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계산업 현주소와 발전방안 - 양계농장 통합관리 시스템의 이해

  • 발행 : 2017.11.01

초록

키워드

양계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통합관리 시스템’ 개발 요구

양계장 통합관리 시스템이란? 

양계농장 통합관리 시스템은 환경(온도, 습도, Co2), 계란 선별, 사료, 음수 등 각 시스템에서 생성된 데이터 정보와 농장 사육현장에서 발생하는 사육, HACCP, 경영데이터 정보를 웹서버에 통합관리 하여 농장의 육성, 생산, 환경, 경영 등에 미치는 상황 등을 모니터링하고 수집된 데이터 정보를 빅테이터화 하여 다양한 통계 분석을 통해 농장의 생산성 향상, 품질 향상, 환경 개선, 경영 개선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양계농장 통합관리 시스템의 운영 및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농장 내 생산 현장에서 발생하는 모든 데이터 정보(이력, 입추, 육성, 산란, 출하, HACCP, 경영, 환경 등)가 기본이 되어 관리되고 관리된 데이터 정보를 토대로 다양한 통계분석이 가능하며, 정부에서 요구하는 리포트 양식에 맞는 출력이 가능해야 한다.

농장에 폐사가 왜 일어났을까?

2013년 양계농장 통합관리 시스템 개발을 시작하면서 미국, 유럽 등 선진 양계산업 국가들의 자료와 개발된 프로그램들을 분석해 보았지만 제대로 된 양계농장 통합관리 시스템은 국내외 어느 곳에도 존재하지 않았고 참고할만한 자료를 찾기도 힘든 상황이었다. 대부분의 관리 시스템들이 숫자 표기에만 의지하고 있었고 이는 실질 데이터 표현에 한계가 있으며, 국내에 수입된 시스템과 국내에서 만들어진 시스템, 엑셀 프로그램, 농장에서 수기로 작성하는 사양관리 기록들 또한 자세한 정보를 등록·관리하기보단 숫자를 넣는데 그치는 경우가 많았고 반드시 필요한 데이터 정보를 입력할 수조차 없는 경우도 허다했다. 또한, 수입 시스템들은 한글 번역조차 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사양관리 기록 작성을 위해 농장주들은 시스템에서 나온 데이터 정보를 엑셀 또는 사양관리 기록부에 또다시 옮겨 기록하고 있는 웃지 못 할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양계산업의 발전을 위해서 국내 현실에 맞는 양계농장 통합관리 시스템 개발이 절실한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농장에서 일어나는 모든 데이터 정보는 발생한 숫자뿐만 아니라 그에따른 자세한 정보가 수반되지 않으면 데이터로서의 가치가 떨어지게 된다. 예를 들어 농장에서 폐사가 발생했을 경우 대부분의 시스템이 폐사수를 넣는 것은 가능하나 폐사의 원인 및 폐사추의 처리를 별도로 관리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으며, 농장에서 수기로 작성하는 사양관리 기록에도 숫자만 표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럴 경우 언제, 어느 계사에서 폐사가 얼마가 발생했는지에 대한 정보는 알 수 있으나 왜 폐사가 발생했고 어떻게 처리했는지에 대한정보 분석은 불가능해진다.

양계농장 통합관리 시스템에서 중요시 다루는 부분은 얼마의 폐사가 발생했는지가 아니라 왜! 란 의문에서부터 출발한다. 어떤 계군이 어느 계사에서 무슨 이유로 폐사했으며 어떻게 처리했는지를 꼼꼼하게 기록·관리하게 만든다. 이렇게 관리된 데이터 정보는 이력, 사육, 생산, 환경, 사료, 음수 데이터 등의 정보와 합쳐져 원인 분석과 결과라는 과정을 거쳐 자연사 또는 질병사가 왜! 발생했는지에 대한 판단의 근거 자료가 되게 된다.

농장의 육성·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데이터 정보들이 정확히 관리되지 않는다면 아무리 좋은 시스템을 농장에 설치하더라도 반쪽뿐인 농장관리에 그칠 수밖에 없으며설치된 시스템들이 농장 환경, 생산, 품질 향상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있는지 정확한 판단을 내리기 어려워지게 된다.

데이터 통합문제 해결이 최대 관건

양계농장 통합관리 시스템을 개발하면서 가장 난해했던 문제는 계산값들이 기준 자료가 명확하게 되어 있지 않은 부분이었다. 예로 HH(Hen-housed egg: 암탉의 산란수)산란지수를 계산할 때 산란 시작 주령을 언제로 볼 것이냐의 문제가 발생했다. 사료회사, 양계협회, 국립축산과학원의 기준 자료가 달랐고 이를 바로잡기 위해 국립축산과학원에 문의를 해봤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하였고 담당 사무관과 협의 끝에 내린 결론은 산란 시작 주령을 사용자의 선택에 따라 임의 계산을 할 수 있게 하여 사용자가 선택한 산란 시작 주령에 따라 서로 다른 결과를 보여 주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었다. 이렇듯 계산상의 여러 문제는 관련 기관과의 협의를 거쳐 하나둘씩 해결해 나갔다.

다음은 농장 내 설치된 시스템 및 자동화기기의 데이터 통합문제 해결이었다. 농장내 설치된 국내외 시스템 및 자동화기기 등의 데이터 정보를 통합 관리하기 위해서 기자재 수입업체 및 국내 제조사들과의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양계농장 통합관리시스템을 농장에 설치하기 위해 새로운 시스템으로 교체해야 한다면 농장에 비용 부담을 전가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양계 시설업체, 양계 기자재 수입업체, 계란 선별 자동화기기 제조업체 등에 프로그램 개발과 관련한 협조를 요청했으나 단 한 곳에서도 협조나 지원을 받을 수 없었다. 양계산업이 다른 산업에 비해 빠르게 발전하지 못하는 이유를 찾아볼 수 있는 부분이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찾은 것은 제조회사별 데이터를 분석해 양계농장 통합관리 시스템에 자동/수동 전송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었다. 데이터를 분석하고 통합관리 웹서버로 전송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문제는 아니었다. 외부 통신이 불가능해 개발할 수 없는 시스템도 많았고 일부 제조사의 데이터에는 꼭 필요한 데이터 정보가 없는 경우도 있었다. 같은 제조사 프로그램인데도 데이터 저장방식이 다른 경우도 있어 개발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고 수입 시스템의 데이터 정보 연계에는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며 수입업체의 협력 없이 개발할 수 없었을 수도 있는 일이었다.

양계 기자재 경쟁력 실현 가능

양계농장 통합관리 시스템 개발에 4년이란 시간이 흘러갔다.

외부투자나 지원 없이 프로그램 개발에 매달린다는 것은 어쩌면 무모한 도전이었을지 모른다. 아직 해결 못한 문제들이 산재해 있고 개발을 끝내는 데는 어쩌면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양계농장 통합관리 시스템의 개발은 선진국형 양계산업으로의 전환과 새로운 변화를 도모하고 나아가 4차 산업, 6차 산업으로 나아갈 수 있는 디딤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양계산업은 사육두수 증가와 시설환경 변화 등으로 농가 수는 줄었지만, 사육시설은 점차 대규모화 되어가고 있고 양계 기자재의 수출입 또한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이다. 하지만 양계 기자재 산업은 공급의 포화, 수요의 한계, 시장 상황의 불투명 등으로 인해 국내 시장에서의 생존은 점차 힘들어지고 있으며, IT 강국인 대한민국의 현실에 비춰볼 때 국내 양계 기자재산업의 경쟁력은 미국, 유럽 등 축산 선진국에 비해 열약하고 농가에서도 국내 기자재보다 미국 및 유럽 기자재 선호도가 높다는 것은 풀어야 할 숙제이기도 하다.

양계 기자재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수출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선 ICT(정보통신기술) 융복합을 통한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고 기업 간 협력을 통한 첨단기술의 개발, 사후관리 체계 구축 강화, 농장 운영 및 관리에 필요한 시스템 개발을 통해 수입을 대체하고 AI, IOT, ICT 등 첨단기술이 접목된 양계 기자재로 수출 활로를 찾아야 할 것이다.

양계농장 통합관리 시스템은 한국형 스마트팜 구축을 위한 시작에 불과하다. 양계 기자재를 생산하는 국내 기업들과 협력을 통해 다양한 시스템을 개발하고 수입에 의존하던 양계산업이 수출주도형 산업으로 바뀔 그 날을 위해 양계농장 통합관리 시스템 개발이 양계산업 발전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