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석가금진료연구소 양계 질병 동향 - 닭의 사육과 면역, 그리고 생산성(5)

  • 손영호 (반석가금진료연구소 반석LTC)
  • 발행 : 2016.09.01

초록

키워드

4. 백신접종 효과에 영향을 주는 요소

백신은 인위적으로 닭의 면역력을 높여주어 질병을 예방하고 또 질병이 확산되는 것을 막아주는 중요한 수단으로 사용하는 생물학적 제제이다. 백신은 백신접종의 높은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경험들이 축적되면서 널리 사용되어 왔으며, 닭이 전염성 질병에 감염되어 폐사되는 것을 막아주거나 줄이는 데 있어서 지대한 공헌을 해왔다. 그러나 백신은 제조에 사용되는 항원의 종류와 특성, 그리고 같은 백신이라 하더라도 접종하는 방법과 취급요령에 따라 그 결과는 매우 다를 수 있다. 백신은 질병을 예방하여 생산성을 유지해야 하는 분명한 목적을 갖고 사용하여야 하므로, 가급적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백신을 선택하고 접종하여야 하며, 백신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면에서도 부적합한 사항들을 배제하여 최고의 백신접종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번호에서는 백신접종 효과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에 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1) 백신 자체가 미치는 영향

(1) 백신의 방어능력의 차이: 야외주와 약독화(생백신) 혹은 불활화 백신주

약독화 백신이든 불활화백신이든 백신은 제조사의 제조방법에 따라 그 백신들을 통해 얻어지는 면역의 효력, 효능 및 유지기간들이 다양하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약독화백신(생백신)은 불활화백신에 비해 좀 더 강력하게 면역을 유도하는 경향이 있으며, 불활화백신은 약독화 백신에 비해 좀 더 안전하고 안정적이다. 강독주를 바로 생백신으로 사용하지는 않는다. 닭에서 병을 일으키지 않을 정도로 강독주의 병원성을 제거하거나, 아니면 병원성이 약한 균주를 선택하여 사용한다.

그러므로 야외에서 유행하는 바이러스가 백신접종에 의해 유발되는 면역능보다 병원성이 더 큰 강독주라면 백신의 방어력은 충분하지 못할 수도 있다.

(2) 유행하는 바이러스의 혈청형의 차이

백신은 적절하게 사용하면 백신이 접종된 닭에서 높은 비율로 질병의 공격으로부터 방어를 유도한다.

이는 닭의 면역계에 대한 안전한 방법으로 적절한 항원을 제시함으로써 달성된다. 그러나 바이러스는 바이러스의 종류에 따라 그 정도는 다르지만 지속적으로 변이가 진행된다. 어떤 백신을 사용하고 있는데 변이된 바이러스가 유행하게 되면 현재 사용하는 백신은 충분한 방어력을 발휘할 수가 없게 될 수도 있다. 최근의 예를 들면, 전염성기관지염(IB)와 같이 변이가 심한 바이러스의 유행으로 백신을 여러 차례 접종하면서도 IB로 인한 피해를 농가들이 겪고 있는 경우가 그것이다.

(3) 적절한 시기의 추가 백신 여부

면역반응을 더 강력하게 유도(부스터 효과; booster effect)하기 위해 동일한 백신을 추가로 접종하게 된다. 백신의 추가접종은 생백신과 불활화 백신의 사용과, 모체이행항체의 측정, 그리고 이전 백신을 통한 항체역가의 형성정도 등을 감안하여 결정되어져야 한다. 따라서 적절한 추가백신의 일정 선정을 위해 정기적인 질병별 항체역가의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4) 백신에 포함된 면역증강제 혹은 백신보조제(adjuvants)

불활화백신에는 적절한 면역반응을 유도하고 유지하기 위해 면역증강제 혹은 백신보조제가 추가된다. 불활화백신은 자체적으로 증식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생균백신과 비교시 안전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불활화백신은 생균백신보다 투여하는 항원량이 더 많고, 면역계에 대한 면역원성은 더 적은 편이다.

이러한 점을 극복하기 위해 백신 제조사마다 면역원성은 증대시키면서 생체엔 나쁜 영향을 주지 않는 적절한 면역증강제 혹은 백신보조제의 사용에 대한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2) 백신을 취급하는 사용자가 미치는 영향

(1) 백신의 취급법

백신은 적절한 온도에서 보관 및 운반되어야 하고, 투여가 이루어지는 시간동안에도 온도는 적절하게 유지되어야 한다. 특히, 생독백신의 경우는 높은 온도에서는 백신주가 죽을 수 있기 때문에 보관에서 사용까지 주의가 요구된다. 불활화백신의 경우엔 보관하는 과정에서 백신이 얼게 되면 항원과 부형제(면역증강제 등)가 서로 분리되어 목적하는 면역증가의 효과를 얻을 수 없어지게 된다. 백신의 부적절한 보관은 백신접종을 위한 노력과 비용에도 불구하고 질병 감염으로 인한 생산성 저하의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2) 희석방법, 희석용기, 투여시간, 희석액의 상태

가금농장에서 사용하는 생백신은 음수 혹은 분무의 형태로 접종하는 경우가 많다. 음수나 분무접종의 경우 희석하는 물의 관리는 성공적인 백신을 위한 중요한 요소이다. 희석하는 물에 염소 등 소독제가 있으면 백신내의 균주를 죽여서 면역반응을 저하 시킬 수 있다.

농장 관리자는 평소에 소독액 등을 만지는 일이 빈번하므로 백신을 희석할 때는 손을 잘 씻거나 일회용 비닐장갑 등을 사용하여야 하며, 백신을 개봉하기 위해 사용하는 기구는 백신 전용으로만 사용하여야 한다. 희석하는 용기는 평소에 소독액을 담았던 것을 사용해서는 절대 안된다. 또한, 음수백신의 경우 백신은 희석한 후 2시간 이내에 모든 닭들이 골고루 섭취할 수 있도록 적절한 양을 산정 하여야 하며, 빠른 시간 내에 골고루 백신을 섭취하게하기 위하여 사전에 음수를 적절히 제한하는 것도 백신의 효과를 극대화 하는데 도움이 된다.

음수 라인이 청결하지 않은 경우엔 백신의 효과가 감소되는 원인이 되므로 음수로 백신을 투여할 경우엔 음수 라인을 수시로 청소하여야 한다. 또 음수백신은 계군 전체가 골고루 정해진 양을 먹을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농장마다 음수 투여방법이 다양하므로 획일적인 방법을 제시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전체 계군이 골고루 정해진 양을 먹는 지에 대한 점검과 반복적인 경험을 통해서 농장별 투여방법을 설정하여 운영하도록 하면 된다. 계두(FP) 백신은 주로 천자를 통해 접종되는데 백신을 실시하는 동안 백신 희석병에 있는 백신의 양이 줄면서 주사침에 묻는 백신의 양이 줄어들거나 주사침을 오래 사용하다 보면 닭의 피하지방이 주사침 사이에 끼거나 묻어 백신투여량이 적어져 백신을 통해 얻고자 하는 수준의 면역에 도달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3) 적절한 투여방법, 부위 및 투여량

계군에 질병을 유발하는 바이러스나 세균은 닭에게 잘 침입하는 기관이 있다. 생백신은 유행하는 질병의 특성에 따라 음수, 분무, 점안 등의 적절한 투여경로를 정하는 것이 질병을 예방하는 데 있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예를 들면, 호흡기 질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호흡기에 친화성을 갖고 있으므로 백신의 투여는 호흡기 점막에 직접 접촉하도록 분무로 투여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백신의 투여량은 개체에 면역을 부여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생백신의 투여는 고르게 적당량을 투여하는 것이 중요하며, 부족한 양을 투여하는 것보다는 조금 많은 양을 투여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어린 병아리에 불활화백신을 투여할 경우 지나치게 백신의 투여량을 줄이면 원하는 면역을 획득하기 어려울 수도 있으므로 주의하여야 한다.

3) 계군의 건강상태 및 다른 질병의 이환여부가 미치는 영향

백신접종시 계군의 건강상태를 체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계군의 건강상태는 사료 및 음수량의 변화를 보거나, 계군을 직접 관찰하여 눈물, 콧물, 호흡기음, 갑작스런 약추와 병계의 발생 등이 있는지를 점검하여 확인할 수 있다. 생백신은 살아있는 바이러스나 세균백신을 의미하므로 계군의 건강상태가 좋지 않을 경우엔 백신을 통한 부작용, 혹은 현재 계군의 문제점의 증폭 등 원하지 않는 결과를 얻을 수 있으므로 백신접종시 주의하여 관찰하여야 한다.

불활화 백신의 접종은 직접 살아있는 병원체를 주입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장균백신과 같이 불활화 시킨 병원체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독소(toxin)에 의한 일시적인 닭의 침울 등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백신 접종 시 닭을 만지는 것만으로도 현재의 문제점을 증폭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하여야 한다. 닭 면역계의 발달이나 작용이 억제되어 있는 상태 즉, 닭이 스트레스를 받았거나, 닭전염성빈혈(CAI), 감보로병(IBD) 또는 마렉병(MD)과 같은 면역억제성 질환에 감염되어 있는 경우에는 백신접종의 효과가 제대로 발휘될 수 없다. 또 사료빈 또는 사료 관리의 소홀로 다량의 곰팡이가 발생하게 되면 계군이 곰팡이 독소에 중독되어 닭의 면역체계가 영향을 받아 백신의 효과가 저하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여야 한다.

4) 백신접종 전후 사용한 소독약 및 항생제가 미치는 영향

생백신을 점안이나 분무하기 전이나 후에는 계사 내부에 소독을 실시해서는 안 된다. 백신 전후의 소독약 사용은 접종 부위의 생백신을 사멸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주의하여야 한다. 가금티푸스 생균백신은 백신을 접종하면 장에서 백신균주가 성장하면서 면역이 이루어진다.

따라서 생균백신을 접종하기 전 체내에 항생제가 잔류된 상황이거나, 접종 후 면역이 형성되기 전(보통 접종 후 2주까지)에 항생제가 투여되면 백신 효과를 감소시킬 수 있다. 그러나 생독백신(바이러스 생백신)이나 불활화 백신 접종 전후의 소독액과 항생제 사용은 이들의 면역형성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5) 기타 농장의 종합적인 질병관리가 미치는 영향

농장에 특정 질병이 반복적으로 발생될 때에는 해당 질병에 대한 올바른 백신이 선택되었는지, 그리고 백신접종의 주기, 횟수 및 투여량 등이 적절한지를 점검해야 한다. 산란계농장은 육계나 토종닭과 같이 올인올아웃을 실시할 수 없어 여러 주령이 동시에 사육되고 있는 관계로 특정 질병의 발생이 반복적으로 발생(순환감염)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 전체 계군에 대한 정기적인 모니터링을 통하여 현재 시행하고 있는 백신방법이 적절한지에 대한 확인을 하여야 한다. 이것이 계군에 대한 모니터링을 해야 하는 이유이다. 그리고 같은 질병도 계절과 질병발생 상황에 따라 발생 양상이 매우 다르게 나타날 수 있으므로, 농장에서 스스로 이에 대비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가금전문 수의사와 상의하여 농장 주변 환경에 대한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소독과 적절한 백신프로그램을 설계하여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