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율적인 양계관리 - 농장 구서의 중요성과 대책

  • 신인호 (CJ제일제당 축산기술센터)
  • Published : 2018.04.01

Abstract

Keywords

농장에서 보이지 않게 큰 손실을 입히는 존재가 있다. 바로 다름 아닌 쥐다. 사료를 축내고, 농장에 질병을 유입시키며, 화재와 같은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존재이다. 요리조리 쥐새끼처럼 잘 빠져나간다는 이야기가 있다. 농장을 경영하다 보면 어디에선가 또 나타나고 하는 것이 쥐의 문제이다. 농장에서 꼭 필요한 설치류 통제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구서 대책을 소개하고자 한다.

쥐의 종류

우리나라 농장에 서식하는 쥐의 종류로는 집 주변에서 거주하는 쥐로서 시궁쥐, 지붕쥐, 생쥐 등이 있고, 들쥐로서는 등줄쥐가 있다. 축사에서 주로 볼 수 있는 쥐로는 시궁쥐(그림 참조)와 생쥐이지만 들쥐들이 신축한 축사 내로 유입되는 경우도 많다.

시궁쥐는 사람에게 의존하여 생활하며, 야행성이다. 기둥이나 벽을 잘 탄다. 생쥐는 보통 쥐의 새끼쯤으로 이해를 하는 경향이 있으나 몸집이 작은 쥐의 종류로서 몸집이 큰 쥐의 종류들과 엄연히 구분된다. 보통 농장에는 특정 종류의 쥐가 서식하게 된다. 축사를 신축하고 주변의 생쥐가 유입되면 처음에는 생쥐들이 축사 주변에서 서식하게 된다. 그러다가 몸집이 큰 종류의 들쥐나 쉬궁쥐가 축사 내로 유입되면 생쥐 종류들은 밀려나게 되고 몸집이 큰 종류들이 축사 주변에서 서식하게 된다.

▲ 농장에 서식하는 생쥐

쥐의 생태

쥐는 번식력이 강해 1년에 한 쌍이 1,250마리 이상을 번식한다. 쥐는 생후 2~3개월이 되면 성숙하여 임신할 수 있다. 임신 기간은 20일 정도이며 연간 5~6회 정도 분만을 하게 된다. 1번 출산 시 6~9마리의 새끼를 낳게 된다. 출산 2일 후부터는 교미가 가능하다. 쥐는 야행성이어서 주로 밤 12시-1시 사이에 활동한다. 사람에게는 극도의 경계심이 있으므로 좀처럼 모습을 나타내지 않는다. 사람이 없어지고 주변이 어두워지면 쥐들은 축사의 사료통 주변으로 몰려들기 시작한다. 쥐의 앞니는 평생 자라나는데 1년에 13cm정도 자란다. 이 자라나는 앞니를 마멸시키기 위해 농장의 시설을 다 갉아 놓게 된다. 농장의 전기 시설, 기자재를 파손시키는 요인이 된다. 쥐는 굴을 뚫어 보금자리를 만들어 놓고 서식하게 되므로 축사 주변에 구멍이 생기고 균열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위 그림).

▲ 쥐가 뚫어 놓은 구멍들과 주변의 배설물들

쥐는 잡식성이어서 어떤 종류의 음식물이라도 건드리고 갉아 놓아 손상시킨다. 눈에 띄는 쥐 1마리가 있다면 보이지 않는 쥐 200마리 정도가 농장 주변에서 서식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 축사 주변을 배회하는 쥐

쥐가 일으키는 피해

쥐는 각종 전염병의 전파 요인이 된다. 사람 및 가축에게 각종 질병을 전파 시킨다. 쥐가 살모넬라의 주요 매개체라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 외 여러 질병을 옮긴다. 전선을 갉아 놓아 전기, 전화 불통의 원인이 되고 화재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함석, 알루미늄, 납까지도 갉아 낸다. 축사에서는 사료를 축내고(아래 그림 참조), 어린 병아리들은 직접적인 공격의 대상이 되며, 큰 닭들에게는 야간에 놀라게 하고 물어뜯고 지나다니며 소음과 스트레스를 제공한다. 전 세계적으로 생산되는 음식물의 약 10% 정도가 쥐에 의해 소모되거나 손상이 된다고 한다.

쥐 1마리가 섭취하는 음식물은 자기 체중(300~500g)의 최대 1/3까지도 섭취를 한다고 한다. 규모가 제법 되는 농장에 1,000마리의 쥐가 농장에 서식하고 있다고 가정하면 엄청난 양의 사료가 쥐들에 의해 없어진다고 추정해 볼 수 있다.

▲ 사료통 주변은 쥐들이 좋아하는 장소

농장의 구서 대책

그동안 농장에서 쥐에 대한 대처법은 여러 종류의 방법이 동원되었다. 쥐덫을 놓거나 쥐가 다니는 통로에 끈끈이 판을 놓아 쥐가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방법들이 사용되었다. 이러한 방법은 다량의 구서 작업을 한 이후 소량의 서식 밀도(1~2마리)를 보이는 농장이나 소규모의 가정집 또는 옥내의 1~2마리의 쥐를 완벽하게 통제하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이다. 다량의 서식 밀도를 보이는 농장에서 처음부터 이러한 방법을 동원한다면 비용도 많이 들뿐더러 효과도 단시간 내에 나타나지 않고 피곤하기만 할 뿐이다.

농장에서 많이 사용하는 방법 중 하나가 살서제(쥐약)를 사용하는 방법이다. 살서제의 종류는 사용하는 방법에 따라 두 가지로 나뉠 수가 있는데, 하나는 살서제를 직접 섭취하도록 유도하는 방법이고, 하나는 쥐가 다니는 통로에 뿌려 놓아 체모에 묻어 핥아먹고 죽도록 유도하는 방법이다. 쥐가 자신의 신체 부위를 자주 핥는 습성을 이용한 것이다. 이런 종류의 살서제들은 만성 살서제로서 혈액 응고를 막아 과다 출혈로 죽게 한다. 시각을 상실하게 되어 밝은 곳으로 나와 죽으므로 쥐의 사체를 수거하기가 쉽다. 인축에 2차 독성이 거의 없다. 그런데 농장에서 이러한 살서제를 대부분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있지 못하다. 바닥에 놓아두거나 뿌려 놓은 살서제들은 허실이 많다. 사람과 가축이 밟고 지나가기 쉽고, 바람에 날아가기도 쉽다. 먼지도 내려앉게 된다. 축사의 습기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소량이라도 어린 아이나 가축, 야생 동물, 사료에 오염될 가능성을 고려해야만 한다. 쥐들이 다니면서 소진을 시켰는지 확인할 수도 없다. 쥐가 잘 다니는 통로인 천정이나 기둥과 같은 장소에 적용하기에는 어려움도 있다.

▲ 축사 바닥에 뿌려 놓은 살서제

효과적이면서도 안전한 그러면서도 편리하고 돈도 많이 들어가지 않는 방법이 있다. 바로 베이트 스테이션(살서제를 미끼로 활용하여 내부에 이를 놓아둘 수 있도록 만들어진 구조물)을 활용하는 방법이다. 농장의 서식하고 있는 쥐의 종류와 특성에 따라 대책을 세워 이를 활용하면 도움이 된다. 살서제만을 가지고서는 허실도 많고 그다지 효과적이지 못하기 때문에 이를 활용하는 것이다. 농장에 서식하는 쥐의 종류, 습성, 좋아하는 것, 통로 등을 간단히 분석한 후, 쥐를 유인하여 집중적으로 미끼와 쥐약을 섭취하도록 유인하는 방법이다.

살서제는 일시적으로만 축사 내에 적용하지 말고 농장 안에 쥐들이 완전히 없어질 때까지 적용하도록 한다. 설사 이후에 쥐들이 보이지 않는다고 하더라고 안심하지 말고 외부에서 쥐들이 계속 유입이 될 수 있으므로 살서제를 1개월에 한 번씩 점검하여 놓아두고 모니터링 하도록 한다. 베이트 스테이션 안에 효과적인 살서제를 넣어두고 쥐들이 잘 다니는 장소에 놓아두면 쥐들이 그 속에 들어가 다량의 살서제를 섭취하고 밖에 나와 죽게 된다.

▲ 사료통 주변의 구서 대책​​​​​​​

초기 1~ 2달 동안은 1~2주에 한 번 정도 살서제를 점검하여 없어진 후에 보충해준다. 대량의 구서가 이뤄진 후에는 1달에 한번 정도 점검을 해주면 된다.

▲ 며칠 후 살서제가 없어진 것을 확인한 후 보충해 준다​​​​​​​

2~3일 정도는 쥐가 경계심이 있어 살서제를 섭취하지 않을 수도 있다. 며칠 더 기다려 본 다음에도 살서제가 없어지지 않았으면 쥐가 다니는 통로를 잘못 짚었을 경우일 수도 있으니 장소를 옮긴다. 쥐가 다니는 통로는 분변이 있는 곳, 갉아 놓은 곳, 구멍이 나있는 곳 등이다. 최근에는 블록 형태의 구서제가 국내에서 출시가 되어 시판되고 있다.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권장한다.

쥐는 사람의 냄새가 나면 기피 현상을 보이므로, 안전을 위해서도 작업할 때는 장갑, 마스크 등을 착용하도록 한다. 죽어 나온 쥐들은 2차 오염이 되지 않도록 위생적으로 처리하도록 한다. 야생 동물이나 개 고양이 등이 파헤치지 않도록 땅속깊이 파묻도록 한다.

결론

구서 작업은 농장의 사소하고 작은 일이지만 매우 중요한 일이다. 농장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이것조차 않고 그냥 지나치고 있다면 쥐로 인한 피해가 지속해서 발생하게 될 것이다. 농장 차원에서 간단하게 실행할 수 있는 구서 대책에 대해 알아보았다. 농장의 구서 작업을 지속적으로 실행하여 이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는 농장들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