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양계업 전망 - 2017 육계업 전망

  • 김형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 축산실)
  • Published : 2017.01.01

Abstract

Keywords

상반기 시세 강보합, 하반기 불황 예상

- 태국산 닭고기 수입 재개,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대책 마련 필수 -

2016 년 육계산업에는 많은 시련과 성과가 공존하였다. 닭고기 공급과잉으로 상반기 육계 산지가격이 원가 이하에서 형성되었지만, 자율적 닭고기 수급 조절로 1년 6개월여 만에 도계 마릿수가 전년 대비 감소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여름철 폭염으로 산지가격이 폭등하고, 이후 폭락을 경험하기도 하였다. 또다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 Highly Pathogenic Avian Influenza, 이하 AI)가 발생하였다. 국내 일곱 번째 발생이다. 본고에서는 육계산업 동향을 살펴보고, 2017년을 조심스레 전망해 보고자 한다.

2016년 육계산업 요약

2016년 육계 산업은 크게 1∼5월과 6∼10월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닭고기 과잉 공급이 지속되어 육계 산지가격 하락으로 어려움이 컸던 5월까지에 비해, 10월까지 자율적 수급조절과 폭염 등으로 육계 산지가격이 상승하였다. 2014년 미국과 영국의 AI 발생으로 국내의 육용 원종계(GPS) 수입이 금지되었다. 2015년 상반기에 예정되었던 원종계 입식이 지연되거나 감소함에 따라 그 영향은 2016년까지 산업의 큰 변수로 작용하였다. 2015년, 하반기 종계 병아리 생산 감소를 예견한 업계에서는 상반기에 종계 입식을 크게 증가시켰다. 이에 따라 2016년 상반기까지 종계 사육 마릿수는 크게 증가하였으며, 실용계 병아리 생산 또한 전년보다 크게 증가하였다.

<도표 1> 2016년 도계 마릿수 추이

2016년 1∼5월 총 도계 마릿수는 3억 9,393만 마리로 전년 동기간 대비 9.8% 증가하였으며, 이 중 육계는 전년 동기간 대비 9.8% 증가한 3억 1,243만 마리, 삼계는 6.8% 증가한 5,255만 마리였다. 도계 마릿수 증가에 따른 닭고기 공급량 증가로 2016년 1∼5월 육계 산지가격은 전년보다 20.4%, 평년보다는 23.6% 하락한 평균 1,342원/kg이었다. 삼계 도계가 증가하면서 육계 산지가격 하락을 더욱 견인하였다. 닭고기 공급과잉과 육계 산지가격 하락 지속으로 계열업체, 농가 등 산업 전반적으로 피해가 막대하였다. 2016년 5∼6월 자율적 닭고기 수급조절로‘육계 부화란 감축사업’, ‘병아리 랜더링 사업’등이 시행되었다.

5월 부화란 300만 개(계열업체 240만, 부화장 60만) 감축사업에 이어, 6월 병아리 400만 마리(계열업체 320만, 부화장 80만) 감축이 시행되었다. 여타의 수급조절 대책과는 달리 사업이 성공적으로 시행되었으며, 이와 더불어 주요 계열업체들이 실용계 병아리 입식을 감소시키며 닭고기 공급과잉을 해소해 나갔다. 그 결과로 6∼10월 도계 마릿수가 전년에 비해 감소하였다. 6∼10월 도계 마릿수는 전년 동기간 대비 3.5% 감소하였으며, 이 중 육계와 삼계가 각각 2.5%, 4.8% 감소하였다. 도계 감소와 더불어 금년 여름 폭염이 온 나라를 휩쓸었다. 무더위와 전기사고 등으로 인한 폐사가 증가하였으며, 증체율 하락으로 출하가 지연되면서 대닭 부족 현상이 발생하였다.

<도표 2> 육계 산지가격 동향

여름철 육계 산지가격은 즉각적으로 반응하여, 원가 이하에서 형성되던 육계 산지가격은 6월부터 전년보다 상승하기 시작하여 8월에는 평 년까지 회복하였다. 9월 명절과 이후 비수기인 10월에도 종계 폭염 피해로 인한 병아리 생산량 감소로 산지가격은 폭등 수준으로 비춰 질만큼 상승하였다. 6∼10월 육계 산지가격은 전년 동기보다 30.5%, 평년 동기 대비 5.0% 상승한 평균 1,706원/kg이었다. 11월 육계 산지가격은 닭고기 수요 증가로 전년 동월 대비 19.4% 상승한 1,588원/kg이었으며, 12월은 닭고기 공급 증가와 AI 발생으로 인한 수요 위축으로 전년 동월보다 하락한 1,300∼1,500원/kg으로 전망된다. 2016년 총 도계 마릿수는 전년보다 2.3% 증가한 9억 8,956만 마리로 예상된다. 도계 마릿수는 증가하였지만, 닭고기 수요 증가와 여름철 가격 상승으로 2016년 평균 육계 산지가격은 전년 대비 2.4% 상승한 1,523원/kg으로 전망된다.

2017년 육계산업 전망

2016년 하반기 자율적 수급 조절과 여름철 폭염 등으로 육계 산업의 기회가 찾아왔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종계 도태이다. 2015년 하반기 종계 입식 감소로 2016년 하반기 병아리 생산 잠재력은 전년 동기에 비해 크게 하락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종계 환우 등 생산기간 연장으로 실제 병아리 생산량은 생산 잠재력을 훨씬 뛰어넘었다. 이에 따라 종계 도태 마릿수는 자연스레 전년보다 감소하였다. 2016년 1∼10월 종계 도태 마릿수는 전년 동기보다 24.3% 감소한 408만 마리였다. 작년 AI 발생으로 인한 종계 매몰처분 마릿수를 감안하면 그 감소폭은 더욱 커지게 된다.

종계 환우 등 생산기간 연장이 없었다면, 종계를 계획적으로 철저히 도태시켰다면, 금년 하반기는 자연스럽게 도계 마릿수가 감소하고, 육계 산지가격은 상승하게 되어 있었던 것이다. 굳이 닭고기 수급 조절을 할 이유도, 고통 분담도 필요치 않았을 것이다. 금년 상반기 종계 입식 마릿수가 크게 감소하였다. 1∼7월까지 종계 병아리 입식은 전년보다 12.5% 감소한 399만 3천 마리였다. 원종계 사육이 증가하면서 8월부터 종계 입식이 전년보다 증가하였다. 종계 입식과 환우 등을 고려한 2017년 병아리 생산잠재력 지수는 전년보다 평균 4.7% 낮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병아리 생산잠재력 지수는 6월부터 전년보다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표 1. 병아리 생산 잠재력 추이

자료 : 농업관측본부 추정치

병아리 생산잠재력 지수가 낮게 나타남에 따라 국내 실용계 병아리 공급이 전년보다 감소할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금년 11월 국내에 일곱 번째 AI가 발생하였고, 현재 전국적인 확산세에 있다. 현재(2016.12.13)까지 육계 1건(출하 후 잔류 육계에서 발생), 육용 종계 5건이 발생하였다. 육계 45만 여 마리, 종계 25만 여 마리가 매몰 처분되었다. 역학조사에 의해 종란도 폐기되었다. 종계 매몰처분과 종란 폐기로 내년 1∼2월 도계 마릿수는 금년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AI의 추가 확산과 육계 산업의 피해 정도에 따라서 2017년 상반기 육계 산업은 크게 요동칠 것으로 판단되지만, 현재의 수준이라면 2017년 상반기 육계 산지가격은 전년에 비해 강보합이 예상된다. 그러나 2017년 하반기 육계산업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2016년 종계 입식이 730만 마리로 역대 최고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년 원종계 수입도 크게 증가하여 하반기 육계 산업은 도계 마릿수 증가, 육계 산지가격 하락으로 또다시 불황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도표 3> 연별 육용 종계 입식 동향​​​​​​​

맺음말

2013년부터 시작된 닭고기 공급과잉으로 인한 불황이 2016년 하반기에 잠시 벗어났다. 그러나 또다시 모든 지표가 2017년 하반기 공급과잉을 가리키고 있다. 태국산 닭고기 수입이 재개되어 국내 닭고기 시장을 언제, 어떻게 잠식해 나갈지 불안한 상황이다. 이럴 때일수록 섣부른 기대심리로 인한 종계 생산 연장과 환우를 피해야 하며, 계획적인 종계 입식과 도태가 필요하다. 또한 공급과잉 해소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멀리 보고, 오래 갈 수 있는 육계산업을 만들기 위해 2017년에 반드시 해야 할 일이 너무도 많다. 그러나 미룰 순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