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논의는 단순히 말로 하는 토론만을 의미하지 않으며, 사고와 글쓰기를 통한 개인적 활동과 협상적인 사회적 활동을 포함한다.1 논의에서 이루어지는 협상은 의미에 대해 토론하고 새로운 합의에 도달하기 위한 효과적인 과정으로,2 협상의 과정에는 수락되거나 거절될지도 모르는 주장을 하고 동의를 얻어내기 위해 다양한 전략이 포함된다.3 논의과정에서 학생들은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들으면서 자신의 의견과 비교하고 상대방의 의견을 평가하며, 상대방의 주장에 대해 질문하고 응답하면서 합의점에 도달하기 위한 사회적 상호작용 즉, 외적 협상을 경험하게 되고, 개인적인 측면에서는 새로운 지식을 받아들여 인지구조를 재조직하고자 개인적 상호작용에 의한 내적협상을 경험하게 된다. 내적 협상을 통해 자신의 인지구조 속에 새로운 과학개념을 조직하고 내면화할 수 있으며, 자신의 주장에 대해 단순히 타당한 근거를 대는 것에 그치지 않고 다른 사람의 주장에 대해 근거를 대어 반박하고 질문하는 등의 외적 협상을 통해 논의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4
과학은 단순히 사실의 축적이 아니라 세상의 생성 과정과 방법을 설명하려는 이론적 구조를 포함하며,5 과학적 추측의 검증과 설득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과학 공동체의 논의는 지식 주장 수립의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6 과학교육에 있어서도 과학 지식을 이미 정해진 결론의 형태로 제시하기보다는 과학적 상황에서 주장, 증거 수집, 증거 해석 등 지식 주장의 타당성을 설명하는 논의과정의 형태로 이해시키는 것이 필요하다.4 교사는 학생들이 실제 과학적 상황에서 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필요가 있으며,7 글을 쓰거나 반성하는 개인 수준에서의 학습경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생각을 듣고 질문하고 방어하는 것을 통한 사회적 상황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8 그러므로 과학수업에서는 과학수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실험을 통해 조작을 위한 실험을 하거나 탐구과정 기술의 기계적 습득을 강조하는 것뿐만 아니라 과학 현상을 설명하고, 과학적 증거를 수집하고 제시하며, 이를 평가하는 과정을 수반하는 논의 중심의 탐구활동을 통해 고차원적인 과학탐구 활동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1,7,9,10
학습자는 논의를 통해 과학자가 지식을 구성하는 과정을 실제로 경험할 수 있고,11 과학에 관해 배울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5,12 또한 논의는 과학개념을 더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13 평가와 반성을 위한 의미 있는 도구가 될 수 있다.14−16 따라서 과학교육에서 논의는 과학학습의 도구 및 사고 발달을 위한 수단으로 더욱 강조되어야 하고, 학생들에게 이를 효과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일부 연구에서는 학생들이 과학자들과 동일한 방식으로 그들의 생각을 분명하게 말하는 것을 어려워한다는 연구 결과를 제시하고 있다.17−20 학생들은 일상의 대화에서 상대방의 의견에 지지하고 반박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과학적 상황에서는 의견에 동의하고 반박하거나 수정할 때 과학 사회에서 사용하는 일반적인 기준을 사용하지 않는다.21 특수한 현상에 대한 이유를 설명할 때 이론, 법칙이나 모형 등을 이용하여 증거를 제시하기보다는 교사의 권위에 의존하거나 자신의 신념에 따르는 등 부적절한 기준을 사용한다고 한다.22,23 따라서 학생들은 과학적 상황에서 타당한 증거를 토대로 자신의 주장을 제시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지지하고 반박하는 논의에 참여할 기회를 가져야 한다.
논의기반 탐구 활동(ABI)은 탐구적 상황에서 협상에 기반한 논의를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의문 만들기, 실험 설계 및 수행, 관찰, 주장-증거, 읽기, 반성의 단계로 이루어져 있다. 의문 만들기, 실험 설계 및 수행, 주장-증거 단계에서는 자신의 의견을 바탕으로 조원과 외적 협상 과정을 통해 논의를 경험하게 되고, 읽기 및 반성 단계에서는 참고자료를 읽고 글을 쓰면서 자신의 생각 변화를 반성하는 개인 수준에서 내적 협상을 경험하게 된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는 학생들이 논의에 기반한 탐구활동을 수행하면서 경험하는 내적 및 외적 협상이 중학교 학생들의 주장과 증거 형성 능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아보고자 하였다.
연구 방법
연구 참여자
이 연구는 광역시에 위치한 남녀공학 중학교 1학년 9개 학급 중 4개 학급 126명을 대상으로 실시하였다. 연구에 참여한 4개 학급은 모두 실험집단으로 편성하였고, 활동은 조별로 이루어졌으며, 조 편성은 배치고사 성적을 기준으로 이질집단으로 구성하였다. 교육과정에 따라 총 5개 주제의 논의기반 탐구 활동을 순차적으로 적용하였다.
이 연구에 참여한 교사는 중학교에 재직 중인 교직 경력 7년의 교사로 사범대학에서 화학교육을 전공하였으며, 복수전공으로 공통과학을 전공하고, 과학교육 전공 박사 과정에 재학 중이었다. 또한 4년 동안 논의기반 탐구 활동을 과학 수업에 적용해 왔으며,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논의기반 탐구 활동의 연수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논의기반 탐구 활동(ABI)의 개발 및 적용
논의기반 탐구 활동은 Keys 등24이 개발한 탐구적 과학 글쓰기(Science Writing Heuritic, SWH) 전략을 수정·보완한 것으로 의문 만들기, 실험 설계 및 수행, 관찰, 주장-증거, 읽기, 반성의 6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의문 만들기 단계는 주어진 문제 상황 바탕으로 개인의 의문을 만든 후 조별 논의를 통해 조의 의문을 정하고 다시 학급 전체 논의를 통해 하나의 학급 의문으로 의견을 조율하는 단계이다. 실험 설계 및 수행은 조별 논의를 통해 학급 의문을 해결할 실험을 설계하고 실행하는 단계이다. 관찰은 실험을 통해 얻게 되는 관찰 결과를 정리하여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하고 해석하는 단계이다. 주장과 증거 단계에서는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학급 의문에 대한 나의 주장과 증거를 작성하고 조별 논의를 통해 합의 된 조의 주장과 증거를 개별로 작성한 후 조별 발표, 패널 토의 등 다양한 방법으로 학급 논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지금까지 일련의 단계를 경험하면서 학생들은 조원들과 또는 학급 구성원들과 끊임없는 협상을 하게 되고 이런 과정은 학생들이 자신의 생각을 발전시키고 과학적 내용이 형성되는 과정을 경험하는 것으로 학생들의 사고력 발달을 촉진하는 효과를 야기 시킨다. 읽기는 교과서, 참고서, 과학 서적 등을 통해 나의 주장을 뒷받침해 줄 객관적인 증거를 찾는 단계이다. 학생들은 이 단계를 통해 자신의 생각과 과학자의 생각을 비교하면서 내적 협상 과정을 겪게 된다. 마지막 반성 단계는 생각 변화와 수업을 통해 알게 된 사실 및 실험에서 발생했던 오차에 대한 분석 등을 바탕으로 새로운 의문을 확인한다.
논의기반 탐구 활동은 2차시에 걸쳐 수업이 진행되며 일반적으로 나의 주장-증거 단계까지 1차시, 조의 주장-증거 및 학급 논의가 2차시에 이루어지고, 읽기와 반성 단계는 과제로 실시되었다.
논의기반 탐구 활동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해 7학년 과학 단원 중에서 적절한 주제를 선정하여 총 5개 프로그램을 개발하였다(Table 1). 이 연구에 적용된 모든 프로그램은 과학교육 전문가 1명, 과학교육 박사과정 4명으로부터 타당도를 검증받았다.
Table 1.Topics of Argument-Based Inquiry (ABI)
학생 인터뷰
학생들의 논의기반 탐구 활동에 대한 인식과 주장 및 증거가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해 알아보고자 5개 주제의 활동이 모두 끝난 후 인터뷰를 실시하였다. 인터뷰는 논의기반 탐구 활동을 처치 받은 126명 중 배치고사 성적을 기준으로 전체 인원의 상위 20% 학생 중 6명, 20~70% 학생 중 5명, 70% 이상의 학생 중 5명 총 16명을 대상으로 실시하였다. 인터뷰 문항은 연구자 중 한 명인 논의기반 탐구 활동을 진행한 교사가 개발한 후 과학교육전문가 1인과 협의를 거쳐 수정하였다. 개발된 인터뷰 문항의 타당성을 알아보기 위해 논의기반 탐구 활동을 처치 받은 학생 중 2명을 대상으로 예비 면담을 실시하였고, 예비 면담의 결과를 바탕으로 수정된 인터뷰 문항에 대해 다시 협의를 거친 후 최종 인터뷰 문항을 확정하였다. 인터뷰 문항은 논의기반 탐구 활동 전반에 대한 인식을 알아보기 위한 문항과 단계별 활동, 즉 의문 만들기, 실험 설계 및 수행, 관찰, 주장-증거, 읽기, 반성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을 알아보기 위한 문항으로 구성되었다. 인터뷰 형식은 반구조적인 형식으로 기본적인 질문 문항 이외 인터뷰 상황에 따라 추가 질문과 보충 질문들로 진행하였다. 인터뷰는 논의기반 탐구 활동을 진행한 교사가 해당 학교의 과학실에서 개인별로 실시하였다. 인터뷰는 동일한 인터뷰 문항으로 실시되었으며 소요 시간은 20분에서 1시간 정도였다. 인터뷰 내용은 모두 녹음 후 전사하여 분석하였다.
논의기반 탐구 활동 평가틀
논의기반 탐구 활동에서 나타난 주장과 증거의 변화를 분석하기 위해 학생들이 작성한 활동지를 수집하여 내용을 분석한 후 평가 요소를 추출하였으며 이에 대한 평가 준거를 결정하여 논의기반 탐구 활동 평가틀을 개발하였다.
주장의 평가 요소는 내용수준, 정확성, 정교화이다. 내용수준은 의문과 관련된 핵심 과학개념을 제시하였는지를 평가하는 것이다. 주장의 내용수준은 각 주제의 의문이 요구하는 핵심 과학개념을 포함하는가 여부에 따라 4개 수준으로 나누어 4/3/2/1점을 부여하였다. 내용수준에 근거하여 주장을 평가했을 때 같은 내용의 주장이라도 정확성에서 차이가 나타나 관련 개념 간의 관계가 바르게 제시되었는지를 기준으로 2점/1점을 부여하였다. 정확성은 각 내용 수준에 해당하는 과학개념을 모두 사용하여 제시할 뿐만 아니라 그들의 관계를 정확하게 나타내야 한다. 주장의 정확성은 관련 개념 간의 관계가 바르게 제시되었는지를 평가하는 요소로 정확하게 설명하는 경우 2점, 부정확하게 설명하는 경우 1점을 부여하였다. 정교화는 주장의 진술 형태가 구체적인 변인관계를 언급하고 있는 가를 평가하는 요소이다. 변인관계를 정확하게 구체적으로 제시한 경우 2점, 각 변인에 대한 진술만 한 경우 1점을 부여하였다. 다음은 논의기반 탐구 활동 평가틀에 따른 주장과 증거에 대한 평가 예시이다.
<사례1>
나의 주장: 온도에 따라 기체의 부피는 증가하거나 감소한다. 조의 주장: 온도가 올라가면 부피가 증가하고, 온도가 내려가면 부피는 감소한다.
<사례 1>은 ‘온도에 따른 기체의 부피 변화’라는 활동에서 작성한 나의 주장으로 온도와 기체 부피를 모두 언급하고 있으나 압력에 대한 언급이 없어 내용수준에서 3점, 정확성에서 1점을 부여하였다. 또한 온도와 기체 부피의 변인관계를 제시하고 있으나 ‘증가하거나 감소한다’로 관계를 명확하게 제시하지 않아 정교화에서 1점을 부여하여 총점 5점으로 2수준으로 분류하였다. 조의 주장은 기체의 부피와 온도의 변인관계를 온도가 증가할 때, 내려갈 때로 명확하게 제시하여 내용수준 3점, 정확성 2점, 정교화 2점을 받아 총점 7점으로 3수준의 주장으로 분류하였다.
증거의 평가 요소는 증거 출처, 정교화, 정확성이다. 증거의 출처는 실험 결과, 읽기 자료, 학급 논의 등 학생들이 제시하는 다양한 증거의 종류를 평가하기 위한 것으로 다양한 증거를 사용하였는가는 증거 평가에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증거 출처들 간에 수준을 구분할 수 없으므로 각 증거의 종류를 대등한 수준으로 보고 증거 출처의 척도를 분류하였고 각 증거출처마다 1점을 부여하였다. 증거의 정교화는 학생들이 제시하는 증거가 얼마나 정교한지 평가하기 위한 요소로 실험 결과, 읽기 자료, 학급 논의의 내용을 해석 또는 설명과 함께 제시하는가 여부에 따라 3점/2점/1점을 부여하였다. 증거의 정확성은 증거의 내용이 정확하게 진술되었는가를 평가하기 위한 요소로 내용의 정확성에 따라 3점/2점/1점을 부여하였다.
<사례2>
나의 증거: 주사기의 피스톤이 따뜻한 물에선 5 ml에서 7 ml로 찬물에선 5 ml에서 3 ml로 줄어들었다. 조의 증거: 기준을 5 ml로 잡고 주사기를 따뜻한 물에 넣었을 때 7 ml로 증가하고 얼음물에 주사기를 넣었을 때에는 3 ml로 감소하였다. 기체가 가열되면 분자운동이 많아져서 충돌횟수가 많음으로 부피가 증가하다. (기체가 찬 곳에선 반대)
<사례 2>는 ‘온도에 따른 부피 변화’ 활동에 대한 나의 증거와 조의 증거 사례이다. 나의 증거의 증거 출처는 실험 결과로 1점, 실험 결과만 단순히 제시하고 있고 증거의 정교화에서 2점, 정확성에서는 3점을 받아 총 6점으로 3수준에 해당한다. 조의 증거는 같은 실험 결과를 해석과 함께 제시하여 정교화에서 3점을 받아 총 7점으로 4수준에 해당한다.
이 연구에서는 평가 결과의 신뢰도를 높이고자 신뢰도 검증 과정을 거쳤다. 평가 작업을 반복하여도 동일한 결과를 얻는데 필요한 최소 인원이 5~10명 이상인 점을25,26 고려하여 평가자는 6명으로 구성하였고, 6인의 평가자가 평가한 결과를 바탕으로 Cohen의 Kappa계수를 이용하여 평가자간 일치도를 산출하였다. 평가자간 일치도는 6인의 평가자가 5개의 활동 중 한 개 활동에 대한 활동지를 평가하여 산출하였다. 이 연구에서 얻은 Kappa 계수는 나의 주장 0.88, 나의 증거 0.90, 생각 변화 0.81로 신뢰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27
분석 방법
논의기반 탐구 활동에서 학생들이 작성한 주장-증거의 변화를 알아보기기 위해 첫째, 나의 주장-증거에서 조의 주장-증거로 진행될 때 나타나는 주장과 증거의 수준 변화와 나의 주장에서 반성 주장으로 진행될 때 나타나는 주장의 수준 변화를 분석하였다. 여기에서 반성 주장은 반성 단계에서 나타나는 최종 주장으로, 논의기반 탐구 활동의 초반에 제시했던 의문에 대한 나의 주장과 비교하여 읽기 단계 후에 바뀐 자신의 최종 주장을 반성 주장으로 정의하고, 바뀐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제시한 증거를 반성 증거라고 한다. 둘째, 논의기반 탐구 활동을 통한 지속적인 협상의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활동이 진행됨에 따라 나타나는 나의 주장-증거 수준의 변화와 조의 주장-증거 수준 변화, 반성 주장-증거의 수준 변화를 분석하였다. 셋째, 논의기반 탐구 활동에서 협상이 학생들의 주장-증거 작성 능력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알아보기 위해 활동 후에 학생들과 인터뷰를 실시하여 이를 분석하였다.
활동지는 5인의 평가자가 각각 1개 주제를 맡아 독립적으로 평가하였고, 평가 결과의 신뢰성을 높이고자 5인의 평가자는 평가 진행 중에 발생하는 의문점에 대해 지속적으로 협의를 하였다. 평가된 자료를 취합하여 5인의 평가자와 과학교육 박사 과정 1명이 평가 결과를 분석하였다.
주장과 증거의 분석 과정에서 주장과 증거의 수준이 너무 세분화되어 변화의 경향성이 지나치게 복잡하다는 문제점이 제기되어 총점별 나타나는 빈도수를 고려하여 4개 수준으로 구분하였다. 주장은 8점을 4수준, 7~6점을 3수준, 5~3점을 2수준, 2점 이하를 1수준으로, 증거는 7점을 4수준, 6~5점을 3수준, 4~3점을 2수준, 2점 이하를 1수준으로 나타내었다.
논의기반 탐구 활동 후에 실시한 학생 인터뷰 내용 중 주장과 증거에 대한 인터뷰 내용을 분석하여 주장과 증거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과 조의 주장과 증거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알아보고, 이를 통해 주장과 증거 수준 변화에 영향을 미친 요인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자 하였다.
연구 결과
주장과 증거의 수준 변화
주장과 증거 수준의 변화는 논의기반 탐구 활동의 단계 중 주장-증거 단계와 반성 단계에서 나타나는 변화를 분석하였다.
주장-증거 단계에서 나타난 주장 수준의 변화: 논의기반 탐구 활동에서 협상에 따른 주장의 수준 변화를 알아보기 위해 각 활동에서 나타나는 나의 주장에서 조의 주장으로 변화를 분석하였다.
나의 주장에서 조의 주장으로 변화를 분석해 보면, 주제A에서는 4수준에 해당하는 학생이 14명에서 조의 주장으로 가면서 22명으로 증가하였고, 3수준은 56명에서 조의 주장으로 가면서 76명으로 증가하였다. 2수준은 46명에서 조의 주장으로 가면서 21명으로 감소하였고, 1수준은 10명에서 조의 주장으로 가면서 6명으로 감소하였다. 주제B, C, D, E에서는 4수준의 주장이 나타나지 않았고, 3수준의 나의 주장과 조의 주장이 주제B에서는 117명과 122명, 주제C에서는 89명과 108명, 주제D에서는 73명과 101명, 주제E에서는 47명과 83명으로 증가하였다. 이로부터 5개 주제에 대해 주장 수준의 변화는 나의 주장에서 조의 주장으로 가면서 주장의 수준이 높아진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Table 2).
Table 2.Level of my claim and group claim in five topics
주제별로 나의 주장과 조의 주장의 총점을 비교해 본 결과, 주제A에서 조의 주장의 총점 평균은 7.09점으로 나의 주장 6.49점보다 유의미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t(124)=-4.461, p=.000). 주제B는 나의 주장 7.33점, 조의 주장 7.64점(t(124)=-4.612, p=.000), 주제C는 나의 주장 6.72점, 조의 주장 7.14점(t(124)=-2.691, p=.000), 주제D는 나의 주장 6.48, 조의 주장 7.01점(t(124)=-4.113, p=.010), 주제E는 나의 주장 6.01점, 조의 주장 6.75점으로 조의 주장이 나의 주장보다 유의미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t(124)=-5.319, p=.032).
또한 주제별로 조의 주장과 나의 주장의 총점 평균의 차이를 살펴본 결과, 주제A에서 주제E로 활동이 진행되면서 0.59, 0.31, 0.38, 0.52, 0.65로 첫 번째 활동을 제외하고는 총점 평균 차이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장-증거 단계에서 나타난 증거 수준의 변화: 논의기반 탐구 활동에서 협상에 따른 증거의 수준 변화를 알아보기 위해 개별 활동에서 조 활동으로 진행됨에 따라 나타나는 증거 수준의 변화와 논의기반 탐구 활동이 반복되면서 나타나는 증거 수준의 변화를 분석하였다(Table 3).
Table 3.Level of my evidence and group evidence in five topics
주제A에서는 4수준에 해당하는 나의 증거를 제시한 학생이 35명, 3수준이 61명, 2수준이 20명, 1수준이 10명으로 나타났고, 조의 증거에서는 4수준이 41명, 3수준이 63명, 2수준이 18명, 1수준이 4명으로 나타났다. 나의 증거에서 조의 증거로 진행됨에 따라 4수준과 3수준의 증거는 증가하였고, 1수준과 2수준은 감소하였다. 4수준에 해당하는 나의 증거와 조의 증거는 주제B에서 13명, 13명, 주제C에서 36명, 39명, 주제D에서는 12명, 25명, 주제E에서는 51명, 61명으로 나타났다. 논의기반 탐구 활동에서 나의 증거에서 조의 증거로 진행됨에 따라 증거의 수준이 전반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각 주제별로 나의 증거와 조의 증거의 총점을 비교해 본 결과 주제A에서 조의 증거 총점 평균은 5.67점으로 나의 증거 5.29점보다 유의미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t(124)=-2.625, p=.000). 주제B는 나의 증거 5.94점, 조의 증거 5.90점(t(124)=.737, p=.000), 주제C는 나의 증거 5.78점, 조의 증거 5.92점(t(124)=-.984, p=.000), 주제D는 나의 증거 5.27점 , 조의 증거 5.82점(t(124)=-3.400, p=.219), 주제E는 나의 증거 5.84점, 조의 증거 6.23점(t(124)=-3.010, p=.053)으로, 주제B를 제외하고 조의 증거가 나의 증거보다 유의미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제별로 조의 증거와 나의 증거의 총점 평균의 차이를 살펴본 결과, 총점 평균의 차이가 주제A에서 주제E로 활동이 진행되면서 0.38, 0.05, 0.15, 0.55, 0.57로 첫 번째 활동을 제외하고 활동이 진행되면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성 단계에 나타난 주장과 증거 수준의 변화: 반성 단계에서 주장과 증거 수준의 변화에서는 나의 주장과 반성 주장의 수준을 비교하였고 논의기반 탐구 활동이 거듭됨에 따라 나타나는 반성 주장과 증거의 변화를 분석하였다.
나의 주장에서 반성 주장으로의 변화는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한 나의 주장이 학급 논의와 읽기를 수행한 후에 어떻게 변화하였는가를 알아보기 위한 것이다. Table 4는 나의 주장에서 반성 주장으로 변화를 나타낸 것으로 반성 주장 점수가 나의 주장보다 높으면 ‘증가’, 변화 없으면 ‘변화 없음’, 낮으면 ‘감소’로 나타냈다. 주제A에서는 나의 주장에서 반성 주장으로 감에 따라 점수가 증가한 학생이 47명, 변화가 없는 학생이 21명, 낮아진 학생이 38명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를 주제별로 살펴보면 주제A에서 주제E까지 주장의 점수가 증가한 학생이 47명, 46명, 53명, 80명, 89명으로 나의 주장보다 높은 수준의 반성 주장을 제시하는 빈도가 전반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나타낸다.
Table 4.Claim level change from my claim to reflective claim in five topics
논의기반 탐구 활동이 거듭됨에 따라 반성 글쓰기에 나타난 반성 주장의 수준은 주제A에서 주제E까지 4수준에 해당하는 학생이 28명, 5명, 14명, 21명, 21명으로 전반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고, 반면 1수준에 해당하는 학생은 48명, 14명, 4명, 4명, 1명으로 활동이 거듭됨에 따라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났다(Table 5). 이는 활동이 거듭됨에 따라 전반적으로 학생들의 반성 주장의 내용 수준이 높아지고, 정확해지며, 진술 방식이 정교해짐을 나타내는 결과이다.
Table 5.Level of reflective claim in five topics
논의기반 탐구 활동의 진행에 따른 반성 증거의 변화에서는 활동의 경험이 누적되면서 나타나는 반성 증거 수준의 변화와 증거 수 및 증거 출처의 변화를 분석하였다. 주제A에서 주제E까지 활동이 거듭됨에 따라 4수준에 해당하는 학생이 주제A에서 29명, 주제B에서 20명, 주제C에서 44명, 주제D에서 27명, 주제E에서 52명으로 전반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 반면 수준1에 해당하는 학생은 주제A에서 56명, 주제B에서 22명, 주제C에서 7명, 주제D에서 16명, 주제E에서 11명으로 점차 감소하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Table 6).
Table 6.Level of reflective evidence in five topics
전체적인 경향을 살펴보면 논의기반 탐구 활동이 진행됨에 따라 반성 증거의 수준이 전반적으로 높아지는 경향을 나타냈다.
반성 증거의 변화를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기 위해 제시된 증거의 수를 분석하였다. 1인당 제시한 평균 증거의 수는 주제A에서 0.65번, 주제B에서 1.04번, 주제C에서 1.73번, 주제D에서 1.85번, 주제E에서 2.30번으로 활동이 거듭됨에 따라 제시하는 증거의 수가 증가하고 있음을 보였다. 이는 증거 수준이 질적으로 향상될 뿐만 아니라 양적으로도 증가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결과이다.
반성 증거의 출처는 실험 자료, 학급 논의, 읽기 세 가지로 분류되었다. 실험 자료로 증거를 제시한 빈도는 주제A에서 33회, 주제B에서 61회, 주제C에서 99회, 주제D에서 83회, 주제E에서 48회로 주제C까지 증가하다 감소하는 경향으로 나타났고, 읽기 자료는 주제A에서 43회, 주제B에서 70회, 주제C에서 151회, 주제D에서 147회, 주제E에서 227회로 활동이 진행됨에 따라 점차 증가하는 경향을 나타냈다. 학급 논의의 경우는 주제A에서 3회, 주제B에서 0회, 주제C에서 0회, 주제D에서 4회, 주제E에서 14회로 중반부까지 거의 나타나지 않다가 다른 증거출처에 비해 그 빈도수가 높지는 않으나 후반부로 갈수록 횟수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Table 7). 특히 읽기 자료에서 가져오는 증거의 경우에 주제 3부터 빈도수가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관련내용에 대한 전문가의 견해를 자신의 반성에서 증거로 활용하는 것으로, 실험결과 및 전문가 견해 등 다양한 출처를 이용하여 자신의 주장에 대한 증거를 제시하는 경향이 높아짐을 의미한다고 볼수 있다.
Table 7.Frequency of source of reflective evidence
증거의 결과를 종합해보면 논의기반 탐구 활동이 진행됨에 따라 학생들이 반성 단계에서 작성한 증거의 수준이 높아질 뿐 아니라 증거를 사용하는 빈도도 증가하고, 다양한 증거 자료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 인터뷰에 나타난 주장-증거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
논의기반 탐구활동에서 협상이 학생들의 주장-증거 작성 능력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알아보기 위해 논의기반 탐구 활동 후 학생들을 대상으로 활동 전반에 대한 내용과 각 단계별 활동에 대한 인터뷰 결과를 분석하였다.
주장-증거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 학생 인터뷰를 통해 나의 주장-증거가 조의 주장-증거로 진행되면서 수준이 향상되는 원인을 살펴보았다. 주장-증거 인터뷰에서는 주장과 증거를 작성하는 과정, 조별 논의과정, 좋은 주장과 증거의 조건 등에 대한 질문이 이루어졌다.
<사례 3>
우리 조의 주장 증거는 (학급 논의에서) 애들한테 보여 줄거니깐 구체적으로 설명도 적고, 그림도 그리고.. 애들이 글만 보면 재미가 없잖아요.
<사례 4>
의문에서도 혼자 하는 것보다 같이 생각하는 것이 발전하니깐 주장도 나 혼자 생각보다 남들 의견을 들어보고 같이 생각해보니깐 나의 주장-증거보다 나아지는 것 같아요. 증거도 자기가 생각 못 했던 걸 발견하게 되니깐 그래요.
<사례 5>
애들도 나의 주장, 증거를 다 적고 그것을 의논해서 다 모으니깐 조의 주장, 증거가 더 좋아지는 것 같아요. 의논하면서 생각을 더 많이 할 수 있고, 발표도 해야 되니깐.. 내용이 덧붙여지고. 토론을 하면 모둠 애들끼리 애기 많이 할 수 있고요. 생각을 말할 수 있는 게 좋은 것 같아요. 머릿속에 있는 걸 끄집어내야 도움이 된다고 하는데 그게 좋은 것 같아요.
제시된 <사례 3>에서 보듯이 학급 논의에서 조의 주장과 증거의 설득력을 높이기 위해 학생들은 주장과 증거를 상대방이 이해하기 쉽게 수정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노력이 조의 주장과 증거 수준을 높인다고 볼 수 있다. 제시된 <사례 4>에서는 조별 논의가 개인의 사고를 확장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동료들과의 협상인 외적 협상을 통해 다양한 의견이 모아지면서 주장과 증거의 내용은 더욱 풍부해지고 다듬어져 높은 수준의 조의 주장과 증거가 완성된다고 볼 수 있다. 제시된 <사례 5>의 내용을 보면 조원들과의 지속적인 논의는 협상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되돌아보도록 하고, 미처 생각하지 못한 의견까지 발견할 수 있도록 하여 학생들의 사고를 자극하고, 이런 자극이 높은 수준의 주장과 증거를 작성하는데 영향을 끼친 것을 알 수 있다.
반성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 반성에 대한 인터뷰에서는 반성 단계의 어려움, 반성 작성 요령, 반성 단계의 효과등에 대한 질문이 이루어졌다. 다음에 제시된 사례는 반성 단계에서 생각 변화의 요인에 대한 인터뷰 내용과 학급 논의에 대한 인터뷰 사례로 이를 통해 반성 주장과 증거의 변화에 대한 요인을 살펴보고자 하였다.
<사례 6>
학급 논의는 우리 조 뿐만 아니라 다른 조.. 일단 사람들이 많으니깐 더 많은 의견을 들을 수 있어요. 몇 개만 들어보는 것보다는 다양한 의견을 들어보면 자기 의견의 잘못된 점도 찾을 수 있고 더 고칠 점도 찾을 수 있고. 조별 토론이 도움이 많이 되지만 학급 논의가 더 많이 도움이 되요. 더 많은 의견을 들을 수 있어요.
<사례 7>
나의 주장 증거는 내 생각을 쓰면 되고, 조의 주장 증거로 가면 애들이 의견을 말하니깐 거기서 한번 생각하게 되고, 학급 논의로 가면 애들이 많아지니깐 내 주장도 많이 말하게 되고, 애들이 질문을 하면 거기에 대해 생각도 해보니깐 좋은 것 같아요.
제시된 <사례 6>에서 알 수 있듯이 학생들은 소수의 의견 교환이 이루어지는 조별 논의보다 다수의 의견을 들을 수 있는 학급 논의가 자신의 생각 변화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고 말하고 있다. 조별 논의를 통해 한번 다듬어진 주장과 증거가 다시 논의를 거치면서 수정되고 보완됨으로써 학생들의 생각 변화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사례 7>의 내용을 보면 학급 논의를 통해 이루어지는 학생들 간의 질문이 학생들에게 다시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외적 및 내적 협상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으로 보인다.
<사례 8>
인터넷은 특히 제가 몰랐던 거를 알게 되고 반성에 적을때 도움이 많이 되요. 그냥하면 머릿속에 둥둥 떠다니는데 읽기를 하면 책에 다 정리가 되어 있으니깐 그걸 보고 하면 글쓰기가 쉬워요.
읽기 자료를 찾아서 내 주장이 맞다고 하고 쓰고, 틀렸을 경우 읽기 자료를 더 찾아서 틀린 이유는 이렇기 때문에 정답은 이거고 틀린 주장과 바뀐 주장을 써요.
<사례 9>
반성 단계는 한번 정리하는 단계. 이때까지 배운 내용을 머릿속에 잘 들어오게 적으면서 외우고, 이렇게 따로 따로 하면 어떤게 공통점이고, 어떤게 한 가지로 묶어야 하는지 모르는데 반성을 하다보니깐 정리를 한번 하다보니깐 이걸 외워야겠다 알게 되요.
읽기 전까지 하면 부풀어지는게 많은데 반성을 하면서 가라앉혀서 중요한 알맹이만 찾는다.
<사례 8>에서 보듯이 학생들은 읽기를 통해 자신의 주장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고 생각 변화 과정을 겪게 된다. 이런 과정은 단순한 확인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읽기 자료가 바뀐 주장을 뒷받침해 주는 증거로 활용된다는 것을 알 수있다. <사례 9>>에서는 학생들이 반성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과학개념을 내면화한다는 것이 나타나 있다.
위의 인터뷰 사례를 통해 학급 논의, 읽기 등을 통한 외적 및 내적 협상의 과정이 학생들의 생각 변화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고, 이것이 반성 주장과 증거의 수준을 높이는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볼 수 있다.
결론 및 제언
이 연구는 논의기반 탐구 활동을 통한 지속적인 협상의 경험이 학생들의 주장 및 증거 제시 수준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알아보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으며 결론은 다음과 같다.
첫째, 논의기반 탐구 활동에서 이루어지는 협상을 기반으로 하는 논의는 주장과 증거의 수준을 향상시킨다. 한 활동내에서 실험 결과로부터 작성된 나의 주장과 증거는 조별 논의를 통해 조의 주장과 증거로 발전하고 학급 논의와 읽기 단계를 거쳐 최종 반성 단계의 주장과 증거로 제시된다. 이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협상에 기반한 논의가 주장과 증거의 수준을 높이는데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활동이 거듭됨에 따라 학생들은 각 단계의 의미와 중요성을 이해하게 되고 또한 좋은 주장과 증거의 조건을 내면화하면서 높은 수준의 주장과 증거를 만들 수 있게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논의를 통한 협상이 더 큰 영향을 미친 결과로 볼 수 있다. 논의기반 탐구 활동 초기에는 논의에 익숙하지 않았던 학생들이 활동이 거듭되면서 지속적으로 경험하게 되고, 이러한 경험의 누적이 논의 능력의 향상으로 이어진 것으로 생각된다.4,28
논의기반 탐구 활동이 거듭됨에 따라 나의 증거 및 조의 증거, 반성 증거의 수준에서 총점은 증가하는 경향을 나타냈지만 수준에서는 뚜렷한 변화를 나타내지는 않았으나 전반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나타냈다. 주제 A에서 C까지의 활동은 실험에서 나타나는 관찰 현상을 그대로 주장과 증거로 작성할 수 있는 비교적 난이도가 쉬운 활동이다. 주제D 마찰력은 실험 설계 및 수행에서 마찰력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예상하여 실험한 후 주장과 증거를 작성해야 하는데 많은 학생들이 요인 중 일부만 찾아내는 경우가 많아 비교적 난이도가 높은 활동이다. 주제E의 경우 힘과 운동에 대한 실험으로 실험 결과와 제시된 탐구 자료를 분석하여 이를 통합하여 주장과 증거를 제시해야 하는 활동이기 때문에 난이도가 높은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경향이 나타난 것은 의미 있는 결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학생들은 확실한 증거를 구성하는 것에 확신이 없으며, 유용한 자료를 충분히 얻기 전에 성급한 결론을 내리는 경향이 있다. 또한 문제 상황에 대한 부수적인 주장을 하거나 심지어 증거의 범위를 넘어서는 추론을 하여 결론을 내리는 경우도 있고,29 자신의 주장에 반하는 자료를 무시하거나 삭제하기도 한다.30 학생들의 이러한 반응이 적절한 증거를 제시하는데 어려움으로 작용하고 학생들이 제시하는 증거 수준의 향상을 방해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둘째, 논의과정과 읽기에서 이루어진 외적·내적 협상은 학생들의 주장과 증거 생성 능력을 향상시킨다. 인터뷰 내용을 보면 학생들은 논의과정에서 상대방의 의견을 들으면서 자신의 견해와 비교하고, 상대방의 의견을 평가하며, 상대방의 주장에 대해 질문하고 응답하는 외적 협상을 경험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협상에 기반한 논의는 의견을 절충하고 조정하면서 주장과 증거를 수정, 보완하여 주장과 증거의 수준을 향상시키며 생각을 정리하고 자신의 활동을 반성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동료 학생들과의 논의는 서로 유사한 언어를 공유하고 같은 눈높이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교사에 의한 전달보다 더 효과적이다.31,32 사회적 구성주의 관점에서 논의는 유능한 동료들과의 상호작용을 가능하게 하고, 이러한 상호작용이 비계로 작용함으로써 학생들로 하여금 더 좋은 주장과 증거를 만들 수 있도록 한다.
읽기는 구성주의 관점을 반영한 것으로 학습자가 사회문화적 상황 속에서 그들의 사전 지식, 신념, 경험을 기반으로 텍스트와의 상호작용을 거쳐 일어나는 내적 협상에 의한 의미 구성 과정으로33−35 읽기를 통한 과학개념의 이해는 반성 주장의 수준을 향상시고, 학급 전체로 이루어진 동료들과의 의미 있는 상호작용 또한 나의 주장보다 높은 수준의 반성 주장을 만들 수 있도록 한다.
논의기반 탐구 활동은 탐구의 전 과정에서 논의를 강조하는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은 이 과정에서 논의를 통한 내적·외적 협상 과정을 경험할 수 있다. 사회적 상호작용을 통해 상대방을 설득시키기 위한 외적 협상 과정과 선지식과 새로운 지식 사이의 내적 협상 과정은 학생들로 하여금 인지구조를 재조직하게 하며, 과학 지식을 내면화하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학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학생들의 주장과 증거 생성 능력을 향상시킨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증거의 수준에서 뚜렷한 변화를 나타내지 않았는데 이러한 결과는 과학 글쓰기 활동 과정에서 나타나는 특징을 알아보는 연구에서 주장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는 비율이 활동 전반부에서 후반부로 감에 따라 증가하였으나 증가의 비율이 크지 않았다는 이전의 연구 결과28와 유사한 것으로, 학생들이 실험의 제한된 결과를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하는 능력 부족에 기인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학생들이 증거 작성에서 겪는 특징과 어려움을 파악하고 이를 개선할 수 있는 논의 전략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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