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교과서는 교육과정에 기초하여 학습 내용을 선정, 조직하고 구체적으로 진술한 교수·학습 자료로서 교사들의 수업 방법이나 수업 내용에 큰 영향을 미친다.1,2 또한 교과서를 이용한 학습이 대부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학교교육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3 따라서 교과서는 이해하기 쉬워서 학습에서 친절한 안내자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과학 교과서에는 일상생활에서 쓰지 않는 낯설거나 추상적인 어휘가 많고, 축약된 형태의 문장을 선호하여 정보를 압축적으로 제시하는 경향도 있다.4 이처럼 과학 교과서의 기술 방식이 독특한 것은 과학이 기본적으로 패러다임적 사고(paradigmatic mode)에 기반한 학문이기5 때문이다. 패러다임적 사고는 의미 해석에 초점을 둔 내러티브적 사고(narrative mode)와 달리 보편적 인과관계의 논리적 설명에 초점을 두는데, 자연 현상을 설명하는 과학적 이론이나 모형에는 추상적인 용 어를 이용한 패러다임적 사고가 요구되는 경우가 많다.
패러다임적 사고법을 배우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소수이지만 내러티브적 사고법은 인간의 본원적 활동으로 세상을 이해하는 기본적인 방법이므로 살아가는 과정에서 누구나 자연스럽게 배운다.6 즉, 패러다임적 사고는 일반인들에게 익숙하지 않으므로, 학생들이 과학 교과서의 내용을 이해할 때 교과서의 언어를 자신의 언어로 변환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7 따라서 과학 학습에서 학생들의 유의미한 사고와 탐구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내러티브적 사고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방안에 주목할 필요성이 있다. 과학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을 높이고 과학을 학생들에게 가깝고 흥미롭게 만드는 방법으로 이야기의 활용이 제안되었다.8−10 이야기는 내러티브적 사고를 활성화시키므로 학생들의 사고력과 교과 내용에 대한 이해를 계발할 수 있고 학생의 흥미와 호기심을 유발할 수도 있 다.11,12 즉, 이야기는 과학 학습에서 내러티브적 사고와 패러다임적 사고를 연결해주는 매개가 될 수 있다.
현행 과학 교과서에는 학습 내용이 담긴 본문 텍스트와 별개로 학생들이 이야기를 읽듯이 접할 수 있는 읽기자료가 제시되어 있다. 이야기는 과학교육에서 학생들이 직접 경험할 수 없는 다양한 세계를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게 도와주며, 세계에 대한 우리의 경험과 지식을 조직하거나 구성하는 데 자연스러우면서도 손쉬운 방법이다. 이 야기 형식의 읽기자료를 통해 학생들이 과학에 대해 흥미와 호기심을 갖게 되므로, 읽기자료는 학습 동기 유발 및 학생의 수업 이해도 향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13,14 또한 과학 이야기는 과학이 비인간적이고 기계적인 지식이 아니라 창의적이고 인간적인 활동이라는 이미지를 가지도록 도와줄 수 있다.15
과학 교과서에 제시된 과학 이야기에 대해 초등학교의 경우 교사와 학생 모두 긍정적인 인식을 지니고 있었다.16,17 많은 중등 교사들도 읽기자료를 수업에 사용하고 있으며 실생활과 관련된 통합 교육 측면에서 읽기자료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었다.18 그러나 교사들과 달리 중등학생들은 읽기자료의 활용에 대해 중립적이었고, 읽기자료의 효과에 대해서는 학생들이 교사보다 명확히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19 또한 과학을 좋아하는 정도, 과학에 대한 태도, 성별 등과 같은 학생의 특성이 선호하는 과학 읽기자료의 유형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17 이와 같은 선행 연구의 결과로부터 과학 교과서의 읽기자료가 효과적이기 위해서는 대상 학생에 따라 읽기자료의 내용이나 형태 등 여러 측면에서 세심한 고려가 이루어져야 함을 알 수 있다. 학생에게 적합한 읽기자료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우선 현행 과학 교과서에 제시된 읽기자료의 특성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이 선행될 필요성이 있다. 초등학교나 중등학교 과학 교과서의 읽기자료를 분석한 연구가 일부 이루어져 왔으나,18,20,21 과학 교과서에 제시된 과학 읽기자료를 학교급에 따라 비교, 분석한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는 학교급에 따른 효과적인 읽기자료의 특성에 대한 시사점을 얻기 위하여 2009 개정 과학교육과정 에 의거하여 개발된 초등학교와 중학교 과학 교과서의 화학 단원과 화학 I, II 교과서에 제시된 읽기자료를 분석하여, 주제 유형, 목적, 제시 형식, 학생 활동 유형, 읽기자료에 사용된 시각자료의 유형, 역할, 캡션과 인덱스, 텍스트와의 근접성 등의 측면에서 특징을 비교하였다.
연구 방법
연구 대상
이 연구에서는 2009 개정 과학교육과정에 따른 초등학교 3~6학년 과학 교과서의 물질 영역에 제시된 읽기자료, 중학교 1~3학년 과학 교과서의 화학 영역에 제시된 읽기 자료, 그리고 고등학교 화학 I과 화학 II 교과서에 제시된 읽기자료를 분석하였다. 이 연구에서 분석한 교과서는 구체적으로 Table 1과 같다. 고등학교 1학년 과학 교과서는 융합형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특정한 읽기자료가 화학 영역에 해당하는지 판단하기 어려우므로 분석 대상에서 제외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교과서의 텍스트와 구분되고 별 도의 제목을 가진 독립적인 읽을거리를 분석 대상인 읽기 자료로 선정하였는데, 읽기자료들은 ‘과학 이야기’외에도 ‘생활과 화학’, ‘STS’, ‘직업 엿보기’, ‘역사 속 화학’, ‘과학 세상’ 등 다양한 제목으로 제시되어 있었다. 자료실이나 심화 자료와 같이 교과서 텍스트의 연장으로 취급할 수 있는 읽을거리나 과학 글쓰기와 같이 교과서 텍스트와는 구분되지만 읽을거리가 포함되지 않은 탐구 활동이나 토의 자료 등은 분석 대상인 읽기자료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한편, 읽기자료에 사용된 시각자료 중에는 여러 개의 삽화나 사진이 하나의 묶음으로 제시되는 경우가 있었는데, 기능적으로 동일한 역할을 담당하는 것은 하나의 시각자료로 취급하였고 서로 다른 역할을 담당하는 것은 각각을 독립적인 시각자료로 취급하였다. 또한 읽기자료의 배경으로 사용된 삽화나 사진은 분석 대상인 시각자료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Table 1. Textbooks analyzed in this study
분석 방법
초등학교 과학 교과서뿐 아니라 중학교 과학과 화학 I, II 교과서의 읽기자료까지 분석할 수 있도록 선행 연구의 읽기자료 분석 기준을21 일부 수정하여 이 연구에서 사용할 분석 기준을 결정하였고(Table 2), 이를 이용하여 읽기 자료를 분류하였다. 읽기자료의 주제 유형은 과학 지식, 과학자와 과학사, 첨단과학, 직업 및 진로, 환경, 실생활 응용으로 분류하였다. 읽기자료의 목적은 해당 단원에서 학습한 내용에 대하여 보충하여 설명하는 개념 보충(Fig. 1), 해당 단원에서 학습한 내용에 대한 심화 설명인 개념 심화(Fig. 2), 그리고 해당 단원의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적은 지식 제공(Fig. 3)으로 나누었다. 읽기자료의 제시 형식은 내용을 설명 형식의 글로 제시하는 설명형, 스토리 텔링 또는 대화 형태의 글이 포함된 이야기 포함형, 내용을 만화로 표현하여 제시한 만화 포함형으로 분류하였다. 학생의 활동 유형은 학생들의 토의, 조사, 문제 해결 활동 등을 유도하는 탐구형과 특별한 활동 없이 설명식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비탐구형으로 분류하였다.
Table 2. Characteristics of the reading materials
Figure 1. An example of the reading material corresponding to the ‘supplementing concepts’ purpose type (Elementary School Science 6-2, Visang Education, p. 117).
Figure 2. An example of the reading material corresponding to the ‘expanding concepts’ purpose type (Middle School Science 1, Kumsung Publication, p. 242).
Figure 3. An example of the reading material corresponding to the ‘providing knowledge’ purpose type (Chemistry II, Visang Education, p. 217).
읽기자료에 포함된 시각자료는 선행연구를21,22 바탕으로 도출한 분석 기준을 이용하였다. 시각자료의 유형은 사진, 삽화, 도식, 그래프, 표, 식, 만화로 분류하였다. 시각자료의 역할은 텍스트의 제시 내용을 보조하여 설명하는 본문 보조, 텍스트의 내용에 부가적인 정보를 덧붙여 제공하는 본문 부연, 텍스트의 내용을 요약하여 제시하는 본문 정리, 텍스트의 제시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새로운 정보를 제공하는 독립적 정보 제공, 텍스트와 무관하게 장식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장식의 5가지로 분류하였다. 읽기자료에서 텍스트와 시각자료의 근접성은 시각자료를 위해 텍스트가 기존의 본문 텍스트와 별도로 배치된 ‘통합’, 시각 자료가 텍스트에 인접하여 배치된 ‘강함’, 시각자료와 텍스트가 같은 페이지 내에 있지만 인접해 있지 않은 ‘약함’, 시각자료와 텍스트가 다른 페이지에 제시되어 있어서 연결을 짓기 어려운 ‘부족’, 시각자료와 텍스트의 연결 관계를 찾을 수 없는 ‘없음’의 5가지로 분류하였다. 시각자료에 대한 설명이나 제목을 다루는 캡션은 제목으로 제시된 경우, 문장 형태의 설명으로 제시된 경우, 제목과 설명이 함께 제시된 경우, 없는 경우로 구분하였다.
연구자 2인이 일부 자료를 대상으로 분석 기준 초안을 이용하여 각각 분석을 실시한 후 논의를 통하여 분석 기준을 수정하였다. 수정된 분석 기준에 근거하여 연구자 2 인이 자료를 분석하고 일치도를 비교하는 과정을 3차례 반복하였고, 최종적인 분석자간 일치도는 90% 이상이었 다. 이후 연구자 1인이 다시 모든 자료를 분석하였다.
Table 2. Characteristics of the reading materials
연구 결과 및 논의
읽기자료의 분포2009 개정 과학교육과정에 의거하여 개발된 초등학교 3~6학년 과학 교과서의 물질 영역에 제시된 읽기자료의 개수는 총 19개이고 읽기자료가 차지하는 쪽 수는 36쪽으 로, 물질 영역의 전체 쪽수에서 읽기자료가 차지하는 쪽 수의 비율은 15%였다. 중학교 1~3학년 과학 교과서 9종의 화학 영역에 제시된 읽기자료의 개수는 총 130개이고 읽 기자료가 차지하는 쪽수는 총 157쪽으로, 화학 영역의 전 체 쪽 수에서 읽기자료가 차지하는 쪽수의 비율은 9%였 다. 고등학교 화학 I 교과서 4종의 읽기자료 개수는 총 83 개이고 읽기자료가 차지하는 쪽수는 90쪽이었고, 고등학교 화학 II 교과서 4종의 읽기자료 개수는 총 84개이고 읽기자료가 차지하는 쪽 수는 94쪽이었다. 교과서 전체 쪽 수에서 읽기자료가 차지하는 쪽수의 비율은 화학 I 교과 서가 10%, 화학 II 교과서가 9%였다.
종합하면, 읽기자료가 교과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초등학교 과학 교과서에 비해 중학교 과학, 화학 I, II 교과서에서 낮게 나타났다. 국정인 초등학교 과학 교과서와 달리, 검인정인 2009 개정 중학교 과학 교과서나 화학 I, II 교과서는 쪽수의 제한이 없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과학 교과서에서 학교급에 따른 읽기자료의 비율 차이가 결코 작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선행 연구에서는 과학 성취도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정의적 요인으로 과학 교과에 대한 흥미를 제시하고 있다.23 그런데 2015년에 실시한 수학·과학 성취도 추이변화 국제비교 연구(TIMSS)에서 우리나라 학생들의 과학에 대한 흥미가 참여국 중 최하위 수준이고 초등학교 4학년보다 중학교 2학년에서 순위가 더 낮았던 결과는24 학생들의 과학에 대한 흥미를 증진시키기 위한 대책이 시급함을 보여준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과학에 대한 학생들의 흥미와 호기심을 유발하여 과학 학습 동기 유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된13,14 읽기 자료가 중고등학교 과학 교과서에서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루어지는 현실을 개선할 필요성이 있다.
읽기자료의 주제
2009 개정 과학 교과서의 화학 영역 및 화학 I, II 교과서에 제시된 읽기자료의 주제 유형에 따른 빈도는 Table 3과 같다. 초등학교 과학 교과서에서는 실생활 응용 유형이 42.1%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였지만 중학교 과학, 화학 I, II 교과서에서는 14.3~23.1% 정도였다. 반면, 과학 지식 유형은 초등학교 과학 교과서에서는 21.1%였지만 중학교 과학 (48.5%), 화학 I(39.8%), 화학 II(53.6%) 교과서에서는 비중이 가장 높았다. 이러한 결과는 초등학교 교과서의 경우 우리 생활과 밀접한 다양한 이야기를 읽기자료로 제시하여 과학에 대한 학생들의 긍정적인 태도를 함양하는데 주목하 였고, 중학교 과학이나 화학 I, II 교과서의 경우 읽기자료를 통해 교과서 본문에서 다루지 못한 추가적인 정보를 제공하는데 중점을 두었을 가능성을 의미한다.
Table 3. Frequencies of reading materials by the types of theme and school grades (%)
초등학교 교과서에서 나타나지 않았던 과학자와 과학사 유형과 직업 및 진로 유형이 중학교 과학이나 화학 I, II 교과서에서는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 타났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과학에 대한 흥미가 떨어지는 우리나라의 중고등학생들에게 과학자의 생애를 소개하는 읽기자료를 도입하는 것은 학생들이 과학자에 대해 느끼는 심리적 격차를 줄임으로서 과학에 대한 인식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방안이 될 수 있다.25 이러한 맥락에서 과학사와 과학자 유형의 읽기자료가 상당한 비율(중학교: 9.2%, 화 학 I: 31.3%, 화학 II: 15.5%)을 차지하는 것은 바람직한 현 상으로 보인다. 그러나 읽기자료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Fig. 4에 제시한 사례와 같이 과학에 대한 흥미를 이끌어내는 읽기자료의 본래 목적에서 벗어나 단순히 과학자의 업적을 요약하여 소개하는 것에 불과한 읽기자료가 대부분이었다(중학교: 12개 중 9개, 화학 I: 26개 중 22개, 화학 II: 13개 중 11개). 즉, 현행 교과서의 과학자나 과학사 유형 읽기자료로는 과학에 대한 학생들의 흥미를 이끌어내기에 제한점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Figure 4. An example of the reading materials corresponding to the ‘scientist and history of science’ theme type (Chemistry I, Visang Education, p. 149).
한편, 직업 및 진로 유형도 중고등학교 교과서에서만 나타났는데, 이는 중고등학생 시기에 자신의 진로를 고민 하고 관련 정보를 원하는 학생들이 많으므로 진로 교육의 일환으로 과학 관련 직업이나 미래에 유망한 직업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려는 시도로 생각된다. 그러나 초등학생 시기에 진로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이 형성된다는 선행 연구 유형의 읽기자료를 제시할 필요성이 있을 것이다. 환경 유형의 읽기자료는 초등학교 교과서에서는 21.1%를 차지 하고 있었지만 중학교와 화학 I 교과서에는 없었고 화학 II 교과서에서는 7.1%를 차지하고 있었다.
읽기자료의 목적 유형
2009 개정 과학 교과서의 화학 영역 및 화학 I, II 교과서에 제시된 읽기자료의 목적을 분류한 결과는 Table 4와 같다. 모든 학교급에서 지식 제공 유형이 50% 내외를 차지하여 과학 교과서의 읽기자료가 해당 단원의 학습보다 학생들 에게 다양하고 흥미로운 정보를 제공하는 목적에 높은 비중을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개념 보충 및 개념 심화 유형의 비율도 모든 학교급에서 50% 내외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나, 읽기자료를 통하여 교과서 본문에서 학습한 과학 지식을 부연 설명하거나 교과서의 본문에서 다루지 못한 심화된 학습 내용을 제공하는 등 학습의 연장에 중요한 목적을 둔 경우도 여전히 적지 않음을 알 수 있다. 한편, 학교급이 낮아질수록 개념 심화 유형의 비율이 높아지고 반대로 학교급이 높아질수록 개념 보충 유형의 비율이 높아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다루는 내용이 쉬운 초등학교로 갈수록 읽기자료를 통해 심화된 내용을 소개하려는 목적이 강하고 다루는 내용이 어려운 고등학교로 갈수록 읽기자료를 이용하여 학습 내용을 보충 설명하려는 목적이 강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Table 4. Frequencies of reading materials by purposes and school grades (%)
읽기자료의 제시 형식
2009 개정 초등학교와 중학교 과학 교과서의 화학 영역에 제시된 거의 모든 읽기자료는 단원의 가장 뒤에 위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초등학교: 100.0%, 중학교: 98.5%). 화학 I, II 교과서에 제시된 읽기자료의 경우에도 단원의 마지막에 위치하는 비율이 각각 81.9%와 81.0%로 가장 많았지만, 단원의 중간에 위치하는 비율도 각각 16.9%와 19.0%였다. 한편, 교과서에서 단원의 도입부에 읽기자료를 활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2009 개정 과학 교과서의 화학 영역 및 화학 I, II 교과서에 제시된 읽기자료의 제시형식을 분석한 결과는 Table 5와 같다. 초등학교 과학 교과서의 모든 읽기자료와 나머지 교과서에서도 90% 이상의 읽기자료가 주제나 정보를 설명 형식의 글로 제시하는 설명형이었다. 스토리텔링이나 대화 형태의 글이 읽기자료에 포함되어 있는 이야기 포함 형은 중학교 8.5%, 화학 I 3.6%, 화학 II 6.0% 등 소수에 불과하였고, 만화가 읽기자료에 포함되어 있는 만화 포함형은 중학교에서 1.5% 나타났다. 초등학교 교과서와 달리 중학교나 고등학교 교과서에서는 이야기 포함형의 비율이 어느 정도 나타났지만, 이는 특정한 한 출판사에서 직업 소개 읽기자료의 기본 형식으로 대화 형태의 글이 들어있는 이야기 형식을 채택한 것에 기인한다. 결과적으로, 학교급에 무관하게 거의 모든 읽기자료가 실질적으로는 설명형으로 제시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학생들이 이야기식 텍스트를 선호하고 이야기를 활용한 수업이 전통적인 수업에 비해 효과적이라는 선행 연구 결과를11 고려할 때, 학생들의 흥미 유발이라는 읽기자료의 근본적인 목적을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해서는 일률적인 설명글 형식에서 벗어나 다 양한 형식의 읽기자료를 도입해야 할 것이다.
Table 5. Frequencies of reading materials by the types of presentation and school grades (%)
읽기자료에서 학생 활동 유형
2009 개정 과학 교과서의 화학 영역 및 화학 I, II 교과서에 제시된 읽기자료를 학생들에게 요구되는 활동에 따라 분 석한 결과는 Table 6과 같다. 탐구형 읽기자료의 비율은 초등학교 교과서가 31.6%로 가장 낮았고 중학교 과학 교과서가 60.0%로 가장 높았다. 읽기자료에서 학생들의 토의, 조사, 문제 해결 활동 등을 유도하는 탐구형의 비율이 30~60% 에 이른다는 결과는 읽기자료가 단순한 정보 전달 이상의 기능을 수행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탐구형 읽기자료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읽기자료에 제시된 대부분의 활동 이 전체적인 구조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한다기보다 읽기자료를 읽은 후에 실시하는 관련된 추후 활동에 불과함을 알 수 있다. 탐구 활동이 읽기자료에서 필수적인 활동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학생들이 흥미를 가지고 주도적으로 읽기자료를 활용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는 읽기 자료와 탐구 활동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다양한 형식의 자료를 제시할 필요성이 있다.
Table 6. Frequencies of reading material by activity types and school grades (%)
읽기자료에 사용된 시각자료
과학에서는 효과적인 의사소통을 위하여 다양한 시각 자료를 이용한다. 과학 교과서에서도 시각자료는 학생들의 주의를 끌고 다루는 내용을 보다 흥미롭게 만들 수 있다.27 2009 개정 과학 교과서의 읽기자료에서도 시각자료를 사용하여 내용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면서 동시에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하고 있다. 2009 개정 초등학교 과학 교과서 화학 영역의 읽기자료에 사용된 시각자료는 모두 70개로 읽기자료 한 개당 3.7개의 시각자료가 사용되고 있었다. 2009 개정 중학교 과학의 화학 영역, 화학 I, II의 읽기자료에 사용된 시각자료는 각각 302, 186, 165개로서, 읽기자료 한 개당 각각 2.3, 2.2, 2.0개의 시각자료가 사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중고등학교에 비해 초등학교 교 과서의 읽기자료에서 많은 시각자료를 사용함을 의미한다. 그러나 초등학교 교과서에서 읽기자료가 차지하는 쪽 수가 중고등학교 교과서에 비해 1.5배 정도 많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읽기자료에 사용된 시각자료의 수는 학교급에 무관하게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시각자료의 유형: 2009 개정 과학 교과서의 화학 영역 및 화학 I, II 교과서에 제시된 읽기자료에 사용된 시각자료의 유형에 대한 분석 결과는 Table 7과 같다. 모든 학교급의 교과서에서 60% 이상을 차지하였던 유형은 사진이었다. 다음으로 많았던 유형은 삽화로서 학교급별로 17.5~32.9% 를 차지하였다. 이와 같이 사진과 삽화가 전체 시각자료의 90% 정도를 차지하는 것은 특별한 경험이나 선행 지식이 없는 학습자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고28 학생들의 눈길을 끄는 생동감과 호소력이 있으므로 흥미를 유발하기에 적절하며,21 자료를 쉽게 구할 수 있어 경제성에서도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29
Table 7. Frequencies of inscriptions by the types and school grades (%)
선행 연구에서는 학생들의 분석 능력이 요구되는 그래프나 표로 제시할 만한 내용이 주로 중학교나 고등학교 교과서에 제시되기 때문에 초등학교 교과서에는 대부분의 시각자료가 사진이나 삽화라고 주장하였다.30 그러나 이 연구의 결과, 중학교 과학이나 화학 I, II 교과서에서도 시각자료의 유형 중 도식, 그래프, 표, 식 등이 차지하는 비율은 6.8~11.4%에 불과하였다. 교과서 본문과 달리 읽기 자료는 시각자료를 학생들에게 보여주고 이해시키려는 목적이 많기 때문에 이러한 결과가 나타났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읽기자료의 목적이나 내용에 따라서는 도해나 만화 등이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하는 학생들도 있으므로31 사진이나 삽화 이외에 보다 다양한 형태로 시각자료를 구성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시각자료의 역할: 2009 개정 과학 교과서의 화학 영역 및 화학 I, II 교과서의 읽기자료에 사용된 시각자료의 역할을 분석한 결과는 Table 8과 같다.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한 것은 읽기자료의 이해를 위한 단순한 보조 역할을 담당하는 본문 보조 유형으로 학교급에 따라 64.3~77.6%를 차지하고 있었다. 읽기자료의 내용을 보충하여 관련 정보를 추가적으로 제공하는 본문 부연 유형도 학교급별로 15.7~ 22.0%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본문 보조 유형과 본문 부연 유형 비율의 합이 초등학교 과학 교과서는 80%, 중학교 과학 교과서와 화학 I, II 교과서는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결과는 과학 교과서에서 시각자료가 텍스트 내용의 이해를 지원하는 역할에 집중하고 있다는 선행 연구의 결과를30 뒷받침한다.
Table 8. Frequencies of the roles of inscriptions by school grades (%)
읽기자료의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정보를 제공하는 독립적 정보 유형 시각자료의 비율은 모든 학교급에서 매우 낮았다. 이러한 결과는 시각자료가 독립적으로 텍스트에서 설명하지 않은 주제에 대한 정보 전달의 역할을 담당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는 선행 연구의 결과와32 상이하다. 이러한 차이는 교과서 본문의 경우 단원이나 차시의 도입부에서 시각자료만으로 정보를 제시하는 방식을 시도할 수 있지만, 읽기자료의 경우 텍스트의 기술에 우선 순위를 둘 수밖에 없기 때문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텍스트와 시각자료의 혼합 텍스트에서 학생들이 시각자료에 더 많은 주의를 기울인다는 선행 연구의 결과를33 고려할 때, 필요한 정보를 쉽게 전달할 수 있도록 시각자료를 구성하고 텍스트는 보조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읽기자료의 형식도 고려해 볼 필요성이 있다.
Fig. 5의 유조선이나 나무통 사진과 같이 시각자료가 본문 내용과 무관하게 단순한 장식적 기능을 담당하는 장식 유형은 초등학교 과학 교과서에서 12.9%를 차지하였지만, 중학교 과학 교과서와 화학 I, II 교과서에서는 3~4% 에 불과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초등학교 과학 교과서에서 딱딱하고 지루해질 수도 있는 읽기 활동을 보완하는 측면 에서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하는 시각자료를 많이 사용하였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학습 내용과 관련이 적은 자료로 흥미유발을 할 경우 학습자의 정보 처리 기능을 방해하여 학습 효과를 감소시킬 수도 있으므로,34 시각자료를 장식적 역할로 사용할 때는 효과에 대해 종합적으로 신중히 고려할 필요성이 있다.
Figure 5. An example of the inscriptions corresponding to the ‘decorating’ role type (Elementary School Science 3-2, Visang Education, p. 92).
시각자료의 캡션과 인덱스: 캡션은 시각자료의 이름이라고 할 수 있는데, 학생들이 시각자료에 들어 있는 배경과 같은 불필요한 정보를 걸러내고 시각자료가 전달하려는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도록 도와준다.27 2009 개정 과학 교과서의 화학 영역 및 화학 I, II 교과서의 읽기자료에 사용된 시각자료의 캡션 유형 분석 결과를 Table 9에 제시하였다. 학교급별로 58.4~68.9%의 시각자료에 캡션이 제시되어 있었는데, 제목만 제시한 경우가 가장 많았다. 캡션이 없는 시각자료는 학생들이 텍스트와 시각자료를 연결하여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27 이 연구에서 장식 유형을 제외한 나머지 시각자료 중 캡션을 제시하지 않은 시각자료의 비율이 학교급별로 30~41%에 이르렀다는 결과는 시각자료의 제시 방법에 개선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Table 9. Frequencies of the caption types by school grades (%)
시각자료의 역할 유형 중 읽기자료의 내용을 보충하여 관련 정보를 추가적으로 제공하는 본문 부연이나 읽기자료의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정보를 제공하는 독립 적 정보의 경우, 캡션이 없을 경우 학생들이 시각자료의 의미를 정확히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더욱 높다. 2009 개정 과학 교과서에서 독립적 정보 제공 유형은 시각자료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미미하지만 본문 부연 유형은 적지 않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으므로, 본문 부연 유형 시각자료의 캡션 유형을 분석하였다(Table 10). 초등학교 교과서의 경우 캡션이 없는 시각자료의 비율이 9.1%로 많지 않았지만, 나머지 학교급의 과학 교과서는 본문 부연 유형의 시각자료 중 24.4~39.6%에 캡션이 없었다. 이러한 결과는 2009 개정 과학 교과서에서 시각자료를 제시할 때 학습자가 시각자료의 목적이나 역할을 쉽게 파악할 수 있는지에 대한 배려가 전반적으로 부족함을 시사한다.
Table 10. Frequencies of the caption types of inscriptions elaborating text by school grades (%)
인덱스는 텍스트 속에서 시각자료 위치를 알려주는 기능을 담당하며 학생들이 텍스트와 시각자료를 쉽게 연결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2009 개정 초등학교 과학 교과서의 화학 영역의 시각자료에는 인덱스가 전혀 사용되지 않았다. 중학교 과학 교과서에서 인덱스가 제시된 시각자료는 전체의 7.2%였고. 화학 I, II 교과서에서 인덱스가 제시된 시각자료도 각각 2.2%와 10.6%에 불과하였다. 즉, 2009 개정 과학 교과서에서는 텍스트와 시각자료를 연결하는 도구로서 인덱스의 중요성을 중요하게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시각자료와 텍스트의 근접성: 시각자료가 관련된 텍스트로부터 떨어져 있으면 학습자의 입장에서는 두 가지 자료를 동시에 인식해야 하므로 주의가 분산되어 텍스트를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에, 시각자료와 텍스트 사이의 물리적 거리를 중요하게 고려할 필요성이 있다.28 시각자료와 텍스트의 물리적 거리가 가까우면 텍스트를 읽으면서 관련된 시각자료가 무엇인지 쉽게 알 수 있으므로 정보 통합이 용이하지만, 시각자료와 텍스트 사이의 거리가 멀면 상호참조하면서 텍스트의 의미를 이해 하기 위하여 많은 인지적 노력을 투입해야 한다.35,36 선행 연구에서도 시각자료와 텍스트가 가까이 제시될 때 주의 전환이 효과적으로 일어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37
2009 개정 과학 교과서의 읽기자료에 사용된 시각자료와 관련된 텍스트의 근접성을 분석한 결과는 Table 11과 같다. 시각자료 중 독립적 정보 유형과 장식 유형은 텍스트와의 관련성을 논하는 것이 무의미하므로 분석에서 제외하였다. 시각자료와 텍스트가 인접하여 제시된 강함 유형이 전체의 64.0%로 가장 많았다. 그러나 시각자료와 텍스트가 교과서의 같은 쪽 내에 있지만 멀리 떨어져서 제시된 약함 유형(28.2%), 시각자료와 텍스트가 교과서의 서로 다른 쪽에 제시되어 있어서 연결을 지어 해석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부족 유형(3.9%), 시각자료와 텍스트의 연결 관계가 없는 없음 유형(0.4%) 등 텍스트와 인접하여 제시되지 않은 시각자료의 비율도 32.5%로 적지 않았다. 특히, 텍스트의 이해력이 상대적으로 낮을 가능성이 높은 초등학생들을 위한 교과서에서 텍스트와 인접하여 제시되지 않은 시각자료의 비율이 45.0%에 이르렀다는 결과는 시각자료와 텍스트의 근접성을 점검하고 개선해야 할 필요성을 시사한다.
Table 11. Frequencies of the proximity types by school grades (%)
학생들의 텍스트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텍스트와 시각자료를 가깝게 위치시키는 것에 덧붙여 어떤 텍스트와 어떤 시각자료가 관련되어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좋다.35 즉, 불가피하게 텍스트와 시각자료의 물리적 거리가 멀어진다면 적절한 캡션이나 인덱스를 사용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러나 2009 개정 과학 교과서에 서 근접성이 약함이나 부족에 해당하는 시각자료 중 캡션이나 인덱스를 사용하지 않은 시각자료는 초등학교 과학 교과서가 24개 중 7개로 29.2% 중학교 과학 교과서가 85개 중 33개로 38.8%, 화학 I 교과서가 75개 중 27개로 36.0%, 화학 II 교과서가 37개 중 20개로 54.1% 등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론 및 제언
이 연구에서는 2009 개정 과학교육과정에 따른 초등학교 3~6학년 과학 교과서의 물질 영역, 중학교 과학 교과서의 화학 영역, 고등학교 화학 I, II 교과서에 제시된 읽기자료를 대상으로 주제, 목적, 제시 형식, 학생 활동 등의 측면에서 그 특징을 분석하였고, 읽기자료에 사용된 시각자료에 대해서도 유형, 역할, 캡션과 인덱스, 텍스트와의 근접성 등을 분석하였다.
초등학교 과학 교과서의 물질 영역에 제시된 읽기자료에 비해 중학교 과학 교과서의 화학 영역과 고등학교 화학 I, II 교과서에 제시된 읽기자료는 교과서의 전체 쪽 수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30% 정도 적었다. 2009 개정 초등학교 과학 교과서는 이전 과학 교과서에 비해 읽기자료의 수가 줄어든 것으로 보고되었다.21 그런데 쪽수의 제한이 없었던 중학교 과학 교과서나 고등학교 화학 I, II 교과서가 초등학교 과학 교과서에 비해 읽기자료의 비율이 매우 작은 결과는 읽기자료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함을 의미한다. 과학 교과서에 읽기자료를 도입하는 가장 중요한 근거는 학생들의 흥미와 호기심을 유발하고 과학을 일상적 경험과 연결지을 수 있기 때문이다.10,11,38 TIMSS에서 과학 교과에 대한 학생들의 흥미가 최하위 수준이고 초등학교보다 중학교에서 더 순위가 낮았던 점을24 고려한다면, 과학 지식에 맥락을 제공하며 과학을 싫어하는 학생들도 끌어들일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제안된 이야기를39,40 중학교와 고등학교의 교과서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다루어야 할 것이다.
읽기자료의 주제 유형을 분석한 결과, 초등학교 과학 교과서에는 우리 생활에 밀접한 다양한 사례를 소개하는 실생활 응용 유형이 가장 많았으나 중학교와 고등학교 교과서에는 교과서 본문에서 다루지 못한 정보를 추가적으로 제시하는 과학 지식 유형이 가장 많았다. 즉, 중학교와 고등학교의 과학 교과서는 교과서의 전체 쪽수에서 읽기 자료가 차지하는 비율뿐 아니라 읽기자료의 주제 측면에서도 학생들의 흥미와 학습 동기 유발이라는 읽기자료의 장점을 살리지 못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편, 중학교와 고등학교 교과서에서는 과학자와 과학사 유형의 읽기자료가 상당한 비율을 차지하고 있었으나, 대부분 과학자의 업적을 간단히 소개하는 수준에 머물러 과학자에 대한 학 생들의 심리적 거리감을 줄이는 효과를 기대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읽기자료의 제시 형식 측면에서는 학교급과 무관하게 거의 모든 읽기자료가 설명형으로 제시되어 학생들에게 읽기 부담을 지울 가능성이 있었다.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서는 제시 형식 측면에서도 학생들이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진11 이야기나 만화와 같은 새롭고 흥미로운 형식의 읽기자료를 시도할 필요성이 있다. 학생들에게 요구되는 활동 측면에서는 학교급과 무관하게 학생들의 토의, 조사, 문제 해결 활동 등을 유도하는 탐구형 읽기자료의 비율이 상당히 높았다. 그러나 제시된 활동이 읽기자료와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전체 구조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진정한 의미의 탐구형 읽기자료는 매우 적었다.
읽기자료에 사용된 시각자료를 분석한 결과, 읽기자료 한 개당 약 두세 개의 시각자료가 있을 정도로 많은 시각자료들이 사용되고 있었으나, 대부분이 텍스트의 내용 이해를 지원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본문 보조나 본문 부연 유형이었다. 그리고 대부분의 시각자료가 사진이나 삽화 유형이어서 다양한 형식을 선호하는 학생들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점으로 나타났다. 텍스트와 시각자료를 연결하여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캡션이 제시되지 않은 시각자료의 비율도 적지 않았고, 텍스트 속에서 시각자료의 위치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인덱스가 제시된 시각자료는 소수에 불과하였다. 시각자료와 텍스트의 근접성 측면에서는 텍스트와 인접하여 제시되지 않은 시각자료가 학교급별로 27~51%에 이르렀고, 캡션이나 인덱스를 사용하지 않은 시각자료도 학교급별로 29~54%나 되었다. 시각자료의 내용과 목적이 명확하게 캡션으로 제시되지 않는다면 학생들이 텍스트의 의미를 오해할 수 있고,28 시각 자료와 텍스트가 떨어져 있을 경우에는 심리적, 물리적으로 정보를 통합하기 어려워진다.37 따라서 읽기자료에 시각 자료를 배치할 때 텍스트와 시각자료를 가깝게 위치시키고, 텍스트와 시각자료의 거리가 불가피하게 멀어질 경우에는 적절한 캡션이나 인덱스를 사용하여 연결시키려는 노력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과학교육에서는 패러다임적 사고에 비해 내러티브적 사고가 익숙하지 않지만. 내러티브적 사고는 누구나 자연스럽게 배우고 쉽게 익숙해지는 사고방식이라는 장점이 있으므로6 과학 교과서에 내러티브를 도입하는 방안으로 읽기자료의 활용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다. 과학 교과서의 읽기자료가 과학 학습에 효과적으로 사용되기 위해서는 읽기자료의 내용이나 형태 등 다양한 측면에서 세심한 고려가 필요하지만, 이 연구의 결과 교과서의 읽기자료는 주제, 목적, 제시 형식, 활동 유형 등의 측면에서 학교급에 따른 고려가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읽기자료에 대한 초등학생과 중고등학생의 인식이 다르고 과학에 대한 태도와 같은 학생의 특성에 따라서도 읽기자료에 대한 선호가 다르므로,16,19 학생들의 특성과 읽기자료에 대한 학생들의 요구를 바탕으로 학교급에 따라 어떤 목적을 위해 어떤 유형의 읽기자료를 어떻게 제시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한편, 선행 연구에서는 교과서에서 시각자료가 많이 쓰이고 있지만 시각자료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에 대한 교 육은 명확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41 시각자료에 대한 설명이 텍스트에 없을 경우 학생들의 기억 용량에 인지적 부담만 줄뿐 학습 효과가 전혀 없다는 결 과를36 고려할 때, 텍스트와의 관계 속에서 시각자료를 어떻게 제시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도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Acknowledgments
Publication cost of this paper was supported by the Korean Chemical Socie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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