 시작하였다. 적어도 6회 이상/일수시로 물처럼 소량 씩 대변을 본다. 便意를 느껴 막상 화장실에 가도 대변이 소량 나오거나 소변만 나온다. 밤낮으로 참을 수 없는 설사와빈뇨가 반복되며, 便意가 나타나면서 心悸 증상이 발생한다. 수면 중에도 변의를 느껴서 일어나기 때문에 피로가 쌓이면서 증상이 악화된다. 두통과 어지럼증이 있으며 목이나 어깨 근육의 뭉침이 심하다. 매해 같은 증상이 발생하여 양방 병원에서 검사를 여러 번 하였으나 이상 소견은 없었다. 이 시기에 월경 전 기분저하와 함께 더 악화되는 특징이 있다고 하였다. 정서적으로는 초등학교 사춘기에 접어든 아들이나 남편과 대화가 없어 가정 생활에서 갑갑하고 우울하다고 호소하였다. 상기 환자는 주변에서 痰積病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본인의 상태에 대한 진단적 궁금증과 증상의 개선을 위해 본원에 내원하였다.

9. 望聞問切

1) 體 格 : 163 cm, 56 kg

2) 食慾 및 消化 : 불량. 오심 증상 및 설사에 대한 불안감이 있음.

3) 小 便 : 13회 이상/1일, 낮에는 2시간, 야간에는 1시간 간격으로 소변

4) 大 便 : 6회 이상/1일, 야간에 1회 대변. 양이 적으며 물과 같은 양상으로 대변 신호가 급박하게 온다.

5) 睡 眠 : 수면 중 便意로 인해 여러 번 깬다.

6) 脈 診 : 脈弦

7) 舌 診 : 淡苔白微黃

8) 腹 診 : 水分穴, 臍左右 압통, 胸脇苦滿, 胸部拒按

9) 渴 症 : 야간에 특히 渴症 많이 느낀다.

10) 月經歷

(1) Last menstrual period : 11월 초

(2) 期 : 규칙적

(3) 痛 : 없음.

(4) 帶 下 : 묽고 양이 많음, 간혹 노란색. 악취없음.

(5) PMS : 기분 저하 및 설사 증상 악화

11) 診 斷 : 疝症으로 인한 하복통 및 배변이상

10. 한방 치료

1) 치료 기간 : 2018년 11월 6일-2018년 12월 7일

2) 치료 방법

(1) 침 치료 : 침은 환자 내원 시 하루 1회 자침하였다. 0.20×30 mm 1회용 stainless steel 멸균호침(한림침, 한국)을 사용하였고, 20분 유침하였다. 중완(CV12), 천추(ST25), 관원(CV4), 합곡(LI4), 태충(LR3)의 穴位에 자침하였고, 자침 깊이는 혈위에 따라 다르게 하였지만 대략 5-10 mm 정도로 하였고 전체 치료 기간 동안 11월 6일, 11월 8일, 11월 12일 총 3회 시행하였다.

(2) 한약 치료

① 2018년 11월 8일부터 11월 15일 : 茴香蟠葱散 合 抑肝散加味方(Table 1)을 1일 1첩으로 2회 투여하였다.

② 11월 16일부터 11월 29일 : 茴香蟠葱散 合抑肝散加味方 0.5첩을 오전 아침 식후에 1회, 加味四七湯加減方(Table 2) 0.5첩을 오후 저녁 식후에 1회 투여하였다.

상기 환자가 초진 시에 주로 호소하였던 설사로 인한 제반 증상이 호전되어, 인후부 이물감을 위주로 한 개선을 원하여 저녁 식 후의 한약 처방을 변경하였다.

③ 11월 30일부터 12월 7일 : 加味四七湯加減方(table 2)을 1일 1첩으로 2회 복용하였다

Table 1. Prescription of Hoehyangbanchong-san hap Ukgansangami-bang

Table 2. The Composition of Gamisachil-tang

11. 평가 방법

환자의 치료 경과를 평가하기 위해 환자가 직접 대변과 소변 시각 및 횟수를 기록하도록 지도하였다. 상기 환자는 대변은 11월 9일 점심부터 11월 20일까지 기록하였으며, 소변은 한약 복용 5일째부터인 11월 12일 아침 이후부터 11월 20일 새벽까지 기록하였다. 내원 시마다 내원일 사이의 하복통, 대변의 양상, 식사량, 裏急感, 心悸, 매핵기의 정도를 문진하였다. 복통의 정도는 Visual Analog Scale(VAS), 대변의 양상은 Bristol stool form score를 활용하여 확인하였다.

12. 치료 경과

1) 11월 12일 : 8일부터 탕약 복용을 시작하였다.9일에 외출을 길게 하여 체력적으로 힘들었으며, 11일에는 어지럽고 눈 앞이 캄캄해지는 증상이 있었다고 하였다. 그러나 대변 횟수가 1-2회로 감소하고, 급박한 변의와 함께 나타나는 心悸 증상도 함께 줄어들어 主症에 대한 호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소변은 오후 5시부터 새벽 1시까지 1시간 간격으로 나오고 야간뇨의 횟수가 감소하였다. 대변 및 소화기 제반증상의 호전을 확인하였으나, 목에서부터 힝힝내뱉는 빈 숨 나오는 듯한 매핵기 증상에 대한 불편감을 위주로 호소하였다.

2) 11월 13일 : 대변 횟수, 裏急感 및 心悸 증상이 감소하였으며 대변 양상도 양이 많아지고 풀어지는 정도가 줄어들었다. 배뇨 간격도 낮에2-3시간 간격으로 길어졌다.

3) 11월 14일 : 14일 오전에 내원 시까지 대변이나 소화기 증상은 양호하게 유지되고 있었다.

4) 11월 16일 : 상기 환자는 원래 돼지고기를 먹으면 설사하는 체질로 14일 저녁에 돼지고기를 먹고 1회, 15일 새벽에 2회 설사하였다. 11월 15일(목) 점심 이후부터 복통이나 설사 증상이 차차 호전되었으나, 왼쪽 가슴 밑의 쿡쿡찌르는 느낌을 호소하였으며, 소변을 원래 13회 이상/일 보다가 8~9회/일로 줄었고 양도같이 줄어 잔뇨감 및 배뇨통이 있는 듯한 느낌이 있다고 하였다. 하복통과 裏急설사에 대한 증상 호전도가 잘 유지되고 있고, 매핵기증상을 지속적으로 심하게 호소하여 16일 저녁 식후에 복용하는 탕약을 加味四七湯으로 변경하였다.

5) 11월 19일 : 주말 동안 컨디션 좋았고 소화도양호했으며 대변은 더 이상 풀어지지 않으며 가늘게 보고 있다고 하였다. 소변 횟수는 8회/일정도로 양이 많지 않으며 야간에 느끼던 갈증이 줄어 飮水量도 줄었다. 원래 매해 한 두달 정도 경과를 두고 나아지던 증상이었으나빠르게 호전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6) 11월 20일 : 초진 시 주증상이었던 배변과 소변의 빈삭, 裏急感 및 梅核氣 증상은 모두 소실되었으며, 월경 전에 생기는 우울감을 호소하였다. 상기 환자는 묽은 냉대하의 양이 소량의 분비물로 감소하였고 배란이 된 듯하다고 하였다.

7) 11월 22일 : 매핵기 증상 여전히 없으며 변이풀어지지 않고 양이 많지 않다고 하였다. 초진 시 주증이었던 배변과 소변의 빈삭, 裏急感 및梅核氣가 전반적으로 호전되어 상기 환자의 요청에 의해 당일부터 배변 기록을 중단하였다.

8) 11월 27일 : 생리 3~4일 전으로 PMS로 인한 기분 저하 또는 무기력함을 호소하였다. 갑갑한 정도가 감소하였으나 누워있을 때만 생기는 가벼운 매핵기와 대변이 물러지고 있음 호소하였다. 11월 24일(토)에는 1회/일, 11월 25일에는 2회/일, 11월 26일에는 1회/일 설사가 있었다고 하였다.

9) 12월 3일 : 상기 증상의 치료에 대한 마지막내원일로 같은 증상의 재발에 대한 우려가 있으나, 배변과 소변의 빈삭, 하복통, 裏急感 및梅核氣 증상이 소실되고 비용에 대한 부담이 있어 치료 종료 원하였다.

10) 2019년 2월 7일 : 설 연휴 직후, 상기 환자는 안면부 근육 및 턱관절의 불편감을 주소로 본원에 내원하였다. 마지막 치료 시점부터 2019년 2월 7일 내원 시까지 대소변의 이상, 복통,心悸 및 梅核氣 증상의 재발이 없음을 확인하였다.

Table 3. Change of Clinical Symptoms

Fig. 1. Bristol stool form scale.

Table 4. Defecation & Urination Time

Fig. 2. Frequency of defecation.

Fig. 3. Change of abdominal pain and stool type.

Fig. 4. Frequency of urination.

Ⅲ. 고 찰

설사는 병태생리학적인 측면에서 분비성 설사, 삼투성 설사, 염증성 설사, 장관 이상운동에 의한 설사, 인위적 설사로 구분된다.

분비성 설사는 용어 그대로 소화액의 분비가 많아져 발생한다. 삼투성 설사는 경구로 섭취한 음식물이나 약제가 소장에서 흡수되지 않아 삼투작용으로 장관 내로 수분을 이동시켜 설사를 일으키는 것이다. 염증성 설사는 염증, 궤양 등으로 인한 장점막의 손상에 의해 비정상적인 세포막 투과성, 흡수 장애 그리고 혈청 단백이나 혈액 점액 등의 삼출액이 증가되어 일어난 것을 말한다. 좌측 대장의 염증성 장 질환이 대표적인 예이다.

장관 이상 운동에 의한 설사는 소장의 운동 이상과 대장의 운동 이상에 의한 설사로 구분될 수 있다. 소장의 운동 이상 중, 하나는 소장 통과 시간이 빨라져 미쳐 수분이 충분히 흡수되지 않아 많은 양의 장 내용물이 대장으로 들어가는 것이고(예, 위 절제 증후군), 다른 하나는 소장 통과 시간이 늦어져 과다하게 증식된 장내 세균(bacterial overgrowth)이 담즙산을 deconjugation시켜 설사를 일으키는 것이다. 대장 운동이 증가하여 대장 통과시간이 빨라지면 수분의 흡수 시간이 단축되어 설사가 일어나는데, 대표적인 질환은 과민성 장 증후군이다9.

본 증례의 환자는 양방 병원에서 상기한 병태생리학적 접근으로 원인을 알 수 없는 설사 증상으로 내원하였다. 40대로 접어들 무렵부터 매 해 가을로 접어드는 환절기마다 인후부의 이물감으로부터 시작하여 급박한 변의를 느끼는 설사 증상이 반복되었으며, 급박한 변의와 함께 心悸가 발생하였다. 이러한 증상은 월경 전에 악화되었으며 평소에도 白帶下의 양이 많다고 하였다. 이에 대해 腎陽虛, 足闕陰肝經의 오랜 鬰滞와 感寒氣外束으로 발생한 奔豚疝氣의 문제로 접근하여 치료하였다.

상기 환자의 증상은 上熱下寒10의 양상으로, 현대 의학에서의 자율신경 실조증과 유사하다. 자율신경 실조증이란 우리 신체의 자율신경계 즉 교감신경이나 부교감신경이 각각 그 기능의 조화를 잃어서 자율신경계의 일정치 않은 여러 가지 증상을 호소하는 것으로, 기질적인 장애나 현저한 정신적인 장애도 없는 상태를 말한다11. 한의학에서는 ‘諸氣鬱滯’, ‘肝氣鬱結’, ‘水火不齊’ 등이 자율신경실조와 관련성 있는 것으로 보고있으며12, 上熱下寒, 心身不交라고 표현되기도 한다. 아래로 내려와야 할心陽의 기운이 도리어 위로만 올라가버리고, 위로 올라가야 할 腎陰이 아래로만 내려오는 병적인 상태를 일컫는다13.

본 증례의 裏急疝痛이나 泄瀉는, 단순히 寒邪의침입으로 발생하는 寒瀉와는 차이가 있다. 感受外邪에 의한 설사는 邪氣가 皮毛를 통하거나 직접脾胃를 침범하여 발생하게 되는데14, 그 증상이 배가 끓으면서 아프고 멀건 물 같은 것을 설사하고팔다리는 싸늘하며 입은 마르지 않고 소변은 맑다10.본 증례에서도 복통이 심하며, Bristol stool form scale 7 정도의 물과 같은 양상의 설사가 반복되며맑은 소변을 자주 보며 백대하의 양이 많아 下焦의 寒症 소견을 보였다. 그러나 上焦는 두통이나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舌淡苔白微黃而多渴하며 梅核氣나 心悸와 같이 氣가 위로 치밀어 올라 上熱,上盛한 증세를 보였다.

朱丹溪 역시 疝症에서 급격한 통증이 생기는 기 전에 대해 인체 寒熱의 불균형에 의한 것으로 보았다. ‘大蓋怒則火起於肝, 醉飽則火起于胃, 房勞則火起于腎. 火積之久, 母能令子虛, 濕氣便盛. 闕陰屬木, 係於肝, 爲將軍之官, 其性急速, 火性又暴爲寒所束, 宣其痛之太暴也.’라 하여, 화를 내거나 과식을 하거나 房勞에 의해 발생한 火가 오래되면 濕氣가성해지는데, 이에 찬 기운을 만나 寒熱이 錯雜하면심한 통증이 생긴다고 하였다. 따라서 疝症은 六淫으로 인한 外邪인 ‘寒’에 의해 촉발되나, 근본적으로 內因으로 발생한 ‘濕熱’이 있을 때 발생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7.

≪直指≫에서는 ‘曰疝, 曰奔豚, 曰小腸氣, 曰膀胱氣, 通謂之腎氣.’라 하여 疝과 奔豚이 관련 있음을 언급하였다6, 15. 그 증상 중 하나로 때로는 冷氣搶心하기도 하며, 觸怒卽塊物上衝心胸한다고 하였다. 또한 朱丹溪도 奔豚疝氣에 대하여 ‘臍下有動氣, 名曰腎氣, 亦曰奔豚, 奔豚, 腎之積名也. (중략) 其人素有腎積, 因傷寒之邪, 衝突下焦, 致其發動, 如江豚之奔衝也. 大抵眞氣內虛, 水結不散, 氣與之搏, 卽發奔豚.’이라 하여 奔豚과 疝氣를 동일하게 설명하였으며, 傷寒之邪에 의한 奔豚疝氣의 기전에 대해서도 설명하였다15. 奔豚은 悸氣가 小腹으로부터 心胸으로 上冲하는 形勢를 형용한 것16으로, ≪難經≫17에서는 ‘腎之積名曰奔豚 發於少腹 上至心下若豚狀 或上或下無時 久不已 令人喘逆 骨萎 少氣’라 하여 奔豚의 원인을 足少陰腎의 문제로 보았다. 이에 대해≪漢方診療醫典≫에서는 腎積이 있을 때 眞氣가속에서 허하여 水가 뭉쳐 흩어지지 않고, 傷寒의邪氣가 그것과 맞부딪치면 奔豚이 된다고 하였다15. 또한 寒邪로 인하여 奔豚이 생기는 데에 대하여章虛谷은 ‘太陽之邪不得外泄, 內遏腎臟水寒之氣, 必致上衝於心, 如豚之奔突, 以太陽經脈絡腎, 寒邪由表犯裏也.’라 하여, 風寒之邪가 下焦의 水寒之氣를 引動시켜 氣가 少腹으로부터 心胸으로 上衝하게 되는 것이라 설명하였다. 그 병기는 陽虛水泛하여 腎水가 上乘하는 데에 기인한다16.

이러한 奔豚은 下腹의 기가 발작적으로 가슴으로 上衝하고 인후로 直達함으로써 배가 매우 아프고 가슴이 답답하며 숨이 차고, 頭痛, 目弦, 心悸易驚, 煩燥不安 등의 증상이 함께 나타날 수 있다고 하였다16. 본 증례에서도 腎氣가 虛해지는 40대로 접어들면서, 상기 환자는 복통과 설사 증상 뿐 만 아니라 공황장애와 유사한 숨이 넘어갈 듯하고 가슴이 뛰는 증상으로 응급실 진료를 받은 적이 있으며 두통과 目眩, 어지럼증이 있다고 하였다. 이는 오랜 肝氣鬱結로 腎積이 발생하고 노화로 인해命門火衰하여 心陽을 자양하지 못한 결과, 寒邪의침습에 腎水가 상대적으로 盛하여져서 아래로는설사증상이 그리고 위로는 腎水가 범람하여 奔豚疝氣가 발생한 것으로 사료된다.

이렇게 陰陽이 부조화하여 上下 교류가 막히는상태를 자율신경 실조증이라 볼 수 있으며, 한의학에서는 水火未濟라 일컫는다. 이를 정상적인 순환상태(旣濟)로 회복하기 위하여 下焦虛冷에는 溫腎散寒하는 小茴香이 가미된 茴香蟠葱散을, 上焦의虛熱과 氣上衝에는 抑肝散과 加味四七湯을 활용하여 유의미한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茴香蟠葱散은 虛冷에서 오는 각종 疝氣作痛을治18하는 蟠葱散에 小茴香, 木香이 가미된 처방으로≪晴崗醫監≫ 19에 수록되어 있다. 小腸氣痛으로 배꼽 주위로 경련이 오면서 배가 살살 아프고 변이무지근하게 조금씩 나오는 경우에 사용한다.

구성 약물의 本草學的 효능을 살펴보면 蒼朮, 茯苓은 渗水燥濕 運脾하고, 甘草는 諸藥을 調和하며緩急止痛하고, 三稜⋅蓬朮은 破積氣 消瘀血 止痛하며, 檳榔⋅砂仁은 理氣消食行痰하고, 玄胡索은 溫和血分 止痛하며, 丁香⋅砂仁 暖胃하고, 乾薑⋅桂皮는 去胃寒하며, 靑皮⋅砂仁은 胸脇을 利케 하고,葱白은 經絡을 소통한다20. 기존의 蟠葱散 처방에 가미된 약물인 小茴香은 暖腎散寒 止痛하고, 木香은 行氣止痛⋅健脾消食하여21, 茴香蟠葱散은 鎭痛의 효과가 强하다.

또한 상기한 환자는 사춘기의 아들과 남편과의 관계로 인한 가정 문제에서의 정서적 抑鬱感을 호소하였으며, 첫 내원 시에 弦脈이 나타났고, 胸脇苦滿과 늑골 하의 저항감이 뚜렷하였다. 便意와 함께 나타나는 裏急疝痛과 心悸 증상이 수면 중에도 나타나, 이러한 신경증으로 인한 경련을 진정시키기 위하여 茴香蟠葱散에 抑肝散 加 半夏⋅陳皮를합방하여 투약하였다.

抑肝散은 ≪保嬰撮要≫가 그 출전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22, 抑肝散 加 半夏⋅陳皮는≪한방진료의 전(漢方診療醫典)≫23에서 독립된 처방으로 제시되었다. 중년 이후 갱년기 전후에 일어나는 신경증이 전체적으로 虛症 양상을 띨 때에, 진피와 반하를 추가하여 胃內亭水를 제거해 肝熱을 내리는 효과를 강화한 처방이다.

釣鉤藤은 鎭痙鎭靜作用이 있으며, 이 釣鉤藤이柴胡, 甘草와 짝을 이루어 肝氣의 긴장을 완화하고, 신경 흥분을 진정시키며, 當歸는 肝血을 潤하게 하여 肝의 血行을 개선시키고 빈혈을 치료하며, 川芎은 肝血을 잘 소통시킨다고 하였다. 茯苓, 白朮, 半夏, 陳皮는 水飲의 정체를 개선한다22.

抑肝散을 활용하는 감별 요소 중 하나가 되는 특유의 복진 소견은 좌측 옆구리와 복부의 긴장이다. 이러한 증후가 만성화되면 肝木이 虛하여 膽火가 盛해지므로, 왼쪽 복부 대동맥의 동계가 심하게항진되는 양상을 나타낸다22. 상기 환자 역시 치료기간 중, 돼지고기를 복용하고 증상이 악화될 때에왼쪽 가슴 아래로 콕콕 찌르는 듯한 느낌을 잠시호소하였다가 다시 호전되는 경과를 보였다.

肝鬰에 의한 습열이라는 內因에, 계절적 변화에 의한 風寒外束의 外因으로 촉발된 裏急腹痛이 있는 疝症에 대하여, 裏急疝痛에는 茴香蟠葱散을, 肝鬰에 의한 濕熱의 해소를 위해 抑肝散加味方을 합방하여 투약하였다. 이에 하복부의 裏急疝痛과 心悸, 대변의 횟수와 양상에서 호전을 확인하였다. 상기 환자가 처음 주소로 하였던 증상의 개선에 대해서는 만족하였으나 매핵기를 효과적으로 개선하는 데에는 미진하였다. 인후부 불편감을 좀 더 빠르게 개선하기 위하여 매핵기를 직접적으로 개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加味四七湯을 투약하여 증상의 소실을 확인하였다. 奔豚에 의한 인후부증상이라 할지라도 인후부까지 上衝한 疝氣를 降逆하는 데에는 加味四七湯이 조금 더 효과적일 것으로 사료된다.

加味四七湯은 朱丹系의 ≪丹溪心法附餘≫24에 처음 기재되었으며 그 후 여러 문헌들에 수록되어 임상에 응용되어왔다. ≪東醫寶鑑≫의 痰飮門15의 加味四七湯은 四七湯과 半夏厚朴湯의 變方으로, 스트레스로 인한 매핵기의 치료에 多用된다. 半夏는 去濕化痰, 發表開鬱 등의 效能이 있고, 陳皮는 導滞消痰 定嘔止嗽하며, 神麯은 通氣行滞하며, 枳實은痰熱을 淸化시키고, 南星은 治風散血하여 勝濕除痰하며, 靑皮는 散積消痞하며, 厚朴은 濕滿을 㪚하여平胃調中하고, 紫蘇葉은 發散風寒하며, 檳榔은 消食行痰, 除風하며, 白荳蔲는 三焦를 流行하고 脾胃를 溫暖하게 하며, 益智仁은 補氣助陽하여 澁精固氣하며, 生薑은 去寒發表 調中의 작용이 있다25,26. 이러한 약물 구성으로 加味四七湯은 行氣㪚結, 降逆化痰하여 心身安定의 효능을 가지며 咽中如有物阻, 喀吐不出, 含咽不下, 胸脇満悶, 或咳或嘔와 같은 心身症의 증상을 치료한다. 본 증례에서 상기 환자의 주소증이었던 裏急疝痛은 인후부의 이물감으로 시작되었다. 상기 환자의 제반 증상들은 겨울로 접어드는 시기에 風寒外束에 의해 반복적으로 나타났기에, 성질이 溫熱하고 裏寒을 제거하는 데에 효과적인 乾薑을 生薑에 대체하였다.

결과적으로 상기 환자의 하복통과 설사 증상에 대하여 疝症으로 진단하여, 치료 기간 동안 裏急疝痛, 心悸, 매핵기 증상이 소실되었으며 대변의 횟수가 감소하고 대변의 양상이 Bristol stool form scale상 type 7에서 type 4까지 호전되는 경과를 보였다. 다만 疝症은 양방적인 표현이 명확하지 않고, 그 기전에 대해 현대의학적으로 아직까지 설명하기 어려운 증상이다. 따라서 疝氣와 疝氣로 나타나는 제반증상들을 이해하기 위한 임상 연구와, 해당 처방 및 약재가 인체에 미치는 효과와 기전을 규명하기 위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또한 상기 증상은 매해 반복되어 발생한 것으로, 같은증상의 재발 유무에 대한 추적 관찰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Ⅳ. 결 론

양방에서 원인 불명으로 달리 분류될 수 없는 설사와 매핵기에 대하여, 奔豚이 있는 疝症으로 진단하고, 茴香蟠葱散 合 抑肝散加味方 및 加味四七湯을 투약하여 유의미한 호전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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