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자조금 최종산물인 계란에서 거출해야 한다
- GP센터 건립 등 정부의 의지가 중요 -
2016/ 2017년 AI 발생으로 상당수의 산란계가 매몰처리되면서 계란자조금 거출에 비상이 걸렸다. 2016년 초 산란성계육(노계) 가격이 낮게 형성되면서 거출액 하락으로 위기를 맞았던 계란자조금 사업이 장기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본고는 현재 계란자조금 거출 방식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계란으로의 거출 방식 변경에 따른 합리성, 효율성 등을 제시하여 향후 계란자조금 정착 및 발전방안에 도움을 주고자 하였다.
1. 계란자조금 현황
계란자조금은 2009년 6월부터 의무자조금이 시작되었다. 계란자조금 사업은 소비홍보, 교육 및 정보제공, 조사연구, 수급안정 등에 필요한 예산을 배정하여 계란자조금관리위원회 사무국, 농협중앙회, (사)대한양계협회에서 공동으로 참여하여 실질적인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2009년 6월 계란자조금을 처음 거출할 당시 산란성계육에서 100원을 거출했으나 이후 2011년 50원으로 낮추었고 2015년부터는 80원으로 인상, 거출을 실시하고 있다.
2015년도 축종별 자조금 거출 현황을 비교해 보면 타 축종의 경우 한돈(277억 원), 한우(381억 원), 우유(113억 원)는 거출금액(정부 보조 포함)이 높게 나타나 나는 반면 닭고기와 계란은 각각 28억 원과 25억 원의 자조금을 운영하는 것으로 나타나 타축종에 비해 열악함을 보여주고 있다. 자조금 거출 율도 한돈, 한우 우유 등이 99~100%인 반면 닭고기 (46%)와 계란 (72%)은 낮게 형성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농가부담율은 축산 자조금법에서 정한 0.5%(1,000분의 5) 이내에서 거출(0.2∼0.35%) 되고 있지만 산란성계육은 2015년 평균 판매금액인 수당 557원 중 자조금 80원을 거출하였으므로 약 14.3%의 농가부담이 주어지면서 큰 부담을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 계란자조금 거출의 문제점
현재 도계장에서 자조금을 거출하는 방식은 산란성계의 불안정한 가격 형성, AI 발생에 따른 외부적 요인, 거출에 대한 인식 부족과 산란성 계육 유통의 문제점 등으로 자조금의 안정적인 조성에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
2016년 이후 산란성계육 가격이 수당 300원 이하(생산자 수취 가격은 100원 이하에 형성)로 형성되면서 2015년 평균 가격인 수당 557원에 못 미쳐 자조금 거출이 미흡했다. 2016년 산란성계육 가격은 농가 수취 가격이 수당 80원 이하를 기록할 정도로 가격 불안정성을 보여줬다.
또한 계란 가격과 산란성계육 가격은 서로 상관성이 있어 난가 가 높게 형성되면 산란성계육의 출하가 적어 가격이 높게 형성되고, 반면 난가 가 하락할 경우에는 일시에 산란성계육이 출하되면서 가격이 급격히 하락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도표 1).
표 1. 축종별 자조금 거출 비교(2015)
주1) 농가 부담률 = 거출금/총판매금액*100, 총판매금액=생산비*평균출하체중
주2) 평균출하체중 : 돼지 114kg, 소 723kg, 닭고기 1.8kg
자료 : 축산자조금관리위원회 홈페이지(한우, 한돈, 우유, 닭고기, 계란)
<도표 1> 산란성계육 가격과 난가 비교(2012∼2016.6)
자조금 거출 과정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되고 있다. 농가들에게 충분한 홍보활동 및 자조금 미납에 따른 관리체계가 부족하고, 수납기관인 도계장에서는 자조금 대납 의지 부족과 산란성 계육 가격에 대한 불만이 나타나고 있으며, 중간 유통상인들의 투명하지 않은 거래형태가 여전히 남아 있어 자조금 거출에 어려움이 따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종산물인 계란으로부터 자조금을 거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전국의 GP센터는 약 70여 군데 분포해 있으며, 이들의 취급 물량이 전체 물량의 35%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GP센터를 통해 최종산물인 계란에서 자조금을 거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3. 설문조사 분석
본 설문은 전국의 산란계 농가를 대상으로 107명에게 설문을 실시하였으며, 2016년 6월 1일부터 10월 8일까지 5개월에 걸쳐 농가 세미나, 농가 회의 시 방문, 전화설문 등을 통해 조사한 내용 중 주요 내용만 소개코자 한다.
1) 계란자조금 사업에 대한 만족도
현재 추진되고 있는 계란자조금에 대한 만족도에서 107명 중 103명이 응답하였는데 매우 불만이 10.7%(11명), 불만이 27.2%(28명), 보통이 47.6%(49명), 만족이 13.6%(14명), 매우 만족이 1.0%(1명)로 나타났다. 계란자조금 사업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응답이 37.9%로 긍정적 응답 14.6%보다 높게 나타나 자조금 사업의 효과적인 운영을 위한 방안 모색이 필요한 것으로 보여진다.
<도표 2> 계란자조금 사업에 대한 만족도
2) 계란자조금 거출액에 대한 의견
계란자조금은 현재 산란성계육 수당 80원을 거출하고 있으며, 이 거출액에 대한 의견을 물어보았다. 이에 절반이 넘는 51.4%(55명)가 적당하다는 의견을 제시하였으며, 다음으로 비싸다는 반응이 43.0%(46명)로 높게 나타났다. 싸다는 응답은 5.6%(6명)로 나타나 대체적으로 적당하지만 많은 산란계 농가들이 아직도 자조금 거출액에 대한 부담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표 3> 계란자조금 거출액에 대한 평가
3) 효과적인 거출 처
만약 계란자조금 거출을 원점에서 생각할 때 어디에서 거출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느냐를 묻는 질문에 기존 방식인 도계장에서의 거출이 47.7%(51명)로 가장 높았으며, 자조금 사무국이 15.9%(17명), 부화장 13.1%(14명), GP센터 12.1%(13명), 사료회사 11.2%(12명) 순으로 나타나 기존 방식대로의 거출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합리적인 대안이 도출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최종산물인 계란에서 거출할 수 있는 GP센터에서의 거출을 원하는 농가는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이는 현재 여건에서 최종산물인 계란에서의 거출 시 더 많은 무임승차를 우려하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4. 계란자조금 거출 규모 분석
현재 산란성계육에서 거출하는 것과 계란에서 거출할 경우를 비교해 자조금 규모를 산출해 보았다. 2015년도 계란 생산량 및 산란성계육 생산량을 바탕으로 각각 적용 방식에 따른 자조금을 추정하였다.
계란은 계란 생산량 5년간 평균 14,369,831천 개를 기본 데이터로 하여 최근 5년간의 평균 특란 가격 151.2원/개를 적용하여 총판매금액을 추정하였고, 판매금액에 0.1%, 0.3%, 0.5%를 적용하여 자조금 규모를 산정하였다. 산란성계육 생산량은 최근 5년간 평균 27,992 천수를 기본 데이터로 하여 거출금 80원을 적용시켰다.
계란은 축산 자조금법에 명시된 농가 최소 부담률인 0.5% 이내로 하여 0.1%, 0.3%, 0.5%로 각각 나누어 적용하였는데 타 축종과 유사한 0.3%를 적용할 경우 계란(65억 원) 거출 방식이 산란성계육(22억 원) 보다 약 3배 많은 금액을 조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자조금 활성화를 위해서는 농가거출율을 높이거나 자조금 수납대상과 수납기관을 변경하는 방안이 검토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표 2. 자조금 거출 방식별 자조금 조성규모 산정결과
<도표 4> 계란자조금의 효과적인 거출처
5. 계란자조금의 효과적인 조성방안
계란의 유통과정상 생산자로부터 소비자에 전달되는 과정은 매우 복잡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축산물 품질평가원 자료에 의하면 계란은 GP센터를 통해 35.7%만이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나머지는 유통상인을 통해 거래되거나 소매점에 직접 납품하는 형태로 거래규모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구조이다.
계란이 한 곳으로 모아져 계란 생산물량이 명확히 데이터화 된다면 자조금 거출은 보다 투명하고 수월해질 수 있다. 데이터 분석을 통해 계란에서 거출할 수만 있다면 매년 65억 원(2016년 기준, 0.3% 적용)을 조성할 수 있어 산란성계육에서 거출하는 것보다 계란자조금 사업의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2016년 하반기 국내에 발생한 AI로 상당수의 산란계 농장들이 피해를 입었고 역학조사 결과 기계적(계란 유통상인 차량)인 전파가 주원인으로 밝혀졌다. 즉, AI 바이러스에 오염된 계란 유통 차량이 다른 농장을 방문해 계란을 수거하는 과정에서 감염된 것이다.
GP센터를 통해 계란이 판매될 경우 계란 거래가 투명해지고 질병예방 차원에서도 유리하다. AI가 발생한 후 막대한 국가 예산을 살처분 보상금 등 국가재정으로 사용하기보다 사전 예방차원은 물론 유통구조 개선을 위해 GP센터 건립과 체제 정비에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GP센터의 건립은 우선적으로 지역별 GP센터 현황과 산란계 DB구축을 통해 지역별 필요한 GP센터 규모와 수량을 파악해야 한다. GP센터 건립계획이 확보되면 관리주체(생산자, 상인, 회사 등)를 정해 물류센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면 되는데 운영비는 계란으로부터 일정량을 거 출(차후 자조금 포함)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계란자조금은 최종산물인 계란에서 거출해야 한다. 수납기관으로는 계란이 입·출하되는 GP센터에서 거출하는 것이 효과적이며, GP센터에서 100% 유통될 수 있도록 정부의 법제화와 적극적인 지원이 뒷받침 되어져야 할 것이다.
또한 GP센터에서 거출이 이루어지기 전까지는 산란계 DB구축이나‘축산물 의무보고제’ 도입 등도 병행해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산란계 DB구축이나 축산물 의무보고제 등을 통해 생산규모와 계란 생산량, 산란성계 출하 수수 등이 정기적으로 투명하게 파악될 경우 관련 단체가 주축이 되어 생산규모에 따라 자조금을 일률적으로 거출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