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미국의 한 연구에 따르면 65세 이상의 노인층에서 매년 암 발병률이 50%씩 증가하고 있으며 50년 후에는 노인암 환자가 현재의 2배가 될 것이라고 한다1. 우리나라의 경우도 65세 이상의 노인의 경우 11명당 1명(전체 노인 인구대비 9.2%)이 암 환자이고 노인암 환자가 전체 암 환자의 40.7%로2 노인암 환자에 대한 중요성이 점점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사회적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암 환자를 위한 치료 지침 연구에 이러한 노인 인구는 배제되어 있기 때문에 현행 치료 지침은 노인암 환자에게 적합하다고 할 수 없을것이다3. 노인암 환자에게 성인암 환자와 동일한 표준치료가 생존기간 연장에 기여하는 등 동일한 이득을 보이고 있다는 긍정적인 연구4,5 결과도 있으나, 노인암 환자에게 항암치료는 생존기간 연장의 효과가 적으며6 오히려 취약한 계층에서 심각한 독성보고 비율이 높아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상반된 연구 결과가 있었다7.
이에 따라 최근 세계적으로 노인암 환자의 건강상태 평가 및 치료 예후와 관련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특히 일상생활기능, 동반질환, 인지기능, 정서상태, 영양상태 등을 포함한 CGA(comprehensive geriatric assessment)를 통해 노인 인구 중 수술, 항암치료, 방사선치료와 같은 표준치료에 취약한 계층을 구분하고 계획된 치료의 득실을 예측하여 환자의 상태에 맞춰 치료 계획을 세움으로써 치료에 대한 심각한 독성 및 부작용을 예방하고 치료의 성과를 높이고자 하는 노력이 증가하고 있다8,9.
한편 국내에서도 노인암 환자들의 항암치료 현황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어 국내 노인암 환자들이 성인암 환자에 비해 완화적 항암치료(palliative chemotherapy) 시행률이 낮으며10 또한 부작용과 전신 활동도 저하 등으로 항암치료의 중도 포기율이 높다는 것이 알려져 있으나11 이러한 치료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한 연구는 드물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한방병원에 입원한 항암치료에 적합한 65세 이상의 노인암 환자를 대상으로 노인암 환자의 임상적인 특성을 이해하고자 하였으며 항암치료에 적합한 환자 군 중에서 항암치료를 받은 군과 받지 않은 군 각각의 특징을 비교함으로써 치료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인자를 분석해보고자 하였다.
Ⅱ. 연구대상 및 방법
2014년 3월부터 2016년 2월까지 강동경희대학교 병원 한방암센터 한방내과에 입원한 65세 이상의 암 확진을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이 중 항암치료에 적합하지 않은 환자를 제외하였다. 이들 중 항암치료를 받은 군과 항암치료를 받지 않은 군의 성별, 나이, 병기, 일상생활수행능력, 인지능력, 영양지표, 기저질환, 신체질량지수(body mass index, BMI), 혈중 알부민, 전신 활동도를 의무기록을 통해 후향적으로 비교 및 분석하여 노인암 환자에 있어 항암치료 결정의 차이가 되는 인자를 살펴보고자 하였다. 또한 추가적으로 두 군간 생존기간을 분석하여 치료의 결과를 평가해보고자 하였다.
일상생활수행능력은 ADL(activities of daily living)을 기준으로 평가하였는데 이는 세면, 식사, 의복의 착탈, 용변, 입욕 등의 행위가 가능한지 평가하며 낮을수록 기능이 떨어지는 지표이다. 영양지표는 강동경희대학교병원에서 개발한 KNNRS(Kyung Hee neo nutrition risk screening)12을 사용하였는데, 이 지표는 혈중 albumine, hemoglobin, lymphocyte count, 표준체중백분율, 연령, 진단명, 식이형태를 포함한 객관적 지표와 식욕부진, 구토, 메스꺼움, 설사 등 식사 시 문제점을 평가하는 주관적 지표로 구성되어 있으며 0점에서 20점으로 평가하여 높을수록 위험도가 높다. 또한 기저질환은 CCI(Charlson comorbidity index)를 통해 평가하였는데 이는 기저질환의 종류와 중증도를 반영한 지표로 0~37점으로 구성되어 높을수록 불량한 상태를 의미한다. 전신 활동도는 ECOG(Eastern cooperative oncology group)을 기준으로 하였는데 ECOG은 0~4로 구성되어 정상적 활동도를 가지면 0, 불량한 활동도를 가질수록 4로 점수가 높아진다.
통계는 SPSS 18.0 version을 사용하여 두 집단간의 차이를 독립표본 t 검정 혹은 카이제곱 검정을 통해 비교하였고, Kaplan-Meier 생존함수를 이용하여 생존분석을 시행하였다.
Ⅲ. 결 과
2014년 3월부터 2016년 2월까지 입원한 65세 이상의 암 환자는 총 41명이 있었다. 이 중 항암치료에 적합한 환자는 기대여명 3개월 미만의 임종 간호(terminal care) 대상자 11명, 현재 암이 존재 하지 않는 상태(no evidence of disease)인 환자 3명, 지지요법(best supportive care)만을 권유 받은 환자 6명, 수술을 권유받은 환자 2명을 제외한 19명이었다. 항암치료에 적합한 19명의 환자 중 9명(47.37%)은 항암치료를 시행하였으나, 10명(52.63%)은 항암치료를 받지 않았다(Fig. 1).
Fig. 1.Flow chart.
1. 환자군의 일반적 특징
전체 19명의 환자군의 성비는 남자 11명, 여자 8명으로 비슷하였고, 평균 연령은 75.1세(67-85)였다. 원발암의 경우 소화기계 7명, 폐 6명, 간담도계 3명이었으며, 기타 뇌종양, 두경부암, 흑색종 환자가 1명씩 있었다. 16명의 환자들은 Ⅳ기에 해당하였고, Ⅱ기 환자가 2명, Ⅲ기 환자가 1명 있었다. 8명의 환자는 수술, 항암치료, 방사선치료를 기존에 받지 않았다. 그밖에 수술을 경험한 환자는 8명, 항암치료를 경험한 환자는 5명, 방사선치료를 경험한 환자는 1명이 있었다. 동반질환의 경우 혈압, 당뇨등 순환기계통의 질환을 가진 환자가 16명으로 가장 많았고, 중풍과 파킨슨을 포함하는 중추신경계 문제를 동반하는 환자가 3명, 치매 등의 정신과적 문제를 가진 환자가 2명, 호흡기 질환을 가진 환자가 2명, 근골격계 질환을 가진 환자는 3명이 있었다. 환자들의 전신 활동도는 다양하였는데, EOCG을 기준으로 1인 환자는 4명, 2인 환자는 9명, 3인 환자는 4명, 4인 환자는 2으로 나타나 ECOG 3 이상인 환자가 6명(31.58%) 있었으며 환자들의 평균 재원기간은 16.26±11.98일이었다(Table 1).
Table 1.ECOG PS : Eastern cooperative oncology group performance status
2. 항암치료를 받은 군과 받지 않은 군의 의학적 특징 비교
항암치료에 적합한 19명의 노인암 환자 중 9명은 항암치료를 받았고, 10명의 환자는 삶의 질 저하를 우려하여 항암치료를 받지 않았다. 항암치료를 받은 군과 받지 않은 군은 각각 남자 5명 대 6명, 여자 4명 대 4명으로 남녀 비율에 차이가 없었고, 평균 연령은 항암치료를 받은 군 72.8세(67-82), 항암치료를 받지 않은 군 77.1세(69-85)로 차이가 있었다(p=0.07). 항암치료를 받은 군과 받지 않은 군은 IV기 환자가 각각 8명(88.89%), 8명(80%)으로 유사하였고, 일상생활수행능력의 지표인 ADL의 경우 4.67±1.83점, 2.87±1.99점으로 항암치료를 받지 않은 군이 낮은 것을 알 수 있었다(p=0.05). 인지와 관련한 문제가 있는 환자는 항암치료를 선택한 군에서는 없었으나 항암치료를 받지 않는 군에서는 2명(20%)이 있었다. 영양상태 지표인 KNNRS의 경우 항암치료를 받은 군과 받지 않은 군은 각각 4.89±2.73점, 4.8±1.32점으로 유사하였고, 동반질환 지표인 CCI은 각각 9.11±2.08점, 10.5±1.18점으로 큰 차이는 없었다. 항암치료를 받은 군에서는 저체중군이 없었으나, 항암치료를 받지 않은 군에서 저체중군의 비율이 2명(20%)으로 대조적이며, 저알부민혈증 환자의 경우 항암치료를 받은 군에서는 2명(22.22%)인 반면 항암치료를 받지 않은 군에서는 5명(50%)이 있었다. 두 군간 전신 활동도는 ECOG 3 이상의 환자의 비율이 항암치료를 시행한 군에서는 1명(11.11%), 항암치료를 받지 않은 군에서는 5명(50%)으로 차이를 보였다(p=0.07) (Table 2).
Table 2.* : p values for independent test for categorical variables were obtained by chi-square test. †: p values for comparison of mean difference for continuous variables were obtained by independent t-test. ADL : activities of daily living, KNNRS : Kyung Hee neo nutrition risk screening, CCI : Charlson comorbidity index, BMI : Body Mass Index, ECOG PS : Eastern cooperative oncology group performance status
3. 생존분석 결과
논문 작성을 위해 2016년 3월을 기점으로 사망일을 조사한 결과 항암치료를 받은 군은 9명 중 5명이 사망하였고, 항암치료를 받지 않은 군은 10명 중 8명이 사망하였다. 그룹 간 중앙 생존기간은 항암치료를 받은 군에서는 9.6개월(4.4-14.9), 항암치료 받지 않은 군에서는 4.1개월(1.4-6.9)로 차이를 보였으나, 통계학적으로 의미는 없었다(p=0.55) (Fig. 2a).
Fig. 2.Survival analysis of geriatric cancer patients. (a) Overall survival for all patients. Median survival time in non-chemotherapy group and chemotherapy group was 4.1 months (1.4-6.9) and 9.6 months (4.4-14.9) respectively (p=0.55). (b) Overall survival for chemotherapy group. Median survival time in chemotherapy alone and chemotherapy combined with traditional Korean medicine was 3.9 months (2.8-5.0) and 10.2 months (9.3-11.1) respectively (p=0.007). CTx : chemotherapy, TKM : traditional Korean medicine
항암치료를 받은 9명의 환자 중 4명의 환자는 항암치료만을 단독으로 받았고 5명의 환자는 항암치료와 더불어 한방치료를 병행하였다. 항암치료만을 시행한 환자의 경우 4명 중 4명이 사망하였고 중앙 생존기간은 3.9개월(2.8-5.0)인 반면, 한방치료와 병행치료를 시행한 군의 경우 5명 중 3명이 사망하였고, 중앙 생존기간은 10.2개월(9.3-11.1)로 통계학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p=0.007)(Fig. 2b).
Ⅳ. 고찰 및 결론
노인암 환자에게 성인암 환자에서와 같은 표준 치료를 적용하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 70세 이상의 전이된 대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Fluorouracil을 기반으로 한 항암치료 결과 성인암 환자와 유사하게 생존기간이 연장되었고4, 초고령인 75세 이상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노인암 환자와 성인암 환자 간 항암치료에 의한 생존기간 연장 및 부작용 발생은 비슷했다5. 그러나 급성 골수성 백혈병 노인암 환자의 항암치료에 대한 연구에서 나이는 독자적인 위험 인자이며 75세 이상의 경우 표준적인 항암치료를 통한 기대 여명 증진 이득이 적을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었다6. 또한 다양한 원발 부위를 포괄하는 65세 이상의 전이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항암치료시 노인암 환자의 경우 심각한 부작용이 유의미하게 높게 나타나 노인암 환자의 항암치료 시 독성에 대한 고려가 필수적임을 시사하고 있었다13. 이렇듯 노인암 환자의 치료의 결과에 대한 연구가 상반된 결론을 도출하는 것은 노화의 과정은 개인별로 상이하고 생체학적 기능의 감소는 이에 따라 개인별로 큰 차이를 가질 수 있어 노인이라는 집단 자체가 이질성이 크기 때문이다14.
본 연구에서 고령, 전신 활동도 저하, 일상수행 능력이 제한된 노인암 환자일수록 항암치료를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들은 전신 활동도 저하에 대한 우려 및 삶의 질 유지를 위해 항암치료를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노인암 환자들에게 활동 및 기능의 유지가 중요한 요소임을 확인 할 수 있었다. 또한 암 환자에게 있어 환자 개인의 전신 활동도, 일상생활수행능력, 인지기능, 동반질환, 영양상태와 같은 기능적인 지표는 중요한 생존예후인자로 이런 생체학적 기능이 불량한 환자들은 기대여명이 짧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15-17. 따라서 노인암 환자에 있어서 전신 활동도, 일상생활수행 능력과 같은 치료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인자가 생존 예후인자와도 관련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생존분석 결과 항암치료를 받은 군과 항암치료를 받지 않은 군 간에 생존기간에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으나 항암치료를 받은 환자 중 한방치료를 함께 받은 군이 그렇지 않은 군에 비해 중앙 생존기간이 유의미하게 길게 나타났다. 기존의 연구결과 항암치료와 병행한 한방치료의 경우 항암치료의 부작용을 완화시켜 주는 효과가 있고 면역 기능을 향상시키며 암과 관련한 증상을 완화 시킨다18는 보고가 있어 관련한 후속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노인암 환자들은 고령, 전신 활동도, 일상생활수행능력이 저하되어 있을수록 항암치료를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항암치료를 받는 군에서 한방치료와 병행하였을 때 생존기간 연장의 이득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나 노인암 환자의 치료 계획에 있어서 예후인자와 관련된 평가를 하여 그에 적합한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바람직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여전히 ECOG이 3 이상으로 전신 활동도가 불량하거나 인지장애가 있는 경우에도 항암치료를 권유받는 환자가 있었고 항암치료를 받은 군과 받지 않은 군 간에 생존과 관련한 다른 예후인자로도 알려진15-17 동반질환 지표나 영양지표 간에는 큰 차이가 없어 임상 현장에서 노인 암 환자에 대한 이해가 더욱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본 연구는 소규모의 후향적인 연구로 대상자가 한방병원의 입원환자로 제한적이고 다양한 원발암을 포함하여 이질성이 크다는 점에서 그 한계가 있다. 추후 노인암 환자의 치료 결과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인자에 대한 분석 및 한방치료와의 병행을 통한 생존 연장, 삶의 질 증진과 관련한 대규모 전향적 연구가 진행되어 노인암 환자의 생존 기간 연장에 기여할 수 있는 치료 지침이 제시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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