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석가금진료연구소 양계 질병 동향 - 혹한기, 가금티푸스를 근절하기에 좋은 시기(2)

  • 손영호 (반석가금진료연구소 반석LTC)
  • Published : 2017.01.01

Abstract

Keywords

계속된 AI 발생으로 많은 닭들이 살처분되고 있고 농가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는 현 상황을 고려해 볼 때, 신년호에서 가금티푸스를 대상으로 원고를 쓰는 마음이 결코 편하지만은 않다. 그러나 혹한기는 오랫동안 가금티푸스로부터 피해를 겪고 있는 가금농장에서 가금티푸스를 근절시키기에는 아주 좋은 시기이므로, 농가들에 실질적 도움이 될 만한 중요한 시기를 놓칠 수가 없어, 가금티푸스 관련 내용을 이 번호에서도 계속 다루고자 한다. 지난 호에서는 가금티푸스를 근절시키기 어려운 이유들에 대해 주로 설명했었는데, 이 번호에서는 혹한기를 활용한 가금티푸스의 근절방안에 대하여 집중적으로 알아보고자 한다.

2. 혹한기 가금티푸스 근절 방안

1) 세균의 증식이 상대적으로 느린 혹한기 기후조건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세균이 증식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조건 중 하나가 온도 조건이다. 세균의 일종인 가금티푸스균은 보통 38℃에서 가장 잘 자라기 때문에 진단을 위한 실험실 배양 시 이 온도에서 균을 배양한다. 그런데 혹서기의 계사 내 온도가 이와 유사하기 때문에 가금티푸스에 감염된 개체가 분변을 통해 배출한 세균이 마치 배양기에서 세균이 배양되는 것처럼 여름철에는 계사 내에서 쉽고 빠르게 증식하므로 본 병의 확산이 빠르게 진행되는 것이다.

그러나 겨울철이 되면 계사 내 온도가 보통 18~25℃로 유지되므로 혹서기에 비해 배출된 세균의 증식이 상대적으로 잘 안 이루어지고 결과적으로 계사 내에서의 질병의 확산(감염 분포)도 느려지게 되는 것이다. 가금티푸스를 초기에 진단한 경우, 계사 내 온도는 감염 분포라는 측면에서 치료의 방향을 설정하는 데 있어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쉽게 설명하면 계군에서 가금티푸스에 감염된 개체가 확인되었을 때 혹서기에는 이미 광범위하게 계군 전체로 감염이 확산되었을 가능성이 크지만, 혹한기에는 상대적으로 한정된 닭에만 감염이 되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따라서 혹한기에는 초기에 가금티푸스의 감염을 정확히 진단하여 적절한 조치를 취한다면 확산의 차단은 물론이고 농장에서 가금티푸스를 근절시킬 수도 있는 것이다. 또 혹한기는 세균의 증식이 느리므로 감염이 지속되어 온 계군이라 하더라도 다른 계절에 비하여 피해를 줄이거나 근절시키고자 하는 측면에서 노력(비용) 대비 효과 (성과)가 일반적으로 크게 나타난다.

2) 계사 소독방법을 개선해야 한다.

저온에서는 소독약의 소독효과가 감소하기 때문에 혹한기는 혹서기에 비해 일반적으로 소독 효과가 떨어진다. 따라서 혹한기에는 이전 계군이 가금티푸스에 감염되었던 빈 계사에 대한 소독 시 소독효과를 높일 수 있도록 저온에서도 소독효과가 유지되는 소독제를 선택하거나 소독 시 온도를 높여주는 등의 특별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한다.

가금티푸스 감염계군을 도태한 후 빈 계사에 대한 청소 및 소독을 실시하는 과정은 매우 중요하다. 농장에서 통상 실시하는 세척 및 소독 방법은 많은 경우에 한계를 안고 있을 수 있다. 효과적으로 유기물(세균을 포함하고 있는 계분)을 제거할 수 있는 올바른 청소와 세척, 그리고 적절한 소독제를 선택하여 소독을 하여야만 한다.

물의 온도를 100℃가 훨씬 넘는 고온으로 올려 소독할 수 있는 ‘열탕 소독기’를 이용하는 것도 질병을 예방하는데 효과적일 수 있다. 특히 중요한 것은 소독약과 소독방법을 선택하는 것이다. 적절한 소독제를 선택하여 얇은 케이지 구조물에 소독 액이 오랫동안 접촉할 수 있는 방법(구간 반복 소독 등)을 고안하여 시행하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원하는 기간 내에 소독효과를 얻을 수 없으므로 케이지 칸살에 묻어 있는 가금티푸스균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없다.

일반적으로 농장주나 관리자들은 현재 자신들이 수행하고 있는 세척 및 소독방법이 완벽하다고 믿고 있다. 그러나 새로운 계 군을 입추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같은 계사에서 가금티푸스가 재발하는 경우라면 계사의 청소 및 소독 방법에 대하여 재고해 보아야 한다.

3) 닭 진드기를 구제하지 못하면 가금티푸스는 근절되지 않는다.

‘닭 진드기를 구제하지 못하면 가금티푸스를 근절시키기 못한다.’는 사실을 닭을 키워 본 사람이라면 대부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 닭 진드기 구제를 위한 농약의 사용이 금지되고 있어, 친환경 제제들을 활용하여 진드기를 구제해 보려 하지만 효과가 제한적이라 닭 사육농가들의 주름이 늘어가고 있다. 물론 닭 진드기가 전혀 없는 농장도 있다. 그러나 가금티푸스로 피해를 겪고 있는 대부분의 농장들은 닭 진드기가 매우 많다.

닭 진드기가 발생하는 주요인은 야간에 닭에서 흡혈하고 주간에 어두운 곳에 숨어 있다가 다시 야간이 되면 흡혈하는 닭 진드기의 특성을 고려해 볼 때 케이지의 구조적인 문제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닭 진드기가 서식하기 좋은 케이지의 구조가 닭 진드기의 숫자를 늘리는 원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케이지가 외부에서 처치하는 약물의 침투가 용이하지 않는 구조로 되어 있어 닭 진드기가 잘 구제되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따라서 닭 진드기가 많은 농장에서는 우선적으로 닭 진드기의 서식이 용이한 구조물을 파악하고 그에 대한 대책을 세우는 것이 열심히 닭 진드기를 잡는 것보다 빠른 일일 수도 있다. 구조개선이 불가능하다면 차라리 케이지를 바꾸는 것(?) 이 빠르게 닭 진드기를 구제하여 가금티푸스를 근절시킬 수 있는 방법일 수도 있는 것이다.

닭 진드기의 증식과 확산은 온도와 습도가 높은 여름철에 주로 이루어진다. 상대적으로 겨울은 같은 노력으로도 닭 진드기의 개체 수를 줄일 수 있는 좋은 시기이다. 다만 계사 내의 닭 진드기 개체수가 상대적으로 줄어들면서 ‘닭 진드기를 줄여야 한다.’는 당위성이 다소 떨어지게 되는데, 사실은 이 시기에 닭 진드기를 완전히 구제하겠다는 노력이 더 필요한 것이다.

3. 생균백신의 한계성은 계절에 상관없이 존재

전월 호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가금티푸스 생균백신은 가금티푸스를 근절시키는 데 있어 보조적인 수단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생균백신이 사균백신보다 효과가 월등하다는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그러나 생균백신이 사균백신보다 예방 효과가 좋다고 하여 생균백신이 가금티푸스라는 질병을 관리하는데 있어 농장의 고질적이며 관리적인 문제들까지 해결해 줄 수 있는 것은 아닌 것이다.

생균백신은 현재 육성 중에 1차, 그리고 산란 직전에 2차 접종이 권해지고 있다. 그러나 가금 티푸스의 발생 위험성에 노출될 경우 이렇게 실시하는 정도의 백신 접종만으로 감염을 예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현장 상황을 분석해 보면 쉽게 알 수 있다(생균백신의 한계). 생균백신은 장내 상피세포에 세포성 면역을 부여하여 장내로 침입한 가금티푸스균을 효과적으로 방어하기 위한 목적으로 접종하는 것이다. 이러한 생균백신 접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농장의 과거 병력과 계군에 대한 종합적인 분석, 그리고 그간 가금티푸스를 근절하기 위해 실시해 온 예방과 처치 등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우선되어져야 한다.

가금티푸스가 발생하고 있는 농장에서의 육성은 지속적으로 농장에 가금티푸스를 안고 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봐야 한다. 할 수 있다면 이런 농장의 경우는 육성을 외부에 위탁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가금티푸스가 발생하고 있는 농장 내에서의 계사 간 차단방역은 사람과 장비 등의 이동을 통제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설치류나 야생동물에 의해 쉽게 전파가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추가적인 차단방역대책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금티푸스가 발생하고 있는 농장 내에서 육성을 계속하고자 한다면 좀 더 철저한 예방대책이 수립되어야 한다.

예를 들면, 생균백신의 조기 일령 접종과 반복 접종, 그리고 설치류와 야생동물의 침입을 막을 수 있는 차단방역대책의 추가 강구 등이 그것이다. 그리고 가금티푸스가 발생하였다가 일정기간 경과 후 증상이 호전되었다 하더라도 완전히 근절될 때까지 일정기간 동안은 지속적으로 백신을 실시하는 방안도 검토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