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색(color)에 관한 연구는 역사가 오래되었지만, 마케팅 분야에서 색(color)이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최근에 시작되었다. 색(color)은 ‘빛을 흡수하고 반사하는 결과로 나타나는 사물의 밝고 어두움이나 빨강, 파랑, 노랑 따위의 물리적 현상’이라고 정의되며(표준국어대사전), 각각의 색은 오랜 시간 동안 특정 대상 및 개념과 반복적이고 지속적으로 연관되어, 사람들은 색상마다 각기 다른 연상(association)을 지닌다(Elliot et al., 2007). 예를 들어서 흰색은 결혼식 웨딩드레스와 반복적이고 지속적으로 연관되어졌기 때문에 ‘순수’의 이미지와 연상되고, 검정색은 공격, 초록색은 평화, 빨간색은 열정, 정지 등과 연상된다.
마케팅 분야에서는 색을 이용한 전략 및 실행에 대해 통상적으로 ‘색상마케팅, 컬러마케팅’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주로 색상이 지니는 효과가 마케팅 관련 종속변수 - 선호도, 제품평가, 광고평가, 선택, 그리고 구매의도 등 - 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초점을 맞추어 연구되어 왔다(Lee & Park, 2012; Hwang & Lee, 2012). 특히 상황에 따라 긍정적인 반응을 유발시키는 색상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었는데, 예를 들어, 점포의 경우 주황색 보다는 파란색일 때 점포에 대한 소비자의 선호가 증가하고(Bellizi et al., 1983), 아이들은 공통적으로 빨간색 사탕을 가장 선호하며(Walsh et al., 1990), 경매 및 협상 상황에서 배경색이 입찰 가격에 다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특히 경매 상황에서 빨간색 배경은 제품에 대한 입찰가격을 높이는 반면, 협상 상황에서의 소비자는 빨간색 배경일 때 더 낮은 금액을 제시한다는 것을 발견하였다(Bagchi & Cheema, 2013). 이와 같이 마케팅 상황에서 색의 효과는 점포환경, 광고, 그리고 웹 환경 등 다양한 맥락에서 연구되어 왔지만(Bellizi et al., 1983; Gorn et al., 1997, 2004), 색상을 제품의 가격의 맥락에서 살펴본 연구는 거의 없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지면 광고의 가격 색상이 소비자의 지각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 유일한 연구인 Puccinelli et al. (2013)은 가격이 빨간색으로 제시되었을 때가 검정색으로 제시되었을 때보다 ‘절약에 대한 지각(perceived savings)’이 높아짐을 확인하였다. 더불어 이러한 색상의 효과는 성별에 의해 조절됨을 추가로 밝혔다.
본 연구는 색상이 가격 맥락에서 소비자의 가격 지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고자 빨간색과 검정색을 비교하여 탐색하였다. 인지적 측면에서 빨간색의 효과를 살펴본 Mheta and Zhu (2009)의 연구에 따르면, 빨간색은 회피동기를 활성화시켜 예방초점을 유발시키고, narrow focus로 인해 구제척인 과제 수행이 더 뛰어난 반면, 파란색은 접근동기를 활성화시켜 향상초점을 유발하고, broaden focus로 인해 창의적인 과제에 대한 성과가 향상된다고 하였다. 결국 빨간색 조건의 피험자는 파란색 조건에 비해 구체적인 과제를 더 잘 수행하는 반면 파란색 조건의 피험자는 창의적인 과제를 더 잘 수행하였다 (Mheta & Zhu, 2009).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색상은 각각의 의미를 가지며, 색상에 따라 유발되는 조절초점 성향과 주의집중의 범위(scope of attention)가 달라지므로, 상황에 따라 혹은 개인의 특성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어 다른 반응을 유발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는 광고에서 제시되는 색상이 빨간색일 때 광고를 바라보는 소비자의 특성에 따라 제품의 가격에 대한 반응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시작되었다. 특히 소비자 개인의 동기와 제품에 대한 관여도가 가격 지각에 대한 빨간색의 영향에 각기 다른 반응을 유발할 것으로 기대하였다. 결국 본 연구는 빨간색(vs. 검정색)이 소비자 가격지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제품에 대한 관여도와 소비자의 조절초점의 조절효과를 탐색하고자 하였다. 조절초점은 개인의 동기를 접근 동기 혹은 회피 동기에 두느냐에 따라서 향상초점과 예방초점으로 구분하는 이론으로(Higgins, 1997; 2002) 심리학 및 소비자 행동 분야에서 다양한 상황에서 개인차를 나타내는 변수로 다루어져 왔으며, 제품의 관여도는 대상에 대한 개인의 지각된 개인적 관련성으로 마케팅에서 다양한 상황에서 연구가 되어 왔다.
먼저 색상과 조절초점간의 관계를 살펴보면, 회피동기를 활성화시키는 빨간색과 예방초점 소비자 간에는 조절적 적합성(regulatory fit)이 유발되는 반면(Mehta & Zhu, 2009), 빨간색과 향상초점 소비자 간에는 조절적 비적합성(regulatory unfit)이 유발됨을 예상할 수 있다. 소비자들은 정보처리가 잘 되고 있다는 느낌(feeling right)이나 프로세스의 용이함(processing easiness)을 느낄 경우 대상을 더욱 긍정적으로 판단하므로(Lee & Aaker, 2004; Cesario, Grant, & Higgins, 2004), 예방초점 소비자는 검정색 보다는 빨간색으로 가격이 표시되었을 때 가격 매력도를 높게 지각한 반면 향상초점 소비자는 가격 제시 색상에 따른 적합성이 유발되지 않으므로 가격 매력도에 대해 유의미한 차이가 없을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예측은 제품에 대한 저관여 상황에서만 나타날 것이다. Wang and Lee (2006)는 조절적 적합성은 관여도에 의해 다르게 반응할 것이므로, 소비자가 제품에 대해 높은 관여도를 가지고 있다면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본 연구는 색상을 가격제시 맥락에서 살펴본 연구로서, 개인차 변수인 조절초점과 관여도를 처음으로 적용하였다는 점에서 학문적 의의를 지니며 마케터들에게 가격제시 측면에서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제시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실무적인 의의를 지닌다. 본 연구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2장에서는 이론적 배경과 가설설정을 기술하고, 3장에서는 실험 방법 및 절차를 기술하며 4장에서는 연구 결과를 기술하고, 마지막으로 5장에서는 연구결과의 결론을 통하여 본 연구결과의 요약 및 의의, 한계점, 향후 연구 과제를 다루도록 한다.
2. 선행연구 고찰 및 가설
2.1. 본 연구의 공헌점 및 연구영역 (색상의 효과, 조절초점, 그리고 관여도)
색상의 효과를 살펴본 선행연구는 다양한 분야에서 이루어져 왔으며, 가격 제시방식에 대한 연구 또한 많은 연구가 진행 되어 왔다. 본 연구는 색상을 가격제시의 한 방법으로 살펴보았으며, 특히 빨간색의 효과를 가격제시 맥락에서 살펴보았다는 점과 개인차를 나타내는 조절초점과 관여도와의 상호작용을 중심으로 살펴보았다는 점에서 기존 연구와 차별성을 갖는다. 본 연구의 연구 영역은 크게 색상에 관한 연구, 조절초점 관련 연구, 그리고 관여도 관련 연구로 구성되며, [Table 1]과같이 정리할 수 있다. 색상과 관련된 대표적인 연구는 Crowley (1983), Gorn et al. (1997), Bellizi et al. (1983), Labrecque and Milne (2012), Bagchi and Cheema (2013), Hanss et al. (2012), Kim (2014), Middlestadt (1990) 등이며, 조절초점의 연구는 Shah and Higgins (1997), Chernev (2004a), Jain et al. (2006), Crowe and Higgins (1997), Higgins, Shah, and Friedman (1997) 등이 대표적이다. 이 중에서 가격 제시방식과 색상을 연결한 선행연구는 Puccinelli et al. (2013)의 연구인데, 본 연구는 Puccinelli et al.(2013)의 연구에서 확장하여 조절초점과 관여도를 처음으로 적용하여 시도하였다는 점에서 학문적·실무적 의의가 있다.
[Table 1] Previous studies on color effect, price presentation, regulatory focus, and involvement
2.2. 빨간색이 가격 지각에 미치는 영향
대부분의 광고는 소비자에게 절약(saving)을 강조하기 위해 제품의 가격을 빨간색으로 표시한다(Puccinelli et al., 2013). 실제로 빨간색으로 제시된 가격은 검정색으로 제시된 가격보다 소비자에게 더 긍정적인 반응을 일으킬까? 선행연구에 의하면, 아주 미묘한 가격의 시각적 표현의 변화는 소비자의 가격지각에 영향을 준다고 한다(Coulter & Norberg, 2009). 예를 들어 할인가격과 정상가격을 표시하는 글씨 크기에 의해 지각된 할인과 구매의도가 달라지기도 하고(Coulter & Coulter, 2005), 가격 할인 정보가 퍼센트(%)인지 혹은 금액(dollor)인지에 따라 가격 할인에 대한 지각이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Darke & Chung, 2005; Hardesty & Bearden, 2003).
색상도 역시 사람들의 인지와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 있으며, 색상에 대한 학습된 연상(learned association)이 그 메커니즘으로 밝혀졌다(Elliot et al., 2007, 2009). 특히 빨간색은 ‘위험’과 ‘실수(빨간 잉크 펜으로 표시된 오류, 틀림 등)’, ‘멈춤 신호’ 그리고 ‘경고’와 연상된다고 하였으며(Elliot et al., 2007), 위험의 연상으로 인해 빨간색은 회피동기를 활성화시키고 이로 인해 사람들을 위험 회피적으로 만든다고 하였다. 평가 상황일 때에 빨간색은 위협(threat)과 연상된다는 연구도 있다(Elliot et al. 2009). 빨간색이 지니는 의미에 대해 앞선 연구와 상반되는 긍정적인 양상을 보인 연구들도 많은데, 빨강은 ‘신남(exciting)’ 혹은 ‘자극적인(stimulating)’과 연관되기도 하며(Wexner, 1954; Labrecque & Milne, 2012), ‘행복’과 연상되기도 한다(Soldat et al., 1997).
마케팅 상황에서 빨간색의 영향을 살펴본 연구에 따르면, 빨간색은 파란색보다 소비자의 구매를 감소시키며, 구매 지연뿐만 아니라 검색의도 또한 감소시킨다고 하였다(Bellizi & Hite, 1992). Kim (2014)은 광고모델의 옷 색상에 따른 광고태도를 살펴보았다. 그 결과 피험자는 빨간색 옷을 입은 광고모델이 있는 광고를 파란색 옷을 입은 광고모델보다 더 긍정적으로 반응하였으며, 이는 피험자가 남성인 경우에만 나타났다. 피험자가 여성인 경우에는 비교성향이 낮은 여성에게만 빨간색 옷을 입은 광고모델에 대한 광고태도가 더 긍정적으로 나타났다. Bagchi and Cheema (2013)는 경매 및 협상상황에서 배경색이 빨간색일 때와 파란색일 때에 WTP(willingness-topay)에 대한 차이를 살펴보았는데, 경매 상황에서 소비자는 빨간색 배경일 때에 파란색 배경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입찰가를 제시하였다. 반면 협상 상황 소비자는 빨간색일 때 오히려 WTP가 낮았는데, 이는 빨간색이 경매 상황에서만 공격성(aggression)을 유발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하였다. 다음 [Table 2]는 빨간색의 효과에 대해 연구 상황과 종속변수를 정리한 표이다. 정리한 바와 같이, 본 연구는 광고의 가격제시 상황에서 빨간색이 가격의 매력도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봄으로써 선행연구와 구별되며, 특히 색상의 영향이 개인의 특성에 의해 조절됨을 살펴보았다는 점에서 차별점을 갖는다.
[Table 2] Previous studies about the effect of color red(psychological and marketing context)
빨간색의 영향을 조절하는 다양한 변수 중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변수는 성별이다. 앞서 언급한 Kim (2014)의 연구를 비롯하여 Puccinelli et al. (2013)의 연구 또한 절약에 대한 지각(perceived savings)에 대해 성별 차이를 살펴보았다. 그 결과, 여성의 경우에는 가격의 색상이 빨간색이든 검정색이든 절약지각에 대해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은 반면에, 남성의 경우에는 가격색상이 빨간색이었을 때가 검정색 보다 절약을 더 했다고 지각하였다. 동일한 연구의 실험 3에서는 관여의 수준을 추가하여 빨간색이 절약에 대한 지각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았다. 그 결과 관여도가 낮은 조건에서 실험 1과 동일한 결과가 나타나는 반면에, 관여도가 높은 조건에서는 남성이라도 빨간색 가격과 검정색 가격의 지각에 유의한 차이가 없음을 발견하였다. 이상의 연구를 통해, 빨간색은 검정색보다 가격 지각에 더 긍정적인 반응을 일으킬 수 있으며, 이 영향은 관여도와 성별 등의 개인적 특성에 따라 차별적인 반응을 유발할 수 있음을 파악할 수 있다. 다시 말해, 광고에 제품 가격을 제시하는 색상이 검정색보다는 빨간색일 경우, 소비자는 광고제품의 가격이 더 매력적이라고 여길 것이다. 하지만 가격 매력도에 대한 색상의 영향은 늘 동일한 반응을 나타내지 않을 것이며, 특히 가격을 판단하는 소비자의 특성-조절초점과 관여도에 의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본 연구는 가격 매력도에 대한 판단 시, 가격 색상의 효과가 달라질 수 있는 조절변수를 살펴보고, 두 변수가 어떻게 소비자의 가격지각에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2.3. 소비자의 조절초점과 가격 색상의 영향
조절초점이론은 개인의 동기적 목표에 따라 향상초점과 예방초점으로 구분한다(Higgins, 1997, 2002). 향상초점은 접근적 동기를 가지는 반면 예방초점은 회피적 동기를 가지는데, 구체적으로 향상초점의 경우에는 이상, 열망을 지향하고 예방초점의 경우에는 의무, 책임을 지향한다. 선행연구에 따르면, 위험 추구성향인 향상초점과 위험회피 성향인 예방초점의 특성은 소비자의 선택(Chernev, 2004a, b), 의사결정(Crowe & Higgins, 1997), 그리고 감정(Higgins, Shah, & Friedman, 1997), 창의적 문제해결(Friedman & Förster, 2001) 등 다양한 맥락에서 차이를 보인다.
본 연구는 특히, 가격 지각에 대한 조절초점의 영향을 살펴본 다양한 연구를 기반으로 소비자의 조절초점 성향에 따라 가격에 대한 지각이 달라짐을 살펴보았다. 예를 들어, Kim and Ryu (2008)의 연구에서는 최대가격 할인광고(e.g. 최대 40%까지 할인) 및 최소가격 할인광고(e.g. 최소 10%부터 할인)에 대한 조절초점의 조절효과를 살펴보았는데, 향상초점 성향의 사람들은 모험을 추구하는 특징으로 인해 최대가격 할인을 더 선호하는 반면, 예방초점 성향의 사람들은 보수적이고 위험에 민감한 특징으로 인해 최소가격 할인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Yoo and Hyun (2011)의 연구에서도 향상초점은 최대할인 가격에, 예방초점은 최소할인 가격에 더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금융투자상품의 선택에 대해서도 향상초점은 예방초점에 비해 위험이 높은 상품을 선택하는 비율이 높게 나타났고 이는 향상초점이 예방초점에 비해 위험편향(risky bias)을 더 보이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하였다(Kim & Ha, 2011). 또한, 조절초점은 정보처리 측면에서 다르게 나타나는데, 제품 판단 시 조절초점에 따라 중요하게 혹은 민감하게 중점을 두는 속성을 중심으로 정보처리가 일어난다. 예방초점은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속성을 중요시하는 반면에, 향상초점은 이상적이고 추상적인 속성을 중요시 한다 (Liberman, Idson, Camacho, & Higgins, 1999). 이상의 연구를 통해, 소비자의 조절초점 성향에 따라 가격지각이 달라질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조절초점과 색상간의 관계를 살펴본 Mehta and Zhu (2009) 는 색상에 따라 조절초점이 활성화되며, 이는 인지적 과제의 성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검증하였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빨간색(관련된 따뜻한 색)과 파란색(관련된 차가운 색)은 서로 다른 동기를 유발하는데, 빨간색은 회피 동기를 파란색은 접근 동기를 유발한다고 하였다. 실험을 통해, 접근과 관련된 영어 철자 바꾸기 게임의 피험자는 빨간색 조건보다 파란색 조건일 때 반응시간이 짧았고, 회피와 관련된 영어 철자 바꾸기 게임의 피험자는 파란색에 비해 빨간색 조건일 때에 반응시간이 짧게 나타남을 확인하였다. 제품(향상 초점 vs. 예방 초점)과 색상간의 관계를 살펴본 실험에서도 유사한 결과를 발견하였다. 피험자들은 빨간색 조건일 때에는 향상초점 보다는 예방초점 제품을 선호한 반면, 파란색 조건일 때에는 예방초점 보다 향상초점의 제품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Mehta & Zhu, 2009). 이를 통해 빨간색은 회피 동기를 활성화 시킨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추가적인 실험을 통해, 인지적 과제를 수행하는 피험자들은 빨간색 조건일 때에 기억과제를 더 잘 수행하였으며, 파란색 조건일 때보다 빨간색 조건일 때 좀 더 정확성에 초점을 맞추어 응답하였다. 마지막으로 빨간색은 세부적인 사항에 초점을 맞추어서 구체적인 것에 더 주의를 기울이는 반면에 파란색은 넓은 사항에 초점을 맞추어서 주의를 기울이므로 창의적인 과제에 적합하기 때문에, 피험자는 컴퓨터 바탕화면이 빨간색인 조건에서 제품의 상세사항을 보여준 광고를 더 긍정적으로 평가하였다. 이는 빨간색에 의해 유발되는 다양한 효과가 예방초점과 일치되지만, 향상초점과는 불일치됨을 확인할 수 있다. 결국 가격제시 색상(검정 vs. 빨강)에 의해 소비자의 가격 매력도는 달라질 수 있으며 이러한 영향은 소비자의 조절초점에 의해 조절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리하면, 빨간색은 회피동기를 활성화시키므로(Mehta & Zhu, 2009), 예방초점의 소비자의 성향과 조절적 적합성(regulatory fit)이 높아지므로(Lee & Aaker, 2004), 예방초점 소비자들은 검정색보다는 빨간색 가격 조건에서 제품 가격을 더 매력적으로 지각할 것이다. 반면, 회피동기를 활성화시키는 빨간색과 향상초점은 조절적 적합성이 나타나지 않으므로 가격 제시 색상이 빨간색인지 혹은 검정색인지에 따라 소비자의 반응에는 차이가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결국 향상초점 소비자들은 가격 색상에 따른 가격 매력도 지각에 차이를 보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2.4. 관여도에 따른 조절적 적합성(regulatory fit)의 영향
앞서 설명한 것처럼, 소비자가 지각하는 가격 매력도는 가격 제시 색상과 소비자의 조절초점간의 조절적 적합성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하지만 이러한 결과는 저관여 상황일 때 나타나는 결과이며, 피험자들이 제품에 대해 높은 관여도를 가지고 있는 경우라면 다른 결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선행연구에 의하면, 과거 조절초점 연구들은 대부분 저관여 상황에서 진행되었음을 언급하였고(Wang & Lee, 2006), Cesario et al. (2004)도 역시 조절초점의 연구 결과들이 고관여 상황일 때는 다른 결과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특히 Lee and Higgins (2009)는 조절초점의 조절변수로 관여도를 언급하기도 하였다. 조절적 적합성(regulatory fit)은 체계적인 경로를 통해서 중재되는 것이 아니라(Yun & Lee, 2011), 피험자들이 옳다고 느끼는 정도(feeling right)나 정보처리의 용이성(processing easiness)에 의해 설명되어 왔다(Lee & Aaker, 2004). 체계적인 정보처리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즉, 저관여 상황이었기 때문에 조절적 적합성의 효과가 나타났다고 할 수 있다. 만일 피험자가 정보를 처리하려는 동기가 높을 때, 즉 고관여 상황일때는 조절적 적합성의 영향이 줄어들 수 있음을 추측해볼 수 있다. 실제로 Wang and Lee (2006)은 피험자의 상황적 관여도를 조작하여, 저관여 상황에서만 조절적 적합성과 조절초점의 효과가 기존 결과와 동일하게 나타남을 확인하였다.
관여도(Involvement)는 보통 ‘지각된 개인적 관련성’이라고 정의된다(Petty & Cacioppo, 1981; Richins & Bloch, 1986; Zaichkowsky, 1985). 따라서 대상에 대한 관여도의 수준이 높다는 것은 대상에 대한 개인적 관련성이 높은 것이고 관여도의 수준의 낮은 것은 개인적 관련성이 낮은 것이라고 하였다 (Petty & Caccioppo, 1981). 관여도는 정교화가능성모델 (Elaboration Likelihood Model)로 설명이 가능한데, 두 가지 경로, 즉 중심경로(central route)와 주변경로(peripheral route)를 통해 태도 형성이 가능하다. 따라서 관여도가 높은 상황에서는 중심적인 단서를 통해 태도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은 반면에, 관여도가 낮은 상황에서는 주변적인 단서를 통해 태도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하였다(Petty et al., 1983).
다시 말해, 고관여 조건의 피험자는 메시지 정보를 처리하고자 하는 동기가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고관여시 색상과 같은 주변 단서보다는 제품의 중심 정보에 초점을 맞추어 정보를 처리하기 때문에 예방초점 소비자는 가격 그 자체에 대해 심사숙고하게 처리하므로 색상의 영향이 사라지게 될 것이다. 반면 향상초점의 소비자는 조절적 비적합성 상황(향상초점 성향의 소비자 – 빨간색 가격 조건)으로 인해 뭔가 편하지 않은 느낌에 대해 더 깊게 정보처리를 하고자 할 것이다. Yun and Lee (2011)은 조절적 적합성과 조절초점 효과가 고관여 상황에서 저관여 상황과는 반대의 결과를 보이며, 이는 고관여 상황시 조절적 비적합성에 대한 정보처리가 달라지기 때문임을 검증한 바 있다. 따라서 향상초점 소비자들은 저관여 상황에서 감정적인 불편함이나 정보처리의 어려움을 느끼게 되면 대상에 대한 평가나 판단이 부정적으로 반영되지만, 고관여 상황에서는 불편함의 원인을 해결하기 위해 더 깊은 정보처리를 하여 과도한 조정(overcorrection)에 의한 반대의 결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고관여 상황에서는 조절적 비적합성이 오히려 조절적 적합성의 상황보다 더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낼 수 있을 것이다. 정리하면, 관여도가 낮을 경우에는 색상과 조절초점간의 조절적 적합성에 의한 효과가 발현될 수 있을 것이다. 즉, 예방초점의 소비자들은 빨간색 가격에 대해 회피적 동기가 활성화되어 조절적 적합성이 높아지고, 결과적으로 검정색 가격에 비해 가격 매력도를 높게 평가할 것이다. 반면 향상초점 소비자들은 가격색상에 따른 차이를 보이지 않을 것이다. 이와 반대로 관여도가 높을 경우 예방초점 소비자는 색상 등과 같은 주변정보보다는 가격 자체의 중심정보에 초점을 맞추어 처리할 것이므로 색상에 의한 영향이 사라질 것이다. 다만 향상초점 소비자의 경우, 빨간색에 의해 유발되는 회피동기로 인해 불편함을 느끼고 이에 대한 정보처리로 과도한 조정(overcorrection)를 하게 되어 오히려 빨간색 가격이 검정색 가격보다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본 연구의 가설을 다음과 같이 설정한다.
<가설 1> 가격 매력도에 대한 가격제시 색상의 영향은 조절초점과 관여도에 의해 조절될 것이다.
<가설 1-a> 제품에 대한 관여도가 낮은 조건에서, 예방초점의 소비자들은 검정색보다 빨간색으로 제시된 가격 조건에서 더 높은 가격 매력도를 지각한 반면, 향상초점의 소비자들은 가격 제시 색상에 따라 가격 매력도의 차이를 보이지 않을 것이다.
<가설 1-b> 제품에 대한 관여도가 높은 조건에서는, 향상초점의 소비자들은 검정색보다 빨간색으로 제시된 가격 조건에서 더 높은 가격 매력도를 지각한 반면, 예방초점의 소비자들은 가격 제시 색상에 따라 가격 매력도의 차이를 보이지 않을 것이다.
3. 연구 방법론
본 실험은 광고에 사용된 가격의 색상에 따라 소비자가 제품의 가격 매력도를 지각하는데 있어 조절초점 성향과 제품에 대한 관여도의 영향력을 검증하고자 하였다. 특히 가격 지각에 대한 빨간색의 효과를 살펴보기 위해 검정색을 통제 조건으로 비교 분석하였으며, 추가적으로 소비자의 조절초점 성향과 제품에 대한 관여도의 조절 작용을 제안하였다. 제품에 대한 저관여 조건에서 예방초점 성향의 소비자들은 검정색보다 빨간색으로 가격을 제시하였을 때 가격에 대한 매력도를 더 높이 지각한 반면 향상초점 성향을 지닌 소비자들은 가격 제시 색상에 따른 차이가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제품에 대한 관여도가 높은 경우, 향상초점 성향을 지닌 소비자는 색상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가격 제시 색상의 영향을 받을 것이다. 즉 검정색보다 빨간색으로 가격을 제시한 경우 가격의 매력도를 더 높게 지각할 것이다. 반면 예방초점 성향의 소비자는 제품의 관여도를 높일 경우 가격 정보 그 자체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색상과 같은 주변적 단서에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기대된다.
3.1. 실험 설계 및 자극물
165명의 마케팅 원론을 수강하는 학부생(남 : 63%, 평균연령 : 21.8세)을 대상으로 실험 참가의 대가로 extra credit을 제공하고 설문을 실시하였다.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2(색상 : 빨강 vs. 검정) x 2(조절초점 : 예방 vs. 향상) x 2(관여도 : 고 vs. 저) 집단간 설계로 실험 디자인을 설계하여, 제품의 가격 매력도 지각에 대한 차이를 살펴보았다. 실험에서는 제품가격의 색상은 광고자극물을 이용하여 조작하였으며 소비자의 조절초점과 제품에 대한 관여도는 측정하여 사후 구분하였다. 실험 참가자들은 광고의 가격제시 색상에 따라(빨강 vs. 검정) 두 조건 중 하나로 무작위 배정되었고, 조절초점 및 관여도는 설문지에 응답하는 방법을 통해 실험에 참여하였다. 실험 자극물은 USB의 인쇄광고를 제작하여 사용하였다. USB는 실험 참가자인 대학생들에게 익숙하고 사용경험이 많기 때문에 관여도가 높거나 낮은 집단의 구분이 가능하므로 본 실험 자극물로서 적합하다고 여겨 선택되었다. 실험 자극물은 실제 USB 광고와 유사하게 광고 타이틀과 제품의 이미지 및 제품의 가격, 성능에 대한 설명을 포함하였다. 제품 가격의 색상을 조작하기 위해 USB의 가격 색상을 빨간색 또는 검정색으로 변화시킨 것 이외에는 모두 동일하게 제작하였다.
3.2. 실험 절차
실험 참가자들은 설문에 응답하는 방법으로 실험에 참가하였다. 연구진행자는 서로 관련이 없는 두 개의 독립된 설문조사가 진행될 것이라고 참가자들에게 공지한 후, 연구자의 지시를 그대로 따라줄 것을 당부하였다. 첫 설문은 ‘제품 광고 평가’라는 제목으로 진행되었으며, 연구 진행자는 실험 참가자에게 광고된 제품에 대한 소비자 반응을 조사할 것이라고 간단히 설명하였다.
실험 참가자들은 가격제시 색상(검정 vs. 빨강)의 두 개 조건 중 하나의 조건에 무작위로 배정되어 광고 이미지를 30초에서 1분 정도 충분히 살펴본 후, 제품에 대한 평가 항목에 응답하였다. 먼저 제품에 대한 가격 지각을 측정하기 위해 2개 항목, ‘이 제품은 가격이 저렴하다(1=전혀 그렇지 않다, 7=매우 그렇다)’와 ‘이 제품의 가격은 매력적이다(1=전혀 그렇지 않다, 7=매우 그렇다)’ 에 응답하도록 하였다. 이들 항목에 신뢰도를 검증한 결과 Cronbach's α 계수가 .848으로 높게 나타나, 항목의 평균을 계산하여 ‘가격 매력도’라는 단일 지표(index)를 산출, 최종분석에 사용하였다. 제품에 대한 관여도는 Zaichkowsky (1985)의 관여도 측정 척도에서 본 연구에 적절한 총 6개 항목을 추출하여 적용하였다(‘나는 광고 제품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광고 제품에 관심이 많다’, ‘광고 제품은 나와 관계가 있다’, ‘나는 광고 제품을 평소에 잘 알고 있다’, ‘나는 광고 제품을 평소 좋아한다’, ‘나는 광고 제품에 대한 사용 경험이 많다’)으로 7점 척도(1=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7=매우 동의한다)로 측정하였다. 관여도 항목 역시 신뢰도를 검증한 결과 Cronbach's α 계수가 .842으로 높게 나타나, 항목의 평균을 계산하여 ‘제품 관여도’라는 단일 지표를 산출하고, 중위값 분리(median split) 후 최종분석에 사용하였다.
이후 개인별 조절 초점 성향을 측정하기 위해 ‘개인의 성향 평가’라는 제목으로 두번째 설문을 실시하였다. 조절변수로 제안한 개인차 변수인 소비자의 조절 초점 성향은 총 10개 항목(Haws, Dholakia, & Bearden, 2010)으로 신뢰성과 타당성을 확보한 분석을 위해 기존 연구의 방법을 동일하게 수행하였다. 향상 초점에 해당하는 5개 측정 항목은 ‘(1)나에게 중요한 것들을 달성해갈 때, 나는 내가 이상적으로 하고 싶은 만큼 잘해내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2)나는 내 삶을 성공적으로 과정을 잘 만들어 왔다고 느낀다. (3)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을 위한 기회를 발견하면, 바로 신이 난다. (4)나는 나의 희망∙열망을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 자주 상상한다. (5)내가 생각하는 나는 희망∙바람∙열망들을 채워가는 “이상적인 자아(ideal self)” 가 되기 위해 우선적으로 노력하는 사람이다.’로 구성되어 있다. 측정 후 (1)번 항목은 역코딩하였다. 예방 초점에 해당하는 5개 측정 항목은 ‘(1)나는 부모님이 정해 놓은 규칙과 규정을 잘 지킨다. (2)나는 충분히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 문제가 생기곤 한다[Ⓡ]. (3)나는 실수하는 것에 대해 걱정한다. (4)나는 내 인생에서 어떻게 하면 실패를 하지 않을까 자주 상상한다. (5) 내가 생각하는 나는 의무∙책임감∙직무들을 수행하는 “의무적인 자아(ought self)"가 되기 위해 우선적으로 노력하는 사람이다.’로 구성되어 있다. 예방초점의 (2)번 항목 역시 역코딩하였다. 향상초점 관련 5개 항목들의 평균에서 예방 초점 관련 5개 항목들의 평균을 빼서 지표를 생성하였다. 이 지표의 값이 0보다 크면 향상 초점으로, 0보다 작으면 예방 초점으로 분류하였고, 향상 초점으로 분류된 피험자를 1, 예방 초점으로 분류된 피험자를 –1로 코딩해 독립변수로 설정하였다(Haws et al., 2010; Summerville & Roese, 2008). 마지막으로 실험참가자의 인구 통계학적 변수에 대한 응답이 끝난 후, 연구진행자는 실험에 대한 간략한 설명과 참여에 대한 감사인사로 실험을 마무리하였다.
4. 연구 결과
4.1. 결과 분석
광고 속 제품의 가격 색상과 소비자의 조절 초점, 제품의 관여도가 제품의 가격 매력도 지각에 미치는 영향력을 분석하기 위해 2(가격의 색상: 검정 vs. 빨강) X 2(소비자 조절초점: 예방초점 vs. 향상초점) X 2(제품의 관여도: 저 vs. 고) 일변량 분석(ANOVA)을 실시하였다. 먼저 가격매력도에 대한 가격색상, 소비자의 조절초점, 제품 관여도의 주효과를 살펴본 결과, 가격의 색상(p = .024)과 제품 관여도(p = .033)에 대한 주효과는 유의한 반면 소비자의 조절초점에 대한 주효과는 유의하지 않았다(ps >.05). 가격색상X조절초점, 가격색상X관여도, 조절초점X관여도에 대한 2원 상호작용 역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가 나타나지 않았다(ps > .05). 마지막으로 가격의 매력도에 대한 가격의 색상, 소비자의 조절초점, 제품의 관여도 간의 3원 상호작용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가 나타났다 (F(1, 157) = 13.123, p = .000)([Table 3], [Figure 2] 참조).
[Table 3] Results of Three way ANOVA (Dependent Variable: Price attractiveness)
[Figure 2] Price attractiveness perception according to price color and regulatory focus, low involvement(left), high involvement(right)
상호작용 결과의 패턴을 실험 조건 따라 좀 더 자세하게 살펴보기 위해서 관여도를 두 집단으로 나누어 가격 매력도에 대한 2(가격색상) X 2(조절초점) ANOVA를 실시하였다. 먼저 저관여 집단에서 가격색상과 조절초점간의 이원 상호작용을 살펴본 결과, 각각의 주효과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지만(ps > .05), 상호작용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가 나타났다(F(1,80)=5.445, p = .022). 좀 더 구체적으로 집단 간의 차이를 살펴보기 위해, 대조분석(contrast)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예상했던 바와 같이, 예방초점 성향을 지닌 소비자의 경우 광고된 제품의 가격색상이 검정색일 때보다 빨간색으로 제시되었을 때 제품의 가격 매력도를 더 높게 지하였다(3.23검정 vs. 4.33빨강; F(1,80) = 8.24, p = .005). 반면, 향상초점 성향을 지닌 소비자의 경우 광고 속 제품의 가격 색상에 따른 가격 매력도에는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3.48검정 vs. 3.26빨강 ; F(1,80) = .26, p = .609). ([Table 4] 참조) 이 결과를 통해 가설 1-a가 지지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Table 4] The effect of price color and regulatory focus on price attractiveness in low involvement condition
Note : Number in ( ) means standard deviation ; n means the number of participants.
고관여 집단에서 가격색상과 조절초점간의 이원 상호작용을 살펴본 결과, 저관여와 마찬가지로 각각의 주효과는 유의하지 않았지만(ps>.05) 상호작용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가 나타났다(F(1,77) = 7.633, p = .007). 좀 더 구체적으로 집단 간의 차이를 살펴보기 위해 대조분석(contrast)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저관여 조건과는 반대로 예방초점 성향을 지닌 소비자의 경우 가격색상에 따른 가격 매력도의 차이는 유의미하지 않은 (4.36검정 vs. 4.00빨강 ; F(1,77) = .60, p = .443) 반면, 향상 초점 성향을 지닌 소비자의 경우 가격색상이 검정색일 때보다 빨간색으로 제시되었을 때 제품의 가격 매력도를 더 높게 지각하였다(3.18검정 vs. 4.58빨강; F(1,77) = 10.31, p = .002, [Table 5] 참조). 마지막으로 기존연구에서 나타난 성별의 영향은 나타나지 않았다(p > .10). 이 결과를 통해 가설 1-b가 지지되었음을 알 수 있다.
[Table 5] The effect of price color and regulatory focus on price attractiveness in high involvement condition
Note : Number in ( ) means standard deviation ; n means the number of participants.
4.2. 논의
가설에서 제안한 바와 같이 제품에 대한 저관여 조건에서 예방초점 성향을 지닌 소비자들은 제품 광고를 볼 때, 가격의 색상이 검정색으로 제시된 것보다 빨간색으로 제시되었을 때, 제품에 대한 가격을 더 매력적으로 인식하지만, 향상초점 성향을 지닌 소비자들은 제품의 가격 색상에 따른 차별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반면 제품에 대한 관여도가 높은 조건에서는 저관여 조건과는 상이한 패턴의 결과를 보였다. 즉 예방초점 성향을 지닌 소비자에게서는 색상에 따른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으나, 오히려 향상초점 성향의 소비자가 검정색보다는 빨간색으로 제시된 가격을 더 매력적으로 지각한 것이다. 이는 예상했던 결과와 동일하며 이 결과를 통해 가설이 지지되었음을 알 수 있다.
5. 연구결과 토론 및 시사점
5.1. 연구결과 요약
본 연구는 색상이 마케팅 상황에서 미치는 효과에 대해 가격제시 맥락에서 탐색한 연구이다. 구체적으로, 가격제시 색상을 빨간색과 검정색을 비교하되 소비자의 관여도와 조절초점의 상호작용이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였다. 실험을 통해, 예측했던 바와 같이 세 변수의 삼원 상호작용을 검증하였다. 즉 관여도가 낮은 경우에 예방초점 소비자의 경우 빨간색으로 제시된 가격이 검정색으로 제시된 가격에 비해 가격 매력도를 높게 평가한 반면에 향상초점 소비자는 가격 매력도에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가설 1-a 지지). 그리고 관여도가 높은 경우에는 향상초점 소비자는 빨간색으로 제시된 가격이 검정색으로 제시된 가격에 비해 가격 매력도를 높이 평가한 반면, 예방초점 소비자는 가격 매력도에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가설 1-b 지지). 고관여 조건의 상호작용 결과는 저관여 조건의 결과와 반대 패턴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소비자가 제품에 대한 관여도가 높을 때 주어진 정보를 심사숙고하게 처리한 결과라고 설명할 수 있다.
5.2. 시사점
본 연구의 이론적 및 실무적 의의로 몇 가지를 제시할 수 있다. 첫 번째, 가격 매력도에 대한 가격제시 색상의 영향은 조절초점과 관여도에 의해 조절됨을 밝혔다. 본 연구는 빨간색으로 가격을 제시할 경우 검정색보다 제품에 대한 가격을 더 매력적으로 지각한다는 기존 연구와 동일한 결과이지만, 소비자의 특성인 조절초점과 관여도에 따라 빨간색의 효과가 줄어들거나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실무적으로 그 유용성이 높다. 특히 조절초점과 관여도의 상호작용을 처음으로 고려하여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하였다는 점에서도 의의를 지닌다. 둘째 본 연구는 제품에 대한 관여도를 두 수준으로 나누어 가격 제시 맥락에서 색상의 효과를 접목하되 특히 소비자의 특성에 의해 나타나는 가격 지각의 차이를 살펴보았다.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의 조절초점 성향과 제품에 대한 관여도 수준에 따라 그 반응은 차별적으로 나타난다. 제품에 대한 관여도가 낮은 상황에서 향상초점의 성향을 지닌 소비자와 제품에 대한 관여도가 높은 조건에서 예방초점의 성향을 지닌 소비자는 빨간색의 효과가 줄어들었다. 따라서 제품 광고에서 빨간색으로 가격을 표현할 때는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특성과 소비자의 개인적 성향을 고려하여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여겨진다. 구체적으로 예를 든다면, 소비자집단이 대부분 관여도가 높은 소비자집단이거나 혹은 일반적으로 관여도가 높은 제품의 경우(예를 들어, 전문샵, 전문가 제품, 고기능 제품), 제품광고 상황을 예방상황 보다는 향상상황(예를 들어, 머릿결을 좋아지게 하는 샴푸(vs. 비듬방지 샴푸))으로 하면서 가격 제시를 검정색 보다는 빨간색으로 제시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다. 반면에 관여도가 낮은 소비자집단이거나 혹은 일반적으로 관여도가 낮은 제품의 경우(예를 들어, 일반적인 치약, 샴푸 등 소비재), 광고상황을 향상보다는 예방상황(예를 들어, 비듬방지 샴푸 혹은 입냄새 방지 치약 등)으로 설정하고 검정색 가격 표시보다는 빨간색으로 가격으로 표시하는 것이더 효과적임을 제안할 수 있다.
5.3. 연구의 한계 및 향후 연구
본 연구는 제안된 가설 검증을 위해 실험을 정교하게 실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 첫 번째, 본 연구는 가격색상이 가격 매력도에 미치는 효과 및 관여도와 조절초점의 상호작용의 영향에 대해 검증하였지만 그 효과의 메커니즘을 밝히지는 못하였다. 색상과 소비자의 조절초점 성향간의 조절적 적합성이 관여도에 따라 다르게 반응할 것이라는 로직으로 가설을 설정하였으나, 조절적 적합성에 대한 메커니즘을 밝히지 못한 것이다. 따라서 향후 연구에서는 조절적 적합성에 대한 측정을 통해 매개검증을 추가한 연구가 필요하다. 둘째,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본 연구의 가설은 조절적 적합성에 의해 설명되었으나 그 메커니즘은 확인하지 못하였다. 이에 조절적 적합성이 아닌 다른 대안적 설명이 가능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가격각성(arousal)과 같은 변수를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빨간색은 장파장으로, 파장의 양 끝단에 있는 색은 각성 수준이 높다고 하였다(Wilson 1966). 따라서 본 연구에서 나타난 빨간색의 효과가 가격각성(arousal) 이 매개하여 나타난 것인지 검증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셋째 연구 결과의 일반화를 위한 향후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본 연구는 피험자를 대학생으로 한정하였지만 일반화를 위해 실험 참여자를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본 연구의 실험자극물을 휴대용 데이터 저장장치(USB)를 사용하였는데 이는 효용적인 성격을 강하게 띠는 제품이다. 따라서 향후 연구에서는 다른 제품(쾌락재 및 복합재)을 적용하여 실험 자극물을 다양화한 연구가 진행된다면 본 연구결과의 일반화를 검증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넷째, 본 연구에서 종속변수로 ‘가격 매력도 지각’을 살펴보았다. 이 변수가 실제 소비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지 향후 연구에서 추가로 검증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본 연구에서와 같이 가격에 대한 매력도를 제시된 색상에 따라 다르게 지각한 이후 실제 제품에 대한 구매 행동 및 가격 지불의도, 추천의도 등 소비행동으로 이어지는지 살펴보는 것 또한 흥미로운 연구주제가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색상에 대한 연구를 살펴보면 색상에 따른 의미를 내포하고 각각 다른 연상이 있다. 예를 들어, 따뜻한 색인 빨강, 주황과 차가운 색인 파랑, 보라 그리고 초록색 등은 각기 다른 의미를 지닌다. 본 연구에서는 검정 대비 빨간색에 의한 차이를 살펴보았으나, 주황이나 파란색과 같이 독특한 의미를 내포한 색상이나 가격색상에서 주로 사용하지 않는 즉, 색상 전형성(typicality)을 벗어난 색상을 이용하여 가격에 대한 매력도의 차이를 살펴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Cited by
- The Effects of Knowledge Assets on the Performances of Startup Firms: Moderating Effects of Promotion Focus vol.5, pp.4, 2018, https://doi.org/10.13106/jafeb.2018.vol5.no4.1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