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석가금진료연구소 양계 질병 동향 - 이번 AI(H5N6)의 특성과 주요 전파원인 분석(1)

  • 손영호 (반석가금진료연구소 반석LTC)
  • Published : 2017.02.01

Abstract

Keywords

이번에 발생한 고병원성 AI는 H5N6형 AI 바이러스에 의한 것으로, 지난해 11월 16일 전남 해남과 충북 음성에서 최초로 발생한 이래 현재(1월 중순)까지 전국으로 확산되어 큰 피해를 주고 있다. H5N6형 AI 바이러스는 과거 우리나라에서 발생하였던 H5N1형 및 H5N8형과는 다른 새로운 형태의 바이러스인 것이다. H5N6형은 과거 중국의 광동성과 홍콩에서 발생하였던 것으로, 가축전염병을 연구하는 많은 학자들은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철새에 의해 바이러스가 국내로 유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 동물보건기구(OIE)에서는 2016년 1월부터 10월 사이에 중국의 6개 지역에서 8건의 H5N6형 AI 발생 신고가 있었고, 한국과 일본에서도 11월에 동일 형의 AI 발생 신고가 있었다고 한다. 농림축산검역본부가 조사한 최근 3년간 우리나라 주변국에서의 H5N6형 AI 발생현황은 표 1과 같다.

표 1. 우리나라 주변국의 H5N6형 AI 발생현황 (’16.12.7. 기준)

출처 : 농림축산검역본부

이번에 우리나라에서는 H5N6형이 유행하고 있는 기간 중에 철새의 분변에서 H5N8형이 동시에 검출되어 한꺼번에 두 종류의 고병원성 AI가 농장에서 발생하는 것은 아닌가 하고 긴장했었으나, 현재까지 농장에서 H5N8형은 분리되지 않고 있고 H5N6형에 의한 피해만 계속되고 있다. 1월 16일 현재 H5N6형 AI로 인해 산란계만 2,305 만수를 살처분하였으며, 산란종계도 약 50%를 살처분하여 향후 산란계 산업이 정상화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1. H5N6형 AI 바이러스의 일반적 특성

산란계 농장에서 이번 AI 발생은 매우 충격적인 일이었다. 과거의 고병원성 AI 발생 시 볼 수 없었던 폭발적인 발생과 많은 피해, 그리고 빠른 전파 때문이다. 과거의 H5N8형은 고병원성이었지만 병원성이 상대적으로 약하여 일부에서는 저병원성이 아닐까 하는 의심도 있었던 반면, 이번 H5N6형은 고병원성 중에서도 특히 병원성이 강한 고고 병원성으로 전파력도 예상보다 빨랐다.

역학조사 결과, 이번에 AI로 인한 피해를 주도한 H5N6형은 5가지의 서로 다른 세부 유형이 있음이 확인되었다. 현재까지 다섯 가지 유형 중 한 유형은 철새에서만, 또 다른 한 유형은 농장에서만 확인이 되고 있다. 유행하고 있는 바이러스에 대한 세부 유형까지 추적하여 확인 함으로써 향후에는 고병원성 AI의 역학적 분석에 상당한 진전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 H5N6형 AI 바이러스의 축종별 발생 특성

이번 H5N6형 AI 바이러스는 축종별로 서로 다른 발생 특성을 보였다. 이러한 축종별 발생 특성은 농가에서 고병원성 AI의 발생을 예년보다 조기에 인지하게 하여 평년보다 AI의 발생 시기가 앞당겨지는데도 일정 부분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즉, 과거 우리나라에서 발생했던 H5N1형과 H5N8형은 주로 12월~1월 사이에 발생하였던 반면, 이번에 발생한 H5N6형은 이들보다 약 한 달 정도 빠른 11월 중순에 발생이 확인된 것이다.

1) 육용오리

이번에 발생한 H5N6형은 육용오리에 대한 병원성도 상당히 강하여 육용오리 농가에서의 발생 신고가 과거보다 훨씬 빨랐었다. 과거에는 닭 농가에서 먼저 발생 신고가 있고, 역학조사 결과가 나오고 나서야 원발 농장으로 육용오리 (또는 종오리) 농장이 밝혀지곤 하였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육용오리 농가에서부터 일찍 발생 신고가 이루어질 정도로 육용오리에 대한 병원 성이 강하였고, 폐사도 빠르게 진행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AI의 발생이 초기단계부터 적기에 신고되고 집중관리됨에 따라 조기에 종식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는 이들도 있었다.

2) 종오리

종오리는 육용오리에 비해 H5N6형 AI 바이러스에 감염 시 경과가 다소 다른 것으로 확인되었다. 최근 AI 발생이 확인된 종오리 농장의 일부 오리에서 항체가 확인된 경우가 있었는데, 이는 종오리가 AI에 감염되었으나 폐사하지 않고 회복되어 항체를 생성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종오리 농장에서 항체가 확인된 사례를 근거로 국내 종오리 농장에서 AI의 최초 발생 시기를 추정하여 보면 대략 작년 10월 말로 추정된다. 즉, 지난해 11월 28일 종오리 농장 중 최초로 AI 발생 신고를 한 전남의 한 종오리 농장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 이미 항체가 생성된 개체가 있는 것으로 보아 정상적인 항체 생성 기간을 고려해 보면 감염 시기는 발생 시기보다 한 달 정도 빠른 10월 말로 추정되는 것이다.

3) 산란계, 육계, 토종닭 등

닭은 고병원성 AI에 감염되면 빠른 폐사가 일어난다. 과거 두 종류의 AI 바이러스에서처럼 이번 H5N6형도 닭에서는 모두 폐사가 갑작스럽게 나타났다. 닭이 AI 바이러스에 감염 시 빠르게 폐사가 진행됨에 따라 생존하는 개체가 거의 없어, 닭에서의 항체 확인 사례는 없었다.

3. 야생조류에서 AI 바이러스 분리 시기에 따른 철새에 대한 AI 예찰 및 방역시기 결정

야생조류의 분변에서 AI 바이러스를 검사한 결과, 이번 발생의 경우 지난해 10월 28일 천안시 풍세면 봉강천에서 최초로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검출된 이래, H5N6형 40건, H5N8형 2건 등 총 42건(1월 16일 기준)이 원앙, 큰고니, 휜뺨검둥오리, 수리부엉이, 청둥오리, 쇠오리, 알락오리, 쇠기러기와 청머리 오리 등에서 확인되었다.

이번에 야생조류에 대한 AI 바이러스의 분리 시기와 과거에 철새 분변에서 AI 바이러스 분리 사례 등을 분석해 보면, 우리나라에 AI 바이러스가 철새를 통하여 유입되는 시기가 대략 10월 초에서 중순경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는 앞으로 10월 초부터 철새에 의한 AI 바이러스의 유입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철새 분변에 대한 예찰과 방역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많은 종류의 철새 분변에서 AI 바이러스가 확인된다고 해서 확인된 종류의 모든 야생조류가 AI 바이러스를 외국에서 국내로 유입시킨다고 보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 1월 중순 현재까지 가창오리에서는 AI 바이러스가 분리되지 않고 있는데, 이는 2014년 1월 16일 동림저수지의 가창오리가 AI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이, 가창오리가 AI 바이러스에 감염된 상태로 국내로 들어와 바이러스를 유입시킨 것이라고 보기보다는 국내에 들어와서 다른 야생조류에 의해 AI에 감염되었을 가능성도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철새에 의해 유입되는 고병원성 AI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주변국에서 어떤 AI 바이러스가 유행했거나 유행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러한 질병들이 발병하였을 때 가금 농장에서 어떤 임상증상과 특성들을 보였는지를 알아야 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현재까지는 이런 정보들을 자세하게 수집하여 분석하고 대비하지 못한 관계로 AI로 인한 피해를 키워왔던 바, 앞으로는 고병원성 AI에 대한 효과적인 방역과 관련된 정보 수집을 위한 국제공조가 절실한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