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계업 당면현안 및 발전방안 - 국내 동물복지 인증현황 및 전망

  • 문운경 (농림축산검역본부 동물질병관리부 동물보호과)
  • Published : 2018.08.01

Abstract

Keywords

국내 양계 농장 동물복지 인증 현황 및 전망

우리나라 양계산업은 전업화, 규모화를 통해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해 오는 과정에서 국민들이 저렴하면서도 고품질의 계란과 닭고기를 손쉽게 섭취할 수가 있었다. 그러나, 최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와 계란의 잔류물질 검출 파동으로 밀사, 악취, 동물 학대 등 관행적인 공장식 축산형태에서 나타나는 문제점들로 인하여 소비자들이 가금산업에 대하여 부정적인 인식이 팽배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부정적 인식과 경험이 반복 지속되고 최근의 소비문화 형태가 점차 바뀌면서 질병과 농약검출 등 식품 안전성 문제 외에도 동물학대를 통해 생산된 축산물을 기피하는 소비층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고, 동물건강과 복지증진이 식품 안전성과 연계되어 있다고 생각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소비형태로 인해 최고 가치인 윤리적 소비형태를 지향하면서, 물질적 풍요로움에 따른 정신적 빈곤에서 나타나는 새로운 윤리적 소비의식들이 싹트고 있다.

최근 소비자들은 국내 양계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paradigm)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으며,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및 잔류물질 검출 등으로 공장식 축산에 대하여 부정적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동물복지를 하지 않은 각종 축산물을 외면하려 하고있고, 또한 동물보호·시민단체 중심으로 동물보호·복지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따라서, 국내 양계산업이 지속 가능하고 대내외적으로 경쟁력을 갖추는 대안으로써,양계산업을 동물복지형 축산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사람과 닭이 모두 행복한 동물복지형 국내 양계산업의 기틀을 조속히 마련하기를 바라면서 동물복지 인증 축산농장 현황 및 전망을 간단히 소개하고자 한다.

1. 동물복지 개념과 인증 현황

동물복지란 인간이 동물을 이용함에 있어서 윤리적인 책임을 가지고 동물이 필요로하는 기본적인 조건을 보장하는 것을 의미한다. 동물에게 쾌적한 사육환경을 제공하고 불필요한 고통과 스트레스를 최소화하는 것이 동물복지 양계농장의 핵심 개념이라고할 수 있다. 따라서, 좋은 동물복지란 동물이 건강하고 편안한 상태로 영양이 풍족하고 안전할 수 있도록 해주면서 본래의 생리적 습성의 발현이 가능하고, 통증, 두려움, 괴로움 등과 같은 불편한 상태로부터 고통을 받지 않는 것을 말한다.

1) 동물의 5대 자유와 농장동물 복지

영국 농장동물복지위원회에서 처음(1996년)으로 제시된 이후 국제적으로 인정되는동물보호의 기본원칙(동물보호법 제3조)인 동물의 다섯 가지 자유에는 ① 배고픔·갈증으로부터의 자유, ② 불편함으로부터의 자유, ③ 통증·부상·질병으로부터의 자유, ④ 정상적인 행동표현의 자유, ⑤ 두려움과 고통으로부터의 자유 등이 있다. 기본적으로위 5대 자유는 농장동물에게도 보장되어야 하며, 농장동물의 복지는 우리 인간이 동물을 이용하는 행위를 인정하지만, 동물이 살아가는 동안에 동물의 5대 자유와 같은 기본적인 조건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인간에게 일정한 윤리적인 책임을 부과하는 것이다. 구체적인 동물복지 기준 제시는 1999년 암스테르담조약에서 EU 집행위원회가 동물복지 관련 정책을 결정한다는 의무를 부과함으로 시작되었다. 축산업과 관련된 동물복지규칙은 1998년 제정된‘동업 목적으로 사용되는 동물보호’지침을 근거로 하고 있다. 1999년 산란계 보호를 위한 최소기준 마련, 2012년부터는 배터리 케이지(battery cage)사용을 전면 금지시켰고 위반 시 달걀 판매 금지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2) 우리나라 동물복지 인증농장 현황

우리나라의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제는 연도별로 산란계(12년), 돼지(13년), 육계(14
년), 한육우·젖소·염소(15년), 오리(16년)순으로 제도가 마련되어져 추진되어 왔다. 국내 동물복지 축산농가 인증 현황(2018.6.30.기준)의 축종별 인증 농가 수는 산란계 108개소, 돼지 12개소, 육계 35개소, 젖소 8개소로서 총 168농가가 동물복지축산농장 인증을 받았다.

2. 동물복지 양계농장 인증제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제’란 높은 수준의 동물복지 기준에 따라 인도적으로 동물을 사육하는 농장에 대해 인증하는 제도로서, 동물의 건강관리, 위생, 쾌적한 환경, 적절한 시설 등에 관한 복지 기준을 준수하여 동물복지 수준과 더불어 축산물의 품질과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이다. 인증 농장에서 사육되고 동물복지 기준에 따라 운송, 도축된 축산물에 동물복지 축산식품 인증 마크를 표시할 수 있으며, 소비자는 인증마크만 보고도 손쉽게 윤리적 소비를 할 수 있다(그림 1).

<그림1> 우리나라 동물복지 축산농장 간판 및 인증마크

동물복지 축산농장 간판

동물복지 인증 마크

3. 동물복지 인증 계란과 계육 생산시스템

소비자가‘동물복지인증 축산물’인 계란을 구입하려고 하면, 일반적인 고기류 구매와 다르다. 우유처럼 산란계농장이‘동물복지 축산 인증농장’이 될 경우 계란이 운송 중에 학대 등 스트레스를 받지 않기 때문에 해당 농장에서 즉시 동물복지 인증마크를 계란에 부착할 수가 있다. 그러나‘동물복지인증 축산물’인 닭고기를 구입하려면 3단계 전 과정이 모두 통과되어야만 동물복지인증 닭고기를 구입할 수가 있다. 첫째, 양계농장이‘동물복지인증 농장’이 되어야 하고, 둘째, ‘동물복지인증 농장’으로부터 생산된 닭을‘동물복지지정 운송 차량’을 통해‘동물복지인증 도축장’으로 운송돼야 하며, 셋째, 닭이 출하된 도축장이‘동물복지인증 도축장‘으로서 동물복지적으로 도축된 닭고기, 즉 최고의 가치를 가진 윤리적 소비형태가 가능한‘동물복지인증 축산물’인‘동물복지인증 닭고기’로서 탄생할 수 있다(그림 2).

<그림2> 동물복지인증 축산물 생산시스템

동물복지인증농장

동물복지지정운송차량

동물복지인증도축장

동물복지인증축산물

4. 향후 전망

아직 유럽연합(EU)에서는 법제화가 되지 않았지만, 정부에서는 동물복지 산란계 인증농장을 폭넓게 수용하기 위해 2017년 8월'왕립동물학대방지협회(RSPCA)‘가 마련한동물복지 산란계농장의 다단계 인증기준에 근거하여 이를 전향적으로 검토하였고, 국내 동물복지 산란계 인증농장에 대해서 다단계 시스템을 제한적 형태로 받아들이는 고시로 최근 개정하였다. 이와 같이 양계인 입장을 최대한 수용하면서 국제통상무역질서를 감안한 국내 축산업의 생존권 보호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및 잔류물질 사건으로 말미암아 전반적으로 축산정책을 재검토 및 동물복지형 축산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것은 종합적으로 높은 동물복지수준을 요구하는‘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제’와 다른 것으로서, 일반적인 국내 축산농가의 보편적인 동물복지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한 동물복지형 축산농장을 말하며, 동물복지형 축산농장과 동물복지형 축산물에 대하여 동물복지 인증마크 표시를 사용할 수 없다. 다만, 보편적인 동물복지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동물복지형으로 전환하는 농가에 대하여 축사현대화 시설 자금을 지원하고 있고 동물복지 인증 축산농가에 대해서는 직불제 지급을 위하여 준비 중이다.

따라서, 다가오는 미래를 위한 양계산업에서의 동물복지는 선택이 아닌 필수이며, 관행적으로 생산성에 맞춰진 인식은 윤리적 소비를 추구하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동물복지 인증 계란과 닭고기를 생산하는 체제로 전환되어야 할 것이다. 현재 정부는 동물복지 축산을 위해 두 개의 바퀴를 사용하고 있다. 하나는 열악한 국내 축산현실로 인해 보편적인 동물복지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한 동물복지형 축산농장으로의 전환을 유도하고, 또 하나는 선도 농가인‘동물복지 인증축산농장’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동물복지인증 축산물’의 적극적인 홍보를 위해 농협과의 업무협약(MOU) 상반기 체결한 바가있고, 그 외 대형유통업체 등과의 업무협약(MOU) 체결과 동물복지 축산물 소비촉진행사와 언론 및 전문잡지 등을 통한 적극적인 홍보를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