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한의학은 우리 고유의 전통의학으로 오랜 역사를 통해 그 효과와 안전성을 증명해왔다. 그러나 최근 불거진 백수오 사태에서 보듯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나는 건강기능식품이나 민간에서 전문적인 지식없이 한약재를 복용하여 발생한 피해사례들로 인해 한약재의 독성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따라서 한약재의 독성과 관련된 다양한 연구들이 필요한 실정이다1.
附子와 川烏는 본초학에서 大毒한 약재에 속하는 대표적인 약물이다. 附子는 미나리아재비과에 속한 다년생 본초인 烏頭(Aconitum carmichaeli Debx.)의 子根을 가공한 것으로 性味가 辛, 甘, 溫, 大熱, 有大毒하여 風寒, 咳逆, 邪氣, 金瘡, 血痂, 寒濕, 拘攣膝痛, 脚疼冷弱, 不能步行, 腰脊風寒, 心腹冷痛, 癨亂轉筋, 下利赤白등을 치료하고, 川烏는 烏頭의 塊根을 건조한 것으로 性熱, 味辛, 有毒하여 風寒濕痺, 歷節風痛, 四肢拘攣, 半身不遂, 頭風頭痛, 心腹冷痛등을 치료한다2,3.
이들 약재의 사용빈도는 높은 편으로 ≪東醫寶鑑≫에서 附子가 主藥으로 配伍된 처방은 70種에 달한다. 특히 조선말 石谷李圭晙은 扶陽論의 관점에서 附子와 川烏를 多用하였는 바, 그의 처방들을 병증별로 분류하여 편집한 ≪新方新編≫의 처방 중 附子와 川烏를 사용한 경우는 전체의 93%인 594方에 달한다4.
附子와 川烏는 약리학적으로도 독성이 강한 hypaconitine, aconitine, mesaconitine, jesaconitine 등의 aconitine계 alkaloid를 함유하고 있다. Aconitine은 혈압상승, 혈관확장, 국소마취, 진통, 항염증 등의 약리작용을 하나, 때로는 극심한 부정맥이나 서맥을 일으키는 등 심장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5-8. 따라서 aconitine 중독이 우려되는 환자의 경우 심전도 감시 등을 통해 심장에 대한 지속적인 검사와 확인이 필요하다9-11.
심전도(EKG, ECG, electrocardiography)는 심박동과 관련되어 나타나는 전위를 신체표면에서 도형으로 기록한 것으로 심장질환에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정확하고 간단하며 비침습적인 진단기이다. 심전도는 특히 부정맥과 관상동맥질환 진단에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12.
附子와 川烏는 독성을 줄이기 위해 간단한 修治과정을 거쳐 사용한다. 附子는 鹽附子, 炮附子, 精製附子등으로 정제하여 사용하고, 川烏는 湯泡하여 사용한다2. 附子및 修治附子의 독성 연구에 따르면 修治된 附子의 경우 aconitine이 미량만 남아있고, 또한 이를 溫湯抽出할 시에는 aconitine이 검출되지 않는다고 한다13.
그러나 일부에서는 여전히 附子類한약재의 사용으로 인한 부정맥 등 심장에 미치는 치명적인 영향을 우려하고 있으며, 양방에서 발표한 aconitine 중독 사례 중 대부분이 민간에서 사사로이 복용한 경우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모두 한방치료의 잘못인 것처럼 여겨지는 경우가 있다. 김 등6과 문 등14이 보고한 草烏로 인한 aconitine 중독 사례에는 그 복용경로에 대한 언급이 없고, 박 등15, 최 등16, 이등17이 보고한 附子또는 草烏aconitine 중독 사례는 한의사의 처방 없이 민간에서 사사로이 복용한 경우였다.
또한 附子나 川烏를 한의사가 처방하여 사용한 경우의 효과나 부작용에 대해서는 장 등18, 송 등19, 한 등20, 이 등21이 간기능과 신기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확인하였으나 심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보고는 없었고, 이 등22, 이 등23, 김 등24이 鍼자극이 심전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박 등25, 배 등26은 특정 湯藥이 심전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보고를 하였으나, 附子및 川烏가 포함된 한약이 심전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연구된 바가 없었다.
이에 저자는 附子및 川烏를 포함한 탕약이 심장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상기 탕약을 복용한 환자의 차트를 후향적으로 살펴 복용 전후로 심전도 검사결과에 유의한 변화가 있는지 조사하였다. 아울러 장단기 복용기간에 따른 심전도 변화의 차이도 함께 살펴보기 위해 일주일간 단기로 복용한 환자를 단기복용군, 보름 이상 장기로 복용한 환자를 장기복용군이라 하여, 양 군의 심전도 값과 종합적인 판독을 근거로 심전도 변화 여부를 비교분석하였고, 의미 있는 결과를 얻었기에 이를 보고하는 바이다.
Ⅱ. 연구대상 및 연구방법
1. 연구대상
1) 연구대상
2014년 9월부터 2015년 4월 사이에 동의대학교 부속 한방병원 한방 6내과에 입원하여 치료한 환자로, 입원기간 동안 附子또는 附子와 川烏가 포함된 탕약을 7일 이상 복용하였고, 복용전후에 심전도 기록을 가지고 있는 경우를 대상으로 하였다. 상기 기간 동안 입원 치료한 환자의 차트 리뷰를 통한 해당자는 36명이었다. 차트대출은 동의대학교 한방병원 의무기록관리위원회의 규정을 준수하여 병원장의 허가를 받은 다음 실시되었다.
상기 36명의 환자 중 附子및 川烏를 포함한 탕약을 일주일간 복용한 후 심전도 검사가 실시된 환자 31명을 단기 복용군(short-term group)으로 분류하고, 보름 이상 복용하고 심전도 검사가 실시된 환자 18명을 장기 복용군(long-term group)으로 분류하였다. 이 중 13명은 단기 검사와 장기 검사가 모두 시행되어 양 군에 모두 속한다.
(1) 단기복용군(31명)
31명중 남자가 14명(45%), 여자가 17명(55%)이고, 평균나이는 60세로 31세부터 87세까지 있었다. 31명중 18명은 川烏없이 附子만 포함된 탕약을 복용하였고, 나머지 13명은 附子와 川烏가 모두 포함된 탕약을 복용하였다. 입원기간 중 하루 처방된 附子의 양은 5.71~17.14 g이고, 川烏는 11~18 g이었다. 附子의 복용기간은 7~8일, 川烏는 2~8일이었다(Table 1).
Table 1.General Characteristics and the Amount of Buja (附子) and Cheono (川烏) of Short-Term Group
(2) 장기복용군(18명)
18명중 남자가 5명(28%), 여자가 13명(72%)이고, 평균나이는 58.3세로 17세부터 83세까지 있었다. 18명 중 7명은 川烏없이 附子만 포함된 탕약을 복용하였고, 나머지 11명은 附子와 川烏가 모두 포함된 탕약을 복용하였다. 입원기간 중 하루 처방된 附子의 양은 5.96~13.73 g이고, 川烏는 6~25.13 g이었다. 附子의 복용기간은 17~106일, 川烏는 2~32일이었다(Table 2).
Table 2.General Characteristics and the Amount of Buja (附子) and Cheono (川烏) of Long-Term Group
2) 한약과 양약의 동시 투여 여부
연구대상 36명 중 3명을 제외한 33명의 환자가 한 가지 이상의 양약을 동시에 복용하고 있었다. 혈압약과 뇌혈관질환 관련 신경과 처방이 각각 17명과 16명으로 가장 많았고, 고지혈증약 8명, 당뇨약 6명, 심장약 5명, 신경정신과약이 4명이었다. 그 외 골다공증약, 파킨슨약, 진통소염제가 각각 2명씩있었고, 갑상선약, 위궤양 치료제, 스테로이드제, 간장약, 항생제, 항진균제가 각각 1명씩 있었다.
3) 연구대상의 입원 병명
한방병원의 특성상 뇌경색과 뇌출혈을 포함한 뇌혈관계 질환 환자가 17명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척추질환, 벨마비, 파킨슨병, 폐기허증이 각각 2명씩이었다. 그 외 무도병, 시신경 손상, 류마티스 관절염, 갑상선 양성종양, 대상포진, 두통, 어지러움, 당뇨, 중풍전조증, 간기허증, 심기허증이 각각 1명씩이었다.
2. 연구방법
1) 심전도(EKG, ECG, electrocardiography) 검사
심전도 검사는 입원당일, 附子및 川烏가 포함된 탕약을 복용하기 전에 실시된 것을 확인하였다. 이후 附子및 川烏가 포함된 탕약을 일주일간 복용한 후에 다시 검사된 결과를 확인하였고, 보름 이상 복용한 환자의 경우에는 복용후 가장 마지막에 실시한 검사 결과를 확인하였다.
심전도 검사기는 MAC 3500(GE Healthcare, UK)을 사용하였고, 이송속도는 25 mm/sec(1 mm=0.04 sec)의 표준속도로, 표준감도는 1 mV의 전압에 대해 10 mm의 진폭이 되도록 기계의 감도가 조정되어있었다. 심전도 유도법은 표준사지유도(I, II, III)와 동시에 증폭단극사지유도(goldberger 변법, AVR, AVL, AVF유도)와 단극흉부유도(wilson 흉부유도, V1~V6)의 합계 12유도를 취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심전도 검사 결과 나온 심전도 값인 Vent rate, PR interval, QRS duration, QT, QTc, QRS axis 수치를 기록하고, 양방 전문의의 판독결과를 Normal, Conditional Normal, Abnormal로 분류하여 기록한 후 탕약 복용 전후로 비교분석하였다. 판독결과 분류시, 비록 심전도의 기계적 판독결과는 Normal이 아니었지만, 최종적으로 전문의가 판독한 결과, 이전과 파형이 비슷하거나 환자에게 자각증상이 없어 어떤 처치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소견이 나온 경우를 Conditional Normal로 분류하였다.
각 항목에서 복용 전 심전도 값을 pre ECG, 단기복용 후 심전도 값을 short-term ECG, 장기복용 후 심전도 값을 long-term ECG로 기술하였다.
2) 처방에 사용된 약재
처방에 사용된 모든 약재는 동의대학교 부속 한방병원 약제과에서 검수 후 통과된 규격 약물들이었다. 附子는 깨끗한 鹽附子를 맑은 물에 담가서 鹽分을 제거한 후 다시 말려 사용한 것이고, 공급처는 옴니허브(Daegu, South Korea) 및 월드허브(Yeongcheon, South Korea)이며 원산지는 중국이었다. 川烏는 生川烏로 공급처는 옴니허브(Daegu, South Korea)이고 원산지는 중국이었다.
附子와 川烏외에 사용된 주요 약재는 白茯苓, 白茯神, 人蔘, 沙蔘, 黃芪, 當歸, 川芎, 何首烏, 乾薑, 肉桂, 生薑, 橘皮, 甘草, 枸杞子, 肉蓯蓉, 半夏, 蒼朮, 白朮, 香附子, 砂仁, 山楂, 草荳蔲, 石菖蒲, 遠志등이었다.
3) 한약의 탕제와 투약
환자의 증상에 따라 한의사의 처방으로 조제된 附子및 川烏를 포함한 탕제는 1일 3첩 3팩, 팩당 120 cc로 복용되었다. 환자에 따라 2첩 3팩인 경우 또는 팩당 60~80 cc인 경우도 있었다. 입원 처방은 주말을 제외하고는 환자 증상과 상태에 따라 매일 처방, 조제, 전탕되었다. 조제된 첩약은 광목천에 싸서 재래식 옹기에 한지를 덮고 약 1시간 30분간 탕전 후 추출하여 레토르트 파우치에 담아 환자에게 전달되었고, 附子및 川烏의 熱性때문에 체온보다 약간 낮은 온도로 미지근하게 또는 상온으로 식후 30분에 복용하도록 하였다.
3. 평가 및 통계분석
본 논문에서는, 2015년 판 Mini Tab ver.17(Minitab Inc., USA)을 이용하여 단기 및 장기 복용군 각각의 data를 분석하였다. 여기서 data는 단기 및 장기 심전도값인 Vent rate, PR interval, QRS duration, QT, QTc, QRS axis 수치와 협진 양방 전문의의 판독결과인 Normal, Conditional Normal, Abnormal을 말한다.
먼저 심전도값에 대해서는 normality test를 통해 정규성을 검토하였고, 검정된 자료로 paired t-test를 실시하여 탕약 복용 전후로 심전도값에 유의한 변화가 있는지 확인하였다. 전문의의 심전도 판독결과는 chi-square test를 통하여 탕약 복용 전후의 판독결과에 유의한 차이가 있는지 확인하였다.
Ⅲ. 연구결과
1. 단기복용군
1) 심전도값의 정규성 검토
단기복용군의 탕약 복용전후 심전도값에 대한 정규성 검정을 실시한 결과, PR int 값은 p<0.05로 정규분포하지 않았으나, 나머지 Vent rate, QRS dur, QT, QTc, QRS axis 값은 모두 p>0.05로 정규분포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Table 3).
Table 3.* Data which don′t satisfy normality distribution
2) 탕약 복용후 심전도값의 변화에 대한 검토
단기복용군의 탕약 복용전후로 심전도값의 변화가 유효성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두 data 간에 paired t-test를 실시한 결과, 모든 변수의 검정결과가 p>0.05로 두 data 간에 유의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附子및 川烏가 포함된 탕약을 단기로 복용한 환자에게서 심전도값에 유의한 변화가 없었다(Table 4).
Table 4.P-Value of the ECG Data in Paired t-Test of Short-Term Group
3) 탕약 복용후 심전도 판독결과의 변화에 대한 검토
단기복용군 31명 중 탕약 복용 전 시행한 심전도의 판독 결과가 Normal인 사람은 15명, Conditional Normal인 사람은 12명, Abnormal인 사람은 4명이었다. 단기복용 후에는 Normal 13명, Conditional Normal 15명, Abnormal 3명이었다(Table 5).
Table 5.VR : vent rate (BPM), PR int : pulse rate interval (msec), QRS dur : QRS duration (msec), QT/QTc (msec) N : normal, CN : conditional normal, Ab : abnormal * Patients who had both short- and long-term ECG
상기 결과에 대한 chi-square test 결과 p=0.734로 0.05보다 크므로 두 data 간의 관계는 서로 독립적이었다. 즉, 탕약을 복용하기 전과 단기복용한 후의 심전도 판독결과는 유의한 상관관계가 없었으므로, 附子및 川烏를 포함한 탕약이 심전도 판독결과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해석할 수 있다.
2. 장기복용군
1) 심전도값의 정규성 검토
장기복용군의 탕약 복용전후 심전도값에 대한 정규성 검정을 실시한 결과, QRS값과 장기 복용후 PR int값은 p<0.05로 정규분포하지 않았으나, 나머지 Vent rate, 복용전 PR int, QT, QTc, QRS axis 값은 모두 정규분포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Table 6).
Table 6.* Data which don′t satisfy normality distribution
2) 탕약 복용후 심전도값의 변화에 대한 검토
장기복용군의 탕약 복용전후로 심전도값의 변화가 유효성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두 data 간에 paired t-test를 실시한 결과, 모든 변수의 검정결과가 p>0.05로 두 data 간에 유의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附子및 川烏가 포함된 탕약을 장기로 복용한 환자에게서 심전도값에 유의한 변화가 없었다(Table 7).
Table 7.P-Value of the ECG Data in Paired t-Test of Long-Term Group
3) 탕약 복용후 심전도 판독결과의 변화에 대한 검토
장기복용군 18명 중 탕약 복용 전 시행한 심전도의 판독 결과가 Normal인 사람은 9명, Conditional Normal인 사람은 8명, Abnormal인 사람은 1명이었다. 장기복용 후에도 Normal 9명, Conditional Normal 8명, Abnormal 1명으로 복용전과 동일하였다(Table 8).
Table 8.VR : vent rate (BPM), PR int : pulse rate interval (msec), QRS dur: QRS duration (msec), QT/QTc (msec) N : normal, CN : conditional normal, Ab : abnormal * Patients who had both short- and long-term ECG
상기 결과에 대한 chi-square test 결과 p=1로 0.05보다 크므로 두 data 간의 관계는 서로 독립적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즉, 탕약을 복용하기 전과 장기복용한 후의 심전도 판독결과에 유의한 상관관계가 없었으므로, 附子및 川烏를 포함한 탕약이 심전도 판독결과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해석할 수 있다.
Ⅳ. 고 찰
약재의 독성은 氣味의 편중을 의미한다. 질병이란 사람의 기운이 한쪽으로 치우쳐 나타난 것이기 때문에 이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氣味가 편중된 독성 약물이 필요하다. 이를 明代張介賓은 ≪類經⋅卷十四⋅疾病類⋅五臟病氣法時≫에서 “藥以治病, 因毒爲能, 所謂毒者, 以氣味之有偏也. 蓋氣味之正者, 穀食之屬是也, 所以養人之正氣. 氣味之偏者, 藥餌之屬是也, 所以去人之邪氣. 其爲故也, 正以人之爲病, 病在陰陽偏勝耳. 欲救其偏, 則唯氣味之偏者能之, 正者不及也. ……是凡可辟邪安正者, 均可稱爲毒藥27.”라고 하였다.
약물의 독성은 修治, 配伍, 製型, 복용법, 환자의 상태 등에 따라 달라진다. 附子는 鹽附子, 炮附子, 精製附子등으로 정제하여 사용하는데 修治된 附子의 경우 aconitine이 미량만 남고, 또한 이를 110℃에서 40분간 전탕할 경우 aconitine이 aconine으로 전환되어 독성이 1/200으로 줄어든다13. 그리고 한의학적 진단에 따라 附子나 川烏를 적절히 처방하였다면 같이 配伍되는 약재와의 조화 속에서도 그 독성은 감소한다28.
그러므로 한의사는 적절한 진단을 통해 附子와 川烏의 사용이 필요한 경우에는 과감히 처방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확인되지 않은 부작용을 우려해서 이들 약재의 사용을 조심스러워하는 실정이다. 따라서 임상에서 한의사가 적절하게 진단하여 附子나 川烏를 사용한 경우의 안전성에 대한 다양한 임상연구결과가 필요하다.
심혈관계 질환에 대한 검사방법에는 가장 기본적인 心電圖(ECG, EKG, electrocardiography)를 시작으로 하여 聽診, 심초음파, 컴퓨터단층촬영(CT, computer tomograph), 자기공명영상촬영(MRI, magnetic resonance imaging) 등의 검사방법이 있다. 그중 심전도는 심박동과 관련되어 나타나는 전위를 신체표면에서 도형으로 기록한 것으로 심장질환에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특히 부정맥과 관상동맥질환 진단에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29.
일반적으로 심전도 결과지에는 심전위 파형을 분석한 Vent rate, PR interval, QRS duration, QT, QTc, QRS axis의 수치와 함께 기계적인 판독결과가 기재된다. 심박수(Vent rate)는 생체신호의 하나로 우심방의 후벽에 위치하고 있는 동방결절에 의해 결정되며 1분간 출현한 QRS complex 수를 확인하여 측정한다. 정상 심박수는 60~100회로, 60회 미만이면 서맥, 100회 이상이면 빈맥이 된다. PR interval은 동방결절부터 방실결절까지의 자극전도를 나타내는데 120~200 msec가 정상이다. QRS complex는 심실탈분극을 나타내며 60~100 msec를 정상 QRS duration이라고 보지만 측정방법, 연령, 성별에 따라 차이가 크다. QT 간격은 심실의 수축기를 의미하는데, 그 수치가 박동수에 따라 달라지므로 박동수에 따라 보정을 한 것을 QTc 간격이라고 한다. QT 간격은 RR 간격의 반보다 짧을 때 정상이라고 보고, QTc의 경우 남자는 420msec이하, 여자는 430 msec 이하를 정상으로 본다. QRS axis는 탈분극이 빠져나가는 방향으로 성인의 경우 -30~90°를 정상이라고 본다30,31.
본 연구에서는 附子및 川烏가 포함된 탕약을 복용한 환자의 차트를 후향적으로 살펴 복용전에 시행한 심전도와 복용후에 시행한 심전도 사이의 변화유무를 살펴 심전도상 심장에 미치는 부작용이 있는지를 분석하였다. 심전도 결과지에 기재된 Vent rate, PR interval, QRS duration, QT, QTc, QRS axis의 심전도값과 함께 전문의의 판독결과를 Normal, Conditional Normal, Abnormal로 분류하여 탕약 복용 전후에 차이로 비교하였다. 판독결과 분류시, 심전도의 기계적 판독결과는 Normal이 아니었지만, 최종적으로 전문의가 판독한 결과, 이전과 파형이 비슷하거나 환자에게 자각증상이 없어 어떤 처치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소견이 나온 경우는 Conditional Normal로 분류하였다. 차트 대출은 동의대학 부속 한방병원 의무기록관리 위원회의 규정에 따라 병원장의 승인을 받은 이후에 실시하였다.
연구대상은 동의대학교 부속 한방병원 한방 6내과에 2014년 9월부터 2015년 4월 사이에 입원하여 附子또는 附子와 川烏가 포함된 탕약을 7일 이상 복용한 환자 중 복용 전과 후에 심전도 검사가 실시된 환자로 총 36명이었다. 附子와 川烏외에 처방된 약재는 환자에 따라 다르게 구성되었으며, 한 환자에 대해서도 그날의 상태에 따라 다르게 加減되었다.
이중 附子및 川烏를 포함한 처방을 일주일간 복용한 후 심전도 검사를 한 환자 31명을 단기복용군으로, 보름 이상 복용하고 심전도 검사를 한 환자 18명을 장기복용군으로 분류하였다. 13명의 환자는 단기검사와 장기검사를 모두 하여 양 군에 모두 속하였다.
전체 연구대상의 입원병명은 한방병원의 특성상 뇌경색과 뇌출혈을 포함한 뇌혈관계 질환 환자가 17명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척추질환, 벨마비, 파킨슨병, 폐기허증이 각각 2명씩이었다. 그 외 무도병, 시신경 손상, 류마티스 관절염, 갑상선 양성종양, 대상포진, 두통, 어지러움, 당뇨, 중풍전조증, 간기허증, 심기허증이 각각 1명씩이었다.
진단의 경우 17명의 뇌혈관 질환자는 그 원인이 주로 寒과 氣血虧損에 의한 것으로 主症또한 대부분 偏身痲痺, 顔面痲痺, 語鈍, 大小便不利등이었다. 척추질환 환자는 腎虛로 진단하여 치료하였고, 벨마비의 경우 濕痰으로 보았으며, 파킨슨병과 무도병은 心氣虛로 보았다. 또한 시신경손상의 원인은 肝氣虛, 류마티스 관절염과 대상포진은 風寒濕, 갑상선 양성종양은 肝鬱, 두통과 어지러움은 肝腎虛, 당뇨는 脾肺腎虛, 중풍전조증은 氣血虛損으로 진단하고 치료하였다.
먼저, 31명의 단기복용군에서 단기복용 전과 후의 심전도값과 판독결과에 대해 각각 paired t-test 와 chi-square test를 실시한 결과, 附子및 川烏를 포함한 탕약의 단기복용은 심전도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이는 附子및 川烏의 일주일간 단기 복용은 심전도상 심장에 부작용이 없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단기복용군 31명 중 입원시 심전도가 Abnormal 이었던 사람은 4명이었다. 그러나 附子및 川烏포함 탕약을 7-8일간 복용한 후에는 입원시 Abnormal이었던 4명의 환자 중 1명은 Conditional Normal로 호전되었다. 나머지 3명은 복용 후에도 여전히 Abnormal이었으나 3명 모두 이미 입원 전부터 부정맥으로 warfarin을 복용중이었고, 추후 warfarin 복용의 증량은 없었다. 입원시 심전도가 Abnormal 이다가 단기복용 후 Conditional Normal로 호전된 환자 1인의 경우, 입원 당시 심전도 판독 결과가 “Short PR. Nonspecific ST abnormality. Abnormal ECG.”로 Abnormal이었으나, 7일간 40 g의 附子를 탕약으로 복용한 후에는 “Sinus bradycardia. Otherwise normal ECG.”로 전문의의 판독 결과 자각증상 없는 단순 서맥이라고 진단되어 Conditional Normal로 분류하였다. 이 환자는 92일간 총 548 g의 附子를 장기 복용한 후에도 “Short PR. Otherwise Normal ECG.”로 이전 파형과 차이가 없어 Conditional Normal로 진단되었다.
단기복용군 31명중 나머지 27명은 입원시 심전도가 Normal 또는 Conditional Normal이었고 탕약의 단기복용 후에도 Normal 또는 Conditional Normal을 유지하였다.
다음으로 장기복용군 역시, 단기복용군과 마찬가지로 장기복용 전과 후의 심전도값 및 판독 결과에 대해 각각 paired t-test 와 chi-squre test를 실시하였다. 그 결과 附子및 川烏를 포함한 탕약의 장기복용은 심전도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따라서 附子및 川烏의 단기 복용 뿐만 아니라 보름 이상의 장기 복용 또한 심전도 검사상 심장에 부작용이 없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장기복용군 총 18명의 심전도 결과는 탕약 복용 전과 후 모두 Normal 9명, Conditional Normal 8명, Abnormal 1명이었는데, 각각이 동일 환자는 아니었다.
입원시 Abnormal이었던 환자는 단기복용군에도 속하여 위에서 언급한 환자로 92일간 총 548 g의 附子를 복용한 후 “Short PR. Otherwise Normal ECG.”로 이전 파형과 차이가 없어 Conditional Normal인 상태로 퇴원하였다.
입원시에는 Conditional Normal이었다가 장기복용후 Abnormal이 된 환자 1인은 이미 입원 전에 타병원에서 부정맥과 심근경색을 진단받고 nitroglycerin을 PRN으로 복용하던 환자였다. 입원시 시행한 심전도는 “Sinus rhythm with 1st degree AV block with premature atrial complexes with aberrant conduction. Left axis deviation. Left bundle branch block. Abnormal ECG.”로 전문의의 판독상 Conditional Normal이었다. 단기 심전도 검사는 행해지지 않았고, 106일간 총 1264 g의 附子를 복용한 시점에서 환자가 자각적으로 胸悶을 호소하여 심전도 검사를 하게 되었다. 그 결과 “Atrial fibrillation with rapid ventricular response. Nonspecific intraventricular block. Abnormal ECG.”로 나왔고, 전문의의 판독결과 심부전 또는 심정지의 가능성이 있다고 하여 응급실을 통해 양방으로 전원하였고, 이후 상태 호전되어 한방에 재입원하였다. 전원당시 환자가 복용중이던 양약은 nitroglycerin과 amilo Tab.으로 증상의 발현이 양약에 의한 것인지 한약에 의한 것인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
장기복용군 31명과 단기복용군 18명 중 중복된 환자를 감안하여 총 36명의 환자가 附子및 川烏가 포함된 탕약을 복용하였고, 복용전 심전도가 Normal 또는 Conditional Normal이었으나 복용후 Abnormal 이 된 예는 장·단기 복용군을 통틀어 상기 단 1례뿐이었다.
장기복용군 18명 중 상기 2명 제외한 나머지 16명은 복용 전과 후 모두 Normal 또는 Conditional Normal이었다.
이상의 연구결과를 종합해보면, 심장독성이 있다고 알려진 附子와 川烏의 복용은, 장단기 복용과 상관없이, 한의사의 적절한 辨證에 의해 필요한 환자에게 처방된 경우에는 심전도 검사상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오히려 환자 1례에서는 입원시 심전도가 Abnormal이었으나 단기 및 장기 탕약 복용 후에는 Conditional Normal로 진단되어 기존 증세의 치료뿐 아니라 심전도 결과에서도 호전되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또한 본 연구에서의 한약 복용 기간이 단기복용군은 7-8일, 장기복용군은 17-106일로 짧지 않았고, 1일 3첩씩 3회 복용하여 그 복용량 또한 적지 않았으므로, 附子나 川烏등 aconitine계 한약재의 심장 독성 우려에 대한 의미 있는 연구였다고 판단된다.
다만 약 8개월간 복용전후 심전도 결과가 있는 36명의 환자에 대해 후향적으로 조사한 것이라 그 연구기간과 연구대상이 한정적일 뿐 아니라, 심전도 검사만으로 심장상태를 진단한 것에 대한 한계점이 있다. 향후 심장에 이상이 있는 환자를 전향적으로 분석하여 24시간 holter를 이용한 평균수치를 비교하거나 심장초음파를 이용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이용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Ⅴ. 결 론
동의대학교 부속 한방병원 한방 6내과에 2014년 9월부터 2015년 4월 사이에 입원하여 附子및 川烏가 포함된 탕약을 일주일간(7-8일) 복용한 단기복용군 환자 31명과 보름 이상(17-106일) 복용한 장기복용군 환자 18명을 대상으로 탕약 복용 전과 후의 심전도 결과를 비교분석하였다.
1. 附子및 川烏를 포함한 탕약의 단기복용은, 단기복용군의 Vent rate, PR interval, QRS duration, QT, QTc, QRS axis 값이 탕약 복용 전후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음을 볼 때, 심전도값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다.
2. 附子및 川烏를 포함한 탕약의 단기복용은, Normal, Conditional Normal, Abnormal로 분류한 단기복용군의 심전도 판독결과가 탕약 복용 전후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음을 볼 때, 심전도 판독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다.
3. 附子및 川烏를 포함한 탕약의 장기복용 또한, 장기복용군의 Vent rate, PR interval, QRS duration, QT, QTc, QRS axis 값이 탕약 복용 전후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음을 볼 때, 심전도 값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다.
4. 附子및 川烏를 포함한 탕약의 장기복용 또한, Normal, Conditional Normal, Abnormal로 분류한 장기복용군의 심전도 판독결과가 탕약 복용 전후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음을 볼 때, 심전도 판독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다.
이상에서 한의학적 진단으로 附子및 川烏가 처방된 탕약의 복용은 심전도상 심장에 부작용으로 나타나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다. 다만 溫湯이나 다른 약재와의 配伍로 독성이 줄어든 것인지에 대해서는 향후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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