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계산업 불황 극복 방안 - 산란계산업 불황 극복 방안

  • 황명철 (농협중앙회 축산경제리서치센터)
  • Published : 2016.05.01

Abstract

Keywords

유통구조 개선과 주체별 역할로 불황 극복해야···

1. 최근 계란가격 하락 현황과 요인

2016년 3월 계란 산지가격(특란 10개 기준)은 917원으로 전년 동기(1,293원) 대비 29.1% 하락했다. 이는 2014년도 생산비 1,064원 10개 기준)보다 147원 낮은 수준이며, 경영비(1,006원)와 비교해도 89원이나 낮은 수준이다. 계란 산지가격이 1,000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12년 8월(966원)이래 처음이며, 최근 2∼3년간 1,300원 수준에서 추이해 왔다. 계란가격 급락요인은 수요측면보다는 공급측면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농가의 규모화 진전, 2014∼2015년의 약 2년간에 걸친 조류인플루엔자(AI) 종식에 따른 사육의향 증가 등으로 산란계 마릿수가 급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2015년 12월 산란계 사육수수는 전년 동기보다 6.2% 증가한 7천 188만 마리였으며, 6개월령 이상 산란용 닭 마릿수는 전년보다 5.9% 증가한 5천 337만 마리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이처럼 사육 마릿수가 크게 증가한 이유로는 첫째, 계사의 대규모화로 공급과잉을 초래하기 쉬운 생산구조가 형성되었다는 것이다. 5만수 이상 규모 농가 수 비중은 2012년 24.9%에서 2015년 12월에는 34.9%로 비중이 높아졌으며, 농가 수는 401호이다. 그런데 5만수 이상 규모인 401호가 생산하는 계란 비중은 약 80%에 달한다. 두 번째 사육 마릿수 증가요인은 2015년 11월의 조류인플루엔자(AI) 종식이후를 내다본 사육의욕 증가이다. 최근 조류인플루엔자(AI)는 2014년 1월 이후 약 2년간에 걸쳐서 지속적으로 발생 했었다. 최근에는 2016년 3월에도 조류인플루엔자(AI) 재발로 모처럼 추진하고 있는 계란수출 확대 노력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표 1. 6개월 령 이상 산란용 닭 마릿수 전망

2. 계란가격 회복을 더디게 하는 유통구조 문제

생산비 이하 가격하락에도 불구하고 가격회복이 더딘 것은 1차적으로는 생산 감축 등을 통해 과잉공급을 해소하기 어려운 생산구조 탓도 있지만, 낙후된 유통구조로 산지가격과 소비자 가격 간 가격연동성이 떨어짐으로써 가격의 수급조절 기능이 전혀 작동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또한 이번 계란가격 하락에서 주목할 점은 계란 산지가격이 본격적으로 떨어지기 시작한 것은 2015년 9월(1,281원) 이후로 이전과는 다르게 6개월 이상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전의 산지가격 하락 시는 1∼2개월 이내에 회복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2015년 9월부터 2016년 3월까지 최근 6개월간 계란 산지가격은 1,281원에서 917원으로 28.4%(364원) 하락하였다. 반면에 같은 기간 소비자가격은 1,905원에서 1,763원으로 7.5%(142원) 하락하는데 그쳤다. 

결과적으로 소비자가격에서 차지하는 총 유통마진(소비자가격–산지가격)은 624원에서 846원으로 오히려 증가했는데, 이를 유통마진율로 환산하면 32.8%에서 48%로 15.2% 포인트 높아졌다. 한편 최근 3년간 계란의 유통마진율을 보면, 2013년 27.5%, 2014년 30.3%, 2015년 34.9%, 그리고 2016년 3월에는 48%로 매년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계란 유통마진이 크게 증가한 배경에는 산지가격 하락 시 대형 유통업체가 이윤 및 마진을 최대한 확보하는데 치중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3월 4째 주 수요일 기준으로 서울의 시장형태별 소비자가격 변동을 전년과 비교해 보면 재래시장은 20% 내외 하락한 반면 대형유통업체는 6∼8% 정도의 인하에 그치고 있다. 같은 기간 산지가격은 30.4% 하락했다. 

표 2. 계란가격 및 도·소매 유통마진 동향

주 : 마진비율은 소비자가격에서 차지하는 각각 마진의 백분율

자료 : 산지 및 도매가격(농협중앙회 축산유통부), 소비자가격(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표 3. 서울 시장형태별 계란 소비자가격 동향 (3월 4째 주 수요일)

주  소비자가격은 특란 30개 기준 조사가격을 10개 단위로 환산

자료  산지가격(농협중앙회 축산유통부) 소비자가격(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3. 산란계산업 불황극복을 위한 주체별 역할

이번 계란가격 하락의 1차적 요인이 생산과잉에서 비롯된 바, 생산자 스스로의 자율적인 생산 감축 노력이 급선무이다. 생산자 자율의 수급안정 노력이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대규모농가의 적극적 동참이 중요하며, 무임승차 농가에 대한 적절한 규제조치 마련도 필요해 보인다. 일정규모 이상 농가의 사육 마리 수에 대한 모니터링 및 조사협조를 의무화하고 수급조절 비협조자는 정책사업 대상에서 배제하는 방안도 검토해볼만 하다. 

최근 급락한 계란 산지가격이 빠른 시일 내에 정상화되기 위해서는 소비확대 노력도 중요하다. 특히 대형유통업체는 과도한 마진 및 이윤확보를 지양하고 산지가격 하락분이 소비자가격 하락으로 연동됨으로써 소비자의 계란 구입을 늘려줄 필요가 있다. 대형유통업체의 유통마진에 대해서는 소비자단체 등의 정기적인 모니터링도 유익할 것이다. 다음으로 생산자단체 및 농협은 계란소비 촉진운동을 적극 전개하고 중장기적으로는 대형유통업체 등에 대한 계란시장의 경쟁촉진을 도모하기위해 일정 수준의 시장점유율을 가져갈 필요가 있다. 

현재 농협의 계란시장 점유비율은 1할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어서 수급조절 및 가격안정 등 협동조합으로서의 시장선도 및 경쟁촉진자 역할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참고로 일본 전농(한국의 농협중앙회 축산경제)은 약 2할의 시장점유율을 가지고 시장가격을 주도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다. 우선 최근 계란가격 하락사례에서 보는 바와 같이 생산비 이하로 가격이 지속될 경우를 대비한 농가경영안정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이번 계란가격하락은 생산비 이하 수준의 산지가격이 4개월 이상 지속되고 있어 농가의 경영악화가 우려되는데, 특히 경쟁력이 약한 중소 농가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정부는 계란산지가격이 생산비 등 기준가격 이하로 하락시, 그 차액을 보전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도입함으로써 농가 경영불안을 해소하고 수급안정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 일본은 산지가격이 기준가격 이하로 하락 시, 차액의 9할을 보전하는 ‘계란가격차보전사업’을 실시 중이며, 2016년 관련예산은 52억 엔(한화 530억 원)이다. 가격차 보전에 필요한 기금은 정부와 계란생산자가 공동으로 조성한다. 또한 계란가격이 구조적공급과잉으로 큰 폭으로 하락할 경우, 성계를도태하고 2개월 이상 휴업하는 계사에 대해서는 마리당 210엔(약 2,200원)의 장려금을 지급함으로써 효과적인 가격안정과 휴업농가의 경영안정을 도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