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 가금콜레라의 주요 특징과 대책

  • 강민수 (농림축산검역본부 조류질병과)
  • Published : 2016.02.01

Abstract

Keywords

가금농가에서는 근래에 많은 발생피해를 야기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를 비롯하여 현장에서 문제가 되는 각 종 전염성 질병에 의한 피해를 막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전염성 질병 중에 가금에서 높은 폐사율을 유발하는 중요한 질병이면서도 우리의 관심을 덜 받고 있는 대표적인 질병으로 ‘가금콜레라(fowl cholera)’가 있다. 특히 최근에 폐사와 산란율 저하가 문제된 종오리에서 가금콜레라가 진단되어 이 질병에 대한 관심과 경각심이 필요한 상황이다. 가금콜레라는 가금을 비롯한 조류에서 파스튜렐라균(Pasteurella multocida) 감염에 의해 발생하는 전염성 질병이다. 주로 급성 패혈증, 신경증상, 출혈소견 등이 나타나고 폐사율이 높으며, 북미를 비롯한 세계 여러나라에서 발생하여 경제적 피해를 야기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그 빈도가 높지는 않지만 종계, 산란계, 토종닭, 오리 등의 가금류와 야생조류에서 간간이 발생하고 있고, 현재 제2종 가축전염병으로 지정하여 관리하고 있다. 여기서는 이러한 가금콜레라의 주요 특징, 국내 발생상황 및 방제대책에 대해 살펴보겠다.

1. 가금콜레라의 주요 증상과 특징

1) 주요 증상과 병변

가금콜레라는 닭, 칠면조, 오리, 거위 등의 가금류, 야생조류 등에서 발생하며, 주로 높은 폐사율과 함께 급성 패혈증으로 나타난다. 또한 만성형 질병을 일으키기도 하며 이는 급성형에서 만성형으로 이행되거나 처음부터 독립적으로 만성형이 일어날 수도 있다. 급성형 가금콜레라에서는 갑작스런 폐사가 발생하며 폐사율이 빠르게 증가한다. 감염된 가금은 식욕부진, 의기소침, 청색증, 수포음, 백색 수양성 또는 녹색 점액성 설사 등을 보인다. 만성형 가금콜레라는 닭에서 가장 흔히 일어난다. 종종 관절, 육수, 발바닥, 건초 등의 종대가 관찰되고, 결막주머니 또는 안와아래동에 치즈 같은 삼출물이 축적될 수 있다. 그리고 일부 닭에서는 신경증상(사경, torticollis)이 나타날 수 있다. 이 질병이 매우 급성일 경우에는 병변이 없을 수도 있으나, 보통 심외막, 장막, 점막, 근위, 복부 지방 등에 점상 또는 반상 출혈이 있다(A). 그리고 간의 종대, 간과 비장의 괴사반점, 심낭수와 복수 증가 등이 나타난다(B).

▲ 가금콜레라 발생 닭에서 관찰되는 심외막하 점상출혈(A)과 간의 종대 및 괴사반점(B).

2) 발생양상 및 역학적 특징

가금콜레라는 거의 모든 조류종에서 감수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닭의 경우 어린 닭보다 주로 16주령 이상의 성숙한 닭에서 발생한다. 닭에서 폐사율은 보통 0~20%이며 더 높을 수 있고, 종종 산란저하와 지속감염이 일어난다. 오리도 감수성이 높으며, 약 4주령이상에서 발생하고 폐사율은 최고 50%까지 이를 수 있다. 가금콜레라는 열악한 위생시설, 기생충 감염, 영양실조 또는 다른 질병과 같은 스트레스 요인이 작용할 경우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발생후 회복된 계군은 파스튜렐라균 보균상태로 남게 되고 다른 감수성 계군에 질병을 전파하게 된다. 이러한 보균계는 뒤콧구멍틈새(choanal cleft)에 파스튜렐라균을 보유하고, 타액을 통해 사료, 물, 환경 등을 오염시킨다. 마찬가지로 야생조류도 파스튜렐라균을 보유할 수 있고 차단방역이 잘 되지 않는 농장내 계군에 질병을 전파할 수 있다. 그리고 일부 포유동물도 파스튜렐라균을 보균하여 가금에 전파할 위험이 있다.

2. 국내 발생현황

국내에서는 1942년에 파스튜렐라균(P. multocida)이 분리되면서 가금콜레라가 처음확인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과거 자료에 따르면 이미 1933년 이전에도 가금콜레라가 존재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1942년 발생이후에는 발생보고가 없다가 2000년도 10월 경기도 천수만에서 가창오리가 집단폐사하고 그 원인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가금콜레라가 확인되었다. 또한 같은 시기에 역시 경기도의 육용종계에서 가금콜레라가 발생하였고 바로 이듬해인 2001년 2월에 충남의 육용종계에서 역시 가금콜레라가 발생하였다. 이후 오늘날까지 매년 지속적으로 닭과 오리에서 한 두건의 발생이 이어져 오고 있다(표 1).

표 1. 국내 가금의 연도별 가금콜레라 발생상황

(출처  국가동물방역통합시스템, KAHIS)

닭의 경우, 육용종계, 산란계, 토종닭 등 다양한 계종에서 급성형 또는 만성형으로 확인되고 있다. 특히, 가장 최근에는 종오리에서 산란저하와 함께 폐사가 확인된 건에서 가금콜레라가 진단되어, 국내 닭과 오리 사육에서 파스튜렐라균의 유입을 차단하기 위한 위생관리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3. 가금콜레라 방제대책

파스튜렐라균은 난계대 전파가 되지 않기 때문에 수평전파에 의한 감염을 막는 것이 방역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그리고 한번 발생하면 그 계군은 보균계가 되어 지속적으로 감염피해를 낳을 수 있기 때문에 철저한 차단방역으로 농가에 유입되는 것을 사전에 막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깨끗한 가금을 구입하여 설치류, 야생조류 등 다른 조류와 포유동물로부터 잘 격리된 환경에서 사육해야 한다. 그리고 스트레스를 피하고, 농장내 출입자의 통제, 사료 및 약품차량의 출입시 철저한 소독 등 위생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그리고 발생농장의 경우, 가금콜레라에 걸린 닭은 다량의 균을 보유하여 중요한 전염원이 되기 때문에 병계와 폐사체를 제거해 매몰하거나 소각해서 전염원이 되지 않게 처리해야 한다. 또한 이미 언급했듯이 감염후 생존한 닭도 많은 수가 보균계가 되어 파스튜렐라균을 전파하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발생후 계군전체를 도태시키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발생피해가 많은 나라에서는 사균백신과 생균백신이 이용되고 있으나,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이용하지 않고 있다. 대신에 발생농장에서는 사료, 음수 또는 주사를 통한 투약프로그램을 이용하여 피해를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투약으로 폐사에 의한 피해를 줄일 수 있으나 투약이 중단되면 폐사가 다시 시작될 수도 있다. 설파제, 페니실린, 스트렙토마이신, 테트라사이클린 등의 약제가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으며, 내성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약제감수성검사를 통해 유효한 약제를 선발하여 투약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