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위원칼럼 - 온고이지신 가이위사의(溫故而知新 可以爲師矣)

  • Published : 2018.05.01

Abstract

Keywords

溫故而知新 可以爲師矣는 논어(論語)의 위정(爲政)편 제11장에 나오는 공자님 말씀으로 ‘옛날에 배운 것을 복습하고 거기다 새로운 것도 알면 남의 스승이 될 수 있다.’라는 의미이다.

중국 고대시대에 공자님께서 하신 이 말씀이 21세기 정보화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이제는 익숙하다 못해 친숙한 명언이 되었다. 난데없이 2천 5백 년 전 공자님의 가르침을 들고나온 것이 다소 엉뚱해 보일 수도 있으나, 溫故而知新 可以爲師矣를 통해 우리 가금업계의 현실을 독자들과 공감하고 싶어 인용하는 것이다.

‘溫故’는 옛것을 품어 익혀서 숙성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溫’은 문장 구조상 사역동사로 단순히 ‘복습하다’라는 제한적 의미로만 국한해서는 안 되며, ‘따뜻하게 하고, 데우고, 품고, 숙성시킨다.’는 포괄적인 의미로 해석할 때 진정한 의미가 새겨진다. 다시 말하면 단순히 옛것을 익히고 복습하는 수준이 아니라, 옛것을 오랫동안 숙성시키는 과정을 통해 다른 것과 융합시킴으로써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는 의미로 풀이하는 것이 옳다는 생각이다. ‘知新’은 새로운 것을 ‘안다’라는 단순한 의미가 아니라, 새로운 것을 ‘깨닫는 인식체계의 대전환(Paradigm shift) 과정’이라고 봐야 한다. 그저 눈에 보이는 현상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아니라 눈에 쉽게 보이지 않는 감춰진 것까지도 볼 수 있는 인식체계의 대전환이 수반되어야 한다고 해석하는 것이 옳다는 것이다.

溫故而知新에서 ‘溫’에 더 무게중심을 두고 있는 것처럼 보이나 옛것만 알고 새것을 알지 못하는 것도 답답한 일일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溫故而知新을 어떤 ‘故’를 품은 결과로 더 높은 차원의 새로운 ‘新’을 만들어 내고, 이렇게 만든‘新’이 결국 상당한 차원의 ‘故’로 다시 남게 하며, 이런 과정을 반복하여 세상을 변화시키는 ‘혁신’을 만들어 내는 것으로 봐야 한다.

현실을 외면하거나 현장과 맞지 않는 대책들을 반복하는 것은 ‘溫故’가 부족한 것이며, ‘溫故’가 부족하면 선무당이 된다. 새로운 현상을 대할 때 단지 겉으로 드러난 부분만을 인식한 채‘溫故’의 과정 없이 그저 눈에 보이는 것이 모든 것이라고 즉흥적으로 느끼고 대응하면 문제를 해결하기는 커녕 또 다른 문제들을 야기할 수 있다. 그리고 ‘溫故’와 ‘知新’이 모두 부족하면 임기응변식 대책만을 생각하게 되어 많은 사람을 어려움에 빠지게 하는 것이다.

溫故而知新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고 나니 가금산업 관련 분야에서 溫故而知新의 참된 열매가 많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과거 우리나라의 가금산업 관련 현상과 정책들을 ‘溫故’하고 ‘知新’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오랫동안 축산선진국들을 벤치마킹하면서 도 축산선진국 수준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우리가 그들의 피상적인 것만 배우려 하고, 그들이 그러한 수준에 도달하게 된 과정에 대한 ‘溫故’의 과정을 배우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溫故而知新’하지 못하니, 어찌 이 땅에 진정한 스승이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