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지구화는 자연적 현상이 아닌 국제적 차원에서 진행되는 사회조직의 재구성 과정이다. 기존의 국가 중심의 이념, 가치, 조직, 기구 등이 국가간 또는 지역간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관계를 중심으로 재편되는 과정이라고 할수 있다. 이 과정에서 미디어는 개인에서 국제적 차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수준에서 지구화의 내용과 방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1]. 특히 미디어는 국가를 중심으로 하는 우리의 인식의 지평을 변화시킴으로써 과거의 상상의 공동체[2]로 불린 국가의 의미와 역할을 급진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그러나 미디어는 사회 현실을진공상태에서 재구성하지 않고 지배적인 정치경제적 원리를 반영하며 그 원리를 강화하는 방식을 취한다. 이는 20세기 후반부터 급속히 확산되어온 신자유주의적 지구화가 미디어에 의해 지구적 차원에서 진행되는 과정이 형성됨을 의미한다. 국가경쟁력 지수는 이러한 오늘날 지구화 과정의 특성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기표라고 할수 있다. 다보스포럼이라고도 불리는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에서 90년대 후반부터 매년 발표하는 국가경쟁력보고서는 세계 각국의 경제를 몇 가지표준화된 지수로 평가하여 순위를 정한다. WEF에서 이 보고서가 발간이 되면 국내를 포함한 전 세계 주요 매체는 자국의 ‘성적’을 중심으로 주요 뉴스를 구성하며 순위의 의미와 변동 원인과 자국이 개선해야 할 지표가 무엇인지 정부가 답할 것을 미디어는 요구한다. 신자유주의적 지구화에 최적화된 모범 사례가 제시되며 정부와 국민은 그것을 모방할 책임이 주어지는 것이다. 이는 지구화 과정이 자연스러운 국가와 국가간 질서의 조정이 아닌 미디어가 매개하는 특정한 가치와 방식에 의한 사회적 재구성 과정임을 보여준다.
우리나라의 2017년 국가경쟁력순위는 평가대상국 137개 중에서 26위이다. 2008년 13위에서 2014년 26위로 낮아진 이후 이 순위를 유지하고 있다. 국내 주요 언론사는 이 순위를 보도하면서 그 기준과 의미를 보도하며 국가재구조화를 요청한다. 노동시장 효율성, 혁신정도 등과 같은 지수를 중심으로 개발된 WEF의 국가경쟁력지수가 한 국가의 총체성을 결정하며 미래를 지시하는 것이다.
본 연구는 지구화 과정에서 관찰되는 이러한 특정 방식의 국가 재구조화의 이념성 및 미디어의 역할을 보다 구체적으로 이해하고자, 국내 언론의 국가경쟁력 보도의 특성을 분석하고자 한다. 이러한 분석 내용은 WEF의 국가경쟁력 지수를 국가의 주요 매체가 어떠한 의미를 부여하며 미디어가 국가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설명해 줄 수 있는 자료를 제공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 그리고 이러한 설명은 오늘날 지구화 과정에서 미디어가 국가의 역할과 의미를 어떻게 ‘자연스럽게’ 매개하며 강화하는지 드러내 주고자 한다. 즉, 우리는 이 연구를 통해 오늘날 지구화의 미디어적 성격이 내포한 주요한 가치와 이념의 한 측면을 논의할 기회를 제공해 주고자 한다.
2. 이론적 논의
2.1 지구화의 흐름과 특성
지구화에 대해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정의는 자본, 노동, 상품과 용역 등이 국가의 경계를 자유로이 넘나들며 이 과정에서 기존 국가들 간의 네트워크가 더욱 촘촘해지는 현상 혹은 과정일 것이다[3]. 이러한 지구화(Globalization)논의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부분은 바로 민족국가(Nation-state)에 관한 내용이다. 지구화와 민족국가라는 관점에서 두드러지는 두 가지 견해는 먼저, 지구화의 흐름 속에서 전통적인 근대적 민족국가의 지위가 크게 약화되고 이러한 경향이 계속 지속될 것이라는 견해와 이와는 다르게, 지구화의 추세 속에서 민족국가의 지배력이 다소간 약화되긴 하였지만 여전히 가장 강력한 정치적 결사체로 존재하며 앞으로도 그럴 것 이라는 견해이다[4][5]. 이는 곧 지구화의 과정 속에서 국가 혹은 민족의 위상과 역할은 어떻게 변화하는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우리가 근대 국가의 이념성과 역할의 지속가능성을 논의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어떠한 국가의 이념성과 역할이 부각되는지를 비판적으로 이해하며 그것들이 어떠한 방향으로 전개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들이다.
김은중[6]의 민족국가에 대한 논의는 국가의 이념성과 역할을 포괄하는 개괄적인 국가개념의 변화과정을 설명하고 있는데 이때 그는 핵심개념으로 원초주의(primordialism)와 근대주의(modernism)를 제시한다. 전통적 개념으로 볼수 있는 원초주의의 경우 민족국가는 공동체내의 공통의혈통·언어·관습 등을 공유한 혈연과 문화 중심으로 정의되며, 후자의 경우 공동체 구성원들의 소속의지를 기반으로 하는 정치·계약 중심의 정의로 설명된다. 원초주의가 국가의 일차적이며 자연적 관계 중심인데 반해 근대주의는 이차적이며 사회적 관계 중심의 이념성이 강조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이념성은 집단적 실천에 의해 국가의 정체를 재구성하는 원동력을 제공한다. 국가의 정체성에 대해 정의하고자 할 때 점차 원초주의보다 근대주의적 해석이 설득력을 얻게 되는 이유는 근대에 일어난 정치· 문화적 혁명이 더 이상 종교나 왕정체제에 구속되지 않는 주체성을 가진 시민 계급을 형성하고 또 한편으로 경제적 차원의 혁명으로 일컬어지는 자본주의가 전 세계를 강타함에 따라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한 민족이 곧 한 국가라는 인식에 자본이라는 변수가 등장하여 원초주의적인 민족의 에스노(ethno) 개념이 약화되고 동시에 자본을 중심으로 한 경제적 공동체로서의 국가라는 개념이 전 지구적으로 대두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원초주의적 관점에서 근대주의로의 전이를 설명하는 다양한 현실 속 예들도 이를 뒷받침한다. 예를 들어 이제는 전 지구적으로 보편화되어 쉽게목격할 수 있는, 경제적인 목적을 갖고 주변부국가에서 중심국가로 이동하는 이주민 혹은 이주 노동자의 사례는 원초주의적 민족국가의 개념에서는 더 이상 설명되지 않으며 자본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구성되는 국가의 개념 하에서 더욱 설득력을 갖는다. 그럼으로 지금까지의 지구화를 추동하게 하는 원동력은 자본과 경제이며 앞서 살펴보았듯 이들은 국가의 의미변화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또한, 오스터함멜 과 피터슨[4] 역시「글로벌화의 역사」라는 저서를 통해 지구화 관련 초기 논의는 국제 무역을 주로 다루는 ‘세계 경제’ 차원에서 대다수 이루어졌다고 보았다. 유럽 국가들의 식민지 팽창과 국제적인 상품 및 자본 이동 격화의 흐름, 다국적 기업의 출현 등 글로벌 범위로 점점 더 견고해지는 경제적 연계를 지구화의 흐름으로 파악한 것이다. 이렇듯, 경제 혹은 자본주의의 지구화를 지구화논의에 필두에 세우거나 핵심적 개념으로 이해하려는 경향은 전혀 낯설지 않다. 또한, 이 후의 다양한 연구들이 이러한 경향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7][8][9][10][11][12].
지구화 담론을 경제적 측면을 중심으로 재구성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과정이 아니라 미디어를 통해 강화된다. 국가는 한 사회의 정체를 대표함에도 미디어에서 국가는 경제 주체로 축소되고 일반 기업과 유사한 ‘경쟁력’을 요구받는다. 심지어 미디어를 통해 국가는 상품화의 대상으로 전락하곤 한다. 예를 들면 국가브랜드는 &ld quo;전통적으로 국가라는 통치적인 위상을 생산과 소비의 목적과 수단으로서 재정의 함으로써 타국가와 그들의 자원을 경쟁조건으로 하여 차별화하는 과정인 것이다” [13]. 이처럼 미디어는 지구화 과정에서 중립적이지 않으며 오히려 경제적 지구화를 당연하며 유일한 과정으로서 국가까지 상품화의 대상으로 치환시키는 적극적인 행위를 수행한다.
2.2 지구화와 국제기관
이와 같이, 지구화는 단순한 국가 간 관계의 지리적 확장이 아닌 특정 가치와 이념을 바탕으로 국가의 의미와 역할이 국제적 차원에서 보편화되는 복잡한 담론의 정치과정을 내포하고 있다. 특히, 각종 국제조약 및 기구들과 이들의 담론들은 그러한 과정을 추동하는 강력한 주체이다. 예를 들면 1947년 전 지구적 자유무역주의 구축의 시발점으로 GATT체제, 자유무역주의의 확립을 위한 IMF (국제통화기금), IBRD(국제부흥개발은행), 그리고 우루과이 라운드를 통해 등장한 WTO(세계무역기구)는 오늘날 지구화의 특성과 확장을 견인하는 대표적 국제 기구들이다[14]. 관세와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이라고 불리는 GATT의 경우 무역의 대상을 공산품으로 한정하지 않고농산품과 서비스 등으로 확대시키기 위해 시작되었으며 이를 통해 세계자본주의의 새로운 질서를 구축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이후 GATT체제의 종결과 함께 출범한 WTO의 경우, 130개국이 넘는 회원국들이 있으며 서비스와 지적 재산권 등이 조약의 형태로 새로 포함되어 사실상 자본주의의 거의 모든 영역에 영향력을 끼칠 뿐만 아니라 각 회원국 간의 무역에 문제가 발생할시 WTO에 제소하면 이를 판단하여 실질적인 판결을 내려주는 분쟁조정권한까지 갖고 있어 회원국들로 하여금 강력한 구속력을 가진다고 할 수 있다. WTO의 이러한 권한은 단일 기구가 가진 세계 역사상 유례없는 강력하고 폭넓은 범위의 권력으로, 자본주의와 뒤이어 설명할 신자유주의가 얼마나 전 지구적으로 강력하게 작동하고 있는지 실질적으로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앞선 기구들과 같이 국제법상의 실질적 구속력을 갖추지는 못하였지만 매년 발표하는 국가경쟁력보고서로 인해 세계 각국의 정부와 언론 등의 촉각을 곤두세우게 하는 국제민간회의 형태의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 : WEF) 역시경제 분야의 지구화과정에서 중요하게 거론되는 주체이다. 다보스포럼이라고도 불리는 이 국제회의는 1971년 경제학자 클라우스 슈밥의 주도하에 설립된 이래 매년 세계의 저명한 기업인‧경제학자‧정치인 등이 스위스 다보스에서 모여 세계경제의 현안과 문제점 및 발전방향 등에 대해 토론하는 장으로 발전하였다. 국가경쟁력보고서를 포함해서 세계경제포럼이 발표하는 각종 보고서 및 자료들은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으며 이에 따라 대표적인 국제기구인 유엔역시 세계경제포럼을 유엔비정부자문기구로 지정함으로써 그 권위와 위상을 인정한 바 있다. 세계경제포럼이 제공하는 각종 자료 중 가장 주목받는 보고서인 국가경쟁력보고서는 세계 각국의 경제상황을 다수의 지수로 나타내고 각 지수들의 값을 자체적으로 마련한 기준에 의해 합산하여 순위를 매기는데, 이렇게 개발된 지수들을 중심으로 세계 각국의 경제수준을서열화하여 배포하는 방식은 결과적으로 이미 구조화되어 있는 세계질서의 지배권력을 공고화하며 한편으로 신자유주의적 경제질서를 재생산하는 역할을 한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15].
2.3 신자유주의와 국가
세계화흐름에 있어 ‘신자유주의(neo-liberalism)’는 자본주의의 세계화에 구체적 작동원리로써 주목받아왔다.
신자유주의란, 20세기 초반의 케인즈주의가 시장실패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되자 고전적 자유주의로 회귀하려는 움직임으로, 자유시장과 작은 정부를 지향함으로써 시장의 자유경쟁을 유도하고, 합리성과 효율성에 근거하여 시장의 자율적 배분원리를 중심으로, 궁극적으로 경제의 효율성을 높이고자 하는 경제체제이다[11]. 데이비드 하비[16]역시 신자유주의가 세계 경제를 주도하는 이데올로기라고 주장하면서, 신자유주의가 전제하는 자유시장과 자유무역 그리고 탈규제화라는 제도 속에서 제도의 최대 수혜자는 사적 기업이며 이 과정에서 국가는 작은 정부를 지향하면서 시장에 대한 직접적인 개입보다는 기업과 시장의 자유 및 개방 그리고 탈 규제정책을 보장해주는 다양한 행정적 역할을 담당한다고 비판적으로 설명하였다[17].
(Table 1) Concepts and phenomena of neoliberalism
또한 이러한 신자유주의적 요소들을 검토해 보았을 때, IMF나 The World Bank, GATT-WTO와 같은 초국가적 단체들이 국가 간 무역장벽의 철폐 혹은 자본시장의 개방 등의 분야에서 주로 역할하고 있는 결사체라는 사실은, 동시에 이들 단체가 갖는 전 지구적 영향력을 고려해보았을 때, 신자유주의가 지구화 담론과 정책을 주도하는 핵심적 용어임을 증명하고 있다[13].
앞서 논했듯 신자유주의는 다분히 경제적 용어이지만 신자유주의 체제로 인한 영향이 경제 분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논의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세계화시대의 신자유주의와 민주주의의 관계에 대해 분석한 유현석[18]에 따르면, 특히 1990년대에 민주화를 이루게 된 라틴 아메리카의 여러 국가들은 이전 독재정부로부터 물려받은혼란스러운 정치 상황과 불안정한 경제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과도한 압력을 받게 되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신자유주의적 경제정책은 일견 신속한 경제성장 및 질서 수립에 가장 효율적인 대안으로 비춰질 수 있고, 이에 따라갓 출범한 민주정부의 입장에서도 국민의 지지를 쉽게 이끌어 낼 수 있기 때문에 훌륭한 선택으로 인식되었다[16][18][19]. 이처럼, 신자유주의와 민주주의는 이들이 국가 내로 유입되는 과정의 측면에서 매우 깊은 상호연관성을 갖는다고 할 수 있다[18]. 하지만, 신자유주의가 전 지구적 대세로 자리 잡고 그로 인한 현상의 변화가 감지되기 시작하면서 국가의 기능은 세분화되고 그 속에서 파편화 되었는데 구체적으로, 의회의 기능이 대폭 축소되고 행정부로 권력이 집중되면서 형식적 민주주의가 초래된다는 지주형[20]의 지적처럼 신자유주의가 국가와 민주주의 체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들에 대한 비판도 쏟아지기 시작했다. 또한 역설적으로 신자유주의가 국가와 해당 국민의 재산권에도 위협이 되는 사례로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1.
이와 같이 신자유주의에 대한 비판적 관점은 마치 신자유주의의 지구화가 후쿠야마식의 역사해석에서 엿볼 수 있듯이 역사 전개 과정에서의 필연이자 종국적 형태인양 신자유주의 담론을 확장시켜오던 미국을 위시한 서구세계 스스로의 경제위기에서 기인한바 있다[14]. 그러나 그보다 앞서 신자유주의가 미국의 레이건, 영국의 대처시기에 경제불황과 오일쇼크(oil shock)로 인한 경제성장율 저하, 극심한 인플레이션 등의 경제위기 속에서 등장하여 국제사회의 지배담론으로 자리매김하는데 있어핵심적 시기이자 원인으로 지목되는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11], 서구의 신자유주의자들이 보인 ‘강압’으로까지 평가받는 정책적 자신감은 마치 신자유주의가 당시의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절대적이고 유일한 대안이 자해결책이라는 인식을 확산시키기에 충분했다고 보여진다. 하지만 2008년 미국에서부터 야기된 서브프라임 사태가 글로벌 금융위기로 단시간에 확산되면서 이를 가능케한 지구화 및 신자유주의의 지구화는 재평가의 시기를 맞게 되었다.
한편, 이렇듯 신자유주의 담론의 확산과 재평가라는 국면에 미디어 역시 다양한 형태로 역할했다고 보인다. 특히 신자유주의가 태동되었던 미국의 미디어들은 신자유주의가 전 지구적으로 확산되는 과정에서부터 비판을 받게 되는 과정에 이르기까지 그들이 점유하고 있던 이른바 ‘엘리트 언론’의 지위를 이용하여 여론형성 및 담론확산의 역할을 자행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동률[21]의 연구에 따르면 우리 언론에도 자주 인용되는 「뉴욕타임즈(The New York Times)」, 「월스트리트 저널(Wall Street Journal)」, 「블룸버그(Bloomberg)」, 「파이낸셜 타임즈(Finacial Times)」등의 주요 미디어들이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에 신자유주의에 대해 보도함에 있어 적극적인 태도를 취했다고 한다. 더욱 구체적으로 그는 엘리트 언론으로 지목되는 「뉴욕타임즈」와 「월스트리트 저널」이 해당 시기에 신자유주의를 보도함에 있어 어떠한 프레임과, 보도태도, 핵심정보원을 사용했으며 정부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파악했는지 분석하였다. 그 결과 신자유주의가 외환위기의 해법으로 등장했던 1997년, 양 언론사는 ‘시장 자율’ 프레임 사용, 작은 정부 지향 등의 신자유주의적인 해법과 정책에 대해 지배적인 선호를 드러내었다. 물론언론사의 정치적 이념에 따라 차이를 보이기는 하지만 신자유주의가 본격적으로 시험대에 오른 2008년의 경우이러한 경향은 역전되어 양 언론사의 태도가 ‘시장개입’‘큰 정부’등 으로 입장선회한 부분은 주목할 만하다. 이와 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미디어가 신자유주의의 확산과 재평가의 국면에서 의제설정, 여론형성 및 반영 등의 언론의 고유한 기능을 통해 국면에 적극적으로 참가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정론의 역할보다는 정치성을 드러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2.4 국가경쟁력과 신자유주의적 지구화
본 연구의 핵심주장은 신자유주의가 지구화되는 과정에서 그 실질적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는 증거로써 국제적으로 공신력을 인정받고 있는 지표인 국가경쟁력지수가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장에서는 국가경쟁력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에 앞서 왜 국가경쟁력지수가 신자유주의와 깊은 연관성을 갖고 있다는 증거로 활용될 수 있는지 간략히 논의해보고자 한다.
한국은행은 1996년 주간해외경제라는 정기보고서를 통해 국가경쟁력을 평가하는 두 단체 즉 세계경제포럼(WEF)과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의 평가 방식과 결과에 대해 비교한 바 있다. 이전까지 두 단체는 공동으로 「세계 경쟁력 보고서」를 발간해 왔으나 단체 간 경쟁력 평가방식에 대한 이견으로 인해 1996년부터 세계경제포럼은 국제경영개발연구원이 기존 평가방식을 유지한 것과는 다르게 새로운 평가방식을 도입하였다. 따라서 세계경제포럼은 국가경쟁력에 대해 “1인당 GDP의 높은 증가율을 지속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국가의 역량”으로 정의하고 평가조사 항목수를 대폭 축소(378개 항목에서 155개로 수정)하면서 조사 항목 선정에 신중을 기했다. 평가방식변화의 중점은 무엇보다도 평가항목에 대해 동일한 가중치를 부여하던 예전의 방식에서 1)무역·투자에 대한 경제의 개방도 2)정부의 역할 3)금융부문의 효율성 4) 노동시장의 탄력성 및 유연성 부문에 전체 가중치의 3분의 2를 배정하고, 경영의 질이나 사회간접자본, 기관의 효율성 등에 나머지 가중치를 배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각종통계조사와 더불어 기업가 대상의 설문조사 항목은 기존의 방식을 고수하였다. 달라진 평가방식에 대한 결과로써 독일의 예를 제시해보자면, 같은 해 WEF의 평가는 22위였지만 IMD의 평가는 10위로 상당히 엇갈린 결과를 보여주었는데, 한국은행은 이를 WEF가 노동시장의 유연성및 사회보장에 높은 가중치를 부여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본 연구는 앞선 논의에 따라 신자유주의가 본격적으로 지구화되던 시기에 WEF가 국가경쟁력순위를 평가하는 방식이 신자유주의가 전제하고자 하는 방향으로 수정되었다는 증거로 활용되기에 적합하다고 판단하고, WEF의 국가경쟁력에 대해 집중하여 논의를 이어나가고자 한다.
WEF의 국가경쟁력 평가방식은 그 후에도 시기와 상황에 맞춰 조금씩 변화해왔으나, 경제효율성과 시장개방등에 대한 근본적인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고 보인다. 이는 2017년 현재 WEF의 국가경쟁력 평가항목을 살펴봄으로써 확인해볼 수 있다. 2017년 국가경쟁력보고서[22]에 의하면 당해 연도 국가경쟁력지수의 측정은 크게 3개 분야 12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첫 번째 분야는 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요소들의 집합으로 다시 제도와 인프라, 거시경제환경 및 보건과 기본(초등)교육으로 세분화된다. 두 번째 분야는 효율성 향상을 측정하기 위한 요소들로 고등교육 및 직업훈련, 상품시장 효율성, 노동시장 효율성, 금융 시장 성숙도, 기술 발전 준비상황, 시장규모로 구성되어 있다. 마지막 세 번째 분야는 혁신성 및 정교함을 측정하는 부문으로 사업적 정교함과 혁신정도로 구성되어 있다. 측정되는 요소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국가경쟁력보고서와 세계경제포럼의 이념성이 한쪽으로 기울여져 있지 않은지 합리적 의심을 가능하게 하는 몇몇 요소들이 눈에 띈다.
한편, 2017년 조사에서 총 137개국 중 한국은 26번째로 높은 국가경쟁력 순위를 보였는데 주목해야 할 것은 전체 순위보다는 각각의 평가항목에 대해 세계경제포럼이 자체적으로 내어놓은 평가이다. 보고서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훌륭한 인프라(8th)와 친화적인 거시경제적 환경(2nd)이라는 요소가 국가경쟁력 강화를 주도하고 있으며, 반대로 노동시장의 효율성(73rd)을 국가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소로, 더욱 구체적으로 노동시장의 유연성(106th)과 갈등적인 노동자-고용주간의 관계(130th), 높은 정리해고 비용(112th)이 국가경쟁력상승을 저해하는 요소로 지적되고 있다. “지속적으로 기대치를 밑도는(consistently under perform) &rd quo; 노동시장 효율성 부분이 한국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듯, 세계경제포럼의 내놓은 한국경제에 대한 평가를 살펴보면 세계경제포럼의 국가경쟁력순위는 신자유주의적 경제정책의 이행수준에 대한 평가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Figure 1) Measuring factors of national competitiveness index
그렇다면 한국사회에서 국가경쟁력은 어떠한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는가? 본 연구는 앞선 질문에 대한 분석단위를 미디어의 기사 및 보도에 집중하고 있지만 본 분석에 앞서 국가경쟁력에 대한 학계의 논의를 짚고 넘어가고자 한다. 먼저, 국가경쟁력 자체 혹은 국가경쟁력보고서에 담긴 내용 자체에 대한 학계의 관심도는 그리 높지 않아 보인다. 왜냐하면 앞서 논의한 바와 같이 세계경제포럼이 내놓은 국가경쟁력이라는 개념이 신자유주의 정책을 유도하고, 세계 경제를 단일한 질서에 의한 기준으로 서열화하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과 논리에서 벗어나며, 신자유주의로 인한 문제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수준으로 까지 현실화되고 있지만 많은 연구들이 단순히 국가경쟁력을 ‘강화’ 하고 ‘제고’하는 방안에만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가경쟁력순위 상승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은 우리 사회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물론 국가경쟁력순위의 상승이 꼭 우리사회를 그릇된 방향으로몰고 가는 것은 아니며 순기능도 분명히 존재하겠지만, 그 속에서 다시 한번 주변화되고 있는 노동 형평성과 같은 가치들은 우리가 처한 현실을 고려해 보았을 때 단순히 국가경쟁력순위를 몇 단계 높이는 것보다 중요하고 도시급한 문제일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사회가 갖고 있는 국가경쟁력과 더 나아가 신자유주의에 대한 인식이 언제,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신자유주의의 특징으로 일컬어지는 개방, 탈규제, 자유무역, 자유시장 등은 우리나라에서도 이제 전혀 낯설지 않은 개념이다. 우리나라에 신자유주의가 유입된 시기와 맥락에 대한 기존 연구들을 살펴보면,물론 앞선 정부들에 의해 신자유주의로의 전환 움직임이 감지되긴 하였지만 실질적으로, 김영삼정부 시기에 맞게된 외환위기와 뒤따른 김대중정부와 노무현정부의 신자유주의로의 정책전환이 IMF가 제공한 구제금융 프로그램이라는 경제적 틀 속에서 이뤄졌기 때문에 이 시기를신자유주의가 우리나라에 도입된 시기로 판단하는 경향이 존재한다[14][18][19]. 당시에도 IMF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구제금융을 요청한 모든 국가에 긴축적 거시정책을 요구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었는데 1997년 11월에 처음으로 IMF와 한국정부가 마주앉은 자리에서 자국 특히 월스트리트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미 재무성까지 직접 개입하여 신자유주의적인 가치 즉 자본시장개방, 금융 및 무역 자유화, 부실금융기관에 대한 영업정지등을 요구하였으며 이러한 흐름에 발맞추어 한국정부내의 신자유주의자들 역시 기업, 금융, 노동 부문의 여러 개혁안들을IMF 구제금융 프로그램에 삽입시켰다[16]. 구조조정을 비롯한 정리해고제와 파견근로자제도가 이때에 도입되었음은 물론이다[20]. 이 시기를 들어 강요된 신자유주의의 시기라는 평가도 존재한다[19]. 이후 IMF를 내세운 신자유주의 체제로의 이행이 우리의 '삶의 방식'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은 경험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이다.
하지만, 노동문제에 있어 신자유주의는 우리나라에서 조금 더 현실적이고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노동정책부문에 있어 신자유주의 정책이라 함은, 노동시장의 규제를 풀고 좀 더 효율적이고 유연한 노동정책을 의미한다[23]. 하지만 노동시장의 효율성 문제는 신자유주의 체제에 들어서면서 재벌이나 대기업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개념이 되었다[1]. 이 과정에서 과거 애써 법제화했던 노동 형평성과 같은 가치들은 배제되어 왔다. 신자유주의를 한국에 처음으로 도입했다고 거론되는 김영삼 정부의 경우에도, 초반의 강력했던 경제개혁의 의지와는 달리 정권이 지속되면서 국가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명목아래 재벌에 대한 규제정책을 완화함으로써 대기업들이 세계적으로 발돋움하는데 뒷받침이 되어준 반면, 1993년 후반기부터 진행된 노동배제전략으로 인해 노조 조직률의 하락, 임금하락, 비정규직 노동자의 급증, 해고조건의 완화2를 불러일으켰다[24]. 이로 인한 결과로 한국사회는 수많은 실직자의 양산과 중산층의 몰락, 그리고 서민경제의 파탄을경험하기에 이르렀다. 또한, 신자유주의적 노동정책은 우리 헌법이 규정하고 노동 형평성과 같은 다양한 노동자의 권리에도 역행하는 것으로 이는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위해라고 볼 수 있다.
(Table 2) Key Concepts of Labor Equity
본 연구는 지구화의 흐름 속에서 신자유주의가 세계경제의 지배적 이데올로기로써 자리매김하고, 지구적 차원에서 신자유주의가 본격적으로 구조화되는 과정과 영향들에 대해 알아보았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우리나라에서 신자유주의가 구체화되는 과정은 다양한 비균형적 경제발전의 원인이었으며, 이는 세계경제포럼이 매년 발표하는 우리 경제에 대한 성적표 즉, 국가경쟁력 평가에도뚜렷하게 드러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또한, 신자유주의는 민주주의국가의 형성에 있어 다양한 민주주의의 기본원칙을 훼손 혹은 무시함으로써 민주적 공론장의 기능과 3권 분립의 원칙을 마비시키고, 행정부의 권한 확대를 압박 혹은 강요하는 방식으로 국가의 정당성에까지 위해를 가했다고 보여진다. 하지만 이러한 가운데 신자유주의는 다양한 방식으로 법제화되면서(국내법 혹은 국가 간 조약 등) 담론 혹은 이데올로기적 성격을 뛰어넘어 수많은 노동문제, 실업자 양산, 비정규직양산 등의 매우 현실적 영향을 끼친다고 평가된다.
3. 연구문제 및 방법
3.1 연구문제
이상의 논의를 바탕으로 본 연구에서는 오늘날 지구화과정에 미디어가 어떠한 가치와 이념을 중심으로 매개하는 지를 이해하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연구문제를 바탕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연구문제의 도출은 미디어 분야에서 해당 주제와 관련한 연구가 전무하여 인근 학문영역의 연구들을 발굴하여 참조하였다.
[연구문제 1] 매체별 국가경쟁력지수 관련 보도양은 어떠하며 시기별 변화는 어떠한 특성을 보이는가?
[연구문제 2] 언론에서 보여지는 국가경쟁력과 관련된 주요 행위 주체들은 누구이며 매체별 분포에 있어서 유사성과 차이점은 어떠한가?
[2-1] 언론이 국가경쟁력과 관련하여 문제화하는 주요 행위 주체는 누구이며 매체별 분포에 있어서 유사성과 차이점은 어떠한가?
[2-2] 언론이 강조하는 국가경쟁력에 기여하는 주요 행위 주체는 누구이며 매체별 분포에 있어서 유사성과 차이점은 어떠한가?
[연구문제 3] 우리나라 국가경쟁력지수 보도의 특성은 어떠한가?
[3-1] 우리나라 국가경쟁력지수를 저해하는 요인은 매체별로 어떠한 분포를 보이는가?
[3-2] 우리나라 국가경쟁력 지수를 상승시키기 위한 요인은 매체별로 어떠한 분포를 보이는가?
3.2 연구방법
3.2.1 분석기간 및 분석대상
본 연구는 2008년부터 2017년 까지 총 10년간의 분석기간을 토대로 우리나라의 주요 언론매체들의 국가경쟁력에 대한 보도를 분석하였다. 먼저, 분석기간을 2008년부터 2017년으로 설정한 이유는, 2008년은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면서 과거 어떤 정부보다 국가경쟁력에 대한 중요성이 대두되었던 시기로 이러한 정부의 노력은 ‘국가경쟁력 강화위원회’라는 대통령 자문기관을 설립함으로써 구체화되었다. 실제로 사전 조사에서 노무현, 김대중 정부시기에는 관련된 기사와 정부 정책에 있어서 분석 대상에 적합한 기사가 거의 추출되지 않았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이 시기를 분석의 시작점으로 설정함으로써 국가경쟁력에 대한 보다 풍부한 논의가 가능하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구체적인 분석기간은 ‘국가경쟁력 강화위원회’가 설립된 2008년 3월 13일부터 현재 시점인 2017년 12월 15일 까지로 설정하였다.
분석대상은 신문뉴스로써 조선일보와 한겨레신문의 기사를 설정하고 방송뉴스는 MBC와 SBS의 보도를 분석대상으로 삼고자 한다. 먼저 신문뉴스로 조선일보와 한겨레신문을 선정한 이유는 이 두 신문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보수, 진보 신문으로 본 연구에서 알아보고자 하는 국가경쟁력의 보도 태도 및 노동 문제 등에 대한 가치 차이가 가장 분명하게 드러날 것으로 기대하였기 때문이다. 또한, 대표적인 방송뉴스매체인 MBC와 SBS의 보도를 분석대상에 추가함으로써 분석대상을 다양화하고 조금 더세밀하고 신빙성 높은 연구결과를 얻고자 하였다. 구체적으로 SBS와 같은 상업방송의 경우 공영방송보다 국가경쟁력사안에 대한 자사의 입장이 더욱 분명하게 드러날것으로 기대하였다. MBC의 경우, 이사선임 과정에서 정부의 입장이 반영되고 있지만, 그 외에 상업방송으로도 이해할 수 있는 여지가 있기 때문에 분석대상에 추가하였다.
(Table 3) Analysed period and number of coverage
자료수집은 4개 언론사에 대해 공통적으로 국가경쟁력이라는 단어가 헤드라인에 나오는 기사를 수집하였고헤드라인과 본문 내용이 동일하게 구성된 방송뉴스의 경우 중복된 보도는 제외시켰으며 국가경쟁력순위를 측정하는 다른 기관의 순위 보도 역시 제외시켰다. 조선일보의 경우 조선일보 홈페이지 (www.chosun.com)에서 ‘지면 보기’ 서비스를 이용하여 검색하였다. 나머지 언론사의 경우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제공하는 ‘빅 카인즈(www.bigkinds.or.kr)’의 상세검색 서비스를 이용하여 추출하였다. 분석은 PASW Statics 18을 이용하여 빈도분석 하였다.
3.2.2 분석유목
먼저, 본 연구에서는 연구문제 2를 분석하기 위해 다음과 같이 변인에 대한 조작적 정의를 내리고자 한다. 앞서 이론적 논의에서 신자유주의의 지구화 과정으로 인해 민주주의 국가에서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이 되는 3권 분립 원칙이 위배되고 있음을 논하였다. 따라서 연구문제 2의 신자유주의 행위자를 입법부·사법부·행정부로 나누고 여기에 앞선 논의에서 신자유주의와 연관이 있는 주체들로 거론된 기업과 노동계, 시민을 추가하여, 한국언론에서는 신자유주의가 구체적으로 어떤 주체에 의해 작동되고 있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Table 4) Key Analysed Categories
다음으로 국가경쟁력지수를 상승 혹은 저해하는 요소에 대해 알아보는 연구문제 3은 국가경쟁쟁력에 관한 각언론사보도에서 부각되는 가치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보는 형식으로 해결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 앞선 이론적 논의에서 검토했던 신자유주의체제의 하위 구성요소를 검토하여 아래와 같은 유목들을 설정하였다. 먼저, 효율성항목에서는 국가경쟁력 및 경제를 향상시키기 위해 1) 구조조정 2)규제해체 3)민영화 4)사회복지 철수 5)사적(기업) 소유권 보장 6)자유무역 7)자유시장 8)노사관계 자율화 등을 경제 성장의 해법으로 제시한 기사가 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위에 열거한 항목에 해당되지 않더라도 구체적 이유 없이 국가경쟁력을 올려야 한다는 식의 주장 및 국가통치와 공권력 행사를 확대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기사도 효율성 항목에 추가하고자 한다.
반대로, 형평성항목에서는 1)노사관계개선 2)노조설립3) 임금향상 4)노동법 준수 5)고용안정성 6)근로조건 개선을 기본으로 이 외에도 사회의 균형있고 건전한 발전을 주장하는 기사 및 공권력 사용의 제한을 강조하는 기사를 형평성 항목에 추가하고자 한다.
4. 연구결과
4.1 매체별 국가경쟁력 보도량
연구문제 1에서는 조선일보와 한겨레, MBC, SBS의 국가경쟁력지수관련 보도의 양이 시기별로 어떠한지 알아보고자 하는 목적을 가진다. 총 분석기간인 2008년부터 2017년까지 각 언론사의 국가경쟁력보도의 양을 은 조선일보가 44건 한겨레가 26건 MBC와 SBS가 각각 29건을 보도하였다(표 2참조).
매체별 보도비율을 보면 조선일보가 약 35%로 가장 많은 보도를 하였으며 MBC와 SBS가 각각 23%, 한겨레신문이 19%를 차지하였음을 알 수 있다. 보도 비율을 통해 드러나는 흥미로운 사실은 같은 기간 동안 조선일보와 한겨레신문이 보도한 양의 차이가 약 2배 가량 차이가 난다는 것으로, 이러한 사실은 국가경쟁력에 대한 해당 언론사의 관심도와 함께 이념적 적합도까지 가늠해 볼수 있는 대목으로 판단된다.
다음으로 매체별 시기에 따른 보도량에서도 한 가지뚜렷한 경향성이 발견된다. 그림 2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이명박 정부시절에 모든 매체의 국가경쟁력에 대한 보도량이 집중되어 있다는 사실이 이목을 끈다. 매체별 보도의 최고치 역시 대부분 이명박 정부의 출범 초기인 2008년, 2009년인 점도 흥미롭다. 구체적으로 조선일보의 경우 이 시기에 총 44건중 70%가 넘는 31건의 보도를 내보내며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으며, 다음으로 MBC 68%, SBS 62%, 한겨레신문이 57% 순이었다.
4.2 매체별 국가경쟁력 관련 주요 행위자 특성
오늘날 지구화과정에서 미디어가 어떠한 행위 주체를 부각시키거나 배제시키는 지를 살펴보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조선일보와 한겨레, MBC, SBS에서 지목하는 국가경쟁력 관련 주요 행위자는 누구인지를 분석하였다. 구체적으로는 전통적인 공적 기구인 국가 관료기구 (입법부, 사법부, 행정부)와 사적 주체인, 기업, 그리고 시민 민간주체인 노동계, 시민 기타 등으로 구분하여 이들을 중심으로 분포를 살펴보았다.
표 5에서 알 수 있듯이 앞선 언론들이 보도하는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 관련 주요 행위자는 행정부〉기타〉기업〉입법부〉노동〉시민〉사법부의 순으로 나타났다. 국가경쟁력 순위 결과발표를 단순히 소개하는 기사를 기타로 분류한 것을 고려해 보면, 행정부라는 국가경쟁력관련 행위자가 다른 모든 행위자들에 비해 부각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실제 언론의 보도에서 이를 확인해 보면, 2011년 9월 8일자 조선일보에서 내놓은 우리나라 국가경쟁력 순위에 대한 진단보도에서 “순위 하락의 이유는 정부의 규제” 이며 이를 “가장 심각한 부문”으로 묘사하면서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유도하고 있다. 같은 해 2월 19일 보도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의 국가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취지의 언급을 헤드라인에 직접 인용하기도 하였다.
(Table 5) Major actors in National Competitiveness
그럼으로, 우리언론이 보도하는 주요 국가경쟁력 관련행위자는 행정부와 기업으로 압축할 수 있으며 이를 제외한 노동(4) 입법부(3) 시민(1) 사법부(0)는 철저히 배제되어 있다.
한편, 분석대상이 된 언론사별로 보도한 국가경쟁력 관련 행위자를 살펴보면 SBS를 제외한 모든 언론사가 가장 비중 있는 신자유주의 행위자로 행정부를 뽑았다3. 비율로 보았을 때 조선일보가 타 언론사에 비해서도 행정부를 가장 핵심적인 국가경쟁력 관련 행위자로 보았음을 알 수 있다. 그 밖에 기업요인역시 모든 언론사에서 행정부 다음으로 중요한 국가경쟁력 관련 행위자로 보도되었고, 다른 변인들은 큰 주목을 끌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보도매체 간 차이도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표 6에서 알수 있듯 조선일보와 한겨레 즉, 신문매체는 입법부, 행정부, 기업, 노동계와 같이 다양한 행위자들을 보도에 활용하고 있지만 MBC, SBS와 같은 방송매체들은 행정부와 기업이라는 제한된 행위자들에게만 주목하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보도의 심층성과 다양성에 있어 방송뉴스가 신문 뉴스보다 낮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Table 6) Major actors in National Competitiveness by Media
한편 분석대상 언론의 국가경쟁력보도 중, 문제시되는 주체와 기여하는 주체를 구분하는 기준을 판단함에 있어, 이념적으로 분명하게 나뉘는 조선일보와 한겨레신문의 보도는 주요한 자료를 제공해주고 있다. 먼저, 조선일보의 보도를 살펴보면, 2009년 8월 10일자 인터뷰기사에서 국가경쟁력 강화위원회 강만수 위원장은 우리나라의 경쟁력을 막고 있는 요인으로 ‘불확실한 법의 지배’, ‘전투적인 노사관계’ 등을 지적한다. 그는 당시에 사회적으로 큰 논란이 되었던 쌍용자동차사태를 두고 “경찰은 합법3 SBS가 기타의 비중이 가장 높은 것은 단순히 국가경쟁력순위발표를 전달하는 보도의 비중이 많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한, 기타로 분류된 기사의 경우 ‘한문 활용을 통한 국가경제력의 제고’와 같이 본 연구의 목적에 벗어나는 기사임을 밝혀둔다. 적으로 공권력을 행사하는 기관”이며 “전투적인 노사관계는 다른 나라에서 이해를 못하는 부분”이라고 지적한다. 이러한 인터뷰 기사의 내용은 앞서 논의한 바와 같이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자유주의 정책을 실행함에 있어 꾸준히 요구되었던 ‘법치와 공권력 행사’와 ‘구조조정을 통한 기업경쟁력제고’, 그리고 이러한 흐름 속에서 행해지는 각종 노동탄압적 정책과 궤를 같이한다. 한 달 후보도에서는 ‘죽창’을 드는 ‘강성노조’로 인해 의경이 각막을 다쳤다는 내용과 함께 이러한 ‘바닥 수준의 노사관계’로 인해 국가경쟁력이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이렇게 떨어진 국가경쟁력을 제고하는 방안으로 대기업 임원의 언급을 인용하며 ‘정부의 무소신과 무원칙이 노사관계를 해쳐 국가경쟁력을 갉아먹고 있으며, 소신있는 법집행이 필요하다’는 기사내용을 싣고 있다. 또한, 2016년 9월 29일 보도에서는 국가경쟁력 순위 산정에서 기여하는 항목으로 ‘국가신용 및 기업혁신’, ‘거시경제 환경’ ‘도로·철도와 같은 경제 인프라’가 국가의 위상을 높이고 있으며 이와 같이‘하드웨어’는 문제가 없으나 ‘소프트웨어’가 문제라며 구체적으로 노동분야를 ‘경쟁력을 갉아먹는 주범’으로 명시해 놓았다.
반면에 한겨레신문은 앞선 조선일보의 보도와 하루 간격의 2016년 9월 28일 ‘국가경쟁력 떨어뜨리는 노사간 협조, 누구의 책임인가?’라는 기사에서 우리나라의 노사간 협조가 ‘138개국중 꼴찌에서 4번째 자리’라고 지적하면서 2007년에 55위였던 이 부문 순위가 이듬해 95위 그 다음해는 131위로 급락한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이는 정권변화에 따른 노사간 협조 순위의 변화에 주목한 것인데 2008년 이래 이 부문이 급락한 원인으로 이명박 정부의 노동압박을 꼽으며 순위하락이 당시 정권과 보수매체가 지적하듯 노동계에만 책임을 돌릴 것이 아니라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정부의 인식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정부는 ‘1백만이 넘는 인원을 고용하고 있는 국내 최대의 고용주’라며 당시 진행되고 있던 공공부문의 파업과 쌍용차 사태의 올바르고 시급한 해결방안을내놓을 것을 주문한다. 이러한 한겨레신문의 태도는 앞선조선일보와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유사해 보이나 구체적 방법론에 있어 큰 차이를 보인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2013년 9월 5일 한겨레신문의 ‘국가경쟁력 갉아먹는 금융 낙하산’ 이라는 보도에서도 역시 앞선 조선일보의 보도와는 큰 차이점이 확인되는데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 순위가 하락하고 있는 원인으로‘금융시장 성숙도’ 를 지목하면서 구체적으로, 국내 한 금융사의 임원에 금융업무 경력이 없는 정치권 출신 인사가 선임된 것을 두고 이명박 정부의 입김이 들어갔다고 주장하며 이를 감시하여 국가경쟁력을 제고해야할 책임이 있는 정부가 이를 옹호하고 있다며 이 사태를“기가 찰노릇&rd quo;으로 까지 묘사하고 있다. 흥미로운 부분은 앞선 조선일보에서 지목하는 국가경쟁력의 저해 요소와는 전혀 다른 요소를 한겨레신문에서 지적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편, 방송뉴스인 MBC의 보도에서도 국가경쟁력순위상승을 가로막는 요소로 노동부문을 언급함으로써 국가경쟁력 및 신자유주의정책에 대한 입장을 간접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2017년 9월 27일 MBC는 "WEF우리나라 국가경쟁력이 4년째 26위 ··· 노동·금융이 발목“이라는 제목의 보도를 통해 국가경쟁력의 발목을 잡는 요소 중 금융부문보다 노동부문에 집중하여 130위권의 노사협력, 112위의 정리해고 비용 등을 언급하며 조사 대사국 중 노동시장 효율성이 최하위권이라고 설명하였다.
또한 2011년 10월 10일 보도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의 국회 본회의 시정연설을 보도하는 과정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한미 FTA의 비준을 촉구하면서 이는 &ld quo;국가경졍력측면에서 시급히 처리돼야할 사안”이라고 언급한 부분을 집중보도했다. 전술한 것과 같이 FTA와 같은 사안은 자유무역·자유시장 등을 기본으로 하는 신자유주의의 핵심개념임을 상기시켜 볼 때 MBC의 이러한 보도행태는 신자유주의적 가치를 강조하고자 했다고 보여 진다.
SBS의 경우에는 국가경쟁력 순위를 단순하게 전달하는 보도의 비중이 절반이상으로 높았던 점을 감안하면 이 사안에 대한 관심도 혹은 가치 차이를 확연히 드러냈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경쟁력을 상승시키는 방안을 제시하기 보다는 신자유주의인 가치혹은 국가경쟁력 순위상승을 가로막고 있는 부문을 부각시킴으로써 국가경쟁력 순위가 내포한 문제의 본질을 회피하고자 했다는 의구심을 들게 한다. 예를 들면 2011년 11월 14일 이명박 대통령이 APEC회의에 참석하여 한 발언을 보도하면서 ‘규제 완화’를 강조했으며 대통령이 ‘국가 경쟁력 강화위원회’를 소개하는 과정에서 한 &ld quo;민간인위원장을 중심으로 현장에서 직접 애로사항을 들으면서 여러 부처에 복잡하게 걸친 규제를 완화”했다는 언급을 보도했다. 해당 보도는 규제해체라는 신자유주의의 핵심가치를 부각시키는데 일조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또한 국가 경쟁력 강화위원회의 위원장을 민간인으로 묘사함으로써 위원회의 중립성 및 순수성을 강조하려는 이명박 대통령의 취지에 반해 국가경쟁력 강화위원회의 역대 위원장은 전직관료 및 대기업 총수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대통령의 ‘민간인’ 발언을 편집 없이 그대로 방송에 노출함으로써 정부와 해당 언론사간의 관계에 대해 불필요한 의구심을 들게 한다.
앞선 결과를 정리해보면 매체의 이념성에 따라 조선일보는 국가경쟁력에 기여하는 주체로 행정부 및 기업을꼽고 있으며 저해하는 요소로는 노동부문을 겨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반대로 한겨레신문은 행정부의 안일한 대처가 노사간 협조를 방해하여 이 부문의 순위를 크게 하락시켰으며, 이른바 ‘낙하산 인사’ 등의 그릇된 행정부의 정치 관행 역시 비판하고 있다. MBC와 SBS 역시 각각 수준의 차이는 있지만 신자유주의적 가치에 입각한 보도를 했다고 볼 수 있다.
4.3 매체별 국가경쟁력 관련 요소 특성
연구문제 3에서는 국가경쟁력 향상에 기여하거나 저해하는 요인을 살펴보고 이를 통해 언론이 어떠한 가치와 이념을 강조하는 지를 이해하고자 하였다. 구체적으로 표 2에서와 같이 각 언론사의 국가경졍력지수에 대한 가치 차이를 크게 경제효율성과 노동형평성으로 나누고 다시, 경제효율성과 노동형평성을 세부항목으로 나누어 분석하였다.
먼저, 각 매체별 요인을 살펴보기에 앞서 분석대상이 된 전체 언론의 국가경졍력에 대한 가치차이분포를 살펴보면, 우리언론의 국가경쟁력에 대한 가치 및 태도는 경제효율성에 치중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구체적으로 경제효율성의 다양한 하위 항목 중어떠한 요인이 가장 높은 빈도를 보였는지 살펴보면, 규제해체가 경제효율성 요인의 32%를 차지했고, 법치와 공권력 행사가 16% 자유시장은12%, 노사관계자율화는 7%, 기업소유권보장이 6%, 자유 무역은 5%의 비율을 차지했다.
18%를 차지한 노동형평성부문은 노사관계 개선(9%), 공권력의 제한적 사용(3%), 일자리 창출(3%), 근로조건 개선(2%), 노조설립(1%) 등의 순으로 구성되고 있었다.
(Table 7) Key item rate in Economic Efficiency
또한 구체적으로 경제효율성의 다양한 하위 항목 중어떠한 요인이 가장 높은 빈도를 보였는지 살펴보면, 규제해체가 경제효율성 요인의 32%를 차지했고, 국가통치와 공권력 행사가 16% 자유시장은12%, 노사관계자율화는 7%, 기업소유권보장이 6%, 자유 무역은 5%의 비율을 차지했다.
(Table 8) Key item rate in Labor Equity
18%를 차지한 노동형평성부문은 노사관계 개선(9%), 공권력의 제한적 사용(3%), 일자리 창출(3%), 근로조건 개선(2%), 노조설립(1%) 등의 순으로 구성되고 있었다.
다음으로, 각 언론사별 가치차이의 분포를 알아보면 먼저 조선일보의 경우, 노동형평성부문에 해당하는 보도가 전체 44건 중 단 한건(일자리 창출)으로 경제효율성에극단적으로 치중하여네네 국제경쟁력관련 보도를 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조선일보의 국가경쟁력보도가 전체 경제효울성부문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86건중 55건(64%)로 분석되었다. 조선일보와는 대조적으로 한겨레신문의 국가경쟁력보도에서 드러난 가치차이를 살펴보면 한겨레는 총 26건의 기사중 3건(민영화, 자유시장, 행정부 역할 확대 각 한건)을 경제효율성으로, 15건을 노동형평성이라는 가치에 입각하여 보도함으로써 분명한 가치 차이를 드러냈다. 다음으로, MBC의 국가경쟁력 보도를 살펴보면 MBC는 총 29건 중 23건을 경제효율성, 4건을 노동형평성에 주목하여 보도함으로 분명한 가치차이를 드러냈다. MBC의 국가경쟁력관련보도가 경제효율성부문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전체 86건 중 23건으로 26.7%로 분석되었다.
마지막으로 SBS의 국가경쟁력관련보도를 살펴보면 SBS의 국가경쟁력관련보도의 가장 큰 특징은 분석된 총 29건의 기사 중 절반이 넘는 18건이 단순히 국가경쟁력순위를 소개한 기사로, 연구문제 목적이 제대로 드러날수 없었다. SBS의 국가경쟁력관련 보도 중 가치 차이를 드러낸 기사 11건 역시 경제효율성 총 6건(구조조정 2건, 규제해제 2건, 행정부 역할 확대 2건), 노동형평성 총 5건 (노사관계개선 2건, 노동법준수 3건)으로 두 가치가 거의 동등하게 나타남으로써 더 이상의 분석은 의미가 없다고 판단하였다.
(Figure 3) Improvement point of National Competitiveness by Media
그림 3은 매체별 상위 3개씩의 국가경쟁력 개선 요소를 나타낸 것이다. 조선일보의 경우 가장 중요하게 꼽은국가경쟁력 개선 요소로 규제해체(31.8%), 자유시장(29.5%), 법치와 공권력 행사(27.3%)를 꼽았으며 한겨FP신문의 경우 조선일보와는 반대로 행정부 축소(25.2%) 노사관계개선(8.3%), 근로조건개1선(8.3%)을 주요 국가경쟁력 개선 요소로 보았다. MBC의 경우는 규제해체(34.5%), 법치와 공권력 행사(13.8%) 등 주로 친 신자유주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그러나 노사관계개선(13.8%)을 중요 개선요소로 꼽은 점은 흥미로운 대목이다.
5. 결론 및 논의
본 연구는 지구화 과정에서 국가의 의미와 역할을 논의하고 이 과정에서 미디어는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알아보고자 하였다. 구체적으로, 본 연구에서는 지구화과정에서 우리나라에 유입된 신자유주의는 국가경쟁력지수의 형태로 구체화된다고 판단하였으며 따라서 우리 언론은 이를 어떠한 방식으로 보도하는지 알아보고자 하였다. 연구결과를 간략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연구 결과는 첫째, 2008년부터 2017년 10년 동안 국가경쟁력에 대한 보도량을 분석한 결과 조선일보가 가장 많은 보도량을 나타냈으며, 그 다음으로 MBC와 SBS, 그리고 한겨레신문이 가장 적은 보도를 내보낸 것으로 파악되었다. 보도시기별로 드러나는 특징은 모든 매체의 보도량이 2008년과 2012년, 다시 말해 이명박 정부시기에 국가경쟁력보도가 집중되었다는 점이다. 둘째, 매체별 국가경쟁력 관련 주요 행위자 특성을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언론이 지목하는 국가경쟁력 관련 주요 행위자는 행정부와 기업이었다. 다만 가장 많은 노출 빈도를 보인 행정부에 비해 입법부와 사법부 그리고 노동계 등은 보도에 노출되는 횟수가 절대적으로 적어 언론이 이들 주체에 대해 의도적으로 배제하고 있다는 합리적 의심을 가능케 한다. 또한 연구 결과를 통해 언론사의 이념적 지향에 따라 국가경쟁력 관련 행위주체들에 대한 평가도 크게 엇갈림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구체적으로 조선일보의 경우 공권력 등의 행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기대하면서 이러한 공권력은 불법적인 노동계의 물리력 행사를 견제해야하며 따라서 조선일보의 기사에서 노조를 위시한 노동계는 국가경쟁력을 저해하는 요소로 그려지고 있었다. 반대로 한겨레신문의 경우 행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의 필요성은 인정하나 행정부 내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거나, 불합리한 노사관계를 바로잡는 등 행정부 개입의 대상과 방법론에서 조선일보와는 확연한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마지막으로 국가경쟁력 관련 요소를 보도하는 매체별 특성을 살펴본 결과, 우리언론은 8대2의 비율로 경제효율성에 치중하는 보도를 내보냈으며 이러한 압도적인 비율은 조선일보(64%)에서 기인한바 크다고 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조선일보의 경우 규제해체, 자유시장, 행정부역할 강화라는 요소들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경제효율성이라는 가치에 집중하였으며 한겨레신문의 경우 행정부 역할 축소, 노사관계개선, 근로조선개선 등의 요소를 부각하며 노동형평성이라는 가치를 내세우고 있었다. MBC의 경우 규제해체, 행정부 역할강화 등 경제효율성에 치중한 보도를 내보냈지만 노사관계개선이라는 요소를 국가경쟁력 개선의 방안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이상의 결과를 바탕으로 논의하고자 하는 바는 다음과 같다. 먼저, 앞서 이론적 논의에서 서술한 것과 같이 신자유주의정책의 실행과정에서 흔히 자행되는 국가통치 혹은 공권력의 행사가 본 연구의 연구결과를 비추어보았을 때 한국이라는 공간속에서는 각종 규제해체 및 노동 분야에 대한 탄압 등의 형태로, 강력하게 작동되고 있었다는 것이 확인되었다는 점이다. 더욱이 특정 시기 정부에 의해 규제해체 등의 신자유주의적 가치는 당시 경제위기를 탈출하는 유일한 가치로 인식되어 왔는데 이때 분석대상이 된 다수의 언론에서 관련 내용을 반복적으로 보도하는 방식으로 행정권의 강력한 행사를 유도했다는 점도 지나칠 수 없다. 더욱 구체적으로 해당 시기의 강력했던 행정부는 정책적으로 규제해체에 초점을 맞추고, 물리적으로는 노사관계의 유연화에 힘쏟고 있었다고 볼 수 있는데 이러한 결과는 당시 신자유주의적 경제정책이 거의 무비판적으로 혹은 적극적인 방식으로 수입되었으며 이러한 결과를 국가경쟁력보고서가 충실히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편, 우리언론에서 신자유주의를 거론함에 있어 묘사되는 기업이라는 주체는 행위자이자 동시에 신자유주의 정책의 수혜자로 위치함으로써 국가경쟁력과 기업경쟁력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든다. 이러한 사실을 통해 한국에서 신자유주의를 논할 때 이들을 우회해서는 설명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연구결과는 재확인시켜주고 있다. 그리고 이명박정부의 출범과 함께 신설된 대통령 자문단 성격의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는 대통령이 신자유주의와 국가경쟁력의 직접적 이해당사자 중 하나인 대기업의 총수를 직접 위원장직에 임명함으로써 국가경쟁력을 편향되고, 의도된 방향으로 강화시키고자 하였다는 목적에 대한 합리적 의심을 가능케 한다. 앞서 밝힌바와 같이 이 과정에서 WEF의 한국 국가경쟁력에 대한 평가에서 드러난‘지속적으로 기대치를 밑도는(consistently under perform)노동 시장의 형평성은 또다시 주변화되고 배제되었다. 용산참사, 쌍용차 해고사태 등은 이시기 노동탄압의 실질적인 예다. 다수의 언론은 앞선 사건을 보도함에 있어 습관적으로 강성, 귀족과 같은 수식어를 붙이며 행정부의 실력행사를 정당화하였다.
따라서 적어도 우리나라에서 국가경쟁력이란 다수의 언론에 의해 의심의 여지없이 ‘강화되어야만 하는 대상’으로 인식되고, 그 방법 또한 마치 기업이 이윤의 극대화및 경제력 강화를 추구하는 방식을 답습하듯 이뤄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제기는 비단 우리나라 또는 일부 학계 내에서만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먼저, 경제학자 이정우역시 2010년 9월 12일 한겨레신문을 통해 국가경쟁력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 그 이유로 그는 국가경쟁력 순위를 평가하는 대표적 두 기관(세계경제포럼과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의 한 시기의 국가에 대한 평가와 순위의 급락이 서로 엇갈리는 점, 각국 기업가에 대한 주관적 설문이 평가에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을 제시한다. 노벨경제학상의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역시 ‘국가는 이윤 획득이 목표인 기업과 달리 국가의 기능은 복잡함으로 국가경쟁력이라는 개념자체가 틀렸다’는 점을 언급하며 경쟁력이라는 경영학 용어가 국가에직접적으로 대입되는 현상을 경계한다.
이와 같은 논의의 연장선에서 국가경쟁력순위 산정과정에 있어 기업가들을 대상으로하는 설문조사 방식은 단적으로 국가경쟁력지수를 통해 비춰지는 국가의 모습이제한적이고 왜곡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하지만 우리 언론의 국가경쟁력보도는 왜곡된 시각에 대한 성찰없이 여전히 세상의 특정 부분만을 비출 뿐이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의 한계에 대해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본 연구는 한국의 일부의 언론만을 분석대상으로 연구한 결과임으로 전반적인 한국 언론의 국가경쟁력보도의 경향성을 논할 수 없으며, 분석대상이 되는 보도의 양을 고려해 보았을 때도 전반적으로 섣부른 판단의 여지가 있다. 이는 향후 분석대상이 되는 언론과 보도의 양을 확대시킴으로써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면 본 연구에서는 국영방송, 뉴스통신사, 종합편성 등 방송의 소유구조나 방송뉴스 매체의 차이에 따른 경향성을 비교 분석하지 못하여 향후 이를 보완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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