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계업 당면현안 및 발전방안 - 영국 라이언킹 마크와 계란 인증제 도입 추진

  • 발행 : 2018.08.01

초록

키워드

유럽 계란 인증제도(Lion Quality, Label Ruoge) 및 산업현황 조사

1. 출장목적

계란의 새로운 인증제도(K-EGG) 도입과 선진국의 계란생산 및 유통현황 조사를 위해 지난 6월 20일부터 28일까지 영국과 프랑스를 다녀왔다.

지난해 8월 국내에서 불거진 계란 내 잔류물질 검출 사태로 안전성에 대한 신뢰도가 급감하면서 소비는 약 30%가량 감소했다. 이 여파는 최근까지도 이어져 산지 계란값은 사료비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폭락했다.

잔류물질 파동을 겪으면서 가장 문제점으로 부각된 것 중 하나는 정부주도의 친환경인증제도였다. 대표적인 예로 친환경인증 농장에서 급여하는 사료에는 각 항목별 잔류물질 기준치가 설정돼 있다. 반면 친환경인증 농장에서 생산된 계란에는 극미량의 잔류물질도 검출되지 않아야 하는 불합리한 현실이 존재한다.

따라서 영국에서 시행되고 있는 라이언 품질(Lion Quality)과 프랑스의 라벨루즈(Label Ruoge) 인증제도를 면밀히 파악하고 분석하여 민간주도로 설립코자 하는 K-EGG 인증사업에 참고하기 위함이 이번 출장의 목적이었다. 또한 유럽의 동물복지사육형태에 따른 산란계 산업의 변화와 이에 따른 계란 유통상황 등을 조사하여 국내 업계 변화에 대비코자 하였다.

▲ 영국계란위원회 라이언 인증 총책임자와 함께(좌부터 남기훈 부회장, 이홍재 회장, 마크 윌리엄스(Mark williams), 필자)

▲ 영국과 프랑스 계란 시장을 돌아보는 남기훈 부회장과 이홍재 회장

2. 영국의 계란유통 현황

영국 마트에서 판매되고 있는 계란가격은 그야말로 천차만별이다. 일반 케이지에서 생산된 계란의 경우 우리 돈으로 개당 110원대가 있는가 하면 특산품이라는 상표를 달고 개당 500원대에 거래되는 것도 있다.

주요 사육방식은 케이지, 평사, 자유방사, 유기농으로 구분되어 있으며, 이들 사육방식에 따라 소비자 가격도 다소 큰 폭으로 차별화되어 있다. 영국 내 대형마트를 포함한 유통단계에서 라이언 품질(Lion Quality)을 표시한 계란은 약 90%를 차지하고 있다. 계란 난각과 포장지에 표기하고 있으며, 일부 다른 표시를 한 경우도 있으나 찾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산란일자는 난각이나 포장지 등 어디에도 표기하지 않는다. 다만 난각에는 사육방식,원산지, 농장코드, 유통기한 등의 내용이 붉은색 잉크로 선명하게 표시되어 있다. 예를들어 0UK54321, BB day 순이다. 포장지에는 매대 진열기간과 유통기한을 표기하고있는데 산란일로부터 진열기간(Display until)은 21일, 유통기한(Best before)은 28일이며, 라이언 품질 계란은 27일을 적용하고 있다.

생산된 계란은 GP센터를 통해서 유통된다. 마트 등 판매처의 계란가격은 납품주체와의 협의를 통해 정해지며,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계란이 다른 상품들 보다 세일 품목으로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갈색 계란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3. 영국의 계란산업 현황

영국에는 우리나라 양계협회와 비슷한 계란산업위원회 (BEIC : British Egg Industry Council)가 있다. 이 조직은 산란계 사육농가, 관련공무원, 11개협의체(종계, 부화 포장, 가공), 기술자문위원회, 소비자 및 소매업교류위원회, 계란정보국, 마케팅위원회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주요 활동 내용은 ▲투자수익율 광고 및 프로모션 캠페인 ▲영국 계란정보 서비스 ▲농가수익과 이익창출을 위한 연구개발 등이다.

영국의 산란계 사육은 자유방사형이 가장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 다음은 케이지 사육으로 약 절반의 분포를 보이고 있다.

산란계 사육수수는 성계기준으로 38,500천수로 우리나라의 약 75% 수준이다. 국민1인당 계란소비량은 연간 197개로 우리나라 계란소비량에 크게 못미치는 반면 자급율이 86%에 달하고 있는데 라이언 품질(Lion Quality) 제도가 계란수입을 상당부분 저지하는 효과가 있다고 자체 판단하고 있다.

표 1. 산란계 관련 주요 통계(’17년 기준)

각 분야별 계란소비는 가공분야에서 21%, 외식산업 24%, 가정용 신선란 소비가 55%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 영국 라이언 품질(Lion Quality) 인증제도

라이언 품질(Lion Quality) 인증제도 도입배경은 영국에서 생산되는 계란의 살모넬라 오염에서 비롯되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1998년 살모넬라(SE) 백신접종을 의무화하는 엄격한 기준의‘라이언 품질(Lion Quality)인증’제도가 제정되었다.

▲ 영국의 라이언 마크

이후 살모넬라(SE)를 포함한 식품위생, 품질관리, 인수공통감염증에 대한 지침, 영국농업산업연합의 공통사료보증기준(UFAS), EU의 동물복지에 관한 법령 등을 포함한 라이언 품질(Lion Quality) 제도로 발전하였다.

초기 투입비용은 총 800만 파운드로 이중 400만 파운드는 백신접종비용 등으로, 나머지 400만 파운드는 소비자 인식개선 홍보비용 등으로 사용되었으며 정부보조 없이 전액 농가 및 관련 업계에서 부담하였다.

라이언 품질(Lion Quality)인증제도는 순수 민간기구인 영국계란산업위원회 주도로 운영되고 있는데 ISO 17065 표준에 따라 외부기관에서 독립적으로 감사를 받고 있다.

각 주체별 중점 관리내용은 먼저 공통사항으로 ▲분야별 철저한 위생관리 ▲살모넬라 및 가금티푸스 양성여부 판단 ▲육성장 살모넬라 예방접종 확인 ▲주기적인 닭 상태 관찰 및 엄격한 사료관리 ▲약품 오남용 방지 등이다.

산란계 농장에서는 ▲위생/살모넬라 관리 ▲동물복지, 수의학적 건강 및 복지계획 ▲시간 및 온도제어 ▲농장마킹 ▲차단방역 ▲설치류 통제 등 농장 운영상 기본적인 조치들로 보이나, 항목별 세부사항은 상당히 까다로운 내용들을 담고 있다.

포장센터의 관리내용은 ▲계란운반 통제 ▲ 포장센터 위생관리 ▲ 주기적 계란검사 ▲ 냉장유통▲ 기타사항 들로 이뤄져 있다.

이밖에도 등록 및 추적시스템, 독립적인 감사, 영업관련 대책수립, 특별사항, 식품 표준기관의 승인 등의 내용으로 엄격하게 관리되고 있다.

라이언 품질(Lion Quality)인증을 취득하고자 하는 주체는 계란생산 관련 전반에 걸쳐지침서에 의한 전 항목이 부합되어야 한다. 이후 모든 조건이 갖춰졌을 경우 주관기관인 영국계란산업위원회에 신청하고 절차에 따라 인증서를 취득하게 된다.

5. 프랑스(유럽) 양계산업 현황

유럽 내에서도 사육형태별 분포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독일의 경우 케이지 사육형태가 10% 내외인 반면 스페인은 93% 프랑스도 아직까지 68%의 분포도를 보이고 있다. 1인당 연간 계란소비량도 많은 차이를 보여 소비량이 가장 많은 나라는 체코로251개를 소비하고 있으며, 포르투갈이 가장 낮은 수준으로 165개를 나타내고 있다.

표 1. 주요 국가별 사육형태 및 1인당 계란소비량(2016년 기준)

프랑스의 연간 산란실용계 병아리 생산량은 7개 부화장에서 5,280만수가 생산된다.연간 계란생산량은 149억개이다.

난각에는 영국과 같은 형식(사육방식, 원산지, 농장코드, 유통기한)으로 표기사항이 마킹되고 있으나 눈으로 식별하기 어려운 정도의 인쇄 선명도가 인상적이다. 유통기한은 산란일로부터 28일까지이며, 프랑스의 경우 당초 산란일자를 표기했으나 혼선만 가중시킨다는 소비자들의 폐기요청으로 인해 현재는 표기하지않고 있는 점이 독특하다.

산란계 농가 수는 총 2,250개소로 이중 육성농장 450개소, 성계농장 2,100개소로 구분된다. 프랑스의 계란은 GP센터 출하가 의무화되어 있으며, 전국에 65개소의 GPC가 있다.

6. 프랑스 라벨루즈(Label Rouge) 인증제도

프랑스 라벨루즈(Label Rouge)는 1960년 프랑스 자유방사 가금류 사육농장 위주로 처음 만들어졌다. 이후 SYNALAF(Syndicat National des Labels Avicoles de France) 조직이 설립되고 이곳에서 총괄 관리 운영한다.

▲ 프랑스 라벨루즈 인증마크

라벨루즈(Label Rouge) 인증기관은 INAO(French Ministry of Agriculture and the Institute of Origin and Quality)로 생산자와 소비자, 정부가 참여하는 공식기관이다.

인증 취득방법은 먼저 지원서를 제출하면 기술적, 경제적 타당성 조사에 착수한다. 여기에는 각종 증빙자료 및 규격관리 확인 문서 등이 포함된다. 이후 신청자와 관리기관의 간담회가 시작되며, 제출한 전체 자료분석, 허용가능 사례여부 조사, 자격요건 심사, 민원관련 내용파악 등을 거쳐 INAO위원회 투표를 실시한 다음 승인여부를 결정한다. 인증 이후 관리방안으로 인증받기 위한 절차의 내부규정, 계군검사, 계란검사 등을 연간 1~3회에 걸쳐 시행하면서 인증서를 유지한다. 라벨루즈(Label Rouge) 인증을 취득한 산란계는 250만수(’16년 기준)이며, 계란생산량은 5억2천만개로 390개소의 인증 농가에서 생산하고 있다.

7. 출장자의 의견

영국의 라이언 품질 인증제도(Lion Quality)와 프랑스 라벨루즈 인증제도(Label Rouge)의 큰 차이점은 순수 민간주도와 공공기관주도의 운영형태다.

농가의 참여율도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데 라이언 품질 인증제도(Lion Quality)의 경우 전국 산란계 농가의 90% 이상이 참여하고 있는 반면 라벨루즈 인증제도(Label Rouge)는 약 17% 정도의 농가만이 참여하고 있다. 특히 라이언 품질 인증을 획득한계란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도가 매우 높은 상황인데 주 요인은 계란 품질에 대한 안전성이 확보되어 있다는 점이다.

민간단체에서 운영하고 있지만 안전성에 대한 관리체계가 투명하여 누구나 확인이 가능한 시스템이 적용되고 있다. 또한 계란이 생산되는 전 단계에서 안전성이 확보되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계란의 안전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이 이 제도의 성공사례로 볼 수 있다.

우리나라 국가기관에서 운영하고 있는 친환경인증제도의 경우 현재는 상당수의 농가가 인증을 취소했지만 지난해까지만 해도 산란계 기준으로 약 70% 정도의 농장이 인증서를 취득했다. 하지만 계란 잔류물질 검출사태에서도 나타나듯이 인증된 제품에서오히려 문제가 나타난다면 소비자들의 불신만 키운다. 따라서 협회가 주관하고 소비자와 전문가 집단이 참여하는 민간주도의 계란인증제도(K-EGG)를 설치해야 한다.

국민의 주요 식량인 계란에 소비자가 요구하는 안전성이 확보된 현실적인 인증제도에기초를 두어야하고 국내산 계란의 품질 우수성을 고취한 수입품과의 차별화도 유도해야 한다. 또한 엄격한 생산 관리로 신선도와 안전성을 확신하는 포괄적인 민간주도의 인증제도가 하루빨리 시행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